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평전 3 (반양장) - 자료.해제편, 학고재신서 33
유홍준 지음 / 학고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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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로써 나는 완당평전 3권을 모두 읽었다. 그렇다고 완당의 사유체계나 학문과 예술적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였다는 것은 아니다. 산은 높고 바다는 깊어서 뭇 사람이 함부로 얕잡아 볼 수 없는 것처럼 완당 또한 그러하다 . 나같은 범부가 완당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불경스러운 것 같아 그저 죄인된 심정일 뿐이다. 우리 역사에 완당같은 선조가 있었다는 것은 다시한번 얘기하거니와 5000년 이래의 자랑이요 또한 영원불멸한 자랑이 될 것이다. 나는 김정희가 추사가 아닌 완당이라는 호를 가진 것을 본 저서를 통하여 처음 알았고 그리고 이를 포함해 그에 대해 비록 사막속 티끌만큼의 이해일지라도 완당의 세계를 접하도록 해준 저자 유홍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완당평전 1,2편은 김정희의 것이고 3편은 유홍준의 것이다. 물론 전체 3권은 유홍준이 저술하였다. 특히 3편에서 유홍준은 김정희를 완성시키기 위하여 필사의 노력을 다 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정말이지 달리 할 말이 없다. 그저 경이롭고 유홍준의 발걸음과 발품에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3편은 1,2편을 저술하기 위하여 유홍준이 직접 찾아내고 열람하고 확인하고 발굴한 자료들을 목록을 중심으로 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이처럼 방대한 양의 자료를 발굴하고 나아가 하나하나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고증하였을 그의 피땀과 고통을 생각할 때........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듯이 완당을 탄생시키기 위해 유홍준은 그렇게 불면의 밤을 보내어야 했던 것이다

.

결국 김정희와 유홍준은 서로 닿아있다. 자신의 영역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는 치열한 정신과 작가주의! 이것은 두 사람이 비록 시대를 달리하지만 시대를 초월하여 서로 동질감을 느끼도록 만든 요소였다. 따라서 김정희는 어느 누구의 손을 거쳐서는 함부로 세상에 선보일 수 없는 것이었고 오직 이 시대의 유홍준만이 또다른 자신인 김정희를 세상에 내보일 수 있었고 김정희로부터 그러한 허락을 받을 수 있었으리라!. 나는 행복하다. 내 목숨이 붙어 있을 때 유홍준의 체취와 정신을 느끼면서 산다는 것이. 그리고 그 유홍준을 통하여 또한 완당과 한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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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평전 2 (반양장) -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학고재신서 32
유홍준 지음 / 학고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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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의 학자로서 또는 예술가로서의 성취와 업적은 눈부시다. 우리 역사에 이 정도 인물을 갖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고 실제로 우리의 조상으로서 당당히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축복이라고 머뭇거림없이 말할 수 있다. 완당을 지키고 더 빛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후손들의 몫이다. 그나마 지금 시대에 유홍준이라는 발군의 학자가 있어 완당의 가치를 더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면서 그 자신 또한 훌륭한 성과를 이루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행한 일이다


완당은 중장년 이후의 삶을 거의 귀향지에서 보냈다. 당파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관직을 차지하고 있었던 자는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당파싸움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고 그는 불행하게도 정치적으로 패배를 거듭하는 당파에 속하는 인물로 분류되어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었는데 그것이 하필이면 젊은날의 고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년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후반부에 몰려있었던 것이 완당의 인생을 더 한층 고통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 세상은 무정하고 정치는 무자비하다. 당시 완당 정도의 위치를 점하였다면 그의 업적과 성취를 고려하여 비록 부분적이라 하더라도 사면이나 감형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상대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척박하고 살벌한 시대환경은 완당이라고해서 예외를 두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지금 완당을 찬양하도록 만드는 학문과 예술에서의 업적과 성취는 그가 속세에 나아가 임금을 모시며 관직에 내몰리어 시간적 여유와 정신적 평온을 상실한 상태에서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따라서 속세로부터 멀리 벗어나 오로지 학문과 예술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 귀향살이야 말로 오늘날 완당이 우뚝 솟을 수 있도록 한 최고의 환경이자 공로자인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지야 않은가. 완당이 지속적으로 당파정치에서 승리하여 관직에서 살아남아 현실적으로 무엇을 이루었을지는 모르는 일이나 오히려 당파싸움에서 패배하고 맞게된 귀향살이를 통하여 이룩해낸 학문과 예술에서의 성취와 업적만큼이나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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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열전 2 (반양장) - 고독의 나날속에도 붓을 놓지 않고
유홍준 지음 / 역사비평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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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열전 1편 뿐만이 아니고 2편에 나오는 우리 선조예술가의 대부분은 불우한 인생을 살았다. 그들이 불우했던 것은 딴 이유가 아니라 그림 가지고서는 밥벌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점은 도화서의 화원들도 마찬가지다. 환쟁이가 천대받던 그 시절에 화원이라고 해서 무슨 팔자고칠 정도의 녹봉을 받는 것도 아니었으며 그들도 엄연히 신분상으로는 중인에 속하였기 때문에 재산모으기 또는 불리기에는 현실적인 한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등 따스고 배부르면 예술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흔히 한다. 현실에서의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잊고 달래고 위안을 삼고자 하는 노력이 곧 예술로 승화 발전된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크게 빗나가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에외없는 원칙 없듯이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도 나태해지거나 현실에 안주함이 없이 부단히 갈고 닦아 경지에 이른 특출난 예술가를 우리는 제법 많이 볼 수 있다. 불우한 환경 아래에서만 뛰어난 예술가가 나오는 것이 아니며 뛰어나 예술가가 될려면 반드시 환경이 불우해야 하는 것 역시 절대 아닌 것이다


저자 유홍준은 단연코 말한다. 단군이래 우리나라 최고의 화가는 김홍도라고. 작품의 수에 있어서나, 다양한 장르에 있어서나, 그 품질에 있어서나,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가정신에 있어서나 그리고 평소의 반듯하고 깔끔한 인격적인 생활자세에 있어서나 어느모로 보나 김홍도가 최고라는 것이다. 또한 김홍도는 비록 화원출신으로서 크게 곤궁한 삶을 살지 아니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으로 예술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김홍도는 졸년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그의 사망년도가 미스테리인 사실에 비추어 인생말년에 그가 일본에서 활동했다는 소리도 들리며 일각에서는 이를 기정사실화하여 영화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물론 유홍준은 확신에 찬 어조로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아무튼 진실은 하나니까 언젠가 밝혀질 것이다


화인열전 1,2권으로 우리 회화를 섭렵할 수 있다고 까분 나의 어리석음과 무지를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하며 나같은 완전 초보가 우리나라 회화에 쉽게 접근할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을 지어줄 것을 저자에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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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열전 1 (반양장) - 내 비록 환쟁이라 불릴지라도
유홍준 지음 / 역사비평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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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다. 하지만 관심은 줄곧 가지고 있었고 언젠가 때가 되면 관련책을 꼭 구입해서 보리라 마음 먹은 지도 한참이나 되었다. 여기에서 당연히 그림은 우리 한국화를 일컫는다. 난 늘 생각해 왔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은 결코 예술이 아니며 그것을 만들어낸 자의 사치품에 불과하다고. 따라서 내가 유독 그림 중에서 한국화에 그것도 근대이전 그림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은 서양화와는 비교할 수 없으리만치 내가 어느 정도 노력을 하면 쉽게 그 세계에 다가갈 수 있다는 확신때문이었다. 마침 유홍준는 완전 초보인 내가 한국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근대 이전 한국화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하였으니 나로서는 정말 둘도 없는 찬스인 셈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는 송구스러움과 참담한 자괴감 뿐이다. 익히 교과서에서 이름 석자를 들었고 그림 몇점을 볼 수 있었던 그들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작품세계를 나는 너무나도 얕잡아 보았던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잡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어디 내세울 것도 없는 초라하고 왜소한 인간이 책 한권으로 우리 회화의 대강을 꿰뚫어 보겠다는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으니 그저 낯 뜨거울 뿐이며 지금에야 정신차리고 보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다. 나는 조선시대 우리 그림은 거의 다 비슷한 부류에 속한다고 보았고 따라서 세부적으로 미세한 차이는 있을지언정 커다란 한줄기 틀로서 담을 수 잇다고 보았다. 왜냐고? 겉으로 보니 거의 다 비슷하게 보여서. 그래서 내 조금만 노력하면 이 그림은 누구거며 이 사람의 특징은 이것이다 라고 자신있게 아니 한 90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내뱉을 수 있다고 기대했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것은 사실이었다.


흔히 얘기한다. 우리는 우리가 마치 우리 역사를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착각이다. 눈과 귀에 익은 것과 가슴에 담긴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 역사가 그러하고 또한 우리 회화가 그러하다. 나는 내 뜻대로 우리 회화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어쩌면 당연하지만 비로소 깨달았으며 나아가 나로서는 영원히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도. 그래서 한국화의 세계로 인도해 준 저자가 고맙기도 하지만 괜시리 얄미워진다. 하지만 그나마 눈요기라고 했으니 2편에서는 가슴속으로부터 밀려오는 조금의 느낌이라도 가지고 책을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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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평전 1 (반양장) - 일세를 풍미하는 완당바람, 학고재신서 31
유홍준 지음 / 학고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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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하면 생각나는 것이 추사체요 그래서 그는 붓글씨로 일생을 마감한 글쟁이라 지레 짐작하였다. 사실 우리의 역사교육이라는 것이 그저 학생시절 교과서에서 언급되는 단편적 지식을 주입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으니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완당평전 완독 후에는 추사에 대한 우리의 철저한 무관심을 책망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김정희는 금석학의 대가요 뛰어나 문장가요 그리고 두말할 필요도 없는 최고의 서예가인 동시에 환쟁이였다. 지금까지 추사체 이외에 김정희를 전혀 몰랐던 본인으로서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접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천재형 인간이 가지는 어떠한 경향성을 발견하곤 하는데 이는 주로 인간성 또는 성격 등에 관한 문제로서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천재는 고집이 고래힘줄 같아서 좀처럼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거나 고치려 들지 않으며 그 잘난 선민의식을 가지고 남을 함부로 대하기도 하고 무릇 모든 사람들과 두루두루 원만하게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외톨이가 된 채 사회적으로 소외당하기도 하는데 추사 또한 이러한 천재형 인간의 통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천재 꼴값(?)을 한다고 할까!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불현듯 내 의식을 휘어잡는 느낌이 한가지 있다. 그것은 완당평전의 주인공 추사 김정희도 천재지만 이 책의 저자인 유홍준도 어쩌면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물론 고집불통이요 사회 부적응자로서의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천재가 아닌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로서의 천재를 말한다. 없는 이야기 꾸며내는 것은 오히려 쉬운 작업이다. 하지만 오래된 과거사를 오늘날에 재현하기 위한 작업은 정밀한 고증을 거쳐야 하므로 대충대충 해나갈 수 없는 고도의 정신적 집중과 엄청난 시간의 투자를 요구하는 피말리는 작업이며 하물며 그 대상이 다방면에 걸쳐 무수한 업적을 세상에 남긴 인물일 경우에는 저자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지식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므로 과연 유홍준이 아니고서는 어느 누가 완당에 대해 이렇게 평전을 쓸 수 있을 것인가


항상 유홍준의 책은 그의 정신과 정력이 아낌없이 쏟아 부어진 것임을 온몸으로 느끼곤 하였는데 완당평전 또한 그의 기존 작품 못지 않은 역작임에 틀림없다. 내 사는 이 시대에 유홍준같이 성실한 저자이자 동시에 천재적인 학자와 살면서 그의 숨결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행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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