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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유령 ㅣ 도마뱀 그림책 5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인자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3년 1월
평점 :

이 책 《친절한 유령》에 나오는 노노코가 사는 집은 오래되고 기울었습니다. 집이 기울면 위험해서 못 살 것 같은데 할아버지 엄마 아빠 그리고 노노코는 오래된 집에 살았군요. 비가 새고 바람이 불면 흔들리기도 했나 봐요. 오래된 집을 할아버지는 ‘골동품’이다 하고 아빠는 ‘위험한 집’, 엄마는 ‘낡은 집’이다 했어요. 마을 사람은 ‘유령이 나오는 집’이다 했답니다. 사람이 사는 집을 유령이 나오는 집이다 하다니.
마을에는 노노코 또래가 많았지만, 아이들은 노노코와 놀지 않았어요. 노노코를 유령이다 하면서 따돌렸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바빠서 그걸 몰랐지만, 할아버지는 노노코가 혼자 논다는 걸 알았어요. 노노코는 아이들이 자신을 유령이다 하는 걸 안 좋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건 다행이죠. 노노코는 자기 혼자만 유령이어서 좋다고 했어요. 혼자 노는 것보다 아이들과 노는 게 재미있을지. 어릴 때는 또래 친구와 어울리기도 하는 게 좋기는 하겠네요.
할아버지는 노노코한테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주는 친절한 유령이 되라고 해요. 할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다니. 어느 추운 밤, 집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노노코는 집이 오래돼서 난 소리겠지 했는데, 그건 할아버지가 쓰러진 소리였어요. 다음 날 의사가 할아버지 방에서 나오고 아빠와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노노코는 할아버지 방으로 갔어요. 할아버지는 노노코한테 자신은 곧 죽고 하늘 별이 된다고 했습니다. 노노코는 그것도 좋게 여겼습니다. 노노코가 처음 알게 된 죽음이겠네요.
숨을 후우 길게 쉬고 할아버지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여기저기에 전화를 했어요.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왔어요. 노노코는 할아버지 말처럼 친절한 유령이 되겠다고 하고 장례식 때 할아버지 관에 눈을 넣어뒀어요. 그건 장난이 아니고 할아버지를 마중 온 눈이 밖에 와서 그런 거였어요. 노노코는 자기 나름대로 친절한 유령이 되려고 애썼는데, 노노코가 한 일은 아빠를 조금 화나게 했어요. 아빠는 다 장난으로 여긴 거죠. 집이 기울어서 방석이 움직이는 걸 보고 노노코는 방석에 접착제를 발랐어요. 스님은 바닥에 묻은 접착제를 밟고 발이 붙어서 넘어졌어요. 집 균형을 잡으려고 노노코는 할아버지가 모은 돌을 집 가운데 모아뒀는데, 아빠가 돌에 걸려 넘어졌어요. 집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집이 아예 무너졌어요. 사람들은 모두 집에서 나갔습니다.
장례식장이 아수라장이 됐네요. 집이 무너져서 노노코네 집을 새로 지었어요. 새 집에 살게 되고 노노코한테는 친구가 생겼어요. 노노코는 친구를 사귀게 되어 좋았지만, 조금 쓸쓸하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없어서기도 하고, 이제 유령이 아니기도 해서겠습니다. 가끔 아이가 엉뚱한 일을 하는 걸 책에서 보기도 하는데, 아이가 하는 게 다 장난은 아니겠습니다. 아이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고 하는 거겠지요. 그걸 알아봐야 할 텐데. 노노코 아빠는 노노코가 한 여러 가지를 장난으로 여겼어요. 할아버지는 달랐을 텐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