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젊은 게 싫다. 지금도 충분히 젊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젊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느낀다. 젊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는 분명 있다.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할 수 없어지는 것들. 나는 그런 것들과 무관해지고 있는 내가 좋고 내 삶이 그런 것들과 상관없어지는 게 마음이 놓인다. 점점 더 그렇게 될 것이다. (p.59)


















며칠전에 페이퍼에서 교재만 봐야하는 학창 시절을 다 지낸,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는 얘길 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이 부분을 읽다가 그런 내가 생각나 피식 웃었다. 물론 아직 이 책의 주인공은 채 서른도 되지 않았으니 내가 보기엔 상대적으로 젊은 축에 속하지만, 그래도 이 주인공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 나는 내가 교재를 보지 않아도 되서 너무 좋다. 시험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서 정말 마음에 든다. 


시험은 나에게 스트레스를 꽤 많이 주는 것에 속하는데, 그건 내가 시험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이기 때문이다. 한 학기동안 방통대를 다니면서 먹은 음식이 체할정도로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나는 왜 시험 공부도 안하면서 시험으로 스트레스를 받을까?"


라고 남동생에게 하소연을 하니 남동생이 이렇게 답했더랬다.


"시험 공부를 안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공부를 했으면 안받지."



아! 이런 명쾌한 답이라니. 그러면서 남동생은 학교 당장 때려치라고 했었다. 그걸 왜 누나 혼자 결정했냐고, 자기한테 물어봤으면 따라다니면서 말렸을거라고 한다. 자기는 나를 알기 때문에. 방통대 간다고 공부할 사람이 아니라 시험 본다고 빡칠 사람이기 때문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웃기지 말라고, 해보겟다고 하다가 결국 한 학기 다니고 자퇴를..Orz


어제는 외출후에 너무 피곤해져서 잠을 자고 싶었는데, 샤워를 하지 못해 침대로 못가겠는거다. 아 씻어야 되는데, 씻어야 되는데, 그리고 자야 되는데...라고 말하며 개표방송 보며 한 시간을 철푸덕 앉아있자니 옆에서 듣던 엄마랑 여동생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럼 빨리 씻고 자라고!! 대체 왜 그러고 있어!!


하하하하하하하하. 안 씻으니까 짜증이 나는거다. 씻어야 되는데 안씻으니까...하아- 성격이 왜 이모양이야 진짜. 마음에 안들어 정말 ㅠㅠ




여튼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박주영의 《백수생활백서》는 확실히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책장이 빨랑빨랑 넘어가고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해 참 즐거웠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책 자체의 재미가 있느냐 하면 글쎄, 큰 재미는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것 같다. 일단 뭐랄까, 음, 주인공은 책을 엄청 많이 읽고 엄청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내가 책 속에서 느낀 주인공은 그다지 책을 많이 읽는다는 느낌을 주진 못했다. 각 꼭지마다 읽은 책에 대한 인용문들이 나오긴 하는데, 꽤 많은 책이 등장하는데, 음, 뭐랄까, 어....책을 그냥...나만큼 읽는 것 같은 느낌? 너무 책 많이 읽는다, 좋아한다 자꾸 얘기하니까, 그렇지 않은데 그런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주는거다. 왜 내가 행복하다고 자꾸 주장하는 사람, 내가 양심적이다 라고 자꾸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기에 대해 뭐 컴플렉스 있나' 싶은 그런 느낌을 받는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캐릭터 자체는 내가 딱히 좋아할만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묘하게 '읽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그녀의 책에 대한 애정 자체는 진짜다. 특히나 소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기꺼의 동의한다는 표를 내어주고 싶을만큼.



어떤 사람들은 처세술에 관한 책을 읽기 좋아하는데, 정말 현명해지려면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처세술에 관한 책은 결론을 가르쳐주지만 소설은 결론으로 나아가도록 생각하는 법을 몸에 배게 해준다. (p.189)



으악, 정말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책에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준다는 것이다. 아, 나도 뭔가 쓰고 싶다, 뭔가 좋고 재미있는 걸 쓰고 싶다, 훌륭한 글을 쓸 순 없을지언정,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쓸 수 있는 만큼의 글을 쓰고 싶다, 하게 만든다는거다. 코맥 매카시나 존 쿳시를 읽으면 그런 생각을 감히 할 수가 없다. 그저 그들의 글에 훅- 빨려 들어가 감탄하거나 감동하는 게 전부일 뿐. 그러나 박주영은 이 책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생각이 뭔가 실행으로 옮겨져야 할텐데...이 책을 읽는동안 머릿속에는 얼마나 많은 책에 대한 구상들이 있었는지!! 다 읽고 나니 내가 뭘 생각했더라, 하고 잘 생각 안나는게 문제지만... -_-



-그럼 이제는 쓸 수 없는 건가요?

-모르겠다. 그 이후로는 써보려고도 하지 않았으니까.

-어쩌다 그렇게 된 거죠?

-소설보다 소설을 쓰는 것보다 인생을 사는 것이 더 재밌었거든. 사는 재미에 빠져서 소설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자꾸 미뤄졌지.

-그래서 후회하시나요?

-그럴 리가 있겠니? 나는 내 인생을 사랑한다. 오래오래 내 인생을 사랑해 온 만큼 소설이 나의 인생에 포함된 거라는 걸 인정한다면 다시 쓸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리고 할머니는 웃으며 또 말했다.

-사실은 이제는 좀 심심해졌거든. 살고 싶은 대로 살아서 후회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네 말을 들으니 소설 한 편 더 쓰는 것도 좋겠다. 그러려면 건강해야겠구나. (p.316)



주인공(미안..이름이 생각이 안나 -_-)의 할머니는 한 권의 소설을 발표한 적이 있었고, 이제와 주인공은 소설을 다시 써볼 생각이 없느냐고 할머니에게 물으며 나눈 대화이다. 소설을 쓰는 것보다 사는 게 더 재미있었다는 말도 좋고, 후회 없이 살았다는 말 역시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설 한 편을 더 쓰기 위해 건강해야겠다고 말하는 건 더 좋다. 분명히 젊었을 때 할 수 있는 일과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어떤 일들은 젊었을 때만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젊었든 늙었든 분명한 사실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는거다. 여행을 하고 싶어도, 책을 쓰고 싶어도,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술을 마시고 싶어도 건강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걸 잘 하기 위해서,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도 나를 즐겁게 하는 책읽기를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 페이퍼를 더 즐겁게 쓰기 위해서, 친구들과 오래오래 웃으며 만나기 위해서, 맛있는 걸 더 잘 먹기 위해서도 건강해야 한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건강을 위해서 모두가 노력 하는건 아니다. 비타민이며 각종 영양제를 챙겨먹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나는 건강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무언가 먹을때도 즐겁게 먹고 산책도 하고 산에도 오르고 하면서 그들의 건강을 지켜냈으면 좋겠다. 친구 중에 몸에 좋다는 건 뭐든 다 잘 사먹는 친구가 있는데 체력이 엄청 약하다. 그 친구가 몸에 좋다는 무언가를 사 먹고 있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얼른 헬스장이나 수영장이나 뭐나 암튼 등록을 좀 해서 운동을 좀 하지, 하는 마음이 들지만, 이렇게 다섯번 마음 먹으면 한 번 밖에 말을 못한다. 미친 오지랖과 잔소리로 느껴질것 같아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뭐, 이렇게 말하는 나조차도 운동을 즐기며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나를 보고 저절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 


여튼, 건강하자는 거다. 건강을 잘 유지해서 우리가 모두 즐겁게 오래오래 책도 읽고 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연애도 하고, 뭐 그러자는 거다, 내 말은. 




어제는 다섯살 조카의 손을 잡고 투표를 하러 갔었다. 우리 투표하러 가는거야, 라고 말하고 조카의 손을 잡고 투표소로 향하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 투표의 현장을 내가 이렇게 보여주다니. 넌 참 좋은 이모를 뒀구나, 조카야. 바르고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렴! 줄을 서서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줄 서계신 어른들이 저마다 조카를 보며 한마디씩 던졌다. 예쁘게 생겼다고. 으흐흐흐흐흐흐흐흐. 내 조카다. 여튼 투표를 마치고 조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가서 한참동안 그네를 밀어주고, 그네 위에 앉아서 '이모, 바람이 부니까 참 좋아' 라고 말하는 조카에게 무한 애정을 느끼며 집에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한숨자고 저녁에는 여동생과 조카와 함께 잠실 교보엘 갔다. 아직 큰 서점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던 조카를 위해 특별히 기획한 이벤트인데(응?), 조카의 손을 잡고 서점을 향하면서 '거기엔 책이 아주 많아'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카가 환호하며 그림책을 이것도 들었다 놓고 저것도 들었다 놓고 그런다면 그 중에 두 권쯤은 내가 사줘야지, 라고 생각도 했다. 자기가 직접 고른 그림책은 더한 애착이 가지 않을까? 하고 여동생하고 대화해가며.


그러나 나는 나의 조카를 잘못알았다. 아직 다섯살인 이 아이는, 책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여기는 서점이고 책이 많고 책을 보러 온 거라고 했지만, 조카는 유아책 옆코너의 장난감에 큰 흥미를 보였다. 당장 그리로 달려가서는 퍼즐을 맞추고 이것저것 만져보고 옮겨보고.. 사실 얘가 애기때부터 크게 책을 좋아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보다는 제 아빠를 닮은건지, 볼펜 같은거 분해하고 다시 끼워맞추고 하는 것에 큰 흥미를 보였던 것. 아아-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구나, 하며 실망하고 있는데, 흑흑, 한 쪽에 모여 책을 보는 어른들과 아이들을 보더니 자기도 책을 읽겠다고 그림책 앞으로 가 고른다. 그리고는 제 엄마에게 읽어달라고 한다. 





코딱지 파는 고릴라 얘기를 읽고 다른 책을 또 가져오겠다고 그림책 코너로 가서 그림책을 고르길래 저걸 가지고 제 엄마에게 다시 가겠구나, 싶어 나는 내가 읽고 싶었던 그림책을 골랐다. 그리고 아까 그 자리에 가니 여동생만 있고 조카가 안보이는거다. 화들짝 놀란 나는 "야, 타미는?" 하고 물으니 여동생이 "몰라, 안왔는데?"하는거다. 둘다 식겁해서 여동생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나 역시 아이 찾으러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어느 책장 틈에서 타미가 쪼로로 달려나오더니


"타미 여깄는데?" 


하는거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울뻔했잖아 이지지배야. 그래도 겁먹은 이모의 큰 목소리 덕에 자기 위치를 알려주려는 조카를 보니 또 막 예쁘고 고맙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책을 사주고 싶었는데 조카는 그림책 코너의 그 많은 책들 중에서 공주가 그려진 스티커북을 골라가지고... -_- 어쩔수없이 그걸 사줬다. 이제 집에 가자, 하고 손을 잡고 계산대로 가는데 '이모는 여기서 책을 어떻게 읽어?'앉아서 읽어?' 하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아니 서서 읽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카는 '어떻게 하는지 보여줘' 라고 하는거다. 그래서 소설 코너로 가 아무거나 한 권을 집고 서서 읽는 걸 보여주었다. 그러자마자 제대로 보지도 않고 흑흑 배고프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여동생이 '집에 가서 밥먹자' 하니까 '이모가 맛있는거 사줄건데' 하는거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내가 알았다고, 뭐 먹고 싶냐고 물으니 햄버거 먹고 싶다길래 교보앞의 롯데리아에 가서 햄버거를 시켰는데, 하하하하하하 조카가 먹은건 감자튀김과 아이스크림이었고, 햄버거는 한 입도 안먹었다. 그냥 으레 이모랑 나오면 뭐 맛있는 거 먹고 가려니, 하는 것 같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암튼 햄버거는 내가...




엊그제 알라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마일리지를 10점 이상부터 적립금으로 바꿔쓸 수 있다는 거였다. 오! 마침 마일리지에 4,950점이 있었고, 50점이 모자라 적립금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었는데, 얼씨구나 좋구나, 하고 잽싸게 적립금으로 바꿨다. 그리고 보관함의 수많은 책들중에서 무얼사지, 무얼사지 내내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6월중에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으로 영화 개봉한다는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살까 싶다. 뭐, 좀 더 고민해보겠지만. 므흣.



조금전에 미용실에 간다는 여동생으로 부터 문자가 왔다. 책 가져가고 싶다고. 나는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을 들고 가 제일 먼저 <사사롭지만 도움이 되는 일>을 읽어보라고 했다.







나는 싸워서 얻는 것이 있는 인생이 바람직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고 싸우고 얻으면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정치가도 되고 군인도 되고 혁명가도 되어서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은 그런 사람 때문에 변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사고를 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 덕분에 세상은 그나마 괜찮은 지경으로 지켜진다. 도무지 벗어날 길 없는 궁지로 스스로를 몰아넣는 것이 더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기가 아니면 이 위대한 일을 해낼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믿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나름의 인생이 있을 테니까 꼭 그러겠다면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자면 나 또한 유치하고 피곤한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 (p.128-129)

그와 나는 오늘도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앉았다. 계약 이후로 우리는 제법 비싼 식당만을 드나들고 있다. 나는 먹는 데 입는 데 신경 쓰면서 사는 부류가 아니다. 그런 즐거움을 모르는 것으느 아니나 그런 것을 누릴 만큼의 여유는 아직 내게 없고 어쩌면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인생에는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다. 포기할 수 없는 것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다. 언제나 내 인생은 그런 식으로 구성되어 왔다. (p.235-236)

어쩌면 유희(주인공의 친구 이름)는 실패할지도 모르고, 이대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서두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평생 해야 할 일이고 평생 즐겨야 할 일이다. 조급해한다면 계속할 수도 없고 이 일의 참다운 의미를 잃어버리는 게 될 것이다. 어차피 미래 따윈 현재보다 중요한 적 없었다. 쓰고 있는 지금 행복하다면, 읽고 있느느 지금 행복하다면 그걸로도 완벽한 것 아닐까. (p.280)

그 책들은 당신과 함께 있어서 찬란히 빛날 거요. 어쩌면 당신이 그 책들을 다 읽었을 즈음에 돌아갈지도 모르오. 그래도 되겠소?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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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4-06-05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책 2탄 빨리 쓰세요.

다락방 2014-06-05 11:39   좋아요 0 | URL
네? ( ")
2탄 나오면 사실거에요?

자작나무 2014-06-05 12:31   좋아요 0 | URL
네 이번에는 부록으로 낭독CD도 끼워주세요

하루 2014-06-05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정말 멋져요!

다락방 2014-06-05 13:5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구매 후보에 있었는데 때마침 하루님의 페이퍼를 읽은 바람에 당첨되었습니다. ㅎㅎ 방금 주문완료했어요!

무스탕 2014-06-0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사랑 대충하고 얼른 다락방주니어 사랑편을 보여주세요!!

다락방 2014-06-05 13:54   좋아요 0 | URL
네? 뭐라구요? ( ")
ㅎㅎ

dreamout 2014-06-0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실 교보. 아동용 도서 자리. ㅋㅋ 저도 작년에 그곳을 친구와 친구 딸아이와 갔었어요. 그 아이는 무려(?) 초등 2학년였지만, 고른 책은 스티커북. ㅎㅎㅎㅎ 친구들에게 보낼 엽서를 꾸밀수 있는 스티커북이었는데...제가 사서 선물하자마자, 자리에 앉아 열심히 작업하더니 첫번째 엽서를 제게 줬답니다. 므흣 ^^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정말 멋져요 2...

다락방 2014-06-09 12:03   좋아요 0 | URL
읽거나 볼 수 있는 그림책을 좋아할 거라는건 순전히 지금의 제 기준이었던 것 같아요. 아마 그러길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아이를 잘 몰랐던거죠. 하핫.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주말에 읽을 생각이었는데 책 배송이 아직 안됐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 주에는 꼭 읽고 싶은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태우스 2014-06-05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독서에 대한 강의를 할 때마다 다락방님 책을 겁나 자주 인용했었어요. 근데 "소설은 결론으로 나아가도록 생각하는 법을 몸에 배게 해준다" 요 말도 인용할 때 추가해야겠네요. 뭔가 있어 보이는 구절이어요^^ 글구 다섯살부터 책 읽으면 안좋습니다. 스스로 왕따를 자초하게 되는데다 나중에 좌파가 되는 지름길이어요. 울나라에서 좌파는 곧 왕따일 수도 있다니깐요... 이렇게 좋게 생각하시길.

다락방 2014-06-09 12:05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제 책을 겁나 자주 인용해주시다니, 마태우스님 정말 고맙습니다. 한편 부끄럽기도 하고요. 아니.. 내 책에 인용할만한 게 뭐가 있나..싶어서 말이지요. 므흣.

안그래도 이번 마태우스님 책을 보면서 책을 읽을수록 좌파가 된다는 문장을 봤는데, 그 문장 읽으면서 끄덕였어요. 확실히 제 경우에도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제 조카를 비롯해서 세상의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원할 때 책을 읽는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그 책이 자기 것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지금 별 흥미가 없다면, 그대로 둬야할 것 같아요. 흥미를 보이는 다른 것들을 더 즐길 수 있게 해줘야죠. 헤헷

건조기후 2014-06-09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 정강이에 멍 든 거예요? 아이쿠 어쩌다..

맞아요 건강해야 돼요. 좋아하는 거 먹고 좋아하는 거 하고 또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오래오래 함께 하려면... 몸이 안 따라줘서 하고 싶은 것도 못 하면 얼마나 억울해요. 건강은 오로지 나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지킬 수 있는 건데. 그러니까 주기적으로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에잇. ㅎㅎ

다락방 2014-06-10 10:29   좋아요 0 | URL
으응? 저건 멍 아닌 것 같은데?? 멍들긴 했는데 그건 무릎 근처에 작게 들은거거든요. 저것도 멍인가? 기억이 잘..하여간 엄청 뛰어다니고 엄청 넘어져요. 늘 다칠까봐 조마조마 ㅠㅠ 팔도 잘 빠지고 ㅠㅠㅠ

주기적으로 다이어트, 라고 하시니까 어제 저녁에 과식했던것, 엊그제 저녁에 과식했던 것, 그전에 계속 과식했던 것들이 떠오르네요. 아, 그래 오늘부터 다시 다이어트 하자..라고 새사 결심해보지만..잘 될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이제 우리집 식구들을 통틀어서 제가 제일 몸무게 많이 나갈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침 일곱 시, 아내가 줄리언과 나를 붉은 농장에 남겨두고 처형 엘리자베스와 첫째 우나, 막내 로즈버드와 함께 집을 떠났다. 이 모습을 보고 우리 애늙은이가 하는 말.

"아빠, 애기가 가니까 좋지 않아?"

내가 동조할 거라고 믿는 줄리언의 자신감에 좀 어이가 없었다.

"왜 좋은데?"

"왜냐면 이젠 내 마음대로 소리를 꽥꽥 지를 수 있으니까!" (p.13)



















《주홍글자》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은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떠난 사이, 자신의 아들인 줄리언을 혼자 돌보게 되는데, 고작 다섯살인 줄리언이 '애기가 가니까 좋지 않아?'라고 묻는 장면에서 빵터졌다. 지금 현재 다섯살짜리 조카를 자주 만나는 나로서는, 다섯 살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를 알기 때문이다. 그 아이를 상대해주려면 나는 얼마나 녹초가 되는지! 하하하하하. 어쨌든 호손은 덜컥 혼자 육아를 감당해내야 하게되고-물론 도와주는 아주머니도 있었고 잠시동안이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렇듯 육아 일기를 써낸다. 




아침을 먹기 전에 꼬마 신사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찾아보니 물탱크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널빤지를 치우자 고양이가 물탱크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피터스 부인도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아마도 그 음침한 구멍 속에서 열 시간 내지 열두 시간을 허우적댔을 터였다. 고양이를 건져내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급기야 양동이를 물탱크 속으로 내렸다. 고양이는 양동이에 기어오르는 데 성공했고 그렇게 구출되었다. 그 불쌍한 것은 거의 기진맥진해서 기어 다니지도 못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지난밤을 물탱크 속에서 보낸 게 틀림없었다. 우리가 우유를 좀 주자 핥아 먹었다. 그놈은 새끼 고양이었다. (p.66-67)



'아빠였기 때문에' 고양이를 '같이' 구하는 일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 자리에 엄마가 있었어도 가능했을거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가 모두가 있었어도 구하는 일을 하지 않았을런지도 모른다. 줄리언에게 물탱크속에 빠진 새끼 고양이를 구출해주려는 아빠가 있다는 것은 아주 다행한 일이다. 그것을 줄리언 본인은 다섯살, 저 나이 당시엔 알지 못했겠지만, 어른이 되면 그때 아빠가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보여준건지 알게되지 않을까. 확실히 간장독에 빠진 닭을 잡아먹는 아빠를 보았던 내 어린 시절 보다는 훨씬 찬란하고 아름다운 어린 시절이 아닌가!


그랬다. 마당 있는 집에 살았을 때 우리는 개를 키웠고, 고모네가 준 새끼 고양이를 키웠고, 남동생이 학교 앞에서 사온 병아리를 키우고 있었다. 병아리가 점점 자라 벼슬이 생기고 닭의 모습을 갖추어가던 여름날, 고양이가 그 닭을 쫓기 시작했고, 그 닭은 고양이를 피해가다가 뚜껑을 열어놓고 볕을 쬐던 간장독으로 빠져버린 것이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가족들이 사태를 눈치채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된 뒤였고, 아빠는 뜨거운 물에 죽은 닭을 넣고 털을 뽑아 백숙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초등학생때 이걸 다 보고 있었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뿐만이 아니다. 아빠는 낚시를 좋아하셨는데, 낚시를 다녀오시면 꼭 집 부엌에서 붕어를 손질하셨다. 비늘을 벗겨내고 배를 가르고 속안의 내장을 꺼내는 것들을, 나는 어릴때부터 보아왔다. 가장 어렸던 남동생은 한 번은 그 광경을 보며 



붕어야 잘가



라고 말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가 다같이 웃다가 또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던...여튼 우리는 한 생명이 죽어가는 모습을 (굿바이- 얄리) 어릴때부터 그렇게 보아왔건만, 줄리언은 한 생명을 구출해내는 모습을 보지 않는가! 이 얼마나 가슴 따뜻한 광경인가. 내 성격이 과격한 건 다 어릴때 그런 장면을 봐서인가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내릴 때가 되어 고개를 들어보니 주변의 학생들이 모두 영어 단어를 외운다거나 전공 서적을 보고 있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들도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사복을 입은 학생들도,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것들을 하느라 열심이었다. 나는 늘, 내가 지금보다 더 젊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더 젊어진다면 어릴때로 돌아간다면 그때 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혹은 나이 먹어간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러나 어제 지하철 안에서 교과서나 참고서 혹은 교재에 고개를 파묻은 그 학생들을 보며, 아, 나는 지금이 좋다,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읽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게 아니니까.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으니까.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물론 나는 학생때도 시험기간 때 소설책을 읽어서 그걸 보고 내 여동생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도 했지만 -0- 어쨌든 영어단어를 외우기보다 소설책을 읽을 수 있는 지금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나는 시험공부로부터 해방되었어, 내신으로부터도 안전해!!!!!!!!!!!!! ㅎㅎ 누가 들으면 시험 엄청 잘 보고 내신 캡숑 좋았던 줄 알겠네. 학생시절에도 내신 개똥같이 받았었는데 ㅎㅎㅎㅎㅎ 아 내신 싫어..이게 다 국사 세계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정치경제 때문이야........................나의 악의축..인 과목들.........그 외계어들.........................







주말에 알라딘 중고샵 산본점에 갔던 친구가 찍어 보내준 사진. 내 책이 이제 중고샵에서도.....하아- 나는 중고샵을 사랑하고 갈때마다 몇 권씩 책을 사오는 사람이지만, 막상 중고샵에 내 책이 있는걸 보니 마음이 참 거시기하다 ㅠㅠ





어젯밤 정몽중과 박원순의 티브이 토론을 보고 내 방에 들어가 잘까 하다가, 아 자면 내일이 오잖아 싫어, 하면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그러다가 <마녀의 연애> 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 내가 본 장면에서 여주인공인 엄정화가 아파서 회사에 무단결근을 하고 집에 있었다. 아마도 그녀랑 썸을 타는것 같은 연하남이(이름을 모르겠다) 문을 두드려 그녀가 아픈걸 알게되고 간호를 해주는데, 그때 그녀가 그에게 꿈에서 널 봤다고 했나 뭐라고 했나, 여튼 그런 말을 했다. 그러자 그 남자가 물을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만 묻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내가 꿈에 나와요?



아웅------------------------------------나 잠깐 두근거렸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드라마는 뭔지 모르고, 엄정화도 비호감이고, 저 남자애는 누군지도 모르는데, 저 장면에서 두근거렸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질문을 받아보고 싶어졌다. 저 질문을 받으면 난 어떻게 대답할지도 다 준비되어 있는데!!!!!!!!!! ㅎㅎㅎㅎㅎ 




여튼 그래가지고 몰랑몰랑해져가지고 아잉 어쩌지 이거 다 보고 잘까 하다가, 아니야, 자든 안자든 내일은 오니까 자자, 하고 티브이를 끄고 들어가서 잠을 청하는데 잠이 안오는거다. 자정을 넘겨도 잠이 안오고 계속 뒤척뒤척....내가 커피를 마셨던가 왜 잠이 안오지, 비타오백을 마셔서 그런가, 하면서 계속 뒤척뒤척. 여튼 그런 밤을 보내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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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4-06-03 1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 전에 락방씨네 가족들 꿈에서 본 적 있는데.

다락방 2014-06-03 11:08   좋아요 2 | URL
오. 꿈에서 저는 저희 가족들은 미모롭던가요? ㅎㅎ

자작나무 2014-06-05 09:38   좋아요 2 | URL
꿈에나온 락방 씨는 정말 락방 씨랑 똑같이 생겼던 것 같아요

다락방 2014-06-05 09:43   좋아요 2 | URL
1. 제 얼굴을 아십니까?
2. 그래서 미모롭다는 겁니까, 아니라는 겁니까?

자작나무 2014-06-05 11:21   좋아요 2 | URL
1. 아마도!
2. 아마도?

아무개 2014-06-03 1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다락방 2014-06-03 11:54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ㅋ 이게 뭔가 했네 ㅋㅋㅋㅋㅋ 내가 꿈에 나온단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4-06-03 13:02   좋아요 2 | URL
네!
 

그 사람을 만난 것도 여름이었다. 그 사람이 떠난 것도 역시 여름이었다. (p.206)


















'에쿠니 가오리'의 《하느님의 보트》는 내가 이십대 시절 읽었던 소설이다. 그 당시에 이 소설은 그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었을 뿐, 별다를 게 없었다. 당연히 나는 왼쪽 구판으로 읽었고, 얼마전 다시 읽고 싶어 검색했을 때 오른쪽의 개정판이 나왔다는 걸 알게됐다. 그러나 나는 구판으로 샀다. 책의 표지가 바뀌고 새로 나온것이 그 내용이 달라졌음이 아님을 알면서도, 이 책은, 내가 기억하는 이 내용은, 구판으로 읽어야만 할 것 같아서. 


어디에서였지, 그런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책의 내용을 다 까먹는다고 할지라도 책을 읽지 않는 것 보다는 읽는게 낫다고. 그건 어떤식으로든 내게 영향을 미칠거라고. 하느님의 보트에 대해서라면 그 말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특별하지 않았으니 기억에서 아예 지우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이 책의 내용이 자꾸만 자꾸만 생각났다. 사랑하는 남자의 딸을 낳아 혼자 기다리면서, 자신을 떠났던 남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여자. 아이는 자라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가는 동안, 남자는 돌아오지 않고 그런 그녀는 환상속에서만 숨 쉬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한심하고 어리석게 느껴지는 여자. 


그러나 여자와 남자, 그 둘 사이의 일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밖에서 보이는 것과 그 안으로 들어가 보는 내밀한 속내는 짐작조차 할 수 없을만큼 크게 다르다. 남자는 여자에게 네가 어디에 있든 내가 널 찾아 돌아올 것이다, 라고 말했고, 여자는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고 또 지나도 그 말을 떠올리며 남자가 자신에게 돌아올거라 믿는다. 엄마를 사랑하는 딸조차 그런 엄마가 '현실'에서 살고 있지 않다고 야속해하고, 그래서 딸은 엄마에게 '나는 현실을 살고싶다'며 한 곳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 엄마는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육개월에서 이년쯤, 그 사이 어디만큼을 살고 그녀는 늘 주거지를 옮겼다. 익숙해지지 않게, 정들지 않게. 익숙해지고 정들어지면 그나 나에게로 돌아올 것 같지 않은 그 불안함 때문에. 자신이 익숙해질 수 있는 건, 그 뿐이었으니까. 그여야만 했으니까. 


그러나 생활환경을 바꿔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다닌 게, 그녀에겐 타당한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언정, 어린 딸에게는 자꾸 전학만 다니게 하는 터라, 보는 나역시도 몹시 불안하다. 아이를 위해서 당신의 환상을 포기하라 말하고 싶을 지경이다. 나 역시 그녀에게 현실을 살라고 따끔하게 충고라도 하고 싶다. 그러나 나라면, 만약 나라면? 내가 '혼자' 였고,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나 역시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겠는가. 이곳에서 저곳으로, 또다시 저곳에서 저 먼곳으로. 그러니 내가 그녀에게 어떻게 '이제 그만 정착하라'고 강요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녀는 여전히, 그녀를 떠날 당시의 그의 눈빛과 그의 말을 믿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거기서 거기다. 새로운 사랑에 빠질 때는 이 놈은 다른 놈들과 달라, 라는 생각에 한껏 들뜨지만, 지내다보면 역시 그들중 한놈이다. 그러니 나는 그녀가 기다리는 그남자가 특별한 남자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가 그녀를 떠나지 않고 그의 곁에 머무르면서 같이 아이를 키워나갔다면, 오히려 정나미가 떨어졌을 수도 있고 꼴도 보기 싫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떠났다. 가장 사랑하던 순간에 떠났다. 사실 사랑하던 순간조차 그와 그녀, 모두 자유로운 입장은 아니었다. 그러했기에 그 사랑이 더 안타깝고 간절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는 사실 그를 향한 그녀의 사랑에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아닌 다른 어떤것들이 더 첨가되었다고도 생각한다. 안타까움과 갈망과 아쉬움 같은 것들이.



그러나 그것들이 더 첨가되었든 어쨌든, 그것은 내 생각일뿐 나의 사랑은 아니다. 내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사랑이다. 재혼을 생각하지도 않고 연애도 피하면서 한결같이 그만 기다리는 그녀의 사랑.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그녀는 행복하겠지만,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때문에 지쳐가기도 할것이다. 게다가 옆에서 항상 그녀의 편이 되어줄거라 생각했던 딸이 자라면서 그녀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그녀는 이제 외롭다. 그를 기다리는 것, 그건 어리석은 게 아니었을까. 그러지 말아야 했을까. 내가 허공에 붙들려 발을 땅에 디디지 못하고 있나, 그를 믿는게 잘못된것일까, 그는 어디서든 나를 찾아 돌아온다고,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는가. 



- 나는 반드시 당신을 찾아낼 거야. (p.183)





나는 이놈이고 저놈이고 그놈이고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어떤 남자들의 어떤 말들은 믿고 싶어지고 믿게 된다. 어쩔수 없다. 나는 이놈이고 저놈이고 그놈이고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말에 마음을 담지 않는 남자들을 보아도 크게 실망하진 않는다. 저자식, 말뿐이군, 하고 코웃음 한 번 치면 끝이다. 그런 놈은 한둘이 아니니까. 새삼 실망스럽지도 않다. 그렇기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나는 그를 믿어' 라고 말한다면,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나역시도 누군가의 어떤 말들에는 가슴속에 굳건한 신뢰와 사랑이 싹트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보다는 사실, 나는 내 자신을 믿는편이 더 속편하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너를 기다릴거야' 라고 말하는 놈은 믿지 않지만, 나혼자 내심 '그를 찾아가리라' 라고 다짐하는 편이다. 나는 확실히 세상의 대부분의 남자들보다는 말에 더 무게를 싣는 편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의 많은 남자들보다는 내가 더 약속을 잘지키고, 내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는 나를 믿는다. 내가 하겠다고 하는 것을, 나는 할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찾아가고 싶은 사람을 내가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러나 언젠가는, 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우리는 반드시 한번은 다시 만날것이고, 그 날의 만남은 또 앞으로 긴긴 세월을 버티게 해줄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 환상을 산다. 그러나,




- 나를 믿어. 한순간이라도 의심하지 말고. 나는 반드시 당신을 찾아낼 거야. 당신이 어디에 있든. 지금은 잠시 헤어져 있어야 하지만 내가 어디에 있든, 당신이 어디에 있든 우리는 함께 있는 거야. 그리고 나는 반드시 돌아올 거야. 곧.

곧. (p.209)



이 환상이 나로 인해 지탱되는 것이었다면, 내가 다른 누구도 믿지 않고 오로지 나만 믿으며 환상 속에 잠시동안 들어가있는 거라면, 그 환상속에서는, 사실, 다른 누군가를 믿어도 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똑같지 뭐, 라고는 하지만, 어떤 놈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 '믿으면', 어떻게 될까. 내 환상속에서 내가 나를 믿는게 아니라 그를 믿는다면, 앞으로 어떤 시간들이 펼쳐질까. 나는 에쿠니 가오리의, 사실은 뻔하디뻔한 통속소설을 읽으며 하염없이 생각에 잠기고 또 잠기는 것이다. 그러자 이 책을 읽기 전날밤의 꿈이 떠올랐다. 그 꿈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그렇지만 그 꿈을 입 밖에 내는 일은 삼갈것이다. 그 꿈을 입 밖에 내는 순간, 나는 환상을 사는 여자가 되므로. 에쿠니 가오리 소설속의 등장인물이 되어버릴 테니까. 나는 현실을 살아야 하고, 현실을 살테니까. 환상을 사는 건 가끔 은밀히, 아무도 몰래, 나 혼자 해야지. 조용히, 쥐도 새도 모르게.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여름에 다가오고 여름에 떠나갔던 사람이. 겨울, 남색 코트를 입었을 때도 그는 있었지만, 내가 기억하는 그는 늘상 여름이었고, 그렇게 계속 여름이기만 한 사람이. 여름에 다가오는 사람은 여름에 떠나는 것이 숙명일지도 모른다고, 잠깐, 에쿠니 가오리 때문에 생각했다.  사람을 만난 것도 여름이었다. 그 사람이 떠난 것도 역시 여름이었다, 라고 에쿠니 가오리가 말했기 때문에. 



낮과 밤의 일상들 속에 잠시잠깐 환상이 들어오고, 잠 속에도 환상이 들어오고, 머릿속에도 가끔 환상이 침략한다. 마음속에는 내내, 환상이 있다. 내가 현실을 단단히 잘 버텨내고 있는 이유다.




어제는 몇차례나 거울을 보며 내 코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토요일에 만난 친구가 내게 '니 코가 예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고 해서. 아니, 이게 뭔말이야. 세상에 코가 이쁘다니. 난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친구는 그럴 리가 없다고, 어떻게 그 말을 한 번도 안 들어봤냐고 했다. 그래서 어제 계속 거울로 내 코를 보면서 으응, 내 코가 이쁜가? 그냥 큰 거 아닌가? 하고 자꾸만 자꾸만 봤다. 코가 이쁘다니, 뭔가 좀 멋지잖아? 지금도 잠깐 손거울로 코를 봤는데, 이쁘다기 보다는..개기름이 흘러 번쩍번쩍 하구먼..;;


그러다 불현듯이, 갑자기 떠올랐다. 스물다섯살에 사귀던 남자, 그 남자가 사귀기 전에 나한테 코가 예쁘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맞어, 코였어. 코가 이쁘다고 했었어!! 하하하하하하. 배고프다.








아니, 그런데 제이슨 므라즈가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그렇지 7월15일에 배송될거면서 벌써 예약판매 진행중이라니. 놀랍습니다!

내 기쁜 마음으로 듣겠지만, 그래도 45일전부터 판매되다니, 이건 좀, 거시기하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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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6-0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냉정과 열정사이, 낙하하는 저녁, 반짝반짝 빛나는, 울 준비는 되어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이렇게 읽었네요.
그런데 역시나 전혀 기억이 나질 않네요 흥..

2.전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하는 약속도 잘 안 믿습니다만....

3.거봐 코 이쁘다니까요*^^*

다락방 2014-06-02 13:16   좋아요 0 | URL
사랑합니다 아무개님 ^______________^

아무개 2014-06-02 15:07   좋아요 0 | URL
저도 다락님을 격하게 애정하지만,
이런 댓글을 원한게 아녔는데...

아무개님도 OO이 이뻐요. 뭐 이런거? 응? 응?

눈썹이라고 할꺼죠?
눈,코,입 다 빼고 눈썹. 맞죠? ㅋㅋ

졸려서 헛소리를.......ㅡ..ㅡ:::::::::::::::::::::::::::::::

다락방 2014-06-02 15:10   좋아요 0 | URL
으응? 지금 딱히 생각이 안나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아무개 2014-06-02 15:28   좋아요 0 | URL
형 미워!!!!!!!!!!!
ㅜ..ㅜ

자작나무 2014-06-03 09:44   좋아요 0 | URL
난 이사랑 반댈세.

다락방 2014-06-03 09: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님과의 사랑...말씀이십니까? ㅎㅎㅎㅎㅎ

자작나무 2014-06-03 11:04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여름에 만난 남자, 스물다섯에 만난 남자, 그리고 기타 연관된 남자들.
그 모두와의 사랑에 반대 합니다.

다락방 2014-06-03 11:10   좋아요 0 | URL
아니 이 분이! -_-

자작나무 2014-06-05 09:38   좋아요 0 | URL
네 이 분입니다. ^_^
 
2040년 8월 25일 PM02:00

하지만 당신과 미아의 차이가 무엇인지 금세 파악 되더군요. 당신은 감히 자기 피아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묘사하지 않아요. 피아노가 내 세계와는 아무 관계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미아는 저랑 50센티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작은 탁자 위로 몸을 숙이고 숟가락에 스파게티를 돌돌 말고 있어요. 미아가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리면 공기의 움직임이 느껴지죠. 저는 미아를 보고, 듣고, 만지고, 그녀의 체취를 맡는 것,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할 수 있어요. 미아는 실체예요. 에미는 환상이고요. (PP.218-219)


















어제 영화 《그녀(her)》를 봤는데, 보는 내내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가 생각났다. 정확히는 바로 저 위의 인용문, '스파게티를 돌돌 말고 있'는, '공기의 움직임', '실체' 부분에 대해서. 모니터로만 이야기를 나누고 감정의 교류를 전하는 에미에게 '미아는 실체예요' 라는 레오의 말은 얼마나 잔인하게 느껴졌을까. 영화 《그녀》에서도 남자 '테오도르'가 여자의 목소리를 가진 운영체제 '사만다'에게 '너는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없지 않냐' 라고 말했을 때, 사만다가 상처받는다. 아마 이것이, 실체라고 레오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에미의 감정과 비슷한 서운함이 아닐까.





남자 테오도르는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 그것이 그다지 놀림감이 된다거나 하진 않는다. 테오도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누구나 운영체제 친구가 있고 연인이 있으니까. 모두들 혼자 걷고 있지만 누군가와 얘기하고 웃고 화내고 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눈치채고, 섹스를 하고, 음악을 작곡하고, 친구의 커플과 더블데이트를 하지만, 이런 사만다에겐 레오가 미아에게 느꼈던 '실체'가 없다. 테오도르의 부름에 응답하고, 신음 소리를 내고, 웃고, 서운해하고, 테오도르를 부르는 것 모두, 이 작은 기계가 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기계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를 실체가 아니라고 거부할 수가 없다. 점점 더 진화해가는 이 목소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빠른 속도로 보고 배우고 느끼며 점점 테오도르에게 가까워진다. 그의 이메일을 체크하고 스케쥴과 연락처를 체크하는 등의 일을 넘어서서 그가 써낸 편지들을 추려 출판사에 보내보는 것조차 사만다의 몫이다. 



그가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졌다고 그를 손가락질할 수가 없다. 레오와 에미가 이메일을 통해 사랑에 빠진 것과 그것이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에미와 레오가 끝끝내 만나지 않고 이메일 교류만 했다면, 테오도르와 사만다가 그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이메일을 통해 에미와 레오는 서운함과 사랑과 그리움과 에로틱함을 토로했고, 테오도르와 사만다는 이어폰과 카메라를 통해 목소리로 그렇게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서로의 표정으로 감정을 읽게된다. 오래 만나고 친한 사이라면 그것은 좀 더 쉬워진다. 감추고자 하는 감정까지도 표정에서 읽어낼 수가 있으니. 그런데 참 신기하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을 통해서, 문장을 통해서도 그 안에 든 감정을 눈치챌 수있다. 레오와 에미가 그랬듯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만다와 테오도르 역시, 목소리로 서로의 감정을 캐치한다. 당신과 내가 서로의 감정을 캐치하고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반드시 실체여야 할까? 실체이며 옆에 있으되, 내 앞에서 공기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되, 우울한 감정만 전해준다면, 그렇다면 그 실체보다 중요한 건 감정의 교류를 할 수 있는 대화나 시간은 아닐까? 



만약 감정이 더 깊어지지 않았다면, 이토록 깊은 사랑을 느끼지 않았다면, 실체이든, 실체없이 감정의 교류만이든, 둘 중 하나만 있었어도 부족하다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를 사랑하면 할수록 상대에 대한 욕심이 점점 자라나는 것을 느낀다. 처음엔 그 사람이 나에게 한 번 더 눈길을 주길 바라고, 한 번 더 말을 걸어주길 바란다. 그러나 눈길을 받고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면 이젠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고 만지고 싶고 안고 싶어진다. 그것은 단순히 상대를 원할때 뿐만 아니라 상대를 위로해주고 싶을때도 그러하다. 테오도르도 '네가 내 옆에 누웠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고 사만다도 그와 자신이 섹스하는 게 '진짜'이길 바라기 때문에 테오도르에게 대역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어쨌든,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옆에 누울 수가 없고, 대역은 대역일 뿐 사만다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이제 어떡해야할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즐겁거나 서운하거나 행복하거나 웃는데, 이 사랑은 어떻게 되는걸까. 실체가 없는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을까. 실체가 있는 사랑 역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한데, 실체가 없다면 더 빨리 끝나게 되는게 아닐까. 아니면 실체가 없으므로 좀 더 길게 갈 수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내내 에미를, 미아를, 레오를 생각했다. 《우리도 사랑일까》의 마고도 생각났다. 술을 한 잔 마시지 않고도, 손을 잡지 않고도 상대와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마고가. 

또한, 사랑하다가 이별하는 것도 안타깝지만, 실체가 없는 사랑이란 것도 안타깝긴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실체가 없는 사랑이라는 것도,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나을 수 있겠지만, 실체가 없다면 ... 아,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내 앞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으로 인한 공기의 움직임을 느끼고 싶다. 같이 스파게티를 돌돌말고, 삼겹살을 굽고, 소주잔을 부딪치고 싶다.



영화속 테오도르의 집이 무척 좋아보였다. 내가 원하는 그런 집. 통유리 창에 전망은 고층빌딩들!! 나도 이런 데서 살고싶다!!!!!!!!!!!!!!!!!!!!!!!!!!!!!!!!!!







다음주나 다다음주엔 필립 클로델 감독의 영화 《차가운 장미》를 보러가야겠다. 그건그렇고,



얼마전에 미국에 다녀온 지인이 키헬의 립밤 두 개와 클리니크의 립밤 한 개를 선물로 주었는데, 키헬은 엄마와 여동생에게 하나씩 주고 클리니크는 누굴 줄까 하다가 내가 쓰기로 했다. 립밤이나 립글로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있어도 안쓸텐데, 싶어 그런것들은 생기는대로 주변에 족족 나눠주곤 했는데, 이건 한 번 써볼까, 하고 사용했다가, 어머나 깜짝이야, 너무 좋아서 완전 신났다. 번들거리지 않고 색깔도 나고 바르기도 편하다!! 좋았어!! 이거 다 쓰면 내가 사서라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페이퍼 제목이 좀 오글거리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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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5-29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고나서 리뷰 읽는걸로. ㅎㅎㅎㅎ

지금 립밤 폭풍 검색중>>>>>>>>>>>>>>>>>>>>>>>>>>>>>>>

다락방 2014-05-29 13:39   좋아요 0 | URL
나중에 나 만나면 저거 한번 발라봐요. 내가 빌려줄게. 우리 어차피 거기에서 만날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4-05-29 15:09   좋아요 0 | URL
그때까지 못 기달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화점가서 테스트 해볼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5-29 15:34   좋아요 1 | URL
ㅇㅇ 테스트 해봐요~ 난 아주 쏙 마음에 든당께롱 ㅋㅋㅋㅋㅋ

2014-05-29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29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30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02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eamout 2014-05-30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포스터. 글자와 바로 위 남자 이미지가, 더블 클릭해야할 아이콘처럼 보이네요. 붉은 상의가 강렬한게 원클릭되어 선택된 듯.. 생기있고. 포스터 맘에 들어요. ㅋ

다락방 2014-06-02 15:24   좋아요 1 | URL
국내에 포스터는 저 남자 상반신 클로즈업된 포스터인데 저 포스터가 더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저걸로 가져왔어요. 이 영화 보셨어요, 드림아웃님? 이 영화 드림아웃님이 참 좋아하실 것 같은데 말이지요. 후훗

2014-06-0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05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0자평]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요즘.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 열두번도 넘게 하며 바로 실행에 옮길것처럼 안달하다가 꾹 참아가며 퇴근시간을 맞이하고는 한다. 퇴사후의 일들을 생각해보는 게 하루 일과중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게 그렇게 나쁠것 같지 않아 이제 직장생활을 접자, 싶어지는거다. 일단 중간정산을 두 번이나 했으니 최종적으로 받게될 퇴직금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퇴직금을 받으면 3-4개월 정도는 퇴직금으로 생활이 가능할테니, 그 시간동안은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쉬는건 어떨까. 그간 나는 너무 열심히 일하지 않았나, 하는거다. 


그러나 그 '쉬는' 3-4개월동안, 나는 백프로 안정을 찾고 편안할 수 있을까? 말 그대로 쉴 수 있을까? 다시 취업해야 한다는 압박감, 아무곳에서도 나를 받아주지 않을거라는 초조함 때문에 오히려 더 발을 동동 구르며 지내게 되는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내 친구의 조언처럼 다시 나를 받아줄 회사를 알아본 뒤 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걸까? 아니, 그렇다면 이 회사를 그만둘 필요가 무어람, 나는 직장생활 자체를 이제 끝장내고 싶은건데. 어차피 직장생활을 할거라면, 게다가 스펙 이란것도 내게 없다면, 그렇다면 그냥 다니던 직장 계속 다니는 게 재태크 아닌가 말이다. 이러면 또다시 결론은 다음날 아침 변함없이 출근이다.


내가 직장생활을 그만둔다면 뭘 하며 살수있을까. 뭘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 지금처럼 삼겹살을 먹고 술을 마시고 가끔 싸구려 와인을 사고, 책을 사서 쌓아두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 이 직장이 아니라면 대체 무얼 해야할까. 자영업을 하는건 어떨까, 싶다가 자영업이라고 나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어지는거다. 어디 가만히 앉아서 책 읽고 가끔 이렇게 페이퍼 쓰면서 먹고 사는 걱정은 안해도 되는, 그런 일 없을까. 그런 방법은 내 친구의 말마따나 '부자 남자랑 결혼하기' 밖에 없는건가. 역시 도피성 결혼이 답인건가. 그러나 내가 도피성 결혼을 선택한다한들, 결혼이란건 그래 그러자, 라고 맞장구쳐줄 상대가 필요한 게 아닌가. 게다가 '너 먹여 살리는 것쯤은 일도 아니야' 라고 할 만큼의 능력이 되는 상대가. 역시 답은 그냥 직장에 다니는건가...


더 나은일, 무언가 먹고살만한 다른일을 찾아야 했다면, 그건 좀 더 젊을 때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그래서 지금 내나이쯤 되면 정착하고 안정적이어야 하는게 아닐까. 이 나이에 이렇게 먹고 사는걸로 고민하는 건 너무 속상한 일 아닌가, 싶다가, 이 책,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를 꺼내 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문장을 보았다.




마흔이 되기 전, 지독한 맘의 몸살을 앓다 결국 하던 방송 작가 일을 그만두며 결심한 유학길이었다.초등학교 6학년, 이제 막 중학교에 접어든 두 딸을 데리고 남편도 없이 시작했던, 밑도 끝도 없이 무모했던 영국에서의 생활. 3년이면 충분하리라고 계산했던 시간이 6년으로 늘어나는 사이 내 맘은 돌림노래의 되돌이표처럼 '돌아가야 한다' 라는 생각이 점점 분명해졌다. 멀리 떠나왔던 건 결국 다시 돌아가기 위한 길이었다. 떠나 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후회도 있었다. 하지만 떠나오지 않았다면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영원히 몰랐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도 해본다. 이 낯선 영국에서 맞았던 마흔, 그리고 다시 돌아가게 될 내 40대의 제 2부. 무모하게 떠나왔지만 무모하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남겨진 나의 시간을 난 또 어떻게 맞아야 할까. (p.33-34)







이 책의 저자도 마흔이 되기전에 삶에 대한 고민을 하다 서른 아홉에 자녀 둘을 데리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에 있는 집을 팔아 유학자금을 마련했다고 했는데, 마흔이 된 아내의 유학을 지지해준 남편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아마 '이런' 아내이기 때문에 '이런' 남편을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그보다는 그 나이에,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결정한 그녀 자신이 나로서는 더 대견하다. 유학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것도 그렇지만, 무언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다는 게 더 대단하게 보여진달까. 나는 누가 유학을 보내준다고 해도 '아니'라고 답할텐데. 뭐, 딱히 외국가서 하고 싶은 공부가 있는 게 아니니까. 내게 필요한 건 그보다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이니까. 내게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허락한다면, 그저 먹고 마시며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며 살고 싶은데. 내가 하고싶어하는 그 일들은 모두 돈을 '벌어들이는' 일이 아니라 '써버리는' 일이니, 이것들을 위해 내 시간과 노동력을 일에 투자할 밖에. 가슴 쓰라리다. 


그리고 저자의 저 말을 보며, 이 나이에 이토록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니라는 것에 약간의 위로를 얻는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구나, 다른 사람들도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를 두려워하고, 자신이 했던 과거의 선택에 대해 끊임없이 후회하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 무엇보다 '떠나오지 않았다면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영원히 몰랐을 거라고' 위로하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그 생각은, 자신에게 하는 그 위로는, 아주 제대로 됐다는 생각이 드니까. 



며칠전에는 엄마랑 둘이 나란히 앉아 티비를 보는데, 마침 티비에서는 오스트리아 여행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있었다. 테마산책인가 테마기획인가 하는것이었는데, 한 팝페라 가수가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며 노래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암벽 등반을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던거다. 그러자 내가 올 가을, 오스트리아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한 일이 떠올라 가슴이 쓰렸다. 저사람은 저렇게 여행하며 사는데, 나는 저렇게 살지 못하고 어쩌다 한 번 가려고해도 뜻대로 되질 않는구나, 싶어져서. 물론 그 가수는 프로그램과 뭔가 합의하에 계획된 여행이었겠지만, 못내 서운했던거다. 나는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하는. 물론 내가 여행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설사 내가 여행을 한다고 해도, 그 프로그램에서 그 가수가 찾아갔던 여행지를 선택할 일은 없을거다. 다만,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단거다. 만약 내가 여행이 몹시 가고싶어졌다면, 그리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허락된다면, 그래서 여행을 결심했는데, 그때 내 나이가 일흔이 넘었다면, 나는 배낭을 매고 열 몇시간을 비행기에 시달리며 저 낯선 곳으로 가 이곳 저곳을 걸어다닐 수 있을까? 어떤 것들은 내가 젊을 때, 건강할 때 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어지는거다. 이대로 계속 일만 하다 늙어간다면, 오스트리아도, 덴마크도, 포르투갈도, 그저 '가보고 싶었던 나라' 라고만 기억해야 하는게 아닌가. 태어나 삶을 살면서 이 세상의 다른 곳을,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못해보는 건 좀 속상하지 않은가. 언젠가는 몇 개의 계절쯤을 미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처참히 무너져내리는 게 아닐까 싶었던 거다. 이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렀다. 만약 내가 불시의 사고를 당해 내일 죽는다면, 그렇다면 나는 직장에 다니며 스트레스만 받다 죽게되는 거 아닌가 싶은거다. 그런 일이 닥치기 전에, 그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기전에, 나는 이 일상을 집어던져야 하는게 아닐까, 하게 됐던거다. 



이런 생각을 하면 역시 답은 회사를 때려치는거다. 그러나, 그러다가, 내가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여든이 되는 순간에,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면, 그러면 나는 혼자서 거주지를 정하고 먹고 살아야 하고 즐겨야 하는데, 그렇다면 돈을 벌어야 되는게 아닌가 싶어지는거다. 그래서 다시 지금 여기, 제자리로 돌아온다. 후...



그러다 또다시 고민한다. 관둘까, 관두고 일단 쉴까. 


다행스럽게도 폭풍 스트레스를 받은 어제, 여동생에게 나 관둘까, 관두면 너네 집에 잠깐 가있어도 될까? 했는데, 여동생은 '지금 당장 나와서 여기로 와' 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웃음기 어린 눈물이 고였다. 마침 이 책엔 저자의 둘째딸이 하는 이런 말이 실려있다.



"엄마, 그 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언니보다 더 친한 친구를 만날 수는 없을 것 같아." (p.137)



저녁엔 친구와 통화하며 8월달쯤 회사를 관두고 싶고, 그러면 어딘가에서 2개월쯤 혼자 조용히 묵고 싶은데, 그럴때 호텔을 잡으면 돈이 미친듯이 나오겠지? 라고 묻자 친구는 자기네 집 뒷편에 안쓰는 방이 있다며 거기에 머물라고 했다. 부엌도 있고 화장실도 있으니 니가 온다고 하면 도배를 새로 해놓겠다고. 니가 정말 회사를 그만두고 갈 데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다. 정말로 내가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동생의 집으로 혹은 친구네 집으로 가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마음은 든든해졌다. 나 관둬도 머물 곳이 있다, 라는. 물론 그게 장기간이 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계속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겠다. 이렇게 계속 고민만 하고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것, 그게 삶인걸까. 아니, 지금 이자리에서 고민만 반복한다는 건, 그것 자체로 나는 그 순간순간을 결정한 게 아닐까.



책은 지루하고 재미 없었는데 사진을 보는 것은 참 좋았다. 내가 살고 싶은 곳은 '도시'이지만, 고층빌딩들 사이 이지만, 이렇듯 너른 평야와 순수한 자연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다.











글 말고 이런 사진만 가득가득 보고싶은데, 이 저자의 《영국 정원 산책》은 그런 책일까? 정원 사진이 한가득 실려있을까?


















다음 책은 쭉쭉 빨려들어가는 소설책으로 골라야겠다. 정신을 쏙- 빼놓는 책으로다가.






"난 네가 그렇게 미술을 좋아하는 줄 몰랐는데?"
"엄마가 나랑 대화를 잘 안하니까 모르는 거지."
"엄마가 너랑 대화를 잘 안한다고? 엄마처럼 딸들한테 말 많이 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니까. 엄마는 엄마 말만 하지, 나랑 대화를 하는 건 아니잖아."
뭐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간 내가 아이들에게 수도 없이 떠들었던 말들은 대화가 아니었나? 일하는 엄마로 살아왔던 나는 양육에 늘 전전긍긍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내 휴대폰의 알람은 10년 넘게 오후 3시에 울려댔다. 방과 후 엄마도 없이 집에서 지내야 하는 아이들의 걱정은 그 알람으로 시작됐다. 일을 하면서도 신경의 안테나가 삐죽 솟아나 아이들이 있는 집을 향해 쏘아댔고, 화장실에서 몰래 거는 전화는 그날의 해야 할 일, 조심할 일, 지켜야 할 일들을 쭈욱 늘어놓고 끊기 급급했다. 생각해보면 작은아이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분명 대화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대화는 어떤 건데?"
"엄마가 친구 만나면 하는 거. 엄마는 우리한테 하는 모든 얘기에 교훈을 담으려고 하잖아. 대화는 그냥 얘길 하는 거야." (p.10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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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5-28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앞에 스벅도 생겼겠다 내내 생각만하던걸 좀전에 검색해봤어요.
스타벅스 바리스타 월급

하아.. 여기도 전쟁터두만.
결국 살아남은 사람이 승자(매니저)가 되는데 그 기간을 견뎌낼 자신이 . 젠장. 없소.
또하나 그 복잡한 레시피를 외워야 하는데. 끙.

다락방 2014-05-28 17:00   좋아요 0 | URL
크- 잘 생각해봐요, 레와님.
난 레와님이 스벅 매니저 하면 되게 잘할 것 같단 생각이 들거든.
물론 나는 스벅 매니저는 생각도 못하겠어. 내가 커피를 만들 자신이 없다 진짜.
그렇지만 '스타벅스 바리스타 월급'으로 검색한다는 건, 역시 우리에겐 돈이 가장 첫번째 조건이라는 건가..이걸 어쩔수가 없는건가..

아무개 2014-05-28 20:06   좋아요 0 | URL
뉴욕보다 서울에 스벅이 더 많데요.
대단하죠? 대단해요...


2014-05-29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29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4-05-29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결혼생활을 확 관두고플때가....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네요ㅋ

다락방 2014-05-29 13:03   좋아요 0 | URL
ㅎㅎ 뭐든 그만둔다는 걸 실행에 옮기는 건 어려운 거군요. ㅋㅋ

자작나무 2014-05-29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인지 모르지만 요즘 저두 관두고 싶어요.
우리 같이 북까페나 할까요?

다락방 2014-05-29 13:03   좋아요 0 | URL
흐음. 북까페 하면..먹고살기 괜찮을까요? 돈 별로 못벌것 같은데.. 두 명이 먹고 살기에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ㅠㅠ

heima 2014-05-2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낯선 정원에서..는 못 읽어봤고, 영국정원산책은 읽었는데, 그래서 두 개 비교는 힘들지만 영국정원산책은 글이 많지 않다는 느낌이었어요. 정원 사진이 많은 편이었고요. (어쩌면 글이 많았는데 제가 읽기 싫어서 스킵하고 넘어간건지도;;)

다락방님은 어디서 무얼 해도 열정적이고 멋진 삶을 살 것 같은 느낌이 늘 있어요 (전혀 위로도 응원도 뭣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ㅎㅎ)
제가 돈이 많다면, 다락방님께 월급 드리면서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글을 많이많이많이 써주세요' 할텐데.. 진심으로 아쉽...

다락방 2014-05-29 13:04   좋아요 0 | URL
영국정원산책은 사진이 더 많군요. 후훗. 정원 사진들을 보는건 즐겁더라고요. 정원 사진 또 보고 싶어요! 천천히 사서 봐야겠어요. 으흐흐흐

우와- 월급을 받으면서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면 진짜 완전 행복하겠네요. ㅋㅋㅋㅋㅋ 상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

비로그인 2014-05-2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로 이사가기 성공하면 우리집 다락방으로 다락방님 초대할게요 ^^

다락방 2014-05-29 13:22   좋아요 0 | URL
프렌치토스트 해주시는겁니까? ㅎㅎ

비로그인 2014-05-29 14:32   좋아요 0 | URL
프렌치토스트 뿐이겠어요~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개에 장조림에~
소시지로 미어터지는 샌드위치~ 계란 후라이 등등...
먹을 건 많고 시간은 짧을 거예요 ㅎㅎ

2014-05-29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29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4-05-3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에 쫓겨 살았어요. 오랫만에 들어왔어요. 오늘에야 말입니다. 같은 마음이에요 락방님.
저 하루에도 열번이상 그만둘까? 생각을 해요. 한데 결국 생각으로만 끝나요.
나혼자면 상관없는데.... 그 외에 이유들이 발목을 잡아요.
걍 나만을 생각하고 확 질러버려야 하나? -> 요렇게 오늘도 생각하고 지나갑니다.
으아~ 서울 가고 싶어요. 그냥 제가 있는 곳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어요.
아 슬퍼. ㅠㅠ

다락방 2014-06-02 15:39   좋아요 0 | URL
버벌님, 버벌님과는 언제나 '오랜만' 이라는 인사를 하게 되네요. ㅠㅠ
그런데 말이죠 버벌님. 우리는 왜 일에 쫓겨 살까요?
저도 제가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뭔가 치여사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여유롭고 평안한 마음으로 지금처럼 먹고살 수는 없을까..요? 그건 불가능한가요?

버벌님 서울 한 번 와요. 서울 한 번 오면 우리 날잡고 술이나 마십시다. 으하하하하.
아님 서울 아닌 다른데서 만나도 됩니다. 전 자유로운 여자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