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브라질
장 크리스토프 뤼팽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 멕시코 고원의 인디오들 1490년 약 2,500만  ----> 1,600년경 약 107만명
    안데스 고원의 인디오들 1490년 약 887만      ---->  1,600년경 약 67만명


당시의 인구를 정확하게 알아낸 다는 것 자체가 어차피 무모한 일이기에, 위의 숫자도 추정치에 불과하겠지만 그럼에도 유럽인의 도래가 아메리카 인디오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이었는지를 충분히 말해준다. 이들 중의 많은 이는 직접적인 학살 또는 학살의 영향으로 죽었고, 또 많은 이는 유럽인들이 가져온 각종 전염병에 의해 죽어갔다.

지금의 아메리카는 누구의 아메리카일까? 엄청난 인디오들을 학살한 유럽인들은 목화,  커피, 사탕수수와 같은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부려먹을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아프리카에서 야만적인 노예수입을 시작한다. 지금의 아메리카는 마치 인종의 전시장 같다. 인종간의 철저한 분리정책을 취했던 북아메리카와는 달리, 가족이민이 적어 그럴 상황이 안되었던 라틴 아메리카는 백인, 흑인, 인디오뿐만 아니라 메스티소와 물라토 삼보 등각종 혼혈인종들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인종의 전시장이 되었다. 이 책의 배경으로 등장한느 브라질은 심지어 같은 부모밑에서 난 친형제의 경우에도 피부색깔이 다른 일이 비일비재할 정도다. 백인 부모 밑에서 흑인 아들이 나올 수 있는 곳 이것이 브라질의 현재 인종혼합정도다.

그럼 이곳에서 인디오들의 위치는? 브라질의 인디오라 해봤자 숫자 자체가 거의 미미하다. 콜롬부스의 아메리카 대륙발견 이후 백인들은 인디오를 몰이사냥을 하듯 곳곳의 땅에서 내몰고 학살했고, 라틴 아메리카의 땅을 차지했다. (브라질에서도 기후가 인간의 거주에 그나마 알맞은 남부 지역은 모두 백인들의 차지다.) 겨우 살아남은 인디오들은 안데스 산맥의 척박한 고산지대로 도망쳤던 극소수였을 뿐이다.  이들의 후예들 역시 삶의 길은 험하여 조금이라도 착취의 여지가 남아있는 곳은 마지막 먼지가 떨어지는 순간까지 착취당했고, 그 이후에는 철저히 방치당했다. 오늘날의 인디오들은 그들의 고유언어도 문화도 모두 잃어버렸다.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그저 잉카와 아주텍의 유물로 박제되어있을 뿐....한 문명을 이리도 철저히 말살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의 배경은 바로 이 정복의 초기 시기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양분하고 있던 시절이다, 이곳에 프랑스가 끼어들 자리를 마련하고자 일단의 세력을 브라질에 파견하여 식민도시 건설을 시도한다.  '남국의 프랑스'가 그것이다. 그 야망을 위해 온갖 직업과 성격의 사람들이 모집되고, 그 중에 원주민과의 통역을 위해 원주민의 언어를 배울 아이들이 타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어린 남매 쥐스트와 콜롱브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어리기에 당연히 타 문화에 대한 선입관이 어른들보다 적을 수 밖에 없고 그것이 그들이 양 문화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유가 된다. 아메리카에 도착한 프랑스인들이 생각하는 '남국의 프랑스'란 프랑스와 똑같은 기독교사회를 만들겠다는것, 그곳에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 원주민 인디오들은 미개인으로서 자신들이 문명화시켜야 되는 대상이었고, 나중에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을 때는 한낱 말살의 대상이 될 뿐..... 어쩌면 이 역시도 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백인들의 두려움과 공포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허황된 신념과 자만심으로 이 땅으로 건너왔던 백인들은 본격적으로 원주민 인디오들과의 갈등에 부딪히기도 전에 오히려 그들 자신 내부의 적들에 의해 서서히 붕괴되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인디오들의 세계관과 백인들의 세계관이 부딪히며 누가 더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곳곳에서 작가는 던지는 듯하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미 정답은 제시되어있다. 작가는 백인 난파선원 출신으로 인디오 문화에 동화돼 인디오들과 함께 숲에서 살아가는 파이-로라는 인물을 통해 정답을 제시한다. 인디오의 식인 문화에 대해 절망적인 질문을 던지는 콜롱브에게 파이-로는

"인디오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그들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걸 인정해야 할거야..... 우린 적을 괴멸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인디오들은 적과 섞이려 하지...... 인디오들을 바꾸고 싶으면, 그들이 우리를 바꾸는 것도 받아들여야 해"라고 대답한다.

결국 프랑스의 '남국의 프랑스'계획은 실패로 끝나고 쥐스트와 콜롱브는 그들이 살아왔던 문화와는 전혀 다른 문화를 정답이라 생각하며 선택한다. 물론 이것은 프랑스인들의 실패지 유럽인의 실패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또 역시 그렇다고 해서 라틴 아메리카에서 프랑스의 역사적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억압받은 역사 저항의 역사는 말하기 쉬워도 억압한 역사, 학살의 역사의 주체들은 그 사실을 말하는데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할게다. 그냥 묻혀 지나갈 수도 있을 자기 역사의 부끄러운 장면을 이렇게 굳이 되살려서 라틴아메리카에 용서를 비는 것도 분명히 큰 용기일 것이다. 그리고 이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그 용기를 추켜세우고.....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이미 그 사과를 받아줄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어째야 할까? 그 사과를 받아주고 화해를 이루어야 할 문화가 존재조차 없이 사라졌을 때는 어찌해야 할까? 이 때도 용기 있다고 가해자에게 박수를 쳐주어야 할까? 이런 류의 유럽이나 미국의 책을 읽을 때 남는 한줌의 거북함, 찝찝함이 이런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이런 책을 내고 유럽 지성의 양심이 어쩌고 하겠지만, 식민지의 아픔에 더 가깝게 있는 동양의 작은 나라 한반도에 사는 나로서는 2%의 찝찝함이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이 거짓이라고 얘기하거나 이런 역사적 복원조차 필요없다고 얘기한다면 또한 그것 역시 지나친 편견일 것이다. 다만 너무 때늦은 사과, 너무 때늦은 역사의 복원이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한 내가 늘 베트남에 대해 마음이 쓰이는 것도 이런 책을 보고 나면 항상 드는 생각이다. 아직 그들이 사과를 받아줄 수 있을 때에 우리가 사죄할 수 있어야 할텐데..... 우리 사회 역시 아직 참 갈길이 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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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28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아요..;;;

바람돌이 2005-09-28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밌게 읽었어요. ^^

아라 2005-09-29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곧 읽을거에요.
참, 바람돌이님 비천무 당첨 다시 한번 축하해요.^^

바람돌이 2005-09-2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라님의 리뷰도 기대할게요.
그리고 고마워요. 아라님 비천무 애장판 생각을 하면 지금 가슴이 두근거려요. 너무 좋아서.... ^^

전자인간 2005-10-10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받았습니다.
감사~~

바람돌이 2005-10-1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자인간님 이 책 재밌어요. 나중에라도 재밌게 보시길... ^^
 
찰리와 초콜릿 공장 (양장) - 로알드 달 베스트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련다. 이 책에 보이는 도덕적 교훈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좀 거북하다던가, 버릇나쁜 아이들에 대한 징벌이 지나치게 폭력적이지 않나라던가 결말이 좀 썰렁하지 않나 등등... 이것들은 어른의 시각으로 이 책을 본 나의 감상일 뿐이다.

초콜릿 공장의 움파룸파 사람들은 노래한다.

옛날 그 사랑스런 아이들은 뭘하며 놀았나?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이런 괴물(텔레비전)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 옛날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았나!

...신나고 놀라움이 가득한 멋진 동화

용과 집시, 여왕과 고래...

어떤 책을 읽었을까? 바로 이런 책!  <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의 넘치는 상상력은 책을 읽는 순간 나를 그저 동화의 세계로 무조건 이끌어갔다. 찰리의 집 - 네분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무 가난해 한 침대에서 꼼짝도 안하고 지내는.... 어떻게 한 침대에 있냐고 두분씩 누워 발을 맞대고 있지! 하지만 찰리에겐 너무도 친절하고 따뜻한 할아버지 할머니들. 바로 이 찰리의 집에 대한 묘사에서부터 나는 동화의 세계로 이끌려들어갔다.

가난한 찰리의 마음에 동화되어가고 그를 보는 어른들의 안타까운 마음에 같이 이끌려들어가고...

드디어 황금빛 초대장을 손에 쥔 찰리와 함께 간 초콜릿 공장은 온갖 상상의 세계로 나를 이끌어간다.

아마 내가 초등학생이었다면 아주 오랫동안 초콜릿공장의 환상속에서 온갖 초콜릿을 만들었으리라...

불행히도 난 어른이니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나의 딸이 큰다면 그 때는 이 책을 쥐어주며 아이가 상상의 세계로 떠날 때 무임승차하지 않을까?

어른이 되어 동화를 읽으면서 그 세계에 푹빠져버린 경험은 정말 신선하다.

어른의 머리로 생각하지 말 것. 그냥 아이가 되버릴 것. 이게 이 책을 보는 방법이 아닐까?

혹시 오늘밤에 초콜릿 공장 꿈을 꾸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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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9-23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를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애들은 더 좋아 죽는데요. ㅋㅋ
- 요즘의 영악한 꼬맹이들을 데리고 가서 '니들도 좀 애들다워질 수 없니?'하며 영화보여주고 싶다는 어른도 있었답니다. ㅎㅎㅎ

조선인 2005-09-2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렸을 때 이 책이 무서웠어요. @.@

바람돌이 2005-09-2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치카님 저도 영화보고 싶어요. 조니뎁이 나온대잖아요. 응응~~
조선인님 어렸을 때 이 책을 보셨다구요. 저는 왜 못봤을까요? ^^

야클 2005-09-2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 굉장히 인기군요. 영화까지. 남들 다 보는거는 따라 봐줘야 되는데...

진주 2005-09-2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본 거 페이퍼 올려야 되는데..요즘 바빠서리 으흑~~~
바람돌이님, 잘 읽고 갑니다^^ 추천은 당연히!

바람돌이 2005-09-24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영화 보셨어요. 저도 보고싶은데...
야클님 우리 같이 볼까요? 각자 다른 영화관에서.... 우리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잖아요? ^^ KTX가 있어도 먼건 여전해요. ^^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An Inspector Morse Mystery 1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영국인들에게 홈즈보다 인기좋은 사람이 모스경감이라는 광고문구를 보고 으례 그러려니 했다. 광고 문구야 원래 화려한 것이려니 하고....

근데 정말로 홈즈보다 맘에 든다. 홈즈는 홈즈경이라고 존칭을 붙여 주는게 더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남자다. 홈즈경은 정말로 나와는 동떨어진 저 하늘 어딘가쯤에서 떨어진 인간 같다. 그의 추리를 보면서 감탄, 감탄하지만 그가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멀리 동경의 대상쯤으로 두고 바라보는 사람?

루팡 역시 가끔은 쓸쓸함이 배어나오긴 하지만 그야말로 슈펀맨이지 않는가?

근데 이 사람, 모스경감. 50대에 배까지 나오기 시작하고 머리도 벗겨지기 시작하는 이 남자. 홈즈경과는 달리 포르노 소설을 보다가 들켜서 창피해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진짜 뻔뻔스럽기도 하고, 모든 여자에게 추파도 흘려가며 사는 이 남자. 그럼에도 소설속 모든 여자들이 그에게 야릇한 매력을 느끼는게 그리 부자연스럽지 않은, 그래서 나도 같이 그 야릇한 매력에 같이 빠져든다.

이 책은 모스경감이 지나친 음주로 인하여 병원에 입원하면서 얻게된 한권의 책,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100년도 훨씬 넘게 지난 옛적의 사건을 다시 추리해보는 구성을 갖고 있다. 병원에서의 지루한 시간조차도 추리를 하면서 보내는 모스경감.

그의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사건들이 재구성되어 나가고 그 과정을 같이 추적해나가는 나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의 추리세계 속으로 빠져든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탐정 포와로가 좀 더 뻔뻔해진다면 모스경감이 될까? ^^

오랫만에 보는 정통 추리소설이었다. 딱 내 취향...

모스경감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이 최고의 책은 아닐것 같다. 이후 그의 시리즈가 내 읽을 거리 1순위에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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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9-0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자잘한 재미는 이 책이 제일이었던 것 같긴 한데, 다른 책들도 다 재밌더라구요.
해문에서 나온 거 말고, 동서에서 나온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가 첫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전 저 책은 그리 마음에 안 들었는데, 해문 시리즈로 나온 건 다 좋았어요. ^^

바람돌이 2005-09-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문에서 나온 시리즈 모두 기대돼요. 근데 전 추리소설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데 나머지 책들 신청은 해놨는데 언제 올지는 모르겠네요. 에구 돈이 많다면 몽땅 사서 보겠구만...^^

마냐 2005-09-10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든사과님이 '모스경감에 대한 연시'라 할만한 리뷰를 올려놓으셨더군요. 침만 꿀꺽임다..흐흐.

국경을넘어 2005-09-1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잡식이시군요. 추리소설도 보시는군요.^^* 중학교 때 황금벌레 등 포우의 단편에서 시작하여 루팡, 홈즈, 팡토마에 미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이후는 쩝...(하긴 대학 셤 봐야한다는 핑계도 있었고...)

비로그인 2005-09-1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광고를 보고 끌렸는데... 여전히 고민중입니다.. 그런데 리뷰가 고민을 더 크게 만드니.. 험...;;;

바람돌이 2005-09-1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글은 물건너온거 맞죠....아마 돌아오실때 쯤이면 시리즈가 다 나와 있지 않을까? 그럼 안기다리고 보실 수 있을거예요. ^^
폐인촌님/ 오랫만에 들어오셔도 꼭 저의 서재를 챙겨주시는 님께 감동 감동.... 근데 저 진짜 잡식 맞아요. 문제는 제대로 하는 것도 아는것도 없다는게.... 저도 어릴 때 루팡과 홈즈에 열광했던 추억이 있죠. 근데 아주 오랫동안 안보다가 루팡과 홈즈 시리즈가 제대로 출간되면서 어릴 적 추억을 되새긴다고 읽고 신나할 때쯤 알라딘 서재질을 시작했고.. 근데 여기 추리소설 매니아들이 꽤 있어요. 대표적으로 물만두님. 결국 알라딘 때문에 이런 저런 추리소설들을 다시 보기 시작한거죠 뭐.... 근데 추리소설은 묘한 뭔가가 있어요. 사람을 자꾸 끌어당기는....
비숍님/ 저의 리뷰가 님이 끌리던 이 책을 볼까 말까 고민하게 만들다니.... 아마도 모스경감에 대한 저의 연정이 그리 만든게 아닐까....^^ 근데 남자분이 봐도 모스경감 매력적일 것 같은데요. ^^
 
라파엘로의 유혹
이언 피어스 지음, 송신화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핑거포스트>로 나를 열광케 했던 이언 피어스의 작품이다. 솔직히 핑거포스트를 생각하면 이 책은 실망스럽다. 그가 내공을 갈고 닦기전에 썼던 초기작이 아닐까 싶은데, 게을러서 알아보는 수고까지는 하기 싫고...

표지는 굉장히 매혹적이다. 왜 안그렇겠는가? 라파엘로의 그림이 떡하니 표지로 선택됐는데.... 이야기는 여태까지 몰랐던 라파엘로의 그림이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위작논쟁과 그림을 둘러싼 미술계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갈등과 사건들을 둘러싼 내용이다. 테두리만 본다면 흥미진진한 요소들을 다 안고 있기는 한데....

일단 추리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박진감이 너무 떨어진다. 그리고 사건의 전개과정이나 결말도 '아하!'하고 수긍이 가기보다는 좀 억지스럽지 않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핑거포스트> 역시 추리소설이라고 보기는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사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증을 끝까지 유발하게 만드는 저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뒤가 특별히 궁금해지지 않는것이.....

이언 피어스 그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인간의 내면을 묘사하는 탁월함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것이 아직 충분히 익지 않은 느낌이다. 등장인물들은 평면적이고 별다른 매력을 느끼기에는 좀 함량 미달이고....

다만 미술계의 뒷면의 묘사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박물관, 미술품 거래상등 내가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이라....

결론적으로 내가 <핑거포스트>를 먼저 읽었다는게 불행이다.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런대로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잔뜩 기대를 하고 읽었다가 오히려 더 많이 실망을 하게되는 그런 경우가 돼버렸다.

마지막으로 번역의 문제인지 편집과정에서 교정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의 오타는 책을 읽는 중간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문제가 되었다. 꽤 여러군데에서 '어 문장이 왜이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시 뒤적거려 찾아내기는 싫고.... 어쨌든 만약 이 책이 잘 팔려 다시 찍는다면 꼭 다시 교정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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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9-0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새벽별님 무슨 뜻이신지....보고싶었는데 안보는 쪽으로다가 뭐 이런거?
이러다가 알라딘에서 퇴출당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
 
히스토리언 - 전3권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조영학 옮김 / 김영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추리소설에 부쩍 손이 간다.  게다가 역사추리소설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쓰는 편이다. 아마도 옛적에 읽은 장미의 이름때문이리라... 게다가 최근에 읽은 언 피어스의 핑거포스트 같은 책을 얼마나 재밌게 읽었던지.... 그와는 좀 다른 방향이지만 다빈치 코드같은 댄 브라운의 책도 재밌게 읽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내 새로운 관심분야 1순위가 된 역사추리물이기에 이 책을 거금을 들여 3권을 몽땅 사서 읽었다. 결론은? 좀 기다렸다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을걸....쩝...

책에 대해서 별로 좋지 못한 평을 할때는 신경이 좀 쓰인다. 그게 나와는 취향이 맞지 않아서 그럴 가능성도 많기 때문이다.(예를 든다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여행서'같은 책 - 나는 이 책이 꽤 좋은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의 취향과 맞지 않을뿐...) 이 책 역시 밤을 꼴닥 세우며 읽었다는 평도 제법 있는걸 보면 취향의 문제일수도 있겠다. 그럼 어쩌나....하지만 뭐 나의 말이 이 책의 판매나 읽을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거라는 자만심은 가지고 있지 않기에 그냥 솔직하게 적기로 하자.

소설의 내용은 불사의 존재가 되어 살아남은 루마니아 왈라키아의 통치자였던 드라큘라를 3대에 걸쳐서 추격하는 내용이다. 우연히 갖게된 한권의 중세 책을 계기로 이들의 인생은 드라큘라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교차한다. 그 과정에서 동유럽의 역사와 민담이 펼쳐지고 주인공들의 사랑과 드라마틱한 삶이 펼쳐진다.

하지만 역사추리소설이라고 이름붙이기에는 좀 함량미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큘라의 생애나 그 당시 오스만 투르크나 동유럽의 역사는 상식적인 역사지식 수준에서 머물고만다.- 장미의 이름에서 현란하게 펼쳐졌던 중세의 기독교 사상들, 핑거포스트에서 펼쳐지던 당시의 과학기술이나 대학들의 이야기, 심지어 다빈치코드에서조차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독자를 압도하던 그 엄청난 지식의 폭주를 보라. 소설이기에 이 정도는 눈감아줄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건 그럼으로 인해서 정작 가장 인상적이어야 할 드라큘라가 불사귀가 되어야 했던 이유는 짐작 불가능하고, 불사의 몸을 가지고 현대에까지 살아남아 하고자 하는 일도 사실 황당하다. 그럼으로서 이 책에서 끊임없이 주장하는 드라큘라의 악마성은 전혀 매력없고 근거 부족한 맹목 비슷한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책은 끊임없이 과거에 실제로 살아있을 때 그가 적뿐만 아니라 자기편마저도 말뚝에 박아 죽였다고 싫증날정도로 되풀이한다.

추리부문에서도 사실 책은 속도감을 느낄 수가 없다. 중반까지도 지리한 여행과 지리한 추리가 반복되면서 지지부진해지는 느낌을 감출수 없었다. 다음 장면이 그리 흥미롭지 않은 추리소설이라니....

낭만적인 소재에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다 갖추었지만 그것을 한데 뒤섞어 충분히 숙성시켜야 함에도 그 숙성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느낌...다만 이 책이 작가의 처녀작이라니 이 다음에는 좀 더 우려낸 소설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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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8-3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실명제라고 하길래...^^*

바람돌이 2005-08-31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밤에 돌바람님... ^^ 감사 감사....^^

히피드림~ 2005-09-01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도 뱀파이어 이야기 무지 좋아하는데...
저두 도서관에서 함 빌려읽어 봐야겠네요.^^

바람돌이 2005-09-02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벰파이어 얘기 좋아하는데요. 근데 이 책의 벰파이어는 너무 매력없어요. 3권 마지막이나 가야 잠시 나타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