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합니다 키다리 아기동요 보드북 3
조수진 그림 / 키다리 / 2010년 6월
품절


귀여운 보드북이다.
표지의 아가가 생일의 주인공!
돌잡이용 실과 연필, 청진기 조차도 앙증맞다.
둘째 언니의 친구는 사랑하며 살라고 사과를, 배려하며 살라고 배를, 그리고 감사하며 살라고 감을 놓았단다.
그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친한 언니가 아기 돌잔치 때 똑같이 써먹었다. 어디서 시작한 건지 모르겠지만 참 좋은 생각이다.
돈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그런 소망 말고, 사랑하며 배려하며 감사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 말이다.

돌잔치 할 무렵의 아가들은 드레스 입혔을 때 딱 좋은 사이즈가 되어 있다.(물론 여자 아이!)
전에 명동에서 돌 무렵 아가 드레스를 만원에 파는 걸 보았는데 너무 예뻐서 이미 다현양은 돌이 훨씬 지났음에도 사고 싶었다. 뭐, 결과적으로 사지 않았지만 주변에 그 또래 아이가 있었다면 샀을 것이다. 아까 그 언니는 조카에게 그런 드레스를 사서 입혔지만, 아이가 우량아라서 옷이 작았다...ㅜ.ㅜ

아이 손에 들어가면 모든 게 장난감이고, 동시에 모든 게 위험해지기 일쑤!
그래서 엄마는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아주 잠깐의 한눈을 판 대가로 돌아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양의 청소와 망가진 물건들의 잔해...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운 아가들이지.

표지의 그림과 같지만 앞에 있는 도구가 약간 바꼈다. 절하려던 모습 같았는데 지금은 봉투를 든 모습!
설빔 남자 아이와 여자아이 버전을 보는 기분이다.
그 책도 참 여러 번 선물했더랬다.

아이 주변을 감싼 물방울들이 모두 아이를 축복하는 기도로 보인다.
이대로 밝고 건강하게, 사랑스럽게 자라주기를!!

오늘은 다현양 생일!
물론, 이 책은 이제 다현양에겐 너무 어린 책이 되어버렸으니 다른 아가에게 줄 생각이다.
다현양 책은 많이 쟁여두었다.^^
내일 기회가 된다면 생일 축하 노래라도 피아노로 쳐주고 싶다.
아마도 케이크 앞에 두고 육성으로 불러줄 가능성이 더 크겠지만....
한 시간 전에 열이 39도까지 올라 있다는 전화를 받아서 무척 걱정이 된다.
자고 일어나면 열도 다 내리고 말끔해지기를!
그래서 기쁜 생일 날 보낼 수 있기를, 이모가 간절히 소망한다.

책과 함께 들어 있던 그림책 작가 메모 달력과 귀여운 액자 세트!
폴라로이드 사진을 담으면 딱 좋은 사이즈다.
이런 걸 보면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참 갖고 싶어지는데,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질 않는다. 디카가 대세인 속에서도 꿋꿋한 폴라로이드 같으니라고!

아무튼, 생일 축하합니다. 이 땅의 모든 소중한 아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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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7-2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현양 생일인데 아파서 어째요~ 그래도 이모의 선물과 기도로 빨리 좋아질 거에요.

마노아 2011-07-26 16:10   좋아요 0 | URL
오전에 괜찮아진 것 같았는데 다시 열이 올라서 약먹고 잠들었대요. 이따가 잠시 들러서 얼굴 보고 선물 주고 와야겠어요. 죽밖에 못 먹는다고 하니 케이크도 힘들 것 같아요...ㅜ.ㅜ
 
똑똑한 그림책 뜨인돌 그림책 22
오니시 사토루 글.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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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을 열면 모두 18마리의 동물들이 눈을 말똥말똥 뜨고서 나를 쳐다본다.
개/호랑이/하마/캥거루/사자/토끼/코뿔소/돼지/양/
얼룩말/곰/사슴/기린/원숭이/소/닭/코끼리/고양이

지극히 단순화시킨 그림이지만 각자의 특징을 잘 살려서 표현해냈다.

동물들은 각자의 색깔이 있는데, 그림의 바탕색이 자신의 몸통 색깔과 같아지면 해당 동물이 꼭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책은 자꾸 묻는다. 누가 숨었지?
몸통은 색이 같아서 경계까가 사라졌지만 사슴의 뿔이 남아있어서 사슴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흰색 바탕으로 넘어가면 표정의 차이를묻는다.
누가 울어?
눈물이 뚝 떨어지고 있는 토끼를 바로 찾아낼 수 있다.

왼쪽 그림에서 하나의 동물만 표정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에서의 질문은 '누가 화났지?'이다.

오른쪽 그림은 생김새의 차이를 묻고 있다.
질문은 누가 뿔이 있는가? 이다.
사슴과 기린을 바로 찾아낼 수 있다.
왜 이 책이 유아를 대상으로 한 '똑똑한 그림책'인지 알아볼 만하다.

바탕색과 같은 색의 동물이 사라지고 안 보이는 효과는 계속 반복되니까 더 찍지 않았다.
이번 그림의 왼쪽은 누가 뒤돌아 있냐고 묻고 있다.
돌돌 말린 꼬랑쥐를 보고서 돼지를 알아차리면 되겠다.

오른쪽 그림은 누가 자고 있냐고 묻는다.
눈이 작아서 잘 표가 안 나긴 하지만 분명히 코뿔소가 자고 있다.

이렇게 반복해서 그림을 보고 퀴즈를 맞추다 보면 해당 자리에 있던 동물의 위치까지 기억해낼 수 있을 것이다.
힌트를 주자면, 엄마 눈과 아기 눈이 위 아래 위치해 있는 동물은 캥거루일 것이고, 다른 동물 친구들보다 유난히 키가 큰 녀석은 기린일 것이다.
또 옆으로 치켜올라간 눈은 고양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얼마나 단서를 갖고 맞출 수 있는지 시험해볼 수 있는 똑똑한 그림책이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은 동물들의 뒷모습이다.
역시 뒷모습들도 모두 개성이 있어서 어떤 동물인지 맞춰보는 재미가 있다.
유아책답게 모든 페이지의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 놓았다. 친절한 그림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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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향한 탑 그림책은 내 친구 23
콜린 톰슨 지음, 이유림 옮김 / 논장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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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향한 탑이라고 해서 언뜻 '바벨탑'을 상상했다. 오만과 금기와 도전의 상징이었던 그 탑을 얘기하나 싶었는데 무척 다른 이야기였다.  

 

달에서 보이는 지구의 건축물은 만리장성이 유일하다고, 나도 언젠가 들었었다. 만리장성이 세워지기 시작한 이래로 그렇게 2천 년간 달은 지구의 장성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이 책은 거기서 다시 100년이 지난 시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약 100년 뒤라고 상상해 보자. 지구가 멀쩡히 돌아가고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 많은 몸살을 앓은 지구가 지금만큼 청명한 하늘을 보여줄 거라고는, 미안해서도 장담 못하겠다. 이 책에서도 그랬다.  

온통 노란 안개와 구름으로 뒤덮여 태양이 보이지 않는 지구.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조차도 태양을 바라본지 까마득한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그가 손자처럼 어린 나이였을 때는 파란 하늘과 밝은 태양을 보았더랬는데, 이제 손자는 사진 속에서만 그 하늘을 확인할 수가 있다. 남자는 지금도 구름 너머의 하늘이 그렇게 새파란지 보고 싶지만, 알 도리가 없다. 이제 지구에는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아서 구름을 뚫고 날아가는 여행보다 더 중요한 일에 써야 했기 때문이다.  

도시는 생명력이 없어 보이고, 이렇게 망가진 지구에서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다니는 바퀴벌레만이 당당해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는 태양을 단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부유한 그를 위해서도 비행기는 더 이상 날지 않았다.  

 

손자는 기구를 만들어서 구름을 뚫고 올라가는 아이디어를 냈다. 지금껏 세상에 없던 커다란 기구를 만들었지만, 사흘을 올라간 뒤 기구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마치 더러운 솜으로 싸인 것처럼 노란 구름 속에 턱 걸려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바람 한 점 없는 정적 속에서 사흘을 더 버티다가 결국은 기구 꼭지를 열고 지구로 돌아왔다. 픽사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UP'처럼 맘껏 날아오르지 못한 게 유감이다.  

손자는 다시 의견을 냈다. "탑을 세워요. 태양을 향한 탑요." 

역시 어린 친구인지라 상상력과 도전 정신이 남다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노인은 마음을 고쳐 먹었다. 꿈을 이루는 데 쓰지 않는다면 그 많은 돈을 뭐에 쓸 것인가!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바위 위에 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동우너해서 하늘을 향한 도시를 짓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바벨탑과 비슷해진다. 저 커다란 바위는 호주의 그 유명한 암석을 떠올리게 하는데, 역시나 작가가 호주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십년 동안 일을 해서 탑을 쌓았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는 더 늙었고, 손자는 이제 어른이 되었다.  

 

그 후 이십 년을 더 일했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는 아주 늙었고, 손자는 자기 아이들을 낳았다.  그렇지만 태양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손자는 초조해졌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태양에 닿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껏 세상에 없던 커다란 기계를 만들었다. 기계는 집만큼이나 커다란 바퀴로 세상 곳곳을 가로질러 다니면서 굳센 팔로 건물을 통째로 들고 왔다. 모든 대륙에서 굉장한 건물들을 들고 와서 높이, 더 높이 쌓아 올렸다. 이글루도 보이고 이스터 섬의 모아이도 보이고 심지어 피사의 사탑까지도 보인다.  

그렇게 하늘 높이 쌓고 또 쌓아서 마침내 구름 너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새파란 하늘과 찬란히 빛나는 영광스런 태양을 말이다.  

한때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던 노인은, 세월을 견뎌 낸 팔에 증손자를 안고 탑의 꼭대기에 앉았다. 생명의 따뜻함이, 젊은 시절에 그랬듯, 살갗 위에 내리쬐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그는 해낸 것이다. 그도 대단하지만 손자가 더 대단해 보인다.  

 

그날부터 날마다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태양을 볼 때까지 끝도 없이 줄을 서서 탑을 향해 올라갔다.그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다 어떻게 올라갔는지, 숙박이나 수송 수단 등등, 복잡한 질문들은 거두어 들이자. 평생 한 번 보지 못한 태양이 저 위에 있다면 누구라도 그곳을 향해 긴 여정을 꾸리고 싶지 않을까. 그곳은 그 자체로 성지가 되어버릴 것이다.  

태양도 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진 환경에서 피사의 사탑이 여태 멀쩡했냐는, 그런 질문도 필요 없다. 그저 꿈꾸었던 것을 향해 묵묵히 도전하고, 마침내 그것을 이루어낸 사람의 환희를 상상해보면 족하겠다.  무엇보다 그림 보는 재미가 아주 탁월하다. 색채도 생생하게 살아있지만, 탑을 쌓는 과정 중간중간 숨은그림찾기 하듯 온갖 다양한 물건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표지 그림에는 에펠탑도 보이고, 유명한 다리, 불상, 풍차, 신전, 심지어 만리장성과 피라미드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까지도 보인다. 이 모든 것들을 꼼꼼히 찾아보고 즐기면 더욱 즐거울 그림책이다. 이렇게 대단한 그림을 그린 사람이 사실은 색맹이라고 하니 놀랍고 충격적이다. 이 작품이 나올 때 함께 출간된 '영원히 사는 법'을 얼른 읽어야겠다. 몹시나 궁금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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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2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난 동물을 잘 그려요를 무척 재밌게 보았기 때문에 '난 사람을 잘 그려요'도 이어서 구입했다. 책 속 그림들은 무척 단순화시킨 그림이고 아이들도 쉽게 따라그릴 수 있는 쉬운 그림으로 되어 있는데, 그래도 생각만큼 쉽게 그려지지는 않았다.  

 

내 마음에 들었던(비교적 쉬웠던, 그리고 예뻤던!) 그림들을 찍어 보았다. 천사와 해적, 발레리나와 우주 비행사다.  

 

대세 김연아 선수를 떠올리며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카우보이도 찍어보았다. 다현양 생일이 곧 다가오는지라 쟁여두었던 책들을 꺼내두었는데 어느새 다현양에게 들키고 말았다.(물론 자기 줄 선물이란 건 아직 모른다.) 얼른 그림 그려달라고 종이 들고 온다. 원래 내 계획은 스케치북에다가 제대로 도구 갖춰놓고 예쁘게 그리는 것이었지만, A4 이면지에 형광펜과 색연필로 급조된 그림은 급조한 티가 날만큼 조잡하다. 무엇보다 천사의 대두에 무척 실망했다...ㅜ.ㅜ 

그렇지만 다현양이 어찌나 좋아라 하던지 코팅한다고 싸들고 갔다. 어쩜 좋아...;;;;; 

원래 나는 이런 그림이 아니라 이런 그림을 그렸던 사람이다. 

 

내가 버닝했던 인물 중에 가장 오래된 전조 그림이다. 이 그림은 95년도에 그렸다. 비디오 테이프 멈춰놓고 그린 게 오른쪽 그림이고 왼쪽 그림은 같은 인물을 좀 더 만화적으로 그린 그림. 실물 비교를 위해서 캡쳐 사진도 같이 올리고 싶지만, 그럼 내 실력이 너무 들통나니 여기까지만... ^^ 

 

그러니까 내 꿈이 아직 만화가이던 시절, 스크린톤도 아끼지 않고 마구 붙이던 까마득한 옛 시절에 그린 그림들이다. 첫번째는 리니지의 가드리아 왕비, 두번째는 아마도 클램프의 X이지 싶다. 세번째는 아르미안의 네딸들 외전에 실린 마누엘이다. 저게 옷차림은 따라 그려도 얼굴은 내 스타일로 나가서 원래 모델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아주 똑같이는 못 그렸던 것이다...;;;) 

 

불새의 늪과 비천무의 두 여자 주인공을 보고 그린 그림들. 여기서도 역시 옷차림만 같다. 점찍고 풀잎 먹물로 그리고 낙옆 떨어지는 장면 그린다고 힘 꽤나 썼었더랬다. 

 

바람의 나라 연과 불새의 늪 죠엔과 레니비에다. 둘 다 원본 그림은 선물로 주고 난 복사본만 갖고 있는데, 암튼... 오랜만에 들여다 보니 또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다현양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순정만화도 사랑하게 될 즈음이면 이모의 이런 그림들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코팅하겠다고 가져간 내 그림은 언니가 코팅지 아깝다고 안 해줄 것만 같다. 내가 봐도 길이 남기기엔 좀.....;;;; 

하여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책에 소개된 것처럼 얼굴 그리고 몸통 그리고 팔 다리 그리고... 이렇게 순서대로 연습하다 보면 정말 제목처럼 '난 사람을 몹시 잘 그려요' 도 가능하지 않을까. 

참고로, 만화가가 되고 싶다던 내 꿈은 이미 십 수년 전에 접어버렸다. 저렇게 그려서 직업 만화가가 될 수 없다는 뼈저린 자괴감과 함께 말이다. 흑... 그렇지만 여전히 만화는 사랑하고 있으니 꿈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꿋꿋이 말해본다. (글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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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7-1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만화를 몹시 좋아합니다.
이루어진 꿈도 있겠지만 이루어지지 않은 꿈이 더 많아서 박완서님도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고 하시는게 아닐까요^^?

마노아 2011-07-14 12:27   좋아요 0 | URL
프로스트도 그리 말했고요.^^
가보지 못한 길도 충분히 아름답고, 지금 가고 있는 길도 분명 아름다울 거예요. 미련은 미련대로 남겨두고요.^^

굿바이 2011-07-1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훠- 마노아님 그림 실력이 놀라운데요!!!! 멋져요^^
그나저나 저 그림을 보고 생각났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가 비천무에 한참 빠져가지고 어느 날 머리에 젓가락과 형광펜을 꽂기 시작하더라구요. 많이 비웃었습니다~ 물론 저도 형광펜은 몇 개 꽂아봤지만요 ㅋㅋㅋ

마노아 2011-07-14 13:18   좋아요 0 | URL
오오, 굿바이님 고등학교는 학생들 머리를 제법 기르게 해줬군요. 비녀 꽂아 틀어올린 머리 엄청 좋아하는데, 지금은 머리가 짧아서 할 수가 없어요. 황미나 샘은 여전히 연필로 비녀 꽂고 펜대로 꽂고 하시던데, 비녀 좋아요, 좋아...(>_<)

무스탕 2011-07-14 14:25   좋아요 0 | URL
전 결혼할때 머리카락이 엉덩이까지 내려왔었는데 그때도 비녀를 못 틀었어요.
할머니가 주신 은비녀가 있었는데 그게 어디로 가버렸는지 찾지도 못하겠고.. -_-;
저도 쪽져보고 싶은데 못해본게 아쉬워요 ㅠ.ㅠ

마노아 2011-07-14 16:08   좋아요 0 | URL
우와, 머리 엄청 길었군요. 근데 결혼식 머리는 올림머리여도 비녀 꽂기는 좀 거시기하죠. ㅎㅎㅎ
은비녀! 아, 뭔가 로맨스가 솟을 것 같은 아이템인데 사라졌다니...ㅜ.ㅜ

무스탕 2011-07-1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때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일찌감치 제 능력의 한계를 알아내고 일찌감치 그만 뒀지요.
울 언니는 지금도 만화를 참 잘그리는데 언니는 제대로 공부하고 그랬으면 성공하지 않았을까 미련이 남는 동생이에요 ^^

마노아 2011-07-14 16:09   좋아요 0 | URL
저 어렸을 때는 울 언니도 그림을 그리는가 했는데 제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는 그리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자신도 이런 그림을 그렸던 시절이 있다는 걸 기억할라나 몰라요.ㅎㅎㅎ

다락방 2011-07-14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오오오오 마노아님 짱이네요! 그림 그리는 여자였어요? 아니, 대체 만화가의 꿈을 왜 접었대요? 이정도면 저 그림책 사서 따라 그릴 필요도 없겠구만요. 와, 마노아님 멋진 여자구나. 그림 그리는 여자. 오와- 감탄 감탄. 추천은 마노아님을 위한 것.

마노아 2011-07-14 16:10   좋아요 0 | URL
음하하하핫! 다락방님의 추천은 하늘의 별따기 아니던가요. 나 별 딴 여자 사람!
저게 따라 그려서 저 정도고요, 저 혼자 그린 그림은 민망해서 못 봐요. 사람이 사람으로 아니 보인답니다.ㅜ.ㅜ
게다가 그릴 때마다 주인공 얼굴이 바뀌어서 도저히 만화가가 될 소질이 보이질 않았어요. 흑...ㅜ.ㅜ

무스탕 2011-07-14 19:50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fallen77/1047182

이런 물증이 있구만 다락방님은 왜 마노아님을 부러워하고 그러삼?
=3=3=3=3

자하(紫霞) 2011-07-14 20:38   좋아요 0 | URL
오홋~무려 07년도 그림!!

마노아 2011-07-15 02:16   좋아요 0 | URL
오오, 제가 다락방님을 아직 몰랐던 때의 그림인가요? 처음 봐요. 무척 닮았어요!! 예술적 끼가 넘치는 다락방님!!

다락방 2011-07-15 16:34   좋아요 0 | URL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그림이 왜 여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거는 감출수가 없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7-15 18:00   좋아요 0 | URL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07-14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두 만화가 되고 싶어서 엄청 따라 그렸는데....
마노아님의 그림이 훨씬 멋지군요. 이 페이퍼는 코알라 보여주지 말아야지.
그림 인쇄해달라고 난리치겠어요... 대단대단.

마노아 2011-07-14 16:11   좋아요 0 | URL
순정만화 붐 세대인지라 많이들 만화가를 꿈꾸던 시절을 보냈죠.
아, 정말 온 세상이 순정만화 같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요.^^ㅎㅎㅎ

블루데이지 2011-07-1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릴 줄 아는 사람 그림은 졸라맨 뿐인데......
마노아님~~ 멋지신데요!!
저는 손재주 많은분들 참 부럽던데...부러운 분 또 한 분 생겼네요~~
취미로라도 열심히 하셔요~~ 응원합니다..^^

마노아 2011-07-15 02:17   좋아요 0 | URL
그림 안 그린지는 10년을 훌쩍 지났는데 가끔 그려보고 싶어져요. 생각날 때면 그려봐야겠어요.^^

순오기 2011-07-1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예전에 올린 페이퍼에서 그림 솜씨를 보긴 했지만, 이렇게 잘 그렸다니 놀랍니다!!!
디테일한 솜씨라니~~~~~~~^^

마노아 2011-07-15 10:59   좋아요 0 | URL
예전에 올린 그림과 중복되었을 텐데 뭘 올렸는지 기억이 안 나서 그냥 올렸어요. 막간 자랑질이에요.^^ㅎㅎㅎ

BRINY 2011-07-1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멋지신걸요! 학교 다닐 때 주위에 꼭 마노아님같이 만화그림 잘 그려서 인기많던 친구들이 있었지요.

마노아 2011-07-18 22:58   좋아요 0 | URL
전 별로 인기는 없었지만...ㅋㅋㅋ
주변에 훠얼씬 잘 그리는 애들이 꼭 있긴 했습니다. 아하하핫^^ㅎㅎㅎ

달사르 2011-08-18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마노아님, 멋지십니다!
<난, 사람을 잘 그려요> 그림책을 보면서 나도 살까..하면서 읽어내려왔는데, 만화 주인공들 그리신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므어므..반했어요!! 마누엘의 저 장면은 나도 기억나요! 리할과 마누아의 아들, 마누엘..아..옛 생각이 아련합니닷.

마노아 2011-08-18 23:21   좋아요 0 | URL
영원한 고전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에요.^^
이 작품을 능가하는 새 작품이 과연 나올지 궁금할 지경이랍니다.^^
 
내 이름은 김신데렐라 초승달문고 21
고재은 지음, 윤지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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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작가님의 경험담이 묻어난 네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킹파워 딱지가 너무도 갖고 싶은 인섭이는 보리차 사오라는 심부름을 하늘 2천원을 들고 가다가 눈에 티끌이 들어가서 멈추고 만다. 눈을 비비는 와중에 하얀 사람이 다가와서는 천원 지폐의 이황 선생님은 보리차가 싫다고 말씀하신다고 속삭인다. 인섭이는 정말로 보리차가 싫다는 소리를 듣고는 놀라서 돈을 떨어뜨린다. 잃어버린 돈을 찾느라 헤매다가 가로등 아래에서 킹파워 딱지 두 개를 줍게 된 인섭이. 이제 내일 자신을 비웃던 현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 심부름을 완수하지 못하고 돈까지 잃어버렸으니 이를 어쩌나. 

다음 날, 엄마가 요란스럽게 인섭이를 깨우신다. 점퍼 주머니에 딱지가 든채 세탁기를 돌린 나머지 킹파워 딱지는 너덜너덜해졌다. 엄마는 아이가 심부름값을 제멋대로 썼다고 판단하고 단단히 야단을 친다. 친구들과의 내기도 지킬 수 없고, 아끼던 킹파워딱지도 망가지고, 엄마한테 잔뜩 혼나고, 인섭이의 일진이 아주 사납다.  

며칠 뒤 시장 가는 길에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대는 엄마. 고기를 사러 정육점에 가던 엄마는 바람이 불어와 눈에 티끌이 들어간다. 얼마 뒤 엄만는 초록색 만 원짜리 두 장을 귀에 대고 외쳤다.  

"나는 고기가 싫어, 나는 고기가 싫다고!" 

만 원짜리 속 세종대왕이 엄마에게 속삭였대나 어쨌다나... 소고기는 사지 못하고 엄마는 예쁜 블라우스를 들고 계셨다. 돈은 잃어버린 거고 블라우스는 주웠다고 말씀하시는 게 인섭이의 과정과 똑같다.  

엄마는 이제라도 인섭이의 마음을 과연 이해하셨을라나? 

첫 번째 이야기가 무척 재밌었다. 엄마 입장의 목소리와 인섭이 입장의 목소리가 대등하게 부딪히는데 두 사람 모두 편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작가 자신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 있기에 엄마의 목소리가 더 실감났나 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다소 슬프다. '2학년 3반 이주희'라는 제목인데, 엄마가 공장에 가 계신 동안 혼자 집에 있던 주희가 온 방안과 방안의 소지품에 온통 제 이름을 적어놓은 것이 문제였다. 아이가 쓸 수 있는 글자는 고작 제 이름뿐이었고, 늘 혼자 있던 시간 속에서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고 위로해준다는 것을, 어른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지나친 낙서로 연필과 매직까지 모두 압수당한 주희. 그런 주희의 방문을 두드리는 바람. 주희는 허공 속에서 맨 손으로도 글씨를 쓴다. 그렇게 쓴 제 이름을 바람이 실어다 주었다. 바로 주희와 엄마를 버리고 간 아빠의 등에 말이다. 물건에 이름을 써 두면 잃어버리지 않는다던 선생님의 말씀을 정직하게 실천하는 주희였다. 그렇게 찾고 싶은 아빠였고, 그렇게 갖고 싶은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었다. 시큰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세 번째 작품이 표제작인 '내 이름은 김신데렐라'다.  

네 살 때 처음 신데렐라 이야기를 알게 된 김진우. 진우는 제 이름을 김신데렐라라고 대답하곤 했다. 어릴 때는 귀여운 멋에 모두들 웃고 넘어갔지만, 유치원에 들어가자 공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핑크색에 집착하며 자기 이름을 신데렐라라고 하는 진우는 곧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엄마는 선생님과 상담을 받은 뒤에 진우의 생각을 교정하기로 결심하셨다. 이후 진우의 옷은 온통 파란색으로 도배가 되었고, 아빠가 사다주시는 장남감은 모조리 자동차였다. 게다가 엄마는 진우가 그린 신데렐라 그림을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기까지 하셨다. 진우가 슬퍼한 것은 당연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가방을 사러 갔을 때도 진우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마법천사 씽크'가 그려진 분홍 가방이었지만 엄마는 남색 로봇 가방을 사주셨다. 그리고 그때 여자인지 남자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아이가 자기처럼 똑같이 로봇이 그려진 남색 가방을 사갔다. 알고 보니 같은 학급 친구인 장유미였다.  

진우는 유미네 집에 초대받아 갔다가 그 동안 감췄던 본능을 맘껏 풀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유미는 왕자보다 더 힘센 공주도 있다고 생각하는 호탕한 친구였다. 유미 앞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신데렐라라고 소개할 수 있었다. 유미는 비웃지 않고 멋지다고 말해 주었다.  

이번 이야기는 좀 난감했다. 아이가 자랄 때 지나치게 남자/여자를 구분하지 않는 게 좋다고 알고는 있지만, 자기 이름을 신데렐라라고 부를 정도면 내가 엄마라고 해도 걱정스러울 것 같다. 혹시 아이의 성 정체성이 남다르다는 의문이 들지 않을까. 몇 해 전에 CA에서 만난 중학생은 위로 누나만 셋이던가 다섯이던가... 암튼 그랬던 아인데 핑크 색만 좋아하고 웃을 때도 호호호 웃고, 몸가짐과 손동작 등등이 모두 지나치게 여성스러웠다. 실제로 여학생들하고만 친하게 지냈고 툭하면 삐져서 아주 난감하기도 했다. 오늘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때 그 학생이 떠올랐다. 정말로 성 정체성의 문제라면 그것이 신호일 테니 차라리 다행일수도 있지만,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취향일 뿐이라면 학창시절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어휴, 이 이야기는 생각을 많게 하지만 딱 잘라서 뭐라 말하기가 힘들다. 이야기는 무척 재밌게 읽었지만 말이다.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작품 '희철 선인장'이다. 구구단 외우다가 조금만 긴장하면 자꾸 틀려버려서 나머지 공부하기 바쁜 희철이. 그런 희철이가 속상해서 더 다그치는 엄마, 희철이가 사실은 다 외워놓고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선생님이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희철이가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주는 선인장의 가시가 위험하다고 선생님은 큰가위로 가시를 모두 쳐냈다. 대머리가 되어버린 선인장이 안타까운 희철이였다. 

구구단은 이제 7단으로 넘어갔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잘 외워놓고도 누가 웃거나 남다른 반응을 보이면 금세 머릿 속이 비워지고 만다. 결국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버린 희철이는 제 안에서 선인장의 가시가 툭툭 자라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만다. 수없이 눈을 깜박이고, 입이 멋대로 움직여 생각치도 않은 말이 튀어나오는 희철이. 본인은 그러고 싶지 않지만 제어가 되질 않는다. 갑작스레 돌변한 아이를 보고 선생님도 충격을 받고 엄마도 놀라서 내내 우신다. 희철이는 미안한 마음에 더 잘해보려고 하지만 몸에 솟은 가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희철이에게만 보이고 희철이만 느낄 수 있는 발톱같은 가시.  

책의 은유가 너무 훌륭해서 더 오싹했다. 정말 이런 혼란과 두려움, 그리고 마음의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많을 것 같다. 아이에게 그 원인이 되어놓고는 아이의 진심까지 몰라주는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 재차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제 마음의 울림을 크게 외치고 있었지만, 엄마와 선생님, 어른들은 귀를 막고 자기들의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애정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만을 위한 애정은 아니었는지 서로 돌아볼 일이다.  

작가의 맺음말에는 30년 전의 일기가 실려 있다.  

1981년 7월 30일 금요일 

나는 오늘 엄마가 미웠다.
더워서 하드를 사 먹고 싶은데,
엄마가 돈 없다고 했다.
돈이 없다면서 콩나물이랑 파를 샀다.
엄마는 거짓말쟁이다.
나는 엄마가 되면 하드부터 사 줄 거다. 

저렇게 속상하게 하는 엄마는 되지 않을 거라고 마음 속 깊이 외쳤지만 분명히 그런 엄마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저건 하드 하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아찔하다. 한때 모두가 갖고 있었을 그 '어린 마음'을 알아보는 어른이 되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테지. 그렇지만 그 마음 바라보기를 포기하지 않는 어른은 되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다짐해 본다. 좋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아서 마음이 훈훈하고 눈은 뻑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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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3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3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3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12-19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 반에 한 명 정도씩 유난히 여자 아이들하고만 노는 남자 아이들이 있더라는...

마노아 2011-12-19 10:34   좋아요 0 | URL
중학교에서도 그런 학생들이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놀면 좋은데, 여자애들하고만 놀면, 그것도 또 걱정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