야구에서 투수의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삼진아웃은 사법부 쪽으로 오면 무섭게 돌변한다. 동일한 범죄 혹은 그에 준하는 범죄를 3차례 범했을 때 사회와 격리가 된다. 이런 삼진아웃이라는 내용이나 제도가 우리 사무실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얼마 전 알게 되었다.

낙하산 모님이 짐을 쌌다. 그 마지막 날, 전날 아무런 느낌도 없이 평소모습 그대로 보여주시던 분이 다음날 아침 시침이 11을 넘어가 12로 근접하고 있을 때에도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 늦으시거나 안나오는 날에도 사무실에 통보를 않하시는 분이다 보니 점심식사를 하며 궁금증에 실장님께 물어보니 돌아온 답변은 ‘오늘부터 안 나오신다.’ 이었다.

어쩌다가라는 물음표는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과정은 이러했다고 한다. 소장마마가 그 전날 저녁때 얼굴을 보며 해고 통보를 한 것이 아닌 전화로 통보를 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소장마마의 해고통보는 참 냉정하고 보기 안 좋을 수 있었다. 섹스 엔 시티에서 캐리가 남자에게 냉장고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으로 이별 통보를 받은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간의 사정을 보면 이런 행위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그 분이 우리 사무실에 몸담고 있었던 시간은 4년이 조금 모자란다. 시작부터 정식적인 방식이 아닌 편법을 통한 입사였고,(컴퓨터 설계 좀 배운다고 하신 분이 눌러앉아 버렸다.) 정식으로 직원이 된 후 나이에 걸맞게 직책을 하나 배당받으셨는데 이때부터 뭔가 단단히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었나 보다. 단지 나이 때문에 받은 직책이기에 그에 따른 무게감은 가벼울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행동은 직책의 권리는 십분 누리면서 의무는 외면하는 형태를 취하셨다. 입사 후 점심과 저녁을 꼬박꼬박 사무실 자금으로 해결하며 야근은 하지 않는, 더불어 일정 상 바쁠 때 토요일엔 결코 출근을 하지 않는 모습이 소장마마에게 목격당하고 아마도 한 번의 지적을 당한 듯 했다. 그 후 정도껏 눈치껏 보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여전히 그 본바탕만은 변하지 않았더랬다.

더불어 다른 직원들과 일적인 면으로 충돌이 제법 많았었다. 나를 비롯해 실장님, 더불어 젊은 직원들과 한 번씩 혹은 그 이상씩 꼭 충돌이 발생했었다. 고압적 모습, 고성과 우기기가 돌출되었다. 이런 모습들이 축척되며 결국 작년 말 술자리에서 소장마마는 단언을 했었다. ‘이제 더 이상 데리고 있을 수 없다.’

결과는 소장님의 단언은 잠정 유보되는 상황으로 흘러갔다. 소장마마는 그 분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말씀을 꺼내셨으나 그 분은 아이들이 대학 들어가고 대입 준비하는 애도 있다고 하며 애들 졸업 때까지만 좀 봐달라는 통사정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 자기가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고 한다.

이렇게 이리 저리 유지되었던 그 분의 사무실 생활은 내가 파견근무 기간 동안 또 다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나 보다. 4명의 인원이 고스란히 외부로 빠져나간 상황에서 내부의 충원 없이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품었을 스트레스를 직원들에게 뿜었다고 한다. 외부 회의에 참가하라는 소장님의 부탁에 내가 왜 가냐? 로 응답하고 파견 나간 직원들까지 들먹이며 빨리 들어오지 않는다는 푸념까지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용케 피해갔던 PM(프로젝트 매니저)의 직책을 맡았던 프로젝트를 풍지박살 내시는 지경까지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규모가 작은 일이기에 두 명의 인원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결과론적으로 안 좋게 나온 뒷감당을 팀원에게 전가시키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아마도 소장마마의 생각은 이럴지도 모른다. 면전에서 해고통보를 할 경우 또다시 그 분은 친구 좋다는 게 뭐냐. 내 사정 좀 봐 달라. 애가 어쩌고저쩌고 내가 노력할게…….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진 않으셨을 것 같다. 냉정한 방법일진 모르겠지만 전화로 정리 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을지도 모른다.

결국 그 분은 해고 통보를 받은 다음날 출근을 하지 않았고 그 다음날 침을 챙기러 11시쯤 사무실에 나타나셨다. 한일자로 입을 꾹 닫고 조용히 자리에 앉아 주섬주섬 짐을 챙기시고 12시에 점심식사 하시고 오후 6시 즈음까지 자리에 앉아 넷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더니 직원들에게 한마디 없이 사라지셨다. 그 날 소장님은 출근하지 않으셨다.

약간의 걱정이 앞서지만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된 연유는 남이 아닌 자신에게 있기에 어설픈 동정이나 연민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음 날 소장님과 나눈 대화에서 더더욱 이런 감정이 사라지게 돼 버렸다.

어쩌다가 정리하신 거예요. 그것도 갑자기..??

그걸 몰라서 묻냐..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텐데..??

그래도 친구 분이신데.전화로 말하기에는 좀....??

말 마라.....나 보고  나쁜XX 란다....허허..

..........

그 X은 굶어 죽어봐야 정신 차릴 거야...

소장님...사람은 원래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거의 안변한다고 봐야죠.

결국 어영부영 비정상적 루트를 통해 입사를 한 그 분의 사무실에서 최후는 이렇게 가장 안 좋은 모습만을 남긴 채 끝을 맺게 되었다. 화려한 학력 스펙과 박학다식한 지식이 있다 한들 단체에서 혹은 조직에서 융화가 되지 못하는 독불장군의 최후는 언제나 비참할 뿐이다. 그건 그분의 젊었을 적 별명 ‘람보’도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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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0-11-20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렇게 되셨군요,,
잘지내고 계시지요,,,날씨가 점점 쌀쌀하게 추워지고 있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Mephistopheles 2010-11-21 20:10   좋아요 0 | URL
타인들이 전부 다 그리 될꺼라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결코 그리 안될꺼라 생각하셨나 봅니다.

루체오페르 2010-11-2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가장 중요한건 인간에 대한 예의인것 같습니다.
타산지석이 되네요.

Mephistopheles 2010-11-21 20: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람과 사람과의 예의..돌이켜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 분..자신이 소장님 연배와 같다고 본인 스스로가 소장님 레벨이라고 착각하신건 아닌가 싶더군요.

moonnight 2010-11-2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그렇게 되었군요. 진작 잘 하시지 말입니다. 하기야 메피님 말씀대로 사람이 변하기가 쉽나요. -_-;;;;;;;

Mephistopheles 2010-11-21 20:12   좋아요 0 | URL
그럼요 사람 안변하죠. 자신의 취약점을 고치고 바꾸고 했다면 그 연세에 이런 수모를 당하진 않으셨을 껍니다. 저렇게 나이들진 않아야 한다는 결심이 새로워지더군요..

BRINY 2010-11-21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그렇게 되었군요. 나이들면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 저도 새롭게 해봅니다.

Mephistopheles 2010-11-23 09:42   좋아요 0 | URL
그분과 함께 했던 4년여 동안은 교훈이 가득 담긴 성인동화를 읽은 느낌이 듭니다.

진/우맘 2010-11-23 0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나이라면 핑크가 대세! ㅋㅋㅋ 잘 지내는구려~

Mephistopheles 2010-11-23 09:42   좋아요 0 | URL
그런데 요즘 사나이들은 핑크보단 복근을 대세로 따지더군요. 그것도 칙칙한 초콜릿 색으로...솔직히 잘 지내지는 못합니다요..^^
 
형사 서피코 - Serpic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뉴욕 브룩클린 어둡고 지저분한 아파트 복도에 한 남자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 불과 몇 분  전에 왼쪽 뼘을 관통하는 총상을 입은 그는 정신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의 주변엔 당황한 두 남자가 뒤늦게 구조요청을 한다. 



1960년대 살벌한 브룩클린 뒷골목 어느 아파트에서 서피코 라는 인물은 그렇게 세상을 등질 뻔 했다. 다행히 그의 얼굴을 관통한 총알은 구경이 작아 한쪽 귀의 청력을 앗아가고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는 정도로 그치는 수준으로 끝난다. 하지만 이 남자. 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내면적으로는 만신창이 너덜너덜해진 심리상태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갱단과의 충돌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형사라는 모습으로 보기에 사연이 깊어 보인다. 이제 영화는 타임머신을 타듯 그의 과거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알파치노 주연,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3년 작품 ‘형사 서피코’는 이렇게 시작된다. 1972년 경찰을 퇴직한 실제 인물 프랭크 서피코의 짧지만 굵은 일대기를 빌린 영화라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형사물. 하지만 이 영화 속 형사는 악당들을 쓸어버리는 람보 같은 존 맥클레인(다이하드)도 8인치 매그넘을 휘두르는 쉬크한 해리 캘러한(더티해리) 같은 형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실존인물을 조명한 작품이라는 특징 때문인지 지독히 현실적 모습을 보여 줄 뿐이다.

지금도 별반 다를 바는 없어 보이지만 그 시절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찰 부패는 하늘을 찔렀나 보다. 범죄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납금을 받아 뒷주머니를 챙기는 경찰들이 거리를 지배했고 그들의 상관 역시 관행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들을 묵인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본분을 벗어난 행동에 주인공의 교과서적인 모습은 결국 모난 돌이 정 맞는 형태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으로 모자라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수준까지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런 그는 결국 정의라는 모토아래 내부고발의 수순을 밟게 된다.

형사 서피코라는 영화는 이렇게 당시 부패한 미국경찰의 패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솔직함을 보여주는 매력을 선보인다. 이는 주연배우 알파치노와 이런 부류의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의 실력이 십분 발휘되었다고 보인다. 더불어 과장된 영웅주의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정의를 실현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두려움과 고뇌를 한 인물을 통해 주기적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오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커다란 개 한 마리와 쓸쓸히 부둣가에 앉아있는 주인공을 배경으로 ‘프랭크 서피코는 1972년 명예롭게 퇴직하였고, 지금은 스위스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 라는 자막은 그가 행한 정의로운 행동이 결코 그에게 있어서 해피엔드만은 아니었다는 느낌을 준다.

어렵게 이 영화를 (EBS 주말명화) 관람한 후 다음 날 장보기 위해 들린 마트 서적 코너의 한 자리를 늠름하게 차지하고 있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대 히트를 기록한 이 도서를 보여 비릿한 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프랭크 서피코의 시대를 훨씬 지난 지금 저런 책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있어도 ‘정의’는 과연 존재하는지 난 아직 파악조차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뱀꼬리 :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곁을 떠난 애인의 남긴 대사가 기억에 남아 뱀꼬리에 남긴다. 상납금을 거부하고 동료들을 고발하려는 그에게 그녀는 이런 말을 한다.

‘옛날 어느 왕국의 광장에 우물이 하나 있었다. 왕국의 모든 사람들이 여기서 물을 마시곤 했지. 그런데 어느 날 마녀가 그 우물에 독을 타버렸지. 다음 날 아침 그 우물물을 마신 왕국의 사람들은 전부 미쳐버렸지. 단 한사람 이 물을 마시지 않은 왕만 미치지 않았었지. 그러자 왕국의 사람들은 국왕이 정신이 나가버렸다고 죽여야 한다고 봉기를 일으켰지. 결국 그들을 피해 우물가에 도착한 왕은 그 물을 마시고 미쳐버렸지. 그러자 국민들은 이제야 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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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1-1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BS에서 이 영화를 방영한다고 해서 꼭 보고 싶었는데 조카녀석이 그날따라 안 자고 책 읽어달라 하는 바람에 흑. ㅠ_ㅠ;

Mephistopheles 2010-11-19 15:27   좋아요 0 | URL
다음 기회를 노려보심이...간격은 길지만 꼭 다시 해주긴 합니다..^^
 

1.
자..두 달여 테헤란로로 출퇴근하는 파견 업무가 이제야 마감되었다. 본사 복귀 후 늘어지게 쉴 것이라는 예상은 애당초 기대도 안했지만, 생각보다 본사에서 처리했던 다른 프로젝트가 개판 오 분 전 상황이었기에 좀 더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이제 그것도 이번 주가 지나면 잔잔해질 예정. 누구의 말처럼 이것 또한 지나가리.를 몸소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근 몇 달간 하드하게 일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생각보다 많았다. 고만고만한 사무실이 모여 일을 추진한 게 아닌 업계 메이저 급 사무실이 주도했던 프로젝트이기에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더불어 그 메이저 사무실의 원소속이 S모 그룹이기에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이 어떤 마인드로 일을 하는지 경험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행하고 있는 S그룹 불매운동의 이유는 총수의 부도덕성과 문제점으로 시발되었으며 그 그룹에 속한 사람들을 매도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견근무 후, 이런 정의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엄청난 프라이드와 엘리트 의식은 뭐라 탓할 수 없겠지만, 몇 번의 술자리에서 느꼈던 사뭇 이질적인 가치관과 사고방식에 살짝 놀라게 되었다. 단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타적 감정을 느꼈다가 보단 가장 기본이 된다고 생각되는 도덕과 정의에 대한 개념자체가 틀린 모습을 보여줬다. 예를 들자면 S그룹 총수의 일련의 탈법, 부도덕적 행동들은 정당하고 당연하다는 생각 같은 것....

그 밥에 그 나물이며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던가.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S모 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의 범위가 의외로 확산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물건뿐만이 아닌 사람까지 말이다.

2.
사무실을 비운지 두 달 여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었나 보다. 일손이 모자라 직원 한 명을 더 뽑았고, 단기 알바로 또 다른 한 명이 일을 하고 있었다. 파견은 4명이 나갔지만 복귀는 3명만 하게 되었다. 지쳐 나가 떨어져 한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무실은 사람들로 가득 차 북적북적 했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이유야 본사에서 처리했던 두 개의 프로젝트로 인해 사람들끼리 충돌이 발생했다고 한다.

낙하산 모님은 일을 하기 싫어 직원들에게 엄청난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입사한지 넉 달쯤 되는 나와 동갑인 경력사원은 기본적인 자질조차 모자라 사무실 소장마마의 된서리 직격탄을 두 차례나 맞아버렸다고 한다. 본사에서 이 모든 걸 지켜 본 모 직원은 분위기 정말 지저분했고 특히 낙하산 모님은 나와 실장님의 부재를 기회로 엄청나기 기가 살아났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된서리 직격탄 맞은 함량미달 직원은 세 번째 된서리에 나가떨어져 사직서를 제출했고, 낙하산 모님은 나와 실장님의 복귀 후 본연의 모습으로 조용하게 돌아왔다. (소장마마의 말씀대로라면 이번에야말로 꼭 정리를 하겠다고 한다.)

3.
파견 근무 막바지 기간 동안 군용 헬기가 서울 하늘에 그렇게 저공으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정지해 있는 모습은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하지만 헬기에서 발생하는 그 엄청난 소음은 하루 종일 귀청을 때렸다. G20기간 전에 테헤란 로를 벗어나서 다행이지 계속 그곳으로 출근했다면 꽤나 불편했을 것 같다. 한 가지 궁금한 것 하나. 대회기간 동안 코엑스에 민간인 출입을 원천봉쇄했다고 하는데 지하에 있는 그 수많은 매장의 매출은 누가 책임질까 궁금하다. 혹시 국가적 차원에서 대의적으로 이번 달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아님 매출에 준하는 혜택을 주지 않을까. 에이 설마....

4.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올해는 어찌저찌 선방을 했다지만 내년엔 흑마법사가 유성을 떨어트리듯 우리 업계에 뭔가 큰 일 하나가 강타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때 그 IMF때의 기억을 빌리자면 우리 쪽 업계가 총알받이로 첫빠따를 맞은 직후 타업종으로 도미노처럼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양계장을 뚫고 들어온 쥐 한 마리가 닭 내장을 긁어먹는 그러나 정작 닭은 가려운데 긁어준다고 좋다고 실 눈뜨고 즐기다 결국 껍데기만 남는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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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0-11-13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코엑스에 일반인 출입금지, 웃기지도 않네요.ㅡ.,ㅡ
4번, 무시무시한 이야기에요.정말.

그나저나 형님도 힘든 나날을 보내셨는데 돌아와서도 바쁘시겠군요.킁.

Mephistopheles 2010-11-15 11:08   좋아요 0 | URL
3번. 국격이 걸려있는 일이라고 합니다...ㅋㅋㅋ
4번. 국격 찾다가 집 털리는 꼴 나지 않으라는 법 없겠죠.

제가 돌아오면 엘신님은 아마도 괴로와질지도 모른다는 사실...ㅋㅋ

L.SHIN 2010-11-15 21:14   좋아요 0 | URL
흥, 두고보겠어요. ㅡ.,ㅡ

2010-11-14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1-14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근황 궁금했는데~ 사무실로 복귀하셨군요.
건설업계의 직격탄이 우리집에도 적용됐는데... 아직도 사는 게 막막합니다.ㅜㅜ

Mephistopheles 2010-11-15 11:11   좋아요 0 | URL
좀 심각해요...결재대금이 지급되었는데...자기들 돈 없다고 그걸 쥐고 안주는 상태에요. 저러다 막판에 너 죽고 나 죽자로 나가면 지들도 엄청난 데미지 입는데 그걸 모르는 것 같아요..

2010-11-14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10-11-14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메피 성님.. 그 많던 페이소스는 어디로 다 사라졌나요?
겨쟈소스랑 같이 녹아버렸나 ㅋㅋㅋㅋ
메피 성님 서재에서 이렇게 진지한 글을 오랜만에 읽네요. 긴 글이지만 지루하지 않았어요.
S의 동서를 두고 있는 저는 어떡하란 말씀이신지...

암튼 고생 많이 하신 것 같네요. 토닥토닥~

Mephistopheles 2010-11-15 11:12   좋아요 0 | URL
살짝 컨셉을 바꿨을 뿐이라죠..ㅋㅋㅋ
제가 말씀드린 S의 소속원들 몽땅 퉁치는 건 아니고요. 사실 우리쪽 업계가 꽤 보수적입니다. 더불어 간부급들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죠. 그 간부급들을 지칭하는 거라죠. 아주..노골적이었어요.

카스피 2010-11-15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샴숑 취직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는데 어딜 엄감생신 회장님을 비판하겠어요.그냥 딸랑 딸랑이지요^^

Mephistopheles 2010-11-15 11:13   좋아요 0 | URL
무서워서 비판 못하고 딸랑딸랑의 수준이 아닌........마인드 콘트롤화 된 세뇌의 모습을 보이기에 더 무서운 것이겠죠.
 

1. 근래 개봉했던 피라냐라는 영화는 4D까지 만드는 무모함을 선보였고 보기 좋게 망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 재미있는 구석이 눈에 띈다. 영화 첫 장면 호숫가에서 맥주를 마시며 낚시를 하는 할아버지 (결국 식인 피라냐의 첫 희생자.)는 어찌보면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다.  

이 분의 성함은 '리처드 드레이퍼스'    

수 십년 전 스필버그의 히트작인 죠스에서 해양학자로 등장하여 스타가 되 신 분이다. 그 영화에서 엄청난 크기의 식인 백상어를 때려잡으시며 영화의 결말을 내셨던 분이 민물고기 피라냐에겐 힘도 못쓰고 당한다는 분위기를 자아내며 나름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진 제일 오른쪽 수염난 아저씨. 결국 전문 상어잡이 로버트 쇼(제일 오른쪽)는 상어밥 되시고 로이 샤이더(가운데 경찰 아저씨)와 해양학자의 손에 죠스는 작살난다. 

 

그랬던 그 분이....피라냐에선 대사 한마디 없이 맥주 먹고 고기 낚다 어엇! 우아아악! 몇 마디 감탄사만 내뱉으시고 첫 희생자가 되신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 최고의 미덕은 '캘리 브룩'의 올 누드 연기였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에슐린 브룩'도 캐스팅이 되어 있었다는..... (그리곤 아무것도 없다.)

2. 마셰티는 아주 작심하고 B급을 표방한다. 엉성한 특수효과에 어설픈 장면변환과 스토리를 팡팡 점핑하며 이야기의 끊김은 보는 내내 괴로웠지만, 배우들은 전혀 B급이 아닌지라 보는 동안 즐거움을 선사한다.  

타란티노나 로드리게스의 영화에 단골 조연으로 등장하여 주로 주인공의 총이나 칼에 장렬하게 산화하시는 역활을 맡으시는 '대니 트레죠' 라는 배우. 외모만으로 따진다면 한가닥 하시고 소시적 침을 과하게 뱉으셨을 것 같은 인상을 가지신 배우가 아름다운 여배우들과 찐한 배드신까지 소화하셨다.   

그 여배우들이 '제시카 알바', '미셀 로드리게스(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라킨계 미녀의 표본)'들이다. 더불어 영원한 정의의 히어로라고 생각하는 스티븐 시걸은 아주 작심하고 악역으로 나와주셔서 영화를 보는 잔재미를 배가 시켜준다. 



 

사실 이렇게 작심하고 만들어진 B급 영화에서 감동적 스토리와 잘 짜여진 각본, 명연기를 기대하는 건 힘들다. 단지 B급의 바운더리 안에서 B급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느끼면 되는 것.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머리가 아파진다.  

세상에 영화는 많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가볍게 피해가면 그만일 뿐, 굳이 돈 주고 보고 나서 욕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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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랑 2010-10-13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마셰티~ 재미나 보이는 데요~~
전 나초리브레도 넘 재미나게 봐서.. 음.. 블랙아저씨는 B급이라 부르면 안될려나요?

Mephistopheles 2010-10-16 15:29   좋아요 0 | URL
나쵸 리브레와는 성격이 좀 틀려요..나쵸 리브레만큼의 재미는 주지 못하지만 B급 냄새는 확실하게 풍겨줍니다. 어설픈 특수효과에 그 결의를 다지는 주인공들의 유치찬란한 대사....이것이 B급의 매력이죠..ㅋㅋ

다락방 2010-10-1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시걸이 악역이라뇨! 흑흑. 절 닮아서 애착이 가는 배우인데. 흑흑. 그치만 악역이 악인인건 아니니까, 연기니까, 뭐, 흑흑. 괜찮아요. ㅠㅠ

그런데 제시카 알바는 참으로 놀라운 활약상을 보여주네요. 저는 [슬리핑 딕셔너리]에 제시카 알바 나온거 보고도 깜놀했는데. ㅎㅎ

Mephistopheles 2010-10-16 15:31   좋아요 0 | URL
어디가...스티븐 시갈과 다락방님이..?? 닮았다고 하시는지...(설마 무력게이지..?) 그래도 나름 신선한 변화였어요. 매일 정의의 화신으로만 나오다가. 저번엔 코미디 물에 심각하게 나와서 웃겨주시더니 이번엔 아주 작심하고 악당 역을 하셨더군요..ㅋㅋ

제시카..알바..이 영화에서 전라의 샤워신을 보여주는데 그게 사실 CG라고 하더군요. 알바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영화에서 더 이상 벗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더군요..^^ 슬리핑 딕셔너리.....제가 본 제시카 알바의 영화 중 최고 였습니다..물론 이유는...므흐흐..ㅋㅋ
 

1. T군이 스텐포드를 나왔던 말던 그건 내 알바 아니다. 

그걸 물고 뜯고 난리를 치는 집단도 재미있고, 맞대응을 하는 T군도 재미있을 뿐. 내가 기억하는 T군은 그가 어느 대학 출신이라는 것보다 본질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그가 종사하는 기본적인 분류인 가수라는 테두리에선 글쎄올시다.란 느낌이 든다.(어디까지나 주관적이다.)  

처음 몇 곡은 신선했을지도 몰라도 언제나 그 밥에 그 나물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슷비슷한 영어단어를 곡의 제목으로 붙이고 멤버들간의 포지션에서 나오는 랩이나 비트는 변화가 없다. 차이점은 퓨처링을 해주는 객원싱어의 다양함 뿐이었다. 

음악 외적인 면으로 둘러보면 그리 좋은 기억이 떠오르진 않는다. 사무실에서 야근 철야를 많이 하는 직종이라 라디오를 항상 틀어놓고 근무할 때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냥저냥 생활 속 BGM마냥 크게 신경써서 라디오에 집중하진 않는다.(나는야 모범 직장인..냐하하)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라디오에 신경을 빼았기고 급기야 주파수를 돌렸던 적이 몇 번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T군이 DJ를 맡았던 늦은 저녁시간 때였다. 그 야심한 시간 보편적인 컨셉이 아닌 파격을 택했는지, 시종일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그것도 영어로.. 영어라고 말하는 내용.. 글쎄 공중파 라디오에서 셔럽(닥쳐!) 요맨~(이봐!) 금목걸이 주렁주렁 매달고 야구모자 삐딱하게 쓰고 힙합바지 입은 브룩클린 흑인소년들이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시비걸때 쓰는 영어가 방송시간 내내 흘러 나왔다. 결국 난 T군의 의견이 따르기로 했다. 내 방송 재미없고 못마땅하면 그냥 다른 거 들어...그렇게 했다.  

어찌되었건 전세는 T군에게 전적으로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서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같은 양상으로 돌아가긴 힘들어보인다. T군도 공인(?)이고 이미지도 있고 하니 '너그럽게' 용서하는 방향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 그러던지 말던지 내 알바는 아니다.

2. 월급이 밀렸건 안나왔건 그건 알바 아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담배를 피러 내려가는 길에 파견나와 있는 사무실 부소장과 동승하게 되었다. 평소 일 이외에는 별 대화를 안 나눴던 상대인데 뜸금없이 질문을 하나 날린다.  

'사무실 월급 잘 안나옵니까?'  

순간 내 머릿 속 뇌세포는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이걸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사실대로 말하면 사무실 제정 사정 개판 오분전이라고 스스로 밝히는 꼴이고, 이로 인해 위태로운 회사와는 일을 못하겠다고 나오지 않을까. 그게 아닌 도의적 선의적 차원에서 결제금을 미리 땡겨주려는 건 아닌가...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순식간에 지난 후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어중간한 선택이었다.  

'오락가락 합니다.'  

그러자 상대방에게 어렵게 넘긴 탁구공이 강력한 스매싱 타구마냥 재차 질문이 넘어왔다. 

'최 근래에 어떻습니까?' 

방어하기 급급한 나는 결국 상대방의 강력한 스매싱을 방어하지 못했다.  

'안나왔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는 이렇게 결말을 내버렸다. 

'조금만 참아봅시다. 이제 조금 있으면 계약할꺼고 그렇게 되면 우선순위로 지급대상업체로 올려 놓겠습니다. 그때까지 좀 더 고생합시다.' 

애시당초 계약도 않하고 일하는 것도 우습고, 원청업자가 빚더미에 앉아있으며 하청업자들 돈 못주겠다고 배째라식으로 나오는 것도 기가 막힌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부소장은 우리 월급이 나오던 말던 그건 알바가 아니다. 단지 일에 지장이 올까봐. 행여 원하는대로 일이 진행되지 못할까봐 걱정에서 언급하신 것일 뿐이다. 

선의의 관심을 너무 지나치게 냉정한 시선으로 보는 건 아닌가 싶지만서도 내가 경험해 본 우리나라 사회생활의 기본 분위기는 '피도 눈물도 없이', 혹은 '뼈와 살이 타는 밤' 으로 축약하고 싶을 뿐이다. 가득이나 지금 파견나와 하는 일도 원래 남의 입 속에 거의 들어가 있던 떡을 등을 쳐서 뺏어 온 일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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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10-09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건설업계가 어렵다고들 하니 메피님께서도 타격을 받으시네요.월급은 제때 제때 주어야 되는데 말이죠.월급쟁이는 월급 받는 맛에 회사를 다닌다고 하던데 말이죠 ㅜ.ㅜ

Mephistopheles 2010-10-16 15:32   좋아요 0 | URL
어려운 정도가 아니고..아마...자멸의 길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moonnight 2010-10-10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수로서의 T군에 대해서는 저도 메피님 의견과 같습니다. 노래들이 구별이 안 된다는 -_-

엘리베이터 안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에 급당황하셨겠어요. ;;;; 그나저나 최근래에 월급이 안 나왔다니, 제가 막 우울해집니다. ㅠ_ㅠ;

Mephistopheles 2010-10-16 15:33   좋아요 0 | URL
더불어...T군이 부인못할 사실은...자신의 학력을 마케팅에 십분 활용했다는 것...그것도 역시 문제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데 일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아무래도 부려먹기 위한 미끼..라는 사실에 점점 접근하고 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