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으나 차분히 리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리뷰의 카테고리를 설정했다. 지금까지는 몇 편 되지도 않는 리뷰, 카테고리는 무슨, 하고 팽개쳐 두었으나 그냥 두면 더 써지지 않을 것 같아서 우선 리뷰 카테고리부터 정하고 앞으로는 꾸준히 리뷰를 정리해 두고 싶다. 먼 훗날 내 리뷰를 다시 읽게 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를 상상하면서...

   카테고리를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는데 책을 분야별로 나누어서 읽을 자신이 없기 때문에 일단 접고나니 딱히 생각나는 분류 항목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책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평가가 잘 드러나도록 책에 대한 평점을 기준으로 카테고리를 설정해 보았다.

   그래서 제일 먼저 별 두개 주기도 아까운 책! 말 그대로 읽기 전에 책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아예 읽지도 않고 던져두었을 책을 어쩔 수 없이, 속아서, 읽은 책에 대해 불평을 적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책을 고르는데 조금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책을 쉽게 읽을 것 같지도 않다. 또, 리뷰도 나름대로 애정이 있어야 쓰는 것이니 굳이 이런 책을 읽고 리뷰를 쓸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두 번째 항목은 그저 그런 책들에 대한 평이다. 무난하지만, 약간 뒷맛이 부족한 책들에 대한 서평을 기록해 둘 공간이다. 제목은 '중간은 중간인데'로 달았다. 어감에서 느껴지듯이 책에서 약간 아쉬운 점이 남으면 기록해 둘 곳이다. 그래도 세상의 모든 책은 힘들게 나오는 것이고, 이 난세에 누군가의 마음에 다른 책과 비교해서 중간 정도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나름대로 까다로운 입맛이 가졌다고 자처하는 사람에게 받는 평가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세 번째는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여러가지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고,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들고, 저자의 노고가 팍팍 느껴지는 책을 이 단계에 넣을 것이다. 별을 넷이나 단 책은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비판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칭찬하고 격려(?)하기 위해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쓰고 있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두 분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별 다섯 개. 살아가면서 이 책을 만난 행운에 고마움을 드릴 수 있는 책이다. 별 다섯 개 짜리 책은 내가 읽고 좋아서 남들에게 권하게 되는 책.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온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책들이다. 두고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니 리뷰를 통해서 내가 느낀 감동을 짧은 글로 표현해 두고 싶은 책인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리뷰를 써두지 못한 책 중에도 내 마음에 깊은 감동을 준 책들은 많았다. 이제부터는 그런 감동을 흘려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기록해 두어야 하겠다. 앞으로 시간이 많이 흘러간다면 나에게는 무엇이 남아 있을 것인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책들과 함께, 아름답게 늙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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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6-28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기대 됩니다~^^ 참고해야겠네요.

심상이최고야 2004-06-2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카테고리가 참 독특하네요. 역시 창의적인 느티나무님.ㅋㅋ 리뷰 카테고리에 풍성한 리뷰가 가득 열리길 바랍니다^^
 

   오늘은 드디어 아무 일도 없는 날이었다. 지난 주에도 집에 있기는 했으나, 지난 주에는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내야했기 때문에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그래서 집에 앉아 있으면서도 개운하지가 않고 답답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정말 아무 생각하지 않고 집에서 쉴 수 있는 날이었다. 이제 1학기에 해야할 일들도 서서히 마무리되어 가는 것 같다. 앞으로는 조금 더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저녁까지는 푹 쉬다가 저녁 늦게 학교에 잠시 다녀왔다. 지난 주에 학생들이 제출한 수행평가 자료를 가져왔다. 월요일부터는 평가 결과를 전해주기로 했는데, 아직 다 읽어보지 못 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알라딘'에 들어와 있고, 이번에 주문한 책을 읽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지난주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보고 있기도 하다.

   빨리 일을 시작해야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크, 많이 늦었다. 이젠 컴퓨터에서 나가서 아이들의 글을 읽어봐야겠다. 이번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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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침에 늦잠을 잔 탓으로 아버지의 자가용을 빌려 타고 학교에 갔다. 나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거나 가끔 지하가 답답하면 버스도 타는데... 어제는 승용차를 몰고 학교에 갔다.

   공무원 신체검사를 하는 날이라서 어제 저녁부터 아무 것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수업을 하는 동안에 힘도 없었다. 신체검사를 했으나 내가 보기엔 좀 형식적인 것 같다. 물론 피도 뽑고, 심전도 검사도 했지만 왠일인지 엉성하기만 한 것 같았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점심을 먹고 공부방에 갔다. 공부방에서 이어지는 회의. 여름캠프 이야기를 비롯해서 방학 수업, 2학기 계획 등을 대충 정리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오랫만에 샛별선생님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거의 5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그 동안 맘고생이 심하다는 소리는 몇 번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어제는 공부방에 나와서 보기 좋았다.

   마치고 바로 서면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도심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서면 근처에 있는 대형할인점에다 주차를 하고-오늘 같은 날 차를 가지고 갔을 게 뭐람!-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탔다. 그러나 역시 도심은 꽉 막혀 버렸다. 한참 시간을 허비하고 집회장에 도착했으나, 집회는 이미 끝나고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어찌된 일인가 싶어서 다시 공중전화를 찾아 온 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녔다.(참고로 손전화는 아직도 없다!) 서면 거리를 거의 다 돌아다녀 경우 발견한 공중전화부스!  같이 오기로 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방금 전에 부산의료원으로 갔다고 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지금 서면 어느 패스트푸드점에 앉아 있다고 했다. 서둘러 거기에 합류!

   만나서 차를 타고 의료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그 중에 한 분이 오늘 차를 운전하다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었다고 한다. 초보인데다가 접촉사고까지 일어나고 보니 약간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래도 나머지는 모두 차가 없으니, 그 선생님께서 기어이 우리를 부산의료원으로 데려다 주었다.(그리고는 서둘러 집으로 가셨다.)

    부산의료원 입구부터는 수 많은 전경과 시민들이 엉켜 있었다. 곳곳에서 추모 집회도 열리고, 병원 방문객들은 집회를 구경하고, 전경들은 삼엄하게 서 있고... 우리들은 그 사이를 빠져나가 미리 가 있던 몇 분의 선생님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곧 집회는 끝났다. 그리고 개별 조문이 이어진다는데, 우리 차례는 언제쯤 될 지 몰라 의료원에서 나오기로 했다.

   부산의료원을 나와서 거기서 만난 선생님의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니 야구장 앞에 있는 대형할인점 앞에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우리는 대형할인점의 패스트푸드 구석에 앉아서 모임의 아주 중요한 행사 내용을 토의했다. 이번 여름 방학에 중/고등학생들의 캠프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여러가지의 여러움이 있어서 행사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의논을 모았다.

   이제 모든 일이 끝나고 차를 타고 집에 가는 일만 남았다. 그래서 그 선생님 차를 타고 막 출발하려는 순간, 뒤에서 진행하던 차와 스치듯 충돌했다. 차에 탔던 사람들은(5명) 모두 놀랐다. 다행스럽게도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내려서 보니 차가 좀 많이 망가졌다.

   상대방이랑 어떻게 어떻게 이야기가 잘 안 되는지 보험사에서 오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차를 주차시켜 놓은 곳과 방향이 같은 선생님 두 분이랑 함께 택시를 타고 먼저 출발했다. 나는 중간에 내려 할인점에서 차를 가지고, 다시 사고가 난 사직동으로 갔다. 도착해서 보니 여전히 사고 처리가 끝나지 않았다.

   조금 있으니 보험사에서 사람이 왔고, 사고는 얼추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그 선생님 차가 좀 망가졌기 때문에 견인차로 정비소로 가게 되었다. 나는 그 때까지 남아있던 다른 선생님을 동래 근처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돌아왔다. 도착하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었다.

   이 모든 일이 하루 동안에 일어났다는 게 너무 신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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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7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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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교사 2004-06-2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클림트' 제가 있는 책인데... 드디어 제가 아는 책이 나왔네요
어제 인사도 못 드리고 갔어요. 보이시지 않으시더라구요^^

느티나무 2004-06-25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어젠 인사도 제대로 못 했네요. 그 전날 거의 잠을 못 자서... 도서실에서 한숨 잤더니 다시 들어가기가 좀 그랬지요.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뻘쭘해서 ^^; 음!! 병아리교사님, 늘 행복하게 학교 생활하세요.

병아리교사 2004-06-2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야겠지요?^^ 왜 이렇게 진심이 통하지 않을까요? 우리 반 모 양.... 가장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인 것같아요^^

nrim 2004-06-26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풍성하네요....
 

   아이들과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내가 본 놀라운 여론조사 결과도 알렸다. 나는 오늘까지 시험문제를 내야 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마음이 무거워서 아무 것도 못한 거 같다. 퇴근 무렵에 서면으로 나가자고 하신 분이 있었는데 그냥 학교에 남았다.

   저녁도 먹지 않고 컴퓨터만 켜 두고 이리저리, 이것저것 잡일을 하다 돌아오니 11시가 넘었다.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 오늘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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