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차례 뿌린 비가 또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데도 점심 먹고 난 후 뒷산 산책을 나섰습니다.

동행은 남편과 강아지입니다.

지난 주말에 보았던 할미꽃이 지금은 제대로 다 피었을 거라는 얘기를 하며 걸었습니다.

 

 

 

 

 

 

 

 

 

 

 

 

 

 

 

 

 

 

 

 

 

 

 

 

 

 

 

 

 

 

 

 

 

 

TV 세계테마기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미얀마 편을 보았습니다.

아침 일찍 남편과 함께 호수로 가서 물고기를 잡아다가 장에 가서 파는 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젊은 아기 엄마가 나왔습니다. 잡은 물고기를 담은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시장까지 가서 펼쳐놓으며 자기는 이 일이 참 좋답니다. 남편과 함께 물고기를 잡고 그것을 내다 팔아 돈을 버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답니다. 집에 오는 길엔 친정에 들러 맡겨 놓은 아이들을 데려 갑니다. 그날 팔고 남은 물고기들을 어머니에게 드리고 어머니는 쌀을 퍼줍니다. 짐을 들고 큰 아이는 걸리고 어린 아기는 안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짓습니다.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사는게 뭘까'

이건 편안히 앉아서 TV를 보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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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4-02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을 얻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물고기를 잡아다가 장에 가서 파는 일로 행복을 얻을 수도 있고
남편과 식당을 함께 해서 돈 벌어 행복해 하는 주부도 있고요... 저처럼 책을 보며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고,
책을 내서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고... 정답은 없고 그저 자신이 무엇에 행복해 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 이게 중요하다고 봐요.
제 친구 중에 이제서야 취미를 만들 생각이라는 친구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것저것 배워 봐야 알 수 있을 거라고 했죠.
자신에 대해 아는 일, 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hnine 2019-04-03 04:32   좋아요 0 | URL
제가 오래전 태국에 가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그리 잘 사는 동네가 아닌 곳이었는데 사람들 표정이 참 평화롭다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대로, 꾸밈없이 웃는 모습이 보는 사람도 그냥 무장해제되는 느낌이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인사 잘하고 잘 웃는것은 미국, 유럽의 선진국에서도 으례 보는 풍경이잖아요. 하지만 그것과 달랐어요. 많이 가진 것이 행복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구나, 너무나 많이 읽고 들어서 알고 있던 것을 스스로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할까요.
저희 나이는 정말 취미 생활이 필요한 나이지요. 노후에 필요한 세가지로 일, 봉사, 취미, 이렇게 세가지를 꼽는 사람도 있더군요. 스스로 찾아야 하고요.
다른 이의 업적이나 사는 방식을 부러워하고 따라하는 일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는 나이인가봐요.
 

 

 

 

 

동학사 간 길에 노루귀와 현호색을 만났습니다.

현호색은 많이 봤지만 노루귀를 만난건 어제가 처음이었어요.

줄기에 솜털이 보송보송.

역시 솜털 보송보송하게 나올 잎 모양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노루귀란 이름이 붙었다는데

꽃이 먼저 피는 식물이라서 어제는 잎을 볼 수 없었습니다.

 

 

 

현호색은 이맘때 흔히 보는 식물인데, 종류가 서른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댓잎, 빗살, 애기, 점, 왜, 좀, 조선, 갈퀴, 섬, 날개, 들, 각시, 남도, 쇠뿔. 이게 다 현호색 종류에 따라 앞에 붙는 이름들이랍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제가 어제 본 것은 '왜현호색'이네요.

 

꽃이 마치 작은 나팔 같아요.

 

 

 

 

 

 

 

 

 

 

 

 

 

 

 

 

 

 

 

 

 

 

 

 

 

 

 

 

 

 

 

 

 

 

 

 

바람이 제법이라서 해가 없을땐 몸이 절로 움츠러들게 했다가

구름 뒤에서 해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습니다.

이게 바로 봄 날씨.

포근하기만 하진 않아요.

만만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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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9-03-26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으로만 보던 야생화를 직접 보셨다니 부러워요. 낙엽사이로 핀꽃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이쁘네요.

hnine 2019-03-27 04:33   좋아요 1 | URL
노루귀와 현호색 둘 다 작은 꽃이라 지나치기 쉬워요. 흰색꽃 피는 종류도 있는데 저날 제가 본것은 모두 보라색이었네요. 노루귀 잎자루에 보송보송 솜털 보이시죠? 낙엽과 돌멩이들을 뚫고 작은 꽃이지만 당당히 피어있는 것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요. 이제 봄이 되었으니 앞으로 한동안 꽃 구경 많이 할 생각하면 즐겁죠.
 

 

 

 

 

 

 

 

 

 

 

 

 

 

 

 

 

 

 

 

 

 

몸에 에너지가 필요할 땐 음식을 먹어주면 되고

마음이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저는 연극 보기를 좋아합니다.

영화 말고 이럴 땐 연극이요.

아무리 재미 없는 연극이라 할지라도 보는 동안 딴 생각을 못해요.

영화보면서는 가끔 딴 생각에 빠지기도 하는데 연극은 못그래요.

몰입하여 연기하는 배우들을 눈 앞에서 보고 있기 때문일까요.

그들의 기를 전해받아서인지 마음이 어느 정도 충전되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에 살면 훨씬 더 자주 연극을 보러 다녔을테지요.

오랜만에 연극 소식을 보고, 그것도 딱 사흘, 첫날인 어제 보러 갔습니다.

연극 제목은 <진실, 거짓>

서울에선 이미 공연마치고 지방 공연 다니는 모양입니다.

특이하게 두 편의 연작을 두 회로 나누어 공연하기 때문에 어제 한편 보고 오늘 저녁에 다른 한편 보러갈 예정입니다.

알리스 역을 배우 김정란과 배종옥 두 사람이 하는데 한편은 김정란이 하는 알리스를, 다른 한편은 배종옥이 하는 알리스를 선택하여 보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주인공을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는지 궁금했어요.

 

 

 

 

 

공연장 앞의 나무.

나무도 멋있게 잘 가꾸어져 있지만 오후 2시 해가 만들어낸 나무 그림자도 못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늘 가던 길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할미꽃이 필 때가 되었는데 하면서 작년에 봤던 그 장소를 찾아가보니 솜털만 보송보송하고 꽃은 아직 안피었더라고요.

다음 주 다시 가보게 될 것 같습니다. 산책길 한편에 있는 어느 분의 산소 앞이랍니다.

 

 

 

 

 

 

 

 

 

 

바람이 제법 불고 쌀쌀했지만 걸을때 발 밑에서 느껴지는 흙의 감촉이 겨울과는 완전 다릅니다. 딱딱하지 않고 몰랑몰랑해요.

발로 느끼는 봄. 흙을 걸어야만 느낄 수 있는 차이겠지요.

 

 

 

 

 

 

 

 

 

 

 

 

 

 

 

 

 

홍매화도 막 피기 시작했고요.

 

 

 

 

 

 

 

하얀 매화는 제법 활짝 피었어요.

 

 

매화와 벚꽃은 멀리서 보면 구분이 잘 안가기도 하지만 꽃 모양이 다릅니다.

제가 사는 곳은 아직 벚꽃은 피지 않았어요.

벚꽃잎은 가운데가 옴폭 들어가있어서 하트 모양이고요,

매화꽃은 꽃잎 가운데가 들어가있지 않아요.

 

 

 

 

 

 

 

 

 

 

 

하늘이 흐리다 했는데 결국은 산책 도중 비를 만났습니다.

우산도 없고 강아지까지 데리고 나와서 낭패다 싶었는데, 에이 그냥 맞아버리자 하고 걸었더니 괜찮더군요.

집에 와서 강아지 목욕부터 시키고 (이건 남편이 ^^), 저도 아침에 이어 두번째 머리를 감았습니다.

 

오늘 새벽 학교에서 단체봉사활동으로 태국 치앙마이로 떠난 아들은 지금쯤 비행기를 타고 하늘 어딘가를 날고 있겠지요.

어제 밤에 짐가방 싸는걸 옆에서 구경하자니 일주일 묵을 가방을 싸는데 5분이나 걸렸으려나요. 칫솔을 따로 넣지도 않고 가방 속 옷가지 위에 휙 던져넣기에 다른건 몰라도 칫솔은 따로 넣게 했네요. 남자아이들이란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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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3-23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종옥 씨 TV에 잘 안 나온다 했더니 연극하느라 그랬나 보군요.
좋은 시간이셨겠습니다.

봄이 빨라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날씨가 들쑥날쑥인 것 같습니다.
오늘 서울은 잠깐이긴 하지만 눈이 날리더군요.
역시 봄다운 봄은 4월이나 되야하려나 봅니다.^^

hnine 2019-03-24 05:00   좋아요 1 | URL
배종옥씨 연극은 저도 어제 처음 보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극에서 더 잘 하는 것 같더라고요.
김정난씨는 TV에서와 거의 흡사해서 연극 발성이라고 하기에 좀 약해보였고 발음도 더 강조되었으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특별한 주제는 아니었지만 100분동안 지루하지 않게 내용을 끌고 가는건 극작가의 능력이겠지요. 프랑스 작가인데 머리가 좋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어제는 꽤 추워서 저는 히터까지 켜놓고 잤답니다. 한겨울보다 이럴때 감기를 더 조심해야 한다네요.
 

 

 

 

 

 

 

 

 

 

 

 

 

 

 

 

 

 

 

 

 

 

 

 

 

 

 

 

 

 

 

 

 

 

 

 

 

 

 

 

 

 

 

 

 

 

 

 

 

 

저만큼 자라는데 수십년 걸렸을텐데.

 

 

베어버린지 얼마되지 않았나보다.

톱이 지난 자리에 품고 있던 수액이 스며나오고 있었다.

 

 

 

 

 

 

 

 

다 타고 버려진 연탄

 

너의 본분을 다 했구나.

누구의 몸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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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으면 눈에 쏙 들어올 책 한권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보고 리뷰도 올렸던 책인데 책꽂이에서 다시 꺼냈어요.

 

 

 

 

 

 

 

 

'어린이를 위한' 이라고 되어 있지만 어린이 스스로 이런 책 찾아서 읽지는 않을거예요.

엄마에게 더 유용할 책. 엄마가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혹시 아이도 무슨 책인가 호기심에 옆에 와서 볼 수도 있는 책.

 

 

 

 

 

 

 

낮에 장 보러 가서 달래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듬기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돌아와서는 미련이 남았나봅니다.

예를 보여주기 위해 하필 달래 나와 있는 페이지를 골랐네요.

 

 

 

 

 

 

 한바닥을 읽을 동안 어려운 단어 한번 안나옵니다.

 

 

 

 

 

 

 

그림 옆에 가로선 죽죽 그어 어려운 명칭, 설명,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허접하지도 않아요.

 

 

 

 

 

 

 

우리 밥상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영양 정보와 열량까지 실었어요.

 

 

 

 

 

 

 

 

더 궁금한게 있으신가요?

 

 

요즘 참 유용한 책.

제철 도서로 추천합니다.

모든 책이 다 이렇게 쉽게 쓰이면 좋겠어요 적어도 정보책이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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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3-20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래 그림 신기하네요. 달래에 정말 이렇게 분홍분홍한 꽃이 피는가봐요.
넘 신기하네요^^

hnine 2019-03-20 12:16   좋아요 0 | URL
저도 저런 꽃이 핀 밭을 지나면서 보긴 본 것 같은데 그게 달래밭이라는건 모르고 궁금하기만 했었지요.
마늘의 사촌이라는 것도, 그래서 영어 이름이 wild garlic이라는 것도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