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

   아침 버스를 타고 오다 라디오에서 소식을 듣고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사실, 어제 뭔가 일이 잘 풀릴 것 같다고 텔레비전에서 떠들길래 불안하긴 했어도, 진짜 사고가 나고 보니, 순간 멍하다.

   학교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그런데 나를 정말로 경악시킨 것은 한 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였다. 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래 파병을 반대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파병에 찬성한다는 사람의 비율이 원래 파병에 찬성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파병에 반대한다는 사람의 비율보다 딱, 2배가 더 많았다.

   이크, 아이들이 도서실에 몰려 올 시간이다. 제발 정신차리고,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같은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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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서는 유달리 책이 안 읽힌다. 도서실에는 늘 앉아 있는데, 학교 도서실에 앉아 있으면 늘 할 일이 눈에 보여서 책에 쉽사리 눈이 가 있지를 않는다.

   저번에 잃어버린 신용카드를 다시 발급한 기념으로-사실 책을 주문하고 싶어도 신용카드가 없으니 영 불편하지가 않았다.-보관함에 모아둔 책을 몽땅 주문하고 말았다.ㅠㅠ 이번에는 조금 넉넉하게(?) 주문했기 때문에 이번 방학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그런데 책을 사는 것도 탄력받았는지 또 슬슬 보관함에 책이 쌓이기 시작한다. 남들처럼 진득하게 한 두개의 주제로 깊이 파고 들어가면 좋겠지만, 워낙 잡식성이라 여기 찔끔, 저기 기웃하는 판이니... 이러다 무엇이 남을런지 걱정스럽다.

   그래도 아무튼, 지금 이 밤을 타고 책이 나에게로 달려 오고 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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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사실 웃을 일이 아니지. 오해와 진실 사이에서 사람 목숨이 왔다 가는 판이니...

   만두 파동이 있을 때 나도 남들처럼 내 눈을 의심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같이 분노했다. 그러나 나는 남들과 달리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이 덜한 편이라 이틀 쯤 지나자 집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냉동만두를 가볍게 구워먹었다. 아마 그 날이 불량 만두소를 쓴 업체 명단을 발표하기 전날이었던 것 같다. 만두를 먹을 때 생각은 냉장고에 있는 만두라면 버리기는 어려울 것이고 언젠가는 꺼내서 먹을 건데, 지금 먹으나 나중에 먹으나 똑같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불량 업체 발표할 때 유심히 봤으나 내가 먹은 회사 제품은 없었다.)

   두 번째 만두 먹은 날은 지난 주 목요일이었다. 동네 분식점에서 김밥 먹을 때 같이 주문해서 먹었다. ㅎㅎ 주문 받는 분이 조금은 황당하다는 표정! 혼자는 아니었지만, 우리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양보하지 않고 맛나게 만두를 해치웠다. 이런 때 일수록 더 많이 먹어줘야 한다면서...(사실, 조류독감 파동이 왔을 때도 내 친구와 나는 닭집, 오리집 가리지 않고 가서 아주 많이 먹어줬다. '먹어줬다'는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하다. 그래도 10원도 안 깎아줬고 내 돈 내고 다 먹었으니까.)

   그리고 오늘 집에 남아있는 냉동만두를 마저 먹었다. 이번에는 더욱 아무 느낌도 없었다. 공부방에 갔다온 후라 출출해서 그런지 오늘따라 만두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지금은 그 힘으로 만두에 대한 글을 서재에 올리는 것이다.

   만두 기사를 보면서 예상한 것처럼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는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만두 먹는 장면을 내보내는 걸 봤다. 그리고 그 기사의 진실성 유부를 두고 해당 회사, 경찰청, 텔레비전, 신문사들의 '과장이다' '진실이다'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어떤 것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지만, 비단 우리 먹거리가 만두만 불량일리는 만무하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일 것인데, 안 알려졌을 뿐이겠지.

  금방 잊어먹기도 잘 하고, 한 쪽으로 쏠리기도 잘 하고! ㅋㅋ 재미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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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내 홈페이지는 없으니 내 홈페이지 이야기는 아니고, 우리 학교 홈페이지 이야기다. 어제는 3학년 학생에게 메일도 받았다.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학생의 글이라 답하는 것이 영 개운치 않았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성실하게 답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주 수요일에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0교시 폐지운동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편법으로 일과시간을 당기거나 9교시 수업을 만들어서 거기에 대응하고 있다. 그래서 부산에서는 교육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지역을 나누어서 '걷기대회'가 열렸다. 수요일은 마침 우리 학교가 '걷기대회' 출발점이라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문제는 8교시 수업이 끝난 아이들이 잠깐 쉴 틈에 교문 밖을 내다보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나를 본 것이다. 처음에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보는 것이었다. 나는 '커밍 아웃'을 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시선이 몹시 부담스러웠다. 나는 그 날 거리 행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날 저녁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저녁에 있었던 사건들에 대한 학생들의 감상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비난하는 글들이 먼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생들끼리 이어지는 반론성 댓글. 나는 처음에 한 두 개의 글만 읽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않았다. 내 마음의 상처가 더 심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두려운 것은, 아이들의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단호한 태도이다. 나는 어떤 문제라도 거침 없이 내뱉는 아이들의 태도를 볼 때마다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다.

   다음 날 수업시간에 들어갔는데, 아무도 어제 일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다. 그 만큼 아이들과 나는 거리감이 생겼다. 나로서는 무척 당혹스러웠다.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토요일 저녁에는 3학년 학생이 메일을 보내왔다. 지난 수요일의 사건에 대해 '조심스럽게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보내온 것이다. 나는 차라리 그 메일이 반가웠다. 성실하게 답을 써 보냈다.

   처음에 답답하던 마음은 이제 많이 가라 앉았다. 수업 시간도 예전처럼 활기찬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이 한결 가볍기는 하다. 오늘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 내 이야기가 올랐다기에 들어가 봤다. 이제는 시끄러운 우리 학교 홈페이지도 정리가 될 것 같다.

   나는 아이들에게 당당할 수 있을까? 선생님들이 '시위'보다 '수업'에 더 신경을 써 달라는 학생의 '당연한' 요구 앞에 나는 얼마나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내가 해 온 일에 대해 당당하게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힘든 때일수록 내 행동에 책임지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리라고 믿는다.

-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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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2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울 麗, 물 水... 내일 저녁이면 여수의 푸른 물빛에 닿아 있을 겁니다. 운이 좋으면 바다 밑으로 가라 앉는 해와 다음날 반대편에서 뜨는 해를 볼 수도 있겠지요. 이번에도 늘 함께 떠나는 사람들과의 여행이라 번잡하겠지만, 또 그만큼 또 익숙하다는 거겠지요. 저는 여수가 처음입니다. 둘러보고 싶은 곳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다녀온 흔적을 남겨둘 생각입니다.

   미리 주말 인사 드립니다. 사람 사이에서 평화가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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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6-1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여수 참 좋아해요... 그냥 왠지 좋은..
좋은 여행되시길. ^^

비발~* 2004-06-1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담주말에는 보길도에 갈 듯합니다(자랑해야징~) 한 주 먼저 잘 다녀오시길~^^*

nrim 2004-06-1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보길도 갔다가 30분밖에 못 있고 나왔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ㅡㅜ

느티나무 2004-06-1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발샘~* 제가 먼저 다녀오겠습니다. 근데 멀리 가시네요 ^^
nrim님, 저는 땅끝에서 보길도 가는 배의 승선권을 끊었다가 환불받은 적도 있는데요, 뭘! ㅋ

메시지 2004-06-12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수의 향일암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탁트인 바다와 해안가 바위위에 자리잡은 아담한 산사도 기억에 남는군요.

비발~* 2004-06-1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림님의 보길도 기행(?) 감동적이었지요. 향일암... 제가 갔을 때는 공사중이었습니다. 지난 해. 하긴 여정이 빡빡할 듯도 싶습니다. 그래도 설렙니다, 보길도. 한번도 못가봤거든요.

nrim 2004-06-12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일암.. 제가 갔을때는 사람이 무지 많았었는데..그래도 정말 좋았어요..아.. 향일암도 다시 가보고 싶다.

느티나무 2004-06-12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일암에서 일출을 보는 게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