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설 최고의 음식은 나물이다. 딴 거는 필요없다

정말 살림살이가 아렵다면 제사상에는 나물만 올려놓고 지내도 조상님들은 용서할 거다

그리고 약간 더 형편이 풀리면 막걸리 한 사발 올려놓으면 격식은 차려진다

그리고 어디 잔치집에 가더라도 밥 한 그릇에 나물 한 접시 얻어먹으면 제사 음식 다 얻어 먹은 셈이다

적어도 나에게 나물은 그런 존재이다. 특별한 연유가 있어서 이렇게 여기는 것은 아니고

민족 본래의 전통, 생활습관, 명절성 등등을 따져 볼때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명절 음식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물을 모듬으로 해서 국물을 조금 보탠 뒤

매운 고추장 풀어서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밥 한 공기 금방이다

둘이 먹다가 한명 죽어도 모르는 것은 울릉도 호박엿이 아니라 제사상 나물인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오늘 나는 그 나물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럴 수가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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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설은 흥겨운 날, 또는 즐거운 날임에는 틀림이 없다

간혹 설에 고향을 찾지 못하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사람들이 소개되기도 하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전부다 흥겨운 것은 아니지만 설은 흥겨워야만 할 책임이 있다

설은 어쨌거나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이자 최대 명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고 해서 이 날을 우울한 날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즐겁고 흥겨운 티를 내며 연휴를 끌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설을 계기로 하여 우울 모드에서 즐거운 모드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인데

어쩌면 명절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이런 일상의 전환기를 마련토록 하는 데 있다는 생각도 있다

이제는 설이니 명절이니 하는 것에 많이 무디어진 나이지만

그래도 때가 되면 일부러라도 분위기에 젖을려는 노력은 해보는 편이다. 마냥 우울한 채 지낼 수는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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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설도 예외가 될 수가 없다.

정확히는 그 자체도 변하는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도 변하기 때문이다

옛날의 어린이와 요즘의 어린 애들이 느끼는 설도 당연히 다르거니와

옛날의 어른과 요즘의 어른이 체감하는설도 다르다. 나도 그렇다

더 이상 내게 설은 어떤 설레임으로 존재하지도 또한 다가오지도 않는다 

설은 그저 일상사의 하나일 뿐 그래서 일년 365일 중에 치루어야 할 하루하루에 불과할 뿐이다

본래의 의미있는 날을 잊어버린 채 일상과 똑같이 느끼며 살아가는 것!

나는 그것을 한때는 불행한 나날이라고 여겼지만 요즈음은 그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나가 잊혀지면 떠 다른 새로운 것이 나타나 과거의 것을 대체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설이 옛날의 의미를 상실하였다 하더라도 그대로 불행하다고는 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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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금요일부터 귀향이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어쩌다가 오늘 시내를 배회할 기회가 생겼는데 여전히 붐비고 막힌다

평소의 교통량을 그대로 유지한 채 아직은 설과는 한참 거리가 먼 듯하다

저녁 퇴근길에는 오히려 평소보다 더 붐빈다. 이제 막 귀향이 시작된 것 같다

연휴가 길다고 해서 귀향도 이르리라고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하기사 며느리들이 왠만한 독한 마음 먹지 않고서는  더 빨리 갈리가 없지 않은가?

아마도 내일도 어지간히 붐빌 것이다. 막차로 갈 사람도 있을려니와 또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래 저래 따져보면 셈셈이다. 유출이 있으면 유입도 있는 것이다. 그 중 나는 예외다

고향에서 사는 나는 한결같이 고향을 지키며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설에 고향에 다녀오시는 분들!  막히더라도 짜증내지 마시고 편안하게 잘 다녀 오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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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2-08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속도는 느리고 마음은 안되었지만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아이는 제대로 적응이 안되어 입이 한참이나 튀어나오고 인상도 찡그린다

자기가 가지고 논 물건은 노는 게 그치면 본래 위치에 놔주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훈련이 되었으면 이런 수고는 하지 않아도 좋으련만 어쨌든 지금 시작하고 있다

아이는 엄마, 아빠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반발을 하며 저항한다. 사보타지다

나는 그냥 내버려 두고 있고 와이프는 언성을 높이면서 윽박지르고 있다

아이는 때때로 시선을 나에게 보내면서 구원의 요청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미 나는 아이편이 아닌 와이프편이다. 아이는 아직도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 못하고 있다

스스로 정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어느 정도의 강제가 필요하다

아무튼 아이가 하루빨리 적응하기를 바랄 뿐이다. 제 물건은 누구도 정리해주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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