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잭 2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5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2월
평점 :
합본절판


주인공인 스카페타의 매력과 더불어 하트잭을 읽으면서 발견한 이 시리즈의 매력은 뭘까?

읽는 내내 나는 이 시리즈가 참 묘하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 느낌은 주인공인 스카페타의 1인칭 시점에 독자가 감정이입을 하면서 그녀와 같은 느낌 공포 이런걸 느끼게 된다는 점이 주요 포인트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한가지가 더 있었다. 이 소설의 사건들이나 피해자들은 참으로 어이없게도 아주 우연한 계기에 표적이 되고 살해된다는 것. 뭐 나름대로의 개연성이 없는건 아니지만 우리 주변의 아주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살인자의 가면을 쓰고 등장하고, 그들의 표적은 아주 무작위적으로 선택된다는 것이다. 기준은 오로지 살인범의 머리속에 있을뿐..... 우리가 그의 기준을 어찌 알겠는가?

다른 추리소설인 코핀댄서나 댄브라운의 소설 같은 경우 훨씬 더 피튀기고 잔인한 장면이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것들은 우리가 잘 빠진 헐리웃 액션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저 그야말로 픽션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재미있고 스릴있지만 그런 사건이 나에게 일어나리라 생각하기에는 그것들은 너무 엄청나고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은 하트잭을 포함한 스카페타 시리즈의 사건들은 다르다. 당신이나 나 - 아무 생각없이 일상을 잘 살아가고 있는 아주 평범한 우리들이 우리도 모르게 어느 순간 살인범의 표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이 시리즈를 읽어가면서 느꼈던 뒷골이 서늘한 공포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어쨌든 갈수록 이 시리즈 흥미진진해진다. 스카페타의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재밌고 그의 주변인물들과의 관계의 변화를 ?아가는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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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죽음 2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5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권인 법의관을 읽으면서 좀 썰렁했었다. 뭐 그리 나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엄청 재밌다고 할 것도 없는.... 그런데 워낙에 많은 분들이 이 시리즈를 좋아해서 그래도 시리즈 2권까지는 한 번 읽어보자로 책을 든거였다.

근데 결과는 갈수록 재밌네....

한 여류 소설가의 살인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끝까지 독자의 궁금증을 끌어들이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진정한 맛은 그런 살인사건이나 추리의 과정 이런것보다는 다른 면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리즈는 다른 추리소설과 좀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그건 주인공인 스카페타 때문인듯....이 책의 주인공이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케이 스카페타는 홈즈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푸와로 탐정같은 사람처럼 거의 전지전능의 엄청난 두뇌능력을 발휘하는 그런 인물이 아니다. 그저 법의관으로서의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또 열심히 일하며 다만 희생자들에 대해서 남보다 또는 일의 범위를 벗어나는 연민을 가진 여성으로 묘사된다. 또한 그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스카페타 자신의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따라가며 그녀와 주변의 사람들의 관계, 그속에서 그녀가 받는 상처같은 것들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다. 결국 그러한 그녀의 섬세한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케이 스카페타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내가 그녀인것처럼 그녀의 아픔을 같이 나누며 그녀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싶은 그런 기분...

케이 스카페타는 피해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피해자에게 감정이입하며, 독자는 케이 스카페타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결국 희생자=주인공=독자 라는 묘한 동질성을 느끼게 된다고 할까? 다른 추리소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는 얼마나 더 좋아질지 기대를 잔뜩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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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6-01-2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소설 제목이 맘에 듭니다.^^;;

바람돌이 2006-01-23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가의 죽음이 맘에 들다니 혹 유감있는 소설가가 있으신거예요. ^^;;
 
심부인의 요리사 2
후카미 린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먹는걸 너무 좋아하는 심부인과 이 집에 돈에 팔려온 요리사 '이삼"

게다가 심부인은 그야말로 심술꾼이다. 그에 반에 이삼은 순진하다 못해 바보스럽다기 보다는 진짜 바보다.

늘 그런 이삼을 놀려먹는 심부인에겐 이삼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 있으니, 이삼을 괴롭히면 괴롭힐 수록 더 좋은 요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아무 할일이 없어 늘 심심한 이 유한마담에겐 이삼을 괴롭히고 놀려 맛난 음식을 먹는게 세상의 거의 유일한 즐거움인듯하다.

이 심술꾸러기 심부인도 이삼의 일을 제외하면 뭐 그럭저럭 나쁜 사람도 아니고 좀 짖궂은 정도랄까? 하인들이 주인에 대해 험담을 하는걸 알고도 '하인의 주인험담은 막힌 방귀뀌는것과 같은 일이지'라고 넘겨버리는 면도 있는데..... (사실 이것도 걔들 - 즉 주인 욕한 하인들은 혼내봤자 재미도 없잖아가 그 이유다.)

2편에서도 1편과 마찬가지로 심부인은 늘 심술을 부려 이삼을 골탕먹이고 괴롭히고, 이삼은 늘 어떻게 하면 마님 맘에 들까 고민하는 얘기들이 끊이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이삼의 난봉꾼 형이 나타나 이삼을 다른 집으로 팔아넘기려 음모를 시도하는데, 심부인은 이걸 또 이삼을 내줄듯 놀려먹으면서도 여유롭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누군가 밉거나 놀려먹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래서 골탕을 먹이고 싶은데 뜻대로 할 수 없다면 이 책을 보면서 대리만족도 괜찮은 편이다.

꽤 특이한 만화라고나 할까?

뭐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요리만화야 흔하고 흔한 소재지만 이건 좀 특이하다.  만화를 볼 때 흔히 기대하게 되는 로맨스가 나오는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멋진 것도 아니고, 일본 특유의 그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쳐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기존의 일본만화의 문법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거 아닌가? 물론 만화의 주제 -요리에 대한 엄청난 양의 지식을 과시하는건 이런 류의 만화가 보이는 전형을 따르고 있지만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 특이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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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6-01-14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부인과 이삼 사이의 삐리리~는 전혀 보이지 않나요? ^^;;
이 만화 너무 보고싶어요~

바람돌이 2006-01-14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 저도 그걸 기대했는데 말예요. 이삼이 진짜 바보라 했죠. 이건 철저한 주종관계에요. ^^ 로맨스는 아마 앞으로도 안나오지 싶은데...^^ 남을 곯려먹고 싶을 때 읽어야 한다구요. ^^

chika 2006-01-1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저, 심술 무지무지무지무지무지막지하게 부리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6-01-15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우리 심부인에게서 이삼을 뺏어올까요? 내 옆에 이삼 하나 있으면 무지하게 잘해줄텐데.... ^^

바람돌이 2006-01-17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새벽별님! 그래서 동정도 안가고 어느샌가 제가 심부인이 되어 있더라니까요? ^^

바람돌이 2006-01-18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권보다는 차라리 2권이 낫던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게 말예요. 처음에는 이성을 가지고 심부인 뭐 이래 했는데 점점 심부인에게 동화해서 나도 이삼을 같이 놀려먹고싶어진 게 아닌지....^^

바람돌이 2006-01-18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칭찬이 아닌것같은데~~~ 그쵸? 새벽별님. ^^;;
 
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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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중 세번째로 읽은 책이다. 얼마전에 읽은 <레몬>은 재밌게 읽었었다.

사실 난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제일 먼저 읽었었는데 그 책을 읽고난 이후 다시는 이 사람의 책을 안읽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또 <레몬>을 읽게 되었고, 그 <레몬>이 그런대로 꽤 괜찮은 책이었기에 다시 한 번 읽어볼까 싶어 든 책이 요거다. 근데 이 책은 어느쪽에 가까우냐 하면 <레몬>보다는 <게임의 이름은 유괴>쪽에 가깝다. 이 사람 이제 정말이지 나랑은 안맞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이 재미없냐고? 아니 이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에 쓸데없는 장면이 없을만큼 깔끔하게 깔린 복선에 탁월한 반전, 게다가 현대일본사회의 심층을 꿰뚫어보는 눈까지.... 한 번 책을 들면 끝까지 안읽고는 못배기는 흡입력을 지녔다. 재밌다. 그것도 많이....

그럼에도 이 사람의 두 책은 내 마음을 너무 불편하게 한다. 추리소설을 읽고난 이후 느끼는 통쾌함 비슷한 카타르시스가 없다. 오히려 마음이 너무 무겁다. 왜일까?

그는 죽은자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소설에서 죽은자는 정말 말이 없다. 말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흔적에 대해서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범행과 관련될 때 말고는... 누구도 죽은 자를 동정하지 않으며 마음아파하지도 않는다. 이 책속의 죽은 여자처럼 호수 깊숙이 묻힐 뿐이다. 그리고 잊혀진다....(이런 느낌은 사실 게임의 이름은 유괴가 더 강했다.)

물론 추리소설이라는게 희생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추리소설들은 하다못해 악인인 범인이 최소한 잡히기라도 하지 않는가? 그게 아니더라도 죽은 자에 대해 동정하는 인간이 한명이라도 나오지 않을까?(물론 추리소설을 별로 많이 읽지도 않는 나는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한 존재에 대해서 이렇게 철저히 무시할 수 있다는게 가능한걸까? 히가시노 게이고 - 그가 바라보는 일본사회는 어떤 곳인지.... 그저 한편의 추리소설의 배경일뿐이라고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게 잘 안된다.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도 추리소설의 새로운 양식 -결론을 완전히 독자에게 맡기는 양식도 독창적이고 뛰어나지만, 되풀이되는 희생자에 대한 익명성을 철저히 관철하는 그의 소설은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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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1-13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긴 합니다.

바람돌이 2006-01-13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이 늦은 시간에 만나니 반가워요. ^^ 저 조금전에 이 책 다 읽었는데요. 계속 마음이 께름칙 묵직합니다. ^^
 
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읽었었다. 책은 꽤나 재밌었고 추리소설로서 갖춰야 할 미덕을 거의 갖춘 책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는 이 사람의 책을 읽지 않겠다라는 결심을 했었다. 이유는 책이 재미없어서도 추리나 반전이 기발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오히려 굉장히 멋진 추리소설쪽에 가까웠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이유는? 그의 책의 마지막의 반전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사람을 놀래키기는 하였으나 책중 인물들의 쿨하다 못해 인간미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 느낌이 끔찍해서였다. 이건 잔인하다라는 감정과는 좀 다른 감정이다. 어쨌든 그 건조하며 차가운 인간들의 느낌이 싫어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작가에 이 사람을 올려놓았었는데 어쩌다 보니 두번째 소설을 읽게 됐다.

레몬 - 그런데 플롯의 짜임새나 추리와 반전은 오히려 게임의 이름은 유괴보다는 약간 못한듯하나 느낌은 오히려 더 좋은 책이다. 클론으로 복사되어 이 세상의 삶을 부여받은 두 여주인공 -마리코와 후타바는 자신의 뿌리가지 흔들리는 존재감의 상실을 경험한다. 그런 그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긍정하게 해주는 힘은 무엇이었을까? 결말을 보면 초기작품인 이 시절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훨씬 따스했음을 알게 해준다.

문제는 내가 소중하냐 아니냐 하는 것은 내가 클론이냐 아니면 정상적인(? 일반적인)과정을 통해 세상에 나왔는냐의 여부가 아닐 것이다. 내가 아이를 임신하고 키우면서 느끼는건 기르는 정의 그 무한함이었다. 낳은정을 얘기하지만 아이를 기르면서 그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아이의 기쁨, 슬픔을 함께하고 함께 대화하는 과정이 얼마나 풍요로운 애정을 키워가는지를 경험하고보니 나는 낳은 정보다는 기르는 정에 확실히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마리코와 후타바의 존재감의 완성은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엄마들의 애정의 확인에 의해 이루어지며 둘은 평온한 마음으로 레몬을 똑같은 방식으로 베어먹는다.

히가시노 게이고 - 그에 대해 가졌던 감정을 조금 미뤄둘까? 다른 책들을 좀 더 읽어본다면 이 작가에 대한 선호도를 좀더 분명히 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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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밋 2005-12-19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의 이름은 유괴>요거 요거, 읽어보고 싶어서 보관함에 넣었다가 분실한 책이에요. 님덕분에 겨우 찾았네요. 감솨~~~ 저도 기른정에 한 표.

서연사랑 2005-12-19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레몬'에 대한 리뷰가 심심찮게 올라오네요. 소설을 잘 안 읽는 저로서는 그냥저냥 넘어가는 책이었는데 바람돌이님도 보셨다니 한 번 읽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