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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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네 명의 셸비 남성이 본인의 자치 지구로 도주하려던 루이스 A.클라크(수요일 기사 참고)를 체포 한 후 공격을 당했습니다. 클라크는 자신의 아내와 우체국 동료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의 주요 용의자였습니다.]


생존자의 말에 따르면 네 명의 남자가 하루 종일 돌아 다니며 수색 작업을 지원 했지만 용의자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들 네 명의 남자는 클라크와 그가 알 수 없는 이유에서 데리고 있었던 새끼 엘크를 트럭 짐 칸에 싣고 마을로 돌아 가는 길에 열 두 살이나 열 네 살 쯤 된 인디언 소녀로 추정되는 아이가 트럭에 올라 타 있었다.

사건 보고에 적힌 생존자의 말에 따르면 운전자가 트럭 위에 올라탄 아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차의 속도를 늦추며 아이의 존재를 외부 차량에 알렸다는 진술이 담겨 있다.



엘크 마을에서는 매년 끔찍한 장면이 너무 자주 되풀이 된다.

지난 몇 년 간 사냥꾼들의 비통에 찬 울부짖음이 숲을 뒤흔들었다.

- 돈 라우바흐와 마크 헨켈 <엘크 이야기>

10년 전 금지된 구역에서 엘크 떼를 사냥한 캐시, 리키, 루이스, 게이브는 치기 어린 젊은 날에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꾸려가고 있던 중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는 시즌의 마지막 날, 네 명의 원주민 남성은 엘크 떼를 사냥할 계획을 세운다.

이들은 지난 시절 처럼’ 추수 감사절 선물로 마을의 노인들에게 엘크 고기 주겠다고 계획하고 사냥 금지 구역으로 들어간다.


[루이스는 엘크가 죽었다고 확신한다. 10년 전 이 엘크를 죽인 건 그였기 때문이다.

엘크의 가죽은 여전히 차고에 놓인 냉동고 안에 있다.

엘크의 노란 오른쪽 눈.....예전에도 저렇게 뜨고 있었나?

엘크가 눈을 깜빡이자 루이스는 자기도 모르게 스읍 소리를 내뱉는다.]

새하얀 눈으로 가득 찬 숲 속에 울려 퍼진 총성 한 발이 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살해 사건이 발생한다.

네 사람은 이 사건을 실수로 묻어두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10년 후, 네 사람 중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두 사람에게 10년 전 환영 속 그 인물이 다가 온다.


[사람의 것이 아닌 머리를 달고 있는 여자다.머리가 너무 무겁고 너무 길다.

미간이 넓은 자신의 눈을 그에게 붙박으려는 듯 그녀가 몸을 돌렸을 때 루이스는 그 여자를 보지 않기 위해, 숨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지만 너무 늦고 만다. 이미 10년이나 늦었다. 그가 방아쇠를 당긴 순간 부터.]


엘크의 어미는 자신의 새끼를 보호 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굽으로 상대를 차버리며 으르렁 거리며 이빨로 물고 찢어 버린다.

하지만 상대가 총을 들었을 때는 어떤 방어도 소용이 없다. 총을 든 자에게 쫓기는 순간 어미 엘크는 아기 엘크를 데리고 무리 가운데 숨어 버려야 한다.

이동 중에 사냥꾼의 냄새를 맡는 즉시 달아나는 엘크들, 그 날의 기억은 무리들에게 각인되어 트럭이 절대로 올라 갈 수 없는 고산 지대로 달아나 버렸다.

어느 날 트럭 한 대가 그곳 ,엘크 무리들이 서식하고 있는 고산 지대까지 올라 왔다.


[무리가 반드시 지키는 또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절대로 한 장소에 머물지 않는 것이다. 언제나 계속해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우선 8 학년 지리학 수업에 앉아 있는 새끼 한 마리-새끼가 아니라 여자아이, 여자아이, 여자아이,여자아이를 찾아야 한다.]


이 여자 아이의 아비는 아이가 기억하고 있는 그 남자로 10년 전 괴물 같은 검은 형체로 하늘을 등지고 선 채 눈 내리던 경사지를 올려다보던 그 남자다.

죽은 자는 산 자들에게, 아니 살아 있어도 깨어나지 못한 자들에게 의심과 두려움, 죄책감과 공포의 얼굴로 나타나 10년 전 완벽한 복수를 위해 복수의 화신이 되어 이들의 삶에 나타난다.

[눈 위로 엘크 발자국이 보인다. 제법 큰 암컷 엘크 다. 리키를 보려고 그를 따라온 것처럼 길을 따라간 자국이 나 있는데, 꽤 무거운 엘크 다. 게이브는 오른쪽 집게 손가락을 발굽 자국에 갖다 댄 뒤 에르 발을 가진 작은 말이 사람을 태우고 지나간 건 아닌지 생각한다.]


루이스는 아내와 동료 중 누가 ‘엘크 머리를 한 여자’인지 의심하고 , 친구 캐시와 게이브는 서로를 의심하며 엘크 머리를 한 여자가 파 놓은 함정으로 속으로 빠져든다.


[그는 전적이 좋지 않은 인디언이기 때문에 부족 경찰이 출두했기 때문에 친구의 약혼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이 나갔기 때문에 그의 살인자 친구가 얼마 전 총에 맞아 죽었기 때문에 백인인 딸의 새 아빠가 그들의 땅을 가져가고 그들에게 나쁜 고기를 먹였기 때문에 수렵 감시관이 그의 고기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가 총을 훔쳤다고 그를 신고 했기 때문에 총에 전쟁의 유령이 씌였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진실을 서로 외면 했던 이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 잡혀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무겁고 긴 머리의 여자 엘크의 얼굴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는 너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지 않을 것이다. 평생 그는 잘못된 곳을 바라봤다.”


‘엘크 머리를 한 여자’라는 불가해한 인물과 살인을 저질렀던 과거의 공포가 서로 맞물리면서 과거 역사에 남았던 폭력의 흔적, 야만의 시대 잔혹하게 죽임을 당했던 원주민들의 삶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소총은 너에게서 비켜 있지만 그의 몸에서 나온 붉은 피가 튀면서 너의 얼굴을 적신다. 너는 피를 핥는 대신 닦아낸 뒤 저기 깊은 어둠 속에 자리한 도로와 캐틀 가드를 내려다본다. 이제 한 명 남았다. 해치지 않겠다고 방금 약속한 한 명. 새끼를 죽이는 건 최악 중의 최악이다.]


“좋은 인디언은 오로지 죽은 인디언 뿐”이라는 백인 관중들이 조롱 섞인 노래를 듣고 서도 코트에 서서 공을 쥔 인디언의 후손 데노라


“덤벼 봐, 데노라는 머릿속으로 중얼거린 뒤 골대를 향해 또다시 공을 던진다. 좋은 인디언은 오로지 죽은 인디언 뿐이라면 자신은 최악의 인디언이 되리라.”


농구와 비슷한 게임을 해왔던 북미 원주민들, 엘크 대 학살 처럼, 침입자이자 정복자 백인들에게 짓밟히고 죽임을 당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폭력의 고리들,오랜 세월 축적 되어 쌓여진 피의 분노, 원한, 고통들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온다.


[엘크 머리를 한 여자는 그의 의도를 이해한다. 달아나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며 그 대신 몸을 돌려 새끼를 감싼다. 경사지를 등지고 선 채 자신의 몸이 새끼를 안전하게 지켜줄 만큼 두툼하기를 바란다. 어미 엘크 라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는가?]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 죄악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대가를 치러야 할까?


[암컷 엘크는 눈에서 일어나 새끼를 향해 몸을 숙이고 새끼가 뒤뚱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새끼의 얼굴을 핥는다. 그 모습을 끝으로 둘은 자취를 감춘다. 어미와 새끼는 잔디를 찾아 떠난다. 그곳에는 그들과 함께 모든 계절을 나기 위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무리가 있다.]


농구 코트 장에 선 원주민의 후손 데보라는 4년 후 자신이 속한 팀이 두 번의 연장전 끝에 주 우승을 놓쳤지만 ,농구를 향한 사랑, 자신의 피 속에 흐르는 인디언의 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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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03 11: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 죄악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대가를 치러야 할까?‘
아마도 양심의 메아리가 울리는 시간동안이 아닐까 싶네요.

표지를 보고 올가 토카르추크의 작품<죽은 이들의 뼈 위로..>가 생각났어요^^*
상을 많이 받은 미국작가의 호러소설이군요!

scott 2022-05-03 23:01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양심의 메아리!
하지만 이런 메아리 못 듣는 이들이 많이 있죠 ㅎㅎ

저도 이 책 표지에 확! 꽂혀서(올가 토카르추크 작품 스타일인줄 알고 냉큼 ㅋㅋ)

상을 많이 받은 작가, 극찬 받은 작가인데
제 스스로 이 책의 스토리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모르겠네요
미국 북미 원주민의 이야기가 중첩되어 있어서 ㅎㅎ

잘잘라 2022-05-03 12: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택시 기사를 멧돼지로 오인하여 방아쇠를 담긴 사람이 구속되었다는 기사를 본 직후에 이 글을 읽어서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 없어서, 그래서 담아갑니다. 책을 사는 이유는 정말 너무나도 많이 발생합니다. 😂

scott 2022-05-03 23:02   좋아요 3 | URL
잘잘라님 댓글 읽고 기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경찰소에서 허락 받고 멧돼지들 출몰하는 곳에서 쏜 사람이
택시 기사님 ㅠ.ㅠ

총기 사용이 자유로운 미국땅
지난 시절 짐승 사냥하듯
미 대륙 땅의 주인들을 죽였죠 ㅠ.ㅠ

새파랑 2022-05-03 12: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엘크가 사슴? 비슷한 동물인가보군요 ㅋ 엘크머리를 한 여자는 누구일까요? 🤔 역시 죄를 저지르면 편하게 살 수 없습니다~!

scott 2022-05-03 23:05   좋아요 4 | URL
‘말코손바닥사슴‘을 엘크로 부르는데
요 사슴 털이 엄청 폭쉰해서
북미 인디언들이 사냥해서 가죽 신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새파랑님이 언급 하신 문장에
이 책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 단서가 담겨 있어서
😆👀

페넬로페 2022-05-03 23: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약간 으스스한 내용 같아요.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아요~~
인디언과 백인과의 관계, 어떤 실수들이 얽혀 악이 발생하고 거기에 따른 응징들~~
엘크에 대한 이미지로 연결된 것들이 흥미로워요^^

scott 2022-05-03 23:12   좋아요 5 | URL
응징!ㅎㅎ
은 생각 보다 미약하지만

인디언들의 삶은 비참했고 백인들은 잔인했습니다 ㅠ.ㅠ

희선 2022-05-04 01: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모른다고 지은 죄가 사라지지 않을 텐데... 죄를 지으면 평소처럼 살기 어려울 것도 같은데...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건 어떻게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것도 책임이 있다고 한 말 본 적 있군요 페넬로페 님이 쓰신 글이었던 것 같네요 사냥도 그렇게 좋은 건 아닌 듯해요 아주 오래전에는 그렇게 살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러다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니...


희선

scott 2022-05-04 16:29   좋아요 3 | URL
일단 총기를 소재의 자유를 주면 반드시 사고가 발생 하는 것 같습니다
광활한 미국땅의 영토 확장 정복의 시작이 총으로 시작 되어서...

총에 대한 무서움 공포 잔혹함에 무신경이 된 듯,,

희선님 말씀이 맞습니다
인간이 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한다고 마구 잡이로 사냥을,,,






mini74 2022-05-04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서운데요 ㅠㅠ 전 엘크가 아주 작고 귀여운줄 알았는데 다큐에서 보니 우와!! 자동차하고도 맞짱 뜰 정도여서 놀랐어요. 결국 죄는 돌고돌아 아떤식으로든 뒷덜미를 잡아채는 거 같아요.

scott 2022-05-04 22:14   좋아요 1 | URL
달리는 엘크랑(무리들) 부딪치면 자동차가 전복 될 정도의 위력과 힘이 ㅋㅋㅋ

그러나 총을 든 인간은
단번에 ㅠ.ㅠ

미니님 어린이날 맛나는 거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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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망이 특별 출연 하는 영상 기대 할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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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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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5-12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완독하였습니다! 괜히 기뻐서ㅎㅎ^^;

scott 2022-05-12 22:10   좋아요 1 | URL
문나잇님 두툼한 책!
빛의 속도로!

잔혹한 장면도 꽤 나오죠 ㅎㅎ
 
봄의 제전 - 세계대전과 현대의 탄생 걸작 논픽션 23
모드리스 엑스타인스 지음, 최파일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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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으로 위장한 상상이 전쟁을 집어삼켰고 무고한 희생자들의 무덤을 만든 전쟁의 이상주의는 니힐리즘으로 끝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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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 개정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이혜승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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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학이란 무엇인가? 아니 무엇이어야 하는가?문학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디테일이란 무엇인가?언어의 연금술사 나보코프의 마법 같은 강의에 빠져 들며 톨스토이, 고골, 체홉,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펼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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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4-26 03: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면 러시아 작가 소설이 보고 싶어지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4-27 21:52   좋아요 3 | URL
네! 희선님
재독 삼독 하고 있습니돠 ^^

coolcat329 2022-04-26 08: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참 이 책도 사고 싶은데 참고 있습니다.

scott 2022-04-27 21:53   좋아요 2 | URL
알라딘 오월 가족의 달 이벵으로
이번달 보다 쪼끔 더 포인트 줄 것 같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2-04-26 1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고매장에 풀리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 근데 이 책 읽기전에 나보코프 작품을 먼저 읽어봐야 할거 같아요 😅

scott 2022-04-27 21:54   좋아요 3 | URL
나보코프의 강의 책은 중고로 잘 안나오능
이전판형도 나온적이 거의 없이
다른곳에서 오마넌에 팔렸던 ㅎㅎ

러시아 문학 강의여서 나보코프 자신의 작품은 단 한 줄도 안나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4-26 1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골은 안읽어봤는데.. 이 책이랑 언급된 책들이랑 같이 읽어보고 싶네요~!

scott 2022-04-27 21:54   좋아요 3 | URL
고골의 외투와 감찰관 작품을 나보코프에게 배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서니데이 2022-04-26 2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나보코프 책이 여러권 나오네요.
얼마 전에도 다른 책이 있었거든요.
한번 소개 읽어보겠습니다.
scott님, 좋은하루되세요.^^

scott 2022-04-27 21:55   좋아요 3 | URL
네! 서니 데이님
그럼에도 나보코프 작품은 한국어로 여전히 번역 안 된 작품들이 많습니다

좋은 밤! 굿!밤 ^^

mini74 2022-04-27 15: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ㅎ 5월 책지름의 스타트를 끊을 책 입니다 ㅎㅎ

scott 2022-04-27 21:56   좋아요 2 | URL
5월! 짠돌이 알라딘 가족의 달이라는 이벵으로
퀴즈 적립금 이번달 보다 쪼끔 더 줄것 같습니돠 ㅎㅎㅎ

페크pek0501 2022-04-28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고 싶게 만드는 이 백자평은 무언가요?
위대한 백자평인가요...

scott 2022-05-01 12:05   좋아요 0 | URL
페크님 칼럼 잘 읽고 있습니다
오월에도 건강하게 ^^
 
무도회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1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이상해 옮김 / 레모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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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프 부인이 공부방에 들어서면서 문을 하도 세게 닫는 바람에 샹들리에 유리 장식들이 일제히 흔들리며 맑고 가벼운 방울 소리를 냈다. 하지만 앙투아네트는 책상에 머리카락이 닿을 정도로 고개를 쳐 박은 채 책 읽기를 멈추지 않았다. 캉프 부인은 아무 말없이 잠시 딸을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팔짱을 낀 채 앙투아네트 앞에 버티고 서서 소리 쳤다.

'넌 엄마가 왔는데 고개도 안 드니?

계속 그렇게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을 거야?

참 대단도 하지. 미스 베티는 어디 있니?

                                                                                         -'무도회' 중에서

상류 사회에 막 진입한 캉프 부인은 14살 딸 앙투아네트에게 상류층 부인들에게 멸시 당한 화풀이를 하며 예의를 갖춰 자신을 대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엄마다.

딸 앙투아네트는 이런 엄마를  가끔씩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고 어떤 날은 칼로 얼굴을 그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앙투아네트 가족은 허름하고 비좁은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아버지 알프레드 캉프가 증권으로 큰 돈을 손에 쥐자 마자. 시내 중심 큰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타자수로 일했던 엄마는 부촌으로 이사를 오자 마자 머리카락을 황금 빛 색으로 염색을 하고 매일 매일 손톱을 다듬었다.


'앙투아네트 혹시라도 누가 너한테 뭘 물으면 일 년 내내 남 프랑스에서 살았다고 말해... 칸인지 니스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는 없고, 그냥 남 프랑스라고 만해... 꼬치 꼬치 캐물으면 칸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 그게 더 품격이 있으니까...'

매일 밤 엄마는 상류층에게 보내는 200통 가까운 초대장을 딸 앙투아네트에게 떠넘기며 그날, 무도회 준비를 하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200통에 가까운 초대장을 쓰는데 딸 앙투아네트와 그녀의 영국인 가정 교사 미스 베티까지 매달리는데 부유한 상인 계층 부터 남작,후작들 까지 두루 두루 초대장을 쓰면서 자신의 이름에도 후작과 백작 같은 칭호가 붙어 있길 간절히 바란다.

돈을 주고 작위를 살려면 10년을 꼬박 모아야 할 정도로 쉽지 않았던 일이라 캉프 부인은 자신의 집에서 여는 무도회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근사한 사람들이 찾아 오는 무도회 , 화려하게 치장한 귀부인들과 정장 차림의 남자들 틈에 끼고 싶은 열 네 살 소녀 앙투아네트, 엄마는 하인들에게 이런 저런 지시를 내리면서 벌써 부터 무도회장에 울려 퍼질 음악, 화려한 옷 차림을 상상하며 잔뜩 도취되어 있었다.

열 네살 앙투아네트는 9시에 취짐 해야 하기에 무도회에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엄마에게 가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참석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매달린다.


'이런, 이런, 요망한 것이! 이 코흘리개가 벌써 무도회에 참석하겠다고, 기가 막혀서! 이리 와봐, 그런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생각이 사라지게 해줄 테니.'

엄마의 반대에 감정에 복 받쳐 눈물을 흘리는 앙투아네트, 가정교사 미스 베티는 위로를 하지만 앙투아네트는 더러운 이기주의자들, 위선자들이라며 자신을 억지로 재우고 벌주고 가르치는 이들 모두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며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어느 날 졸부가 된 아버지는 볼품 없는 외모의 유대인이라는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싶어 했고 엄마는 딸의 일상을 쥐고 흔들어 댔다.

열 네살 앙투아네트는 레슨과, 엄격한 규율 속에 숨통이 막혀 버릴 지경이다.

그녀는 만일 무도회가 시작 되기 전에 자신이 피투성이가 된다면 무도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상상을 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열 다섯 살 나이에 로미오를 따라 독약을 마셔 버린 줄리엣 같은 죽음을 꿈꾼다.

무도회 준비로 집안이 주문한 음식들과 온갖 사치스러운 장식품들로 가득 채워지는 동안 캉프 집안의 하인들 제대로 끼니를 챙겨 먹지도 못한 채 캉프 부인의 자잘한 잔소리에 시달린다.


[그녀는 꼼꼼하게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가끔 화장을 멈추고 거울을 집어 열정과 불안이 동시에 묻어 나는 눈길로 냉혹하면서도 의뭉스럽고 교활한 눈길로 자신의 모습을 집어 삼킬듯 바라 보았다. 갑자기 그녀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에 난 흰 머리카락 한 올을 꽉 집어서 온갖 인상을 써가며 뽑았다.아! 삶은 온통 어긋나 있었다.!]


캉프 부인은 일 평생 동안 누군가에게 쫓기듯 떠밀리듯 서둘러서 살아 왔다.

서둘러서 남자 마음에 들어야 했고 서둘러서 사랑을 했고 서둘러서 커다란 집으로 이사를 와서 서둘러서 화려한 무도회를 준비 하고 있다.

그녀는 더 늙기 전에 젊고 잘 생긴 남자를 만나고 싶었다. 어쩌면 이번 무도회가 캉프 부인의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기회이자 마지막 시간 일지 모른다.

그녀는 보석함에 들어 있는 목걸이는 전부 꺼내 목에 걸었고 반지란 반지는 손가락 마디 마디 마다 끼었다.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캉프 부인은 스스로 빛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밤 9시, 그리고 30분을 넘어가자 피투성이가 된 채로 죽고 싶었던 앙투아네트는 무도회 현장을 엿보기 위해 유리창을 닦아 대며 초대장을 들고 찾아 올 화려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무도회장에 첫 번째로 찾아 온 손님은 바로 사촌 이자벨로 어느 날 졸부가 된 캉프 부부에 대한 시셈으로 딸 앙투아네트가 조금이라도 피아노 음정이 틀릴 때면 기다란 자로 사정 없이 손바닥을 때리며 분풀이를 해 댔다.

사촌 이자벨은 캉프 부부의 무도회장을 둘러 보며 화려한 장식품을 비웃었고 자정이 가까워 지도록 초대한 손님들이 찾아 오지 않자 비야냥에 가득 찬 목소리로 캉프 부부를 위로 한다.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악사들이 힘차게 블루스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울음 터트리는 엄마를 지켜보고 있던 딸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존재를 귀찮아 하고 하찮게 대하면서 이깟일로 슬퍼 하는 엄마를 이해 하지 못했다.

돈으로 상류층 삶을 살고 있지만 좀처럼 상류 사회로 진입하기 힘든 캉프 부부, 언젠가 작위를 이름에 붙여 놓고 무도회장에 찾아 오는 젊은 남자와 연애 하고 싶은 엄마, 자신의 모든 생활을 감시하는 엄마를 증오 하는 딸 앙투아네트


[아! 가엾은 딸, 내 가엾은 앙투아네트, 넌 정말 행복한 거야. 세상이 얼마나 부당하고 악하고 음헌 한지 넌 아직 모르잖아. 나에게 미소를 보내고 날 파티에 초대했던 그 사람들, 실은 내 등 뒤에서 날 비웃고 있었어. 내가 그들 세계의 사람이 아니어서 날 멸시 했어 천하에 몹쓸 것들, 빌어 먹을,,,,]

1929년의 프랑스 상류 사회의 모습을 담은 단편 <무도회>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대계 작가 이렌 네미롭스키의 자전적인 모습이 많이 투영 되어있다.


1919년 러시아 혁명의 불길을 피해 프랑스 파리에 정착한 이렌 네미롭스키는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해서 문학을 전공했다. 그녀는 대학 재학 시절 첫 번째 단편 <오해 Le Malentendu>를 발표 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1930년대에 들어서자 프랑스 비시 정부는 나치 정부에 적극 협력 하며 유대인들은 사악하고 탐욕스럽고 부르주아적이며 동시에 혁명을 일으키는 침략자, 전쟁 도발자로 매도 하고 사회적 법적 지위를 모두 박탈해버린다.

2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 1939년 이렌 네미롭스키 가족은 비시정부의 유대인 탄압을 피해 프랑스 시골 에-루아르의 이씨-레베크로 이주 한다.


1940년 서서히 조여 오는 나치의 압박 속에 가슴에 노란 색 별을 달은 작가 이렌 네미롭스키는 단편들 <다른 젊은 여자> <로즈 씨 이야기> <그날 밤>들을 잇따라 완성 하고 5부작으로 구상했던 대하 소설 <프랑스 조곡>을 완성하지 못한 채 1942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 오지 못한다.

[따스한 눈길로 가게를 둘러 본다. 빈 마룻바닥과 계산대 보잘 것 없고 허름한 상품들로 가득한 상자들이 나름대로 잘 분류되어 놓여 있는 서글픈 선반들을 바라본다. 고양이와 함께 난롯가에서 보내는 외로운 나날들, 아마 늘 똑같은 꿈이 되풀이되는 불면의 밤들도 있을 것이다. 영광이나 사랑, 그리고 피의 추억이 얼굴이 상한 그 자그마한 여자는 한때 영웅이었다.]

                                                                          -다른 젊은 여자 중에서


혁명과 박해 , 전쟁으로 파괴 되어 피로 물든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생애 가장 눈부셨던 순간을 놓쳐 버린 사람들의 꿈과 사랑이 이 작품 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국 우리는 늘 이 세상에서 가장 격렬하게 욕망 하는 걸 얻게 돼, 그게 우리가 받는 가장 큰 벌이야.]

                                                           -그 날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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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25 1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리뷰에서 너무 감명깊게 읽었던 이렌의 책이네요 ~ . 무도회 배경묘사며 심리가 살벌하면서 넘 재미있겠어요 ~~ 이 책도 찜 ㅠㅠ 5월은 어린이날 아니라 어른의 날이라 우겨봅니다 ㅎㅎ

scott 2022-04-25 11:35   좋아요 3 | URL
여기 수록 된 단편들 모두 빼어 납니다!
반세기를 훌쩍 넘는 시대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게 믿기 힘들정도로!
5월은 어른의 날!
미니님의 5월 알라딘 영상 기대 합니다 ^^

새파랑 2022-04-25 1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첨들어본 작가인데 ㅋ 사강 이후에 새로운 프랑스 소설 작가를 찾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시작을 해봐야겠습니다 ㅋ 가격도 착한거 같아요 ^^

scott 2022-04-25 23:13   좋아요 2 | URL
이렌 네미롭스키가 우크라이나 출신이지만 작품 활동은 프랑스어로 해서
프랑스적입니다 (모파상 단편들과 비슷 )

가격 많이 착합니다
요즘 물가에 만원짜리 책이라는 건 ^^

독서괭 2022-04-25 1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대장 200통 썼는데 1명 오다니ㅠㅠ 엄마가 앙투아네트에게 너무했던 거는 별개로, 너무 안됐네요;;; 엄마의 허영이 집약된 무도회라는 이벤트가 허망하게 끝나는 걸 보며 앙투아네트의 마음은 어땠을지,,

scott 2022-04-25 23:14   좋아요 1 | URL
결정적 스포는 뺐지만
프랑스 상류층들 당시 졸부 된 유대계를 무시 했던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춘기 앙투아네트 엄마를 향한 연민 질투 한 가득 ^^

거리의화가 2022-04-25 1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설 속의 캉프 가족의 삶보다 작가 이렌의 삶이 너무 비극적이라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ㅜㅜ 그럼에도 이 책은 찜해놓습니다! 무도회란 제목이 저에겐 중의적으로 느껴집니다 화려한 무도회 이면의 그림자!

scott 2022-04-25 23:15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이렌의 삶 너무나도 비극적 ㅠ.ㅠ
그럼에도 이렇게 그녀의 분신 같은 작품들은 살아 남아서 다행!

무도회 이면의 그림자!
화가님의 표현 넘 ㅎ 멋집니다 ^^

페넬로페 2022-04-25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번 페이퍼에서 이렌의 삶을 써주셔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무도회의 내용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그런 것 같아요. 졸부가 되어 상류사회의 틈을 노리고 자신들의 인생을 파괴해 나가는 과정요~~
저도 찜합니다^^

scott 2022-04-25 23:17   좋아요 2 | URL
그쵸! 상류사회 진입 하고 싶어서 온갖 사치 부려서 차려 놓은 무도회! ㅎㅎ

여기 수록된 단편들(무도회를 제외하고) 작가가 나치에게 쫓겨 다닐 때 썼던 작품들이여서 안타까움이 ^^

서니데이 2022-04-25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공하고 싶고, 상류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은 가족의 이야기는 조금만 변주하면 어디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재미있게 쓰기는 쉽지 않겠지요. 잘읽었습니다. scott님, 좋은 하루 되세요.^^

scott 2022-04-25 23:18   좋아요 2 | URL
그쵸!
<무도회> 작품 프랑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하니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어 질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님 굿!밤 ^^

persona 2022-04-25 2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렌 네미롭스키 진짜 읽어보고 싶은 작가였는데 이렇게 소개를 읽으니 너무 재미나요. 읽어봐야겠어요!

scott 2022-04-25 23:19   좋아요 2 | URL
페르소나님 냉큼! 읽어 보세요
이 작품 번역자
제가 믿고 있는 몇 안되는 프랑스어권 번역자 입니다. ^^

persona 2022-04-26 01:09   좋아요 2 | URL
네. 기억해둘게요 _ 읽어보고 싶어요!!

scott 2022-04-27 21:56   좋아요 1 | URL
페르소나님 굿!밤 ^^

persona 2022-04-27 22:00   좋아요 1 | URL
굿밤이요!^^

희선 2022-04-26 0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 <무도회>에서 일어난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것 같네요 어디나 돈으로 귀족이나 높은 신분을 사려는 사람은 있고, 돈으로는 잘 안 되기도 하잖아요 그런 사람은 끼워주지 않기도 하죠 남편 있는데 젊은 사람과 연애를 하려고 하다니,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이렌은 죽임 당하고 말지만, 아이들은 살아서 다행입니다


희선

scott 2022-04-27 21:5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돈으로 지위를 사고 파는 사회
현재 까지 이어지고 있죠
이렌의 자전적인 모습이 많이 담겨 있는 단편집입니다

잊혀질 뻔한 작가,
아이들만 살아 남아서 이렇게 읽게 되어서
문학의 힘 대단 한 것 같습니다. ^^
 
공부의 위로 -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곽아람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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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밥벌이를 위한 공부가 아닌 일상의 좌절과 슬픔 근심, 혼란스러운 시름의 고통을 잊기 위해 오늘도 공부 할 것들, 지식을 흡수 한다. 공부는 살아가는데 가장 안전한 보호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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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4-19 1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험이나 성적이 필요한 것만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평생 해야 하는 것 같아요.
scott님, 좋은 하루 되세요.^^

scott 2022-04-20 16:16   좋아요 2 | URL
평생!공부!
뇌를 늙지 않게 하는!ㅎㅎ
서니데이님 햇살 가득한 수요일 오후!
행복하게 ^^

mini74 2022-04-20 1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부는 살아가는데 가장 안전한 보호막이란 말 넘 위로돼고 좋습니다 *^^*

scott 2022-04-20 16:19   좋아요 1 | URL
미니님의 안전한 보호막!
똘망 똘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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