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오래 친하게 사귀지 않았다 해도

아는 사람보다

친구라는 말이 좋아

넌 어때


친구를 나타내는 말에는

벗이라는 것도 있어

벗도 좋군


벗이어도 서로를 다 알지는 못하겠지

모른다 해도 믿는 사이일 거야


오래 만나지 못해도

한번도 만나지 못해도

벗이길 바라


멀리 떨어져 살아도

언제나 생각해

가끔이 나을까

미안,

생각하는 것 같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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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6-03-1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친구라는 말이 제일 좋아요. ㅎㅎ 뭔가 친구라고 하기 애매할 때 저는 지인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건 항상 거리감이 느껴지더라구요. ㅎㅎ
 


새 신





새 신을 신으면 기분은 좋아도

발은 아프네

처음엔 발이 좀 끼어도

시간이 흐르면 맞게 되지

발에 신을 맞추지 않고

신에 발을 맞춰서군


새 신이어도 조금 큰 게 나을까

발이 좀 끼는 신을 신고 걸으면

발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네

발은 짝짝인가 봐

한쪽이 더 아픈 걸 보면


새 신을 자주 신고

헌 신으로 만들어야겠어

발이 아픈 건 참아야지

좀 바보 같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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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6-03-19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신을 샀을 때 좋은데 막상 신으면 불편한 난감함이 너무 잘 느껴지네요. ^^

책읽는나무 2026-03-1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발 사셨나봐요?^^
 
소설 보다 : 가을 2025 소설 보다
서장원.이유리.정기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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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나무 같은 거 없었지만, 다른 집에는 있었다. 무화과 말이다. 어릴 때는 어쩌다 한번 무화과 먹은 것 같다. 요즘은 무화과를 판다. 파는 거 사 먹어 본 적 없지만, 과일로 팔고 빵에도 넣는 듯하다. 예전에는 무화과 판 적 없는 것 같은데. 지금은 무화과를 과일로 여기는가 보다. 무화과 이름 뜻은 꽃이 없는 열매구나. 이 생각 지금 했다. 무화과는 열매 속이 꽃이기는 하다. 어렸을 때는 그거 알았던가. 몰랐을 것 같다. 쌉쌀하면서도 단 무화과 괜찮았다. 지금도 길을 걷다 무화과 나무 본다. 그저 보기만 한다. 남의 나무니 마음대로 딸 수는 없잖아.


 이번에 만난 《소설 보다 : 가을 2025》 맨 앞 그림은 무화과다. 누군가 이걸 마늘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마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마늘은 아니다. 나무와 열매니. 마늘은 땅속에서 자란다. 소설은 전과 다르지 않게 세 편 실렸다. 새로울 것도 없는 말을 썼구나. 글에 같은 말이나 누구나 아는 걸 쓰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 말 본다 해도 난 달라지지 않는구나. 누구나 알 것 같은 거 많이 쓴다. 내가 쓰는 건 별로 안 좋은 글이겠다. 리뷰보다는 여전히 감상을 쓰고, 감상보다 어떤 이야긴지를 쓴다. 그걸 제대로 쓰지 못해서 오해하게 만드는구나. 언제쯤 난 괜찮은 글, 감상을 쓸까. 그런 날 오지 않을 것 같다. 잘 쓰든 못 쓰든 그냥 쓸까 한다.


 서장원 소설 <히데오>를 보면서 히데오 한국 이름은 뭘까 했다. 그런 이야기를 뒤에서 평론가와 작가가 했다. 작가는 히데오 한국 이름을 정하지 않았단다. 히데오는 ‘나’한테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기 비밀을 말해줬다. 자기 아버지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 어렸을 때 일본에 살 때는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어서 히데오는 학교에서 차별 받고 괴롭힘 당했다. 그걸 안 히데오 부모는 다른 곳으로 떠나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걸 숨기려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부모는 헤어지고 히데오는 어머니와 한국으로 오고 한국 사람으로 살아간다. 한국에 오고는 자신이 일본 사람이었다는 걸 숨기려 했다. 히데오 같은 사람 실제 있을 것 같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이제 히데오는 어릴 때 일을 비밀로 여기지 않았다. ‘나’는 히데오를 조금 좋아한 것 같은데, 그 마음도 받아들이지 않은 거구나. ‘나’가 사귄 영도도 있는데, 그 이야긴 못했다.


 이유리는 이름이 익숙한 작가구나. ‘소설 보다’에는 처음 소설이 실렸다. <두정랜드>는 놀이공원이구나. 처음에는 ‘두정랜드’가 뭐지 했다. 놀이공원을 그런 식으로 이름 붙인다는 거 나중에 생각났다. 놀이공원에 가 본 적 없으니. 두정은 서울이 아닌 지방이다. 지방에 살면서 서울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 있겠지. 미화는 그런 사람이구나.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서울에 가서 살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한테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닌다고 했다. 함께 일하는 연두는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다 한다. 그런데 사귀는 사람이 서울에 건물이 있었다. 사귀는 사람 부모 것인가. 미화는 서울에 살기 무척 어려운데, 연두는 서울에 살고 싶지 않아도 결혼하면 서울에 살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어디에 살고 싶어하든 상관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서울이 좋으면 힘들어도 서울에 살고, 지방이 좋으면 지방에 살면 되지. 미화는 연두를 깔보는 것 같기도 했는데. 어디에 살든 사는 건 힘들다. 이십대에는 그런 거 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할 때겠구나. 미화가 두정랜드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서 서울에 살 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마지막 소설은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정기현)다. 공부를 하면 시험을 봐야 할까. 중학교 3학년 아이가 나오는데, 중학생이. 승주는 전교 1등이다.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하느냐고 다른 사람이 물으면 열세 시간 공부한다고 한다. 엄청나구나. 그런 승주가 우연히 좀 노는 아이들 버들치와 어울리게 된다. 장난을 치다가. 그런 장난은 위험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 승주가 알았던 것과 다른 세계를 알아가는 건지. 승주는 늘 숫자만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좀 달라질까. 시험 문제를 다르게 읽고 답을 쓰기도 한다. 고등학교는 다른 곳에 들어가도 괜찮겠다. 이제 중학생이니. 이렇게 생각하다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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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3-1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다놓고 읽어야지 해놓구선 벌써 계절이 두 번이나 지났네요? 허참..시간도 참 빠르죠.
무화과가 마늘 같기도 하네요. 저는 자색 양파같기도 하구요.
저는 요즘 이유리 작가 소설 넘 귀여워서? 좋아하는 중입니다. 이유리 작가의 소설이 있었군요. 몰랐네요?
정기현 작가도 자주 본 민음사 유튜브의 그 정기현 작가님인가? 싶기도 하고?
서장원 작가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어도 아직 읽어본 소설은 없네요. 리뷰를 읽어보니 가을 편 재밌을 것 같아요.
 


흐린 날에





흐린 하늘은 마음도 흐리게 해


늘 맑은 날이면 안 되겠지

며칠 맑다 하루 흐리면

늘 흐렸던 것 같아

이상하지


흐린 날보다 맑은 날이

더 많을 거야


파란 하늘을 보면

기분 좋지만

잿빛 하늘을 보면

언제 갤까 해


가끔 흐리고 비가 와서

분위기 좋을 때도 있어

아쉽게도 그건 어쩌다 한번이야


맑은 날,

그날을 즐겨야 하는데

맑은 날을 그냥 보낼 때가 많아


하늘이 흐려도

다시 맑은 날이 온다고 믿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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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없는 죽음





세상에 오는 데는 차례가 있어도

세상을 떠나는 데는 차례가 없지


수명은 정해졌을까


일찍 세상을 떠나면

수명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죽음인 건 분명하다


나이 들고

세상을 떠나는 건 어떨까

그 또한 슬픈 일이다


언제 죽음이 다가올지 모르니

그 날이 올 때까지

즐겁게 자기대로 살고

그 날이 오면

웃으면서 떠나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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