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인베스트먼트, 출판지주회사 설립추진  [04/10/20]
 
새빛인베스트먼트(대표 전익균)는 오는 11월중에 출판지주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의 출판사업팀과 관계사인 새빛컬쳐, 그리고 출판업계에서 전문 출판사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규장각 등 몇개의 출판사 등과 상장사나 등록사를 모회사로 하는 출판지주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설립되는 출판지주회사는 경영경제, 어학 등 학습, 어린이 및 유아, 사회 및 교양부문에서 전문 출판사로 활동중인 회사들을 지주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전익균 새빛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존에도 출판지주회사의 추진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 출판지주회사 설립은 각 회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획, 유통, 편집, 마케팅등에서 체계적인 출판시스템을 도입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출판업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설립되는 출판지주회사에는 신현만 한겨레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큐앤에스 최웅수 대표이사, 김채환 법률저널 대표이사, 전효관 시민문화네트워크티팟 대표, 명리학자인 김태규씨등 다양한 출판 및 언론전문가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빛인베스트먼트는 경영 컨설팅업체로 최근 출판사업을 본격화해 '1%의가능성에배팅하라', '코스닥M&A여행' 등 경영경제부문 베스트셀러를 출판한바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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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두의 독서교실]삶의 교과서 '헬렌 켈러-A Life' [ 04/10/15]


읽다 보면 아주 천천히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연필로 밑줄도 치고, 슬쩍 윗부분을 접어놓게 되는 책. 나도 모르게 여백에 몇 자 끄적거리고, 포스트잇을 붙여 비쭉 빼내기도 하는 책.

‘헬렌 켈러-A Life’(도로시 허먼 지음, 미다스북스)가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 하는 3중 장애인인 헬렌 켈러의 삶을 그린 평전이다. 평전은 전기의 일종이지만 저자의 평가가 강조된다. 즉,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평가가 곁들여지는 평전은 그 주인공과 저자, 독자의 시각이 어우러지면서 의미와 정서의 독서 체험을 독특하게 형성하는 장르다.

저자는 4년에 걸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헬렌 켈러의 삶을 철저하게 재구성한다. 당사자라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객관적 사실을 고스란히 복원해내며 헬렌 켈러와 그 주변의 인물들, 당대의 현실을 손에 잡힐 듯 펼쳐내는 것이다. 여기에 삶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암시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빨리 읽기란 그리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아는 헬렌 켈러란 지극히 단편화된 이미지에 불과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이를테면, “볼 수만 있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결혼을 하고 싶어요”라고 고백하는 헬렌의 평범한 모습에 이를 혐오하면서 극력 반대한 어머니 켈러 여사의 이기심이 겹쳐진다. 또한 스물 한 살의 어린 나이에 헬렌을 만나 죽을 때까지 그녀의 삶을 좌우한 교사 애니 설리번의 양면적 태도가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그녀는 헬렌에게 세상을 열어줬지만 헬렌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려고 했다. 심지어 헬렌이 원하지 않는 순간에도!) 여기에 그녀를 자기들의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규정하려 했던 수많은 불순한 시도들.

생존을 위한 투쟁, 새롭게 열리는 또 하나의 세상,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 내가 꿈꾸는 세상 등. 연대기처럼 펼쳐지는 이 평전의 소제목들만 읽어도 헬렌 켈러의 삶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지 깨닫게 된다. 그러나 저자 도로시 허먼은 헬렌 켈러, 즉 모든 이 세상의 장애인들이 진정으로 꿈꾸는 것은 자유와 평범한 삶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깨우쳐 준다. 후각과 미각, 촉각 그리고 수화와 점자, 입술 읽기로 세상을 읽고 배우고 헤쳐 나간 헬렌 켈러는 우리들 모두가 이른바 정상(正常)이라는 것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를 마련해 준다. 또한 신비화된 성인이 아닌 늘 흔들리는 인간으로 그려지고 있기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청소년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삶의 교과서로 새롭게 다가온다.

최근 독서인증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워낙 책을 안 읽으니 그렇게 해서라도 읽히고 싶단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며 시험 문제를 떠올려야 한다면 나는 차라리 이 책을 불태우겠다. 책읽기는 영혼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즐겁고 고귀한 정신적, 실천적 행위다. 특히 푸른 영혼들에게는 더더욱!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숭문고 교사)=조선일보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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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0. 20.


나이 서른에 접어들면서 돈 한 푼 모아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부랴부랴 재테크에 관심을 가졌었다. 이게 지난해 말 무렵이었다. 장기주택마련저축 통장을 만들고 주택청약부금인지 적금인지도 가입하고, 보험에도 들었다. 그리고는 한참을 잊고 있었다. 다달이 빠져나가는 돈들이 막연한 내 미래를 빛나게 하리라는 역시 막연한 꿈만 꾸면서.
그리고는 일년이 흘렀다. 올해는 10억 만들기 열풍이 지나갔다. 왠지 뭔가에 뒤쳐져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열심히 저축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성취감이 없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또 막연하게 느꼈다.
그래서 재테크 책이란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오래 전에 베스트셀러가 된 터라 이미 읽었고, 그림책으로 나온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도, 만화로 나온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도 재미삼아 읽었다. 그리고는 <150만원 월급으로 따라하는 10억 재테크 >와 같이 10억 만들기 어쩌구 하는 책들을 드문드문 읽었는데, 자극은 많이 되었으나 영 깨림칙했다. 다음 카페에 가서 짠돌이들은 어찌 사나도 봤는데 역시 재미없어 보인다. 마치 돈을 모으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인양, 쓸 거 안 쓰고 즐길 거 안 즐기고 돈 모으는 것이 삶의 목표인양 떠들어 댄다. 이렇게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면 뭘하나? 돈 모으는 재미만으로 만족하기엔 너무 재밌는 게 많지 않은가? 나는 맛난 것도 먹고 싶고 재미난 영화도 보고 싶고 신나는 음악도 여유롭게 책도 읽고 싶단 말이다!
졸라 아껴서 모으고 불리고 모으고 불리고 또 모으고 불리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책들을 보면서 꼭 이렇게 살면서 돈을 모아야 하나, 싶은 회의 같은게 느껴졌다. 그래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 단기적으로 목돈을 만들고 불리라는 정도의 지침은 참고가 됐다.
그리곤 부모편과 자녀편으로 나뉘어 나온 <부자 가족의 경제 교과서>를 읽었다. 역시 별달릴 도움이 되지는 않는 책이다. 돈을 모으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돈을 모으지 못했을 때의 실패담을 장황하게 늘어놓았고, 다른 책과 별다를 것도 없었다. 그래도 금융지식을 늘리라는 말엔 공감. 하여 하루 30분 정도는 금융지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읽기로 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책 한 권. <젊을 때 시작하라 - 부자가 되고 싶은 젊은 바보들을 위한 book >. 이 책에서는 또 무슨 소리를 하려나 별 생각없이 집어들었다. 기대감이 적었던 탓인지 꽤 괜찮다.
10대 청소년의 금융지식을 늘려주기 위해 쓴 책 같은데, 돈을 모으는 것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함임을 계속해서 상기시킨다. 다른 책들처럼 허리띠를 졸라매고 150만원으로 120만원을 저금하라고도 하지 않는다. 돈을 모으는데 시간이라는 개념을 넣어 지금의 작은 돈이 얼마나 큰 돈이 될 수 있는지 복리의 마술을 보여준다. 하여 10년이상의 장기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돈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곧 돈을 버는 것임을 상기시킨다. 흔히 우리에게 주식은 위험천만한 것,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것이지만 저자들은 시간과 약간의 돈, 그리고 인내력만 있으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리로 나를 안심시켜줬다. 그래서 다른 책을 읽고나서의 느낌, 그러니까 돈을 모으기 위해서 안달볶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게 해 준다. 실제로는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1/3밖에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왠지 다 읽고 나면 꽤 괜찮은 금융지식 한 토막을 얻을 것 같은 기대가 든다. 당분간은 계속해서 재테크 관련 책을 뒤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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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20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탈무드만 봐도 알 수 있죠. 돈이란 나무 꼭대기의 가지를 쥐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움켜 쥐는 방법 이것이 정도지요. 가늘고 길게 사는 일과 꾸준히, 열심히... 이것만 알면 돈은 풍족하게 쓰지 못할지라도 곤궁하게 살지는 않게 된답니다^^

찬타 2004-10-2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물만두 님은 벌써 통달했고나... 나도 도인의 길로 접어들어야징~

물만두 2004-10-2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돈 땐전 한푼 없고요. 동생들 교육중입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2004. 10. 19]

지난 2001년 1월, 영국의 진보적 신문인 <가디언>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의 시선을 문득 멈추게 한 그 기사의 제목은 “인간이 된다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Being Human is not a Crime)“.
28살인 빈센트 베델이 ‘풍기문란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는데, 열두 명의 배심원들 중에서 열 명의 지지를 얻어서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런던에서 나체로 “너 자신이 될 자유”(Freedom to Be Yourself)라는 캠페인을 벌이다가 여섯 번 구속되었는데, 처음으로 정식재판을 받게 된 것이라고 한다. 정식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던 그 순간 그는 “인간이 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기뻐하였다고 한다.

영국은 1986년 제정된 ‘공공질서법’에 의하여 공공장소에서 나체로 있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1997년부터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하며, 공공장소에서 나체를 금하는 법의 폐지를 우선적 목표로 삼고 있다. 그가 이러한 캠페인을 시작한 동기는 자신의 몸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몸의 불완전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두려움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임을 자신의 경험을 통하여 깨닫고 이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의 소망처럼 원하는 장소에서 옷을 입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이 문명사회에 자리잡기는 좀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그는 ‘인간됨의 의미는 무엇일까’에 대하여 나름대로 새롭게 생각해 보게 한다.

내가 새삼 이 오래 전 기사를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은 ‘대학입시제도의 개혁과 고교등급제금지’를 촉구하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이 처음에는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이제는 자리를 옮겨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외롭게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이다. 입시제도의 문제들은 하도 많이 지적된 것이어서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참교육’의 필요성에 대하여 이제 무감각해지고 또한 무관심해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한국사회에 이처럼 심각한 고질적인 병폐가 어디 또 있을까 싶다.

내가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 당시 초등학생이고 중학생이던 두 아이들에게서 가장 자주 들은 말은, ‘학교에 가면 나는 인간이 아니야’였다. 부모를 따라서 영문도 모르고 독일과 미국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귀국한 아이들이, 정작 자신들의 고국에서 학교에만 가면 ‘나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느끼고 있다니!

“인간이 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인권’에 대한 한 사회의 인식의 척도를 드러낸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책상 앞에 붙어앉아 있어야 하는 기계적 삶을 살면서, 중층적 패배의식에 사로잡혀서 일상적 삶을 살아야 하는 한국의 입시제도를 통해서 철저히 박탈되는 아이들의 ‘인간이 될 권리’는 누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보상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영국의 빈세트 베델이라는 사람은 국가가 만든 법이 자신이 ‘생명을 지닌 살아있는 인간’임을 당당히 표현하는 데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고 나체로 그 법의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였다. 나는 인간됨의 의미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하여 취한 저항에 대하여, 그것이 사회적 관습에 어긋나고 국가가 정한 법에 어긋나고, 또한 사회에 ‘해악을 가져오는 행위’라고 고발 받았어도 당당히 무죄를 선고한 그 제도적 벽들의 ‘틈새’-그 틈새들을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확대하는가에 관심을 가진다. 그 틈새를 조금씩이라도 확대하고 마침내는 그 틈새들이 새로운 제도로 정착될 수 있을 때, 우리 한국의 아이들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외칠 수 있지 않을까.

강남순/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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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사상감정 ‘21세기의 코미디’  [04/10/19]
 
공안당국 냉전잣대 “시대착오” 비판빗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군주론>, <소크라테스의 변명>, <오래된 정원> ….
국군기무사령부가 최근까지 경찰청 산하 공안문제연구소에 사상 감정을 의뢰한 도서목록을 본 학자와 학생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학생들은 “공안당국이 시대착오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정화(23·서울대4)씨는 “대학 강의에서 교재로 사용했던 책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신입생 때부터 봐왔던 책들을 새삼 사상 검증의 대상으로 삼는 공안당국의 시대인식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정해영(27)씨는 “황석영씨의 소설 <오래된 정원>은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동인문학상 심사 대상에 거론되기도 했던 작품”이라며 “보수언론마저 ‘인정한’ 작품을 공안당국이 걸고넘어지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공안연에 의뢰된 서적들
고전·대학교재 수두룩
‘프로테스탄티즘 윤리‥’
찬양·고무 판정 최악

노엄 촘스키의 <언어학>과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행위론> 등이 저자의 ‘이름값’ 때문에 내용과 상관없이 ‘고초’를 겪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많았다. 이상길 성균관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공안당국은 저자를 ‘좌파’로 미리 규정해 놓고 책 내용과 상관없이 그 사람의 사상체계 전체를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세금으로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이 상식적인 수준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어이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안기관들이 ‘상상적’ 위험을 조장해 설자리를 잃어가는 자신들의 위치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찬양·동조 혐의로 판정된 것에 대해 해당 출판사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책을 펴낸 문예출판사 전병석(68) 대표는 “1988년에 초판을 낸 뒤 지금까지도 대학 강의용으로 연간 1500부가 나갈 정도로 고전 중의 고전”이라며 “이런 나라에서 책 펴내는 일을 해야 한다니 웃음만 나온다. 외국에서 우리의 이런 현실을 알기라도 할까봐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성호 연세대 교수(정치학)는 “막스 베버의 책은 마르크스에 대한 반론인데 그런 책을 찬양·동조라고 판단을 내릴 정도라면 감정의 신뢰성이나 일관성이라는 게 참 의심스럽다”며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말했다.

한상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고 학문 세계의 기본상식을 무시한 것이어서 코멘트할 가치도 없다”며 “이미 살고 있는 시대가 이념적으로 개방적인 시대인데 사회과학의 고전들을 검열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사회학)도 “30년 전에 교단에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교재로 썼지만 당시에도 이적물 심의 대상에도 들지 않았다”며 “이제 와 ‘찬양·동조’라니 분명 착오일 것”이라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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