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천하장사 마돈나"였지만 이미 내린 것 같다.  괴물의 돌풍으로 상영관 확보가 어려운 것은 알았지만 심하지 싶었다.  

다음으로 시간대가 맞고 게 중 볼 만하다 여긴 게 이거였는데, 볼만한 것 이상으로 좋았던 작품이다.  일단 신하균이 나오니 신뢰가 간다.

감독은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낯선 감독 이름이어서 사실 망설이긴 했지만 좋은 투자를 한 셈이다.

윤지혜는 여고괴담에서 몹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는데(2등의 비애를 그보다 더 잘 묘사할 수 있을까...) 드디어 주연을 맡게 되었다.  아일랜드에서는 액션을 보여주더니 이번엔 노출도 불사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사실 노출이라곤 했지만 하나도 야하지 않았다.  내가 나이 먹은 증거인가, 감독이 그렇게 잡은 것인가...(헌데 그녀가 원래 쌍커풀이 있었던가?  코 높인 것은 알아보겠던데, 높인 코가 무지 이뻤다 ^^;;)

김민준은 특별출연이라고 나왔는데, 사실 비중있는 '조연'이었다.  요새는 '주연'이 아닌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하면 쬐매 존심이 상하니까 대개 '특별출연'이라고 나온다.  주연급임에도 '조연'으로 헌신할 수 있는 '자존심'은 그들에게 없는 것일까.  연기는 아직도 어설프다.  아일랜드에서의 '재복'은 참 잘 어울렸지만, 프라하의 연인에서도 이 작품에서도 그는 여전히 '재복'의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ㅡ.ㅡ;;;

'느와르'장르를 표방했으니 잔인할 장면도 많은데, 생각 외로 덜 잔인했다.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과 몹시 대조적이었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아주 '창의적'이지는 않았다.  말없는 킬러가 모든 나래이션을 속말로 대신하는 형식은 "올드보이"에서도 이미 보았고, 말투도 사실 많이 비슷하다.  내용의 다음 전개도 대충 짐작이 가고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참신하지 않다고 해서 수작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  작품은 시종일관 "따뜻하다"

혀가 짧아 아예 말을 안 하고 사는 "킬라", 열여섯에 입양되었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은 자신을 마누라로 만들고, 그렇게 열여섯에 낳게 된 딸을, 아버지여야 했지만 남편이 된 그 작자가 다시 범하니, 딸은 또 다시 아이를 낳아 여주인공은 서른 둘에 할머니가 되었다.  그리고 열여섯 어린 딸은 자살하고 손녀는 돌 나이에 죽었다.  이토록 비참한 사연을 가졌음에도 그녀는 꽤 쿨하게, 씩씩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사는 듯 보였다.  그 둘이 어릴 적 좋아했던 고아원 동기라는 것.  결국 서로를 만나기 위해서 긴 시간 돌아온 것 등등은 '신파'에 가깝지만, 그래도 그 줄거리가 전혀 불편하지 않고 애틋해 보였다.

다만 거슬렸던 것은, 육교 위에서 무좀약을 팔며 장사하던 곱사등이 아주머니와, 그 아주머니를 때려가며 돈 빼앗아간 남편을 킬라가 자발적으로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는 처음으로 의뢰가 아니라 원해서 사람을 죽인 것이다.  그런데 남편이 죽자 그 부인이 상심해서 농약 먹고 자살한다.  갓 태어난 어린 아이를 두고ㅡ.ㅡ;;;;

작품의 전개상 감독은 그렇게 설정해 둔 것이겠지만, 난 그녀가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몸이었다는 게 화가 난다.  그런 최악의 조건을 가졌음에도, 그런 포악한 남편을 기대며 살고 있다는 설정이 불쾌하다.  그녀가 장애인이 아니었다면 자살을 한다는 설정이 덜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그리고 자식을 두고 죽는 '무책임한' 사람으로 그린 것도 참 싫었다.  뭐, 짧게 지나간 에피소드지만.ㅡ.ㅡ;;;;

하여간.

작품은 시작과 끝이 참 좋다.  처음에 타이틀 나올 때 투우 경기의 장면을 통해서 전환하는 방법은 새로웠고, 마지막에 피철철 범벅에서 주인공이 원했던 투우장의 아름다운 광경으로 바뀐 것도 시각적으로 보기 좋았다.(물론, 역시 "달콤한 인생"의 엔딩이 연상된다.  그 선문답이...)

덧글. 작품에서 어린 아이 하나가 나오는데 주니어 홍경민이다.  눈이 또랑또랑한 것이 크면 한 인물 하겠더라.

덧글 둘.  버스 타고 가는 도중 누가 뛰어드는 바람에 차가 급정거했다.  난 잠결에 앞으로 튕겨나갔는데, 무릎이 부딪치면서 손잡이를 겨우 잡았다.  승객들 말이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이었다나.

하여간, 앉아 있었기에 망정이지, 오늘처럼 높은 굽 신고 있다가 그렇게 급정거했으면 난 운전기사 아저씨한테 인사하러 갔을 것이다.   어찌나 아찔하던지...;;;

헌데, 집에 와서 보니 양쪽 무릎에 멍 들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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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30 0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6-08-30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모르는데요... 그게 뭐죠??ㅡ.ㅜ

2006-08-30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6-08-3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름만 들어봤어요. 가본 적 없구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궁금했었는데 어여 가봐야겠습니다. ^0^ 님은 센스쟁이에요.(>_<)
 

어제 별님사랑 모임에서 주워 들은 얘기인데, 영화 괴물 마지막 씬의 불타오르는 장면에서 CG가 너무 실망적이란 말을 많이들 한다.(실은 나도 그 장면이 참 실망이었는데...;;;;)

어느 팬이, 봉태규 감독은 별명이 '봉테일'인데 그런 데서 실수할 리 없다고 실험을 했댄다.

정말로 휘발유 뿌려놓으면 그렇게 타는가. 실험 결과는 영화처럼이었댄다.

뿌려놓은 그 윗부분의 가스가 타더라고...

오홋!  그런 사실을 모르고 마지막에 김빠진다고 감독을 욕했던가...;;;;

음. 미안해지는군. 역시 봉테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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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로 예매를 했는데 가고자 하는 극장에 아는 사람이 있어 공짜표를 얻었다.

취소 수수료 천원에 영화표 두장 얻은 셈.

덕분에 국회방송에서 해준 바람의 나라 녹화 방송을 다 보지 못했지만...ㅠ.ㅠ

영화는 예상했던 대로 훌륭했다.

초장부터 제대로 심각했고, 모인 사람이 사람인 만큼 제대로 웃겼다.

신파를 닮지 않은 가족애도 뜨거웠고, 연기자들의 투혼도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였다.

트리플 크라운에 들어갔다가 멋진 리뷰를 발견했다.

고아성의 역할을 '어머니'로 대치한 날카로운 지적에 감탄하며 옮겨본다.

출처 http://bbs.freechal.com/ComService/Activity/BBS/CsBBSContent.asp?GrpId=908398&ObjSeq=12&PageNo=1&DocId=1541284

[괴물 리뷰]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현실

드디어 그토록 보고 싶었던 괴물의 개봉에 한달음에 극장으로 달려 갔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과연 명불허전 봉준호는 봉준호 였다.

 

단지 괴물이 나오는 SF영화를 기대 했다면 그야말로 실망이겠지만 사실 이 영화는 괴물과 약간의 인물들이 나오는 사회고발 영화였다. 어느정도 사전 정보를 들어서(듣지 않으려 해도 너무나 많이 나와서 알수 밖에 없었다..) 블랙 코미디계열임을 알고 가서 그런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영화의 내용 이전에 그냥 영화 자체만 보자면 의외로 실감나는 괴물의 CG도 좋았고(마지막 괴물과의 사투에서 마무리 부분의 CG는 옥의 티 ㅡ.ㅡ) 그야말로 별다른 트집을 잡기 힘든 영화 였다. 말하고자하는 바를 말하기 위해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버무렸지만 그 어느것도 튀지 않고 잘어우러지며 멋진 영화 한편으로 탄생이 되었다.

 

이제부터 다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그래도 읽고 싶으시면 드래그 해주세요..

 

 

이제 내용 측면으로 들어가자면 괴물이라는 제목자체가 너무나 의미 심장했다 특히 영어 제목인 HOST는 그야말로 의미심장...했다 숙주라는 뜻을 가진 저 단어는 괴물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지만 지금 이 사회 자체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다. 결국 괴물을 만들어 낸것도 이 사회고 괴물이 등장한 후에도 사회 곳곳엔 괴물에게는 없었던 바이러스같은 존재들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너무나 약한 존재인 괴물을 (킹콩이나 고질라처럼 군대가 동원되어도 힘든 상대랑은 차원이 다르게 단지 일반인 4~5명의 힘만으로도 결국은 제압이 가능한 존재였다.) 이용해서 공포를 조장하고 기사꺼리를 만들어 내는데만 혈안이 되고 괴물로 인해 일어난 사건을 보여 주면서 이사회에 왜 괴물이 태어날수 밖에 없었는지가 너무나 적나라하게 제시된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사회 시스템 거의 전체를 조롱하고 비꼬운다.(교육이랑 정치쪽은 뺀듯..외교는 포함되어 있는듯 하기도 했지만 ㅡ.ㅡ) 영화를 보면서 그런 장면들은 대부분 실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이었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결국 내 주변에도 너무나 익숙한 그런 일들이었고 어느새 나조차도 그런 사회에 젖어 있었음을 생각하게 되니 씁쓸해짐을 느낄수 있었다. 게다가 미국을 대표하는 미8군을 통해 미국의 더러운 모습도 충분히 표현 했다. 현상이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것이 아니라 결론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건이나 과정을 만들어 가는 미국의 모습을 괴물의 처리 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이라크 침공(결론)을 위해 대량 살상무기(사건 조작)를 만들어낸 미국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나중에 의회에서 대변인이 정보의 오류로 일어난 일이었다고 말하고 무마하는 모습은 뭐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다. 실제론 이라크전도 이미 개전 해버린후고(목적을 이뤘고) 영화내에도 실험을 결국 하는건 성공했으니..-

 

바이러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화학전에 대비한 기계를 실험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괴물이 나타나자 그 기계를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 있음에도 바로 작동 시키고 멀치감치에서 그 과정을 기록하는데만 열중하는 모습에선 그야말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것을 느꼈다. 픽션임이 분명하지만 능히 그럴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사회적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영화의 소재를 괴물을 선택할수 있었는지 신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괴물을 소재로 하고 싶은 말을 영화로 표현해낸 봉준호가 새삼 대단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것은 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식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예외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엔 개인적으로 또 다른 부분의 감상을 적어 보려 한다.

 

이 영화에선 어머니의 존재가 없다. 굳이 어머니라고 말하기 보다는 생명을 탄생 시킬만한 위치에 있는 개체가 없다. 송강호의 부인도 아이를 낳고 사라져 버렸고 배두나는 아직 미혼이다. 개인적으로 어머니라는 존재는 희망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음으로 해서 과거로부터 이어온 현재를 미래로 연결시켜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존제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바로 송강호의 딸로 나온 고아성이 그런 존재였다고 생각이 들었다. 시간적 의미로 따지면 어머니라는 존재는 현재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낳은 아이는 미래라는 존재이고 그외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미래를 지속시키기 위해 가정이라는 경계를 만들고 결속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괴물이 등장하기전 송강호의 가족은 결속력이 그다지 없는 상태였지만 약하게 나마 가족이라는 경계를 유지 시켜준건 고아성의 존재였다. 변희봉이 대사에서 말하듯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것도 고아성의 죽음이라는 소식을 통해서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 시점에서 고아성은 이미 어머니의 존재였다.(그러면서도 미래의 역할도 겸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어머니의 부재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얻은 지위이지 사실상 미래의 역할을 지녀야 하는 고아성의 죽음은 가족전체의 의미를 빼앗아 버린다. 그리고 서로를 자책하며 가족이라는 경계가 무너지려 할때 걸려온 고아성의 전화 한통은 다시금 결속을 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든다(이때도 어머니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

 

그리고 그런 모습은 괴물에게 잡혀간 고아성이 역시 후에 잡혀온 아이를 보호 하는 장면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괴물에게 잡힌 고아성은 고아성의 가족에겐 미래의 존재이지만 괴물의 은신처내에서 아이와 있을때는 어머니의 존재로 변하게 되고 자기보다 어린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 자신보다는 그 아이를 보호 함으로써 미래로 연결시키기 위한 본능적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그런걸 모성애라고 하던가..)

 

이런 내 감상을 내 스스로 강하게 긍정하게 된 장면은 영화 후반부에 나온다...

 

괴물이 미군의 약품에 의해 쓰러 졌을때 송강호가 괴물의 입에서 고아성과 고아성이 보호하던 아이를 꺼내는 장면은 마치 출산의 장면을 연상 시켰다(그 장면에서 이런 상상을 한 내가 신기하기도 하다 ㅡ.ㅡ) 아이를 끝까지 품에 안아서 보호하고 죽은 고아성의 모습은 그 누가 머라 해도 어머니의 그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결말부분에 결국 고아성이 보호한 그아이는 송강호가족의 새로운 미래가 되어 존재하게 된다.

 

어찌보면 이런것이 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괴물보다 더 괴물같은 이 사회 속에서도 괴물 뱃속에서도 아이를 보호한 고아성처럼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이 썩은 사회도 어쩌면 밝은 미래로 이어질수 있다는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바로 어머니가 되어 현재의 더러움을 도려내고 깨끗한 미래를 만들어 가자는 그런 메세지말이다.

 

뭐 개인적인 감상이라 약간은 비약하는것같긴하지만 어쨌든 개인적인 감상은 그랬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며 인상적이었던 장면 몇개를 꼽아보면

 

변희봉이 죽을 때 총알의 숫자를 잘못 세었음을 그제서야 안 송강호의 그 순간 연기는 순간 눈물이 나올정도로 대단했다.

 

날아다니거나 단지뛰어다니는것이 아닌 새로운 괴물의 움직임을 상상해서 표현한것은 너무 좋았다.

 

미국이 실험하고자 하는 기계의 모양이 처음에 한강다리에 매달려있던 괴물의 모습과 똑같은 것에 봉준호의 개그감각을 느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봉되고 만들어지는 공포 영화들이 무서운게 아니라 단지 소리나 영상을 통해 놀래키는 영화임을 생각해볼때 괴물을 현재 개봉한 영화중에 가장 대단한 공포영화라고 해도 무방할듯하다 ^^

 

첨에 나온 포름알데히드를 버린 박씨가 나중에 노숙자로 나온 그사람인가 ㅡ.ㅡ 하는 궁금증...

 

그리고 괴물 목소리를 연기한 오달수 ㅋㅋ 멋지다

 

이상이 괴물을 본 후 리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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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7-31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일러를 방지하는 드래그!!!
처음 봤어요..;;

무지 신선한 충격받은..;;;;

마노아 2006-07-3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폰트 칼라를 흰색으로 주면 돼요^^;; 글쓴 사람이 센스가 있죠^^

해리포터7 2006-08-0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반갑습니다! 저두 첨 알았어요. 스포일러를 방지하는법 이리 쉬운방법이 있었네요..잘 배우고 갑니다!

마노아 2006-08-0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7님, 반가워요^^ 헤헷, 저도 저거 처음 알았을 때 엄청 신기했어요^^
 

노래에 마력이 있었다. 원래 주초까지만 해도 지킬앤하이드에 목숨 걸고 있었는데, 며칠 바람의 나라 노래를 끼고 있었더니 도저히 못 참겠더라. 게다가 지킬은 광복절까지 하지만, 바람의 나라는 7월 21일로 끝나니...

어떻게 다시 갈 방법 없을까? 고민하는데, 내 눈앞에 떡 펼쳐진 이벤트 공지! 한 번 본 공연 표를 들고 오면 40% 할인! 오우, 이거야!!

문제는 내가 도착할 때까지 표가 남아있느냐다. 사실 일이 끝날 시간을 맞추는 게 더 어려웠다.  하여간 죽자고 달렸고, 2분 전 도착했는데... 매진이란다. 헉!


이채경 가희
안돼! 막공도 아니란 말이닷(>_<)

-정말 없나요?

-예, 없어요.

-진짜 진짜 없나요?

-없다니까요.

-전 서서 봐도 되거든요.

-입석은 안 팔아요. 초대권 자리도 부족해요.

-전 돈 내고 볼 건데요. 입장만 시켜주세요.

-안돼요.

공연 이미 시작하는 벨소리가 울렸다. 맙소사!!!

거짓말 조금 보탠다.

-저 진짜진짜 멀리서 왔거든요.(여차하면 부산에서 왔다고 하려고 했다..;;;)

이젠 쳐다도 안 본다..ㅠ.ㅠ

이럴 땐... 일찍 포기하면 안 된다. 될 때까지 매달려야 한다. 관건은.... 조금 더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을 잡는 것!  경험으로 아는 건데, 이런 사람들... 웬만하면 보내준다..ㅎㅎㅎ

앗싸, 한 자리 확보! 굉장히 사이드였지만 입장할 수 있다는 게 어디!

결국 공연 십분 잘린 채로 봐야했지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감격의 눈물이....T^T

처음 시작할 때 막을 가려놓은 채 그림자만으로 실루엣을 보여주는 무휼의 검무를 못 본 게 한이지만...;;;;


고영빈 무휼
이번에는 김산호 무휼 역이었다.  고영빈 무휼이 아니었다는 게 안타까웠지만 김법래 해명이 있으니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누군가 김산호 무휼은 보다 아버지의 애잔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보면서 든 생각은,

김산호씨가 키가 크기 때문에 작은 호동과 있으면 아버지처럼 큰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나도 그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니...(일단 마스크가 된다! 키도 182)

그런데.. 역시 난 고영빈 무휼이 더 좋았다.  포스가 느껴졌달까. 서 있는 것 만으로도, 걸어가는 모습 만으로도 무휼의 분위기가 흠씬 배어나왔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사 전달력이 더 우수하다.  목소리 자체도 더 낮고 힘있었고. 아마도 그건 경력에서 나오는 것 같다. 1973년생과 1981년생이니, 시간의 차이는 무시못할 것 같다.




김산호 무휼

그토록 우아하고 아름다운 무휼왕을 보지 못한 것은 아깝지만, 그래도 이번에도 멋진 노래를 감상했으니 후회없는 선택!

확실히 첫번째 보았을 때보다 더 자세히 눈에 들어온다.  안무의 내용도, 노래의 가사도, 심지어 랩 가사까지도.

배우들의 표정도 더 눈에 들어오고, 그들의 옷차림의 변화도 눈에 들어온다.  TV방송까지 해주면 정말 금상첨화겠다.

제대로 물어보니, 온라인 판매란, 시디가 아니라 디지털 음원을 말하는 거였다. 음... 아쉽지만, 아무 것도 없다는 소리보다는 백배 천배 낫다.  부디 앵콜 공연을 해주기를...ㅠ.ㅠ

그리고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선 다시 안 했으면. 여기 공연장이 너무 안 좋다.  사이드가 기둥에 막혀 무대가 보이지 않고, 앞뒤 간격이 너무 좁아 다리가 앞 가로막에 닿는다.  좌석 간 공간도 너무 좁고...;;;;

대중문화를 위한 공연장 건립도 삐걱하더만... 내가 로또 당첨되면 하나 지어준다고 큰소리 쳐왔지만, 로또 당첨되어도 그거 못 짓지 아마..;;;; (로또를 사 본 적도 없지만....)


김법래 해명
나오면서 화장실에서 웬 모르는 여자분과 공연 뒷담화를 했다.  2001년 버전과의 비교와, 지난 일요일과의 비교와 등등...  그러다가 밖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들린다. 헉! 싸인회 하나?

분명 낮공연 이후에만 한다고 했거늘, 이럴 수가! 벌써 줄이 한참이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지.

준비해둔 프로그램을 들고서 오래오래 기다렸다.

맨 처음에 괴유 역을 맡은 김영철씨가 싸인을 해주었는데, 진짜 백호 분위기 나더라. 의상 그대로 나왔던 지라 신비롭게 보였다. 하얀 은빛 머리칼도. ^^

손가락이 이쁘고 길었는데, 마디마디 밴드가 붙어 있었다.  이것도 분장인가? 싶었는데, 밴드 끝이 피로 물든 게 보인다.


김영철 괴유
"다치신 거예요?"

하고 물으니, 아, 예... 한다.  순간 그 손 잡아서 보듬어(?) 주고 싶었다.ㅡ.ㅡ;;;

다음 배극 역을 맡은 배성일씨 차례.

어머나, 여긴 손가락이 더 이쁘네!

손이 참 이쁘세요~! 했더니, 이것두요? 하며 엄지손가락을 보여준다. 손톱이 잘려나갔는지 반밖에 없다.


유나영 연
하...하핫...;;;;;;;;

세류역을 맡은 신영숙씨.. 시간 차가 나서 제일 얘기 많이 했다.

제발 지방 투어에 서울 앵콜 부탁해요~!

다음 호동왕자 역의 조정석씨.

음... 정말 동안이었다.  15살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실제로는 27살.

이름까지 물어보며 예쁘게 사인해 준다. 아이 참... 부끄럽잖아...(^^ )( ^^)

그리고 오늘의 히로인! 무휼 역의 김산호씨 차례.

원 나 참.... 사람 얼굴이 이렇게 작아도 되는겨?  진짜 연예인 삘 나잖아..ㅠ..ㅠ

내 이름 물어보며 역시 사인해 주는데 부끄부끄...

사인 받을 줄 알았다면 선물이라
도정주 이지
도 준비했을 것을...^^;;;(어이, 좀 전까진 고영빈을 외쳤잖아.)

인간적인 무휼이었노라고.. 정말 잘 보았노라고... 극찬을 해주었다.

고맙다고 인사하는데 내가 더 고맙지..^^;;;;

김법래씨는 사인회에 안 계셨는데 아쉽다.

서울 예술단의 다음 작품은 왕의 남자로 유명한 "爾"

무려 오만석 연산에 엄기준 공길이다!

세상은 넓고 봐야 할 공연은 많다. 그리고 지갑은 가볍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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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았다. 캐리비언의 해적이 좌석이 모자라는 바람에^^;;

사이드 맨 앞줄... 목이 아팠다...;;;; 옆좌석에는 초등학생들이 드러누워 자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지들끼리 장난도 친다. 헉...;;;;

내용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  기대했던 것에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정도.

아쉬운 점은, 클라크의 이야기는 부재하고 슈퍼맨만 남았다는 것.

제목은 슈퍼맨 리턴즈가 아니라 슈퍼맨과 로이스의 사랑(의 결실?) 정도가 맞지 않을까.

꼬맹이 녀석 아주 귀여웠다.  그 녀석의 존재로 슈퍼맨은 앞으로도 100년은 울궈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케빈 스페이시는 대머리여도 카리스마가 뻥뻥 솟는다.  같이 나온 여자 키티가 슈퍼맨의 고난에 눈물 흘리고 수정을 버리는 정도까지만 활약을 해서 다행.

미션 임파서블 2 처럼 목숨 바쳐 희생했더라면 아주 짜증났을 것이다.(ㅡㅡ;;;)

새롭게 슈퍼맨의 히어로가 된 인물은 브랜든 루스. 나보다 한 살 어리네. T^T

크리스토퍼 리브랑 정말 닮았다. 데니스 오하고도.(데니스 오가 더 잘 생겼다.)

그런데 키가 있긴 한데 무게가 많이 나감.(역시 슬림한 데니스가 더 멋있음^^;;;)

로이스 역을 맡은 배우는 케이트 보스워스인데, 83년생.(쿨럭....ㆀ)

그런데 퓰리처상을 그렇게도 받을 수 있는 것인가?(뭐랄까. 상의 권위가 좀 떨어져 보였다..;;;)

내게 있어 최고의 슈퍼맨은 TV시리즈였던 "로이스와 클락의 슈퍼맨"이었다. 

당시 슈퍼맨 목소리를 맡아주신 성우 장세준씨도 최고의 목소리였고.

괌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시리즈도 막을 내렸다. 그때가 내가 스무 살 때였으니 근 십년 전 이야기다.

그때 로이스 역을 멋지게 소화했던 배우 테리 헤쳐는 이제 "위기의 주부들"로 푼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아줌마 역을 맡고 있다.

이 시리즈 다시 보고 싶은 마음 굴뚝이었는데 DVD로 나왔다는 것을 며칠 전에 알았음^^;;;

D.C코믹스의 영웅은 늘 대단하기만 한 인물이었는데 이제 마블코믹스와 마찬가지로 영웅의 '고뇌'에도 많은 부분을 두는 것 같다.  로이스가 여전히 슈퍼맨만 기다리며 목메고 있었다면 덜 매력적이었겠지.

뭐, 그의 아이를 키우고는 있지만...^^;;

런닝 타임 두시간 반. 재미 없게 본 것도 아닌데, 좀 길었다.  슈퍼맨의 그 대단한 근육을 보면서도 나는 어제 본 고영빈 무휼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그제 본 류정한 지킬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리플레이 했다. 이번 중독 꽤 오래 갈 듯 보인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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