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용손 이야기 소설의 첫 만남 14
곽재식 지음, 조원희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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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책을 보기 전에 한동안 비가 오고 책을 볼 때는 또 비 소식이 들렸어. 여기에서 비가 많이 내린다는 이야기를 보게 될지 몰랐어. 제목에 있는 용손은 용의 손이 아니고 용 자손이라는 말인 듯해. 옛날도 그렇고 지금도 용 자손은 없어. 그냥 이야기야. 알지. <페어리 테일>에서는 사람을 구하려고 용이 나츠와 여러 아이한테 용을 없애는 마법을 가르치기는 했지만. 용은 길다란 뱀처럼 생긴 것만 있지 않아. 공룡 몸에 불을 뿜는 것도 있어. 여기 나오는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용이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용은 다 불을 뿜을 것 같은데. 불을 뿜는 용한테 물속은 안 좋을 거 아니야. 물속을 자유롭게 다녀서 비도 내리게 할 수 있는 건지도. 지금 생각났어, 수룡이라는 게 있다는 거.

 

 남자아이는 6학년 때 자신이 용의 자손이라는 걸 알게 됐어. 아이는 여섯살 때 아버지가 어머니와 싸우고 용 반 사람 반인 사람과 결혼하는 게 아니었다고 중얼거린 걸 들었어. 그때는 그걸 깊이 생각하지 않았어. 아이는 여섯살에 배운 적도 없는데 바다에서 헤엄을 잘 쳤어. 어머니 등에서 비늘 같은 걸 보고 자기 등에도 그런 게 있다는 걸 알았는데, 어머니 아버지는 그걸 수술 자국이라 얼버무렸어. 그 뒤에도 아이가 용 이야기를 하면 아버지는 다른 말을 하자고 하고 용이 나오지 않는 책을 보고 게임을 하라고 해. 아이가 어리다 해도 잘 말하면 알아들을 텐데. 왜 그 이야기는 피한 건지.

 

 초등학교 6학년 때 남자아이는 소풍날 비가 오면 어쩌나 했어. 남자아이는 자신이 소풍 가는 날에는 꼭 비가 왔다고 생각했어. 아버지는 그건 아닐 거다 해. 소풍날 비가 오고, 남자아이가 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소풍날 다 비가 왔지 뭐야. 공부 시간에 아이는 조선시대에는 가뭄이 들면 용한테 기도해서 비를 내리게 했다는 걸 알게 돼. 그런 거 있었던가. 아이 마음이 좋을 때뿐 아니라 안 좋을 때도 비가 왔어. 중학교에 가서는 마음을 잘 다스리기도 해. 아버지 어머니한테 반항도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는 남자아이는 어떤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돼. 그 아이와 함께 배우는 게 있었는데, 그날은 남자아이 마음이 일렁이고 어김없이 비가 내렸어. 비가 그 아이가 사는 지역에 다 오지 않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둘레에 조금만 내렸다면 좋았을걸. 그러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겼겠군. 아이는 자기 때문에 피해 입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고 여자아이를 만나기 전날 기상청 홈페이지에 비가 온다는 글을 적어.

 

 어느 날 아버지는 남자아이 마음을 눈치채고 좋아하는 여자아이한테 마음을 전하라고 해. 남자아이는 마음먹고 여자아이한테 자기 마음을 말하려 해. 남자아이는 잘 안 될 걸 먼저 생각하고 기상청 홈페이지에 비가 많이 올 테니 댐을 높이 쌓으라고 적어. 댐 쌓기 어려울 텐데. 남자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여자아이도 남자아이를 좋아한다고 했대. 그래도 비는 많이 왔어. 아이 마음이 들떴으니 그럴 수밖에. 남자아이는 버스를 타고 먼 곳으로 가고 비가 잘 내리지 않는 나라에도 갔대. 한곳에만 비가 내리게 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했겠지. 남자아이 혼자 다녔을까. 여자아이는 같이 갔을지. 비가 왜 오는지 아는 남자아이 아버지가 함께 갔을지도.

 

 이야기는 나름대로 괜찮았어. 여기 나오는 남자아이와 나이가 비슷한 아이가 보면 좋아할 것 같기도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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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눈도

차가운 비도

차가운 바람도

아닌

차가운 눈빛에

마음은 얼어붙지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건

따스한 눈빛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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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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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어떤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돌아가고 싶은 때 없다. 그런 때도 없다니. 어쩐지 슬프구나. 그렇다고 지금 삶이 아주 좋다는 건 아니다. 돌아갈 수 있다면, 난 내가 이 세상에 아예 오지 않은 때로 가고 싶다. 그게 가장 낫겠다. 이것도 돌아가고 싶은 때라 해야 할까. 내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없어진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정말 내가 없었던 때로 가면 난 그걸 아예 모르겠다. 지금 난 진짜 나일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다니. 난 이런 바람도 있다. 내가 죽으면 나를 알았던 사람 기억에서 아주 사라지는 거다.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겠구나. 살면서 나를 잊어버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좀 우습구나.

 

 나 자신이 아주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좀 이상하구나. 그건 왜일까. 내가 나를 부정하는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난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는 자신이 없다 여겼는데. 지금은 그런 걸 자존감이 낮다고 말한다. 내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 못하다니. 내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서 난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이기를 바라는 걸까. 이것도 조금 슬프구나. 평생 이럴 것 같다. 이런 생각보다 앞으로는 나를 좋아해야겠다 생각하는 게 나을까. 좋게 생각해야 좋을 텐데. 난 모든 걸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난 언제부터 그런 사람이 됐을까. 어렸을 때는 좀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다 생각나지 않지만 난 어렸을 때도 남과 사귀기 무척 어려웠다. 어떻게든 친구가 있기는 했는데 내가 먼저 말하지 못한 것 같다. 그저 시간이 흐르고 자주 보다보니 말했다. 안 좋은 성격이 여러 가지에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하야사카 루미코는 의사다. 루미코가 일하는 병원에는 거의 말기암 환자가 오는 듯하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고 보람을 느끼기도 할 텐데, 말기암 환자만 상대하면 우울하지 않을까. 그런 말은 없구나. 루미코는 둔감하고 사람 마음을 잘 몰라서 다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도 한다. 일부러 루미코가 다른 사람 마음을 안 좋게 하려는 건 아니다. 말기암 환자나 식구는 다른 사람 성격에 마음 쓸 여유는 없겠다. 의사도 사람인데, 그런 생각하지 않고 아픈 사람한테 마음 써주기를 바라겠지. 그러고 보니 나도 아픈 사람 마음을 생각하는 의사가 많기를 바랐구나. 그런 걸 바라지 않아야겠다. 어느 날 루미코는 꽃밭에서 청진기를 줍는다. 주인이 없어서 루미코가 그걸 쓴다. 그걸 환자 가슴에 대니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아픈 사람이 생각하는 게 들렸다.

 

 다른 사람 마음을 들을 수 있는 청진기라니. 보통 사람이 아니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 마음이구나. 아니 그 청진기는 누구의 마음이든 알게 해줄까. 루미코는 아픈 사람 마음만 들었다. 청진기는 아픈 사람 마음뿐 아니라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것도 보이게 했다. 그리고 돌아가고 싶은 때로 돌아가게 해줬다. 그 삶은 가지 못해서 아쉬워한 삶이다. 엄마가 배우면서 자신한테는 배우가 되지 못하게 한 걸 줄곧 원망한 지도리 사토코, 언제나 일만 하느라 식구들과 함께 지내지 못한 걸 아쉽게 여기는 휴가 게이치, 딸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게 한 걸 미안하게 생각하는 유키무라 지토세, 중학생 때 자신이 용기를 내지 못해 친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야에가시 고지. 네 사람은 루미코가 담당한 사람이다.

 

 지금과 다른 삶을 경험하면 어떨까. 아쉬움 없을까. 네 사람은 자신이 가지 못한 길을 경험한다. 그 삶은 실제와 다르게 그리 좋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살든 사람은 아쉬움을 가질 거다.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사는 것도 다르지 않다. 한사람은 말기암이었는데 죽지 않는다. 그러면 식구가 좋아해야 하는데 아내와 장모는 반기지 않았다. 자신과 함께 산 사람 마음을 아는 게 좋을지 모르고 죽는 게 나을지. 루미코가 아픈 사람한테 청진기를 대고 그 사람이 돌아가고 싶은 때로 돌아가 다시 산 게 잘 안 되기도 한 건 그 사람 마음에 그런 바람이 있어서는 아니었을까. 사람은 다할 수 없다. 두 가지에서 하나를 고르면 하나는 가질 수 없다. 자신이 결정한 걸 믿고 사는 것도 괜찮겠다. 휴가 게이치는 좀 다르구나. 건강할 때 식구들과 시간을 보냈다면 더 나았을 거다.

 

 

 

희선

 

 

 

 

☆―

 

 “선생님,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세요. 누군가 죽게 되고,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 정도가 딱 좋지 않나 싶어요.”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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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3-23 0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 하루를 소중히에 큰 한표 던집니다 :-)

희선 2020-03-24 00:53   좋아요 0 | URL
하루 하루를 소중히 여기도 살아야 할 텐데, 그걸 알아도 하루 하루를 그냥 보낼 때가 더 많네요 날마다는 그러지 못해서 며칠이라도...


희선

초딩 2020-03-24 01:09   좋아요 1 | URL
과거의 어떤 하루를 생각하다 보면
그 하루를 생각하는 지금의 하루도
미래의 어느 하루의 회상이 되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이 생생함이 회상의 대상이 된다는게 믿을 수 없고요. 그 생생함을 꼭 붙잡아두고 싶은데 그 노력마저도 추억이 되어버리고요.

자꾸 반복되고 반복되는 생각에
영원회귀의 부조리 늪에 빠지는 것 같아

지금을 사는데만 한정해봅니다.

희선 2020-03-24 01:43   좋아요 1 | URL
살면서 별거 아닌 날도 나중에 떠올릴까 하는데 그런 일이 아주 없지 않기도 하더군요 지금은 늘 지나가는군요 사람은 정말 지금을 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런 거 생각하면 끝이 없어요 시간은 붙잡지 못하니... 그래도 어떤 순간은 그곳에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가지 못하겠지만, 떠올리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 일이 많지 않지만...

지난 일을 자꾸 아쉬워하지 않고 앞날을 걱정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람은 지금보다 지난 일이나 앞으로 일어날 일을 더 생각하는군요 지금도 바로 지나가겠지만, 그래도 지금 할 걸 하면 좋겠네요


희선
 

 

 

 

목이 쉬도록 노래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네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했더니

하나 둘 조금씩 귀 기울였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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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와도

세상은 어둡지 않아

내 마음에 내린 어둠은

세상을 밝히는 빛도

어쩌지 못한다

 

내 마음을 밝혀줄 빛은

어디에……

 

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저 건?

 

내 마음에 내린 어둠을

밝히는 빛은

줄곧 내 마음속에 있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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