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매달 찾아오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입니다.


5월의 도서는, 그 이름도 유명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입니다.

오래전부터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참여했던 분들이라면 재독이 될것입니다.


마리아 미즈,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얼마전에 '가부장제는 이제 소멸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가부장제랑 엮이면 2,30대 남성들이 화를 낸다' 는 댓글을 받았었습니다. 음... 네, 그렇다고 합니다. 뭐, 저는 더 할말은 없고, 다만, 세상의 모든 남성들이 화를 내도 내 알 바는 아니라능..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다같이 읽어봅시다!



6월, 니라 유발 데이비스, 젠더와 민족
















7월, 조한혜정, 한국의 여성과 남성



그러고보니 조한혜정 님의 책을 읽어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몇 년간 여성주의 책을 읽으면서 왜그랬을까요?

오래전에 쓰인 책이지만, 당시엔 어떤 책이 쓰였는지 그리고 지금과는 어떻게 같고 또 다른지를 비교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참에 한국의 여성주의 책 고전을 한 번 함께 읽어봅시다.











8월, 김민정 외,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히잡도 할례도 여성인권을 해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들의 문화이니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더러 보았습니다. 

문화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몸을 해치는 것을 용인한다고?


우리 다문화주의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논문을 함께 읽어봅시다.











자 일단 8월까지의 도서를 안내합니다.

자, 여러분 힘내요 우리 힘차게 같이 갑시다.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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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4-2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한헤정 선생님 책도 읽어봐야지 했는데 리스트 추가 좋아요~~

다락방 2024-04-29 14:43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때마침 좋은 책 추천받았네 싶었어요. 우리 힘내서 같이 읽어봅시다!

건수하 2024-04-29 17: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7번 책 정희진의 공부에 나온 책 맞죠? 저도 궁금했는데 반갑습니다!

다락방 2024-04-29 22:04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건수하 님. 저도 듣고 리스트에 넣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우리 함께 읽어봅시다!!

책읽는나무 2024-04-29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독하시는 분들 참 부럽습니다.
저는 5월 책 오늘 받았습니다.
4월 책들이 얇아서인지 5월 책이 제법 두껍게 보이더군요.ㅋㅋㅋ
그래도 파이팅해야죠.^^;;

다락방 2024-04-29 22:04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읽어두면 분명 좋은책이니 파이팅하고 함께 읽어봅시다. 빠샤!!

단발머리 2024-05-02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재독이어서 얼른 자랑하려고 했는데, 어제 책 찾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 뒤에 꽂혀있어서 한참 걸렸습니다.
드디어 찾았고요. 오늘은 5월 2일! 같이 달려보자고요! 부릉부릉!

다락방 2024-05-02 09:22   좋아요 2 | URL
저는 일단 초반에 다른 책들 좀 읽고 재미를 이빠이 충전한 다음에 가부장제로 갈 계획입니다. 빠샤!!
 

어제 아마존 프라임에서 <리처> 시즌1 을 다 봤다. 7회부터 본격 재미있어졌다. 8회가 마지막 회였지만. 7회에서 잭 리처가 군복입고 얼굴에 색깔 칠하고 숲에서 대기하다가 적들을 죽여버릴 땐 오! 좋았어!! 막 이렇게 되었단 말이지. 그런데 키쓰신은 넘나 어색해서 오그라들었네. 책 내용 기억 하나도 안나서 개정판 나오면 다시 읽자 하던 참에, 시즌2도 시작하려는데, 시즌 2는 <bad luck and trouble>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아닌가. 이건 뭐였지? 하고 검색해보려고 리차일드 넣었다가, 아니, 이게 뭐지요??
















몰랐는데 신간이 나왔네요, 잭 리처? 하아. 그렇다면 나는 참을 수 없지! 아니 ㅋㅋㅋ 언제 나왔니 증맬루 ㅋㅋㅋㅋㅋ 내가 너를 사주마. 읽어주마. 요즘 읽는 책들이 다 진지하거나 재미없거나 해서 미치겠는거지요. 이럴 때 잭 리처 살짝 한 권 넣어줘야지. 이번주에 아직 책 한 권도 안샀는데, 산다, 내가, 너를. 아 흥분돼.


















마거릿 애트우드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도 이메일로 접했다. 하아- 왜 책은 사도사도 늘 부족한가. 왜 늘 사야할 책이 또 생기는가. 마거릿 애트우드 뿐만이 아니다.


필립 로스의 신간도 나왔어! 하아-
















필립 로스의 신간은 대통령 얘기라는데, 아니 필립 로스가 대통령 얘기 어떻게 했을지 넘나 궁금하지 않은가. 아아, 날더러 어쩌란 말인지. 그렇게 열심히 책을 사도 왜 늘 사야할 책이 또 생긴단 말인가. 왜, 왜..



작년과 재작년, 

나는 매일 보아야 하는 사람을 미워해서 너무나 괴로웠다.

미워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이해하면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그 당시에 mz 관련 책들도 사서 읽었었다.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의 성질이 mz의 것이라고 볼 순 없겠지만, 괴롭지 않으려면 미워하지 않아야 하고 미워하지 않으려면 좀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관련 책들을 읽어도 미움은 여전했고 그런데 매일 얼굴을 봐야했고 그것이 너무 괴로웠다.

나는 누가 나를 미워하는 거 별 신경 안쓰고 나는 대체적으로 무심한 편이라 타인을 딱히 미워하지도 않는다. 나라는 인간 자체가 안티가 많을 거라는 것도 남동생 덕에 늘 새기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과 내가 매일 보는 사이도 아닌데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이 돈 케어 괜찮은데, 직장에서 매일 마주쳐야 한다는 것은 얘기가 달랐다. 미운데 매일 보려니 진짜 너무 괴로웠다. 미움이 찾아오는 건 내게 쉽게 있는 일이 아니라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작년에 그 직원이 회사를 그만둬서 더이상 볼 일이 없어지게 되었고, 그 후로 나의 괴로움은 당연히 사라졌다. 다만 다른 곳에서 즐겁게 살고 있기를 바랄뿐. 그러나,


내가 그 당시에 그 사람을 미워했던 것, 그 시간에 내가 괴로웠던 것에 대해서는 자주 떠올린다. 그런 일이 있었지, 나는 괴로웠었지, 미움을 멈추는 일은 노력으로 되지 않았지, 하고.


지금은 마주치는 사람들 누구도 미워하지 않아 마음이 평안하다. 지금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은 성범죄자 새끼들이고, 내가 개인적으로 미워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라면 그들의 불행을 바라지 않지만, 그러나 성범죄자 새끼들에 대해서라면 그들의 불행을 바란다. 지옥끝까지 쫓아가서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제 요가를 하는데, 요가 쌤은 요가를 하면 긍정적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마치고나서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는 태양경배자세를 하며 너무나 행복했다.

이게 뭐라고 팔을 쭉 뻗는일이, 몸을 숙이는 일이 이렇게나 좋을까. 너무 좋아서 울고 싶었는데, 그러고보면 이 기분은 그런데, 이 선생님일 때 주로 느껴지곤 했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큰 효과가 생기는걸까.

어제 한시간 동안 요가하며 수시로 행복해서 울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이것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 인지하는 것, 느끼는 것.


정희진쌤 오디오 매거진 이번에 한장면의 영화에서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다루는데, 선생님은 이 영화를 말씀하시면서 당신이 축구, 야구, 권투를 하지는 못해도 너무나 좋아한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이 그렇게나 좋더라. 그러니까 내가 뭘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나는 그런걸 듣는게 너무 좋다. 나 이거 좋아, 난 이게 좋더라, 하는 말들을 들으면 그 사람이 그렇게나 예뻐보인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느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선생님이 결국은 권투를 직접 하실 수 있게 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았던 순간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너무 감동이야, 너무 행복해! 했던 순간들을. 그리고 그거랑은 미묘하게 다른데, 내 미래가 기대됐던 순간들을.


재작년 파리의 센강 앞에 섰을 때도 그랬다. 와, 내 인생의 이 시점에 내가 계획한 적 없지만 센강에 와있다니, 내 인생 너무나 흥미진진하잖아? 

올해초 말레이시아에서 대만여성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이번에 대만에서 그녀를 재회하게 되었을 때도, 와, 내 인생 너무 개꿀잼이네. 다른 나라에서 외국어로 친구를 사귀다니, 도대체 앞으로는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하고, 여행 내내 흥분한 채로 돌아다녔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동안 꿈꿔왔던 것과 미처 거기까진 생각지 못했던 것들로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 하더라도 계획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내 미래는 또 나에게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어떤 장소에 가있게 할까. 나이는 자꾸 먹어가는데, 그래서 두렵기도 한데, 내가 알지 못하는 미래가 내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짜릿하다. 그 미래를 두 팔 벌려 맞이하고 싶다. 힘차게 걸어가고 싶다. 


나는 지금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내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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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은 싱글 여성이나 과부인 여성을 마녀로 몰아 살해하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아 간 것을 말한다. 싱글 여성이며 돈을 벌고 있는 나는 이에 분개해 어제 페이퍼를 썼었다. 그런데, 싱글이 아닌 여성은, 그렇다면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았을까?


마리아 미즈는 인도의 사례를 가져온다. 인도의 지참금 살인.

몇차례 나는 [페미사이드] 책에서 인도의 지참금은 신부의 아버지가 신랑에게 건네는 돈으로 신부는 그 돈을 만져볼 수조차 없다는 걸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단지 여성이 아버지에게서 신랑으로 건네지면서 돈을 만지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돈이 부족하다고 살해 당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런 일은 빈번하게 일어나 아주 많은 남성과 그의 가족들이 자신의 집에 들어온 아내 혹은 며느리를 살해한다. 결혼하지 않은 인도 여성에겐 갈 곳이 없는데, 결혼하고 나면 이 땅에서 사라져버린다니. 도대체 뭘 어쩌라는걸까.



델리: 압하 Abha는 다울라트 램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했으며, 지금은 교사를 하고 있고, 5개월 된 딸의 엄마이다. 그녀의 부모 말에 따르면, 그녀가 뉴델리, 푸사에 있는 IARI에서 과학연구청장(1급)을 하고있는 고아르Shankar Goar 박사와 결혼한 뒤, 고문을 당하면서 지참금을 더 가져오라는 요구를 듣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 요구 때문에 그녀가 살해당하기 4개월 전 그녀의 부모가 냉장고를 주었다고 한다. 1979년 7월 7일, 남편이 그녀를 때려 이마를 다치게 해서 4바늘을 꿰맸다. 그녀의 남편은 서독에 가고 싶어 했다. 그는 지참금을 더 벌기 위해, 재혼을 원했던 것 같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10월 1일, 압하는 부모에게 가서 두세라Dussehra 축일을 보냈다. 밤에 집에 왔을 때, 그녀의오빠와 여동생도 그녀 남편이 화가 나 보인다는 것을 눈치 챘다. 다음 날, 모르는 사람이 와서 그녀의 부모에게 압하가 몹시 아파서 병원에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들이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간호사는 압하가 독극물로 사망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누구도 구속되지 않았다(Manushi, Dec. 1979~Jan. 1980) -p.314



아그라 Agra: 타즈간지 경찰은 샤르마Rajni Sharma 부인에게 잔혹행위를한 이 부인의 시가 식구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부인의 아그라 Agra: 타즈간지 경찰은 샤르마Rajni Sharma 부인에게 잔혹행위를한 이 부인의 시가 식구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부인의 가슴을 도려냈는데, 이는 이 도시 역사에서 가장 잔인한 지참금 사건 중 하나이다.

경찰에 따르면 샤르마 부인은 타즈간지 지역의 샹카르Hari Shankar에게몇 달 전에 시집을 왔다.

남편과 시댁가족은 샤르마 부인에게 스쿠터를 살 돈 1만루피를 가져오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그녀가 거부하자 남편은 그녀의 양쪽 가슴을 물어뜯었다. 시댁 식구가 그의 이런 고문 행위를 응원했다고 한다(Indian Express, 10December 1980에서). - P315



세계 각지에서 여성들은 밖에서 임금 노동을 해도 집에 돌아와 가사 노동을 해야 했다. 밖에서 임금 노동으로 벌어들인 돈을 그러나 자신이 쓰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가족에서는 얼른 치워버리려고 하고 그렇게 결혼을 하면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박당하고 폭력에 노출되고 살해당했다. 이런 인도에서 태아 감별을 할 수 있게 되자 여아를 낙태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게 아니었을까. 내가 태어나 살아보고 결혼했더니 지옥이 펼쳐졌다면, 내가 앞으로 낳게 될 딸이 그 삶을 그리고 그 미래를 감당하게 둘 수 있을까. 그건 나와 딸에게 너무 힘든 일이 아닐까. 인도에서는 그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여아 낙태가 일어난다. 그리고 살아서 고통스럽게 살게 두느니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게 낫지 않나, 하는 내 안의 여성혐오를 마리아 미즈를 통해 자각한다.



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암울한 여성혐오적인 표현은 여성 스스로가 체화시켜 이를 다른 여성에게 적대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쿠마르가 위에서 한 조언 같은 암울한 표현은(여아낙태가 여아 신생아에 대한 살해보다 훨씬 인도적인 방법이라고 옹호함) 다시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사회관계는 언급도 되지 않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변화노력을 옹호한 것도 없다. 여성 스스로 절명하게 하는 것만이 해결책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는 우리에게 빈민을 섬멸함으로서 빈곤을 퇴치하는 것을 제안한 인구통제기구의 논리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이는 그보다 더 끔찍하다. 여성이 여성 살해를 최종 해결책으로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p.324



페미사이드와 여성혐오에 지쳐 나 조차도 여성혐오를 하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이 책을 읽는 일은 나를 반성하게 하고 있다.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너무 화가 났다.

태아일 때도 죽이고 아이일 때도 죽이고 싱글이어도 죽이고 결혼을 해도 죽이고. 여성이라는 성별을 가지고 태어난 이상 어떤 이유로든 살해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그런 식으로 세상이 지금까지 굴러왔다는 것이.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는 것이. 아주 많은 남자들은 자신도 현재를 살고 있으면서, 자신도 과거를 살고 있지 않으면서 여자들을 향해 '옛날보다 지금 여자들 살기 얼마나 좋아' 라고 얘기한다. 너도 지금을 살잖아. 자기들도 한국에 살고 있으면서 '너네 인도나 이란에서 태어난 것보다 평화롭게 살고 있지' 라고 말을 한다. 너가 다른 나라 남자들보다 뭘 더 잘해줫는데? 그래서 이곳에서 우리는 평안한가? 안전한가? 치안이 좋은 나라로 손에 꼽는 대한민국이라는데, 정말 그런가? 매일 불법촬영 기사가 나는 이곳에서 우리는 평화로운가? 여성 한 명의 실수는 여자 전체의 패배가 되어 손가락질당하는 이곳에서 우리는 정말 행복한가? 여성경찰 무용론을 우리가 얼마나 지긋지긋하게 들어왔는가. 그러나 최근에만 해도 서울대 디지털 성폭력 사건에서 '그거 못잡아요'하고 돌려보낸 경찰들의 성별은? 이런 남자 경찰들은 그래도 여자 경찰들보다 무해한가? 피해자로 하여금 직접 수사하고 잠입하고 추적하고 가해자를 잡게 하는 이 나라에서 경찰이, 정치인이, 법조인이 모두 남자라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강남 한복판에 커다란 클럽을 차려놓고 거기에 돈만 많이 주면 여자들을 약 먹여서 강간하라고 떠밀어주는 인기 가수들이 사는 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정말로 우리 대한민국 여성들은 다행인가? 



여성이, 여러 종류의 남성에게 강간을 당하지만, 1978년 이후로는 특히 경찰에게, 법과 질서의 수호자인 경찰에게 당하는 경우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강간 사건의 대부분은 경찰서 내부에서 일어났으며, 희생자는 대부분 집단 강간을 당했다. -p.325



세상에서 여성경찰무용론을 주장하는 모든 남성들의 머리를 변기통에 다 처박아버리고 싶다. 그렇게 말하는 자들은 그냥 인간 자체로 무용하다.


하아- 이 책 읽기 너무 힘드네. 그래도 계속 읽어보자.



잘 사는 중산층 가정은 50만루피 이상의 현금과 그 외 추가로 냉장고, 스쿠터, 텔레비전, 금, 라디오, 시계, 자동차, 여행상품 등을 요구했다. 보통의 중산층 가정은 5천 루피에서 3만 루피 정도의 지참금을 요구하고 받았다(Krishnakumari & Greetha, 1983). 신부 가정은 딸을 ‘결혼시켜 치우기‘에 열심이었다. 가부장적 인도 사회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있을 곳도, 사회적 지위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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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에서 그렇게나 벼르고 벼르던 <리처> 를 보고 있다. 이걸 보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엇던걸까.

아무튼 시즌1은 책 <Killin Floor> 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것.


















책 [추적자]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서 이번참에 다시 읽어볼까 했는데 이 책은 아직 개정판이 나오질 않았나보다. 개정판 나오기를 기다려야지. 



자, 일단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만약 이 드라마를 먼저 봤다면 나는 잭 리처에게 매력을 느끼지도 못했을 것 같고 책을 읽었을 것 같지도 않다.

드라마에서 캐릭터는 책의 설정과 비슷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뻥이 세다고 느껴지는게 아닌가. 

책에서는 뻥이 세다고 생각해도(이를테면 시계를 보지 않고 시간을 정확히 안다든가 하는) 응, 잭 리처라면 그럴 수 있지, 싶은데  

드라마에서는 뭐야 저게, 하는 식의 설정이 너무 많이 나오는거다. 그게 그렇게 다 추측이 된다고? 하고. 



아니, 그리고 내가 며칠전에 말이야, 퇴근후 본죽에서 홍게죽 먹으면서 이 드라마 보는데 말야,

그거 러브씬 나올 분위기도 아니었는데,

잭 리처 샤워하는데 갑자기 여자 경찰 왜 홀딱 벗고 들어오지요?

죽 먹다가 화들짝 놀라서 화면 껐잖아..



기대보다 재미 없지만 어쨌든 보기는 보고 있는데, 흥미로운 장면들이 몇 개 있다.

이를테면 잭 리처가 이 마을에 와서 자기 형이 살해당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마을의 여자 경찰 로스코랑 친해지고 그녀에게 애정을 품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녀를 보호해주려고 하자 로스코가 엄청 분노하면서 '네가 지켜주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나를 지킬 수 있다!' 고 하는거다. 그 뒤로도 리처가 그녀를 걱정할 때면 그녀의 상사인 핀리 는 '로스코는 강한 사람이야' 라고 한다. 실제로도 로스코는 제 앞에 놓인 위기를 자신이 힘껏 처리해내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돕기도 한다.


또 있다.

중간에 잭 리처가 자신의 옛 동료인 '니글리'에게 뭔가 부탁하고 만나는 장소가 스트립클럽인데, 니글리는 클럽 안에서 싫다는 스트립 걸을 강제로 무릎에 앉히고 쓰다듬는 한 남자를 보게 된다. 분노한 니글리는 참지 않긔!! 가서 디지게 패면서 '여자가 싫다고 하면 그건 싫다는 뜻이야!' 하는 거다. 나는 강제 추행을 하는 남자가 디지게 두드려맞는 장면은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싫다면서 당하고 우는 피해자를 보여주는게 아니라 디지게 맞는 가해자를 보여주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런 마음에 드는 장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는 없는데,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은 잭 리처의 먹는 장면들이다. 책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잭 리처는 무척 잘 먹는, 양 많은 대식가란 말이지. 그런데 여기서 딱히 맛있게 많이 먹는 모습은 나오질 않고 먹는게 어째 다 샌드위치 쪼가리, 육포.. 이런 거란 말야? 흐음. 실망스러워. 그래도 최근 본 장면에서 샌드위치 먹는 거 보고 나도 맛잇는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졌고, 그런데 딱히 맛잇는 샌드위치를 먹으러 어디로 가야하나 알 수가 없고, 그래서 어제 퇴근길에는 그냥 버거킹을 갔단 말야? 왜냐하면 순대국밥 먹고 싶었지만, 책을 읽기 위해서는 순대국밥 먹고 다시 찻집으로 가야해서 이 모든 걸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버거킹으로 간거지. 게다가 샌드위치 대신 햄버거를 와구와구 먹으면 되고. 버거킹 앱을 보니 와퍼셋트에 치즈스틱 주는 쿠폰이 있어가지고 거기에 치즈 두 장 더 추가해서 시켜 먹는데, 아오, 왜이렇게 맛이 없냐 ㅠㅠ 오늘따라 왜케 맛없지 ㅠㅠ 내가 먹고 싶은건 햄버거가 아니라 샌드위치라 그랬나. 그냥 순대국밥 먹을걸 그랬나. 흑흑. 너무 맛없었네요. 이게 다 잭 리처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시즌 끝날때까지 잭 리처 제대로 된 것, 맛있는 것좀 먹어라. 보는 내가 부러울 정도로 맛잇는 것 좀 많이 먹는 장면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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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05-28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비주얼은 잭리처에 걸맞는거 같군요. ㅎㅎ 저는 잭 리처 읽다보면 그렇게 커피가 먹고 싶더라구요. 항상 주전자째로 주문해서 마시는 커피러버 잭... ㅎㅎ

다락방 2024-05-28 09: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데 드라마에선 안그래요. 실망이야, 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4-05-28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톰 크루즈 잭 리처에 대실망했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책만큼 만족스러운 잭 리처가 나올 수 있을까요ㅜㅜ;;

다락방 2024-05-28 12:37   좋아요 0 | URL
저는 잭 리처 읽기 전에 톰 크루즈를 먼저 봤었거든요. 그래서 실망이랄 게 없었는데 나중에 책 읽으면서 사람들이 왜그렇게 실망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드라마에서는 싱크로율은 괜찮은데 이야기가 좀 별로에요. ㅎㅎ 책만큼 만족스러운 영상은 나올 수 없는 거겠죠? ㅜㅜ

독서괭 2024-05-2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수가.. 그렇게 기대하셨는데 실망이 크시겠어요 ㅠㅠ 아쉽네요…

다락방 2024-05-28 20:56   좋아요 0 | URL
7회부터 재미있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열시청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5-28 20:58   좋아요 0 | URL
오 다행이군요 ㅎㅎㅎ

감은빛 2024-05-28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존 프라임에서 [리처] 드라마를 보고 계시군요. 저는 며칠 전에 갑자기 인도 영화 하나가 보고 싶어져서 찾아보니 아마존 프라임에 있다길래, 조금 고민하다가 앱을 깔았어요. 찾던 영화 보고 나서 또 뭐 재미있는 거 없나 뒤져보니 [리처]라는 드라마가 있더라구요. 딱 다락방님이 생각났어요. ㅎㅎ

다락방 2024-05-29 10:12   좋아요 0 | URL
ㅋㅋㅋ 7회부터 근육 뿜뿜 리처가 액션 보여줘서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감은빛 님도 볼 거 없으시면 한 번 시청해보세요! 완전 킹콩같은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5-29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면 본죽에서 홍게죽 먹으면서 나온 그 장면 계속 봤을 거 같은데.... 실망이다락방!

다락방 2024-05-29 10:12   좋아요 0 | URL
저는 막 그런 장면 계속 보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흥!!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은, 싱글 혹은 과부 여성이 늘어났고 이들은 경제활동을 해야 했다. 12~13세기 도시의 수공업계나 상업계는 일하고 싶어 하는 여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여성의 참여 없이는 수공업과 상업의 성장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여성에 대한 태도는 언제나 모순된 것이었다. -p.183~184



나는 어릴 때부터 돈을 벌고 싶었다. 내 손으로 돈을 벌어서 쓰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에도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윤선생 영어교실에서 전화로 영업하는 일을 하기도 했고 베이직 청바지의 전단지 돌리는 일을 했다.


그 돈을 받아서 뭐했느냐 하면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었다. 한 번은 온 가족 먹을 햄버거를 사왔고, 그 외에는 그냥 용돈에 보태 썼다. 어린 만큼 오래 일하지도 못하고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일이었지만 일한 후에 돈을 받는 건 정말 끝내주는 기분이었다. 


대학때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까페에서 일하기도 했고 편의점 사장님의 와이프가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서빙을 하기도 했다. 편의점에 간혹 들르던 일식집 매니저는 하루는 나를 불러 돈까스를 주면서 자기네 집에서 일하면 어떻겠냐, 돈 더 주겠다, 나오기 미안하면 내가 잘 얘기해주겠다, 하는 말도 들었다. 편의점 슈퍼바이저는 편의점 사장님에게 나 돈도 올려주고 명함도 파주라고 했고, 또다른 슈퍼바이저는 손님이 천원짜리 사러 오면 만원짜리 파는 사람이라고 잘 데리고 있으라고 했다. 결국 편의점 사장은 내게 대학 졸업후 편의점을 맡아 하지 않겠냐 물었고,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아빠가 너무 싫어했다. 


놀랍게도 학사 경고 받았던 나는 나쁜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래봬도 첫 직장에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갔다. 물론 교수님 추천으로 면접 볼 기회를 얻은 거였고 면접 보면 뽑히는 건 뭐 나한텐 일도 아녀 ㅋㅋㅋ 면접만 보면 나는 뽑힌다. 어쩔 수가 음슴. 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직장생활 하다가 2,3개월 쉬고 지금 직장으로 들어와서 여태 일하고 있다. 나는 인생에서 돈 버는 걸 쉬어본 적이 거의 없는 사람이다. 물론, 나같은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돈 버는거에 환장해서 돈 돈 거리면서 돈 버는 내게 '시집가라'는 말은 너무 듣기 싫은 말이었다. 내가 이렇게 돈 벌었는데, 그 돈 가지고 혼수를 장만하라고? 그러면 그 돈 다 어디가? 없어지잖아? 도대체 억울해서 그렇게 살 수가 없었다. 엄마는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했지만, 나는 남들도 왜 다 그렇게 사는지, 정말 억울하지 않은지 묻고 싶었다. 난 진짜 억울했거든. 내가 매일 출퇴근하면서 돈 버는데 그렇게 모은 돈으로 세탁기 사고 냉장고 사고 티비 사고 남자랑 살라고? 나는 남자를 정말 좋아하는 여자사람이었지만 남자랑 살기는 싫었다. 내 인생에 남자랑 알콩달콩 사는 그런 그림 같은 건 없었다. 나는 남자를 정말 좋아했지만, 돈은 더 좋아했다. 나에게 선택하라고 하면 남자가 아니라 돈이었고, 나는 어떻게 하면 남자를 만나 사랑할까 하는 생각은, 남자를 좋아해도 한 적이 없고, 어떻게 하면 이걸 돈으로 연결시킬까 하는 생각은 수시로 했다. 어떻게 돈을 더 벌지? 어떻게 이걸 돈으로 연결시키지? 하는 그런 생각. 그런 생각 한 거에 비해 돈을 버는 수단이래봤자 딸랑 직장생활 하나인데, 그건 왜 때문이냐면, 내가 이렇게하나 저렇게하나,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제일 마음 편해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늙어가고 있고 앞으로 더 늙어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계속 벌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회사의 퇴사도 생각하고 있지만 퇴사 후에도 나는 어떻게든 돈을 벌것이다.  나는 돈을 버는게 너무 좋고 내가 번 돈으로 여행도 다니고 책도 사고 술도 마시고 조카들 맛있는 것도 사주는 게 너무 좋다. 행복하다. 역시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해, 라는 생각을 수천번 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싱글을 선택할 것이고, 다시 태어나도 돈을 버는 삶을 택할 것이다. 사실 우리 집이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없어서 등록금도 못내고 그런것도 아니었는데(다 엄마의 노력이었다) 나는 왜이렇게 돈을 좋아하는지, 돈 버는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나는 내가 돈 버는 싱글 여성이라는 것이 진짜 자지러지게 좋다. 개만족이다. 물론, 앞으로 나를 책임지는 것도 나 밖에 없다는 것이  때로는 걱정스럽지만, 그런데 나는 또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한다. 면접 보면 다 붙어버리는 인상에 돈을 벌겠다는 의욕 뿜뿜한 사람인데, 뭐, 왜. 난 다 잘 해낼 것이다. 난 세상에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내가, 조금 더 일찍 태어났다면 심한 고문을 당하다 죽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읽으면서, 마녀사냥 부분을 읽으면서 했다. 사실 돈 버는 싱글 여성을 미워하는 건 지금이라고 아예 없는 일은 아니다. 나는 그것은 경제력을 가진 자유로운 여성에 대한 질투와 시기 혹은 열등감과 분노에서 온다고 생각하는데, 마녀사냥이 일어났던 당시에는 거기에 더해 착취가 가능한 약한 대상으로 보였던 것이기도 하다. 


12-17세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맹위를 떨쳤던 마녀사냥은 여성을 통제하고 종속시키려는 매커니즘의 하나였다. 농민이든 장인이든. 경제적 성적 독립성을 갖고 있는 여성은 등장하고 있던 부르주아 질서를 위협하는 것이었다. -p.187



경제력과 독립성을 가진 여자가 세상에 굴복할 일이 뭐가 있담. 이미 천하무적인데. 나는 여자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남자를 옆에 두는 게 아니라 돈을 옆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독립성 가지고 있지 경제력 가지고 있지, 그러면 더 필요한 게 뭐야? 그러니 이런 여자가 뭐 어디 누구한테 벌벌 기기를 하겠나 아쉬운 소리를 하겠나. 그런 여자가 꼴보기 싫고 그런 여자로 하여금 말을 듣게 하려면 거대한 미움과 폭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 혼자인 저 여자의 돈을 뺏자, 저 여자 기를 꺾자, 고문해버렸!!



마녀사냥이 전반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것은 단순히 새로운 자본주의 세력에 직면하면서 쇠퇴한 구질서가 낳은 것이거나 시대를 초월한 남성 가학성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여성의 반란에 대해 새로운 남성 지배 계급이 내놓은 반응으로 보인다. '쫓겨난' 가난한 여성, 즉, 생계수단과 기술을 박탈당한 이들은, 박탈한 이들에게 맞서 싸웠다. -p.188



지켜줄 사람이 없이 혼자이니 돈 빼앗기 좋았던 위치에 있었던 싱글 여자들. 그 여자들을 고문하면서 마녀라는 자백을 받아내려고 했지만, 마녀가 아니니까 아니라고 부르짖어도 자백할 때까지 그들을 고문하고, 만약 거기서 힘들어서 내가 마녀 맞다, 라고 자백하면 또 마녀라서 죽이고. 그러니까 죽이려고 잡아갔고 자본을 축적하려고 잡아갔다. 혼자 돈을 버는 여자들을. 내가 이 때 태어났으면, 죽었겠구나. 돌 맞았겠구나.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겠구나. 내가 아주 꼴보기 싫었겠구나, 나를 멸하고 싶었겠구나. 나는 처형된 수십만 명의 마녀중 하나가 되었겠구나.




마녀로 처형된 이의 수는 수십만에서 천만까지 어림의 폭의 크다. 이런 처형은 관료적으로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역사가들은 이 세기들 동안 화형을 당한 남녀의 숫자를 살피는 일에 별 수고를 들이지 않아 왔다. 서독 페미니스트들은 마녀로 화형당한 이의 수가 나치 독일 아래서 사망한 유대인 수와 거의 같다고, 즉 6백만에 달한다는 연구를 내 놓는다. 역사학자 쇼르만(Gerhard Schormann)은 마녀를 죽이는 것은 '전쟁 때문에 일어난 일을 제외하면, 인간이 저지른 가장 큰 규모의 집단 살인'이라고 했다. (Der Spiegel, no, 43, 1984) -p.192



전쟁때문에 일어난 일을 제외하면 인간이 저지른 가장 큰 규모의 집단 살인이, 경제력 있는 싱글 여성들에게 행해졌다. 하- 진짜 좆같은 세상이었다. 좆같은 세상인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돈을 벌것이고 돈을 버는 나에 대해 글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돈을 버는 이야기를 쓰는 것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돈을 잘 벌어서가 아니라(잘 못번다), 아주 많은 여성들이 그러한 것처럼, 내가, 여기에서, 돈을 벌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같은 처지의 여성들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 경제력과 독립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살고자 하는 여성들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니까. 아오- 진짜 킹콩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싶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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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5-28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싱글로 벌어서 버는 거에 맞춰 자유롭게 살고 싶었는데.........

<시녀이야기>에서 여성 계좌부터 뺏는거, 진짜 열받았어요.

다락방 2024-05-28 12:33   좋아요 2 | URL
맞아요 건수하 님. 시녀이야기에서 경제력 먼저 뺏어버리죠.

<그이는 마음에 걸리지 않는 거야. 그이는 전혀 마음 쓰지 않아. 어쩌면 오히려 잘됐다고 여길지도 몰라.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것이 아니야. 이젠, 내가 그의 것이 되어 버린 거야. 무가치하고 부당하고 비현실적이었다. -시녀이야기, p.313>

미미 2024-05-28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을 다시 하게 된 여러 이유 중에 다락방님의 이런 글이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돈 버는 거 너무 좋아요!! 특히 내가 번 돈을 나를 위해 쓰는 것ㅋㅋㅋㅋㅋㅋ 저도 대학 다니기 전부터 전단지도 돌리고 맥도날드에서도 알바하고 결혼 전까지 거의 쉬지 않고 일을 (다만 한 군데 오래 못 있고 여러 직장을 전전한 당시 전형적인 ENFP)했거든요.

결혼 후에는 고작 몇 년 일했었는데 그동안에 자존감이 뚝 떨어지더군요. 거기에는 자기 밥벌이를 스스로 하고 말고에서 비롯되는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이 작용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락방님 글 읽고 결혼보다 일을 택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길!! 쿵쿵!! >.<

다락방 2024-05-28 12:36   좋아요 2 | URL
경제력이 자존감하고 이어지는 건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그렇게 자존감이 높아지는 여성을 사회는 꼴보기 싫어하는 것 같아요. 저 여자들의 돈을 빼앗아서 우리 배를 불리고 저 여자들의 존재도 지워버리자! 그렇게 마녀사냥이 이루어진거겠죠. 저 때 태어났으면 나는 나 스스로 잘났다는 이유로 고문과 죽임을 당했겠구나 싶더라고요. 정말이지 여자에겐 너무 가혹한 세상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미미 님, 돈 열심히 벌고 즐겁고 씩씩하게 살아갑시다!!

햇살과함께 2024-05-2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사냥 부분 정말...빡치며 읽었던...
저는 돈 벌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벌어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