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초밥왕 1 - 애장판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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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완결되지 않은 만화책을 보는 건, 일을 본 후 밑을 딱지 않은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유명세 때문이었을까. 나는 <미스터 초밥왕>이 너무도 당연히 완결된 것이라고 착각했다. 두툼하고 묵찍한 것이 읽고난 후 포만감도 느껴질 것 같았고,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한번 읽어 보라고, 재밌다는 추천을 받았던 만화. 머뭇거림 없이 그냥 뽑아들고 나왔다.

처음으로 돈이란 걸 내구 빌려 본 만화책이었는데(사실 나는 주로 만화를 무진장 좋아라 하여 소장하고 있는 인간들 옆에 기생하며 콩고물을 얻어 먹는다. 여태까지 내가 읽은 만화의 90%는 모두 옆구리 쿡쿡 찔려 얻어 본 만화들이다.. 한 달 전쯤에 만화방이란 델 가 봤었는데.. 그곳에서 먹은 라면은 정말 맛있었다.) 완결되지 않은 만화라니, 이 아쉬움과 다음에 읽을 때의 당혹스러움을 어찌할꼬. 아쉬움을 뒤로 하며 11권을 덮었다.

<미스터 초밥왕>은 꽤 재밌는 만화다. 초밥을 만드는 장인들의 정신과 좀더 나은 요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그들의 끊임없는 도전. 거기에 천부적인 명석함과 성실한 노력파인 주인공 쇼타가 초밥의 달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에선 삶의 에너지가 팍팍 풍긴다. 신인초밥왕 대회에 관한 내용이 너무 늘어지면서 비슷하게 되풀이 되는 초밥 솜씨 겨루기가 꽤 지루하여 재미없게도 보였지만, 대회가 끝난 후 찬타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한 데 어우지면서 다시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까 궁금하게 만든다..

먹는 사람에게 가장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싶다는 요리사들의 마음. 요리에 별로 관심이 없던 내게 맛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약간의 관심이나마 갖게 해 주었다. 참.. 미스터 초밥왕을 읽으면서, 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졌다. 빨랑 돈모아서 참치 대뱃살 초밥을 실컫 먹구 싶다. 질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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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톨드 미 Papa told me 1
하루노 나나에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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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노 나나에의 <papa told me>를 20권까지 읽다. 스무 권의 책의 분량만큼이나 다양한 삶이 담겨 있는 책. 어찌 보면 소외되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풍겨야만 할 것 같은, 아빠와 초등학생 딸로만 이뤄진 한 부모 가정이 너무너무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30대의 잘 생기고 이름있는 프리랜서 작가 마토바 신키치와 생각이 깊고 새로운 것들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해대는 마토바 치세. 이 책 속에는 화려하게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혹은 매우 정상적이라 여겨지는, 그야말로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현실 속에서는 어디선가 조금씩 상처받고 소외되었을 법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이혼한 가정의 아이라든지, 구청장직을 은퇴한 후 정원의 꽃을 관리하고 있는 아저씨라든지, 하고 싶지 않은 결혼을 정략적으로 해야 하는 어떤 여인이라든지, 떠돌이 마술사라든지, 볼품없는 슈퍼마킷 배달부라든지, 해체된 밴드의 뮤지션이라든지, 평범한 여인의 길을 택한 공주라든지, 또 든지... 수많은 사람과 사물 속에서 치세는 끊임없이 그들에게 말을 걸며,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공유한다. 사랑하는 법을 아는 아빠와 아빠를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기억하는 딸. 이 둘이 만나는 세계는 결코 환상적이지도 않으면서 따뜻하게 맺음을 한다. 참 멋찐 한 쌍의 부녀다. 언제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그래서 절대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싶은, 또 하나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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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박연 옮김 / 세주문화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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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메디컬공상추리만화 정도? 순간순간 재밌게 읽었는데.. 시간을 너무 끌면서 읽어댄 까닭에 명확하게 주제의식이 들어오진 않는다.. 인간을 조작(=실험)하지 말라는 건가? 인간이란 존재는 타자에 의해 기억될 때만이 자신의 존재를 입증시킬 수 있고 존재의 의미를 가져갈 수 있다는 건가.. 절대악과 고뇌하과 갈등하는 선과의 승부.. 물론 갈등하는 선이 이겼다.. 꽤 스토리가 재밌긴 했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에너지를 빌려올 수가 없었던 만화.. 따라서 내겐 잠시의 읽을거리로써의 기능이외의 역할은 하지 않은 만화다... 암튼간.. 며칠간의 읽을거리를 제공해준 후배 녀석에게 감사..(에너지를 못받았다는 것 뿐이지.. 재미가 없었다는 건 아니란다, 여전히 내 취향이란 건.. 열심히, 그것도 조홀라 열심히 살며 자신의 한계를 극한까지 밀어부치는... 불굴의 인간들의 삶의 모습을 그린 만화 쪽인 것 같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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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왕님 1
야치 에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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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코 야치의 내일의 왕님을 다 보다.. 마지막 작가의 후기를 읽으며, 뭔가를 만든다는 건, 만드는 이가 그것에 몰입하여 푹~빠져들어보지 않고는 안되는 일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명가의 술>에서 느꼈던 작가의 술에 대한 몰입엔 못 미치지만, <내일의 왕님>을 만들기 위해 작가가 연극에 대해 노력했을 것이 상상이 간다. <명가의 술>처럼 이 만화도 내게 매우 큰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했다. 순간순간 되새기게 되는 몇몇 구절들이 특히나 현재의 내 상황과 잘 맞아 떨어져서 힘을 북돋워줬다..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유형은, 약간의 재능을 타고난 왕 성실파에 승부욕 캡인, 몰입의 달인인 그런 사람들인가보다.. 명가의 술에서도, 내일의 왕님에서도 주인공들은 '불끈'하고, 깨지고,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끊임없이.. 한발짝씩 나가고 있다.. 아마도 나 또한 그러고 싶은 것 같다. 내 동경의 대상들이 만화 속에 있었다는 것. 그것을 안 것만으로도 참 큰 소득이다. 그 만화속 캐릭터들이 때때로 내게 힘을 준다. 위로와 함께...

참. 내일의 왕님 내용은, 그러니까.. 시골 촌뜨기 대학 1년생이 어느날 연극 한 편을 보고나서 그쪽 세계에 빠져들어 좌충우돌하다가 결국 모.. 재능을 인정받는다는 내용. 물론 그 사이사이에 절대 진하지 않은, 그러나 설레게 만드는 연애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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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술 2부 1
오제 아키라 지음, 박윤정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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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까지 보고, 마지막 한 권을 아직 구하지 못해 못 읽었는데... 20세기 초 2차대전 당시의 일본시대상과 술짓기를 열심히 융합해 놓았다.. 1부의 여주인공 나츠코가 자신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는데.. 1부에 비해.. 모랄까 그냥 감동이나 흥분없이 마냥 술술 나오는 옛 이야기를 무릎배고 누워 주어듣는 그런 기분이다.. 1부에 워낙 매료되어서인지.. 2부는.. 그러니까.. 별로였다... 때때로 20세기 초까지의 여성이란 보잘것 없는 존재, 부정한 것으로 인식되었던 존재였다는, 그래서 그 시대의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희생자여야만 했다는 모랄까.. 약간의 페미니즘 냄새가 나는 만화였다.. 그러나.. 여전히 이 만화를 읽으면 느낀 건.. 난 사회상도 시대상도 관심없다는 것.. 인물... 삶을 살아내는 인물의 땀이 보이지 않는 만화 이외엔, 내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만화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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