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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개정2판
모티머 J.애들러 외 지음 / 멘토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평생 책을 얼마나 읽고 살까? 아마 열살무렵 독서라는 걸 시작했다치면 일생 통틀어 오래 살면 한 60 여년 독서를 할 수 있을려나보다. 이미 절반은 까먹었으니 이제 절반의 독서 인생이 남아있는 셈이다. 이 책은 나에게 남은 절반의 삶을 위한 새로운 독서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공격적 독서를 말한다. 아는 얘기, 편한 얘기, 쉽게 읽히는 얘기로 독서의 시간과 노력을 낭비치 말라는거다. 또 내가 아는데까지만 읽는 독서로는 마냥 그 생각에, 그 인생이 되고 말거라는거다. 영어로는 laboring이다. 우리말로는 노고이고 또 애 낳는 산고를 뜻하기도 하는 말이다. 고통스런 노력과 집중, 몇 번 그만두려다 다시 고쳐 앉아 그 뜻을 헤아려보는 독서를 권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을 이루어주는 건 아니다. 책이 나를 변하게 하는건 그것이 살아 숨쉬던, 꼭 말해줄 것이 있던 어떤 사람의 성실한 이야기일 때야 가능하다. 마냥 만나는 사람들과 같은 수다, 그 소리에 그 소리, 누가 했던 이야기인지도 잘 안 떠오르는 그런 글을 읽느랴 얼마 안 남은 삶의 시간을 태워버리는건 너무 아깝다. 성실한 사람의 이야기는 남의 얘기를 각색해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천재성 때문이든, 삶의 고통 때문이든, 또 다른 훌륭한 스승의 영향 때문이든 새로운 이야기, 고통속에 뿜어져 나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런 성실한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왠지 이 책들은 [읽어보긴 해야하는데 이리저리 굴리기만] 한다. 몇줄 읽다보면 목에 걸려 안 내려가는 음식처럼 머리로 들어오지 않고 맴돌기만 한다. 이 책은 이 인생의 스승을 듣는 법을 알려준다. 그들에게 접근하는 방법, 즉 듣는 기술을 가르쳐준다. 희곡이라는 낯선 이야기 방법, 서사시라는 따분한 노래, 철학이라는 주어가 어디있는지 찾기 어렵다는 악명높은 책들. 그들을 듣는 법을 이 책은 말한다. 그들이 분명 우리 인생을 빛낼 보석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거의 확실한 소문임임에도 얻었다는 이는 적다는 것도 정설이다. 그 지도를 이 책은 보여준다.
문득 지난 20여년 읽은 책들이 꽂힌 책꽂이를 본다. 과연 내가 저 책들을 읽었던가? 내용은 무엇이었지? 이제 질렸다 아주... 베스트셀러라는 것들과 이슈라는 책들에. 그리고 나의 수준에 안주하여 감히 팔 뻗지 못하는 독서를 이제 그만 그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