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30분에 일어나야 했다. 공부방 소풍 시간이 8시니까 늦지 않게 그 시간까지 닿으려면 1시간 30분 전에는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시계가 여러번 울려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또렷했으나, 몸이 움직여 주질 않았다. 몇 번을 미적거리고, 뭉기적거리다가 겨우 집을 나선 시간이 8시였다. 그 때부터는 서둘러서 움직여야만 했다. 공부방에 전화해서 늦었다고 말씀드리고 중간지점에서 아이들과 합류했다.

   금정산에 오르는 과정도 순탄하지가 않았다. 중간에 사람들이 어긋나기도 하고, 금정산성 동문에 오르는 사람도 너무 많아서 버스를 여러 대 보내고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산에 오르기까지가 너무 힘들었는데, 아이들은 동문 입구에서부터 힘들어 했다. 그러나 산의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이라 걷기에 편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살아있는 것을 보면 금방 생기가 도는 지라 이후의 등산길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나 내 몸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나는 쉴 틈만 있으면 누울 자리를 찾는 것이었다. 범어사로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아이들과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도 내내 졸았다. 아이들을 집에 다 돌려보내고 선생님들과 저녁을 먹고는 집에 바로 왔다.

   이번주는 조금 쉬면서 누구를 찍어야 할 지 고민해 봐야겠다. (사실, 유력한 두 후보 중에 한 명은 반인권 전력에다가 매카시즘적인 사고를 가진 후보라-거기다가 차떼기정당의 핵심 브레인이라나? ㅋㅋ- 사실, 상식적인 사고가 통하는 나라라면 이런 사람은 종신형으로 감옥에 있지 않을까? 반인권 범죄 혐의는 공소시효가 없어야 한다. 고민할 게 있을지 모르겠다.

   수요일에 친구들이랑 운동하고, 목요일은 투표하고... 근데 이상한 건 왜 사람들은 한 달도 안 지난 일을 금방 잊어버리는지 모르겠다. 정말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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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나무 2004-04-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보면 너무 열심히 사는 분이라고 느껴집니다. 젊음을 너무 믿고 혹사하지 마시길....
때로는 느리게 단순하게 지내시는 것도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하게 하는 겁니다.
저는 어제 뒹굴 뒹굴~~ 오늘은 딸아이가 수련회 가고 없으니 밤엔 영화보러 갈겁니다. 너무 오랜만에 ..두 달쯤 됐네요.

느티나무 2004-04-12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리고 단순하게? 좋지요 ^^ 지금쯤이면 영화 보고 오셨겠네요. 저는 '송환' 이 마지막이었는데...좋은 시간 되셨습니까?
 

   오늘 지역의 초보담임을 위한 연수가 있었다. 물론 나도 참여하고 있는 모임이 주최한 것이었다. 참가하는 사람이 보기엔 아무 것도 아닌 것도 준비하는 사람들은 힘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올해 내가 맡은 몫은 선생님들에게 나눠드릴 자료집을 만드는 것이었다.

   원고 마감은 3월 31일까지였으나, 역시 4월 7일에야 원고가 다 들어왔다. 나는 그 핑계로 빈둥거리며 놀고 있다가 이틀 전부터 부랴부랴 편집 작업에 들어가서 어제 밤늦게 대충 마무리를 지었다. 다음은 40부를 복사해서 박음쇠로 꽉 찍어야 했는데... 어제 너무 늦게 출력이 되는 탓에 오늘 수업이 비는 시간을 이용해서 마무리를 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아니, 아침이야 늘 안 먹고 다니는 것이고 점심은 먹는데 준비하느라 정신 없이 바빠서 수업이 끝나자 마자 택시를 타고 연수장으로 달려갔다. 가서는 서둘러 준비하는 분들을 도왔다. 그리고 수업집중놀이-강연-모둠토의-영상앨범 상영까지 하고 나니 거의 탈진할 지경이었다.

   연수가 끝나고 가까운 식당에 모여 앉아 뒷풀이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맥주 뒷풀이는 생략하고  그냥 집으로 왔다. 오는 길에 갑자기 머리카락이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어 미용실에 들어가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 동안에서 눈이 감겨서 좀 힘들었다.

   내일은 공부방에서 소풍가는 날이다. 가벼운 등산인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날은 맑겠지? 후-, 지금 눈이 감기려고 한다.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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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교사 2004-04-1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수 잘 들었어요. 준비 많이 하셨네요... 끝까지 같이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시는 선생님들 보고 느낀 점이 많아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느티나무 2004-04-1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임의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시니까요... 그러나 열심히 하는 것과는 별개로 성취가 생각보다 더딘 것 같습니다. 느긋하게 마음 먹고 있지만, 이렇게 표류하는 것이 아닐까 가끔은 답답할 때도 있지요. 수업은 고등학교 3학년인데다가 아직 경험이 없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두려움이 큽니다. 그래서 그냥 문제집 풀어요. 아이들과는 비교적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공부방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하고 있답니다. 지회활동은 좀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또 무엇이 있나요?
또 나름대로는 분주하기도 한데, 덕분에 책읽을 시간이 제법 많이 줄었습니다. 아, 요즘엔 디지털도서실 활성화에 관심이 있습니다. 수업이 비는 시간은 디지털도서실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냥, 뭐! 이렇게 살아요,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고등학교 1학년 수업지도안을 충실하게 짜 볼까하는 생각도 하고!

병아리교사 2004-04-11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은 항상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고 계시는 듯해요. ^^ 조금 게으름을 피워보는 건 어떨까요?...
 

   아래의 글은 '학교디지털도서실'이라는 도서실미니홈페이지-교육청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자동적으로 만들어지는 곳, 올해 도서실 담당을 하게 되어 알게 되었답니다.-에 올린 우리 학교 독서토론회 안내문입니다. 사실은 며칠 전에 2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독서토론회 해 보자고 이야기해 두었거든요.

   그런데 저의 고민이 무엇이냐하면, 제가 독서토론회를 해 본 적이 딱 한 번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제가 학생 때 한 것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일반적인 토론의 진행 방법이야 별로 어려울 것이 없지만 국어선생인 저도 독서토론회라고 하니-경험이 없어서 더욱 그렇겠지요- 걱정이 됩니다.

   책은 고민하다가,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을 택했습니다. 저는 독서토론회를 통해 아이들이 자기의 일상과 학교라는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일상의 느낌과 학교라는 공간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이 우리의 삶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책을 통해서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작가의 생각은 어떤 것일까? 나는 작가의 생각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관점으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 지 같이 고민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도와주실 거지요?'우상의 눈물'을 읽어 보신 분들은 어떤 주제나 관점을 가지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댓글 좀 많이 달아주세요.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

   우리 학교 도서실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토론회를 해 볼까 합니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실, 저도 학생들과 함께 하는 독서토론회는 처음이라 어떻게 방향을 잡을 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해 보려고 하니, 같이 노력합시다.

4월 독서토론회

  • 토론 대상 책 우상의 눈물(전상국)
  • 토론회는 4월 17일 14:00-
  • 참가 대상은 우리 학교 학생 누구나-반드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우상의 눈물' 본문은 4월 9일에 디지털도서실>정보마당>자료실에 올려두겠습니다. '독서토론회'와 관련해서 물어보고 싶은 것은 디지털도서실>정보마당>자유게시판을 이용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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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09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당연히 도와드려얍죠, 도와...헉...독서토론...흠, 꼬랑지, 슬금슬금.. - ㅡ;;

비로그인 2004-04-09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 독서토론에 참여하는 학생 인원이 몇 명인가요? 그리고 느티나무님께서 토론 시간은 대략 몇 분 정도로 잡으셨는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우리모두 불우한 느티나무님을 도웁시다!

nrim 2004-04-09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우상의 눈물부터 읽어봐야겠군요;;;

느티나무 2004-04-0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토론시간은 제한을 두지 않을 겁니다. 토요일 오후이니...그래서 대략 2시간 정도! 참가 인원은 팀으로 해서 대여섯팀..아니면 토론자 지정-방청객 형식으로!

비발~* 2004-04-0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론회라... 엄청 무게가 느껴집니다. 흣. 고등학교 2학년이면 폼 잡고 싶기도 할 때이므로 무겁게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까나. 대체 왜 이 책이 우리 토론회 1번 타자로 선정된 거 가트냐? 저 같음 거기서부터 말문을 열어가겠습니다만... 우리의 지금 현재의 관심사와 일치하는가 다른가, 일치한다면 어떤 점에서? 인물? 배경? 주제? 관점?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떤 점에서? 이하 같음. 일치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새로운 관심을 열어주는가? 어떤 점에서? 뭐 이런 식으로.. 어떤 점이 새로운가, 또는 진부한가? 그 근거는? 어떤 말을 해도 좋다는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일단은 가장 중요할 듯 싶습니다. 꼼꼼한 숙고없이 그냥 끄적거리고 갑니다. (도서선정은 학생이랑 항꾼에 한 건가요?)

비로그인 2004-04-09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쒸~ 어디선가..누구에게..무쉰 일이 생기면..정의의 차력당 비발쌤이 해결사로..키야..비발쌤, 멋지쉽니다. 제 생각엔 일단 팀 별로 참가한다니 구성면에선 좋은 듯 싶습니다. 토론자 - 방청객 형식은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거덩요. 일단 조별로 묶어서 각 조마다 조장과 토의 기록자를 선출하게 하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독서토론 전에 미리 나머지 조별 구성원들이 한 두 번씩은 모여 책에 관한 자신들의 생각이나 느낌, 주제를 작성하게 하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요. 그리고 독서토론 당일날엔 순서에 따라 결과를 발표하게 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책에 관한 개요와 발문은 미리 느티나무님께서 작성하시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느티나무님 일과중에 수업계획서(혹은 지침서) 짜시죠? 2시간 정도면 음...130분 정도 잡는다고 치고요. 음... 네가지(토론거리 한 문제마다 20분정도 잡으면서 각 모듬별로 해당문제에 대해 발표하게 하면 돼요)정도 토론거리가 되는 중요한 핵심을 파악해 보면 어떨까요. 등장인물의 성격과 배경이라던지 주제를 도출하기 위한 사건의 분석이 가능해지는 문제들을 아이들에게도 참가하기 전 준비를 해 오라고 하시구요, 느티나무님도 수업지침서를 짜보는 겁니다. 그렇게 대략 몇 가지만 뽑고요. 되도록 딱딱해지는 분위기는 피하시는 것이 좋을 거 같구요, 토론을 처음 시작할 땐 독서퀴즈 형식으로 책에 관한 내용을 미리 인지하게 하면서 분위기를 돋구어주는 것도 괜챦을 것 같아요. 그 다음엔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서 주인공의 성격분석이라던지 사건에 대한 자신의 관점, 아니면 모듬의 관점, 그리고 저자의 메시지로 들어가면 괜챦을 거 같은데...아, 이거 제가 부끄럽게도 [우상의 눈물]을 읽은 적이 없는데 저도 함 읽어 봐야겠어요. 책내용을 모르니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도 모르겠거덩요. 알겄슴돠. 17일이면.. 시간이 있슴돠. 읽겄슴돠.




 

   흠... 잘 다녀왔습니다. 늦은 밤, 아주 짧게 쓰는 발자취입니다.

   토요일 공부방 교사회의를 한 후 늦게 출발(18:00)한데다가 경주로 들어가는 차 때문에 경주까지 가는데 무지 애를 먹었으나, 이후 부터는 탄탄대로!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 것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거의 11시를 넘겨 도착한 하회마을에 숙소를 못 구해서 황당했지만, 풍산면에서 겨우 숙소를 구해서 한숨 놓았다.

   다음날 아침부터는 강행군. 하회마을, 병산서원, 부용대를 둘러보고 풍산에 있는 예안 이씨 종택에도 좀 앉아 쉬었다. 이후 점심을 먹고 천등산에 폭 들어앉은 봉정사, 영산암을 구경했다. 다시 제비원 석불을 거쳐,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을 마지막으로 봉화군까지 닿았다.

   오늘은 봉화의 대표적 양반마을인 닭실마을과 권충재 유적지를 둘러보았고, 영주 부석사에 오래 머물렀다. 부석사 앞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성혈사 나한전을 찾았다. 내려와서 소수서원을 마지막으로 구경하고, 풍기까지 와서 중앙고속도로와 구마고속도로를 달려 부산에 닿았다.

   이번에 다녀온 곳 중에서는 실망한 곳도 있지만, 때묻은 내 눈을 확 씻어 준 곳도 있다. 이번 여행도 다시금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들이었다. 떠나 있는 내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저번처럼 사진도 몇 장 찍었는데, 서재에 곧 올리겠습니다. 이번 연휴에도 일하시느라 바쁜 분들도 많으시던데... 저만 신나게 다니는 것 같아서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후후!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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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도 오늘 오후부터 최소한 월요일 저녁까지는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없습니다. 다들 즐겁고 재미있는 연휴 보내십시오. 저는 또, 어디라도 훌쩍 떠납니다. 돌아와서 사진 몇 장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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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4-0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저는 일을-_-;

비발~* 2004-04-0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또... 진짜로 잠적하는 줄 알았자너요. 잘 다녀오세요. 저도 일을 -_-;

nrim 2004-04-0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러니까.. 여행을 떠나시는거군요.. 이건 잠적 예고라 아니라 대략 염장 지르기인걸요.. ㅎㅎ
저는 일은 안하지만... 3일 동안 컴터 앞을 지키는 것은 여전할 듯 하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