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일전에 언급했던 것 같기도 한데,

오래전에 나는 내가 읽었던 책을 알라딘을 통해 방출했다. 

더이상 읽지 않을 책이고 집에는 둘 공간이 없어 알라딘에 페이퍼를 쓴거다. 배송비도 받지 않을 것이며 혹시 필요한 사람에게는 내가 읽었던 책을(밑줄이 그어져 있기도 한) 그냥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페이퍼는 올리기 무섭게 마감되곤 했는데, 신청을 한 사람들에게 나는 책을 그냥 보내주었다. 지금이야 알라딘 중고샵이 있어서 판매 하기도 하고 지난번에 언급한 것처럼 미혼모 쉼터나 노숙자 쉼터에 기부하곤 하지만, 그 때는 그랬다. 


B 는 그때 알게되었다.

그는 알라딘 활동을 평소에 하지는 않는 사람이었는데, 책이 필요해 사려고 들렀다가 내 페이퍼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그래서 책을 신청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주었던 것처럼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보내주었다. 며칠후 내 책을 잘 받았다고, 고맙다며 그가 내게 커다란 박스를 보내왔다. 뜯어보니 그 안에는 CGV 영화티켓 4매와 간식들이 가득했다. 전자렌지에 데워 끼니로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었고 젤리를 포함한 기타간식도 있었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인기 많았던 맥스봉 소세지가 박스로 들어 있었다. B는 당시에 CJ 에 다니고 있었고 자사 제품을 간식으로 잔뜩 보내준 거였다.


나는 이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에 놀랐다. 내가 책을 그냥 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언가를 보답으로 받기를 기대한 건 아니었고, 책 방출을 여러차례 했지만 이런식의 큰 보답이 온 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영화티켓을 남동생에게도 데이트 할 때 사용하라고 주고, 맥스봉을 비롯한 간식은 회사 직원들과 나누어 먹었으며, 끼니 대체 식품은 그 당시 혼자 지내고 있던 여동생에게 주었다. 그 일을 계기로 우리는 이메일을 주고 받다가 문자메세지를 주고 받게 되었고, 나중엔 만남으로도 이어졌다. B는 내가 너무 궁금했다고 했다. 이 사람 뭐지, 어떻게 아무런 대가 없이 책을 그냥 주는거지? 종교 단체에 속한 사람인가?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고. 그러나 막상 만나보니 나는 나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은 흘러 B는 무럭무럭 자라 나의 연인이 되었다.



J 는 K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소개이긴 소개이되 소개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 K 와 내가 만나기로 한 자리에 K 가 내게 묻지도 않고 덜컥 자기 후배라며 J 를 부른 거였다. 나는 J 의 도착전에도 그리고 그가 막 도착한 후에도 좀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 이런 예상하지 못한 만남, 내게 묻지 않았던 것이 나에게는 신경질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J 는 너무 매력적이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느새 나의 기분은 풀어져 있었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풀어지기만 했나 J 의 매력에 홀랑 빠져버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집에 갈 때는 J 가 내 가방을 들어주었고(원래 남자한테 가방 못들게 함. 들고 튈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로 우리는 K 없이 만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 얘가 한 번 봐놓고 막 밥먹자고 전화하고 그래? J 는 당시 ㅎ자동차에 들어간 신입사원이었는데, 우리 거래처이기도 했던 터라, 사실 내 업무가 아닌데 영업부의 부탁을 받고 내가 그 회사에 갈 일이 있었다. 나는 가는 김에 얘 얼굴이나 보자 싶어, 나 오늘 너네 회사 들어가는데 잠깐 볼래, 했더니 그가 알겠다고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했다. 나는 ㅎ 자동차에 도착해 갑자기 도착한 그 회사 회장님과 그 일당들을 보고 오! 한 번 한 뒤에, 그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접견실로 나를 데리고 갔는데, 도착해 나를 자리에 앉히고는 주머니에서 맥스봉을 꺼내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서로 근무시간이었던 터라 잠깐만 얘기하고 헤어졌는데, 그 후로 시간은 흘렀고, J 는 무럭무럭 자라 내가 쓴 소설 속 남주인공 모델이 되었다. 아, 물론 J 는 이 사실을 모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J 와 B 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둘다 내게 맥스봉을 주었다는 공통점 외에도, 처음 본 순간부터 내가 강하게 매력을 느꼈던 사람들인데, 둘 다 엄청 망설임없이 저돌적이며 실패나 상처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일단 해보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까. 게다가 나 한 번 봐놓고 뭘 그렇게 막 연락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심성 없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나 왜 좋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약간 정신줄 놓고 홀랑 빠져들게 만드는 스타일들이었는데, 놀랍게도 이 둘에겐 또다른 공통점이 있었으니, 둘다 누나가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이 문장이 내게는 적어도 참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이성애자인 맏딸은 누나 한둘과 함께 자란 막내아들과 가장 잘 맞는다. 형들이 있는 막내아들도 괜찮지만 더 좋은 것은 누나들이 있는 막내라고 한다. -《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리세터 스하위테마커르.비스 엔트호번, p.18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렇다면 내가 왜 갑자기 맥스봉 얘기를 했느냐.


얼마전에 ㅈㅈㄴ 님이 정희진 쌤께 정희진 쌤이 좋아하신다는 천하장사 소세지를 선물하셨다는 페이퍼를 쓰신 적이 있다. 거기에 나는 천하장사보다는 맥스봉이 더 좋다고 썼는데,  내게 어제 맥스봉 두 박스가 날아들었다. 어느 다정한 알라디너 분이 그 댓글을 기억하고 있다고 보내 주신 것.



맥스봉, 정말 너무 웃음 나는 선물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 맥스봉 두 박스가 맥스봉으로만 왔느냐 하면, 그게 아니라, 세상에, 메인은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것!!




무려, 이 시대 최고의 에세이스트 '이유경' 의 《잘 지내나요?》를 그린 그림인 것이다. 와- 

정말이지 짱이지 않은가. 이 그림을 받았을 이유경의 마음을 짐작해보시오. 아무도 모를 거다. 인생 대박 성공한 느낌이랄까. 증맬루 성공했다 싶은 것이다. 열심히 글을 썼더니 그게 책으로 나왔는데, 그 책을 그림 그려준 사람이 있다니. 아니 증맬루,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살아 ㅠㅠ 


감사합니다. 

그렇게 이 그림과 맥스봉이 함께 어제 내게로 날아들었다!




집에 가서 잘 지내나요 놀고 있는 거 한 권 가져와 함께 깔맞춤!




맥스봉과도 함께!!




아 감동의 도가니였다. 

소중하게 간직해야지. 흑흑. 이민 갈 때 가져갈거야. (응?)


이번 맥스봉은 집으로 가져갔다. 주말에 조카들이 모두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면 과자를 비롯한 간식이 쌓인 베란다로 아이들은 달려가는데, 이번에 달려가면 맥스봉이 있을 것이다, 얘들아! 물론 내가 먹을 것도 챙겨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맙습니다. 인생 증맬루 잘 살았네요, 저는. 어떻게 이런 귀한 선물을 받게 되는지. 

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첫째 딸로 태어나길 잘했다. 흑흑 ㅠㅠ


맥스봉 먹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끝!!



아, 에세이는 이유경 작가의 것이 좋습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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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2-13 16:15   좋아요 1 | URL
올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저는 제 남동생에게 올케를 소개시켜준 누나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12-13 21:25   좋아요 0 | URL
아앗 블랑카 님도 어린 동생이 있군요? 저는 11살 어린 남동생이 있어요. 요새 여친이랑 결혼 한다고 하니 왜 제 맘이 싱숭생숭 할까요 ㅋㅋㅋ

다락방 2023-12-14 08:52   좋아요 1 | URL
아앗 꼬마요정 님도 나이 차이 아주 많이 나는 남동생이!! ㅎㅎ

은하수 2023-12-1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넘 멋집니다~~~ 대박대박~~~!
어쩜 저렇게 그림 그릴 생각을 하셨을까나요
그게 또 너무 멋있단 생각이...ㅎ
전 그게 누구신지 모릅니다만요.
전 표지가 작가님이신줄 알고 있었잖아요. 아니예요???

누나들 있는 막내... 저도 공감이요^^
누나들 있는 쳇째인데 하도 귀한 대접을 받아 자기가 막내인줄 아는 우리집 남자도...
그래서 저돌적인데 한편으론 또 철딱서니가 약간 없기도 해요^^

다락방 2023-12-13 14:41   좋아요 0 | URL
일단, 저 표지는 제가 아닙니다. ㅋㅋㅋ 그러나 앞으로 표지 인물이 제가 될 수 있도록 제 자신을 좀 가꿔보도록 하겠습니다. 혹독한 운동이라든가 식단이라든가.. 음. 자신은 없군요. ㅋㅋㅋㅋㅋ

제가 사랑했던 막내들이 그립네요. 하아- 이런 페이퍼는 왜 써가지고, 이게 다 맥스봉 때문이닷!!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에게 막내 소개해주고 싶은 누나들 속속 등장..??

건수하 2023-12-13 13:39   좋아요 0 | URL
남동생이 없어 아쉽습니다 ㅋㅋ

위로 누나 넷 있는 사촌동생이 있는데 이미 결혼을 해버렸..

다락방 2023-12-13 14:42   좋아요 0 | URL
여러분, 제가 잘 합니다.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망고 2023-12-13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언니 있는 막내는 어때요? 바로 전데요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3 16:5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님 댓글하고 프사하고 너무 귀여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13 17:12   좋아요 1 | URL
망고님 제 마음이 홀랑 움직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12-13 17:32   좋아요 0 | URL
와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님과 다락방님 둘을 꼬실 수 있다니 역시 귀여움이 짱입니당😻

다락방 2023-12-13 17:51   좋아요 1 | URL
귀여움은 최고죠!!

달자 2023-12-13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의 모든 것이 좋네요. 지나간 시간을 반추해 보면 인연이 닿았고 마음이 맞았던 사람들에게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 지점들은 참 신기해요. 그리고 이 글의 마무리까지 캬 넘 좋다 저 연말 연초에 한국 가는데 가면 이유경 작가님의 에세이를 사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저 작가 에세이가 그렇게 좋다면서용???

다락방 2023-12-14 07:41   좋아요 1 | URL
저도 이 글 써놓고 어제 하루종일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 만나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던 사람들을 떠올리는 일은 기쁨이었어요. 이 기쁨은 그제 저에게 날아든 선물이 한 일이지요. 기쁘고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비록 에세이로 잘난척을 하긴 하지만, 막상 실제로 읽겠다는 분들 앞에서는 좀 쪼그라듭니다. 나온지 좀 된 책이어서 아무래도 지금 읽으면 낡은 감성-아시다시피 빻음-이 튀어나올 것 같아 영 신경쓰이고 불안합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을 지나온 것도 또 저이겠지요.

아무튼 달자 님, 연말 연초에 한국 오신다니, 웰컴입니다!!

햇살과함께 2023-12-1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박~! 멋진 분을 알아보시는 멋진 분의 선물이네요!
요즘 주말 등산 간식 중 하나가 맥스봉 1 1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12-14 07:42   좋아요 1 | URL
오오 등산 간식으로도 맥스봉을 가져가시는 군요. 저 위에 감은빛 님도 새벽에 간식으로 드신다 했는데 맥스봉은 어느틈에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23-12-14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ㅈㅈㄴ 님 금손이시고, 맥스봉의 추억 넘 운명적이네요♡ 저도 예전에 수정이란 이름의 귀인들을 연달아 계속 만난 적이 있어요. 뭔가 끌어당김은 있는 것 같아요^^ 맥스봉으로 겨울 나실 듯!

다락방 2023-12-14 07:43   좋아요 0 | URL
일단 저 그림은 ㅈㅈㄴ 님이 주신 건 아닙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ㅎㅎ

그러고보니 저에게 귀인은 누나 있는 막내 남자들 이었는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맥스봉으로 겨울 나고 싶긴 하지만, 저 혼자라면 가능하겠지만, 주말에 조카들이 올 것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사라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4 09:01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림 저 아닙니다! 저는 정희진쌤에게 천하장사 소세지 드렸을 뿐! ㅋ

다락방 2023-12-14 09:10   좋아요 0 | URL
앗. 소세지 하나 먹어야겠다. 출출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23-12-14 13:57   좋아요 0 | URL
아 그렇네요.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 되셨네요^^;;;;

책읽는나무 2023-12-14 1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멋지네요.^^
맥스봉은 그렇게 사랑을 싣고 찾아오는 선물이었군요?
근데 남자에게 가방을 절대 맡기지 않는 이유는...가방 들고 튈까봐...ㅋㅋㅋㅋ
맥스봉. 가족들과 함께 드실 거였음 한 박스씩 다 드릴 걸 그랬어요.
회사에서 너무 많이 드시면 건강에 그닥 좋지 않을까봐 한 박스씩 빼버렸는데 가족들과 함께 드실 거란 생각을 못했어요.
베란다에 간식코너가 따로 있었다니...@.@
조카들 정말 보물섬처럼 생각하고 달려가겠습니다.ㅋㅋㅋ

그림은 계속 들여다 보면 좀 어설픈 공간들이 자꾸 눈에 보여(특히 모델분의 뒷모습이 너무 구부정하고, 그리고 의도치 않게 왕손으로 나왔어요.ㅜ) 이걸 드리는 게 맞나? 고민 좀 했었는데 기쁘게 받아주시니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열심히 그린 보람이 있네요.
역시 다녔던 미술학원 선생님 능력 짱입니다.ㅋㅋㅋ
선생님께 다락방 님을 소개하고, 설명하고, 이해시켜 드렸습니다. 샘도 표지 모델이 다락방 님인 줄 아시고 제가 그린 밑그림이 수정이 안되어 이걸 어쩌나? 고민 살짝 하시더라는..ㅋㅋㅋ
암튼 그리는 동안 제게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다락방 님을 알아온 시간들을 계속 떠올렸고, 페이퍼를 통해 읽었던 에피소드들도 떠올라 덕분에 혼자 웃음 많이 지었구요.
그리면서 이 사람은 참 멋진 사람이다! 그 생각이 늘 떠나질 않았죠.
아마 이런 마음은 저 뿐만 아니라 다락방 님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다 똑같이 생각하실 거에요.
그러니 늘 용기 잃지 마시고 굳건하게 생활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분명 앞날의 영광이 있을겝니다.ㅋㅋㅋ
캐나다뷰 풍경도 집 안에서의 풍경도 그림이 주인을 만나서일까요? 참 멋집니다.^^

2023-12-14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12-14 13:53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이 그리신 거였어요?? 우와우와~~ 👍👍👍👍👍👍👍👍

책읽는나무 2023-12-14 14:08   좋아요 1 | URL
아...계속 비밀로 하려 했었는데 잠자냥 님이 오해? 받으시는 것 같아 비댓 하려다가 공개댓 했어요.
좀 부끄럽지만 네...제가 그려 드렸어요.^^;;

다락방 2023-12-14 17:13   좋아요 1 | URL
앗 책나무 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림도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어요. 애초에 저 책이 놓인 풍경 자체가 예술입니다. 공간적 배경이 훌륭하고 그걸 그려내신 책나무님도(그리고 미술학원 선생님도!) 너무 대단하십니다. 능력자분들 ㅠㅠ
제가 멋지다기 보다는 저를 멋지게 생각해주시는 책나무 님이 정말 근사한 분이시죠. 저라는 인간을 멋지게 보느냐 혹은 형편없게 보느냐는, 다 보는 사람의 눈이 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저를 멋지다 해주시니,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쵝선을 다해 삶을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제 앞날에 영광이 있다면, 거기엔 책나무 님의 덕도 있으니 오래오래 다정한 마음 품고 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근사하고 아름답고 좋은 선물이었어요, 책나무 님! 언제나 간직하겠습니다. 빠샤!!

자목련 2023-12-1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젊지 않은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다락방 님, 정말 성공한 사람이자 행복한 사람입니다. 덕분에 서재에도 행복 기운이 넘치고요!

다락방 2023-12-14 17:17   좋아요 0 | URL
젊지 않은 남동생... ㅋㅋㅋㅋㅋ

자목력 님, 저도 선물로 인해 행복했지만 다른 분들도 제 글 읽고 마치 자신의 일인듯 기뻐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모두 다정한 마음 품고 사는 분들입니다. 흑흑 ㅠㅠ

2023-12-17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7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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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있다.


일전에 어떤 단어들이 유독 헷갈리고 어떤 얼굴도 역시 유독 헷갈린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도둑맞은 집중력에 대해서라면 책 제목이 그렇게나 안외워진다. 도둑맞은 집중력이란 제목을 한 번에 기억해낸 적은 없고, 결국 생각해내기 위해서 헛발질을 수차례 한다. 도대체 왜 제일 먼저 떠올리려고 하면 '몰입' 이 떠오르는걸까? 일단 몰입 먼저 넣고 제목을 떠올린다. 몰입..의 뭐지? 이러니 생각이 날 리가 있나. 몰입이 훔쳐...몰입을 누가 훔쳐갔다는 뜻이었는데, 하면서 도무지 정확한 제목이 떠올려지질 않는다. 제목을 맞게 기억하는 일에 대해서는 그래서 포기해버렸다.


당연히 SNS 의 문제에 대해 얘기할거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일단 SNS 혹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개인에 대해서, 우리가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 한다, 정도의 얘기일 거라고 생각했다가,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쓴 걸 보면서, 아 그러나 그보다 더 깊은, SNS 를 그렇게 만든 기업에 대한 얘기이겠구나, 했다. 이에 대해서라면 물론 그런 이야기가 맞지만, 그러나 그보다 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자본주의에 찌들어버린 기업 탓인 것도 분명하지만, 그러나 성장하기 좋지 않은 환경 탓이기도 하다는 것. 이에 대한 구체적 사례나 연구 결과들이 나와서 아주 감탄하며 읽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균형잡힌 시각을 갖기 위해 노력한 것이 티가 난다. 응 나는 스마트폰을 버리고 저기 저 아름다운 섬에 가서 지내보긴 할건데, 물론 누구나 다 나같은 선택을 할 순 없지, 먹고 사는게 다급한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선택이란 점을 알아, 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또한 우리가 이 거대한 구조에 그리고 시스템에 맞서 싸워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페미니즘을 가져오며 얘기한다. 결국 페미니즘은 변화를 이뤄냈다고.


울었다.


이 책 읽다 말고 눈물을 흘렸다. 하필 출근길에 그랬다. 그러니까 아이의 학대 부분에 있어서 그랬다.

저 아이는 주의가 산만해, 저 아이는 ADHD 야, 약을 먹어야 해, 치료를 받아야 해. 한 아이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책을 말하기는 쉽지만, 그러나 그걸 파고들어 진짜 원인을 알아내는 일은 누구나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걸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고 결국 봐주는 이들이 나온다. 아이를 제대로 봐주지 않는 어른에 대해서라면 언제나 화가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봐주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지점에서는 또 어김없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적은 수라도, 그런 어른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지 모른다.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역시 어린이를 위한 단체에 기부하는 게 제일 쉽게 떠오른다. 그래서 내가 기부하는 곳의 절반은 여성단체, 절반은 어린이 단체가 되었다. 내가 삶에서 집중하는 문제, 내가 천착하는 것은 여성과 아이들이다.



각설하고,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려고 한 건, 나의 SNS 문제도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어쩌면 심각하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이제는 예전만큼 트윗을 하지 않고, 페이스북은 아예 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가끔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거기서 시간을 도둑맞아 버리고 만다. 정신 차리고 보면 20분이고 30분이고 훌쩍 지나있다. 무언가를 보는 일에,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에 그렇게나 시간을 버려 버리는 거다. 그런 나 자신이 느껴질 때면 앱을 삭제하고 며칠 지나 이제 괜찮겠지 다시 설치한 뒤에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다. 보면서도 그리고 보고난 후에도 하등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아, 물론 그러다가 빵을 만들기도 하고 술안주도 만드는 걸 보면 아주 쓸데없진 않겠지만.


내가 이런데 스맛폰을 들여다보는데 시간을 들이는 어린 조카들에게 도대체 뭐라 잔소리할 수 있을까. 이만큼이나 살아온 어른인 나도 정신줄 놓고 가끔 들여다보는데, 그런데 어린 아이들에게 그러지마, 거기에 중독 되지마, 라는 말을 도대체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래서 좀 더 나를 그리고 조카들을 설득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한건데, 뜻밖의 이야기들을 마주치게 되는거다. 이거 다 읽으면 조카 줘야지 했는데, 조카가 읽어내기는 좀 벅찬 책일 것 같다. 책은 좋은데, 문제는 그렇다고 내가 SNS 앱을 다 삭제하게 되지도 않고 스맛폰을 내다 버리게 되지도 않는다. 다만, 소설 읽는 내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을 뿐... (왜죠?) 뭘 읽어도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큰 함정 되시겠다.



다른 이야기인데,


몇 번 이야기했지만 나는 카카오톡을 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에 한 번 설치했다가 데이트 몇 번 했던 남자가 말 건 뒤로 으, 이건 할 게 못된다 하고 삭제한지가 오래전이다. 그 후엔 필요를 못느꼈다. 문자메세지로 연락하면 되는 거니까. 그러나 세상은 점점 더 카카오월드가 되어가고 있었다. 단톡이라든가 채팅창이 필요해져서 나는 왓츠앱을 설치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는 왓츠앱을 써, 라고 말하면 그들이 그 앱을 설치해주었는데, 그들 대부분의 왓츠앱은 순전히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나랑 얘기하기 위한 것. 카카오톡을 하면서도 나 때문에 왓츠앱을 설치해준 가까운 사람들이 내 주위에 있었던 거다. 그렇게 감사하게 그 앱을 잘 사용하던 중, 최근 왓츠앱을 통해 스팸 메세지나 스팸 영상통화가 엄청 걸려오기 시작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왓츠앱을 설치한 내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하다못해 어린 조카에게도 그랬다. 나는 일단 검색해서 그 전화들이 걸려와도 소리가 나지 않게끔 조치를 취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이 앱을 삭제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게 궁극적 답이라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그걸 삭제한 뒤에는? 그들에게 그거 귀찮으니까 삭제해, 라고 한다면 답은 두 가지였다.


1. 내가 카카오톡을 설치한다

2. 다른 메신저앱을 설치하며 그들에게도 그걸 권한다


차마 2번을 못하겠더라. 또 나 때문에 2번을 하라 권할 수가 없었다. 휴.. 그렇다면 남은건 1번인데, 나는 이 회사를 퇴사하는 날까지는 카카오톡을 설치하지 않기로 나름의 원칙을 가진 사람이라 그걸 지켜내고 싶다. 그렇지만 그걸 지켜내려면 주변인들에게 민폐를 끼쳐야 해 ㅠㅠ 그래서 고민만 하다 1,2 를 다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심, 마지막에는 내가 카카오톡을 설치해야겠지, 하고 있다. 어떤 친구들은 '네가 카카오톡을 하지 않으니 선물하기가 불편해' 라고 얘기하는데(카카오가 선물하기가 그렇게 편하다네요?), 나는 불편한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카카오톡을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흑흑. 그런데 나의 반골 기질은, 지구상에 하나 남은 카카오톡 설치하지 않은 사람이 내가 되고 싶다. 하아- 얘들아, 미안해. 이런 똥고집을 가진 나라서.. 미안해.. 그렇지만 나는 '결국 내가 카카오톡을 설치하는 것이 최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튼 지금은 왓츠앱에 더이상 이상한 전화가 오고 있진 않긴 해..


그런참에,


며칠전에 ㅈㅈㄴ 님의 페이퍼에서 <라인> 앱에 대한 언급을 보게 됐다. 오? 라인? 나도 그걸 한 번 해볼까? 그런데 주변에 라인 쓴다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일단 라인을 설치만 해두고 그 다음 상황은 지켜보자, 하고 어제 설치했다. 오랜만에 설치하는 메신저 앱이라 좀 버벅댔는데, 아니, 하자마자 일단 후회가 급 밀려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연락처를 기반으로 추가된 친구들이 많았던 건 아니지만, 거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옛날에 짝사랑하던 남자가 아이 안고 찍은 사진 같은 거 있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 라인 하나 봐요? 얼른 친구 삭제하고 다른 몇도 급히 친구 삭제하고, 그리고 내가 라인을 깔았다는 소식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라지만 여기서 2,900명에게 얘기하고 있음). 어쩐지 '너도 라인 해' 로 들릴까봐. 그건 내가 정말 원치 않는 일이었고, 다만 이걸 해두면 누가 물었을 때 '왓츠앱과 라인을 한다'고 선택의 폭을 좀 더 넓게 둘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런데 이 라인 앱은, 아이디 만으로도 추가가 가능하네요? 오.. 전화 번호 몰라도 아이디만으로도 친구 추가가 되는 앱이었다! 다른 앱도 그랬나? 아무튼, 


내가 이 디지털 세상에서 꼿꼿함을 지키느라 고생이 많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역시 카카오톡을 설치해야 하는걸까.

일단, 조금만 더 버텨봐야겠다. 나의 한 친구는 도대체 그걸 뭐하러 버티느냐 했지만. 그러게? 나도 몰라.. 버티던 거라 버티고 싶은, 단순히 버티자의 고집? 사실, 좀 두렵다. 카카오톡을 설치하고 나서 맞이하게 될 어떤 상황들이. 


나는 왓츠앱을 아직 사용중이다.



휴.. 그나저나 하루키 신간 리뷰 이벤트 한다는데, 그래서 오오? 했지만, 나 아직 여성주의 책 시작도 안해가지고.. 이번달 안에 나는 내가 목표한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어쩐지 이 책들 계획해두고 다른 책 읽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나저나 하루키 저 책은 집 어딘가에 있을텐데, 어딨는지 찾아봐야쓰겄네..


프런트 데스크는 영어라서 다 못읽을 것 같다 ㅠㅠ 


얘들아 나 친구들 추천으로 듀오링고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다음에 다시 얘기할게. 빨빨룽~~



"어떤 영역에서든, 인생의 어떤 맥락에서든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면 적절한 대상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무언가를 해내기란 몹시 어려워요." 그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싶다면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커다란 양동이에 가득 담긴 진흙을 앞 유리창에 끼얹었다고 상상해보자. 그 순간 사이드미러를 부수거나, 방향을 놓치거나,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는 등의 문제를 겪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문제를 걱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앞 유리창을 깨긋하게 닦는 것이다. 그러기 전까지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 P25

프로빈스타운에서 나도 어느 정도 그의 말을 실감했다. 그래서느린 수련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요가선생님 스테판 피시텔리 Stefan Piscitelli 를 만나러 갔을 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스티븐호킹에게 요가를 가르치는 기분일 거예요. 그것도 호킹 사망 이후에요." 나는 오로지 읽고 쓰고 가끔 걷게끔 만들어진, 움직이지못하는 살덩어리라고 설명했다.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어디까지 할 수 있나 한번 보죠." 그렇게 매일 한 시간씩 선생님의 지도 아래 전에는 해본 적 없는 방식으로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처음에는 말도 못 하게 지겨워서 정치나 철학 문제로 선생님과 논쟁을 벌이려 했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나를 다시 부드럽게 이끌며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이상한 프레첼 같은 자세를 취하게했다. 그 여름이 끝날 무렵 나는 한시간동안 침묵을 지킬 수 있었고, 물구나무를 설 수 있게 되었다. - P57

어느 날 잘 마른 통통한 해초를 베개 삼아 해변에 누워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다가, 느긋하게 쉬지도 집중하지도 못하고 그토록오랫동안 구상한 소설을 쓰기 시작하지도 못하는 나 자신을 불같이 비난하기 시작했다. 스스로에게 계속 이렇게 말했다. 넌 지금파라다이스에 있어. 핸드폰은 내다 버렸어. 이제 집중해, 빌어먹을 자식아, 집중하라고. 그로부터 1년 뒤, 수년간 방해에 관해 연구해온 글로리아 마크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이 순간을 돌이켜보았다. 그는 일상에서 너무 오랜 시간 방해를 받으면 모든 외부의방해에서 벗어났을 때 스스로를 직접 방해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나는 이런저런 것들을 바라보며 계속 어떻게 묘사해서 트윗을 올릴지 생각했고, 그 트윗에 사람들이 뭐라고 답할지 상상했다. - P76

"좋은 삶을 살려면, 안 좋은 요소를 없애는 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긍정적인 목표도 필요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계속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1"
일상 속에서 우리 다수는 그저 쓰러짐으로써 산만함에서 벗어나려 한다. 텔레비전 앞에 드러누움으로써 하루치의 과부하에서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직 휴식으로만 산만함에서 도망친다면, 본인이 애써서 추구하는 긍정적인 목표로 산만함을 대체하지 않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산만함으로 이끌릴 것이다. 산만함에서 벗어나는 더욱 강력한 방법은 자신만의 몰입을 찾는 것이다. - P92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막대한 영향이었다. 이것은 그저 교육을 잘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비소설 독서는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못했기 때문이다.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이유가 뭐죠? 그는 독서가 "독특한 의식형태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그때 사람들의 관심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바깥으로 기울었다가, 그 단어의 의미를 향해 내면으로 기우는 것을 오가는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지요."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 P135

레이먼드는 그때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 애쓰고, 그런 다양한요소를 따라가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그때 아마 사람들은 현실에서 실제 인물을 이해하려 할 때와 똑같은 인지 과정을 사용할 겁니다."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다른인물을 어찌나 잘 가장하는지, 현재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기기보다 소설이 훨씬 나을 정도다.
레이먼드는 우리 각자가 오늘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작은 일부만을 경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경험은 소설을 내려놓은 뒤에도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의 삶을 더욱 잘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정보를 읽으면 아마 더 박해지겠지만, 이처럼 공감능력이 길러지지는 않는다. - P135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트위터에서 메시지를 보내고 상태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또는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할 때마다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이 스캔되고 분류되고 저장된다. 이 기업들은 우리의 프로필을 축적해서 우리를 겨냥하려는 광고주에게 판매한다. 예를 들어 2004년부터 우리가 지메일을 사용하면 구글의 자동 시스템이 우리의 사적인 이메일을 전부 스캔해 개개인의 ‘광고 프로필‘을 생성하고 있다. 우리가 이메일로 어머니에게 기저귀를 사야 한다고 말한다면, 지메일은 우리가 아기를 키운다는 정보와 우리에게 바로 아기용품 광고를 띄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우리가 이메일에 ‘관절염‘이라는 단어를 쓴다면 구글은 우리에게 관절염 치료제를 판매하려 할 것이다. 트리스탄이 스탠퍼드에서 들은 강의의 마지막 날에 예측한 바로 그 과정이 시작되고 있었다. - P195

내가 들은 설명에 따르면, 테크 기업이 무언가를 공짜로 제공한다면 그건 언제나 저주 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구글맵은 왜 공짜일까? 저주 인형이 우리가 매일 가는 곳의 자세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와 구글 네스트 허브는 왜 생산 단가보다 훨씬 저렴한 약 30달러(25파운드)에 판매될까?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저주 인형이 우리가 화면에서 검색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집에서 말하는 내용까지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97

조엘은 이 작동 방식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 하나를들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이가 지치고 피곤하면 겨울에학교에서 쉽게 감기에 걸린다. 감기에 더 취약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감기 바이러스가 아예 없다면, 지친 아이나 잘 쉰 아이나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유전자 때문에 환경속의 트리거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여전히 환경 속에 트리거가 있어야 한다. 조엘은 이렇게 썼다. "어떤 면에서 오늘날 ADHD에 관한 정말 큰 뉴스는 우리가 환경에 대한 관심을 되찾고 있다는 것이다."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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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2-12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몰입을 누가 훔쳐갔다˝ ㅋㅋㅋㅋㅋ 이것도 말이 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아니, <도둑 맞은 집중력> 읽다가 우는 여자, 다락방 ㅋㅋㅋ 근데 왜 울었는지 이해는 됩니다.

카톡- 저도 진짜 싫어서 안 깔았는데요, 가족 단톡방...에 이어 결국 회사 단톡방을 이걸로 한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설치. 전화번호 있으면 저쪽에서 말걸 수 있는 게 너무 싫어요.
그런데 라인은 말씀하신 것처럼 전화번호로만 찾을 수도 추가할 수도 없습니다. 상대의 아이디를 알아야 하고 이것도 검색 못 하게 막을 수 있어요. (다락방님은 초기에 전화번호 연동만 안 했어도 예전 남자들 주르륵 안 떴을 텐데 아이코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12 11:37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감사링!!!

다락방 2023-12-12 11:41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제가 너무 그리워지면 언제든 제 라인 아이디 물어만 보세요. 기꺼이 알려드립니다.

단발머리 님, 제가 너무 그리워지면 언제든 제 라인 아이디 물어만 보세요. 기꺼이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에게 나는 열린 사람. 잠자냥 님과 단발머리 님이 닫힌 내 마음의 문을 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2 11:52   좋아요 1 | URL
라인은 아무튼 한국에서는 인기 없는 채팅앱이긴 한데 그게 오히려 저 같은 사람한텐 강점입니다. ㅋㅋㅋㅋ
(초기보다 사용자가 줄어서 이런저런 기능을 없앴는데요, 그게 오히려 낫더라고요. 메신저 기능에만 충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나 소설에는 종종 라인 나옴(최근 읽은 <헌치백>에서도 라인 등장)
보안도 카카오보다는 낫다는 평가....(거기서 거기겠지만)

단발머리 2023-12-12 11:55   좋아요 2 | URL
인스타 안 하는데 앱 있는 사람 = 단발

다락방 2023-12-12 14:14   좋아요 0 | URL
제가 라인 설치했다는 말에 e 양이 잽싸게 왓츠앱을 지우겠다 했습니다. 그건 저 하나 때문에 했던 거라며...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3-12-12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언젠가는.... 꼭 읽으리 하고 있어요. 저는.... 다른 sns는 안 하는데, 유튜브를 많이 보거든요. 아니 보았거든요.

근데 요기 위에 저 분, 잠자냥님이 어느 댓글에선가....
맥락은 기억 안 나는데, 이 사람들아, 유투브 좀 그만 봐... 이런 글을 봤는데, 딱 저한테 하는 말 같아서 ㅋㅋㅋ

제가 앱 삭제는 안하고 화면에서 안 보이게 가려두었는데, 엄마나 ㅋㅋㅋㅋㅋㅋㅋ 그 후로 유투브를 안 봐요 ㅋㅋㅋ이 자리를 빌어 저의 디톡스에 좋은 영향을 끼치신 잠자냥님께 감사드립니다!!!

다락방 2023-12-12 11:43   좋아요 2 | URL
크- 그게 그렇더라고요.
주말에 친구들 만났는데 제가 인스타 멍때리고 본다고 했더니 한 친구는 자신은 유튜브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유튭은 안보는데 인스타를 어쩌면 좋을지. 자주 보는 건 아닌데 한 번 보면 정신줄을 놓게 되어서. 제가 그래서 그 뭣이냐, 도파민네이션? 그 책도 사놨습니다. 뭐든 일단 책에서 답을 찾는 사람..

잠자냥 2023-12-12 11:54   좋아요 1 | URL
핸폰에 유튜브랑 인스타 앱 없는 사람=잠자냥

단발머리 2023-12-12 11:56   좋아요 1 | URL
댓글 딴 데다 달은 사람 = 단발머리

DYDADDY 2023-12-12 12:20   좋아요 0 | URL
인스타와 페북, X 계정 없는 사람 = DYDADDY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2 12:30   좋아요 1 | URL
아, 폐북도 없습니다. 폐북 해본 적 없음. ㅋㅋㅋㅋ

다락방 2023-12-12 14:15   좋아요 1 | URL
저는 유튭은 주로 요가 영상 찾아보기 땜시롱 있어야 합니다. ㅎㅎ
페북은 저도 해본 적 없어요.
X 가 뭔가 했는데 트윗.. 말씀하신 거군요. 저 며칠 접속 안하다가 하려고 했는데 트윗이 제 폰에서 안보이길래 읭? 내가 삭제했던가? 했더니 그게 어느틈에 X 가 되어 있더라고요. 파랑새 돌려줘라!!

거리의화가 2023-12-1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지털 세상에서 꼿꼿함 지키기!ㅎㅎ 저도 카톡 너무 싫지만 가족, 친지 단체 카톡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해요. 막상 카톡 와도 잘 보지도 않고 대답도 잘 안하기는 하지만~ㅋㅋ 선물하기 기능 있기는 한데 써본적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카톡방 생기고 나서는 오히려 쉽게 말 걸고 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만남도 덜 가지는 것 같고 직접 보고서는 하지 못할 말들 해서 서로 상처 주고 받는 등의 폐해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메신저 싫어요!
후원하는 단체만 봐도 본인이 어디에 관심을 두는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3-12-12 11:45   좋아요 0 | URL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다보니 카카오톡을 설치하잖아요. 그런식으로 관계는 유지되는 것 같아요. 제가 그걸 안해서 저는 때로 제가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만 아니었으면 설치하지 않았을 앱을 하나 더 설치하는 거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메신저 앱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생각없이 말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음 그렇지만, 그런 실수는 사실 직접 말로 해도 하기는 하잖아요. 다만 보지 않기 때문에 더 쉽고 자주 일어나는 것 같기는 합니다.

맞아요, 거리의화가 님. 후원하는 단체가 그 사람에 대해 말해주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어디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 알 수 있지요. 제 친구들 중에는 그래서 고양이 단체에 후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새파랑 2023-12-12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카카오톡이 없는 사람이 있군요? 역시 시대를 초월하는 이작가님!! 대박!!

시대야 그냥 가라 나는 나대로 산다 ㅋ

다락방 2023-12-12 11: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대야 그냥 가라 나는 나대로 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저 너무 꼰대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꼰대인 나를 스스로 받아들입니다. 인정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2 11:54   좋아요 1 | URL
시대를 초월 ㅋㅋㅋㅋㅋㅋㅋㅋ부커상 다락방

다락방 2023-12-12 14:16   좋아요 1 | URL
다락방, 그는 시대를 초월한 자인가, 꼰대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2 14:28   좋아요 0 | URL
시초꼰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12 15:17   좋아요 1 | URL
카카오는 이미 지나갔대요. 중년들이나 쓴다더군요. 저보다 아래 세대는 카카오톡 안 쓰고 인스타DM 한단 얘기 듣고 충격 먹었어요. 다락방님은 시대를 앞서간 것이 아닐까요? ㅋㅋㅋ

잠자냥 2023-12-12 15:19   좋아요 0 | URL
괭/ 은바오한테 물어본다? ㅋㅋㅋㅋ
근데 은바오는 인스타 눈팅용이라던데...

독서괭 2023-12-12 15:23   좋아요 0 | URL
은바오는 카카오톡 쓰시나요??

다락방 2023-12-12 15:27   좋아요 1 | URL
요즘 사람들 인스타 디엠 쓰는 건 사실입니다. 제 주변에 초젊은이도 그렇게 소통하더군요..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3-12-12 15:30   좋아요 1 | URL
와- 그렇구나...
은바오는 엄빠랑 카톡한다고.....근데 이건 엄빠분 세대가 그래서 그럴 수 있겠군요.

독서괭 2023-12-12 15:44   좋아요 1 | URL
은바오는 여기서 우리랑 노는 거 보면 세대를 아우르는 존재 아닐까요?

단발머리 2023-12-12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전 다락방님 카톡 안 하시는 거 멋져 보여요! 카톡이 지배하는 세상에 이런 꼿꼿한 사람 한 사람 정도는 있어야지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다양한 차단 기능 개발 안 하는 회사들이 나쁜 거에요. 돈 안 된다고 일 안 하는 사람들..... 정확히는 사장.

다락방 2023-12-12 11:47   좋아요 3 | URL
제가 카톡을 안해서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단발머리 님은 멋지다고 생각해주는 군요. 제가 변함없이 꼿꼿하고 싶지만, 언제까지 꼿꼿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곧 카톡 앞에 무릎 꿇게 될 것 같아요. 흑흑 ㅠㅠ

단발머리 님, 이 책 꼭 읽어보세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감은빛 2023-12-1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카오톡, 텔레그램, 왓츠앱, 라인 이렇게 4개의 메신저를 쓰고 있다가, 몇 달전에 라인을 지웠어요.
오래 전에 그러니까 대략 10년 전에, 이 일터에 들어오기 전에는 저도 카톡을 안 썼거든요.
남들이 모두 불편하다고 난리치면, 텔레그램을 쓴다고 한마디 하곤 했어요.
그런데 이 일터에 들어오면서 카톡을 깔아야만 했죠.
여기 임원님들께서 전부 카톡으로 소통하시더라구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여기 일터에서 퇴사하면 카톡을 지울 예정입니다.
물론 먹고 살려면 당장은 퇴사하기 어렵겠지만요.

저도 한동안 왓츠앱 스팸에 시달렸고, 이상한 국제전화도 몇 통 왔었어요.
한동안 그러다가 이젠 또 조용하네요.
라인과 왓츠앱은 스팸이 제법 오더라구요.
요즘은 텔레그램에서도 가끔 스팸이 오구요.

아,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가끔 제 시간을 몇 십분씩 도둑질 해가더라구요.
트위터는 아주 오래전에 그만뒀고, 페이스북은 일과 관련한 정보 찾느라 가끔 들어가요.
인스타도 일 때문에 하고 있는데, 가끔 일과 관계없이 시간이 휙 흘러가버려서 고민이네요.

다락방 2023-12-12 14:18   좋아요 0 | URL
아아 저는 라인을 새로 설치하고 감은빛님은 있던 라인을 지우고.. 우린 이렇게 어긋나는 사이가 되어버렸군요. 그렇지만 우리에겐 왓츠앱이 있으니깐요. 하하하하하.ㅣ

저도 회사에서 임원들이 죄다 카톡 하는 바람에, 심지어 보쓰까지도 저에게 ‘너 왜 카톡 안하냐‘ 고 자꾸 물으시는데, 은근한 압박이 느껴지지만 현재까진 전혀 굴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집이여, 뽀에벌~

왓츠앱 스팸만 아니라면 괜찮은데 최근에 국제전화로 영상통화 엄청 걸려와서 저 때문에 왓츠앱 설치한 사람들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ㅠㅠ 지금은 저도 안오고 있습니다만, 이게 다음에 또 오지 않을까요? ㅜㅜ 싫어 ㅠㅠㅠ

그런데 라인도.. 스팸이 오는군요.

맞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시간을 도둑질해갑니다. ㅠㅠ 저도 인스타랑 좀 멀어져야 겠는데, 앱을 지울까 싶다가도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 때문에 또 하게 되고... 여하튼 저의 자제력을 좀 키워봐야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3-12-12 14:30   좋아요 0 | URL
오잉? 라인도 스팸이 오는군요???
전 지금까지 10년 훌쩍 넘게 라인 썼는데 스팸 받아본 적 없는데...?!

건수하 2023-12-12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카오톡에 연락처 연동 안하고 다락방님이 추가하고 싶은 사람만 추가하면 돼요.
제가 그렇게 쓰다가... 그리고 프로필에는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라고 써 뒀었는데

어느날 회사에서 단체로 다 초대해서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ㅠㅠ 그뒤로는 그냥 쓰고 있어요.
쓰고 있지만 카톡 정말 싫어요.

전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계정은 다 있었으나 인스타그램에서 구경만.
이제는 그것도 잘 안하고 있습니다만


서재와 북플에 들어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다락방 2023-12-12 14:26   좋아요 0 | URL
저도 카톡 쓰기 싫어서 안쓰고 있긴한데, 카톡은 그런 스팸 통화나 스팸 문자가 오지 않는가 봅니다. 흐음..
저도 예전에 비해서는 인스타그램 활동은 거의 안하고 있긴한데 구경은 열심히 하고 있네요. 하하하하.
저도 서재와 북플에 들어가는 시간이 만만찮아요. 그렇지만 이걸 줄일 생각은 없고 ㅋㅋ 인스타는 좀 줄여보도록 해야겠어요. 아놔 ㅋㅋㅋ 정신 똑바로 차려라, 나야!!

독서괭 2023-12-1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톡 싫어하는 분들이 많으시군요. 저는 카톡 좋아하는데 ㅋㅋㅋ 저는 카톡, 북플만 하고 인스타/페북/X/라인/왓츠앱 모두 이용 안 합니다. 유튜브는 운동할 때랑 뭐 찾아볼 때만 한번씩 보네요.
<도둑맞은 집중력> 드디어(?) 펴셨군요 ㅋㅋ 의외로 재밌죠? 저자가 글을 잘 썼더라고요. 장편소설 척척 읽고, 몇시간씩 걸리는 빵도 만들어내시는 다락방님은 아직 집중력 보전 중!^^

다락방 2023-12-12 15:28   좋아요 1 | URL
네 생각보다 깊이 있는 책이어서 너무 좋더라고요. 예상하지 못한 면을 다 짚어준달까요. 그래서 아주 의미있는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장편 소설 읽는 거 너무 칭찬해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쓱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 읽으면서 소설 더 열심히 읽어야지, 불끈!!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hnine 2023-12-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듀오링고 애용자입니다^^

다락방 2023-12-12 16:40   좋아요 0 | URL
오오 그렇군요. 어때요, 나인 님? 외국어 실력이 좀 나아진 것 같나요? 전 이제 3일차 꼬꼬마입니다. ㅎㅎ

자목련 2023-12-12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자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게 아닌 것 같아요.
가끔 2g 사용할 때가 더 좋았구나 싶은 때도 있어요. ㅎㅎ

다락방 2023-12-13 11:33   좋아요 0 | URL
저는 가끔 삐삐를 사용하던 때를 생각하기도 해요. 그 때는 삐삐도 비쌌는데요..
스맛폰을 딱히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못해서 스맛폰을 유지하는 비용이 아까워요 ㅠㅠ
 

피곤하다.

매우 많이 피곤하다. 

그러니까 사연은 이렇다.


나는 토요일 아침 창원에 친구들을 보러 내려갔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인만큼 파김치를 꼭 맛보여주고 싶어, 나는 금요일 퇴근 후에 부랴부랴 파김치를 담갔더랬다. 파김치 담그고 노곤한 몸을 쉬어주고자 또(!) 편육을 먹었다. 마침 내게는 친구들로부터 받은 접시 셋트가 있었고, 내가 이 접시 셋트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보여줘야지, 하고 예쁘게 편육을 담은 터였다.



그렇게 일찍 KTX 를 타고 대전에 내려 환승하기 전 어묵꼬치를 사먹고 어묵 국물도 한사발 들이켜고 다시 KTX 를 타고 친구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친구들은 내가 오기 며칠전부터 이미 나를 기다리느라 기분이 좋아있었다며 반가이 맞아주었다. 친구들의 집에 도착해 짐을 풀어두고 내가 준비해온 간식들과 파김치를 내밀었다. 친구들은 꺅꺅 소리를 지르며 파김치를 먹어보더니 너무 맛있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김치도 다른 음식들처럼 입맛 타는 거라 걱정된 참이었다. 일전에 김치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너무 내 취향 아니라 난처했던 적이 있어 어쩌면 내 김치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단 말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친구들은 정말 맛있다고 했다. 후훗.


그렇게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여러분 들어는 봤니, 아구 불고기? 우리는 대낮에 아구 불고기를 시켜서 소주도 함께 주문해 낮술을 마셨다.




신나게 이야기를 하고 산책을 하고 커피와 간식을 먹고 낮잠을 잔 뒤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친구들이 예약해둔 레스토랑이었다. 이곳은 분위기도 좋고 음식 맛도 너무 좋은데 심지어 콜키지가 무료이다. 내가 가져간 와인 한 병과 친구들이 준비한 와인 한 병 해서 두 병을 가지고 우리는 레스토랑에 가 스테이크와 파스타 그리고 뽈뽀(문어!)를 맛있게 먹고 또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친구들의 집에 돌아와 차를 마시고 늦은 밤 잠을 이루었다. 다음 날 아침 친구들이 차려준 밥을 맛있게 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헤어졌다. 친구들은 기차역에서 나를 배웅해주었고 나도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기차 안에서 책을 읽다가 졸다가 하는데, 서울에 있는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야, 도대체 우리 언제 만나?"


안그래도 조만간 이 친구 만나야지 생각하던 참이라 반가이 연락을 받고는 곰곰 언제 만날지를 떠올려보는데, 회식에 약속에 좀처럼 짬을 낼 수 없을 것 같고, 내가 탄 기차는 열두시면 수서역에 도착하고... 나는 친구에게 답을 보냈다.


"점심을 조금 늦게 먹어도 괜찮다면 오늘 어때?"


친구는 물론 괜찮다고 했다. 급약속이 이루어져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풀고 손을 씻고 금요일에 담근 파김치를 또 새로운 그릇에 좀 덜어냈다. 내가 파김치를 담글 때는 이 친구를 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거든. 그리고 부랴부랴 약속 장소로 향했다. 우리는 맛있고 배부르게 밥을 먹고, 아아, 그동안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나의 아지트 까페로 나는 친구를 데려갔다. 여기 왜 나의 아지트냐면, 이 동네 까페 죄다 사람 많은데, 여긴 사람이 없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커피 뭐 마실래, 해서 나는 뜨거운 아메리카노! 라고 하고 친구도 뜨거운 아메리카노! 했는데, 두 잔에 사천원하는 가성비 까페이다. 여긴 화장실도 좋아. 주말에는 종종 여기 나와 책을 읽곤 한단 말이지. ㅋㅋ 손님 아무도 없을거야, 하고 데려갔는데 손님 조금 있어서 당황했지만, 여하튼 친구를 만나서 까페에서도 또 밀린 이야기를 실컷 나누고 나의 파김치를 안겨주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다섯시가 안된 시각. 나는 도서관에 12/10 까지 반납해야 하는 책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는 부랴부랴 그 책을 들고 다시 나간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향해 반납을 하고 시장에서 엄마를 만나 시금치를 샀다. 엄마 시금치 사야 해, 베이컨 시금치 볶음 할거야, 라고 했다. 그렇게 엄마랑 시금치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세상에, 전날 아침에 집을 나와 다음날 오후 다섯시까지 집의 침대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쉬지도 못하고 이게 뭐하는 거람? 나는 아빠의 저녁으로 이연복 짜장을 끓여드리고 얼른 내가 먹을 안주를 준비했다. 쨘 -



와인은 창원에 사는 친구들이 선물해준 내츄럴 와인. 안주는 베이컨과 시금치를 볶아낸 것. 중간에 파김치도 꺼내와서 맛있게 먹었다. 창원에 사는 친구들은 내가 가고난 뒤 점심을 먹고 한숨 잤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 하나도 쉬지를 못하고 강철 체력으로 다니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하튼 그래서 밤에 자지 뭐, 했는데, 밤에 잠이 잘 안와가지고 내가 좀 고생스러웠고, 그리고 오늘 아침이 되었고, 그렇게 나는 커피를 퍼마시고 있는데, 그래도 개피곤하다!! 개피곤해!!!!! 개피곤하다!!!!!



어제 그 피곤한 와중에 알라딘에서 도착한 박스 세개의 포장을 풀고(아 어찌나 귀찮던지) 월요일 루틴을 시작하기 위한 사진을 찍었다. 책탑!!



















《장수탕 선녀님》은 아가 조카를 위해 준비했다. 아가 조카 요즘 책에 무섭게 집중해서, 야 한글 가르쳐라 그러면 한글 일찍 깨친 리틀 다락방 되는거야, 했더니 그 말 듣고 있던 여동생이 말했다.


"그게 좋은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의 마음 뭔지 모르겠다. 북플에서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존재를 알게 되고 오 책 설명이나 한 번 볼까, 하고 들어갔더니 품절인거다. 얼라리여? 품절이여? 검색해보니 중고로 나와 있어서 부랴부랴 샀다. 왜때문에 품절이라니까 급박해지는거지.. 급박해진 나의 구매욕..


《페일 블루 아이》,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은 아마도 트윗에서 보고 담아둔 것 같은데 이제는 왜 샀는지 잘 모르겠다. 인간이여... 































《사강의 말》은 사강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렇게 널리 읽히고 인기 있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한 번 읽어보려고 샀다. 사실 이거 읽는다고 사강을 좋아할 것 같진 않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래서 알랭 드 보통 여섯권인가, 그 이유를 찾아보고자 읽었지만 끝내 보통을 좋아하게 되진 않았지.. 아무튼 그래서 사강 왜, 뭐, 하고 읽어봐야지 하고 샀다. 그렇지만 나는 알 수 있다. 내가 좋아하진 않을 거야. 그래도 나랑 완전히 다른 결의 사람을 한 번 들여다보자.


다른 책들을 산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마음대로 짐작해보도록 하자. 쓰기가 너무 귀찮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리고 내가 지난주에 장바구니에 넣었던 책중에는 이 책이 있단 말야?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듣고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오오 스캇 펙의 이런 책이 있네? 나는 아직도 안간길인가 먼길인가 그 책 있는데, 오오 이 책 무섭지만 읽어보고 싶다, 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를 하려는데, 내가 이미 2023년 11월 3일에 결제한 책이라고 나오는거에요. 네??????????????????????????


얼른 주문내역 조회해보니 내가 이미 이거 산 부분... 그런데 너무나 새롭게 이번에 또 '오 스캇 펙의 이런 책이 있어?' 하고 사려고 했어. 세상에..




하아. <산책> 앱에 바로바로 정리 해뒀어야 하는데 이젠 그 앱 열어보지도 않아... (시무룩)



빡빡한 주말 일정으로 지금 너무 피곤한 상태이지만, 그러나 기분은 좋다.



지난 주 잠자냥 님의 페이퍼에 댓글로도 달았지만, 내게는 몇가지 이론이 있다. 내가 살면서 스스로 터득하고 만들어낸 이론인데, 그중 하나는 댓글로도 달았던 '좋은 어른을 만난 아이가 좋은 어른이 될 확률이 크다' 이다. 좋은 어른을 만났다고 반드시 좋은 어른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좋은 어른을 만나면 좋은 어른이 될 확률이 높다. 보고 배울만한 어른이 없는데 훌륭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에너지도 너무 많이 든다. 그리고 자꾸 잘못된 길로 갈 확률도 높다. 


주말에 친구들 만나면서 다른 이론들 몇 개에 확신을 더했다.


하나는, '나를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잘못된 길로 갈 확률은 적다' 이다. 못된 마음이나 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도 친구들이 그거 아니야, 그러지마, 라고 말해주면 아이쿠 이런, 하고 다시 돌아올 수가 있다. 내 친구들이 나를 아끼는 것을 내가 알지 못했다면 내가 내 마음을 얘기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내 말에 친구들은 따뜻한 조언으로 응답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살면 내가 잘못된 길을 가려고 방향 잡았다가도 이내 돌아올 수 있겠구나, 했다. 


또 하나는, '나를 보여주는 건 나의 말이 아니라 나의 행동이다' 라는 것.

나를 오래 봐온 사람이고 나에 대해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내가 굳이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알아채준다. 그동안의 행동으로 나를 파악하는게 가능해지는 것. 어제 만난 친구와 밀린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고 다른 친구의 나에 대한 생각도 전해 들으면서, 나 말하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다 알고 있었네, 하고 살짝 울 뻔 했다. 뭔가 다 괜찮아지는 마음이었고, 눈물을 참았다. 그래서 육체는 무척이나 피로하지만, 내가 주말 동안 만난 여사친들과 남사친 덕에 마음이 평온해지고 또 다잡기도 하고 그랬다. 어제 친구와 헤어지면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살아야 하는거야, 얘기도 했다. 



정말 정말 좋은 주말이었다.

그렇지만 너무나 피곤해서 코피가 터질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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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2-1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바쁜 주말 보내셨네요.

제가 얼마전 다락방님이 책을 좀 자제하겠다 하시는 글을 본 것 같은데...
물론 그게 지켜지리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 엄청난 책탑..

게다가 2023년 11월은 말이죠. 2023년 11월이라 자세히 써주셨지만.
무려... 지난 달 아닙니까? ㅋㅋㅋㅋ

아침부터 즐겁게 읽었습니다. 점심 메뉴 두 개 드시고 커피도 두 잔 드시고 힘내세요!

다락방 2023-12-11 09:46   좋아요 0 | URL
제 말이 그말입니다. 무려 한달전이란 말이죠. 한 달 전에 샀는데 이렇게 새까맣게 기억이 안나도 되는겁니까? 하아- 맞습니다. 저는 이제 책을 자제하겠습니다.

여러분, 2024년 부터는 책탑 사진 안올라올 예정입니다. 안살거니까요!! 이얍!!

잠자냥 2023-12-11 09:59   좋아요 0 | URL
진짜? 지켜본다.

다락방 2023-12-11 10:12   좋아요 0 | URL
아 오늘 출근하니까 회사로 또 책 와있었네요. 아놔. 2024년부터 책탑 사진 없다!!!!!

잠자냥 2023-12-11 11:07   좋아요 2 | URL
이렇게 지켜야 할 약속이 갑자기 2개가 되어버린 다락방...
1. 2023년 연말까지....
2. 2024년에 책탑 사진 없음.

다락방 2023-12-11 11:09   좋아요 2 | URL
2024년 1월 1일에 신분세탁하고 알라딘 들어오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1 11:39   좋아요 2 | URL
옥탑방으로 신분세탁?

다락방 2023-12-11 11:56   좋아요 3 | URL
안방 으로 세탁할 겁니다. 앗. 이런 건 미리 알려주면 안되는건데!!

잠자냥 2023-12-11 12:13   좋아요 1 | URL
마님.

다락방 2023-12-11 12:21   좋아요 2 | URL
피곤하다. 물렀거라.

햇살과함께 2023-12-1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것 만으로도 월요일 아침이 피곤해지는 페이퍼 ㅎㅎ
아직도 가야할 길 ㅋㅋㅋ 계속 가야 합니다~

다락방 2023-12-11 09:46   좋아요 1 | URL
아 얼른 퇴근해서 집에 가서 자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순 없으니 점심 많이 먹는 것으로 보상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12-11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장 좋은 주말이었군요.
파김치의 맛이 궁금합니다!

다락방 2023-12-11 09:47   좋아요 0 | URL
현재까지는 맛을 본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을 듣고 있긴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1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게 좋은건가?˝ 에서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즤집 식구들이 저 똑똑하다고 칭찬하다가도 조카들이 저처럼 살지는 바라지 않는다는 그런 말인가 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에너지 무엇?! 우리 나이도 비슷한데 다락방 님은 에너지가 왜케 넘쳐요?ㅋㅋㅋ 전 일요일에 한시간쯤 산책한 거 빼고는 침대랑 완전 혼연일체로 있었는데.. 그래도 피곤한 거 같거든요. 대단합니다.
책탑도 대단하다. <레이시즘>과 <숄>은 왜 샀는지 알겠습니다. ㅋㅋㅋㅋ

그나저나 다락방 님이 못된 생각한다고 해봤자... 못할 거라는 데 700원 겁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집에서 좀 쉬어요! 술 금지.

다락방 2023-12-11 10:17   좋아요 1 | URL
여동생이 그러더라고요. 한글 일찍 깨치면 뭔가 특별한가보면 그렇지도 않고 학교 성적하고도 아무 관련도 없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여동생이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한글을 일찍 깨침. 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맞는 말이라서 제가 할 말이 없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게 끝인겁니다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잠자냥 님 가족이 아니고 가족들이 그렇게 말하는 분위기나 맥락이 어떤 건지 정확히 몰라도 어떤 감은 잡힙니다만, 제삼자인 타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잠자냥 님의 조카분들께 잠자냥 님이 계셔서 저는 참 좋습니다.


저도 당연히 피곤합니다. 오늘 빨리 퇴근하고 가서 자고 싶은데, 오늘은 또 퇴근 후에 몇 가지 사소한 일정이 있어서 그것을 소화해내야 합니다. 그렇지만 사소하니까 일찍 가서 일찍 자야지 ㅋㅋㅋㅋㅋ 제가 너무 나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이런 일정들을 소화하는 것 같습니다. 다 제 운명이고 팔자려니 합니다. ㅋㅋㅋㅋㅋ

오늘은 술 금지 입니다! 누가 불러내지만 않는다면 가능합니다!! 빠샤!!!

거리의화가 2023-12-1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품절이라고 하면 급박해지는 마음 충분히 압니다 알고 말고요!ㅎㅎ 그래도 구하셨네요. 저는 품절된 책 찾아보면 정가보다 다 비싼 경우가 많아서 사기가 애매하더라구요.
<거짓의 사람들>은 이미 사두신 책이었군요!^^ 저는 구매한 책을 엑셀로 정리했었는데 귀찮아서 안한지 한참 되었습니다. 저도 제가 무슨 책을 샀는지 알 길이 없다는 것. 앱을 이용하려고 해도 그동안 쌓아둔 책을 넣는 게 일이란 생각이 들어 그만둘랍니다!ㅋㅋㅋ
다락방님 주말 스케줄 보면 3명 이상이 해야 하는 양인 것 같아요!ㅎㅎㅎㅎㅎ
다락방님이 기본적으로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분이신 것 같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더 애너지와 위로를 받으시는 것 같아 저까지 힐링이 됩니다. 다락방님 덕분에 친구분들도 참 행복하실 것 같아요. 저는 주변 사람들 못 챙기는 경우가 많아서 다락방님의 사연을 보면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힘든 하루가 되시겠지만 화이팅하시길!*^^*

다락방 2023-12-11 10:23   좋아요 0 | URL
이슬람 저 책은 막 유명한 책은 아닌건지 중고가격으로 나와 있더라고요. 일단 제가 지금 갖고 싶은데 망설이다 가격이 높아질 수도 있겠지? 막 이런 생각 들어서 급박하게 질렀네요. 받고 나니 너무 두꺼워서 음 언제 읽으려나 싶긴 합니다만.. ㅋㅋㅋㅋ
저도 산책 앱에 정리해두면 좋을텐데 미뤘더니 이지경이 되었고 이제 와서 정리하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그러니 정리하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다가 또 두 권 세 권 중복 구매를 하게 되겠죠. ㅠㅠ 그러니까 책은 안사는 게 답입니다. 안살겁니다. 안살겁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제가 소화해냈지만 어떻게 저런 일정을 소화해냈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약속은 또 급약속이 꿀잼이라 ㅋㅋㅋ 피곤했지만 좋은 시간이었어요. 역시 사람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거리의화가 님도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3-12-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너자이저 다락방 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제가 여행 잘 다녀온 것 같아요.
우리동네에도 아구 불고기집 있는데 전 맛있더군요. 한 번씩 먹으러 갑니다.^^
책탑은 여전히 높네요.
내년의 책탑은 또 어떤 모습이려나?
상상해 봅니다.^^

2023-12-11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1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12-11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틀 동안 먹고-걷고-먹고-걷고-먹고-걷고.. 엄청난 일정이었네요. 전 진작에 쓰러졌을 듯.. 그래도 좋은 분들 많이 만나서 마음의 기운은 팍팍 충전되셨겠어요!
<장수탕 선녀님> 반갑네요. 저도 갖고 있습니다 ㅋㅋ 이거 뮤지컬 하고 있는데 진짜 재밌어요. 아직 아가 조카 보기에는 이를 것 같지만요. 5살쯤부터는 볼만하고, 알사탕이랑 장수탕선녀님 둘다 재미납니다.
<거짓의 사람들> 그래도 딴 데서 안 사고 알라딘에서 사셔서 중복 구매 막으셨군요 ㅋㅋ 다행 ㅋㅋ 왜..파김치를 담으시면서 산책앱에 정리는 못하시는 거죠?
책탑 사진만 안 올리시고 책은 계속 사실 거 아닌지.. 그럴거면 그냥 책탑 올려주세요. 보고 즐기게요 ㅋㅋ

다락방 2023-12-11 15:36   좋아요 1 | URL
장수탕 선녀님은 예전에 타미도 사주면서 읽었던 것 같은데 어쩌면 이렇게 기억이 하나도 안날까요? 이번에 아가 조카 주기 전에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아가 조카 너무 귀여워요! >.< 너무 예뻐요. 아 진짜 너무 예쁩니다. 흑흑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거짓의 사람들>을 알라딘에서 사두고 또 알라딘에서 사려고 했기 때문에 중복을 피할 수 있었어요. 다행입니다. 어휴 바보 똥개 멍충이 다락방 입니다. 이걸 샀다고? 내가? 화들짝 놀라 확인했더니 역시 샀던 부분.. 그렇다면 책은 어디에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집에는 있겠지요. 히융...

저도 그게 신기합니다. 알라딘에 긴 글도 쓰고 파김치도 담그는데 왜 산책앱에 정리는 못하는걸까요? 세상 이해 안되는 부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안살겁니다. 사둔 책 다 읽기 전에는 안사겠어요. 사둔 책 다 읽으려면 10년은 걸릴 듯 합니다. 월요일 책탑은 10년 후에 다시 만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3-12-1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책은 모르겠고, 오늘 저도 편육에 쐬주 마셨습니다! ㅋㅋㅋㅋ
전적으로 지난 주인가 지지난 주인가 다락방님 메모를 기억했다가 ㅎㅎㅎ
역시 책보다는 먹고 마시는 일이 훨씬 재미납니다.

다락방 2023-12-11 18:01   좋아요 1 | URL
우엇 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게 드셨습니까!! 저어겐 아직 남은 편육이 많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감은빛 2023-12-11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9월부터 12월 초까지 거의 대부분 주말에 일정이 있어서 제대로 쉬지 못했어요.
가끔은 주중 평일에 대체휴무를 쓴 적도 있지만,
평일에도 당연히 일정이 많아서 잘 못 쉬어서 계속 엄청 피곤한 날들을 보냈어요.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여행을 다녀왔고, 어제 밤 늦게까지 운전을 하느라
오늘도 피곤한 상태로 하루를 보냈네요.

이제 저녁 8시에 시작하는 회의를 기다리며 조금 여유를 부리는 중입니다.
회의는 아마 밤 10시 반 넘어서 끝날 것이고, 그럼 저는 12시나 새벽 1시까지 야근을 하다가 퇴근하겠죠.

다락방님의 파김치 맛있을 것 같아요. 베이컨과 시금치 안주도 맛있어 보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3-12-12 11:50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은 1년 365일 바쁘신 분 아닌가요!! 감은빛 님도 체력을 좀 아끼시고 휴식도 좀 취하시고 그러셨으면 합니다. 자정이나 새벽까지 야근이라뇨, 감은빛 님 ㅠㅠ 그러시면 안됩니다. ㅠㅠㅠ

단발머리 2023-12-12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빡빡한 일정이 소화 가능한 다락방님의 체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친구에게 파김치, 너무 근사한 선물인데.....ㅋㅋㅋㅋㅋㅋㅋ 그 마음은 알지만....
그 마음 따라가려니 다락방님 몸이 너무 고단합니다. 체력을 아끼소서!!!!

다락방 2023-12-12 11:48   좋아요 2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제가 어제 아주 그냥 제 방전된 체력 때문에 기절하는 줄 알았네요. 백화점 푸드코트 가서 참치회덮밥 흡입했어요. 어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삶을 윤택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일요일에 만난 친구를 통해 단발머리 님에 대해서도 들었고, 네, 여러가지로, 참, 단발머리 님 ㅠㅠ 아무튼 제가 감사합니다. ㅠㅠ
 
















"프루스트 효과라는 게 있어.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르는 현상이야. 프루스트라는 작가의 유명한 소설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주인공이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을 때 옛날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야." -p.9


대학 입시를 앞둔 오사다는 같은 학급의 오가와 군과 친구가 되며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오가와는 딱히 반 여자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타입이 아니었고 그건 오사다 역시 마찬가지. 오가와는 프루스트 효과를 얘기하며 공부할 때마다 초콜렛을 먹는다. 프루스트 효과에 기대어 시험 볼 때 해당 초콜렛을 먹으면 초콜렛 먹으며 공부했던 것들이 다 기억나지 않겠느냐는 거다. 이에 오사다는 오가와가 먹는 초콜렛의 자매품 초콜렛을 마찬가지로 매일 공부할 때마다 먹는다. 시험볼 때 공부했던 기억들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아니, 이거 정말 그런거라면 너무 좋네. 나도 영어책 읽을 때마다 먹을까...싶지만 영어책을 별로 안읽고, 그렇다면 여성주의 책을 읽을 때마다 먹...으면 고도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겠구나. 게다가 유감스럽게도 나는 초콜렛, 사탕, 캬라멜 등을 딱히 좋아하지 않고 껌도 씹지 않는다. 그나마 초콜렛이 간혹 땡길 때가 있는데, 이건 언제가 그런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예전엔 생리할 때 그런건가 했는데 요즘엔 딱히 그렇지도 않고. 대체적으로는 잘 안땡기긴 한다. 그런데 보기만 해도 좀 기분이 좋아지는 건 있는 것 같아.. 음, 그렇다면 내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초콜렛이나 사탕일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와인을 마시면서 혹은 순댓국, 삼겹살, 소주, 스테이크 등등을 먹으면서 책을 읽으면 나중에 그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그 책의 내용이 기억나...


그만두자, 이런 얘기는.


오사다와 오가와는 도쿄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다. 지금 사는 곳으로부터 좀 먼 곳. 서로 지망하는 학과도 학교도 달랐지만, 그 두 학교가 도쿄에 있다는 건 공통점이었고, 매일 함께 공부하며 대학 입시를 향해 달려가던 그들은 자연스레 연인이 된다. 우리 첫키스는 잊지 못할 곳에서 하자, 이러면서 도쿄 지도 가지고 와서 여기서 할까 저기서 할까 막 장소 골라보다가, 그런데 도쿄에 가기도 전에 키스를 하게 되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맞춤한 짝이라고 생각한다. 너한테는 나여야만 하지, 나한테도 너여야만 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세상 일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던가. 현실은 언제나 아프게 후려친다. 오가와는 목표한 도쿄의 대학에 가지만 오사다는 가지 못해 재수를 시작한다.  한쪽은 도쿄의 대학생 한쪽은 재수생. 우리의 사랑 천년만년, 같은건 서로의 처지가 달라지는 순간 으스러지고 만다. 그것도 아주 시시하게.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자 맥이 빠질 정도로 빠르게 오가와에게 차였다. -p.35



오사다와 오가와는 딱히 이성에게 인기있는 타입인 것도 아니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맞춤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나는 네 짝 너는 내 짝 이랬는데, 한 쪽 대학생 되자마자 바로 다른 한 쪽 차이는 부분.. 이것이 인생이다. 디스 이즈 어 시티 라이프!! 아니 시티는 안들어가도 되지만. 그런데 이런 경우 정말 많지 않나. 우리가 함께 고등학생이었다 한 쪽이 대학생 됐을 때, 우리 함께 대학생이었다가 한 쪽이 직장인 됐을때, 다른 환경에 들어가 적응하다 보면 연락은 뜸해지고 그전과 같지 않은 사이가 된다. 한쪽이 신입사원이 되면 회사 내에서 동동 거리고 눈치보기 바쁘단 말이지. 그래서 연락이 뜸해지면 대학생이거나 취준생인 다른 한 쪽은 '화장실 안가? 화장실 갈 때 연락하면 되잖아!' 이렇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서로 서서히 멀어지게 되고, 그럴 때 직장에서 나에게 잘해주는 선배를 만나 자연스레 눈과 눈이 마주치고 마음에 평안을 찾고 기대게 되고, 그렇게, 그렇게...


오가와 역시 대학에 가 만난 선배를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오사다는 믿을 수가 없다. 아니, 말도 안돼. 그게 말이 돼? 어떻게 그래? 우리 둘 사이의 시간은? 우리 둘 사이의 소중한 추억은?



"그 사람에게 우리가 했던 실험 얘기했어?"

"비웃었어. 프루스트 효과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가와는 왠지 사랑스럽다는 투로 말했다.

"그런 사람이어도 돼? 같이 있으면 즐거워? 그런 사람은 도쿄의 공기가 들어간 병을 받아도 절대 기뻐하지 않을 거야."

"응, 그렇지. 병 이야기도 했는데 배를 끌어안고 폭소했어. 그런 걸 받으면 곧장 재활용 분리수거함으로 직행할 거야, 소름이 다 돋네, 라고 하더라. 동아리의 다른 선배들한테도 퍼뜨려서 지금 내 별명은 유리병이야."

심지어 기쁜 것처럼 들렸다.

"내 얘기도 했어?"

"응. 정말 착한 친구네, 라고 했어."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이런 바보는 도쿄에 있는 대학에 떨어지는 게 당연했다. -p.35-36



좋아한다는 거 뭘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내 믿음을 듣고 그 앞에서 바로 폭소를 터뜨려도, 왜 원망스럽기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걸까. 오사다는 오가와의 소중함을 그 소중함으로 받아들이고 함께했는데. 도쿄의 공기를 병에 담아왔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오사다는 오가와의 말과 행동이 소중했는데, 그런 것들, 그저 그 순간뿐이었나. 도쿄에 가서 만난 선배를 좋아하게 된 오가와. 오가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서는, 굳이 어떤 이유가 필요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오사다는 오가와의 연인이었는데, 그런데 이젠 '착한 친구'가 되어버린.. 토이의 좋은 사람이야 뭐야. 아, 오사다도 역시 도쿄에 가 대학생이 되었다면, 그랬다면 달랐을까? 오가와와 자주 만나고 여전히 연인으로 지낼 수 있었을까? 나는 그건 그렇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오사다는 어쨌든 결국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을 것이다. 오사다가 뭘해도, 그러니까 내가 뭘 하거나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 거다. 그래서 야광토끼도 노래했잖은가. 



만약에 내가 너를 그녀보다 먼저 알았더라면

그래도 넌 그녀를 택했겠지 난 그냥 아닌거지 









그리고 오가와는 이렇게 말한다.

"그 사람이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되는 건 참을 수 없어. 너도 정말 좋아했지만, 너한테는 그런 사람이 생겨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p.36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웃는 걸로 보이세요?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오사다는 오가와의 말이 너무 어이 없었지만, 그러나 어쨌든 그 시간들은 지나간다. 그리고 지나갈 것이다. 아직 스무살인데 뭐. 그리고 지금 오가와랑 헤어지면 오가와 보다 더 좋은 남자가 나타날 것이고, 그 남자랑 헤어지면 더 좋은 남자로 업그레이드 될것이다. 그렇게 업그레이드 거듭하다보면 결국 궁극에는 혼자가 있다. 싱글인 내가 있다.



내 얘기하는 거 아니다.



뭐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겠지만, 이 남자랑 헤어져서 슬프다고 저 남자 만나고 그러는 거, 그거 하지 마라.. 오사다는 다른 남자 만나 오가와가 그 선배가 할 것 같은 것을 자기도 하기로 한다. 뭐, 그런 생각 들 수 있지만, 그보다는 연애 이외의 것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아, 그것이 그것이 아니구먼.. 하고 저절로 깨닫게 될지도 모르지. 나처럼 일과 결혼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님)


음..

나는 지금 일하고 있지 않으므로 사적인 글쓰기와 바람 피우는 중인가?




아, 오랜만에 야광토끼 노래 듣노라니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구먼... 동료가 사다 준 소금빵이나 먹어야겠다. 커피랑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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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2-08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짤ㅋㅋㅌㅋㅌㅌ 이 글하고 왜 너무 잘 어울렼ㅋㅋㅋㅋㅋ큐ㅠㅠ

다락방 2023-12-08 09:0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컴맹인 제가 이렇게 맞는 짤을 찾아냈습니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8 09:38   좋아요 0 | URL
저거랑 손창민인가 그 사람 그 짤 영구보존 요망 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8 09:39   좋아요 0 | URL
그 짤도 너무 좋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짤 잘 못찾는 바보이지만 손창민이랑 이거는 진짜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천재적 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8 09:39   좋아요 0 | URL
근데 나 지금 뭐하게?
오늘 지를 책 고르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8 09:54   좋아요 0 | URL
난 일단 글을 쓰고 질러야지.. 오늘 기대별점 이벤트 쿠폰 2개 주더라!!!

다락방 2023-12-08 10:09   좋아요 0 | URL
님하 일단 글 좀 빨리 써봐요..

잠자냥 2023-12-08 10:10   좋아요 2 | URL
기다려바바... 나 일단 알라딘하고 온라인서점에 뭐 보내야하거든...(진짜 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8 10:16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좀 일찍 출근해서 글을 먼저 썼어야지!!!

잠자냥 2023-12-08 12:22   좋아요 0 | URL
우웅... 그건 좀...

밥 먹고 식후땡으로 읽어. 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8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뭐야 댓글이 다 잠자냥님이랑 다락방님이었어 ㅋㅋㅋㅋㅋ
저짤 너무 딱이네요 저 타이밍에 ㅋㅋㅋㅋ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여
되게 속상한 일이지만 현실에서 비일비재 한 일이죠.. 그렇다고 저렇게 솔직하게 대답하는 남자 좀 싫네요. 저 남자 왜 좋아했니? 줏대도 없구만. 하긴 스무살엔 줏대가 없죠..

잠자냥 2023-12-08 17:41   좋아요 2 | URL
왜, 뭐, 왜! 내가 사실 다사모야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8 17:54   좋아요 2 | URL
저 남자와 저 관계 너무 시시해져버렸어요. 풋풋하고 특별했는데 말예요. 시시해지는 건 순간이고 그 때가 오면 뭐가 그리 특별했나 싶고 그렇습니다.

독서괭 님, 눈 돌리는 그 어디든 잠자냥 과 다락방 이 있을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8 18:05   좋아요 0 | URL
크… 너무 좋네요.

감은빛 2023-12-0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제목 노래 가사였는데,
어느 노래였는지 몰라 검색해봤어요.
조용필이었군요. ㅎㅎ

다락방 2023-12-09 11:13   좋아요 0 | URL
네 조용필! 그 겨울의 찻집 인가요? 후훗.

달자 2023-12-0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광토끼 뮤슨 노래 들으시나여 소금빵 먹으면서 들으세여

다락방 2023-12-09 11:13   좋아요 1 | URL
페이퍼에 쓴 노래요. 계속 니 생각이 나~ 🎶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 12월호가 발간되었다.

내가 구독하는 건 정희진과 김혜리의 팟빵 두 개인데, 새로 발간될 때마다 들을 생각에 너무나 즐겁다. 게다가 듣는 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어서 더 즐거운데, 한 번 듣고 잊겠지 라고 생각해도 어느 틈에 어딘가에는 어떤 식으로든 남게 되는 것 같다.


페미니즘을 알고 싶다고 내게 이메일로 문의해왔던 남자 사람은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 자신의 생각으로 책을 골라 읽기도 하고 여성단체에 후원을 하기도 한다. 나는 얼마전에 그에게 너무 뿌듯하다고 말해주었고 그는 기쁘게 내 말을 들었다. 그런 그가 페미니즘 외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적었을 때, 흐음 내가 그 부분은 잘 모르는데, 잘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자, 고 답장을 쓰다가 퍼뜩, 내가 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에서 선생님이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던게 생각난 거다. 나는 들었던 것을 기억나는대로 썼고, 그리고 오디오매거진의 그 회차를 추천해주었다. 내 자신이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듣지 않았다면 아마 한 줄의 답도 하지 못했을텐데.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 듣기를 계속하며, 오늘 출근 길에는 <스페어타이어 A 받을 수 없는 선물>을 들었다. 선물을 주는 사람의 무신경함이 받는 사람에게 어떤 생각과 기분을 주기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오 이건 무슨 연결인가 했다. 왜냐하면 나는 며칠전에 김혜리 기자의 팟빵을 들으면서 마침 선물에 대해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물'이라는 소재는 같되, 그것이 가져오는 감정과 생각은 다르다. 정희진 선생님은 '받을 수 없는' 선물에 대해 얘기하셨다면, 내가 김혜리 기자의 팟빵을 듣고 생각한 건, '너무나 기억에 남는 좋은 선물'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몇 번 언급했지만, 김혜리 기자의 팟빵에서 내가 좋아하는 코너는 <정윤수의 고전 음악방> 이다. 클래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클래식에 대해 나누는 김혜리 기자와 정윤수 평론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너무너무 좋고 재미있다. 그들이 아무리 유려하게 설명해도 나는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에 대해서는 큰 감흥이 없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왜이렇게 좋은걸까. 결국 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걸까, 아니면 이들의 합을 좋아하는 걸까, 를 늘 생각해보지만 딱히 '이거다' 하는 답은 없다. 여하튼 이 코너가 너무 좋은데, 그래서 최근에는 이 코너를 1회부터 들어보기로 한거다. 



김혜리와 정윤수는 이 코너를 시작하며 그들이 아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는 거라고 했다. 아주 오래전에 <리뷰> 라는 잡지가 있었을 적에 정윤수가 글을 의뢰했고 김혜리가 한석규 배우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다는 거다. 아마 20년도 더 전의 이야기 같았는데, 그 때 보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재회하게 된 것.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과거를 추억하던 중, 김혜리 기자는 그 당시 정윤수로부터 클래식 시디를 선물 받았었노라 얘기했다. 정윤수는 그 일을 잊고 살다가 김혜리 기자의 그 시디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이제 그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난다며 그걸 아직도 가지고 있냐고 했고 김혜리 기자는 너무나 좋아한다고 한거다. 시디 케이스조차 특별한 것이었다고. 그러면서 김혜리 기자는 이런 말을 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술 사주는 선배들만 있었는데 시디 선물은 처음이고 특별했다' 고.


그렇게 그 시디와 당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걸 듣는데 진짜 너무 좋은 거다. 너무 좋아. 아, 이런건 도대체 뭘까 싶어지기도 했다. 왜 어떤 사람들이 만난 당시에 결코 버리지 못할 인상적인 선물을 하고 그런데 그 후로 20년은 만나지 못할까. 아니 그런데 어떻게 또 20년 후에는 다시 연이 닿아서 '그 때 내게 줬던 선물을 기억해'가 될까. 이 관계와 이 선물은 뭘까. 그후로 20년간 별 연락 없이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그 선물을 주었을 당시에도 서로에게 그렇게 큰 사람은 아니었을것 같은데, 그런데 그 선물은 왜 잊지 못할 좋은 선물이 될까. 그러니까 어떤 시기, 어떤 사람이, 어떤 식으로 다가오는 것, 그 사람의 어떤 선물이 오래 간직되고 특별한 것, 이 모든 일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루어지는걸까 싶은거다. 아니 진짜루 너무나 자지러지게 좋지 않나요? 그리고 이건 김혜리 기자와 정윤수 평론가 였기에, 그 둘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당연하게도 드는 거다. (사실 정희진 선생님과 임경선 소설가...의 코너는 나에겐 좀 별로였는데) 김혜리 기자와 정윤수의 합은 너무 좋아 보이는거다. 그러니까 만약 같은 시디를 정윤수 평론가가 내게 선물했다면, 그 시디 선물이 내게 특별했을까? 


고등학교 때였나, 친구가 내게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카셋트 테잎을 선물한 적이 있는데, 받을 때도 당황했고, 그런데 받았으니 들어보자 하고 듣다가 꺼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그 선물이 모두 맞춤하게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간 느낌이, 정윤수 평론가와 김혜리 기자 사이에 있었던 거라는 생각이 나는 드는 거다. 여기 어디에도 어긋남이 없었다, 하는 것. 정윤수나 김혜리 둘 중 하나를 빼고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갔다면 그것은 좋은 선물과 좋은 관계성이 아닐 거라는 거다. 그것은 내가 나쁜 사람이거나 그 선물이 나쁜 선물이라서가 아니라, 맞지 않아서인 거다. '다른 선배들은 다 술만 사주는데 시디 선물이라니' 로 일단 그 선물이 특별한데, 심지어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고 좋아해, 이런 해프닝과 이런 감정 너무 소중하지 않은가. 그런데 20년 이상을 지니게 되는 선물을 해준 사람이 당시에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도 아니었다니. 너무 신기하지 않나.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듣는게 너무 좋았다. 특별한 선물, 특별한 관계성. 그렇다면, 나에게 이렇게 잊히지 않는 특별한 선물은 뭐가 있을까?




어떤 사람은 인생의 어느 순간 벼락같이 등장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떠난다.

어떤 사람은 인생의 어느 순간 천천히 다가와서 천천히 오래 머물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천둥번개 동반한듯 다가와서 나를 한껏 적셔놓고 가버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가만히 다가와서 있는듯 없는듯 하다 슬쩍 가버리기도 한다.



인생의 어떤 시기, 어느 순간에, 누가 등장하고 또 누가 떠나가는지, 거기에는 나의 의지도 있으나 의지만은 아닌 다른 것들도 섞여든다. 그렇다면 거기에는 분명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등장했던 의미, 함께했던 의미, 그리고 결국은 헤어졌던 의미. 그 사이에서 남겨진 선물이란 이름의 물건들도 그 나름의 뜻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아무 의미도 없는 물건들이 더 수두룩 하겠지만. 또, 특별한 사람이 줬다고 당연히 그 선물이 특별해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특별한 사람이 내게 돌멩이를 모아 줬다고 생각해보라. 이럴 때 나는 돌멩이가 덩달아 특별해진다기보다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식어질듯함........인간이여......돌멩이 선물은 사람 봐 가며 합시다. 일단, 난 아님.


정희진 쌤의 오디오매거진에서 다룬 선물에 대한 책은 이것들




















그렇지만 내가 선물에 대해 얘기할 때 링크하고 싶은 책은 이광호.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겠지만,

내 걸음이 당신의 미래에 이르게 된다 해도

당신 놀라지 말아요. -p.237



아무튼, 부지런히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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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12-07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이 에피소드까지 들었어요^^ ‘선물‘이라는 키워드를 보니 연말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네요.
상대에게 맞는 선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란 생각을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고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너무 쉽게 현금을 건넨 경우도 많지 않나 싶어서 반성을 하기도 했어요. 저도 기지개 켜며 부지런히 걸어야겠습니다^^

다락방 2023-12-07 10:05   좋아요 0 | URL
저 이 에피소드 듣는데 권총 선물 얘기 듣고 너무 놀랐어요. 오죽하면 경찰의 보호를 받고 싶었을까 싶고 말이지요. 그런 한편 정작 선물을 준 부모는 그에 대해 무신경했다는 것도 너무 당황스러웠고요. 늘 깨닫는 바지만,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네요. ㅠㅠ

제 경우엔 현금성 선물 너무 좋아하거든요. 사실 물질로 받았다가 쓸모없는 것보다는 현금성을 받아 쓸모있는걸 사는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런데 강력한 기억과 오래 남는 선물이라고 한다면 역시 합이 잘 맞는 물질적 선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열심히 먹고 열심히 걸읍시다, 거리의화가 님!

잠자냥 2023-12-07 0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선물은 결국, 그 상대를 평소 주의 깊게 잘 살펴봐야지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으음, 소세지는 좋은 선물이었을지...? 아리까리해졌습니다. ㅋㅋㅋㅋㅋ

DYDADDY 2023-12-07 10:08   좋아요 2 | URL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주방칼을 선물했지만 선물받은 사람이 손을 베였다고 해서 선물을 탓할 수 없는 것처럼 소세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선생님도 본인이 한번에 많이 드신 것이 문제다 라고 하셨으니까요. 다음에는 믹스커피 선물 어떠신가요? ^^

잠자냥 2023-12-07 10:13   좋아요 1 | URL
한번 소세지는 영원한 소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7 10:1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주의 깊게 살펴봐야 좋은 선물을 할 수 있고, 그건 결국 상대에 대한 관심이겠지요. 여하튼, 제가 두번째 스페어타이어는 아직 듣기 전이지만, 소세지는 좋은 선물일것 같습니다. 일단 선생님이 다이어트 중이라고 안하셨고(다이어트의 경우 맛있는 거 받으면 받을 수 없는 선물이라고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세지는 좋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한꺼번에 많이 드셨다는 얘기가 나오나보군요? 오늘 들어봐야지. 후훗.

다락방 2023-12-07 10:17   좋아요 2 | URL
소세지 먹고 싶은데 현재 소세지는 없어서 카스타드 먹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23-12-07 10:44   좋아요 0 | URL
소세지는 좋은 선물입니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7 10:46   좋아요 1 | URL
천하장사 사러 나갔다 오고 싶네요. 그렇지만 너무 귀찮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7 11:13   좋아요 1 | URL
보내주고 싶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7 11:14   좋아요 1 | URL
이따가 사먹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07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막 1편이랑 임경선 작가편 들었어요. 일단은 정희진 선생님의 오디오 매거진이 제게는 가장 좋은 선물이고요.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궁금해하고 알려고 하고 알고 있어야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다락방님은 진정한 선물 장인, 선물의 달인이시며!!!!!!!!!!!!!!!!!!!!!!!!!!!!

다락방 2023-12-07 10:46   좋아요 2 | URL
저는 스페어타이어 한 편 더 남겨두고 있는데요, 아 영화 코너까지요. 벌써 아쉽네요. 금세 다 들어버릴 것 같아서요. 그리고 또 한달을 꼬박 기다려야 한다니 ㅠㅠ
기다리는 동안은 정윤수의 고전음악방을 차례로 들어야겠어요. ㅎㅎ

제가 돌멩이를 선물할 사람이 아닌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2-0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미래> 이 책 완전 좋을거 같습니다 ~!!

선물 고르는게 제일 어려운거 같아요 ~ 특히 책 선물은 취향 맞추는게 정말 힘든거 같습니다 ㅋ

다락방 2023-12-08 07:50   좋아요 2 | URL
사랑의 미래 책 좋아요!! 새파랑 님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맞아요 책 선물은 취향 맞추는 게 정말 힘들죠. 특히 상대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없는 책도 없을 것 같아 더 힘듭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