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죽는 사람은 모두의 죽음을 지켜보는것이 사명이고, 먼저가는 사람은 모두에게 죽음을 보여주는것이 사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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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 - 일본의 북 디렉터가 본 서울의 서점 이야기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우치누마 신타로 & 아야메 요시노부 지음, 김혜원 옮김 / 컴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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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좋아하지만 서점에서 노는 것도 좋아하는 내게 일본의 북 디렉터가 본 서울의 서점 이야기는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사실 일본인이 본 서점 이야기라고 하지만 나 역시 서울지역에는 몇년에 한번 가볼 수 있을까말까 한 도시일뿐이고, 서울지역의 서점이라고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려보게 되는 광화문의 교보문고뿐이다. 그래서 현재의 서점이야기속에서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이라는 것은 내게도 아주 설레임이 가득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이야기를 읽듯이 무심코 책장을 넘겨가고 있는데 갑자기 구체적이지 않고 하나의 몽상처럼 담고 있었던 북까페 주인장의 꿈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10년쯤 후, 나의 미래를 설계해보고 싶은 생각까지 하면서. 그만큼 이 책에 담겨있는 서점과 서점 주인들의 이야기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물론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편집자로서의 이력이라거나 서울이라는 지역의 유리함 - 그러니까 매니악한서점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인구도 많고 문화층도 폭넓고 일부러 그런 곳을 찾아다닐 수 있는 사람들이 그나마 많은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현실적으로 내가 접근하기에는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한때 정말 가리지 않고 책을 읽을즈음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딱 어울리는 책들을 권해줄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서점을 하게 되면 주인장 추천도서뿐만 아니라 단골들에게 그들이 좋아할만한 책을 골라주고, 가끔은 책 선물을 하려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책을 골라 선물세트 도서를 만들어 판매해보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래전에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던 것들이 실제로 이 책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책 읽는 시간도 줄어들고 무엇보다 책을 읽는 범위가 많이 줄어들었다. 청소년 도서나 인문학 도서도 끊임없이 읽었었는데 이제 청소년 도서에는 관심이 줄어들었고 어려운 책은 읽기 힘들어지고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시간 자체가 너무 많이 줄어들어버렸다. 사무실 일이 늘어나면서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편히 쉬고만 싶어진 생활이 이제 조금 있으면 십년은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아직까지는 내가 살아갈 미래의 시대에 내가 좋아하는 책과 함께 뭔가를 해볼수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날마다 넘쳐나는 책에 벽 세개를 책장으로 가득 메워놓고도 모자라 바닥에 쌓아두기 시작해 방 하나는 책창고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 읽은 책들은 하나둘씩 정리를 해 버리고 있는데 리커버북으로 나온 것들을 다 모아둘까 싶기도 하고 오래전에 출판되어 절판이 되어버린 책들도 모아둘까 싶기도 하고. 솔직히 책이 너무 많고 공간도 너무 많이 차지해 새 책이 나오면 헌책은 선물해버리는 경우도 많았었다. 절판된 도서도 요즘은 새로 출판되는 경우도 많이 그리 큰 미련을 갖지 않았는데 내가 서점을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봤을 때 그런 책들은 모두 자산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서점들은 - 이 책의 기획은 이미 3년전에 이루어졌고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기는 했겠지만 내가 한번도 직접 본적은 없는 서점의 이름은 이미 익숙하고, 기획출판된 책들 역시 익숙한 책들이 많았다. 아니, 솔직히 익숙하기는 했지만 읽어본 책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계획인 현실적으로 실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노트 한 권을 마련해 '나만의 책방'을 만드는 10년 계획을 조금씩 기록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다. 그 실현을 위해 이 책은 조금 더 가까이 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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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로잡는 아이콘은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 아이콘으로 생각하기
펠릭스 소크웰.에밀리 포츠 지음, 오윤성 옮김 / 미디어숲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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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모티콘, 퍼스나콘, 아이콘... 이제는 너무나 흔하게 하나의 그림으로 함축적 의미를 담아 표현하는 것이 많아졌다. 그런데 그런 상징적인 그림들이 어느 한순간에 바로 등장했을까? 분명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전 세계의 언어는 제각각이지만 언어를 알지 못해도 그림만 보면 화장실을 갈 때 나는 왼쪽인지 오른쪽인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의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대단한 걸 너무 쉽게 만들어냈다고 하면 나처럼 창의력이 미미한 사람은 좌절할수도 있지 않겠는가.

 

"디자인을 생각하는데 가장 좋은 도구와 방법은 종이와 연필이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보다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또한 손과 머리가 촉각을 통해 더 긴밀하게 연결된다"(밀턴 글레이저)는 이야기는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 아이콘이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다듬어져 지금의 훌륭한 상징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조금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아이콘 표현은 세계공통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다 그렇지는 않다. 책에 실려있는 아이콘의 변화 과정을 보면 '도대체 이건 뭘 말하려고 하는걸까?'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이상한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 역시 과거의 몇몇 아이콘의 변화 과정을 보면 시대에 따라 의미를 전혀 알 수 없거나 지금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것도 있고, 잘 만들어진 아이콘이 있는 반면 저자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맘에 들지 않아 폐기해버리는 것도 많다고 하니 그런 단순함의 상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수있게 된다.

 

"아이콘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아이콘은 실패작이다"(113)라고 말하는데, 그 한 예로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오케이 사인은 세계 13개의 나라에서는 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는데, 그 아이콘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게 된다면 그들에게는 얼마나 곤혹스러운 일일까 싶다.

 

세계의 노동자 아이콘도 재밌었다. 노동의 강도가 더 센 베이징은 다른 국가에 비해 파내야하는 흙이 많고 삽의 손잡이마저 휘어져 있다는 말에 웃으며 쳐다봤는데 정말 국가별로 전체적인 형상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표현모습은 각 나라의 개성처럼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트럼프 코끼이로 표현된 정치풍자 아이콘. 저자는 트럼프의 발언의 진위여부를 맞춰보라며 쉽지 않을거라 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그들의 정서적 표현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말이다.

책 제목 그대로 '세상을 사로잡는 아이콘은 어떻게 디자인되는가'라는 물음에 충실하게 답하며 자신이 작업한 아이콘을 중심으로 그 변화과정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데, 전문적이지 않은 독자인 나는 그저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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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여년 전, 4월 3일이면 제주에서는 4.3의 진상규명을 외치는 학생들의 데모가 있었고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거리를 지나 집으로 가면 4.3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어머니의 불호령이 있었던 그런 옛날이 있었다.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그날의 기억들은 과거속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4.3의 상징을 나타내는 동백꽃 뱃지를 도에서 만들어 나눠주기까지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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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조커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5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이규원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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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머니가 재미있게 보시던 드라마가 끝나고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면 항상 '이번 드라마는 재미없어'라고 하시지만 알 수 없는 관계들의 전개가 끝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을 가지며 끝날즈음에는 재미있어 하신다.

레이디 조커를 읽는 느낌이 조금은 그런 느낌이었다. 아주 장중한 서막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이 이야기들이 앞으로 어떤 놀라운 결론을 도출할 것인지 상상하고 기대하는 설레임이 있는 것이다. 뭔가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하나둘씩 그 연관성을 드러내기 시작할 때면 이야기 초반에 툭 던져진 것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감탄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초반에는 미스터리의 서막이 너무 거창한거 아냐? 라는 생각을 했지만 금세 이야기속에 빠져들었다.

 

1947년 히노데 맥주 사원인 오카무라 세이지의 편지 한통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1990년대로 시간을 건너뛰어 대기업이 된 히노데 맥주에 입사지원을 했다가 면접을 보고 온 날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하타노와 아들의 심상치않은 죽음에 뭔가 항의라도 하고 싶어 히노데 맥주에 편지를 보내고 그 역시 지하철로 뛰어들어 자살을 해 버린다. 이 과정에서 피차별부락출신에 대한 차별이 끄집어져나온다.

그리고 하타노의 외할아버지인 약국주인 모노이는 어린 시절 가정형편으로 인해 서로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어 자란 오카무라 세이지의 동생이다. 노년이 되어서야 형의 생사를 알게 되어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갈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에 형은 요양원에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이 모든 것이 대기업인 히노데 맥주와 연관이 되어 있고 그런 히노데 맥주를 상대로 뭔가 보상을 받아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는 모노이. 그는 알 수 없는 모종의 계획을 위해 모아들인 사람들은 현직 형사와 장애인 딸을 키우는 트럭운전수, 고아인 선반공 그리고 재일조선인으로 나오는 신용금고 직원. 어찌보면 밑바닥인생에 가까운 사람들의 모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그들이 치밀한 계획을 세워 히노데 맥주의 사장을 납치하는 대사건을 일으킨다.

과연 이 사건은 이 모든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나가게 될까...

 

또한 그들의 치밀한 계획에 예상치못한 변수가 끼어들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고다형사의 등장이다. 사건의 전개를 보며 뭔가 괴리감을 느끼는 그는 결국 히노데 맥주 사장의 납치에 순찰차의 경로를 알 수 있는 현직 경찰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다는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그는 또 어떤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게 될 것인가.

 

레이디 조커의 첫째권은 이렇게 사건의 발단과 전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막 재미있어 지기 시작하는데 '잠시 후 계속' 이라는 자막을 본듯한 느낌이다. 과연 나를 기다리는 결론은 무엇일까.

범인이 누구일까, 가 궁금해지는 미스터리도 재미있지만 과연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은 어떤 것일까,가 더 재미있는 미스터리도 있다. 거기에 더해 범행을 저지른 범인들의 동기와 대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은 범인에 대한 궁금증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기업의 손익, 사건을 캐내려는 언론의 모습, 그리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 집중력을 발휘하는 형사의 모습까지.

지금은 기다림후에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드라마처럼 더욱더 기대감을 갖게 되는 레이디 조커 둘째권을 빨리 펼쳐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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