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놀며 배워요 [04/10/12]
15일부터 '2004 파주 어린이책 한마당'

어린이들이 책을 주제로 한 문화행사를 체험할 수 있는 ‘2004 파주 어린이책 한마당’이 오는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에서 열린다.

지난해 이어 두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는 ‘출판도시에서 놀며 배워요’라는 주제로 ‘어린이 도서전’을 비롯해 ▦어린이건축학교 ▦어린이 책의 교실 ▦놀이 한마당 ▦책문화 한마당 등 어린이들이 직접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어린이 도서전은 ‘옛사람과 놀아요’라는 주제로 올바른 역사관과 민족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깨달음을 심어주는 ‘주제관’과 국내외 어린이책 3만여부를 분야별로 전시하는 ‘분야관’으로 나뉘어 열린다.

출판도시 체험 프로그램인 어린이 건축학교에서는 서혜림, 조성룡 등 국내 유명 건축가들이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워크숍을 열고, 어린이들이 직접 집을 지을 수 있는 체험행사가 열린다. 또 어린이 책의 교실에서는 인쇄소 견학을 통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종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파주 출판도시에 입주한 30여개 출판사들이 책 관련 문화행사를 준비하는 ‘책마을 전시회가 각 출판사 사옥에서 열린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문학수첩은 관람객들이 마법사 복장과 가면으로 변장하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해리포터관을 준비했다. 그 밖에 푸른숲은 ‘평화는 힘이다’라는 주제로 사진전과 부모들과 함께 쓴 소망을 담은 연날리기, 사계절의 그림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했다.

이번행사를 준비하는 이건복 조직위원회 위원장(동녘 대표)은 “야외에서 하는 책 관련 문화행사로는 세계 최초이며 올해는 10만명 이상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푸랑크푸르트 도서전 전체 참가자가 평균 16만명인데 비하면 우리나라 부모들의 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부족했던 휴식공간 확보와 이동의 편의성을 높여 어린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문화 체험행사가 될 것”이라며 “지하철역과 출판도시를 오가는 셔틀버스는 물론 출판사 간 이동을 위해 버스를 운영해 참가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 행사는 입장료를 받지 않으며, 어린이 건축학교 등 참여 인원을 제한 시켜야 하는 일부 프로그램은 예약과 소정의 참가비를 받는다. 참가신청은 홈페이지(www.pajucbf.org)나 전화(031-955-0060~2)로 하면 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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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강국 한국의 기회  [04/10/11]
 
한국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앞서가는 것을 젓가락을 사용하는 우리민족 특유의 셈세한 손놀림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우리의 손놀림이 섬세함을 요하는 분야에서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손놀림이 또 하나 빛을 발하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일러스트레이션 분야가 그것이다.

어느 나라나 근래 어린이 책은 일러스트레이션의 예술성과 정교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한국의 어린이 책은 이 분야에서 국제출판계가 항시 눈여겨 볼 정도로 앞서있다. 최근 국제도서전에서 외국출판사로부터 판권을 계약한 책들은 거의 대부분 어린이 책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이야말로 언어가 달라도 쉽게 파고 들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사실 국내 출판계의 ‘큰 손’들은 대개 어린이책에 집중하는 출판사들이다.

한국이 2008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주빈국(主賓國)으로 선정된 것은 바로 한국 어린이 도서의 이같은 우수성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도서 경쟁장인 40년 전통의 볼로냐 도서전은 매년 4월 열리는데, 한국은 올해 ‘팥죽할멈과 호랑이’(웅진닷컴) ‘지하철은 달려온다’(초방)가 이 도서전의 ‘라가치’상 픽션·논픽션부문 우수상을 각각 받았다. 볼로냐 도서전 주빈국 행사 규모는 프랑크푸르트 주빈국행사만큼 크지는 않지만, 우리 문화를 알리는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한국이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이어 2008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도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은 전자제품 등 상품만 수출하는 나라라는 경제적 이미지에 문화적 이미지를 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문제는 또 우리의 ‘준비’인 것 같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행사 준비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파행적인 모습을 반복하지 않도록 정부와 출판계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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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볼돼지
김영진 저 | 길벗어린이 | 2003년 10월
알라딘에 없는 책을 읽다. 의도한 건 아닌데, 그냥 저냥 자료실에 있길래 봤다. 2003년 10월에 나와 1년밖에 안 된 책인데 절판된 걸 보면 뭔가 구리다. 우리나라 작가가 그리고 쓴 작품 치고는 꽤 외국 냄새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던 책. "안돼 데이빗"을 연상시키는 그림톤이 꽤 마음에 걸렸는데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내용은 꽤 단순. 노래 부르는 걸 몹시 좋아하는 돼지가 학교에서 칭찬을 듣자 엄마아빠께 자랑을 하고 싶었으나 결국하지 못하고 상상의 나래에 폭 빠져서 마음껏 노래를 불렀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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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1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찬타 2004-10-1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와~ yukineco님 대단하다. 그런 걸 어찌 그리 잘 아시누? 잠깐 님 서재 들렸다 왔는데, 재미난 글들이 많대요. 레오니오니를 물먹인 책 리스트도 넘 재밌고.... 궁금한 점 시원하게 풀어주셔서 감사해염... 재미난 글 틈틈히 읽을게요~^^
 

[Book World 窓]2004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사치

매년 10월 둘째주 목요일이면 각 언론사의 문학담당 기자들은 긴장 상태에 돌입합니다. 한국 시각으로 저녁 8시면 어김없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관련 1보가 한 줄짜리 문장으로 외신을 타고 날아들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불과 두 시간여 만에 관련 해설기사를 작성해야 하는데 다행히 수상자가 널리 알려진 인물이어서 자료 확보가 용이하면 모를까,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문인일 때는 당황하게 마련입니다.

엊그제 발표된 금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엘프리데 옐리네크도 우리에게 그리 익숙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인터넷 시대여서 옐리네크는 쉽게 정체를 드러내더군요. 하룻밤을 지새고 나니 속속 날아든 외신들은 그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과 근황들을 자세하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가 ‘사회 공포증’을 앓고 있어서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할 예정이며, 생계를 꾸리기 위해 근년에는 번역 일에 매달려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어느 인터뷰에서 “가장 큰 사치는 그저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것”이라고 밝혔더군요. 다행히도 옐리네크는 15억원에 이르는 상금을 받게 돼 이제 그 사치를 누릴 수 있게 된 겁니다.

노벨문학상까지 받을 정도로 지명도 높은 작가도 “쓰고 싶은 글만 쓰고 싶다”는 소망을 말할 정도라면 문인의 길이 얼마나 많은 희생과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물론 어떤 글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강자의 편을 드는 것은 문학이 아니다”고 말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할 만합니다. 아무도 문인들에게 희생과 용기를 주문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본인들이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이지요. 문학이 시장에서 죽었다고 하소연하는 한국 문인들에게 독자와 타협하지 않는 글쓰기로 일관하다가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옐리네크의 사례는 약일까요, 아니면 오히려 독일까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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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출판전망대]'상상+현실=팩션' 의 시대  [04/10/09]
 
지식 '편집' 이 능력이다

이 글을 읽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가 ‘e-콘텐츠’의 중독자일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거나 회사에 출근하면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켠 다음 무엇인가를 뒤진다. 그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키워드’다. 나는 이런 습관에 감히 ‘검색형 독서’라는 명패를 붙여놓고 이런 습관이 책 문화를 어떻게 바꿔놓을까를 몇 년째 고찰해왔다. ‘원 테마 잡지’도 몇 년째 펴내고 있으며 <21세기 지식키워드 100>이나 <21세기 문화키워드 100> 같은 단행본도 만들어 세상의 반응을 떠보았다.

그 결론은 이렇다. 지금 책 시장은 철저한 분할과 통합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키워드 100’에 들어있는 키워드들은 모두 한 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난다. ‘개론’이니 ‘원론’이니 하는 책들은 어느 틈에 사라지고 하나의 키워드가 제목인 책만 넘쳐난다. 이런 경향은 실용서 영역에서 시작되어 이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일상화되고 있다.

책의 제목이 ‘파트워크’형 정보로 잘게 쪼개지는 대신 설명하는 방식은 통합적이다. 가령 <한낮의 우울―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의 모든 것>(민음사)은 과학, 철학, 역사, 정치, 문화적인 모든 지식을 통합해 우울증을 설명한다. 이런 서술이 가능해진 것은 네트워크와 디지털로 대표되는 정보기술혁명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 패러다임에서는 우울증과 같은 하나의 ‘단서’를 실마리 삼아 인터넷에서 자기 멋대로 여행(서핑)하다가 인류가 이미 생산해놓은 ‘충분한 지식’을 활용해 자기 나름의 상상을 통해 한 권의 책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앤드류 솔로몬은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다. 지금은 대학에서 우울증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그처럼 책의 지은이는 ‘정상’이나 ‘중심’을 향해 외길을 파던 ‘계단식 사고’의 소유자가 아니라 거미집처럼 널려있는 지식을 자유롭게 ‘편집’할 줄 아는 ‘거미집 사고’의 소유자들로 바뀌어가고 있다.

정보를 편집할 수 있는 능력(리터러시)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그것은 끝없는 자기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 그런 노력을 하고자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소설이 바로 ‘팩션’이다. 사실적 상상력인 ‘팩트’와 허구적 상상력인 ‘픽션’이 하나로 결합(퓨전)돼 간다는 것은 나도 몇 년 전부터 글을 써왔지만, 팩션이라는 단어와 그 의미에 대해 확실하게 인식한 계기는 김성곤(서울대 영문과) 교수의 최근 글에서였다.

팩션은 지금 소설시장에서 질풍노도와 같다.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베텔스만코리아)는 이미 70만 부를 넘어섰다. 그의 최근작 <천사와 악마>는 국내에서 출간하자마자 초판 6만 부가 다 나가는 바람에 10만 부를 다시 발행했다. <단테클럽>(매튜 펄, 황금가지), <진주 귀고리 소녀>(트레이시 슈발리에, 강), <4의 규칙>(이안 콜드웰 외, 랜덤하우스중앙), <임프리마투르>(리타 모날디 외, 문학동네) <곤두박질>(마이클 프레인, 열린책들) 등 팩션형 소설들이 연이어 출간되며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 소설들은 한결같이 한 사건을 실마리로 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설이 전개되면서는 사건해결에 필요한 수많은 단서가 제시된다. 그 단서를 통해 독자는 마음껏 자기 상상을 하며 사건을 해결해 간다. 물론 그 상상은 “현실과 상상, 의식과 무의식, 과거와 현재, 진실과 허구” 사이의 모든 구분을 허무는 것이며 모든 정보를 통합한다. 이처럼 인터넷에서 시작된 ‘검색’의 습관이 이제 소설시장의 판도마저 바꿔놓고 있는 셈이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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