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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계획을 하고 설계만 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허가가 떨어진 후, 착공을 해야 하며, 착공이 떨어진 후, 준공이 떨어져야 비로서 아. 프로젝트가 끝났구나 라는 결말을 보는 것이다.

 

허나 대부분의 건축물의 신축과정은 계획이나 설계과정에서 주저앉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여러 가지 사정일 것이다. 건축주의 자금사정 악화나 변심. 혹은 행정상 문제로 인해 인허가가 허락하지 않는 경우 등등. 이런 저런 기타 등등의 사유로 인해 일은 일대로 하고 건물이 올라가지 않으면 설계하는 사람 입장으로써는 입에서 쓴내가 나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다. 일은 일대로 하고 돈을 못받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2014년을 맞이하며 골머리를 썩었던 프로젝트 3개가 해결되었다. 그나마 여러 사람 똥줄 태우고 머리뚜껑 열리게 했던 것들이었는데 해결되었다니 이건 흡사 님의 막힌 변기가 뚫리는 듯 한 시원함을 선사한다.

 

1. 모 고등학교 급식실 증축.

-1년 반이나 질질 끌었던 프로젝트. 원래 학교건축은 각 지역별 교육청이 관할하는지라 일반 건축물과는 다르게 들어가는 서류나 준비할 것들이 제법 된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의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구조설계(건축물이 무너지지 않게 구조적으로 해석하는)에서 발생했다. 기존의 2층 건물을 3층으로 수직증축하며 1층을 조리실로 변경하는 어찌보면 굉장히 단순한 프로젝트였으나, 문제는 내진설계(지진등의 자연재해에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구조설계)가 전혀 적용이 안된 기존건물에 내진보강을 해야 한다는 교육청의 필수이행사항이 걸림돌이 되어 버렸다. 예산은 턱도 없이 부족한데, 내진보강이라는 것이 견적을 받아보니 부재당 천만 원이 소비되다 보니.(쉽게 말해 건축물의 규모로 따지면 보강비만 5억이 나와 버린다.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증축 예산은 12.)

 

 결론은 물어물어 알아낸 내진보강 신공법을 적용시켜 시공비 포함 5천만 원에 낙찰. 그럼에도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맞춰주느라 이렇게 저렇게 장식적 요소, 외장재 등을 최대한 저렴하게 잡아 겨우겨우 작년 말에 교육청 승인을 받아냈다. 학교 내 작은 건물에 이런저런 법규적으로 걸린 것들이 많다보니. (문화재 보호지구, 비행금지지구등등으로 인해 문화재청과 공군협의까지) 지리멸렬하게 질질 끌다 겨우 끝을 내버린 것이다.

 

완료가 된 후 부분 철거가 시작되면서 어찌나 속이 후련하던지. 1년 반. 18개월 동안 고생한 걸 생각하면 아휴... 완공된 후 이 학교 급식실에서 반년동안 밥을 퍼먹어도 성치 않을 것 같다.

 

2.모제약회사 공장 증축.

-와 이건 정말 억울하다. 쉽게 말해 설계와 협의 과정에서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허가과정에서 관할 시청의 담당자의 엄청난 태클을 당해버렸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접수 후, 허가까지 한 달 반의 시간이 소요되버렸다. 이리저리 루트를 통해 알아보니, 여러 가지 들이 흘러나왔는데, 관할시청과 건축주인 모제약회사와의 불편한 관계부터 시작해 담당공무원의 무사안일한 근무태도가 유력한 이유로 거론되었다. 어찌저찌 해서 허가 후 공장건축물에 철골구조로 시공은 후다닥 끝났으나, 준공(혹은 임시사용승인) 역시 평상시 사흘 소요과정이 보름이 넘어가버리는 기현상을 경험한 후 손을 털었다. 단일용도로 높이 50미터에 폭은 90미터짜리 이 어마어마한 건물 역시 구정연휴 전에 매듭지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3.o시 장례식장.

이 프로젝트는 어찌 보면 계획이나 설계, 허가과정, 착공까지 별 문제없이 진행되었으나, 공사가 시작되면서 발생했던 상황들로 인해 스트레스 만땅이 된 경우다. 다른 이유가 아닌 건축주의 지나친 간섭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4층짜리 건물이 올라갈 때마다 실의 구획과 창과 문의 위치를 하루가 멀다 하고 바꾸기 일쑤. 외부에 난 창호의 형태를 이렇게 바꿨다가 다시 원래대로, 부속실의 위치를 이렇게 저렇게 바꾸고, 현장소장의 말을 빌리자면 쌓았던 벽돌을 몇 번이나 털어내고 다시 쌓고를 반복했다고 한다. 결국은 설계의 마지막 과정에서 그동안 변경된 사항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결국엔 현장에 가 줄자로 하나하나 실측을 하며 반대로 평면을 짜 맞춰 준공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암튼 이 골치 아픈 프로젝트가 그나마 구정연휴 전에 처리했다는 것 자체가 그나마 위안 일려나, 문제라면 이런 일들은 시간당 소모된 인건비를 따진다면 이윤을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까울 뿐이다.

 

구정 연휴 전 숯불 닭갈비와 소주로 이 골치 아픈 프로젝트를 끝냈다는 조촐한 파뤼현장.

(역시 닭갈비는 철판보단 숯불이 은근 맛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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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2-0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배고픈데 숯불닭갈비 보니까 또 미치겠네요. 그런데 저거 흡입했다가는 또 변기를 뚫어야 하겠죠? 킁.

Mephistopheles 2014-02-03 11:53   좋아요 0 | URL
카드마냥 일시불말고 할부로 끊어서 변기를 사용하시면.........???

아무개 2014-02-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이 위기상황 대처능력 제로인 인간에겐
듣기만해도 스트레스 터지는일들이네요.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되시길...


Mephistopheles 2014-02-03 17:29   좋아요 0 | URL
우리쪽 일이 변수가 참 많긴 합니다...^^

로드무비 2014-04-03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닭갈비가 윤기가 없는 것이 별로 안 땡기네요.
- 로드무비 여우=3=3=3

이 짓 정말 오랜만에 하네요.^^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렇다.

 

집이라는 개념은 어디까지나 자연과의 격리를 뜻한다. 인간은 나약한 피부 때문인지 산짐승, 들짐승의 가죽을 벗겨 몸에 걸침으로써 체온을 유지하여 생명을 연장했다면, 집은 의복보다 더 나아가 인간들의 자기보호 수단 방편의 시초였었다. 매서운 바람을 피해서 혹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와 눈을, 포식동물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피해 사람들은 벽을 만들고 천정을 만들어 공간을 형성시켰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다 보니 벽과 천정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수평팽창 혹은 수직팽창의 순서를 거치게 된다. 모여살기 시작하며 형성된 도시에는 최소의 면적에 최대 수용을 목적으로 높은 건물들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이렇게 건물은 인간의 문명과 더불어 발전을 거듭해왔다. 더불어 끝없는 욕심 때문이지 1인당 차지하는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부의 상징으로 측정되는 시대까지 오게 되었다.

 

여러 건축가들은 이러한 맹목적 발전에 작은 틈을 만들어 갇혀진 공간에 자연이라는 요소를 유입하는 시도를 실험해 왔다. 연어가 산란을 위해 태어난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처럼 격리의 심화로 인해 회귀의 본능은 그에 걸맞게 발전해 왔다. 건축물 한가운데 바람의 길을 만들어 주고 빛의 유입을 거스르지 않으며 수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치며 끊임없이 방법과 생각을 추구해오고 있다.

 

 

  “감성이 없는 건축은 건축이 아니다. 공간은 물론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겠으나, 만일 그것이 인간의 정신세계에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면 그것은 건축이라고 말할 수 없다. -리카르토 레고레타-

 

멕시코 태생의 리카르토 레고레타는 이런 자연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온 건축가 중에 한명이다. 건물의 상징성과 우월함보단 공간에 거주하고 상주하게 될 사람들에게 자연을 망각하지 말아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딱딱한 돌과 차가운 시멘트,유리를 통해 구현해 왔었다. 내가 그를 처음 접한 건 해석은 20%도 불가능한 컬러풀한 건축 원서를 통해서였다. 비록 글로 이루어진 설명은 판독이 불가능했으나 그가 실현시킨 건축물의 반도 보여주지 못했을 단편적인 사진만으로도 그가 말한 자연을 느끼기엔 충분했었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머나 먼 타국으로 날아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라는 곳에 그가 설계한 건물이 존재했다는 것. 그리고 아시아에서 단 두 개 밖에 없는 그의 작품이라는 것. 더불어 2011년 생을 마감한 그가 남긴 유작에 속한다는 것. 여러 의미로 따진다면 제주도에 존재하는 “카사 델 아구아“는 우리에게 작은 축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건물은 냉정하게 말하면 임시건축물에 속하며 현행법상 철거의 수순을 밟게 되어 있다. 내가 지금 이 페이퍼를 끄적이는 그 순간. 어쩌면 차가운 포크레인의 삽과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는 잡부들의 오함마에 여지없이 깨져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건축물이 철거된 자리엔 어떤 건물이 들어설지 예상을 해본다. 화려한 리조트, 호텔? 이도저도 아니면 잠깐의 휴식을 위한 팬션? 아니면 명목상 공원? 그 어떤 것도 카사 델 아구아를 대신할 수 없어 보인다. 우리가 불국사 덕수궁을 보고 있듯이 수 백년이 흐른 후 우리의 후손들은 볼 수 있는 건물 하나가 사라진 기분이다.

 

김중업씨의 건축물들이 그러하듯, 청계천의 수표교, 피맛골이 그러하듯 우리가 가지고 있었을 사람다운 공간 하나하나가 개발의 미명하에 사라지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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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2-12-2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강제철거 보류 되었다네...

paviana 2012-12-2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래요. 너무 잘 됐네요. 나라망신은 피하게 됐으니....진짜 철거할까바 조마조마했어요

Mephistopheles 2012-12-22 08:58   좋아요 0 | URL
말 그대로 보류랍니다. 언제 쥐도 새도 모르게 철거가 이뤄질지도 몰라요. 멕시코 정부까지 나서서 철거를 반대한다는데 쌩까고 철거하다 진짜 국제적 망신 지대로 당할텐데요
 

 

집 지어 달라 의뢰 하러 온 손님(건축주)에게 건축가가 대뜸 던졌던 질문이었다. 이 짧지만 심오한 질문에 건축주는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결국 하루정도 고민하며 자기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에게 전달한 후 자신의 집을 설계하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사실 이 질문 하나가 처음이지만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난 책을 안 읽고 그들(건축가와 건축주)이 등장했던 짧은 다큐를 봤을 뿐이지만, 건축가가 던진 화두 “어떻게 살 것인가?”는 계획과 설계 시공으로 마무리되는 건축물을 생성하는 과정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가가 던지는 이러한 질문은 사실 건축주의 입장으로써 당혹스러울지도 모른다. 아니 내가 내 돈으로 내 집을 짓겠다는데 다짜고짜 학교 선생님이 학생에게 던질 법한 질문을 제시한 건축가에게 어쩌면 속내가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건축주들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세상에 내 집 지어줄 사람이 당신 뿐은 아니다. 라며 돌아서던가. 아니면 이 양반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왜 던졌을까 라고 고민하고 답을 내기 위해 생각을 하게 되거나.

 

몇 차례 언급했었지만 내가 밥 벌어 먹고 있는 직종은 서비스업에 분류된다. 이런 분류방법 때문일까 사실 건축이 “예술”이며 시대의 철학이라고 하기엔 일부 국한된 범위에 속한다. 지금도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건축물의 생성과정에서 “예술”은 가장 먼저 제외시키는 항목이기도 하다. 서비스업의 특징상 클라이언트(고객, 건축주)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한정된 자본을 바탕으로 최고의 재화가치를 찾아주다 보니 이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사실 이건 핑계일지도 모른다.)

 

우리같이 남의 집이나 건물을 설계해주며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책에 나온 건축주 같은 사람은 참 고마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미술로 말하면 캔버스(대지)를 제공하고 연필과 물감까지 제공하며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첨부시켜 건축가가 추구하는 속칭 “예술”을 해줄 수 있는 자유의지를 인정해주는 것이니까.

 

나 역시 다시 시작한 이 직종에서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요구조건도 다양하다. 작은 주택에서부터 꽤 규모가 큰 제약회사의 생산시설까지 건물의 용도와 목적에 맞게 대부분의 건축주들이 요구하는 항목을 십분 반영해줘야만 한다. 무림고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직 이일훈씨같은 고강한 내공을 소유한 고수는 절대 아니다. 감히 건축주에게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같은 위험천만한 질문을 날릴 정도로 자신감이나 성과는 없다고 봐야 하니까. 다분히 현실타협적인 방법이지만 난 요즘 건축주들의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주며 그들의 의견을 내가 속한 위치에서 최대한의 가성비를 뽑아내주고 있다.

 

얼마 전에 만났던 모 학교 관계자의 증축관련 미팅에서 나온 “최대한 예쁘고 멋지게.”이런 요구만큼은 정말 난감하다. 나에게 던져진 우문에 현답을 내줘야 하는 입장에서 머리에서 쥐가 날 지경이다. 언제쯤 난 그들에게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와 같은 위험천만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0채만 설계해보고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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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1-1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비스업이군요ㅎㅎ 좋은 마인드라고 생각되어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자문해보게 됩니다. 이 책 좋다는 평이 많던데 메피님 리뷰로 더 현실적으로 와닿아요. ^^

Mephistopheles 2012-11-19 17:08   좋아요 0 | URL
하지만 전....책을 안 읽었답니다......

야클 2012-11-19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설계하고 싶으세요?

Mephistopheles 2012-11-19 17:09   좋아요 0 | URL
200채 시행착오가 끝나면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antitheme 2012-11-19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프로젝트마다 을의 입장인 저도 서비스업 종사자로 봐야겠군요. 그리고 전 자~~알 살고 싶습니다.^^

Mephistopheles 2012-11-20 12:24   좋아요 0 | URL
아 서비스업의 고뇌...고객이 만족할때까지....하지만 고객은 만족을 모르는 욕심쟁이 우후훗..! 안티테마님도 "자~~알~~" 살고 싶으시면 그 역시 욕심쟁이 우후훗..!!

2012-11-20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0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2-11-2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전 저저번 달에 안도 다다오의 자서전을 읽었어요. 건축과는 전혀 별개인 제 인생이지만 안도 다다오의 삶의 역정이 맘에 들어 사서 읽었거든요. ^^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란 질문은 참 좋네요. 단순히 집이 아닌 제 인생에서도요.
200채 반드시 지으실거에요. 부럽네요. ^^

Mephistopheles 2012-11-20 12:27   좋아요 0 | URL
안도 다다오는 건축 외적인 면으로도 너무나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지라 아무래도 같은 분야가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건축이 뭐 별거 있나요. 어짜피 사람 사는 공간인데 설계해주는 사람들은 걍 수단일뿐이랍니다.

사실...아파트까지 포함한다면....전 200이 아닌 2만이 넘어가는 집을 설계한 꼴이 되더군요. 그냥 제가 말한 200은 내 맘대로 짓는 집을 말하는 거라죠. 평생 지을 수 없는 수치겠지만요..ㅋㅋ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주차장 주차박스의 법적 크기는 2.3(m)X5.0(m).
사진을 판독해 본 바 지하주차장의 위치는 지하 3층.
대략적인 기둥사이즈는 500(mm)X900(mm)-체적만 같다면 구조적으로 이상 무-
기둥과 자동차 뒤에 보이는 벽체까지의 중심선 거리-5100~5200mm.
공공 주차장의 경우 카스톱퍼 설치 의무.(사진을 보면 보임. 검고 노란색)
스토퍼의 위치는 주차박스 끝선에서 1200mm 떨어져 위치함. 





결론적으로 벽끝에서 카스톱퍼까지의 거리는 1600mm
(이는 벽체 두께에 따라 오차가능)

sm5의 제원은 뒷바퀴 중앙에서 차량 후미까지의 거리는 1115mm 





1600-1115=485 (어림잡아 500mm의 여유공간 확보)

둿바퀴가 카스톱퍼에 걸치게끔 주차를 했다면 차 뒤쪽으로도 빠져나갈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음.

이런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후면 벽체에 접근하여
주차한 SM5운전자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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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1-0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건축학적으로 풀어주신 메피님도 무서버잉~~~
^^*

Mephistopheles 2010-01-03 23:30   좋아요 0 | URL
무섭긴요....직.업.병. 입니다..흑흑.

L.SHIN 2010-01-0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메피 형님의 이 글이 뭔가 하고 추적하다가...
그 곳에서 웃다가.. 잠깐 옆길로 한참 새다가, '내가 뭐했더라? -_-'
깜짝 놀라서 왔답니다.ㅋㅋ

Mephistopheles 2010-01-03 23:30   좋아요 0 | URL
레이님의 아류일 뿐입니다.

hanalei 2010-01-04 00:02   좋아요 0 | URL
그게 말이에요. '기둥 뒤에 공간' 의 전자공학적 이해 라고 제목부터 써 놓고 시작했는데요, 한줄도 못 쓴거 있죠.

Mephistopheles 2010-01-04 00:08   좋아요 0 | URL
다행입니다 레이님. 직업병이 아닌 겁니다. 전 이미 중증이에요.

글샘 2010-01-03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제 차가 저건데, 저는 좀 삐뚤하게 대놓고 나갈 길을 찾든지, 아님 뒤로 돌아가기도 하죠. ^^ 왼쪽이 벽이라 동영상에서처럼 빠져나갈 순 없을 듯.

Mephistopheles 2010-01-04 00:09   좋아요 0 | URL
사진을 교묘하게 찍어서 그런지 벽같기도 하고 공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저리 차를 대어도 제대로만 카스톱퍼에 뒷바퀴가 걸쳐있다면 분명 뒤로 빠져 나갈 공간은 충분히 있어요..^^무지막지하게 뒤가 길은 차가 아닌 이상..

루체오페르 2010-01-04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메피님께서도 전문가적 관점으로 해법을 주셨군요.ㅋㅋ
이것도 그 페이퍼에 추가해야 할듯 합니다. 그럼 이야기 끝~일듯.^^

Mephistopheles 2010-01-04 00:28   좋아요 0 | URL
전문가적인 관점이 아니라..서글프게도 직업병적인 관점입니다....ㅋㅋ

ss 2010-03-21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 나갈 수 있었나요? 아직 못나가고 있겠죠?
 


하는 일이 집 짓는 일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관련 법률과는 띌래야 띌 수 없는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헌법도 권력자의 입맛대로 이리저리 바꾸고 해석이 뒤죽박죽인 마당에 그 부속법인 건축법 역시 변화무쌍한 행보를 더하고 있다. 수치적인 변경뿐만이 아니라 아예 항목별 법령을 처음부터 뜯어고쳐 바꿔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더불어 요즘 사무실에서 하는 일이 관공서(ㄷㅎㅈㅌㄱㅅ)의 일이 100%인지라.(어쩔 수 없다 민영 건설사 일이 물량이 없기 때문에.. 이 일도 못 잡은 사무실은 지금 손가락 빨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법 관련 업무가 꽤 빡빡한 지경이다. 이런 숨 막히는 준법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근래 참 웃기지도 않은 해프닝이 하나 발생했다.

아마 기억나는 분들은 기억나실 것이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대통령 각하가 뜬금없이 녹색 성장, 그린정책을 외치시며 자전거를 타고 폼 나게 도로를 질주했단 에피소드. 얼씨구나, 문화부 장관님마저 자전거를 타고 쇼맨십을 보이시기까지 하셨다. (딴 건 다 모르겠고 고가의 전기 모터식 자전거만큼은 탐나더라.) 이런 고귀하신 분들이 하셨던 일종의 국민계몽 운동의 본보기가 엄한 곳에서 실천되기 시작한다. 그것도 무지 빠르게.

사무실에서 성남 쪽에 아파트 하나를 설계하고 있는데. 작업진척 80%가 육박했을 때 설계변경이 하나 떨어진다. 아마 각하께서 자전거를 몸소 타시고 자전거의 중요성을 무지몽매한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주시는 퍼포먼스를 보이시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던 걸로 기억한다. 공문으로 날라 온 설계변경 사항을 살펴보며 흘러나오는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대략적인 변경 사항은 이러하다.

1."자전거"를 같이 싣고 세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인승수를 늘려 적용할 것.
2."자전거"를 운반하기 쉽게 아파트 동으로 진입하는 계단에는 자전거 바퀴 홈을 설치할 것.
3."자전거"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단지 내 자전거 도로계획을 고려할 것.
4."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세대 내 전실개념을 도입할 것.
5."자전거"보관소를 기존의 면적보다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할 것.
.
.
.

다시 말해 설계변경의 요지는 오직 자전거에, 자전거에 의한, 자전거를 위한 설계변경인 것이다. 취임 초기 각하께서 "전봇대" 한 마디에 어느 특정지역 전봇대가 다음날 깡그리 사라지는 해프닝이 기억난다.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나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정말로 세입자들이 요구하는 설계사항은 그리도 느리게 반영이 되면서 높으신 나라님의 단어 하나 행동 하나에 뇌세포 회전하는 RPM이 측정불가일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꼴이 비웃장이 심하게 거슬린다. 그들 월급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 내는 세금이라고 알고 있는데.....맨날 말하면 뭐하나 그런 인식을 가지고 일을 하는 공직자가 얼마나 된다고

뱀꼬리1 : 길거리 자전거를 위한 도로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면서 아파트 단지 내, 세대 내 자전거를 위한 공간을 늘린다는 것 자체가 일의 순서가 틀려도 한참 틀려먹었다.
뱀꼬리2 : 아참 성남 고도제한도 풀린단다. 롯데월드가 참 큰일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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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7-1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정말 각하의 한마디에 이젠 자전거가 대세내요 ^^.
근데 자전거 관련해서 설계가 변경되면 당연히 비용이 증가될것 같은데 그러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을까요?

Mephistopheles 2009-07-14 13:14   좋아요 0 | URL
당근말밥입니다. 신공법이 적용되고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바뀌어도 그것이 다 입주자들 주머니에서 돈 나간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사항이죠.^^ 건설사는 절대 손해보는 짓을 안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7-1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꼬리1은 정말 웃기네요 ㅎㅎ

며칠전에 밥먹는데 인권위가 놈현때는 개인의 코드를 맞추는 무소불위의 기관이라는 소리를 팀장이 하는데 코구멍이 둘이라 숨을 쉬었지 --;;

Mephistopheles 2009-07-14 13:15   좋아요 0 | URL
전 그래서 요즘 피부로 호흡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입과 코로 숨을 쉬게 만들어주지 않더군요.

조선인 2009-07-1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최악의 경우 테러가 없어도 비행기가 건물을 들이박는 광경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군요.

Mephistopheles 2009-07-14 13:16   좋아요 0 | URL
그린벨트 풀고 고도제한 없애고 더불어 문화재보호고도제한도 다 풀어버리고..이게 이번 정권의 경제부양책이라면 차기 정권이 그 부작용을 톡톡히 겪어야 겠죠..^^ 누가 그러던데 아마 다음 정권에서 롯데월데 제 2부지 허가건이 MB정권에 XX게이트로 엄청난 타격을 줄꺼라고 하더군요..ㅋㅋ

비연 2009-07-13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롯데는 대단한 기업인 듯 싶슴다..ㅋ

Mephistopheles 2009-07-14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아주 잠깐 인턴으로 롯데에 있어봤는데...뭐랄까...엄청난 알부자에요..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원들 연봉은 타 기업에 비해 조금 덜 받는 것 같더군요. 지금이야 이번 정권에서 제일 잘 나가는 분위기지만 다음 정권에선 어찌 될진 아무도 모르죠..ㅋㅋ

네꼬 2009-07-1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키초키가 나오는 이상 롯데 불매운동은 할 수 없는데, 전 어쩌면 좋지요? ㅠㅠ

Mephistopheles 2009-07-14 13:18   좋아요 0 | URL
초키초키 말고 다른 대용과자를 물색해보심이 어떨까요..전 요즘 껌도 왠만하면 롯데꺼 안씹을려고 노력합니다...ㅋㅋ

비로그인 2009-07-13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e 韓 zoo 택배 공사가 스스로 오버하는 거라고 믿습니다.
가카께 잘 보이고 싶다능

Mephistopheles 2009-07-14 13:19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그 기관이 엄청 보수적이고 폐쇄적이기에 아마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반적인 이런 설계변경사항은 나쁘진 않아요. 문제는 아파트단지내부의 인프라가 아닌 도로와 교통적인 체계적인 인프라가 우선인데 일의 순서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거죠..

마냐 2009-07-14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나리들이 가카 한마디에 저리 움직이니...참으로 참으로...에이그. 하여간에...아파트 밖으로 나서는 순간 살떨리는게 잔차 끌고 다니는건데...쩝.

Mephistopheles 2009-07-14 13:2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자전거를 권장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자전거도로에 대한 처우와 개선은 아무것도 없이 그냥 무조건 자전거 좋은거다 타라..는 더 이상 안먹히는 방법인데 여전히 쌍팔년도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참 궁금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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