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와 나눈 대화
데이비드 케일리 외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물레 / 2010년 3월
절판


사실 내 인생은 대부분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된 결과이다.-71쪽

사람들이 학교에서 배운 과목과 그 과목을 배운 사람을 요구하는 직업에서 이들이 발휘하는 능률 간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학교교육에 들어간 돈의 액수와 그 직업에 종사하면서 평생 벌어들이는 수입 간에는 아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지만, 학교에서 습득하기로 되어 있는 역량과 업무 효율 간에는 입증할 만한 고나계가 없다는 말이다.-79-80쪽

우리가 여기 앉아 함께 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것은 당신과 당신 아이들 간의 감정에 내가 첫눈에 깊이 감명 받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는데, 아동기라는 개념이 자리 잡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이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진지하게 대하기 위해 아동기라는 개념을 당신이 버렸다는 사실은 아이들 편에서 보면 특별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모범이 아니다. 모방의 대상으로 삼을 행동이 아니라 앞 다투어 그렇게 해야 할 행동이다. 이 독특한 불꽃을 우리는 소중히 길러야 한다.-88-89쪽

나는 우리가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있음을 분명히 해두고자 했다. 나는 주장한다. 전문 언어학자의 생각과는 달리, 서로 진정으로 대화하는 사람들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도구가 일정한 강도 이상으로 성장하면 수단에서 목적으로 변모할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꺾어버리게 되는데, 『공생을 위한 도구』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되는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나는 반생산성이라는 개념을 세우고자 했다. 어떤 도구-예를 들면 운송체제가-가 일정한 강도를 넘어 성장하면, 그 도구가 만들어진 목적으로부터 멀어지는 사람이 그것의 장점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는 사람보다 반드시 더 많아진다는 사실 말이다. 통근-즉 필수적인 교통-목적의 경우 교통이 가속화되면 사회의 구성원 대다수에게 날마다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반면 세계 어디든 거의 동시에 오고갈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125쪽

나는 기술에 대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지만 사람들에 대한 희망은 계속 품고 있다. 사람들의 아름다움과 창조성과 놀라운 창의력을 믿고 있다.-126쪽

나는 글을 쓰는 법을 알고 있다. 무엇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다. 사람들이 나를 읽게 하는 것이다. 그 외의 사람에게는 다가가고 싶지 않다. 지금도 이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134쪽

물이 비교적 싸게 집 안까지 들어온 것은 사실이다. 1920년에 이르러 미국 가족의 절반이 옥내 화장실과 샤워를 갖추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제 여성이 들통에 물을 담아 들고 거리를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는 식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가족은 전보다 물을 더 많이 쓸 수 있었고 더 깨끗해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슈워츠코원 여사가 아주 분명하게 보여준 바와 같이, 그 이후 욕조를 청소하고, 화장실과 욕실을 치우고, 세탁기를 돌리고, 심지어 세탁기 등을 구입하기 위해 밖에 나가 돈을 버는 등 여성이 집안에서 처리해야 하는 노동의 양은 그 이전 사회에서 물과 관련하여 여성에게 기대하거나 부과된 노동의 양보다 훨신 더 많아졌다. 어떤 유형의 활동-공동 급수장에서 몇 시간씩 서서 기다리며 수다를 나누고 굉장한 뒷공론을 주고받는 쪽과, 각기 자기 집 욕실 안에 갇혀 바닥을 청소하는 쪽-을 여성이 선호할지 나로서는 그들의 결정에 맡긴다.
내 논지는 상품을 쓸모 있는 것으로 변환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종류의 노동을 하나의 경제 활동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노동에 보수가 따를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황당해보여도 그렇게 해야 한다. -174-175쪽

충격이었다! 나로서는 그로부터 3~4년 안에 우리가 친한 친구가 되고 또 그가 만년에 쿠에르나바카에서 나와 함께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나는 굿맨을 내가 알게 된 위대한 사상가의 한 사람으로, 또 사려 깊고 따뜻한 사람으로 생각한다.-223쪽

(존 홀트에 대해 얘기하며)그는 한 가지 일에 열중하는 멋진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정말 있을까 싶어 가끔씩 찾아가서 만져볼 정도로 멋진 사람이었다!-231쪽

그들은 댈러스에 호수가 있어야 할지 없어야 할지를 두고 70년 동안 벌여온 논의 기록을 내게 보냈다. 댈러스는 역사가 130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 문제를 놓고 70년 동안 논의를 계속한 것이다. 재정적으로 가능한가? 경제에 보탬이 되겠는가?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이런 여러 관점 하나하나에 대해 그들은 70년 동안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었다. 한 가지에 대해서는 다들 확신하고 있었다. 호수가 아름다울 거라는 점이었다. -271쪽

그렇기에 나는 살아 있자고, 그리고 누리자고-정말로 누리자고- 모든 고통과 모든 불행과 함께 이 순간 허락돼 있는 살아 있음을 의식적으로, 의례적으로, 공개적으로 즐기자고 말한다. 내가 볼 때는 이것이 절망이나 종교성-저 사악한 종류의 종교성-에 대한 해독제인 것 같다.-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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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와 나눈 대화
데이비드 케일리 외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물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이 제3세계에 자원봉사자를 보내는 것이 결국은 해를 가져온다는 것, 학교라는 교육 기관 역시 도구로서 인간에게 해를 가져온다는 것, 의료 기술의 발전 역시 해를 가져온다는 것, 성별을 인정하지 않으니 성차별이 생겨난다는 것 등등, 그의 주장들은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읽지 않는다면 처음엔 대체 그게 무슨 소리람, 싶어진다. 그러나 그가 조목조목 하는 말들을 천천히 읽으면 아, 그렇겠구나,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말들이 내게 무척이나 어려워서 잘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 만약 내가 잘 이해했다면 그의 주장과 근거를 인용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거나 설득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입 밖으로 낼 수 없는건 내 스스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이고, 그러므로 나는 매우 안타까운 것이다.


이 책은 분명 읽을만한 가치가 있긴 하지만, 지금의 내가 읽기엔 온전히 이해되기 어려울 정도의 내용들로 가득차있고, 그렇다고 십 년이 지난후에 읽어도 내가 이해할 수 있을지 역시 자신이 없다. 이 책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 해설서가 나왔으면 싶어지는 것이다. <이반 일리치 입문서>같은게 필요한 것이다. 흑흑.



그나저나 지구 이편에 나라는 인간이 있듯이 지구 저쪽 편에는 '열한 개의 언어를 익히고, 신학과 역사학과 화학 분야의 학위를 갖고 있는' 이반 일리치가 존재했구나. 그 간극은 물리적 거리보다 더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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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5-19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나중에 저한테 파셔요. 도전!!!

교육, 의료 기술발전, 성별의 차이 이런것들 뿐만아니라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은
모두 다 장단점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라고..소심하게 써봅니다^^

다락방 2014-05-19 09:33   좋아요 0 | URL
제가 밑줄 그은 부분들이 있지만 그냥 드릴게요. 팔기는 무슨.. ㅎㅎ
아 머리에 쥐나는 독서였네요. 이제 김 숨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팔랑팔랑 잘도 넘어가는지. ㅠㅠ

2014-05-19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19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9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없는 사회'를 추천합니다.

다락방 2014-05-20 08:12   좋아요 0 | URL
학교없는 사회는 다 품절이나 절판이네요. 그래도 박홍규의 '이반 일리히'를 선물 받았습니다. 움화화핫. 언제 읽게될진 모르겠지만요. -0-
 

역시 잠이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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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4-05-19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저도 새벽 네시에 잠들어서 지금 죽겠네요

다락방 2014-05-19 10:57   좋아요 0 | URL
으악 소이진님! 저보다 더 늦게 잤네요! 오늘 하루 잘 버텨요. 빠샤!
 
이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6
알베르 카뮈 지음, 이기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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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피부병에 걸린 이후로 살라마노 영감은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연고를 발라주었다. 하지만 영감 말에 따르면, 진짜 병은 늙은 것이었고, 늙은 건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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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6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5-18 16:33   좋아요 0 | URL
우리는 매일매일 늙어가고 있죠 ㅠㅠ

blanca 2014-05-1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말 너무 슬프다...우울해져요....

다락방 2014-05-19 16:1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슬프더라고요. 가뜩이나 늙어가는 게 전 무서운데 말입니다. ㅠㅠ
 
















사람들이 하도 이방인 어렵다고들 해서 그간 읽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새움출판사에서 자기네가 제대로 된 이방인을 냈다고 해서 이왕 읽을거 새움으로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그 뒤의 논쟁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새움으로는 읽지말자, 라고 굳게 마음먹었는데, 무엇보다 자신의 해석이 옳다고 강요하는 게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첫 페이지부터 끝페이지까지, 그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독자가 해석하기에 달렸다. 게다가 받아들이는 것도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학창시절 하도 시나 소설에서 주제찾기 질문을 해대니 이 책의 주제는 뭐다, 하고 그것만 찾으려 하다보니 소설은 재미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는데, 거기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찾으려고 기를 쓰는 것 보다는 한 줄 한 줄 천천히, 등장인물이 되어 읽다보면 아주 사소한 문장에서도 감동을 할 수 있고, 그간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작품의 해석을 강요하고, '자신의' 해석을 설득한다는 건 '주제 찾기' 하라는 학창 시절의 국어 시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뿐더러, 여러 갈래로 뻗어나갈 생각들을 차단하는 게 된다. 물론 '강요' 라는 것 자체를, 누군가 나의 생각과 태도를 통제하려는 자체를 내가 징그럽게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태도가 더 짜증나게 느껴지는 걸 수도 있겠지만, 여튼 나는 그런 태도가 확실히!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과 감상을 온전히 느낄 줄 아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강요어린 해석에 휘둘리지 않을것이고.



집에 문동의 《이인》이 있으므로,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이 책으로 읽어보자 싶었다. 아니, 근데 왜 제목이 '이인'이냐. 이건 좀 너무 나간게 아닌가 싶다. 책 뒤편의 해설을 읽어보니 역자는 이 책의 제목이 '이방인' 보다는 '이인'으로 해석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이인 과 이방인이 주는 느낌은 좀 다르다. 


여하튼 이 책을 읽었는데, 그렇게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사람들이 하도 어렵다 어렵다 해서 조낸 겁먹었는데, 책장이 잘도 넘어가는거다. 심지어 재미있어!!!!!!!!!!!!!!!!!!!!!! 게다가 얼마나 밑줄 그은 문장은 많던지. 왜 그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어렵다고 한걸까, 생각해보다가, 그들이 혹시라도 너무 어린 시절에 시도했던 건 아닌가 싶었다. 나 역시 고등학교때 도스트예프스키의 《죄와벌》을 열 번쯤 시도하다 포기했었는데, 이십대 중반에 읽었던 죄와벌은 재미있었던거다. 그래서 내친김에 그의 《영원한 남편》도,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도 읽지 않았던가!













분량도 적어서 앉은 자리에서 금세 읽어낼 수 있었는데, 그렇게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간혹 '이거슨 뭐담?' 싶은 문장이 몇 개 보였다. 자연스럽지 못한 문맥이라고 해야하나. 사소한 꼬투리잡기이긴 하지만, 이런 문장은 확실히 부자연스럽다.



난 관자놀이에서 피가 뛰는 게 느껴졌다. (p.23)



'난' 이라고 시작했다면 '느꼈다'로 끝맺어야 하는게 아닌가. 뒤에 '느껴졌다' 라는 서술로 맺어야 했다면 앞에는 '내 관자놀이에서' 라고 하는 쪽이 더 자연스럽고. 다음과 같은 문장도 마찬가지다.



레이몽 역시 창이 없는 부엌 딸린 방 하나밖에 없다. (p.34)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건 아니다. 레이몽이 사는 집도 방이 하나짜리이며, 부엌엔 창이 없다는 뜻이라는 걸 안다. 다만, 문맥상 자연스럽지 못하게 느껴진다는거다. 

'느꼈다'와 '느껴졌다'의 주술 관계에 있어서 아마 역자(혹은 편집자)는 늘 헷갈리는 것 같은데, 다음 문장에서또 그런다.



영감이 슬그머니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난 비늘 같은 피부가 느껴졌다. (p.54)



나는 이 문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대체적으로 이런 주술관계가 자연스러운 건가? 자꾸 반복되니 나 혼자만 이 문장을 자연스럽지 못하게 느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건그렇고, 이 책의 주인공인 '뫼르소'는 굉장히 솔직한 남자인데, 그렇기 때문에 재판의 과정에서 더 불리했던 것 같다. 어머니와 같이 사는 것 보다는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는 게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하지만, 그 생각을 말로 꺼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자를 만나고 데이트를 하지만 결혼할 생각을 갖지 않는 사람은 많되, 그걸 입밖으로 꺼내는 사람도 역시 별로 없다. 이런 생각들을 바깥으로 드러냈을 때 벌어지게 될 일들, 내가 어떻게 보일 것인가 하는 것과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라도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나를 멀리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것들이 뫼르소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품고만 있는 사람들에게 그는 불편한 사람일 수도 있다. 이런 점이 살인이란 죄목으로 재판을 받는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다는 게 더 편하다는 사람이, 어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여자랑 놀러다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일 리 없어, 하는 편견들이. 결국 그는 유죄가 되고 사형을 선고 받는다. 그가 순간의 기분에 충실하고, 그 충실한 기분을 입밖으로 꺼냈기에 그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사람이 되고야 만다.



나는 마당에 있는 플라타너스 아래에서 기다렸다. 풋풋한 땅 내음을 들이마셨고, 더 이상 졸리지도 않았다. 사무실 동료들 생각이 났다. 이 시간이면, 출근하려고 잠자리에서 일어날 시간이었다. 내겐 늘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p.18)


어머니의 장례식 차 휴가를 받고 내려와있던 그는, 요양원에서 잠시, 출근하려는 동료들 생각을 한다. 휴가를 썼던 이유가 '어머니의 장례식'이라는 게 안타깝지만, 평범한 직장인인 나는 평일 휴가를 얼마나 바라는가, 하는 것이 이 문장을 보며 떠올랐다. 일전에 업무차 밖에 나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치던 까페를 무심히 쳐다보다, 그 까페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을 보았었다. 아, 저들은 이 시간에 어떻게 저 안에서 한가롭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도 평일 늦은 오전에 까페 안에 들어가있으면 좋을텐데, 했던 일. 출근하던 길에 마주친 모텔에서 나오던 연인들. 아니, 이 시간에 모텔에서 나온다니, 저들은 출근을 어떻게 하려고, 오지랖넓게 걱정했던 기억. 뭐 그런것들. 


일전에 스페인 영화를 보면서 아니, 저들은 오후 시간이 왜저렇게 많지? 직장에 다니면서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도 역시 생각했다. 휴가에서 돌아온 후 뫼르소는 직장에 복귀했는데 점심 시간이 되어 사무실에서 나온다.



우리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셀레스트네 식당에 도착했다. 하얀 콧수염을 기른 셀레스트는 불룩 나온 배에다 앞치마를 두른 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셀레스트는 "그래, 괜찮아?"라고 내게 물었다. 난 괜찮다고 하면서 배가 고프다고 했다. 난 허겁지겁 먹고 나서 커피를 마셨다. 그러고는 집에 와서 낮잠을 약간 잤는데, 포도주를 과하게 마신 탓이었다. 잠에서 깨자, 담배를 피우고 싶었다. 시간이 너무 지나서, 난 달려가서 전차를 탔다. 오후 내내 일을 했다. (p.32)



이 문장들은 읽으면서 내가 다 걱정했더랬다. 아니, 점심을 먹고 집에 가서 낮잠을 잘 수가 있다니.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싶었던거다. 점심을 먹으면 나도 항상 졸린데 나도 그러고 싶었다 ㅠㅠ 물론 점심시간으로 많은 시간을 써버리고 '달려가서' 전차를 타 '오후 내내' 일을 하긴 하지만, 어쩌면 뫼르소의 성격상 나처럼 제 시간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같은 게 없었을런지도 모르겠다. 


늘 생각하는거지만, 나는 지금 하는 일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이 일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라는 게 물론 분명 존재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랑 같은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나와 같은 강도로 스트레스를 받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이런 성격'이고 '이런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뫼르소는 직장과 업무라는 것 자체에 있어서 그의 성격상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런지도 모르겠다. 



저녁때 사무실을 나와 선창을 따라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난 행복했다. 하늘은 초록빛이었고, 난 만족감을 느꼈다. 그래도 난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삶은 감자 요리를 해 먹고 싶어서였다.(p.32)



ㅎㅎㅎㅎㅎ 퇴근할 때의 내가 꼭 저러해서 뫼르소에게 빙의 됐었다. 퇴근길의 나는(물론 출근길에도 그렇지만) 하늘이나 나무, 풀과 꽃 등을 보며 얼마나 감탄하고 행복해하는가. 게다가 늘, 거의 매일 빠짐없이 먹고 싶은 무언가가 생각난다. 먹고 싶은 걸 먹을 생각에 설레인단 말이다. 오, 행복한 퇴근길!! 그게 내가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일때는, 만들고나서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의 날들 속에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과의 대화에서도 뫼르소의 성격은 나타나지만, 재판을 임할 때 굉장히 잘 드러난다.


비록 피고석에 앉아 있다 해도, 자기에 대해 말하는 걸 듣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는 법이다. 검사의 논고와 변호사의 변론이 이어지는동안, 나에 대해서, 아마도 내 죄에 대해서보다도 나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말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하기야, 검사의 논고와 변호사의 변론이 그리 달랐던가? 변호사는 두 팔을 휘저으며 죄는 지었지만 감경사유가 있다고 했다. 검사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서 유죄를 부각시키면서 감경 사유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막연하게나마 한 가지 때문에 내 심기가 불편했다. 내 걱정거리들은 제쳐두고, 난 이따금 중간에 개입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변호사가 내게 말했다. "잠자코 있어요. 당신 사건엔 그게 더 좋아요." 어떻게 보면, 나를 쏙 배놓고 내 사건을 다루고 있는 모양새였다. 모든 게 내가 개입할 여지도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내 운명이 내 의견을 반영하지도 않은 채 결정되고 있었다. 이따금 나는 모든 사람들의 말을 가로막고서 "아니, 도대체 누가 피고입니까? 피고가 된다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저에게도 할 말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겐 할말이 아무것도 없었다. (pp.106-107)



아, 나는 저 문장이 그렇게나 좋은 것이다. '내 운명이 내 의견을 반영하지도 않은 채 결정되고 있었다' 라는 저 문장!



누구나 알다시피, 삶이란 건 살 만한 가치가 없다. 따지고 보면, 서른에 죽으나 일흔에 죽으나,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당연하게도 두 경우 모두, 나머지 사람들은 살아 있을 것이고, 그렇게 수천 년 동안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이보다 더 명백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이든 이십 년 후이든, 죽는 건 언제나 나이다. 그런 순간에, 내 추론 때문에 난 약간 난감해지곤 했는데, 앞으로 이십 년이나 더 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속으로는 미친 듯이 날뛰는 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p.122)



나는 삶이란 살 만한 가치가 없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러나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은 뫼르소처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뫼르소가 말했듯, 그 죽음이 '나의'것이 되는 순간, 그건 '응 원래 알고 있었어' 라고 대응할 수 없게 되는것이다. 나이다. 내가 된다. 나에게 닥친 일이 된다는 것은, 충분히 날뛸만한 일이 되는 게 아닌가. 내 일이 되고 내 가까운 사람의 일이 되는것, 알지만 받아들이기 얼마나 어려운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것처럼, 뫼르소는, 그것이 자신의 일이 될것이란 생각때문에 속으로 날뛴다는 것 역시 잘 알고있다. 아..갑자기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아무리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해도, 수시로 불쑥불쑥 찾아오는 저 큰 불행의 기억 때문에. 그 불행은 모두에게 지독한 상처이고, 부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텨낼 수 있기를,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아...이방인 얘기 하고 있었는데....다시.




나는 바닥을 뚫어지게 바라다보고 있었다. 신부가 나를 향해 한 발짝을 떼더니, 마치 감히 앞으로 더 다가서지 못하기라도 하는 듯이 멈춰 섰다. 신부는 철창 너머로 하늘을 쳐다보다가 내게 말했다. "내 아들아, 자네가 잘못 생각하는 걸세. 자네에게 그 이상을 요구할 수도 있는 걸세. 아마도 그 이상을 요구할 걸세." -"도대체 뭘 말입니까?-"자네에게 똑똑히 보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걸세."-"뭘 보라는 겁니까"

사제는 사방을 쭉 훑어보고 나서, 내가 보기에 갑자기 매우 지친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모든 돌들이 고통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네. 난 그걸 알고 있네. 난 번민에 빠지지 않고서 이 돌들을 바라본 적이 없네. 진심으로 말하네만, 난 알고 있네. 자네 같은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비참했던 이들은 이 돌들의 어둠 속에서 신의 얼굴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는 걸 말일세. 자네에게 보라고 하는 게 바로 신의 얼굴이네."

난 약간 열이 받쳤다. 난 이 벽돌을 쳐다본 게 벌써 몇 달째라고 말했다. (p.126)



어이쿠야. 감옥에 갇힌 뫼르소에게 찾아와 사제가 하는 말이라니. 감옥을 둘러싼 그 벽에서 신의 얼굴이 나타난다니. 이럴때 정말 답답하다. 종교는 누군가에게 구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다. 사형 선고를 받고 죽을 날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돌들에서 신의 얼굴을 찾으라니. 이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물론 누군가는 거기서 신의 얼굴을 찾을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 역시 나를 둘러싼 돌들에서 신의 얼굴을 찾기 보다는, 사제의 저런 말을 듣고 열이 받치는 류의 사람이다. 뫼르소는 왜 '약간' 열이 받쳤을까. 나는 완전 빡돌텐데. 


일전에 디스크 수술을 받아 입원해있는 우리 엄마를 찾아와 '다 하느님의 뜻' 이라고 말했던 큰아버지 생각이 나 불쑥- 화가 치민다. 큰아버지는 교회 장로님이신데, 어떻게 아픈게 하느님의 뜻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수술을 앞둔 사람앞에. 그때 남동생과 내가 분노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아니, 무슨 뜻이래, 이건? 하면서. 하아-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생각도 난다. 여동생이 죽은 소년에게 '그 죽음이 다른 아이들을 죽인 범인을 찾게 해줬다, 의미가 없지 않았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는 경찰. 그 경찰에게 '왜 그게 하필 제 여동생이어야 하죠?' 라고 되물었던 소년. '의미'고 '뜻'이고 나발이고 간에, 그걸 타인이 그렇게 말해서는 안되는거다. 섣부른 위로는 분노를 부를 뿐이다. 이미 많이 아픈 사람에게 그것이 마치 중대한 뜻이고 의미인 것처럼 말해서는 결코 안되는거다. 



다 읽고나서 책장을 덮으면서 '오 이방인이 참으로 재미있는 책이구나' 했지만, 저 부자연스런 문맥이 조금 찜찜해, 김화영 번역으로 다시 한 번 읽어보자 싶었다. 분량도 얼마 안되니 읽기에 부담도 없을 터. 그래서 어제 주문을 넣었는데, 김화영 번역의 《이방인》이 민음사에서도, 책세상에서도 있는 게 아닌가. 앗 둘 중에 뭘 사지, 나 민음사 모으고 있으니 민음사 살까 하다가, 책장에 카뮈의 《시지프 신화》가 꽂혀있는 걸 보고, 읭? 이건 뭐람? 하고 꺼냈다가 '책세상'의 카뮈전집인 걸 알게됐다. 흐음. 그럼 카뮈는 책세상 전집으로 할까, 하고 어제 카뮈의 《이방인》과 《결혼,여름》을 주문했다. 저 결혼 책은 옛날에 산 줄 알았더니 안샀더라고.


















이방인도 이방인이지만, 저 결혼과 여름에 대해 카뮈가 뭐라고 적었을 지 기대가 매우 크다. 어흑 떨려. 여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고, 결혼은........모르겠다.



아, 어제 한바탕 지르고났더니 심규선의 새앨범 소식이 나오더라. 흐잉..












워낙 감성이 풍부한 그녀이다보니 이번 앨범도 구매할 예정이긴 하지만(지금은 예약구매-난 예약구매는 하지 않을거야), 흐음, 김연아 선수에게 바친다는 'silver & gold'란 노래의 제목을 보는데 좀 손발이 오그라든다. 오글오글. 쩝.. 그러니까 난 이런게 좀 별로인데, 물론 당사자들이 누구를 위해서 노래하고 누구에게 바치는 노래이든 그건 다 그들의 진심일테고, 할만하니까 하는거고, 그렇게 하는게 행복할테고, 다 알겠는데, 나로서는 좀 오글거린달까. 이를테면 가수들이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도 나는 좀 오글오글하다. 서태지를 그렇게나 좋아했었지만 '우리들만의 추억' 이란 노래는 싫었어...

그들을 위해 노래를 만들고 바치고 하는 것이 그들의 의지고 마음일테지만, 그런 노래가 내 취향이 아닌 것은 뭐,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만약 silver & gold 란 노래가 포함된 앨범과 포함되지 않은 앨범, 이렇게 두 가지로 나왔다면, 나는 고민없이 후자를 선택했을 것이다.





아침에 트윗에서 누군가 외국인들이 불닭볶음면 먹는 영상을 올린 걸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후루룩 맵다 매워 라고 하면서 먹는 걸 보니, 아침부터 불닭볶음면이 엄청 먹고싶어지는거다. 하는수없이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그들이 먹었던 것과 같은 사발면으로 샀다. 오늘 점심엔 저 불닭볶음면과 김밥을 먹어야겠다.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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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5-1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읽어 보겠어요!! 땡투!

다락방 2014-05-16 11:20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요!

아무개 2014-05-1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아주 오래된 판본의 이방인(물론 김화영씨 번역)을 읽고,
이책 어디가 어렵다는거지? 라고 생각했던게 기억이 나요.
오히려 작품해설이 더 어려웠었다는...

2.<영감이 슬그머니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난 비늘 같은 피부가 느껴졌다.>
시제나 수동태의 문제일까요? 우리말 번역으로 어색한게 맞긴 맞네요.

3.붉닭 볶음면은 정말 욕이 튀어나오는 매운맛이였어요.
뜨거운 면이 그렇게 매우니 다른 냉면이나 비빔면과는 차원이 다른
진정한 고통을 수반하는 통각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더군요.
고통을 즐기는 점심시간 되시길^^:::


다락방 2014-05-16 11:23   좋아요 0 | URL
1. 어려운 게 아니라 재미있더라고요. 어렵다고 생각한건 이방인의 유명세에 좀 어릴때 접해서 그런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끔 어떤 책들은 작품 해설이 작품보다 더 어렵긴해요. 저도 대체적으로 해설 다 읽긴 하는데 해설 읽다 짜증나면 걍 멈춰버리죠. 어차피 본문은 다 읽었으니까.

2. 이상한 문장이라 반복해서 읽으니 별로 안이상한가? 하고 무뎌지더라고요. 아흑..

3. 불닭볶음면은 일전에 봉지라면으로 먹었었는데 맵긴 맵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안먹어야지 했는데 동영상보니 다시 충동이... ㅠㅠ 여튼 제가 오늘 먹을 때 인증샷 찍어 보내겠습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4-05-16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1 때 데미안 읽다가 이거 뭐야 하고 던져 버렸는데 한참 나중에야 읽고선 헤르만 헤세를 사랑하게 됐죠 ㅜ 한 번 실패한 책이라고 내내 마음에서 멀리만 두지 말고 자꾸 잡으려고 해야겠구나 깨달았던 때였어요.

다른 사람이 쓴 문학작품에 대해서 본인의 해석만이 옳다는 오만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그런 사람이 쓴 책에 비호감이 드는 게 당연하죠. 저도 중고등학교 때 단칼에 정리된 주제가 정말 싫었어요. 근데 그것도 말 그대로 '참고서' 였잖아요. 나름대로 문학계에서 정립이 된 해설과 평가를 실으면서도 '참고'라는 단어를 쓰는데, 대체 지금까지의 이방인은 이방인이 아니라는 카피는 무슨 용감무쌍한 마케팅인지 ㅉ 다른 시각이 있다는 정도로 나왔다면 오히려 더 흥미로웠을 것 같은데 말이예요.

저도 저 책세상 이방인이 있어요. 워낙 유명하고 나도 어떤 소설인지 알고 있어서 읽은 줄 알았는데... 책이 너무 빳빳하더라고요 ㅋㅋㅋ 얼른 읽어야지 ㅜㅜ

다락방 2014-05-16 13:37   좋아요 0 | URL
저도 중학생 때 데미안 좀 보다말고 이게 말이냐 글이냐 소냐 ...하고 던졌다가 이십대에 데미안 보고 오, 졸 재밌네,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그런데 그런 기억만 나지 데미안의 내용은 기억이 안나요. -_- 그래서 그 당시 수레바퀴 밑에서를 읽을까 고민하다 안읽었던 그런 기억들만...

저는 지금까지 이방인은 이방인이 아니라는 카피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의미인지 알것 같아서, 그 띠지 자체만으로는 과하다거나 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인용되는 역자노트들을 보고 있노라니 참....그리고 독자들이 번역에 대해 얘기하는데도 계속 초지일관 '내 번역을 욕하는 너희들은 수구세력 내 번역은 정답' 해대는데 와...뭐 여기까지..


건조기후님, 이방인 재미있어요. 분량도 얼마 안돼서 금세 읽으실 듯. 금세 읽을 수 있으면서 재미있는 소설! 얼른 읽으세요, 얼른 얼른!!!!! ㅋㅋㅋㅋㅋ

dreamout 2014-05-1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와 벌, 요즘 다시 읽고 있는데...
다시 읽어도, 두꺼운 책이 얇아지는 일은 안생기네요... ^^;;

다락방 2014-05-16 13:39   좋아요 0 | URL
저도 죄와벌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 다 다시 읽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네요 ㅎㅎ
다시 읽어도 두꺼운 책이 얇아지는 일은 없지만, 다시 읽으니 처음 읽을 때보다 더 수월하게 넘어가지 않던가요? ㅎㅎ

heima 2014-05-1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닭볶음면은 우유, 치즈, 계란 등을 옆에 꼭 두고 드셔야하는데.. 다락방님 무사히 살아남으셨나요 ㅎㅎ
그래도 먹고 나니 스트레스는 좀 풀리더라고요 무시무시한 불닭볶음면...

책세상 이방인 저도 책장에 모셔두었는데, 용기내어 꺼내봐야겠어요. ㅎ

다락방님 활활 불타는 금요일 보내세용 :)

다락방 2014-05-16 13:41   좋아요 0 | URL
아웅 헤이마님.
저 어제 일찍 자서 한밤에 일어났거든요. 한참 다시 잠이 안오길래 알라딘 들어갔는데 헤이마님 글이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반가운 마음으로 글을 읽는데 다 읽고나서 아 참 좋다...했어요. 글 자주 써주세요! 어떤 책 읽는지 가끔 알려주시고요. 헤헷

불닭볶음면은 무사히 잘 먹었습니다. 계란으로 돌돌 말아 스팸넣고 싼 김밥과 함께 먹었더니 먹을만 하더라고요. 덕분에 배만 엄청 불러요. 하하하하하. 지금은 아이스캬라멜마끼아또 먹고 있어용!

헤이마님도 아름다운 금요일 보내세요.
:)

유부만두 2014-05-16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전 비빔면 이었어요. 2봉;;;

아무개 2014-05-16 14:48   좋아요 0 | URL
비빔면은 당연히!! 2봉씩 먹는거 아닌가요? ^^

다락방 2014-05-16 15:07   좋아요 0 | URL
짜파게티가 먹고싶네요?????????????

건조기후 2014-05-16 16:4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5-16 16:55   좋아요 0 | URL
실컷 졸다가 문자메세지 와서 깼네요. ㅎㅎ

유부만두 2014-05-17 11:39   좋아요 0 | URL
그쵸? 비빔면 2봉은 당연한거죠? ^^;;

paviana 2014-05-1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닭볶음면은 사발면이 조끔 약해요.
다음에는 끓여 먹는걸로 도전하세요.ㅎㅎ

다락방 2014-05-16 15:59   좋아요 0 | URL
저 끓여 먹는거 두 번 먹어봤어요. ㅎㅎ 아..이 댓글 쓰면서 또 입에 침이 고이네..
사발면도 맵던데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발면은 양이 적어요.. -0-

단발머리 2014-05-1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불닭볶음면이 뭔지 몰라 검색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2. 그 사람 역시 [이방인]을 읽어보고는 생각보다 재미있군,하고 생각했지만
3. 다락방님 의견대로 그래도 [이인] 요거는 아니다, 싶더랬지요.
4. 그 사람 집에 있는 [시지프의 신화]도 '책세상'꺼라, 그 사람은 오호~~ 라고 말했지요.
5. 그 사람은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두 번이나 내던졌다지요. 에잇!!!

다락방 2014-05-18 16:35   좋아요 0 | URL
1. 검색은 끝내셨습니까? 가까운 편의점에 가면 사발면으로 팔거에요. 사서 한 번 드셔보세요.
2. 네, 이방인이 재미있어서 저도 깜짝 놀랐지 뭡니까! 재미있었어요, 저도.
3. 이인..은 좀 멀리 갔다 싶죠?
4. 시지프 신화는 읽어보셨어요? 전 아직..
5. 지금 다시 도전하시면 읽어내실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주말 잘 보내고 계십니까?

무스탕 2014-05-16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가 불닭볶음면이 맵다는 말을 듣고 먹어보고 싶다고해서 아빠랑 끓여 먹었다는데 한 젓가락 먹고 항복했대요.
저도 오늘 점심엔 경찰서 식당 메뉴가 카레여서 그거 안 먹고 자장면 먹었는데 오늘은 면 먹는날? +_+

다락방 2014-05-18 16:35   좋아요 0 | URL
제 남동생도 한 번 끓여먹고 이건 인간을 학대하기 위해 만들어진거냐며 다시는 안먹겠다고 하더라고요. 매운걸 잘 못먹거든요. ㅎㅎ
전 오늘 점심은 비빔냉면을 먹었습니다!

몬스터 2014-05-1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닭은 너무 매워서 잘 못먹었더랬는데 볶음면은 좋아해요. 종종 글 잘보고 있어요. 고마워요 ㅎㅎ

다락방 2014-05-18 16:36   좋아요 0 | URL
불닭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매웠죠! 저도 엄청 매워서 매워매워 하면서도 그럼에도불구하고 간혹 그 맛이 생각나 고통스러워하며 또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생각하니 또 침고여요. ㅎㅎ

잘 읽어주신다니 제가 감사합니다.
:)

호빵 2014-05-2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고 나니 입에 침이 고이네요. 불닭복음면. 흐흐~. 간간히 번역에 대해 이슈가 생기네요. 그건 독자나 번역자가 번역에 관심을 더욱 가지는 계기가 되겠죠. 요즘은 국내소설을 읽으면서도 문장을 곱씹게 되네요. 순효과인가요. ㅎㅎ

다락방 2014-05-26 08:31   좋아요 0 | URL
ㅎㅎ 이 댓글 읽고나니 불닭볶음면을 또 먹고 싶어지네요. 날이 후텁지근해서 그런지 불닭볶음면 먹으면서 땀 흘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전 마침 어젯밤부터 이승우의 단편집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승우의 문장들은 좋아서 곱씹게 돼요. 국내 소설가들 중 최고의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불끈!

ㅔㅂ 2014-05-2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떠한 문장은 부자연스러워서 거슬려하면서 또 어떠한 문장은 부자연스러운것을 좋아하네요 ㅎㅎ뭐 다 입맛이겠죠

다락방 2014-05-26 08:31   좋아요 0 | URL
네, 다 입맛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