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harine Mcphee - Unbroken
Katharine McPhee (캐서린 맥피)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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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가수라면 나는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얻는 가수가 되기 보다는 '이 가수의 음반이라면 꼭 사서 듣겠어'라고 생각하는 소수의 팬들만 있었으면 좋겠고, 내가 만약에 영화배우라면 언제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영화에 나오기 보다는 누군가의 가슴을 움직이는 조용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글을 쓴다면 오천만명의 사람들이 다 내 글을 읽으려고 하지는 않아도 '이 사람의 글이라면 빠짐없이 읽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아주 적은 인원만 있어도 좋겠다. 그렇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내가 무엇을 하든, 거기에서 가치를 느끼게 될 것 같다. 나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설사 내가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하더라도 나를 포기하지 않을 사람들로 내 주변을 채우고 싶다.

캐서린 맥피는 나에게 그런 가수다. 나는 [아메리칸 아이돌 5]를 거의 빠짐없이 봤다. 그러니 캐서린 맥피의 초창기부터 쭉 봐온 셈이다. 그 프로그램을 볼 때도 나는 그녀를 응원했었다. 예쁘지만 아직은 어린티가 나는 청춘이 점점 더 예뻐지는, 성숙해지는 모습들을 고스란히 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는 드레스 입은 모습이 무척 예뻐서 아 이것이 방송물을 먹는다는 거구나, 싶었더랬다. 게다가 지금은? 지금의 그녀는 빼어난 미모를 갖춘 가수가 되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보였던 통통한 살들은 언제그랬냐는 듯 쫙 빠져버렸고 그래서 그녀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런 그녀의 1집 앨범이 나왔을 때 나는 그녀가 사랑스럽다고 느꼈지만 그리고 그녀의 노래 [over it]을 무척 좋아했지만 그 앨범에는 별 세개정도만 줄 수 있었다. 앨범에 전체적으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나온 앨범은 듣자하니,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음악 이라고 했다. 그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앨범이라고 했다. 1집의 앨범이 기획사쪽의 상업적인 의도로 만들어졌다면, 2집 앨범에는 캐서린 맥피의 색깔을 담았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1번 트랙 [It's not right]부터 오, 하고 만족했다. 그리고 6번 트랙 [Terrified]는 무척 좋다. 이 앨범에서 가장 좋은 곡이다. 그리고 13번 보너스 트랙 [Brand new key]는 내가 그녀의 앨범을 사기전에 들어본 노래인데, 이 노래 때문에 앨범 사는데 마음을 굳힐 정도로 감칠맛 난다. 이 곡은 누군가의 곡을 리메이크 했다고 하는데, 원곡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내가 사랑하는 캐서린 맥피의 가성이 절묘하게 혼합된 아주 맛깔스런 곡이다. 

전체적으로 이 앨범은 물론 1집보다 듣기에 나아졌지만 위에 언급한 세 곡을 빼고는 사실 고만고만하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아졌다고 해서 모든 곡들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별을 네개 줄까를 고민하다가 역시 별은 셋에 그치고 만다. 이 앨범이 성공을 하게 될지 그렇지 못할지는 모르겠다. 내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성공은 내가 사랑하는 데 고려하는 요소가 아니다. 전혀. 나는 성공과는 관계없이 노래를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다. 그것은 친구에 대해서도, 남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들이 성공하지 않아도, 그러니까 성공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어도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캐서린 맥피의 초창기부터 봐온 나는, 아직까지는 그녀의 앨범에 계속해서 별을 세개씩 밖에 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내치지 않겠다. 그녀의 다음 앨범도 또 들어볼 것이다. 그녀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녀가 어떤 음악을 하고자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언젠가는 별 다섯을 주고 싶다. 

 

그녀는 더 예뻐졌고 보컬 코치인 엄마를 둔 덕에 노래도 잘한다. 이건 순수히 내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나는 그녀가 '스타'가 되기 보다는 '가수'가 되기를 희망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그녀를 응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 엄마는 보컬 코치가 아닌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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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2010-08-1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타,보다는 가수,가 되길 바랐으면 하고요. 스타의 노래는 잠깐이지만, 가수의 노래는 오래도록 들을 수가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노래가 가슴에 오래 남더라구요, :)

다락방 2010-08-17 08:42   좋아요 0 | URL
캐서린 맥피는 아직 어리니까 이렇게 저렇게 실패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겠죠. 아무쪼록 음악으로 성공하는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예뻐서 영화도 찍고 하는걸 보면 그녀가 추구하는 건 연예인인가 싶기도 해요. 헐리우드에 집도 샀대요, 글쎄. 어쨌든 지켜보겠어요. :)

turnleft 2010-08-17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때문에 이 앨범 샀어요. 이제 막 듣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맘에 안 들면 책임(?)져요.

다락방 2010-08-17 08:43   좋아요 0 | URL
아이고, TurnLeft님!
이 앨범은 저야 캐서린 맥피에 대한 애정으로 구입한 거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앨범은 아닌데요. 아 이런, 아 이런. 이를 어쩌면 좋지? 저 책임 져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뭘 어뜩하면 좋을까요? TurnLeft님 취향이 아닐텐데요, 이 앨범은. 흑. orz

turnleft 2010-08-17 10:04   좋아요 0 | URL
100% 는 아니지만 괜찮게 들었어요. 책임 안 지셔도 될 듯 ^^;
저는 Keep Drivin' 괜찮던데요?

다락방 2010-08-17 10:12   좋아요 0 | URL
Keep Drivin'은 제가 유심히 다시 들어야겠네요. 저는 오늘 아침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걸어오면서는 [Terrified]들었어요. 이 노래 무척 좋아요. 남자 보이스가 살짝 받쳐줘서 참 부드러워요. :)

그리고 저,
책임져도 괜찮은데. ( '')

웽스북스 2010-08-17 23:02   좋아요 0 | URL
아아악 나 트위터로 가서 염문설 다시 퍼뜨릴까보다~~
(알고보면 두분 이미 벌써 사귀고 있는 거 아니에요? -_-)

turnleft 2010-08-18 08:57   좋아요 0 | URL
아직 어려서 그런가 가사들은 좀 깊이가 부족해 보여요. 다락방님 말대로 앞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봐야할 듯.

웬디님, 이러시면 저 다락방님 팬클럽한테서 집단 린치 당합니다;;

다락방 2010-08-18 10:46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오, TurnLeft님과 염문설이라니, 기분이 짜릿하군요. 염문설은 언제든 환영입니다만(응?) ㅋㅋ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저는 TurnLeft님을 한번도 뵌 적이 없네요. 훗



TurnLeft님/ 제가 창피한가요? 네? 그런거에요? 훌쩍.

turnleft 2010-08-18 13:33   좋아요 0 | URL
푸하하.. 자랑하고 다닐까요? "나 이래뵈도 다락방님이랑 염문 난 사람이야~" 하고.. ㅋㅋ

웽스북스 2010-08-18 14:07   좋아요 0 | URL
그럼 일단 제가 미션 컴플릿을 해야겠군요. 후훗~

웽스북스 2010-08-18 14:10   좋아요 0 | URL
미션 컴플릿. 아. 다락방님은 트윗을 안해서 못보는구나 ;p

다락방 2010-08-18 15:35   좋아요 0 | URL
TurnLeft님/ 저도 자랑해야겠네요. 나 드디어 염문설 돈다, 고. ㅎㅎㅎㅎ


웬디양님/ 그런다고해서 내가 트윗에 가입할 줄 알아요? 후훗. 안해요, 안한다구욧!!

2010-08-17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8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8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0-08-17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어머님이 보컬 코치이셨다면..... (말줄임표)

다락방 2010-08-17 09:08   좋아요 0 | URL
저는 아메리칸 아이돌에 나갔을겁니다! 캐서린 맥피는 저를 이길 수 없었겠죠!

=3=3=3=3=3 (마구 뛴다)

... 2010-08-17 09:15   좋아요 0 | URL
이왕이면 브리티쉬 갓 탈렌트도.. 얼마전에 중국에도 브리티쉬 갓 탈렌트 짝퉁격인 (무슨 달인열전이라나 뭐라나) 프로그램이 있는 걸 보고 막 웃었는데 거기도 출전하셨겠죠? 크~

다락방 2010-08-17 09:18   좋아요 0 | URL
음. 하나만 출전하고 이미 스타가 되서 더이상 출전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요? ( '')

=3=3=3=3=3 (또 마구 뛴다)


... 2010-08-17 09:25   좋아요 0 | URL
나 참, 아침부터 왜 이러십니까? 네?

그건 그렇고 다락방님은 캔버스 빅백, 북엔드, 백인백중에 뭘 선택하실건가요? (이미 받을 수 있다고 or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락방 2010-08-17 09:26   좋아요 0 | URL
어므낫, 브론테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제가 2010년도에는 더이상 책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던 거 잊으셨어요? 저 안사요, 안산다구요!! 안살거에욧!!

레와 2010-08-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서린 맥피에 대한 신뢰가 묻어나는 리뷰군요. ^^

다락방 2010-08-17 10:12   좋아요 0 | URL
캐서린 맥피가 알기나 할까요, 제가 이곳에서 자신을 신뢰하고 있다는 걸 말이죠. ㅎㅎ

춘희 2010-08-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선 다락방님 글이라면 스토커처럼 읽는 일인이에요

다락방 2010-08-17 10:35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저는 춘희님이 참 바람직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치니 2010-08-1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같은 팬만 있다면 이 세상 문예인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

그런데 제목만 첨에 봤을 때 가슴이 덜컹 했어요. 그냥, 저에게 대입이 되어서...내가 누군가에게 저런 말 할 수 있을까, 그걸 지킬 수 있을까, 또 퍼킹시리어스 해졌습니다. ㅋ

다락방 2010-08-17 11:28   좋아요 0 | URL
치니님, 사실 말이죠, 저런 말은 아무에게나 쉽게 내뱉을 수는 없잖아요. 그쵸? 실망 시켰는데 어떻게 내치지 않겠어요. 대부분의 관계들에서는 실망을 준다면 돌아서게 되겠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믿어주고 또 옆에 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아주아주 오래오래 유지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 관계에는 애정은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겠죠. 그리고 그런 관계라면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할거에요.

일전에 친구로부터 '누가 너 내다버려도 내가 주워올게'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그 친구가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저도 그 친구에게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니가 그랬으니 나도 이럴게, 라기 보다는, 그렇게 말하는 친구를 어떻게 내치겠어요.

그렇지만 퍼킹시리어스는 괜찮은 것 같아요. 가끔은 퍼킹시리어스 할 필요도 있죠. 암튼 참 좋은 단어에요. 퍼킹시리어스. 퍼킹쉿에 맞먹는군요. ( '')

양철나무꾼 2010-08-1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락방님~!!!
(다들 그렇게 부르길래,저도 한번 그렇게 불러보고 싶었어요~^^)

저도 캐서린 맥피가 어떻게 자라날지 지켜보고 싶은 1인이랍니다.
그리고,님의 글들을'이 사람의 글이라면 빠지지 않고 읽을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조용히 실천했습죠~
(근데,말이죠~지름신을 너무 부추기셔요~ㅠ.ㅠ)

다락방 2010-08-17 13:0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저를 락방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고 다락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하핫.

캐서린 맥피의 성장을 지켜보겠다고 하시는 또다른 한분이시라 반갑긴 한데, 그런데, 이 리뷰의 어디가 지름을 부추긴단 말입니까! 별도 세개밖에 안줬잖아요. ㅎㅎ

점심 먹고 왔더니 비실비실 웃음이 나와요. 행복해서요. 헤헷 :)

마태우스 2010-08-1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맥피와 달리 다락방님은 쓰는 글마다 격찬을 받고 있잖아요. 최근 조사에 의하면 다락방님은 글당 댓글수와 추천수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셨더군요. 꺄악 ! 전 님 팬이어요!

다락방 2010-08-17 17:42   좋아요 0 | URL
ㅎㅎ 마태우스님. 최근 조사는 별로 신뢰할 만한 기관에 의뢰하신게 아닌 것 같은데요? 제가 어떻게 쓰는글마다 격찬을 받겠습니까. 저야말로 오래전부터 마태우스님 팬인데,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의 팬임을 자처하는군요! 유쾌한 일이에요. 뿌듯한 일이구요. 헤헷 :)

Arch 2010-08-17 20:16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모습이에요 ^^

캐서린 맥피는 모르겠고, terrified는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그렇게 좋단 말이죠

다락방 2010-08-18 10:47   좋아요 0 | URL
Arch님.
마태우스님과 제가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ㅎㅎ 캐서린 맥피의 노래는 Arch 님의 취향은 아닐거라고 생각되요. 설사 terrified 라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Arch 2010-08-18 13:33   좋아요 0 | URL
다락방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취향을 그렇게 잘 알 수 있죠? 신기해라~
맞아요. 예쁘고 목소리도 좋았지만 제가 좋아할만한 노래는 아니었어요.

다락방 2010-08-18 15:35   좋아요 0 | URL
아이참. 그런것도 모르겠어요, 내가?

관심만 있으면 뭐든지 알 수 있어요, 뭐든지.
:)

하양물감 2010-08-18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을 읽을 때마다 저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뜹니다. 저한테는 늘 생소한 것들이에요.

다락방 2010-08-18 10:47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의 세상도 제가 모르는 세상이잖아요. 우리는 이렇게 서로 하나씩 하나씩 새롭고 생소한 것들을 알게 되는 것이겠죠.
:)

유트래블 2010-11-04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의 신보인 캐롤음반 정보를 찾다가 이 리뷰를 뒤늦게 보게 되었네요. 글 너무 잘쓰셔서 즐겁게 보고 갑니다. 저도 5시즌때 그녀의 팬이었거든요.^^ 좋은 리뷰 감사해요~

다락방 2010-11-04 22:4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유트래블님. 아니 그런데, 그녀의 캐롤음반이 나왔답니까? 흐음.. 저도 검색 한번 해봐야겠어요. 검색한들 캐롤음반을 사지는 않을테지만 말입니다.
즐겁게 보셨다니 제가 기쁩니다!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 긴 여행의 시작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노래 / 파스텔뮤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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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사귀고 싶지 않은 스타일의 남자들이 있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나는 삼겹살이 익기도 전에 조급하게 먹어 치우는 남자들이 싫고, 뭔가를 먹을 때 고개를 처박고 먹는 남자도 싫다. 걸핏하면 욕을 하는 남자들도 싫다. 좋아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말을 함부로 하는 남자들과도 사귀고 싶지 않으며, 어리광을 피우는 남자들과도 별로 만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런 남자, 이렇게 감성적인 가사를 써대는 사람, 이런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다. 

나는 혼자 잘 살아내는 사람들이 좋다. 혼자서 밥도 잘 먹고 혼자서 놀기도 잘 노는 사람. 혼자서 여행도 잘 다니고 혼자 있는게 심심해도 그 심심함을 잘 견뎌내는 사람. 혼자 산책도 잘 다니는 사람. 혼자 건강도 잘 챙기는 사람. 나는 '니가 없으면 나는 무너져버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예뻐할 수가 없다. 그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 일전에 친구가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자 횡단보도를 건너는 강아지를 보았어요' 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낸적이 있는데, 나는 그런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 (강아지 얘기는 갑자기 왜..) 자, 다시,  

그러니까 에피톤 프로젝트는 감성적이다. 음악도 가사도 사람을 후벼파기 위해 만들어낸 것 처럼, 듣고 있다 보면 아득해지고 힘들어진다. 추억에 잠기게 되고 또 회상에 젖어들게 된다. 누군가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이 감성적인 남자 에피톤 프로젝트다. 그가 하는 일이다. 이런 남자랑 사귀게 된다면 얼마나 힘들까.  

불의 앞에서 내가 분노 하고 있을때 나를 다독이기 보다는 얼굴이 시뻘개져서 주먹을 휘두를지도 모르고, 슬픈 영화를 보며 내가 눈물을 글썽일 때 옆에서 펑펑 울어대고 내게 안기려 할지도 모르잖아. 그런 사람을 대체 어떻게 감당해. 게다가 헤어지면, 헤어지고 나면? 감성적인 남자, 감성으로 똘똘 뭉친 남자는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허우적 대겠지. 술을 퍼마신다거나, 머리를 안감는다거나, 몹시 앓아 눕는다거나, 그러겠지. 방 한구석에 처박혀 눈물로 밤을 지샐지도 모르고. 난, 그런거, 싫다. 너가 떠나고 나서 내 삶은 황폐해지기 시작했어 라는걸 온 몸으로 드러내는 남자. 그런 남자를 대체 어떻게..어휴. 

나에게 이런 감성적인 남자는 그저 예술가로 남는 쪽이 좋다. 후벼파는 음악을 만들어 주는 쪽. 후벼파는 가사를 써주는 쪽. 나는 감성적인 남자들은 그런식으로만 알고 싶다. 내 옆에서 나랑 같이 살을 섞기 보다는, 마음을 주고 받기 보다는, 그저 내가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든다거나, 내가 읽을 수 있는 글을 써주는 쪽이, 내게는, 편하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1집은 2집에 비해 조금 촌스럽다. 그러나 그 촌스러움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다. 세상에, 노래 제목이 『그대는 어디에』라거나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이다. 제목만 봐도 얼마나 청승스러울지 짐작이 되질 않는가. 게다가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의 가사는 구구절절 아주 난리가 났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 떨려
수줍게 넌 내게 고백했지
내리는 벚꽃 지나 겨울이 올 때까지
언제나 너와 같이 있고 싶어

아마, 비 오던 여름날 밤이었을거야
추워 입술이 파랗게 질린 나, 그리고 그대
내 손을 잡으며 입술을 맞추고
떨리던 나를 꼭 안아주던 그대
이제와 솔직히 입맞춤보다 더 떨리던 나를
안아주던 그대의 품이 더 좋았어

내가 어떻게 해야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
우리 헤어지게 된 날부터
내가 여기 살았었고
그대가 내게 살았었던 날들

나 솔직히 무섭다
그대 없는 생활 어떻게 버틸지
함께한 시간이 많아서였을까?
생각할수록 자꾸만 미안했던 일이 떠올라

나 솔직히 무섭다
어제처럼 그대 있을 것만 같은데
하루에도 몇 번 그대 닮은 뒷모습에
가슴 주저앉는 이런 나를 어떻게 해야 하니?

그댄 다 잊었겠지 내 귓가를 속삭이면서
사랑한다던 고백
그댄 알고 있을까?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또 얼마를 그리워해야 그댈 잊을 수 있을지

난 그대가 아프다 언제나 말없이 환히 웃던 모습
못난 내 성격에 너무도 착했던 그대를 만난 건
정말이지 행운 이었다 생각해 난 그대가 아프다
여리고 순해서 눈물도 많았었지 이렇게 힘든데
이별을 말한 내가 이 정돈데
그대는 지금 얼마나 아플지...
 
   

 

어휴- 이런 사람하고 사랑하다 헤어지면 헤어지고 나서 그를 잊는데 오만년쯤 걸리지 않을까. 뭐, '지금 생각해도 가슴 떨려, 언제나 너와 같이 있고 싶어' 라고 말한다면, 도무지 피할수는 없겠지만. 아, 물론 에피톤 프로젝트가 나한테 사귀자고 한건 아니다. 그는 나의 존재 조차 모른다. 뭐, 나를 안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겠지만. 그렇다는 거다.  

 

 

댓글(61) 먼댓글(1) 좋아요(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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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올해의 음반, 에피톤 프로젝트, 오 베이비!!
    from 마지막 키스 2010-12-21 13:48 
              아, 나는 올 한해 에피톤 프로젝트의 『눈을 뜨면』, 『이화동』, 『오늘』, 『그대는 어디에』,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등을 들으면서 얼마나 쩔어(!)있었던가. 대체 갑자기 튀어나온 에피튼 프로젝트, 그는 누구인가, 왜 이다지도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가, 왜 나를 후벼파는가, 기타등등의 절절한 감정으로 그의 노래를 얼마나 장시간 들어왔던가! 올해의 음반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에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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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7-01 09:00   좋아요 0 | URL
아니 뭐 이건 리뷰도 아니고, 일종의 음악듣고 생각난 수다 쯤? ㅎㅎ
삼겹살이랑 소주로 고문하는건요 무스탕님, 변태한테 채찍으로 때린다는 것과 다르지 않잖아요. ㅎㅎ
삼겹살과 소주 고문이라면, 아잉, 좋잖아요! ♡

sweetrain 2010-06-30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길에 침 뱉는 남자를 정말 싫어하구요, 욕 하는 남자도 싫어해요.
그 외에도 참 수많은 이상형들이 있었는데, 말로 표현이 잘 안되네요. ㅡ.ㅜ

다락방 2010-07-01 09: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길에 침 뱉는 남자도 싫어요. 대체 왜 길에다 침을 뱉는걸까요? 에잇.
전 술 취해서 시비거는 주사를 가지고 있는 남자들도 싫어요. 뭐, 싫은 남자를 꼽자면 끝이 없겠네요. 좋은 남자도 그렇지만.
:)

pjy 2010-06-30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걸 용서할 수 있어요! 어쨌든 시키는대로 말만 잘듣는다면!!!

다락방 2010-07-01 09:01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위에 쓴 것들은 용서할 수가 없어요. 말 잘듣는건 기본으로 깔고 가야죠. 후훗

웽스북스 2010-07-0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힛. ^_______________^

다락방 2010-07-01 09:02   좋아요 0 | URL
우.리.들.은. 블.랙.베.리! ㅎㅎ

유리날개 2010-07-06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이번 연작앨범의 선인장..을 심규선씨가 아닌 차세정씨 목소리로 듣다가..
이남자는 뭐하는 남자길래 이런 노래를 만들고 이런 가사를 쓰고..하다못해
목소리마저 사람을 울리나..싶어서 아티스트로만이에요..
참고로 언니가 말하자면 예술하는 남잔 애인감으로 안좋다네요..
음악하는 언닌데..같이 음악하는 사람들도 동종업계는 사양한다더군요..

다락방 2010-07-06 23: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대체 이 사람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뭘 느끼고 살길래 이런 노래를 만드는거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죠. 역시 아티스트로만...이런 사람은 애인으로는 무서워요. 많이 힘들것 같아요. 어휴. 그렇지만 노래를 들을줄은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감상조차 제대로 못한다면 윽, 그것도 별로에요. 하하

유리날개 2010-07-07 11:3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감성..그게 뭐야? 먹는건가? 타입의 제 남친 말하시는거에요?
ㅋㅋㅋ 농담이구요..깝깝하긴해요..저두 감성적 인간인데..
이렇게 감동적음악보단 걸그룹에 열광하는 이남잔..-_-;;;

다락방 2010-07-07 13:2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걸그룹에 열광하는 남자라면 지극히 평범하고 보통의 남자가 아닙니까! 음, 제 생각에는 예술을 하는 엄청난 감성을 가진 남자보다는 걸그룹에 열광하는 남자쪽이 좀 편할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걸그룹..열광... 아, 뭔가 신나요! (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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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톤 프로젝트 - 1집 유실물 보관소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노래 / 파스텔뮤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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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문을 볼때 뒤에서부터 읽는다. 1면의 기사는 한번도 내가 읽고싶었던 기사였던 적이 없으니까. 시사주간지를 간혹 볼때도 역시 뒤에서부터 읽는다. 앞쪽에는 무거운 시사들이 가득 차 있어서 그다지 읽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아주 가끔 잡지(패션지이든 남성지이든)를 보게 될때도 뒤에서부터 읽는다. 그와 그녀의 섹스라이프, 혹은 섹스에 대한 로망은 언제나 잡지의 뒤쪽에 자리잡고 있다. 앞에는 쓰잘데기 없는 사진들만 가득하다. 

시디를 사면 나는 시디케이스에서 시디를 꺼내 오디오 혹은 시디플레이어에 걸고 음악을 먼저 듣는다. 가사집은 절대로 먼저 읽어보지도 훑어보지도 않는다. 시디를 들으면서 그 노래가 좋을때, 그래서 그 가사가 내 마음을 움직인다고 생각할 때, 바로 그때 나는 가사집을 꺼내서 펼쳐보고 그 가사들을 읽는다. 그래서 가사집을 읽지 않았던 시디도 여럿 된다. 정말 좋은 노래라면 내가 굳이 가사집을 읽지 않아도 그 가사들이 귀에 와서 박힌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움직인다. 그것이 나를 움직였을 때, 나는 그때 가사집을 펼쳐 그 깨알같은 글씨들을 읽어본다. 정확히 이렇게 쓰여진 가사구나, 하고. 



밤(夜)정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밤에 함께하는 것들. 밤의 웃음 밤의 농담 밤의 음주 밤의 노래, 그 모든것들을 함께하는 밤의 상대를 잊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 쯤은, 정말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옆집 아저씨도 알것이다. 그런데 너무나 경쾌한 목소리로 에피톤 프로젝트도 알고있다고 노래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별들
그 보다는 가까운 가로등 불
어딘가에 여기 어디쯤인가
함께했던 그대와의 발걸음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함께 보다니! 하아-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구나. 사랑할 수 밖에.  

이 노래만 듣고도 이 앨범이 좋아질 것 같다고 마구 흥분하고 있는데, 뒤이어 나오는 노래들은 정말이지 가슴을 후벼판다. 모두에게 그런 경험은 있을것이다. 가슴이 꽉 막힌듯 답답하고 아픈 하루. 자꾸만 한숨이 나오는 그런 하루. 이유없이 눈물이 마구 고이지만, 사실 그 이유는 가슴 속 깊이 혼자 알고 있는 그런 하루. 에피톤 프로젝트는 또, 그것도 알고 있다고 노래한다. 

낮은 한숨이 늘었어
이유 없는 일에 눈물을 흘리고
때론 당연한 하루가
가끔 너무 속상해서

우리 사랑했었던 날들
우리 함께했었던 기억 떠오르면
좋은 기억들 보다는
아직 미안한 맘이 더 많아   -『한숨이 늘었어』 

아, 이쯤되면 뭐 더 들을 필요도 없다. 이 한 곡 만으로도 과거를 미친듯 회상하기에 충분하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사랑들이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날들이 자꾸 떠올라서 가슴을 후벼판다. 나는 어제 비가 퍼붓던 날, 우산을 받치고 에피톤 프로젝트의 앨범을 듣다가, 아, 우산을 떨어뜨릴 뻔 했다. 물론 떨어뜨리지는 않았다. 우산을 떨어뜨리면 비를 맞을테고, 그러면 대머리 될테니까. 그건 안될 일이다. 비가 퍼붓는 날 듣다가, 나를 적시는게 비인지 혹은 가슴 깊이 흘러나오는 흐느낌인지 알수 없게 하는 노래를 그들은 불렀다. 그 노래는 바로 『이화동』 

우리 두 손 마주잡고 걷던 서울 하늘 동네
좁은 이화동 골목길 여긴 아직 그대로야

아름답게 눈이 부시던
그 해 오월 햇살
그대의 눈빛과 머릿셜까지
손에 잡힐 듯 선명해
아직 난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이화동』
 

하아- 죽겠다, 정말. 어쩐지 무너져버릴 것 같다. 아, 이렇게 흐물흐물 나는 무너져 내리면 어쩌지?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이 앨범에 바로, 내가 쓴건가 싶은 노래가 있다.  

술 한 잔 했어요
그대 보고 싶은 맘에 또 울컥했어요
초라해지는 내가 보기 싫어
내일부턴 뭐든지 할거에요

같은 방향을 가는 줄 알았죠
같은 미래를 꿈꾼 줄 알았죠
아니었나봐요         -『오늘』 

술 한 잔 했어요, 울컥했어요, 아니었나봐요.. 와- 나 진짜 이 가사 내가 쓴 줄 알았다. ㅠㅠ 

나는 컬러링과 벨소리를 자주 바꾸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게 요즘 아이돌 가수들의 후크송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사실 나는 후크송을 싫어하는 편이라 할 수 있다. 성의없이 만들어진 것 같다. 사람의 가슴을 후벼파야 하는데, 그들의 그 반복되는 후렴구들은 그다지 내 가슴을 후벼파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공일오비의 노래를 생각하며 추억에 젖었던 건, 이제는 그런 가수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루시드 폴에게 많이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아아, 내가 몰랐던 거다. 아직 노래란것이 어떤것이 보여주는 가수가 존재하고 있다고, 에피톤 프로젝트가 말하고 있는거다. 아, 제기랄. 이 감개무량함이라니! 

에피톤 프로젝트의 이 앨범은 나직나직하게 속삭이는 노래들이다. 격렬하게 울부짖지도 않고 찬란하게 외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 앨범에 참가한 모든 가수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해야 듣는이의 마음속에 파고들어 그들을 흐물흐물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눈시울을 적실 수 있는지를, 심장을 톡톡 쫄 수 있는지를. 실재로 몇시간전에 누군가는 내게 '남편은 알지 못하는 나의 과거들이 계속해서 떠오른다'고 말했다.  

나는 사실 이 앨범으로 그다지 오랜 과거들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 과거 보다는 내 감정들이 더 많이 떠올랐다. 내가 가진 사랑과 내가 가진 설레임과 내가 가진 추억과 내가 가진 소망들이 더 많이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 이화동은 계속해서 돌려듣기를 했다. 돌려듣기를 하면서 계속해서 가슴이 무너진다. 그러면 듣지 말아야 하는데, 바보같이 또 듣고 있다. 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도무지 이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기운이 쏙 빠진다. 

나는 여름을 사랑한다. 나는 여름을 사랑하고, 여름에 태어난 나를 사랑한다. 나는 여름에 태어난 모든것들을 사랑한다. 그런데 이 앨범은 봄에, 5월에 태어났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러지 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다. 봄에 태어난 이 앨범도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봄에 태어난 이 앨범이 여름에 태어난 나를 무너뜨리고 있다. 나를 무너뜨리는데 대체 왜 사랑하는걸까. 이런 나쁜앨범 같으니라구! 

일단 듣자. 일단 그들의 노래를 듣고, 그리고 무너져내리자. 나는 무너져내리고, 그들의 앨범은 반짝반짝 빛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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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피톤 프로젝트 EP 그리고 파스텔 뮤직
    from 자유를 찾아서 2010-06-14 12:00 
            머큐리님 다락방님을 에피톤교에 전도시키고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파니 핑크와 요조, 이후에 한희정과 타루, 짙은을 만나고, 에피톤 프로젝트까지 만나면서 파스텔 뮤직 음악에 완전 푹 빠져버렸습니다. 아, 후끄송만 난립하는 요즘 음악 들을 게 없었는데, 파스텔 뮤직은 오아시스입니다.     한히정 공연은 한 여섯번은 간 거 같고, 게스트로 나온 타루와 짙은도 몇번
  2. 올해의 음반, 에피톤 프로젝트, 오 베이비!!
    from 마지막 키스 2010-12-21 13:48 
              아, 나는 올 한해 에피톤 프로젝트의 『눈을 뜨면』, 『이화동』, 『오늘』, 『그대는 어디에』,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등을 들으면서 얼마나 쩔어(!)있었던가. 대체 갑자기 튀어나온 에피튼 프로젝트, 그는 누구인가, 왜 이다지도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가, 왜 나를 후벼파는가, 기타등등의 절절한 감정으로 그의 노래를 얼마나 장시간 들어왔던가! 올해의 음반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에피톤
 
 
2010-06-13 16: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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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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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6-1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좋아하실 줄 알았어요..아프님 땜시 요즘 출퇴근길은 에피톤의 음악과 함께~~

다락방 2010-06-14 13: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아프락사스님이 좋다는 음악을 좋아하게 될 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ㅎㅎ
저 위에 먼댓글 봐요. 아프락사스님 아주 뿌듯해져가지고 입 찢어지겠어요. ㅎㅎ

저도 주말 내내 듣고 오늘 출근길에 또 들었어요. 아, 정말 좋아요!

차좋아 2010-06-13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닥으로 쏟아지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이네요.
낙화가 저리 반짝이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다락방님이 이야기하는 음악을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 길가에 뿌려진 꽃 잎으로 달랩니다.ㅎ

2010-06-14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4 2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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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3 2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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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3: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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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3 2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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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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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07: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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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6-1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감성쟁이.
악보를 주나봐요. 예쁘다. 장미도 곱고.

마늘빵 2010-06-14 10:56   좋아요 0 | URL
악보는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고 했어요. 직접 손으로 그린 악보를 복사해서 준 거 같아요. 삐뚤빼뚤. 내가 피아노만 쳤어도.

무해한모리군 2010-06-14 12:26   좋아요 0 | URL
나 피아노 치는데 ㅎ
나주.........

다락방 2010-06-14 13:27   좋아요 0 | URL
시디 케이스 안에 악보가 들어있더라구요. 막 이 음악 들으면서 외출했다 돌아오는데 마침 장미꽃잎들이 막 떨어져 있고. 아아 주말이 너무 질척거렸어요, 저는.

아프락사스님, 악보는 휘모리님 주라능 ㅋㅋ

마늘빵 2010-06-14 13:49   좋아요 0 | URL
그거 복사하면 된다눈... 담에 만날 때 주겠다눈...

다락방 2010-06-14 14:34   좋아요 0 | URL
아! 복사! 아 난 또 왜 복사는 생각지도 못했지? 이게 바로 나이든(응?) 머리의 한계에요. ㅎㅎ

레와 2010-06-1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서울가면, 이화동 한번 걸어볼까요? ^^

다락방 2010-06-14 13:26   좋아요 0 | URL
네, 걸어봅시다. 이 노래 듣고 흠뻑 울다 나갈테니, 우리 같이 한번 걸어봅시닷!!

마늘빵 2010-06-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맨날 자기 전에 이화동만 줄창 틀어놔요. 듣다가 그냥 자버려요. 에피톤 좋아할 줄 알았다니깐.

다락방 2010-06-14 13:26   좋아요 0 | URL
아, 나 아프락사스님 손바닥 위에 있었던거? 내가 그렇게 짐작이 쉬운 여자사람이었어요? 응?

또치 2010-06-1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님. 나도 <반짝반짝 빛나는> 진짜 좋아해요.
이 노래 들으면서 난, 울어요.

다락방 2010-06-14 13:25   좋아요 0 | URL
와 저는 무슨 물에 젖은 휴지처럼 주말 내내 철푸덕 거렸어요. 이건 정말이지 오오오오- 아아아아- 뭐 사람을 아주 그냥 흠씬 두들겨 패는것 같습니다.

니나 2010-06-1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파일로 주셨는데, 씨디도 사고 싶다는 힝.
듣고 있으면 마음이 막 어서석어서석 아파요.

다락방 2010-06-14 13:25   좋아요 0 | URL
사요, 니나님! 씨디가 진짭니다, 씨디가 진짜에요! 씨디를 사는건, 이렇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에 대한 예의죠. 전 샀잖습니까!

2010-06-14 13: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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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4: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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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6: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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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7: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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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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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2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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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10-06-1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듣고 싶어요...

2010-06-14 17: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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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14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마음이 흐물흐물해서 (아, 좋은 표현이예요..) craig david의 insomnia 나 coldplay의 viva la vida 같은 것만 듣거든요. 기분 좀 업 시킬려고. 그러다가 다락방님이 위에 쓰신 가사 중에 "낮은 한숨이 늘었어"를 보고 냉큼 그 곡 하나만 다운받아서 들어봤는데............ 아, 이건, 정말, 이래선 안되는 거잖아요!!!!! 사람을 이렇게 철푸덕하게 만들면 안 되는 거잖아요!!! 바야흐로 여름인데.............................................................................

다락방 2010-06-14 23:3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여름은 가뜩이나 불면인데 제기랄, 저는 또 이화동 들으면서 철푸덕 침대에 엎어져 있네요.하아- 이러면 안되는데. 저는 그래도 미카랑 에피톤을 번갈아 듣고 있긴 해요. 미카 노라 들으면서 혼자 헤죽헤죽 대다가 또 에피톤 들으면서 나 운다 나 운다 이러고 ㅠㅠ

하아- 힘든 세상입니다.

그리고 [한숨이 늘었어] 보다는 [오늘]이나 [이화동]을 더 강추합니다. 이화동은 사람을 아주 죽이네요, 그냥. ㅠㅠ

2010-06-14 2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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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5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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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5 0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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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5 0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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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0-06-15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정말 돌아버리게 좋던데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새벽까지 얼마나 들어댔는지 몰라요. 환장ㅠㅠ
전 시디는 아직 안 샀어요. 25일 나오는 다른 음반이랑 한꺼번에 주문할라구요. 그래야 할인쿠폰 쓰죵.ㅎ
속으로는 우는 기분인데 입에서는 할인쿠폰 이야기가 나오네요. 윽.

다락방 2010-06-15 16:09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대박이죠? 와 저는 아주 너덜너덜.
아까도 누군가와 이화동이 얼마나 완벽한 노래인지 문자로 막 얘기했어요. ㅎㅎ 그 친구는 원래 에피톤 좋아했다면서 저한테 1집도 추천하더군요. 집에서 혼자 와인 마시면서 [오늘] 들으면 와인과 눈물에 온 몸이 젖어버릴 것 같지 않나요? 아 정말 돌아버리게 좋아요. 저 요즘 책을 못읽어요. 맨날 이화동 듣다가 너덜너덜해져서 정신을 못차리거든요.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어휴.. ㅠㅠ

2010-06-16 16: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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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7 09: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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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2010-06-1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톤... 정말 좋아요. 들으면 깨끗해지는 기분?

다락방 2010-06-19 12:46   좋아요 0 | URL
전 온 몸에 힘이 빠져요. 하아- 하고 한숨 쉬면서 눈물이 막 나올라고 하고. 어휴-

기억의집 2010-06-1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저도 음악을 먼저 들어요. 가사나 그 밖의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무조건 시디 케이스를 뜯으면 음을 먼저 듣지요. 그리고 나서 가사를 천천히 읽어요. 하지만 저는 가사도 어떨 땐 필요없을 때가 있어요. 음이 모든 것을 다 말해주는 것 같아서!
이 뮤지션이 제가 자주 가는 예스의 다른 분 방에서 알았어요.
그 분도 좋다고 올리셨던데...^^

다락방 2010-06-19 12:47   좋아요 0 | URL
정말 좋더라구요. 저는 음악에 있어서 고집이 센 편이라 남들이 말해도 잘 듣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추천받아 좋은 음악을 듣게 되면 얼마나 편협하게 살았는지 반성하게 되요. 남들이 그렇게 말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을텐데, 하면서 말이지요.

요즘엔 내내 에피톤을 듣고 있어요. 내내 무너지고 있습니다. 흑흑
 
루시드 폴(Lucid Fall) 정규 4집 - 레미제라블
루시드 폴 (Lucid Fall)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여자에게 남자는 반드시 꼭 필요한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음, 있으면 훨씬 더 인생이 풍요롭고 재미있다. 루시드폴의 앨범도 마찬가지다. 루시드 폴을 알기 전에도 나는 퍽 잘 살았다. 그러나 루시드 폴을 듣게 되니 인생이 좀 더 나긋나긋해진다. 

여자가 반드시 데이트를 하면서 살 필요도 없다. 그러나 봄날의 팔랑팔랑 데이트는 한껏 사람을 들뜨게 하고 설레이게 한다. 겨울데이트보다 조금은 거리가 멀겠지만 여름데이트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것이 봄의 데이트. 루시드 폴의 앨범은 마치 봄의 데이트 같다. 아주 얇지는 않은 꽃무늬 스커트를 입고 팔랑 거리며 거리를 걷노라면 저절로 부르게 되는 콧노래. 그 콧노래같은 앨범. 

하루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리에 눕기 전에 오늘 하루 수고했어요, 라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도 물론 자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수고했어요, 라고 말해준다, 루시드 폴은. 그러니까 으응, 나 오늘 수고 좀 했지. 이제 잘게. 아주 조금은 더 기분 좋게 잠들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앨범이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런거다. 

루시드 폴을 몰라도 아무런 상관도 없고, 루시드 폴을 듣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루시드 폴은 뭐 여자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앨범, 이런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루시드 폴을 들으면 지금보다 조금 더 편안해지고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여유로워진다. 듣지 않는 것 보다는 듣는 쪽이 살아가는데 더 낫다.  

아, 덧붙이자면 나에게 수고한다고 말하는 노래의 제목은 [고등어]다.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는 고등어는 아니지만 당신의 고등어는 되어 줄 수 있다. 당신의 고등어가 되어 당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줄 수도 있다. 그러니 나를 좀 골라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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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4-01 11:13   좋아요 0 | URL
전 4년을 다녔지만 무얼 배웠는지 모르겠던걸요.
그렇지만 홀릭제이님은 성실한 학생이었으니까 앞으로 많은것들을 다 홀릭제이님것으로 만들 수 있을거에요.
서재, 유심히 보고 있어요. 쑥쑥 한번 읽어봐요. ㅎㅎ
홀릭제이님 서재 갔다가 헝거게임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나도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

재미있게 지내요, 홀릭제이님!!

무해한모리군 2010-03-3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팔랑팔랑 하려고 원피스 고르고 있잖아요 ㅎㅎㅎ

다락방 2010-03-30 23:12   좋아요 0 | URL
팔랑팔랑 원피스 입은 휘모리님의 외모는 정말 눈이 부시겠군요! 일전에 사진으로도 봤지만 휘모리님의 빛나는 외모와 귀여움에 대해서는 소문을 듣기까지 했답니다.

전 개인적으로(사적으로) 휘모리님같은 미모의 여인을 한 남자에게 뺏기기는 싫어요. ㅜㅡ (뭐래 ㅋ)

무해한모리군 2010-03-31 09:5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저는 정말이지 아줌마의 전형인데 그런 부풀려진 잘못된 소문은 누가 퍼트렸는지 알거같아요 ㅋㄷㅋㄷ

다락방 2010-03-31 09:52   좋아요 0 | URL
한두명이 아니었어요, 휘모리님. 제게 휘모리님의 미모를 소문낸 사람을 손으로 꼽자면

한명, 두명, 세명, 네명, 다섯명..어휴-

웽스북스 2010-03-31 12:40   좋아요 0 | URL
저 포함돼 있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0-03-31 12:47   좋아요 0 | URL
아 이렇게 쓸때 포함되어 있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다시 세보니깐 또 일곱명이고 막 ㅋㅋ

기억의집 2010-04-01 17:00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왜 그러십니까?
쌩얼의 지존이면서~~~
요즘 쉬폰 원피스 유행이던데..전 여성적이려고 노력하고 아직도 그런 스탈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원피스는 안 입게 되더라구요.
원피스 입은 모습 보고 싶네요.

다락방 2010-04-01 23:16   좋아요 0 | URL
겸손한 휘모리님인겁니다. ㅎㅎ

레와 2010-03-3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좋아.. *^^*

다락방 2010-03-30 23:12   좋아요 0 | URL
뭐가요?
내가?
고등어가?
루시드폴이?

:)

다락방 2010-03-30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번트랙 좋다. 알고있어요. 아 좋다.

비로그인 2010-03-31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안사고 끝까지 버틸라 했는데...다락님하고 아프님때문에 또 눌렀어요. ^^*

다락방 2010-03-31 16:05   좋아요 0 | URL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ㅎㅎ

생각은 많이 하고 찾아야할 건 찾고 돌아오신 겁니까? 아무쪼록 며칠 자리비우고 오신만큼 더 편안해지시길 바랄게요.
:)

비로그인 2010-03-31 18:19   좋아요 0 | URL
생각의 양이 많아지는것도 아니더군요~ㅋㅋ. 그렇다고 깊이있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니고~~...네~말씀하신대로 편안해졌어요. 고거 하나 찾았습니다.^^*

다락방 2010-03-31 18:43   좋아요 0 | URL
다행이어요.

전 그저 제 나름대로 살짝 짐작을 해봤더랬어요. 메일 친구가 있으시던데, 메일을 주고받는 횟수가 늘어질수록 사연도 깊어지고 정도 깊어지니 음, 그것이 가져오는 관계의 불명확함 혹은 감정의 혼란 뭐 이런건 아니셨을까, 하고 말이죠. 돌아오신 후의 글을 보니 사람때문에 고민한것 같으셔서 말예요.

우리는 어떤 관계로든, 어떤 사정으로든 다들 사람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사는것 같아요. 좋아서든 싫어서든 아니면 정의를 내리지 못해서든 말입니다.

비로그인 2010-03-31 19:24   좋아요 0 | URL
음~~날카로와!!!...ㅎㅎ다락방님의 짐작이 전혀 틀린건 아니예요. 제가 마땅히 고민해야 할 것은 현실에 있고 위로와 사랑은 다른곳에서 받고싶은 뭐 그런 사춘기적 질풍노도의 터널을 걷고 있는 중이랄까요. 그 메일친구와는 오히려 갈등이 없어요. 처지와 바라보는 곳이 다르면서 서로 비슷한 점이 많은 관계로 자신에게 없는 점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정말 말 그대로 편한 메일 친구니까요. 오히려 갈등은 저와 저 자신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님, 비현실적인 인터넷 세상과 저와의 갈등이던지~ㅋㅋㅋ. 아이러니하게도 거리를 두고 좀 피하려했던 관계속에서 해답을 찾았지 뭐예요. 아~~이렇게 깊은 관심, 정말 감사해요^^*

비로그인 2010-03-31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꼭 졸리와 대화하는 느낌이야요~푸하하~

다락방 2010-04-01 08:54   좋아요 0 | URL
그게 바로 제가 노린거죠. ㅋㅋ

니나 2010-03-3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악
여긴 더 많다(댓글 ㅋㅋ)
오늘 누가 루시드폴 노래 달라고 해서
휙 주고 나서 또 홀릭
우리 엄마가 저번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루시드폴 나와
부르는 거 들으시더니 어른 동요네- 하셨어요 ㅎㅎㅎ

다락방 2010-04-01 08:58   좋아요 0 | URL
루시드폴을 같이 듣는 엄마로군요! 멋져요. 저도 아이를 낳으면(읭?)그런 엄마가 되겠어요. 불끈!

저 어제 꿈에 신화의 김동완이 나왔어요. 하하하하. 저 좋다고 만나달라고 해서 만나줬어요. 봄같지 않은 봄인데 꿈은 봄날의 개꿈이에요. -_-

기억의집 2010-04-0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루시드 폴의 이전 앨범 벅스에서 다 다운 받아서 들었어요. 이번 것도 들어볼께요.
며칠 전에 벅스에서 가가의 텔레폰 다운 받으려고 또 돈 냈거든요.

남자 친구가 있으면 좋긴 하지만
여자 친구는 더 좋은 거 같아요.

다락방 2010-04-01 23:17   좋아요 0 | URL
지금도 루시드 폴 앨범 듣고 있거든요. 술 마시면서.
루시드 폴의 앨범은 처음 들어보는데 참 좋아요. 음, 앞으로도 나오면 계속 살까봐요.

:)

비로그인 2010-04-0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국경의 밤...도 즐겨 들었거든요. 자분자분 바로 옆에서 귀에 속삭이는 노래같잖아요. ㅎㅎ

다락방 2010-04-02 10: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정말이지 요란하지 않게 옆에서 속삭이는 것 같은, 그런 음악들이에요.
앞으로는 저도 팬이 될까봐요. 히히

비로그인 2010-04-02 14:28   좋아요 0 | URL
적당한 거리의 팬...그건 좋아요. 너무 가까워지면 금방 질리죠. 20년을 숨은 팬으로 이승철을 좋아하다가 2006년인가부터 VIP팬이 되었었는데요, ㅋㅋ빨리 질리!!!푸하하~~
루시드 폴이 EBS라됴 세음행 진행하고 있는건 알고 계시져?

다락방 2010-04-03 17:09   좋아요 0 | URL
아뇨. 저는 라디오를 통 듣지 않아서. 누가 무슨 디제이를 하는지 전혀 몰라요. 제가 티비도 잘 안보고 라디오도 잘 안듣습니다. 사무실에서는 들을 수가 없고요.

음, 저는 루시드 폴 자체의 팬이 되진 않을것 같아요. 그 음악에 있어서만 팬이 될 것 같아요. 누군가를 좋아해서 팬이 되는건 좀 열정이 있어야 되잖아요. 제겐 루시드 폴의 팬이 될만큼의 열정은 없어요. 다른사람이라면 몰라도.
:)

비로그인 2010-04-04 15:0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누구의 팬이 되기보다는 누구들의 스타감이라서 그런가벼요!...서울대 화학 공학과를 졸업하고 유럽 ?나라에서 석사따고 지금은 라됴 DJ를 하고 있는 별난 남자 루시드 폴...꽃미남의 준수한 용모까정 갖춘데다가 목소리는 왜케 다정다감 부드러운건지...그를 알고나면 노래가 한층 더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다락방 2010-04-05 09:00   좋아요 0 | URL
앗. 팝페라 가수 임태경도 공대출신인데 말입니다. 아 너무 멋지지 않나요? 공대 나왔는데 막 섬세한 음악을 한다니!!

비로그인 2010-04-05 09:19   좋아요 0 | URL
임태경님은 저도 좋아하는데...팝페라라고 하기에는 너무 잘 부르지 않나요?ㅋㅋ. '사랑이 사랑을 버린다'...너무 절실하고 애절해서 눈물도 몇 번 흘렸다는...ㅎㅎ. 'Voyage'나 'Bon Nuit, Mon Amour'...제가 좋아하는 곡이예요. '재회'도 너무 좋구요. 인문대 졸업했으면 당연히 그럴거라고 생각하지만, 공대 출신이 감성이 풍부하고 예술을 잘 할땐 너무 귀여운거있죠~~아~~난 이렇게 부드러운 남자가 좋더라!!!!

다락방 2010-04-05 09:29   좋아요 0 | URL
전 엄청 좋아해서 콘서트랑 뮤지컬 다 쫓아다녔는데요, 아 젠장, 결혼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때부터 팬심이 확 줄어서 이번에 [모짜르트]도 안보러 갔구요, 앞으로 그의 뮤지컬은 가지 않을 작정이에요. 그는 뮤지컬에서는 빛이 나질 않아요.

전 그의 [옷깃]과 그가 부르는 [지금 이순간]을 가장 사랑해요, 마기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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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h Jones - The Fall
노라 존스 (Norah Jones) 노래 / 이엠아이(EMI)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내가 내 방에 혼자 있을 때는 주로 책을 읽거나 화장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한다. 때때로 멍하니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누군가의 전화를 받기도 하고(난 전화는 혼자 있을 때 받고 싶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혼자서 울기도 하고 실실거리고 웃기도 한다. 그러니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 방안에 있을 때 하는걸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럴때 이 노라 존스의 앨범은 그 혼자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완벽해지도록 도와준다. 내가 무얼 하든, 그러니까 화장을 하거나 멍하니 생각을 한다거나 할때, 혹은 문자메세지를 보내면서 엎드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을 때, 혹은 이 다음에 무슨책을 읽어야 하나 책장 앞에서 서성일때, 그 시간 자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하면 제대로 설명이 되는걸까. 인터넷에 글을 쓰는 시간 조차도 노라 존스의 보이스가 들려 오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는 음악을 듣지 않는 편인데, 노라 존스의 이번 앨범은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음악은 음악대로 그저 그렇게 방에 울리게 놓아둔채로, 그리고 나는 나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내기에 적절하다. (음, 그래도 역시 책 읽을 때는 안듣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은 사실 그다지 어렵지 않다. 회사에서도 그리고 친구를 만나고 나서도 또 대중교통 안에서도 언제나 사람에 치어 있으니, 내가 어디에서 무얼하든 혼자 있는 시간만큼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그럴때 노라 존스의 이 앨범을 울리게 놓아둔다면 어쩐지 조금 더, 그 시간이 즐거워지고 안정되게 느껴진다. 

어떻게 노라 존스는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이렇게 평안을 주는 목소리를, 이렇게 완벽함을 느끼게 해주는 목소리를, 이렇게 충만함을 느끼게 해주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브랜디 칼라일의 음반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듣는 쪽이 훨씬 좋은 앨범이었다면, 노라 존스는 당연하게도 시디 플레이어에 걸어놓고 방안 가득 조용하게 울려 퍼지게 하는 쪽이 훨씬 좋은 그런 앨범이다. 

그녀는 악을 쓰지도 않고 기교를 부리지도 않는다. 애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편안하다. 그 편안함은 내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래서 그녀의 앨범을 듣는 동안은 이 시간이 완벽하다는 만족감이 조금씩 조금씩 나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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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0-02-1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좋은 리뷰에요.

노라 존스 좋지요. Don't Know Why는 자주 들었어요.

제게는 에바 캐시디나 에릭 클랩튼의 몇몇 곡이 그래요. 아직 한국에서 저작권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곡으로는 Alexi Murdoch의 Orange Sky가 있네요.


다락방 2010-02-15 20:17   좋아요 0 | URL
노래 잘 들었어요, 말미잘님. 저는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로망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이 영상 속에서 남자가 가만가만 기다란 손으로 기타 치는 걸 보자니 로망이란게 생길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노래도 조곤조곤해요.

말미잘님, 혹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대하여]란 단편 소설을 알고 있나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소설인데요, 말미잘님의 며칠전 페이퍼 [아버지]에 비하면 그 단편소설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말미잘님의 페이퍼 [아버지]는 별찜해두고 수시로 들어와서 읽고 있어요. 외우고 싶어서 말이죠. 물론, 그렇다고 위워지진 않지만 말입니다. 다음 생에는 아이큐가 300쯤 되는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외우고 싶은 건 다 외울 수 있게 말이죠.

뷰리풀말미잘 2010-02-15 21:00   좋아요 0 | URL
정말 기진맥진해서 집에 들어 오는 날 가끔 이 곡을 틀어놓고 눕는데요 그럼 뭔가 안도감이 확 느껴져요. 다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네, 재미있게 읽은 단편이에요.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에 있었던 것 같은데 찾아보니까 없네요. 어느 단편집에 나오는 얘기었죠? 헉, 별찜은 무슨. 부끄럽게!

다락방 2010-02-15 21:03   좋아요 0 | URL
제 책장에서는 보니까 [그때 그여자는 나를 원했던걸까?] 라는 단편집에 실려있어요.

단편집 제목을 쓰다보니까 또, 단편집 제목 참 좋지 않나요? 그때 그여자는 나를 원했던걸까? 신해철 1집에선가 [아직도 날 원하나요]란 노래가 있었는데 이것도 제목이 참 좋고 말입니다.

... 2010-02-1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노라존스는 어떻게 그런 목소리와 함께 어여쁜 미모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처음 노라존스가 데뷔했을때 정말 깜짝놀랐었어요.

다락방 2010-02-16 08:38   좋아요 0 | URL
정말 예쁘죠? 그런데 목소리도 정말 좋아요!! 옆에서 나직하게 노래 불러주면 참 행복할 것 같은 그런 목소리에요. 방안에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그 순간이 참 만족스러워요. 아 정말 예쁘기도 하지. 뮤비의 머리스타일조차 예쁘더군요. 흑 ㅜㅡ

비로그인 2010-02-1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듣고 있으신 음반만 바꾸어 적으면 딱 지금 이시간, 저의 느낌이 될 법한 마법같은 얘기네요^^
아,, 화장하는 것은 빼어야겠지만요~

참!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이불로 동굴 만들어 놓고 자면 가끔 기분좋고 유쾌한 꿈이 나타나기도 하더라고요.

다락방 2010-02-18 08:25   좋아요 0 | URL
참!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엄청 좋은 사람을 엄청나게 생각하다가 잠들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나기도 하더라고요. :)

레와 2010-02-19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앨범은 패쓰했는데, 이런이런..;; ㅎ

다락방 2010-02-19 18:00   좋아요 0 | URL
난 괜찮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