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019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영화들이다.
1. 우리, 별들의 세계로 (2018) 스페인
- 보살핌이 필요한 아버지와 아버지를 보살펴주고 싶은 아들의 이야기
흑백 화면이 가끔씩 삽입되고, 만화 처리된 장면도 간간이 나오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것 같은 아버지와 세상을 일찍 배우는 아들 얘기도 처음은 아니라서 흥미진진하게 본 영화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볼 정도는 되었다.
2. 벨벳 버즈소 (2019) 미국
- 예술이 상품화되기까지 예술가가 담당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현재 미술계를 풍자
'버즈소 (buzzsaw)'는 동그란 모양의 톱을 말한다. 갤러리 관장인 로도라 (르네 루소 역) 의 한때 별칭이었다고 한다.
르네 루소를 영화에서 오랜만에 보는 것 같고, 제이크 질렌할, 존 말코비치도 낯익은 배역이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할 인물은 코코 역이 아닐까. 영화를 다 보고도 아리송하긴 하지만.
예술계의 생리를 잘 보여주는 영화. '예술인가 비즈니스인가', '예술판도 시장판?' 영화 소감이랍시고 이렇게 쓰자니 부끄러울 정도로 영화에는 촌철살인, 신선한 문구와 표현이 툭툭 던지는 대사 중에 많이 나온다. 영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때문이라도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
현재 미술 시장에서 수억에 팔리는 예술 작품들을 그만한 작품이게 하는 것은 예술가, 평론가, 갤러리 관계자, 미술품 소장가, 과연 누구 손에 달려있는가.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이중 그 누구도 아니다. 형체가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 탐욕, 허세, 큰손, 이런 것들이 오히려 사람보다 꼭대기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면에 피어스가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이런 예술나부랑이 모두 부질없고 금방 사라질 것들이라는 의미인가.
3. 버드 박스 (2018) 미국 -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가 재앙인가
기발한 상상력. 가수 출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대 히트를 하더니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책은 아직 읽어보기 전이지만 영화는 무척 재미있다. 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보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의 재미가 있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영화이다.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 출발하지 않았던가? 산드라 블록은 언제부터 이렇게 여전사 이미지의 배우가 되었나. 그것도 이렇게 완벽하게. 그래비티에서 홀로 남는 우주비행사 역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내더니, 이 영화에서 말로이 역할 역시 배우가 연기한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고 끝까지 볼만큼 완전 일치된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인 얘기인데 언제부터인가 우연히 새소리에 귀기울이게 되었고, 뒷산을 산책하면서 또 해뜨기전 새벽에 들리는 새소리를 녹음헤놓기도 했다. 버드 박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언급되며 나온다.
몰입감 최고. 추천할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