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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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제대로 보고 쓰고 싶지만, 그런 마음은 책을 보다 보면 희미해진다. 책을 읽다 보면 잘 못 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어떤 것보다 단편소설이 그렇다. 내가 처음 책을 볼 때는 그저 보기만 했는데, 지금은 뭐든 쓰려고 하니 좀 나은 것 같기도 하지만. 잘 못 쓸 바엔 안 쓰는 게 나을까. 아니다, 잘 못 써도 뭐든 쓰는 게 낫다. 책을 읽었다는 걸 남기는 거니. 평론 같은 걸 보면 단편소설을 잘 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건 거의 안 보는구나. 봐도 잘 모를 테니 그렇겠다. 여기엔 평론가가 쓴 글이 실려 있기도 하다.


 지난 2024년이 가고 《2025년 제16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이 나왔다. 이런저런 상이 있을 텐데 젊은작가상은 다른 것보다 많이 봤구나. 이걸 봐서 한국 단편소설을 보기도 한다. ‘소설 보다’와 함께. 한 작가의 소설집은 어쩌다 한번 보는구나. 이번 젊은작가상 작품집에도 소설이 일곱편 담겼다. 상 받기 전에 만난 소설은 세 편이다. 일곱 편 다 쉽지 않지만, 마지막 현호정 소설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은 가장 모르겠다. K는 카페에서 커피 만드는 일을 하고 부랑자는 자신이 지구에 빙의한다는 말을 한다, 는 것만 알겠다. K는 쌍둥이였는데 동생은 엄마 배 속에서 죽었다. 자생체 기생체라는 말도 나온다. 잘 몰라서 이런 말을 썼다.


 열여섯번째 젊은작가상 대상은 백온유 소설 <반의반의 반>이다. 요새 치매와 상관있는 이야기를 여러 편 본 것 같은데. 여기에 나온 영실은 심한 건 아니다. 오십대까지 멋있었던 영실은 지금은 칠십대고 딸 윤미와 손녀 현진이 있다. 영실은 정말 오천만원을 잃어버린 걸까. 요양보호사가 가져간 것처럼 쓴 건 좀. 영실이 딸과 손녀한테 버림 받지는 않았다. 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딸과 손녀한테서 얻지 못한 걸 남인 요양보호사한테서 얻기도 할 거다. 지금은 그런 사람 많을지도. 난 그런 거 싫지만. 외로운 사람은 요양보호사가 잘해주면 마음을 열 거다. 엄마가 자식한테 뭐든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닌데. 윤미나 현진은 영실한테 섭섭함을 느끼고, 영실도 다르지 않았다. 엄마나 할머니 돈이 자기 돈은 아닌데.


 강보라 소설 <바우어의 정원>은 본 지 얼마 안 됐다. 지난번엔 연예인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다르지 않은가 하기도 했는데. 아이를 가지려는 것 말이다. 은화와 정림은 연극에서 자신이 겪은 아픔을 연기하려고 했다. 실제 그런 일은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연극 오디션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서 자기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구나. 그런 걸 자주 본 건 아니지만. 좋은 일보다 안 좋았던 일을 말할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것도 연기일 수 있을까. 자기 이야기를 한다고 하고는 연기일까, 하다니. 은화와 정림은 비슷한 상처를 가졌는데, 두 사람이 이야기하다 나아진 듯하다. 오랜만에 두 사람이 만난 일은 좋은 거였구나.


 예전에 <리틀 프라이드>(서장원)를 보고 정말 사지연장술이라는 게 있을까 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있었다. 키 크는 수술이라고. 오스틴과 토미. 오스틴은 키가 작은 사람이고 토미는 여성에서 남성이 됐다. 오스틴은 토미를 자신과 비슷하게 여기기도 했구나. 그건 키 이야기일까. 토미는 자신이 오스틴과 다르다 여겼다. 언젠가 토미도 사지연장술을 할까.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마음이 바뀔지도. 키 이야기가 중요한 건 아닌데. 겉모습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구나. 빈티지 옷이 비싸도 사는 건 예뻐서다 말하기도 하니.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 영화감독이 안 좋은 일을 해도 그 사람 영화를 봐야 할까. 예술가와 작품은 상관없다 여겨야 할지. 난 괜찮은 걸 만든다면 그 사람도 괜찮기를 바란다. 내가 괜찮게 여긴 작가한테 문제가 있다면 그다음부터는 책 안 읽을 듯하다. 그런 사람이 없기를 바라기도 한다. 난 작가는 좋아하지 않고 소설만 좋아하지만. 성해나 소설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에서 ‘나’는 김곤이라는 영화감독을 좋아했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도 ‘나’는 감독을 좋아했다. 아니 마음 한쪽에서는 그래도 괜찮을까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그 일이 진짜가 아니기를 바란 걸지도. 하지만 그건 진짜였다. 그 뒤로 ‘나’는 김곤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 몇해 뒤 ‘나’는 결혼하고 치앙마이에서 호랑이 만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건 그리 좋은 건 아니겠다. 관광 가서 코끼리 타는 것과 비슷하구나.


 다음 이야기 <원경>(성혜령)에서 ‘원경’은 신오가 예전에 사귀던 사람 이름이다. 원경은 신오와 사귈 때 자신이 암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엄마와 이모가 유방암으로 죽어서. 그때 신오는 그 일을 상상하고 원경과 헤어졌다. 몇해가 흐르고 신오는 건강검진에서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된다. 신오는 원경을 떠올리고 다시 만났는데. 예전에 원경은 신오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신오는 그걸 이제야 알았다. 원경의 이모와 보살님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 세 사람은 산불이 난 산에서 금괴를 찾으려 했다. 산속에 금괴가 있을지. 산불이 나고 집이 다 타버렸다는 걸 보니, 2025년에 난 산불이 생각났다. 원경은 이름뿐 아니라 다른 뜻도 담겼다. 신오가 바라보는 세 사람(원경, 이모, 보살님)이기도 하겠다. 자신만 떨어진 느낌.


 이희주 소설 <최애의 아이>는 예전에 한번 만났다. 우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박유리 아이를 가지려고 하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이 소설에선 아이돌은 상품이구나.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지만. 우미는 아이도 상품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우미처럼 하려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윤리 문제 때문에 현실이 되지는 않겠지.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미는 속았다. 아니 우미만 속은 게 아니구나. 많은 사람이 속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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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잘 놀자





한번 오면 한번 가지

두번은 없어


자신은 나이를 먹어도 아프지 않고

죽지 않을 거다 생각하기도 해

그 생각은 언제까지 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언젠간 몸소 느끼게 돼

슬프지만 참된 거야


마음이 가라앉기도 하겠지

오래 가지 않기를 바라

뭐든 해도 되지 않지만,

남한테 피해주지 않는 한에선

자유롭게 즐겁게 살아


세상을 떠날 때

가벼운 마음이면

좋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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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과 꿈





꿈은 기억나지 않지만,

꿈속 여기저기를 다닌 건 생각나요

그런 날은

자꾸 자고 싶어요


진짜 다니지 않고

꿈속을 헤매도 피곤한가 봐요

어딜 다닌 건지

생각나지 않는 꿈

아쉽네요


꿈속에서 즐거운 일이 있었다고

생각할래요

즐겁게 놀아서

일어나서도 힘들다고 말이죠


그 꿈이 이어지는 걸지

날마다 다른 걸지

그건 생각나면 좋겠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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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여성 인물 도서관 9
강민경 지음, 화요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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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여성 남성 그리고 또 있겠지요. 여성도 남성도 아닌 사람은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사람을 여성 남성 둘로만 나누는 것도 차별이겠습니다. 그냥 사람이다 하면 좋을 텐데. 이 책 제목 《한국 최초 여성 변호사 이태영》에도 ‘최초 여성 변호사’라는 말이 있군요. 이 말을 보고 굳이 여성을 붙여야 하나 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듯해요. 이태영 전에 여성 법조인, 여성 변호사는 없었을 테니 말이에요. 처음은 그래도 다음은 굳이 여성 남성 구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세상이 예전과 달라져설까요. 여성과 남성을 평등하게 여기는 걸지. 아니 그건 아닌 듯합니다. 그저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요. 여성 남성이라는 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걸지도.


 남자 여자는 다릅니다. 몸 구조부터 다르지요. 그런 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건 사람으로 같다고 여기면 좋겠습니다. 남자가 더 잘하는 일 여자가 더 잘하는 일 있을지도 모르죠. 그것보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성이 달라서 다른 건 아닐 거예요. 힘 차이는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사춘기를 지나면 여성은 남성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으니. 다 그럴까요. 지금 생각하니 그런 거 일본 만화에서 봤군요. 그건 남성 처지에서 생각한 것 같네요. 예전에 그건 그대로 받아들였다니, 그런 제가 바보 같네요. 지금은 다릅니다. 여성도 남성 힘을 이길 수 있는 사람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힘이 약하겠네요.


 조선이 끝나고도 한국은 아들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아들은 공부시키고 딸은 돈을 벌어오라고 했지요. 이태영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이태영이 공부를 잘하고, 하고 싶다면 대학에도 보내준다고 했어요. 이태영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웅변대회에서 이등을 하기도 했어요. 이태영은 어릴 때부터 남녀 평등을 외쳤어요. 여성도 남성과 같은 사람이다 말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 어머니가 아들과 차별하지 않아서겠습니다. 그때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고 공부하게 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조선시대에도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았군요. 허난설헌. 하지만 허난설헌은 혼인하고는 자기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습니다.


 공부를 한다 해도 옛날엔 거의 결혼을 해야 했군요. 결혼 안 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태영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공장을 고쳐서 교회를 연 정일형을 만났어요. 정일형은 가난했지만 이태영이 공부하는 걸 도와줬어요. 결혼하고는 좀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일제강점기로 정일형은 한국 독립을 바랐는데 일본 경찰한테 자주 불려가고 트집을 잡히고 감옥에 들어갔어요. 이태영은 이불을 만들어 팔고 남편 옥바라지를 했어요. 광복이 찾아오고 정일형은 서울에서 일하게 됐어요. 정일형 먼저 서울에 가고 나중에 이태영한테 이제 이태영이 공부하는 걸 자신이 뒷바라지 하겠다고 편지를 보내요. 이태영은 서른두살에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들어가요. 대단하네요. 아이 돌보고 집안 일에 공부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대학에 들어가다니. 예전에 서울대학교에는 남자만 다녔나 봅니다. 그런 때도 있었군요. 다른 대학도 비슷했겠습니다.


 이태영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하기도 했는데, 미국으로 공부하러 갈 기회가 생겼어요. 남편 정일형은 이태영이 공부하러 가게 해줬어요. 시어머니도 좋은 분이었네요. 여성도 남성도 공부를 하려면 둘레 사람 도움이 있어야겠습니다. 한국에 이태영 같은 사람이 있어서, 지금 한국 여성이 사는 게 조금이라도 나아졌겠지요. 이태영은 법이 여성과 남성을 차별한다는 걸 알고 가족법을 바꾸려 하고 호주제를 없애려 하고 동성동본 결혼 금지법도 없애려고 했어요. 호주제는 이태영이 죽고 몇 해 뒤에 없어졌군요. 이태영이 있어서 다음 사람이 이어서 했겠습니다.


 여전히 남성과 여성 차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요. 앞으로도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여성 남성 나누기보다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법조인이 아니어도 법을 잘 알면 좋을 텐데. 저도 법 잘 모르는군요. 법 공부를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만 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희선





☆―


 “여자는 전문 분야를 공부하면 안 됩니까? 여자는 고시에 합격하면 안 되고, 정치와 경제를 말하면 안 됩니까?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며 사회 활동을 하면 안 됩니까? 왜 안 된다는 생각부터 하고 시작합니까? 열심히 해 보지도 않고 왜 주저앉습니까?”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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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소리





쏴아아아아

휘이이이잉

처얼썩처얼썩


자연에서 들리는 소리는

말로 나타내기 어렵네

소리를 들어야 해


귀 기울여 봐

빗소리

바람소리

파도소리


자연에서는

더 많은 소리가 들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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