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베트의 만찬》의 배경이 되는 덴마크의 한적한 마을은 배경도 현재가 아니라 '저런 마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이 영화를 보고싶었고 그래서 보기전에 책도 부랴부랴 읽었었다. 책을 읽고 쓴 글을 찾아봤더니 그당시의 나는 이 책을 읽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더라.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난 지금은 내 마음이 결코 아름다울 수가 없고 멘탈에 커다란 충격만 남겼다. 


나는 푸짐한 식사가 나오는 영화가 좋다. 물론 푸짐하지 않은 식사도 좋다. 그러니 바베트의 '만찬'도 내가 좋아할 영화였다. 책에서 마지막 만찬 장면에 내가 얼마나 이 영화를 보고 싶어했는지 나는 기억한다. 와인과 음식을 입안에 넣고 사람들이 감상하는 그 장면들을 나는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으니까. 그러나 영화를 통해 직접 '보고'나니, 제기랄, 책만 읽을걸, 하는 후회가 어마어마하게 몰려왔다. 일단, 이런 요리는 괜찮다. 이 만찬에 참석하고 싶게 만들어 준다.





요리를 내가는 틈틈이 바베트가 와인을 입안에 넣고 음미하던 모습, 만찬이 끝나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등도 기억에 남는다. 그렇지만...그렇지만.....바베트가 프랑스로부터 식재료가 무사히 도착했다며 리어카 한 가득 재료를 부엌으로 옮길 때, 부엌위에 늘어놓은 식재료들을 볼 때...아............진짜 멘탈에 무리가 왔다. 거기엔 살아있으므로 움직이고 짹짹 소리를 내는 메추리 여러마리가, 발을 꿈틀대며 움직이는 커다란 거북이가 있었던 것이다. 오, 신이시여.


물론, 이런 장면에 충격을 받는 내가 모순됐다는 생각을 당연히 한다. 나는 소와 돼지와 닭을 무척 잘 먹으니까. 소와 돼지와 닭도 살아있는 생명이었음에 틀림없다. 게다가 책 속에서 나는 이미 이 식재료들을 만났던 터다. 책에서 읽고 영화로 확인하고 싶어했던 것도 바로 이, 나다. 그러나 활자로 읽는 것과 실제로 눈 앞에서 보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달랐다. 저 작은 메추리들을, 저렇게 살아있어서 짹짹거리는데, 아 젠장할, 저걸....아아...먹고 싶지 않아... 그러나 그 메추리는 훌륭한 메인 요리로 변하고, 사람들은 아주 맛있게 먹는다. 




저 소스도 아주 맛있게 숟가락으로 떠먹던데, 심지어 메추리 대가리까지 들고 먹던데...아....힘들어....그런데 사실 메추리보다 더 힘든 게 있었으니, 그건 식재료 거북이었다. 큰 거북이. 이건 정말이지, 사진으로 봐도 충격 받을 사람이 많을 테니 친히 접기를 하겠다. 심장 약한 분들은 보지 않으시기를 권하는 바이다.



접힌 부분 펼치기 ▼



 

펼친 부분 접기 ▲



저 큰 거북이가....식재료라고..부엌에 있어. 하아-----------------------------------------


저 큰 거북이는 아주 맛있는 '거북이 수프'가 된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만찬이 끝나고 나서 첫사랑과 재회한 장군이 '앞으로 내 영혼은 매일 너랑 저녁식사를 할거다' 라는 낭만적인 말을 내뱉는데, 책에서 이 부분을 내가 그렇게나 좋아했는데, 아, 가슴을 움직이지 못한다. 이미 내 가슴을 저 거북이가 쥐고 흔들었어....아 ...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약 재료를 말하지 않은 상태라면 나 역시도 그 자리에서 그릇째 들고 거북으 수프를 마셨을지도 모른다. 한그릇 더를 외쳤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저 재료를 보고난 후라면 나는...나는.....그 수프에 입도 대지 못했을 것 같다. 나는 의외로 여린 식성을 가진 것이다. 아..머리가 아프다.. ㅠㅠ



음식 영화라서 무척 좋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 바베트의 만찬은 내 멘탈에 스크래치를 남겼다...

















그러다보니 내 멘탈에 스크래치를 남긴 음식 책이 퍼뜩 생각난다. 이건 멘탈에 스크래치 라기 보다는 기분에 스크래치다. 아주 큰 스크래치. 이 책속에 나오는 음식들은 죄다 먹어보고 싶고, 음식 묘사를 너무나 잘해놔서 입맛이 절로 다셔지지만, 백자평에 썼듯이 각 음식 섹션마다 등장하는 남자주인공들이 진짜 병맛이다. 물론 등장하는 캐릭터를 애정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읽는 독자의 몫이다. 내게는 병맛일 수 있는 캐릭터가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사랑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걸 알든 어쨌든 나는 제기랄, 병맛 캐릭터라는 데서 한 치도 양보할 수가 없다.


특히나 스키야키 얘기가 나오는 <인정 스키야키 이야기>에 등장하는 '쓰루지'가 아주 병맛인데, 극중 쓰루지는 '큰도련님' 이므로 자신의 마음대로 결혼하기 보다는 부모님이나 집안 생각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혼기를 놓친 남자이다. 여러 여자를 사귀기도 했지만 여자의 집안을 따지는 부모님 때문에 헤어지고 지금의 나이인 서른아홉이 되었는데, 과거에 사귄 여자중 '유리에'는 임신을 하기도 했었다. 이 과거 사연을 읽다가 내가 빡친건데,


유리에는 백화점 스낵바에서 알게 된 점원이었다. 둥근 부채에 눈과 코를 띄엄띄엄 붙여놓은 것 같은 큰 얼굴에 허리가 굵은 여자였는데, 착 달라붙어 곱살맞게 굴지 않는 것이 쓰루지의 마음에 들었다. 띄엄듸엄 붙어 있는 자그마한 눈코도 의외로 잘 정돈되어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느낌이 좋았다.

얌전한 성격이라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었는데,

"역시, 안 되겠어. 어떡하지‥‥‥."

하고 쓰루지가 말했을 때도,

"흐음‥‥‥.."

하고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다가,

"어쩔 수 없네, 지울게."

하고 조용히 말했다.

결혼을 해서 배 속의 아이를 낳을까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기세가 등등하여 도저히 허락할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부모님을 버리고 집을 나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실체가 사라졌는데도 종이 도매상 '오카미도'의 후계자인 큰도련님이라는 의식에서 못 벗어나는 자신도 싫었지만, 부모님과 수많은 위패와 불단, 주황색 노렌과 오래된 문서의 압박을 좀처럼 무시할 수 없었다.

"미안해‥‥‥화내지 마."

하고 쓰루지는 유리에에게 말했다. (p.84-85)



하아- 난 저 마지막 말이 너무 싫었다. 미안해, 화내지마. 라니. 어휴. 가슴속에 불길이 치솟는 느낌이다. 만약 저자리의 나였다면 '화나게 해놓고 화내지 말라니 이 개새끼야!' 라고 응수했을 것 같다.  너무 무능력하고 유약해서 한숨이 나온다. 화나게 해놓고 화내지말라니...아..너무 싫어. 만약 내가 쓰루지랑 사귀는 여자였다면 '애를 지워야 한다'에서 화를 내는 게 아니라 '화내지마' 에서 화가 났을것 같다. 바로 그순간 저 남자에 대한 오만정이 다 떨어져서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했을 듯. 


모든게 선택의 문제이고, 그 선택은 모두 '자신'을 위한것이다. 큰도련님이라는 의식, 부모님을 버리지 못하겠는 마음, 오래된 문서의 압박..이 모든것들로부터 도망치는 것보다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포기하는' 쪽이 그에게는 '덜'고통스러웠던 거다. 이게 바로 냉정한 사실이다. 물론 그여자를 사랑했을 것이고, 진정 미안했을 것이지만, 아이를 포기하고 여자를 포기하는 쪽이 바로 그가 '선택'한 것이다. 두 가지의 고통 앞에 덜 고통스러운 걸 택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이 선택하는 것이다. 쓰루지가 아이를 지우길 원했던 것 역시 그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국 자신의 결정인데도 불구하고 '지울게'란 말을 여자가 먼저 하게 만드는 저 우유부단함, '어떡하지' 라고 말하면서 바톤을 넘기는 저 태도. 소름끼치게 싫다. 어떡하냐니..니가 원하는 건 지우는 거잖아. 그렇게 해놓고서 '화내지마' 라고 말하는 모습이라니. 아 뭐지...저게 저 남자의 성격이겠지만, 저 남자의 성향이겠지만, 아 너무 화가난다. 나는 저 모습에 화가나지만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화가나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아니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데 어쩌겠냐 나는 이해가 된다, 라고 할 수도 있을 거라는 걸 안다. 그렇지만 이해는 이해고 나는 분노가 샘솟는다. 빡쳐..


암튼 분위기에 휩쓸려 의도치않게 옷을 벗게 될 수도 있겠지만, 콘돔 사용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저 이야기의 교훈이다. 콘돔 사용을 안하니까 사귀던 남자의 가장 밑바닥 찌질한 모습까지 맞닥뜨려야 하잖아. 아 싫어.. 내가 유리에였다면 아마도 '아, 내가 이런 남자를 사랑하고 같이 잤다니..' 하고 벙쪘을 것 같다. 내 자신이 싫어졌을 것 같아. 콘돔은 필수!!



으으- 

 



엊그제는 동료 직원이 아침에 샌드위치를 줬다. 엄마가 싸주셨다고 한다. 단순 심플한 샌드위치였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완전 맛있다, 하면서 계속 계속 감탄했다. 으흐흐흐흐.




어제와 오늘은 알라딘 ㄲㅍㅋ 님이 주신 차를 우려 마셨다. 향이 좋았다. 헤헷.




만약 오늘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하라고 한다면, 나는 조카가 좋아하는 마카롱을 사들고 조카에게 가야지.







거북이와 저 남자의 찌질함에 맞서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야겠다. 이따 점심때 태민이 나오는 이 영상이나 한 번 봐야겠다. 






아참. 그런데 엊그제 당일배송 시킨 책이 왜 아직까지도 안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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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9-0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 저기 접힌 부분을 펼쳐보고 싶은데, 아이고 궁금해 미치겠네..

빨리 퇴근하라는 말이 없어요. 지금까지도. 젠장..

다락방 2014-09-05 16:59   좋아요 0 | URL
글렀어 글렀어. 벌써 다섯시에요. 나도 아직 사무실... -_-

blanca 2014-09-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대학 때 봤는데 다락방님 얘기 들으니.. 흑흑. 저 샌드위치는 식빵도 있으니 똑같이 비슷하게 낼 아침에 만들어보겠다고 생각만 ㅋㅋ 해 봅니다. 저도 마카롱 엄청 좋아해서 한자리에서 세 개도 먹을 수 있어요. 아이가 벌써 이 맛을 알아버렸군요! 오늘 같은 날은 당근 빨리 퇴근하는 분위기로.. 명절 잘 보내세요. 날씨가 얄밉도록 좋네요.

다락방 2014-09-05 17:33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이해가 잘 안되더라고요. 소나 돼지나 닭을 먹으면서 왜 거북이와 메추리에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가..하고 말이지요. 단지 익숙하고 익숙하지 않음의 차이일까요?

마카롱은 처음 먹었을 때 으악, 이렇게 단 걸 대체 어떻게 먹으란 말이냣, 했었는데 먹고나니 또 생각이 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는 일찍 퇴근은 고사하고 육시 넘어야 퇴근하겠어요. 회사 나빠요 ㅠㅠ

moonnight 2014-09-05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일도 일해야 해서 ^^;

바베트의 만찬은 오래전 tv에서 하는 명화극장;으로 봤었어요. 그때는 원작이 있는 영화라는 것도 모르고 푹 빠져봤었지요. 이런 훌륭한 영화를 텔레비젼에서 해 주다니. 이러면서요. 저는 별로 식재료들에 충격 안 받았는데. ㅎㅎ

추석에 바베트의 만찬 책으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

우리 조카아이들은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사실 저도 마카롱을 한 번도 안 먹어봤어요. 무척 달다는 입소문만 들었는데 중독성이 있나봐요. +_+

추석 즐겁게 잘 보내시길.. ^^

다락방 2014-09-05 17:34   좋아요 0 | URL
아...내일도 일....네네 ㅠㅠ

식재료에 충격받았다는 글을 보진 못했고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무조건 강추하시더라고요. 전 식재료 때문에 추천을 못하겠;; ㅎㅎㅎㅎㅎ

저도 그렇게 단맛 안좋아하는데요 그러면서도 마카롱은 먹고 싶더라고요. 물론 안먹고 살고 있지만 말예요. ㅎㅎ

문나잇님, 내일도 일 잘 하시고 (ㅠㅠ) 추석 잘 보내세요!! 오랜만에 뵈니 반갑네요. 헤헷

자작나무 2014-09-0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도 야근, 내일도 출근, 아마 추석당일 하루 쉴거예요.
라면 맛있다고 소문났나...

다락방 2014-09-05 17:37   좋아요 0 | URL
어머...무슨 라면을 시도때도 없이 끓여요.. ㅠㅠ

카스피 2014-09-0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젠 퇴근하셨겠지요^^

다락방 2014-09-11 14:35   좋아요 0 | URL
지금은 회사입니다. ㅎㅎ

에르고숨 2014-09-06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글을 읽으면서 보니 사진의 저 손이 정말 좀 무서워지네요. '식재료'와 음식 간에 단단한 커튼을 치고서야 '맛'을 얘기할 수 있는 게 어쩌면 아이러니일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회를 못 먹는 이유가 그것과 닿아있는데,,, 다락방 님 어쩌면 채식유발자가 될지도 모르겠는 페이퍼! 오랜만에 와서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급공감한 지점은, '화나게 해놓고 화내지 말라니 이 개새끼야!'라지요. 무탈퇴근+불금 기원-

다락방 2014-09-11 14:42   좋아요 0 | URL
에르고숨님은 제가 불편하게 느끼는 점을 아주 잘 설명해주셨네요. 식재료와 음식 사이에 '단단한 커튼'을 치고서야 맛을 얘기할 수 있다, 는 부분 말이에요. 너무나 명쾌한 설명이에요.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음, 그런데 이런 아이러니를 느끼는 게 인간의 모순된 점이 아닐까, 나는 모순된 인간인거군...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제가 갑자기 고기를 뚝- 끊진 않겠지만요. ㅠㅠ

연휴가 끝났어요, 에르고숨님. 슬퍼.. ㅠㅠ

책읽는여름 2014-09-0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일찍 퇴근하셨습니까? ㅋㅋ


다락방 2014-09-11 14:42   좋아요 0 | URL
천만에요! 정시에 퇴근했습니다. ㅠㅠ
 


제목도 어려워보여서 내 스타일이 아닌듯한데다, 무려 1,400쪽에 이르는 페이지라니. 나는 이 책이 트윗에 회자되는 걸 보면서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내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라는 제목을 가진 책을 읽을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설사 페이지가 십분의 일로 줄어든다해도 내가 저런 제목의 책을 읽을 리가 없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을 몇 번 보았다한들 이 책은 내게 잊혀질 책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경향신문 토요일자에 이 책에 대한 소개가 실려있었고, 기자가 작성한 리뷰를 읽노라니, 아아 젠장, 궁금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 굉장히 '기대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러므로 내가 밑줄 그은 리뷰의 문장들이 누군가에게는 반박할 요소가 충분한 문장들로 보일 수 있을거라 짐작되지만, 내게는 믿고 싶은 문장이랄까.




서점에 가서 이 책의 실물을 보고, 만져도 보고 그래야겠다. 아..어쩐지 책장에 꽂아두고 싶어...Orz







나는 세상의 많은 불화들과 대부분의 문제들이 공감능력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네가 얼마나 아플까', '네가 얼마나 슬플까', '네가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공감을 할 수 있다면,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부모에게 '이제 그만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감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편, 혹여라도 공감만으로는 안되는 거라고, 그렇게는 세상이 돌아갈 수 없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 말도 들어보고 싶다.

이 책은 아마도 공감의 긍적적인 면들을 얘기하는듯한데, 역시 내가 보고 싶은것만 이 책에서 보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트위터에 리트윗되고 있는 김제동의 말을 옮겨본다.






어쩌다보니 인문쪽만 관심 서적이 되었는데, 후훗, 

글쎄 무려 '강준만'의 무려 '싸가지 없는 진보'다. 관심이 갈 밖에.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이러다보니 냄비받침을 받기 위해 채워두었던 장바구니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넣었던 책 다 빼고 새로운 책 넣는 상황...








그리고!!!!!!!!!!!!!!!!!!!!!!!!!!!!!!!!!!!!!!!!!!!!!!!!!!!! 꺄악 >.<












에피톤 프로젝트의 새앨범이 나왔다!! 지금 현재는 예약주문만 받고 있는 상황인데, 나는 예약 풀리면 사야지. 예약주문 싫어..차세정씨, 계속 음악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앨범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 감성 후벼파는 곡들로 채워져있기를 바랍니다. 눈을 뜨면, 은 여전히 술 취한 나의 패이버릿 입니다. 이화동은 남자랑 헤어지고 나서 들었어요. 오늘, 을 김완선이 아니라 심규선한테 주길 잘했다고(응?)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사실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 는 좀 별로였지만...여튼 이번 앨범을 들을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좋네요..하루키도 《여자 없는 남자들》이란 새 소설집을 내고 에피톤 프로젝트도 새 앨범을 내고... 헤헤. 좋아하는 작가와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기다릴 것이 있으니 말예요.  하루키와 에피톤. 이 둘은 셋트로 주문해야겠어요. 우히히히히.


나도 좀 더 열심히 할게요! (뭘??)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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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2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2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4-09-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김제동이 말을 좀 줄이면 더 멋질 거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트위터에서 그의 말을 읽고는 그만 울어버렸어요.

우리끼리 먼저 공감하고, 그걸 더 넓혀 봅시다. 힘을 냅시다!

다락방 2014-09-02 14:04   좋아요 0 | URL
나는 김제동이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고마워하고 있어요.

네꼬님이 네꼬님인것도 참 좋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네꼬님은 많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네꼬님은 지금 그 한가운데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4-09-0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때문에 작가 얼굴 한 번 더 보고 가요. 인용해 주신 구절도 좋구요.
강준만 교수의

다락방 2014-09-02 15:1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댓글중에 특수기호 꺽쇠라고 하나요. 부등호 표시요. 그게 있다면 그걸 다른걸로 바꿔서 등록해보세요. 요즘 알라딘 댓글 이게 문제임 ㅠㅠ

단발머리 2014-09-02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네요. 잘 안 돼요......

다락방 2014-09-02 15:32   좋아요 0 | URL
짜증 엄청 나죠? 기다려봐요. 알라딘 서재지기한테 마립간님도 건의하셨고 저도 알라딘 트위터에 요구했어요. ㅠㅠ

dreamout 2014-09-02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핑커 새 책. 강남 교보에서 봤는데요.. 그 책 한 권 높이가.. 다른 책 예닐곱 권 높이와 거의 비슷. 딱 한 권 놓여있더라구요. ㅎㅎㅎ

다락방 2014-09-03 11:09   좋아요 0 | URL
트윗에 보면 사람들이 사진 올리는데 그거 보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어휴.. ㅎㅎㅎㅎㅎ 저도 한 번 꼭 보고 싶네요. 조만간 가봐야겠어요.

아무개 2014-09-03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인터넷으로 김제동씨 글 보고 흠흠...하고 있었는데 딱 그 부분을 올리셨군요.

비오는 아침. 커피 한잔 마시고 나니....
퇴근하고 싶습니다 ㅠ..ㅠ


다락방 2014-09-03 11:09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 가고 싶어요. 여태 일은 안하고 빈둥거렸네요. ㅠㅠ

유부만두 2014-09-03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화동, 찾아서 들어봤어요.
비긴 어게인, 영화가 또 막 생각나고 그러네요.
전 티비에 나오는 음악밖엔 몰라서;;;;; 멋지네요.이런 다른 음악, 다른 분위기.

다락방 2014-09-03 11:11   좋아요 0 | URL
이화동 좋지 않던가요? 전 눈을 뜨면 도 좋아해요!
크- 이화동 너무 좋아서 이화동에도 한 번 가보고 그랬네요. 가니까 뭐 특별한 건 없었지만.. ㅎㅎ

브라우니 2014-09-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대고 싶은 마음에..공감하는 능력 읽기 시작했어요..
동물 홀로코스트는 구입예정인데 읽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ㅡ.ㅡ
김제동씨 말에 울컥하고..에피톤 프로젝트는 심규선씨 노래를 참 좋아하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완전 공감하고 갑니다^^;

다락방 2014-09-03 11:12   좋아요 0 | URL
오 공감하는 능력 벌써 시작하신 겁니까? 전 9월이나 10월에 사서 읽자,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월급 받으면.. -0-
아까도 그냥 지를까 하고 장바구니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아니야, 조금 참어, 하고 다시 나왔습니다. ㅎㅎ

저는 심규선 보다는 차세정을 훨씬 훠어어얼씬 좋아합니다. 그 감성이 너무 좋아요.
공감하신다니 다행입니다. 헤헷 :)

노란곰 2014-09-0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저도 댓글이 자꾸 반만 등록되서 신경질났는데. 이게 문제였군요.
첨, 저 냄비받침 변신이야기로 질렀는데 먼가 계륵같은 이 마음.. (전 절대 냄비받침으로 쓰지 않을거거든요) 그럼에도 다 사고싶은...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9-03 11:17   좋아요 0 | URL
댓글 때문에 아주 신경질나 미치겠어요. 수정한다고 했으니 기다려 봐야지요.
전 절대 냄비받침으로 쓸건데요 아직 받질 못했네요. ㅋㅋㅋㅋ 월급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당. ㅋㅋ 저는 선셋파크 받으려고 찜해뒀어요.
 

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아주 못생기고 뚱뚱했다. 물론 지금도 못생기고 여전히 뚱뚱하지만 고등학교때는 진짜 최악이었다. 나는 공부도 못했는데 외모도 거시기해서 아주 자신감이 없었다. 학교 다니는 것도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도 뭔가 과격하고 날카로운 성격이긴 했던 것 같다. 나의 쌀쌀맞은 태도나 무심한 성격 탓에 여자 애들을 울린 적도 더러 있었다. 그당시 애들은 예민한 법이라 자기보다 다른 친구랑 더 친한 것 같다고 울고 그랬던 것이다. 아침에 제일 먼저 자기한테 말걸지 않았다고 울고...뭐 .. 이런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고.


그당시 내가 가장 잘하는 게 있었다면 공상이었다. 공부를 하겠다고 책상 앞에 앉아 늘 공상을 하곤 했다. 팝송을 듣다가도 마찬가지. 내 머릿속에서는 아주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고 생겨나고 그랬다. 공상속의 나는 언제나 멋지고 당당하고 울트라캡숑 아름다운,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초절정의 미녀였는데, 아마도 내가 그런 공상을 잘했던 건, 내게 결코 일어날 리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등교 준비를 할 때는 항상 오성식의 굿모닝 팝스를 틀어두었는데, 하루는 내 간절한 소망을 현실로 이루고자 오성식한테 편지를 보냈다. 


FBI 가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저걸 편지라고 보낸거다.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보낸걸까. 심지어 고딩이. 초딩도 아니고 ㅠㅠ 한참이 지나 오성식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FBI 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 방송을 들어줘서 고맙다, 날씨가 어떤데 어떻게 지내라, 등의 일상적 얘기가 타이핑 되어 있었을 뿐이었다. 밑에 서명만 오성식이 했을 뿐. 아마도 많은 편지들을 받느라 일일이 상황에 맞는 답을 해주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 여튼, 나는 그 당시에 FBI 에 대한 환상울 품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내가 보았던 외국영화속의 멋진 남자는 죄다 FBI 였기 때문이다. 저런 멋진 남자들하고 같이 일하는, 저들보다 더 능력있는 FBI 요원이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FBI  랑 사랑하고 연애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 멋진 남자들 위에 서는 멋진 여자가 되고 싶었던거다. 그들보다 더 똑똑하고 더 추리를 잘하고 더 범인을 잘잡고 더 액션도 잘하는....그러나 이건 진짜 허무맹랑했던 게, 공부도 공부지만 몸이 둔해서 뭐 운동이라고 할만한 걸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단 거다. 백미터 20초 나왔던가...뭐 그런 슈퍼돼지였는데, 액션은 무슨...지금의 나는 내가 FBI 를 할만한 인재가 아니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그 일이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이 그 직업이 멋지다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훨씬 먼저 든다. 여튼 나는 FBI 가 되고 싶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챙겨든 책은 바로 이 책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제일 처음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는다. 


1957년 미국 미시간에서 CIA 요원 출신의 생물 교사 아버지와 동화 작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여덟 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십대 시절에는 찰스 디킨스와 에드거 앨런 포에 빠져 빅토리아 시대소설과 공포소설을 쓰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무용을 공부한 뒤 안무가 겸 무용 교사로 일했다. 스물아홉 살에 첫 소설을 출판했으며,『트롤』『백 가지 모험』『콜 하버에서 보낸 1년』 등 여러 작품을 썼다. 『빨간 그네를 탄 소녀』로 2002년에 뉴베리 아너상을,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로 2003년에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판타지와 현실을 뒤섞고, 별난 캐릭터와 기상천외한 유머로 비극을 감싸며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해 주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앗. 뭐..뭐...뭐라고? CIA 요원 출신의 생물 교사 아버지라고? 맙소사. CIA 랑 FBI 는 영화속에만 등장하는 직업군이 아니었던거야? 이렇게 살아 숨쉬는 현존하는 그런 존재인거야? 우와- 완전 엄청 충격 받아서는 내 고등학교 시절이 불현듯 떠올랐던 거다. 그래, 내가 FBI 요원이 되고 싶었지. 그랬었어...아...내가 되고 싶었던 걸 누군가 어딘가에서 하다가 때려치고 생물 교사를 했구나, 그렇게 자식을 낳았는데 그 자식이 훌륭한 작가가 되었구나. 그런데 이 작가좀 보라지. 여덟살 때부터 글을 쓰고 십대에 디킨스에 빠져들었다네? 나는 위대한 유산을 몇 년전에 처음 만났는데!! 게다가 무용 전공에 무용 교사..라니. 무용 교사를 하다가 소설을 썼다고? 흐미...


나는 가끔 사람들이 대학때 전공을 물으면 '무용이요' 라고 해서 질문한 사람들을 빵빵 터뜨리는데,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무용을 전공한 사람이 또 글을 쓰고 있었네. 뭔가 이 가족은 현실에 존재할 법하지 않은 가족인 것 같다. CIA 출신 요원을 아버지로 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위험하게 느껴질까? 스릴있게 느껴질까? 난 CIA 요원 출신 아버지를 갖는건 이미 글렀으니, FBI 가 되겠다는 꿈마저 포기한지 오래이니, 할 수 없다. FBI 요원 남자를 사귀어 보는 수밖에. 역시 미국엘 가야겠구나. 크-



이 책 속 주인공인 소녀 '래칫'은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데,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이모할머니들(이었던가..) 댁에 가게 된다. 이모 할머니들을 쌍둥이인지라 두 분이었고, 그 집에는 틸리와 펜펜, 그 두분 만이 늙어가고 계셨다. 집 안에 설치된 전화는 받는 거만 가능하고 집 또한 숲 속 깊은 외딴 곳에 있었던지라 결혼하지 않은 채 그대로 지금까지 늙어온 이 두 노인은, 한 명이 죽으면 다른 한 명도 바로 따라 죽자고 늘 약속하고 있던 터다. 운전조차 스스로 습득한 이 할머니들은 당연히 운전이 서투를 수 밖에 없었는데 여튼 자신들의 집에 여름을 보내기 위해 온 래칫을 데리고 읍내에 쇼핑을 하기 위해 나간다. 쇼핑을 하고 우편물을 찾고, ㅋㅋㅋㅋㅋ(앞으로 쓸 걸 생각하다 웃겨서 미리 웃음) ㅋㅋㅋㅋㅋ, 한 잔 하러 가자며 할머니 두 명과 소녀 래칫은 읍내의 술집엘 간다.



"자, 이제 한잔하러 가자고."

자매는 래칫을 데리고 읍내 술집의 육중한 문을 밀었다. 발을 들여놓기 무섭게, 생경한 냄새가 래칫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은 맥주, 습기, 담배, 나무 연기, 해묵은 나무, 시원하고 어두운 술집에서 몇 년을 살다시피 한 수많은 남자들의 땀 냄새였다. 틸리와 펜펜이 그곳을 좋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래칫도 그곳이 좋았지만, 정작 셋 다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그것이 남자 냄새라는 것을. (p.33)



아우...출근길에 이 부분을 읽는데 진짜 완전 눈 앞에 풍경이 확 그려지는 거다. 그리고 바로 내 앞에서 그 남자 냄새가 나는 것 같은거다. 맥주, 습기, 담배, 나무 연기, 해묵은 나무, 땀...공기 중에 느껴지는 그 뭐라 말로 설명하기 거시기한 육덕진 냄새..라고 해야할까. 살아 숨쉬는 육체들이 그 안에 가득하지 않았을까. 끈적하고 찐득하고 짭쪼름하며 확- 열기가 뻗치는 그것. 색은 구릿빛 혹은 진한 갈색빛 이라고 하면 딱 맞겠다. 아우 너무 좋네.. 여튼 그래가지고 이 책을 계속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읍내 술집이며 맥주 담배 땀냄새..는 FBI 랑 어울리지 않는데...그건 약간 육체노동자 스타일이고. FBI 는 늘 검정색 양복을 입는 걸로 상상하고 있었는데..아 근데 구릿빛 피부에 땀냄새...이런것도 나는 또 엄청 좋은데...내가 원하는 게 대체 뭘까. 막 땀을 흘린 근육질의 구릿빛 남자일까, 곱게 양복을 차려입은 FBI 일까...



오늘은 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진지하게 그리고 아주 깊게 들여다봐야겠다. 뭐가 됐든, 여튼 세야 돼. 강해야 해. 스트롱맨. 울트라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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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4-09-0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BI 에도 사무직이 있지않겠습니까? ㅋㅋ

다락방 2014-09-01 15:05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사무직에 대해 한 순간도 생각해보질 않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 단순한 나란 인간 ㅋㅋㅋㅋㅋ

dreamout 2014-09-0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은 아주 낯설어요.
정말이지 책들은 많기도 많군요... @@

다락방 2014-09-02 09:40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지요. 지금 절반쯤 읽었는데 괜찮아요. 청소년 소설인 것 같아요.
 
















내게는 '여행'에의 욕구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대한민국 곳곳을 더 많이 가봤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먼 곳에 사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었지 여행을 좋아해서는 아니었다. KTX 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내게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함이었지 여행이 목적이었던 적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산티아고'가 궁금했다. 직장생활이 지리멸렬하게 여겨져서 그랬을까. 한달쯤, 모든것에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산티아고를 가는 것은 어떨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다. 막연히 생각해보지 말고 어떤지 좀 알아볼까, 싶어 산티아고를 넣고 검색하다가 가수 '박기영'이 산티아고에 다녀와 책을 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호라, 읽어보자 싶어져서 냉큼 주문했다. 일단 자신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 산티아고를 갔으니 어쩌면 나랑 비슷한 처지에서 출발한 게 아닐까 싶었던거다. 읽기전에 설레이면서 동시에 두려웠다. 읽자마자 당장 산티아고를 향해 달려가고 싶으면 어떡하지?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져 사직서를 던지게 되는건 아닐까? 내가 무모해지는 건 아닐까?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오히려 산티아고에 대한 욕망이 약해졌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아뿔싸, 엄청나게 무거운 배낭을 순례길 내내 등에 짊어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 옷이며 세면도구며..그 짐들, 내 것인데 내가 들고 걸어야지. 짐을 들고 걷는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네. 나는 '걷기'가 좋았고, 그래서 걷고 싶었다. 아침이고 밤이고 걷고 싶었을 따름인데, 거기에 무거운 짐이 더해진다면, 이건 얘기가 달라지는 거다.


게다가 그 긴 시간동안의 숙박은? 각 코스마다 정해진 순례자의 숙박장소는 시설이 열악했고, 휴..경제적 형편을 생각한다면 그곳에 묵어야함이 당연하지만, 그 오랜시간, 걸어서 피곤한 몸을 매일 열악한 숙박업소에 뉘이고 싶어지질 않았던거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아, 나는 편안한 생활에 너무나 길들여져 있는걸까.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순례길을 걷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람. 그래, 일단 지금 결정하지는 말고 보류하자. 혹시 알아, 정말 회사 때려치고 나면 그 모든걸 감수하고라도 순례길을 걷고 싶어질지. 갔다오면 살빠질지도 모르고................( ")



그렇게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려고 했을때, 책의 뒷날개에는 출판사의 다른 책들이 소개되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 한 권이 바로, 《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였다. 오! 이게 뭐야!! 포르투갈이라니, 리스본이라니!!!! >.<


나는 언제고 기필코 포르투갈에 가리라고 늘 마음먹고 있는데, 그런 리스본의 얘기라니. 겁나게 땡긴다. 그래, 회사를 때려치면 순례길 대신 포르투갈에 가자. 순례길 한 달 걷는 대신 포르투갈에 한 달 머물자. 일전에 홍대근처에 오픈한 포르투갈 레스토랑에 다녀왔을 때, 아 나는 또 얼마나 포르투갈에 가고 싶었던가. 포르투갈 음식은 다 내취향이로구나, 하며 얼마나 감탄했던가. 나는 순례길을 걷는 대신 포르투갈에 가서 내 취향의 음식들을 모조리 맛보겠어. 아...나는 지금보다 더 돼지가 되겠구나...Orz


《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그렇게 내 장바구니에 들어가있다. 나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장바구니를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윽 질러, 안돼 지르지마, 윽 질러, 안돼 지르지마....

















나는 '독립'에의 욕구도 그다지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어느때쯤, 혼자 살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대전으로 갈까 아니면 이 직장에 다니면서 성남에 집을 얻을까 등을 내내 고민하다가 그 생각이 쑤욱- 수그러들었다. 그러다 킨포크를 하나씩 미리보기로 구경하면서, 2번째 킨포크에서 이 사진을 보게 된다.




빵과 쨈의 사진이 아니라, 밑에 여럿이 둘러 앉아 식사하는 사진. 아........미치겠다. 이 사진을 보자마자 갑자기 또 독립하고 싶어져....혼자 살면서 빵에 쨈도 발라먹고, 그리고 이렇게, 친근한 벗들을 불러 모아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 파티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을 나는 하고 싶다. 올 때 와인을 한 병씩 가져오라고 말하면서, 그 와인들을 차례대로 맛보며 친근한 벗들과 한껏 수다도 떨고 취하고 싶다. 으윽-


회사 동료와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이렇게 얘기하니 설거지 어쩔 거냐고 한다, 그리고 독립하면 빨래는 어쩔 거냐고..아..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저렇게 먹고 나면 설거지...손님들 다 간 다음에 내가 해야되잖아? 그릇 조낸 많이 나올텐데...아..왜 이 세상엔 이토록 해야할 걱정이 많단 말인가. 딜레마에 허우적대는 삶이랄까... 걍 독립이고 뭐고 때려치고 킨포크나 죄다 사모을까, 갖고 싶은데. 그러다 동료 e양과 얘기했다.



- 누군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킨포크 1부터 13까지 죄다 박스에 곱게 담아 선물해줬으면 좋겠어. 그럼 친한 친구가 될텐데.

- 생각만해도 근사하네요. 얼른 가서 결제하세요.

- 내가?

- 네.

- 나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니까?

- 네.



이러고 둘다 빵터져서 웃었다. 그래, 나야말로 나의 가장 좋은 친구지. ㅎㅎ 차곡차곡 사야겠다. 일단은 저 사진이 실린 2권을 사야지. 사진들이 너무 좋아 ㅠㅠ



- 킨포크를 죄다 사주는 게 남자라면 사귈수도 있을것 같아.

- 시사인 정기 구독해주면 영혼을 준다고 했죠?

- 응 근데 아무도 정기구독 안해줬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도 이제 시사인 안사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월 31일까지 민음사 모던클래식 9종이 50% 할인(주저하는 근본주의자가 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라니 ㅠㅠ 안돼 ㅠㅠ) 이라고 해서 나는 또 내적갈등에 휩싸인다. 그중에 내가 갖고 싶은 책은 《헛된 기다림》과 《세상의 마지막 밤》 이렇게 두 권인데, 이 두 권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하루에도 스물네번씩 고민한다. 살까말까..사봤자 지금 읽을것도 아니잖아, 그렇지만 지금이 아니면 오십프로 할인 가격으로 살 수도 없어, 그렇지만 할인한다고 계속 사서 쌓아두기만 하는 것도 미련스럽잖아? 그렇지만 읽고 싶은 책이니까 이럴때 사두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그렇지만 그게 좋지도 않잖아? 그렇지만 냄비 받침 아직 못받았잖아? 내 안의 천사와 악마는 여전히 싸움질 중이다. 


《주저하는 근본주의자》가 영화로 만들어질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최근에 트윗을 통해 알게됐다. 





예고편을 보면서, 그리고 책 내용을 떠올리면서, 나는 내가 이 책을 읽고 적었던 리뷰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렸다.

'잠시동안 눈을 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김없이 눈을 뜨는 시간은 찾아온다. 눈을 뜨면, 거기엔 되고 싶은 내가 있는게 아니라 본연의 내가 있다.'


크- 바로 이거야. 이 책에 대해 이보다 더 잘 말할 수는 없어.(응?) 나는 나 스스로에게 감탄했다. 크- 




회사 근처에 까페가 새로 생겼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독자적 브랜드를 가진 까페로 보였고, 아주 작았다. 아침에 들르면 크루아상을 무료로 준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회사가는 길, 버스에서 내려 들를 수 있지만, 새로 생긴 까페는 버스에서 내려 뒤로 돌아 조금 걸어야 한다. 한마디로 출근시간에 가기에 스벅보다 조금 더 멀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나는 어제, 스벅 대신 그 까페로 갔다. 월요일 밤에는 책 읽다가 열두시 넘겨 자고, 화요일 밤엔 술마시고 들어가 자려니 열두시였던 터라, 어제 아침 출근길에 몹시 피곤하고 졸렸던거다. 으윽 달달한 커피를 한 잔 해야겠어. 그렇게 새로 생긴 작은 까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켜두고 책을 조금 읽었다. 그리고 당신을 생각했다. 내가 '여기'에 와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스벅이 아니라.




9월과 10월, 로쟈님이 남미문학 강의를 하신다는데,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를 재미있게 읽은터라 몹시 궁금하다...나도 강의 신청해서 들을까...우짜지.. 




그리고 밑에 두 책에 대해서는, 읽고 싶으신 분께 드리겠습니다(읽고 싶어서 샀는데 못읽겠어요 -_-). 한 분이 두 권 다 신청하셔도 되고 한 분이 한 권만 가져가셔도 됩니다. 택배비는 제가 부담합니다. 읽고 싶으신 분은 '공개댓글'로 달아주세요. -끝!! 아무개님께 드리겠습니다.

















9월달에 에피톤 프로젝트 새앨범 나온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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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8-28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권다 손번쩍!

아무개 2014-08-28 16:33   좋아요 0 | URL
누가 댓글달까봐 급하게 다느라....
근데 다락님이 이런 책을 샀네요 오호...

아참 로쟈님의 러시아 문학 강의는
아트앤스더티에서 인강으로도 들으실수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강의보담 책이 나은거 같긴했어요.

다락방 2014-08-28 16:46   좋아요 0 | URL
오 아무개님께 드리겠습니다. 당첨!!

남미문학도 나중에 책으로 나오겠죠? 책으로 읽을까.. 흐음..

2014-08-28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31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4-09-01 09:54   좋아요 0 | URL
ㅍㅎㅎㅎ 감사해요~~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14-08-2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방출 광고 이제서야 보여요. ㅋㅎㅎ
아무개님, 축하드립니다. ^^

다락방 2014-08-31 14:17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은 벌써 책을 받으셨습니다. 으흐흐흐

유부만두 2014-08-2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로쟈님 강의 들어봤어요. 강의 잘하세요. 재밌고요. 저녁시간 맞추기 어렵지 않으시면 추천해요. 그런데 양재~사직공원 옆 푸른역사 ... 머네요....

다락방 2014-08-31 14:17   좋아요 0 | URL
저도 로쟈님 강의 한 번 들어본 적 있어요. 저희 동네 도서관에서 지젝 강의 하셔서 의욕 충만하여 들으러 갔었지요. ㅋㅋㅋㅋㅋ 한 번 듣고 그 후론 안갔지만 강의는 재미있었어요. 남미문학 강의도 책으로 나오면 책으로 살까... 생각 중이에요. 강의를 한 번 들어보고 싶긴 한데.. 흐음...

레와 2014-08-2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영화는 대체 언제 개봉한거에요?!!!!

크루아상의 공짜로 주는 카페라니.. 무조건 가야죠.
출근전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주변환경이 부러워요. 락방!! ㅎ


나는 다락방이랑 제주 올레길을 걷고 싶다요.

다락방 2014-08-31 14:19   좋아요 0 | URL
저 영화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것 같고요 앞으로도 하게 될 지는 모르겠어요. 개봉하면 보러가야겠어요.

크루아상을 공짜로 주는 카페는 오픈 시간이 좀 늦어요. 삼십분만 더 빨리 해줬으면 좋겠는데...이게 잘못가면 아직 크루아상 굽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못먹어.. ㅠㅠ

ㅎㅎ 어쩜좋아. 전 제주 올레길을 걷고 싶지 않은데요. ㅎㅎㅎㅎㅎ 난 제주도가 별로...( ")

별수진 2014-08-2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고 갑니다..산티아고..전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다락방 2014-08-31 14:20   좋아요 0 | URL
저도 회사를 혹여 때려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좀 생각해보려고요. 가고 싶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반반이에요. 도전하고나면 좋을 것 같긴한데...역시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어요. 사실 생각이 아니라 생각하기 전에 가고 싶은 욕망이 더 컸을 때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쵸?

자하(紫霞) 2014-08-3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요즘 킨포크에 빠져들고 있어요.ㅎㅎ

다락방 2014-08-31 14:21   좋아요 0 | URL
글 읽는 건 별로 재미없는데 사진들이 참 좋아요. 다들 너무 '있는 집' 인것 같아서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진이 예뻐요 ㅠㅠ
 














나는 클래식 음악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클래식 음악을 듣는 취미도 없다. 지금이야 비탈리의 샤콘느를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것 말고는 아는 바가 없다. 아직도 내게 클래식은 나와는 거리가 먼, 다른 사람들의 취향일 뿐이다. 일전에 <무릎팍 도사>에서 '장한나' 였던가, 나와서 그런 얘기를 했다. 다들 클래식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귀에 익숙한 곡들은 대부분 다 클래식이라고.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클래식은 내게 멀다. 아주 가끔, 클래식과 친해지기 위해서 어떤 앨범들을 들어보지만, 그렇다해도 친해지게 되는 건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클래식에게 마음을 아주 닫아버리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 속의 여자주인공 루이자 역시 클래식에 마음을 닫아놓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디 클래식 뿐이랴, 그녀는 사방팔방 이것저것에 마음을 닫아놓고 살고 있었는 걸. 



지휘자가 앞으로 나와 단상을 두 번 톡톡 두드리자 거대한 침묵이 내리깔렸다. 그 정적이 느껴졌다. 한껏 기대에 차 있는 객석이 느껴졌다. 그때 지휘자가 지휘봉을 내리자 갑자기 만물이 순전한 소리가 되었다. 음악이 실체가 있는 사물처럼 느껴졌다. 음악은 내 귀에만 머물지 않았고, 온몸을 타고 나를 에워싸고 흐르며 온 감각이 공명하게 했다. 피부가 따끔거리고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었다. 내가 태어나서 들어본 적이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소리였다.

그리고 음악으로 인해 내 상상력이 뜻밖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곳에 앉아 있자니 몇 년 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이 떠올랐다. 해묵은 감정들이 나를 덮쳤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상이 내 몸에서 술술 뽑아져 나왔다. 마치 나의 지각 능력 자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쭉쭉 늘어나는 것만 같았다.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었지만, 그렇다고 멈추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 자리에 영원히 앉아 있고 싶었다. (p.233-234)



우리는 객석이 텅 빌 때까지 기다렸고, 그 다음에 내가 휠체어를 밀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까지 내려가서 무탈하게 윌을 차에 태웠다. 별로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머릿속에 아직도 음악의 여운이 남아 있었는데, 그게 희미해질까 아쉬웠다. 계속 음악을 돌이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었다. 온전히 연주에 몰입하던 윌의 친구처럼. 음악이 마음속에 꼭꼭 잠겨 있던 감정들을 풀어내고 작곡가조차 예상치 못한 곳으로 떠나게 할 수 있다는 걸 미처 몰랐다. 어디를 가나 잔향을 끌고 다니는 것처럼 음악은 주변 공기에 깊은 상을 새겼다. 객석에 앉아 한참 동안 곁에 윌이 앉아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었다. (p.235)



그녀는 클래식을 들을 생각조차 없었지만, 그녀의 고용인인 '윌'이 그녀에게 꼭 한번 클래식을 들어보기를 권했고, 루이자는 윌에게 '당신이 같이 가준다면' 연주회에 가겠노라 했다. 그리고 가서는, 옆에 앉은 윌을 잊을만큼 클래식에 흠뻑 빠진다. 


클래식이란 말이 나와서 클래식을 감상하게 되는 루이자가 인상 깊어 이 부분을 인용했지만, 사실 내가 하려던 말은 그게 아니고.


소설로 치자면 '코맥 매카시'가 정통 클래식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이 말은 즉, 소설을 읽지 않았던 사람들이 읽기에는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는거다. 반면에 소설(혹은 책)을 잘 읽지 않았던 사람들이 접하기 쉬운 '팝송'같은 소설들이 존재한다. 빠르게 책장이 넘어가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몰입도 되는. 소설을 잘 읽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처음 소설을 추천할 때는 당연히 팝송 같은 소설을 추천하게 되는데, 이 책, 《미 비포 유》는 '엄청나게 힛트칠만한' 팝송 같은 책이다. 재미도 있고 눈물도 흘리고 잠시도 손에서 놓고 싶지가 않아진다. 물론 이 말은, '소설로서는 클래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완벽하다'고 느껴지는 책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은 '이 책이 완벽하지 않다'와는 다르다. 내가 완벽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일뿐, 이 책은 이 책의 북트레일러에서 나온것처럼 누군가에게는 '대단하며', '인생을 바꿀만한' 책일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팝송을 부르는 가수의 모습을 보고 금세 사랑에 빠져 인기스타가 만들어지듯이, 이 소설속의 주인공 역시 흠뻑 빠지게 만든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을때까지, 윌을 사랑했다. 그와 사랑에 빠졌다고 단언했다. 흥분해서 읽다가 친구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나는 이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우선 이 책이 '지나치게 소설적인' 면들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소설적인 면들이라고 해서 현실하고 완전히 동떨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사지가 마비된 환자들 중에는 그들을 아낌없이 간호할 수 있을 만큼의 넉넉한 경제적 여유를 가진 자들이 존재할테니까. 게다가 주인공 '윌'은 사지가 마비되기 전까지 엄청나게 천재적인 경영인이었고, 그래서 (원래 집도 부자인데) 돈도 많이 벌었고, 온 세계 방방곡곡 여행을 했으며, 몸을 움직이는 거친 액션들도 즐겼다. 잡지에서 바로 걸어나온 것 같은 초절정 미녀들과 섹스를 즐긴 것은 두 말해 무엇하랴. 이렇게까지 삶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전 세계에 몇 프로나 될까? 게다가 이제는 그 모든걸 할 수 없는 남자를 간호하기 위해 들어온 여자주인공 '루이자'는 거의 한 집안의 가장이며 집 근처 8km 이내로는 떠나본 적도 없는 여자이다. 이런 스토리는 사실 지나치게 통속적이지고 '극의 재미'를 더한듯 느껴져 썩 흡족한 건 아니지만, 그러나 가난한 사람이 돈을 많이 주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책의 뒷표지에는 이 책에 대한 극찬으로 가득하지만, 나는 어딘가에서 본 '안락사'라는 단어가 잊혀지질 않아, 이 이야기가 비극이 될거라고 짐작하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주인공 루이자와 윌이 사랑에 빠지는 동안, 그 사랑이 내것이 되어 이 이야기가 비극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이미 '안락사'란 단어를 본 이상 결말은 불보듯 뻔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까지 나는 기대를 걸고 있었던 거다. 루이자가 윌에게 마지막까지 기대를 걸었던 것처럼. 


자신의 몸을 이용해 세상 모든걸 누리고 경험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자신의 몸으로 이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실감하는 게 어떤 걸지, 내가 아무리 이해하고 상상하려고 해도, 그 절망감은 내 상상 이상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그가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이만 끝내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안 이상, 그에게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의 삶을 사는 것은 그이지, 내가 아니니까. 내가 아닌데, 내가 그 고통을 겪는 게 아닌데 '그것이 옳지 못한' 일이라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감히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다만, 그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일이 몹시 힘들거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를 설득해보고자 하지만 결국 그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일, 그의 마지막에 옆에서 그런 그를 보아주는 일. 그것은 독자인 나를 눈물나게 하는 것보다, 어마어마한 크기로 그들을 괴롭힐 것이다.



윌을 보면 생각만 해도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벅찬 사랑으로 내 품에 안았던 아기가 보였다. 내가 또 하나의 인간을 창조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마음으로 처음 만난. 내 손을 잡으려 팔을 뻗던 갓난아이,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던 꼬마,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분노로 눈물범벅이 되어 흐느끼던 소년이 보였다. 그 여리던 모습, 사랑,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런데 윌이 나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한 건 바로 그것들이었다. 다 큰 남자만이 아닌 그 어렸던 소년, 그 모든 사랑, 그 모든 지난 일들까지. (p.156)



입에 음식을 넣는 것초자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하는 그가 퉁명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그가 루이자를 만난다. 루이자는 그의 눈치를 보며 잘해주고자 하지만 그렇게 몇날 며칠을 퉁명스러운 데야 참을 수가 없다. 



"개망나니처럼 행동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말들이 고요한 허공에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휠체어가 정지했다. 한참 침묵이 이어지더니, 그가 천천히 돌아서서 나를 똑바로 마주보았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그의 손은 작은 조이스틱을 잡고 있었다.

"뭐라고 했죠?" (p.82)




아. 으르렁 거리는 루이자, 이렇게 사랑은 시작되는구나,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된이상 이들이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이 아닌가. 그러니까 재벌의 뺨을 때리는 뉘앙스랄까. 나한테 이런 건 네가 처음이야...



'루이자 클라크'는 자신이 고용된 6개월이 그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래서 그에게 살아갈 의지를 불러일으키고자 최선을 다한다. 어떤 일들은 좌절을 주지만 어떤 일들은 기쁨을 준다. 그 과정에서 윌과 루이자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이야기하고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된다.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것도 가능해졌다.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루이자는 그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그를 사랑하니, 어쩌면 많은 것들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긴다. 그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그 역시 자신을 사랑하는 것 같으니, 그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한 그 결심을 어쩌면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의 고백은 진실했고, 그녀의 사랑 역시 진실했다. 그러나 루이자는 그로부터 '당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듣게 된다.




"미안해요. 내겐 충분하지 않아."

나는 그의 손을 내렸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그는 말하기 전에 잠시 기다렸다. 이번에는 꼭 정확한 단어들을 골라야만 하겠다는 듯이.

"난 그걸로 안 돼요. 이, 내 세상은, 아무리 당신이 있더라도 모자라. 진심으로 말하지만, 클라크, 당신이 오고 나서 내 삶 전체가 좋은 방향으로 달라졌어요. 그렇지만 그건 충분하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에요."

이제는 내가 물러설 차례였다.

"그러니까, 이렇게 되면 괜찮은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걸 알겠어요. 당신이 곁에 있다면, 어쩌면 썩 괜찮은 삶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건 '내'인생이 아니에요. 당신이 얘기를 나누었던 그 사람들과 나는 달라요. 그건 내가 원하는 삶과 전혀 다르단 말이니다. 비슷한 구석도 없다고요." (p.471-472)



"하지만 이 휠체어는 내 존재를 규정해요, 클라크. 당신은 나를 몰라요. 진짜 내 모습을. 이 물건이 있기 전에 날 본 적이 없잖아요. 난 내 삶을 사랑했어요, 클라크. 진심으로 사랑했단 말입니다. 내 일과 여행과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 모든 걸 사랑했어요. 육체적인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가 좋았어요. 바이크를 타고 높은 건물에서 몸을 던지는 걸 좋아했어요. 사업 거래에서 무자비하게 승리하는 게 좋았어요. 섹스도 좋아했죠. 숱한 섹스들을. 크나큰 삶을 누렸단 말입니다."

이제 그의 언성이 한층 높아져 있었다.

"나라는 사람은 이 물건에 갇혀서 살 수 있게 생겨 먹질 못했어요. 그런데 의도와 목적에 모두 반해 나를 규정하는 게 이젠 이 물건이 됐단 말입니다. 나를 규정하는 유일한 물건이 됐어요." (p.472-473)





누군가에게 사랑은 필요한 충분 조건, 혹은 단 하나의 유일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한다는 고백 앞에,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눈 앞에 두고 살아갈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이 사람이면 돼, 나는 이 사람이면 살 수 있어, 하고.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사랑만으로 충분하지가 않다. 그것 말고도 다른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사랑은 있으면 물론 좋지만, 그거 하나만이 나를, 내 삶을 지탱해주는 것이 아닌 사람. 나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는 윌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한다. 그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에게 삶은 정말 그렇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삶은,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에게 삶은, 모자라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른 게 다 없고 사랑하는 여자만 있는 삶, 그것은 그에게 모자라다. 



그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그가 그렇게 느끼는 것을 나는 온전히 이해하지만, 나 역시 윌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나는 '충분하지 않은', '모자란' 삶을 포기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생각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데서 오는 절망감, 그것이 그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여기서 이제 그만 끝내게 결심하게 하는 그 마음을, 나는 감히 짐작해볼 수는 있지만, 그리고 그 삶이 그의 것이니 결정 역시 그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라면, 나라면, 어떻게든 삶의 끈을 놓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것 어쩌면 내가 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내가 내 의지대로, 내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되면, 어쩌면 나 역시 절망감에 윌과 같은 선택을 할 수도 있으리라. 



윌은 끝까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고 싶어한다. 누군가 자신의 삶을 결정 내리는 것을 지독하게 싫어한다. 그래서 루이자에게도 본인의 삶을 살라고 말한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라고, 더 많은 것을 배우라고, 더 많은 것을 해보라고 얘기한다. 자신의 동네에서만 안주하는 루이자에게 그는 더 다양한 삶, 더 풍부한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사실 나는 그가 이렇게 그녀에게 강하가 권할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말이 그녀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만약 내가 루이자였다면 내 삶에 대해 니가 이러쿵저러쿵 하진 말라고 화를 냈을 것이다. 결국 그의 말을 듣고, 어쩌면 그의 말을 듣기를 잘했다고 몇 번이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그가 자꾸 내 삶이 부족하다고 하면 내가 그 말을 듣고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러나,


윌은 루이자가 자신의 삶을 살기를 바랐다. 식구들에게 혹은 윌에게 얽매인 삶이 아니라 루이자 자신만을 위한 삶. 그가 그것을 진심으로 원했기에 루이자도 달라질 수 있었다. 루이자는 그를 만나기 전과 후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고 윌 역시 그녀를 만나고 난 후에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 누군가 인생의 어느 한 시점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어쩌면 미리 다 예정되어져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그것이 더 나은 쪽으로 바뀌는 거라면, 그 순간에는 신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도. 남자를 만나 정착하게 되도 자신을 위해 비상금을 숨겨 두라고 말하는 윌이 무척이나 좋았다. 내 인생을 바꿔놓고, 행운이라 생각하게 하고,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것. 어떻게든 나 자신을 위해 살도록 배려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끝내려 한다는 결정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 대체 이것을 어떻게 감당해낼 수 있을까. 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를 사랑하는 나'를 위해 그를 붙잡고 매달리고 말리고 싶다. 그러나 '나를 위해' 네 삶을 연장하라는 말 역시, 그를 위해서는 지독하게 이기적인 말일지도 모르겠다.



 

몇번이나 눈알이 빨개졌다. 지하철 안에서도 핑- 눈물이 고여 힘들었다. 책의 처음부터 그가 자신의 죽음을 원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가 사랑스러울 때마다 더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에게 삶의 의지를 불태워주려는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까 겁이 났다. 루이자가 해내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끝을 알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꼭 그만큼 끝을 알고 싶었다. 




업무가 시작되기 바로 전까지 이 책을 읽었다. 상사가 출근하기 바로 직전까지. 그래서 나는 엉엉 소리내어 울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달래며 고개를 쳐들어 천장을 쳐다보았다. 그의 결정을 존중해야하는것과 그의 결정을 어떻게든 바꾸려고 하는 것. 그 둘 중에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야한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그래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드니까.



"혹시 이런 거 알아요?"

밤새도록 그렇게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았다. 특유의 눈가에 잔주름이 지는 웃음. 목이 어깨로 이어지는 그 지점.

"뭔데요?"

"가끔은 말이에요, 클라크. 이 세상에서 나로 하여금 아침에 눈을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오로지 당신밖에 없다는 거." (p.388)




아...제기랄. 눈치 보면서 페이퍼 썼더니 힘이 쭉 빠지네. 

가끔은, 내가 제대로 된 사랑을 한 번도 못해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저 388페이지를 읽을 때 그랬다. '밤새도록 그렇게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았던 적이 없었던것 같다. 일단 밤새도록 누군가의 얼굴을 보고 싶을 정도로 깨어있기를 원한 적이 없었다. 나는 밤에는 자고 싶어지니까. 상대의 자는 모습 같은거 밤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졸리니까 자자, 가 먼저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니까. 그러고보면 잠든 모습을 마냥 바라봐도 좋기만한건 내 조카를 볼 때 뿐이었던 것 같다. 아..조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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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8-2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
내가 기대했던 걸 모두 충족시켜 주는 페이퍼네요. 고마워 락방!!

뿌듯하다~ ㅎ

다락방 2014-08-26 14:58   좋아요 0 | URL
잇츠 마이 플레져! 므흣 :)

마태우스 2014-08-2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치 보면서 이런 장대한 서사시를 쓰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참고로 요즘 독서 열심히 했어요 그래봤자 8월에 읽은 책이 5권 정도밖에 안될 것 같은데, 다락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님이 있기에 출판계가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참고로 오늘은 춘천에 다녀오면서 미미여사의 책을 읽었어요. 잠을 한잠도 못자게 만들만큼 재밌더군요 저랑 코드가 따악...^^ 아, 그리고 필립 말로의 유령퇴장도 읽고 있어요. 4분의 3 읽었는데 결말이 궁금하네요. 이것저것 읽는 스타일 땜시....

다락방 2014-08-27 10:51   좋아요 0 | URL

장대한 서사시라뇨, 마태우스님. 그저 긴 글일 따름입니다. 할 말이 하도 많아가지고 다다다닥 썼네요. ㅎㅎ

저도 며칠전에 필립 로스의 [나는 공산주의자 아내와 결혼했다] 였나 그 책을 사두었어요. [미국의 목가]도 그렇게 좋다길래 사려고 하는데, [유령 퇴장]도 사야겠네요. 책 읽는 속도는 결코 책 사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 같아요. 다 읽고 사자고 매번 결심하지만 번번이 무너지네요. ㅠㅠ

미미여사랑 유령퇴장 다 읽고나면 리뷰 써주세요 마태우스님. 즐거운 마음으로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

유부만두 2014-08-2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긴" 페이퍼 좋아요~ ^^

다락방 2014-08-29 13:51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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