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의 지문 - 전2권 세트 - 법의학 스릴러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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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네번째!

원래 시리즈의 특징이 이런걸까?
갈수록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어가다니....

한때 해리포터에 열광하면서 지금의 10대 아이들을 부러워했었다.
자기와 같이 나이를 먹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주인공이 있다니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말이다.


근데 이제 30대 후반의 아줌마가 되어 나의 해리포터를 만났다.
뭐 약간의 나이차는 나는것 같지만 케이 스카페타 그녀말이다.
나보다는 훨씬 똑똑하고, 훨씬 잘 살고, 또 훨신 흥미진진하다못해 아슬아슬한 삶을 살고는 있지만 나는 그래도 갑자기 그녀가 너무 가깝게 느껴진다.
법의학자 스카페타가 아니라 사랑하던 마크를 어이없게 잃은 케이!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데도 여전히 일상은 지속되고...
가까운 사람을 잃은 그녀는 이제 점점 옆사람들에게도 그를 아끼면 아낄수록 잔소리꾼이 되어간다.
지금은 형사인 마리노가 주 표적, 그리고 조카 루시.
이제 훌쩍 커버려 어른이 되어버린 루시를 보면서 자신이 나이들어감을 절감하는 그녀 케이!
법의학자로서 엄청난 사건들과 고난을 뚫고 나가는 스카페타박사가 아니라 그런 인간, 여자 케이가 마음에 와닿다니 아마도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거겠지...

가끔은 내가 다니는 경조사로 나이를 절감하게 된다.
20대까지는 결혼식. 30대 중반까지는 결혼식과 아이들 돌잔치, 요즘은 거의 장례식이다. 친구들이나 회사동료들의 부모님 장례식이 대부분이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더 잔소리꾼이 되어가겠지....


이번 책에서도 여전히 소설 내용은 재밌고 추리과정도 재밌고...
더군다나 요 앞 시리즈가 막상 범인이 밝혀졌을때 좀 썰렁한 감이 있었다면 이제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구나 싶어 다음 시리즈가 더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제는 막상 소설의 내용보다는 케이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녀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더 기대된다.
그녀와 내가 전혀 다른 공간, 다른 삶의 내용을 살지만 그래도 인간이 사는게 다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소망이라면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때,  역시나 할머니가 된 그녀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같이 늙어가보자구요. 케이 스카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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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2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시리즈의 장점입니다! 주인공이 이웃처럼 느껴진다는^^:;;

하늘바람 2006-04-22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대의 해리포터란 말씀이죠

바람돌이 2006-04-2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쵸? 자꾸 주인공이랑 친한 것 같은 느낌이... ^^
하늘바람님/지금은 30대의 해리포터인데 좀 있으면 40대의 해리포터가 되지 않을까... ^^;;
 
열네 살 1 - 꽃이 지기 전, 나는 봄으로 돌아갔다 샘터만화세상 3
다니구치 지로 지음 / 샘터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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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기전 나는 봄으로 돌아갔다.....

누구에게나 봄은 있고, 그 봄이 오래전일수록 그림움의 깊이도 깊어가리라. 또한 피다 만 봄이라면, 또는 그 뒤의 겨울이 많이 길었다면 더더욱 봄의 기억은 아련하고 싸한 아픔으로 두고 두고 볼아봐질지도....

히로시에게는 열네살이 그런 봄이었다. 할머니와 부모와 동생이 모두 있고 아주 조그만 사소한 불만 이외에는 고만고만한 사춘기의 고민을 안고 평범하게 살 수 있었던 시절.... 바로 그 열네살에 히로시의 아버지는 집을 나간다. 왜??? 왜냐고 평생을 생각해봤겠지만 히로시는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른다. 아버지가 없는 집안은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어머니의 고생도 심했고,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가출의 이유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히로시의 사춘기를 힘들게 만들었다. 아마도 그 질문은 히로시의 성장의 모든 과정에서 히로시를 에워쌌으리라....

이제 40대에 들어 아버지의 나이가 된 히로시. 열네살의 히로시와는 모습도 생각도 모든게 달라진 히로시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던 히로시는 어느날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깜박 잠이 든 이후 홀연히 열네살의 그 봄으로 돌아가게 된다. 40대의 머리를 그대로 가지고 몸만 열네살이 되어.....

열네살이 되어 돌아간 그 시절은 원래의 시절과는 다르다. 학교공부도 쉽고, 특히 영어는 더더욱 쉽고, 달리기에서도   1등을 하고 학급에서 말도 못붙여봤던 여학생과 사귀게 되고.... 그래서 히로시는 아버지가 집을 나가는걸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의 사소한 일들은 많은 것들이 변하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히로시는 마지막날 아버지를 찾아 내고 가출을 막아보려 하지만 어느샌가 아버지를 이해해버리는 자신을 발견하다. 40대의 아버지를 40대가 된 히로시가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히로시가 만난것은 자기 자신이었을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 만큼 세상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까? 결국 인간이란 정말로 자기를 중심으로 우주가 돌아간다고 믿는 존재이기에 자신이 아닌 타인을 이해하는건 우주를 이해하는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건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가끔 자신과 타인의 위치가 일치되는 순간 우리는 타인에 대한 일체화와 공감의 순간을 체험하기도 한다. 히로시처럼.....

그 봄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세상이나 살아온 날들이 바뀌는 것도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그 봄을 다시 겪고 나온 히로시에게는 앞으로의 시간이 새로운 봄날이 될지도..... 온 마음으로 다른 이를 이해한다는건 결국 자신에 대한 이해와 관용으로 이어지는 건 아닐지....

히로시의 봄꽃이 다시 피어지기를..... 더불의 나의 봄꽃도....

-----극화체라고 불리우는 그림은 우리나라로 치면 허영만씨의 만화체와 느낌이 많이 비슷하다. 익숙하고 편안한 그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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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소년 2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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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디버의 소설은 잘 만든 헐리웃 영화를 바로 연상시킨다. 뭐 전작인 본 컬렉터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고... 코핀댄서나 곤충소년도 마찬가지로 영화화 될 듯하다. 계획이야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책들의 분위기나 스토리 라인이나 이런게 헐리웃이 절대 놓치지 않을듯하다는 얘기다.

나의 경우 워낙에 어릴때부터 무수히 보아온 헐리웃 영화때문에 지금은 거의 이런류의 영화를 외면하지만 근데도 책은 외면이 되지 않는다. 딱 잘라 말해서 영화로 보는것보다도 책은 훨씬 재밌다는거다. 예전에 영화로 봤던 본컬렉터는 재미없었다. 그래서 책도 안 읽었었는데.... 근데 책으로만 먼저 보는 코핀댄서나 곤충소년은 손에서 놓기 싫을 정도로 재밌다. 왜일까?

아마도 영화가 결코 다 보여주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는자와 ?기는자, 그리고 얽히고 설킨 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감정과 행동들.... 곤충소년에서는 그런 심리묘사가 전작들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다. 아멜리아를 걱정하고 자기 물을 떠난 물고기의 갑갑함 때문에 연신 초조한 링컨 라임을 보며 나도 같이 갑갑해 하고, 파워풀한 또 일면 무모한 정의감을 보여주면서도 내심 늘상 고민하고 갈등하는 아멜리아의 마음을 같이 따라가보는 것도 재밌다.

그리고 몇 번의 반전을 준비하며 -물론 그 중에는 그닥 놀랍지 않은 것도 섞여있지만 - 독자들을 적당히 긴장케하는 것도 이 책의 묘미다. 헐리웃 영화는 내 관심에서 벗어나버린지 오래지만, 그래서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져도 내가 볼 것 같지 않지만 앞으로 계속 나올 제프리 디버의 책만은 나올때마다 기대에 부풀어 여전히 내 손에 있을 듯하다.

**** 전작인 코핀댄서보다 나는 요번 곤충소년이 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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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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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런~~~

뭔가 굉장한 반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건 반전이라기엔 좀 그렇고, 그런데도 완전히 뒤통수를 크게 한 방 맞은 기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냐 하면 그건 아니고.... 유쾌한 한방이랄까? 전혀 상상도 못했던 한 방을 제대로 맞고 너무 통쾌하게 맞아서 한번 대들어볼 생각도 안나는.....

표지의 저 제목의 의미를 마지막에서야 이해를 하다니....읽는 도중에는 제목하고 도대체 뭔 상관이야 싶었는데.... 다 읽은 지금 저 표지의 제목뿐만 아니라 저 여인네의 표정이나 모습까지도 참 절묘하다 싶다.

일종의 마술같은 소설이랄까? 마술사들은 진짜를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화려한 몸동작과 기합같은걸로 관중을 유혹한다. 하지만 진짜는 그 화려함 뒤에 숨어있다. 그런데 그것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어서 이루어진다는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늘 마술사의 화려한 몸짓과 기합에 현혹당한다. 이 책은 딱 그런 마술사의 마술을 보는 기분이다. 작가의 쉽게 읽히는 글과 빠른 진행과정에 쏙 빨려서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이런 저런 트릭이니 반전이니 아무 생각도 없는 시점에 갑자기 들이밀듯이 마술이 이루어져 있는 순간....

아 내가 어느 한 순간이 아니라 책을 든 바로 그 순간부터 속기 시작했구나..... 내가 뭘 속았는지 소리치고 싶은 기분이야 꿀떡같지만 그래도 이 책을 보고자 하고 나와 같은 유쾌하게 한 방맞은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절대 결말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말지어다. 만약에 어떤 경로로든 결말을 미리 들었다면 이 책은 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이제 궁금한 사람들만 책을 읽어볼 것.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생길지니....(단 책의 뒷부분을 절대 먼저 펼쳐보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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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3-28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저도 참 즐겁게 본 책이랍니다. ^^

바람돌이 2006-03-28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진짜 오랫만이네요. 님과 제가 둘 다 그동안 뜸했던 탓일까요?
저는 이제 조금식 숨쉴 시간이 주어지는데 야클님은 아직 바쁜 시기가 다 안지나셨나요?

물만두 2006-03-28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stella.K 2006-03-2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난리이옵니다. 정말 읽고 싶어져요.^^

아영엄마 2006-03-2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들 뒤통수가 아프시겠어요..^^;;

바람돌이 2006-03-2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만두님.... ^^ 읽은 사람끼리의 이 음흉한 연대감이라니....
스텔라님/보세요. 기분 좋아져요. 끝에 가서....
아영엄마님/진짜 뒤통수가 따끔 따끔... ^^

크로우 2006-04-05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전 무심결에 책장을 넘기곤 화들짝! 놀라버렸다는-_ㅠ

바람돌이 2006-04-0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화들짝!!! ^^ 그러고는 도대체 어디서 힌트가 있은거야 하면서 책장을 앞으로 다시 돌리게 되는.... hyesun83님 만나서 반가워요. ^^
 
신 기생뎐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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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이란 말은 늘 아릿한 슬픔을 동반한다. 동지섣달 긴긴밤을 홀로 기다리는 모습에서도 그러하고 심지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라는 빈정거림에서도 그러하다. 하물며 21세기  이 시대에 아무도 있는줄도 모르는 기생의 존재야.....역사속에 그저 이름없이 접혀져버린 그네들의 존재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것 같아 더더욱 그러하다.

악바리처럼 부용각을 지키는 타박네나,  기생팔자를 한없는 묵인과 수용으로 안아내는 오마담이나 둘다 그 숨소리가 마치 마지막인것 같이 가빠 보이는건 마찬가지다. 이 둘은 이 시대 마지막 기생이자 기생집 부엌어멈이다. 세상 사람들의 잣대로 잘 풀려나갔다면 타박네는 전통문화 전수자쯤 되어 깃발을 날릴수도 있었을 것이고, 오마담은 인간문화재쯤 되어 역시 잘 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저녁에 그런 세상사 공명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기생집과 기생의 본분을 그저 팔자려니 하며 묵묵히 감내해온 그들에게는 더더욱 애잔함이 진하게 배어나온다. 그런 그들에게 부용각은 단순한 기생집이 아니라 마지막 버팀목이자 마지막 자존심이리라.... 정성을 다해 쓸고 닦고 가꾸며 부용각을 지켜나가는 그들의 삶은 한편으로 애잔하지만 그 애잔함이 세상을 버텨내는 힘이 되기도 하리라.....

세상에서 잊혀지고 소외되어 사라질 인간들의 마지막 그림이라고나 할까? 신기생뎐은 글로서 다가오지 않고 그림으로 다가온다. 손에 잡힐듯한 부용각의 지붕과 처마, 초칠을 해서 반들반들한 마루짝. 음식냄새 물씬하게 풍기는 부엌의 모습들. 그리고 그 속에서 부대끼고 살아내고 있는 기생들의 조심스런 때로는 억척스러운 발자국 소리. 치마 스치는 소리..... 한편의 그림이 이렇게 완벽하게 그려지는 소설을 얼마만에 만난걸까?

누구하나 버릴 인물없이 마음이 가고 애잔함이 더해지는 부용각의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씩 둘씩 제 자리를 찾으며 그림이 완성되어간다. 책장을 덮고 내용이 잊혀지더라도 지금 내 마음속에 그려진 이 부용각의 그림은 아마도 오랫동안 잊히지 않고 가만 가만 내 마음을 흔들듯하니.... 늘 그 애잔함이 마음에 남아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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