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무와 게로의 하늘 여행 ㅣ 벨 이마주 95
시마다 유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전편이었던 <바무와 게로의 시장가는 날>을 우리 아이들이 썩 좋아하지는 않았던 관계로 살까 말까를 망설였었는데 내용 소개에서 비행기를 만들어 탄다는 얘기가 있어 구입했다.
이런 얘기에 열광하는 둘째가 좋아할 듯 하였던 것.
솔직히 말하면 비행기를 조립하는 과정이 주 얘기이지 않을까 싶었던 것.
근데 전혀 아니었다.
비행기 조립은 슬쩍 슬쩍하고 그 비행기로 바무와 게로가 할아버지 댁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였던 것이다.
바무와 게로가 아침으로 팬케이크를 먹고 있는데(얘들의 아침 식사는 늘 팬케이크이다.) 편지와 소포가 도착한다.
생일을 맞은 할아버지의 초대장!
그것도 비행기 부품을 잔뜩보내 그걸로 비행기를 만들어서 오라는 것.
근데 이들의 여정이 정말 재밌다.
양파산맥, 벌레가 득실득실한 사과산, 50년에 한 번씩 폭발하는(당연히 올해가 그 50년째다 ^^) 호박화산, 꽃무늬 물뱀이 사는 바다, 흡혈박쥐가 사는 동굴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넘칠만큼 황당하고 지극히 발랄한 여정이다.
하지만 우리집 아이들이 열광하는건 그 여정을 헤쳐나가는 바무와 게로의 행동들이다.
이 둘은 항상 할아버지의 주의사항을 너무 늦게 알아 그 위험들을 하나도 피하지 못한다.
그러고는 늘 다음엔 꼭 조심해야지 하는 말을 되풀이하고....
우리집 아이들은 "얘들은 할아버지 말을 하나도 안들어"하면서 낄낄거린다.
아빠 엄마 말 안듣는 자기들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는걸까?
항상 아이들은 말썽장이들에게 열광하는데 이번에는 바무와 게로가 그 열광의 대상이 돼버렸다.
데이빗 이후 최대의 인기짱 말썽장이랄까? ^^
근데 바무와 게로는 그 위험들을 다 겪으면서도 또 나름대로의 지혜를 발휘해 그 위기들을 무사히 넘긴다.
흡혈박쥐를 피하기 위해 토마토 케첩을 뿌려대는 것 같은....
아마도 바무와 게로가 나름의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것도 아이들에겐 신나는 일인가 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주인공외에도 볼거리가 아주 많다는 거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처럼 삽화속의 얘깃거리들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
가는 곳마다 달라지는 구름의 모양들
벌레사과산에서는 온갖 포즈의 벌레들이 꿈틀대는데 게중에는 딸기잼을 파는 벌레까지....
"엄마 얘는 장사해"라는 아이의 목소리가 어찌나 들떠 있던지....
이런 그림들을 하나 하나 보며 얘기하다 보면 엄마가 못보는 걸 아이들이 볼때도 있다.
물 뱀이 살고있는 바다위에 떠있는 섬들이 사실은 물뱀의 등이였다는 것. 그래서 거기서 일광욕을 하던 토끼가 화들짝 놀라는 건 난 못알아 챘는데 아이들이 먼저 알아채고 얘기해 준 것이다.
이 책 덕분에 심드렁 하던 <바무와 게로의 시장가는 날>도 갑자기 인기도서가 돼버렸다.
아이들이 신나게 웃으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을 찾는다면 단연코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