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가을 2025 소설 보다
서장원.이유리.정기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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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나무 같은 거 없었지만, 다른 집에는 있었다. 무화과 말이다. 어릴 때는 어쩌다 한번 무화과 먹은 것 같다. 요즘은 무화과를 판다. 파는 거 사 먹어 본 적 없지만, 과일로 팔고 빵에도 넣는 듯하다. 예전에는 무화과 판 적 없는 것 같은데. 지금은 무화과를 과일로 여기는가 보다. 무화과 이름 뜻은 꽃이 없는 열매구나. 이 생각 지금 했다. 무화과는 열매 속이 꽃이기는 하다. 어렸을 때는 그거 알았던가. 몰랐을 것 같다. 쌉쌀하면서도 단 무화과 괜찮았다. 지금도 길을 걷다 무화과 나무 본다. 그저 보기만 한다. 남의 나무니 마음대로 딸 수는 없잖아.


 이번에 만난 《소설 보다 : 가을 2025》 맨 앞 그림은 무화과다. 누군가 이걸 마늘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마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마늘은 아니다. 나무와 열매니. 마늘은 땅속에서 자란다. 소설은 전과 다르지 않게 세 편 실렸다. 새로울 것도 없는 말을 썼구나. 글에 같은 말이나 누구나 아는 걸 쓰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 말 본다 해도 난 달라지지 않는구나. 누구나 알 것 같은 거 많이 쓴다. 내가 쓰는 건 별로 안 좋은 글이겠다. 리뷰보다는 여전히 감상을 쓰고, 감상보다 어떤 이야긴지를 쓴다. 그걸 제대로 쓰지 못해서 오해하게 만드는구나. 언제쯤 난 괜찮은 글, 감상을 쓸까. 그런 날 오지 않을 것 같다. 잘 쓰든 못 쓰든 그냥 쓸까 한다.


 서장원 소설 <히데오>를 보면서 히데오 한국 이름은 뭘까 했다. 그런 이야기를 뒤에서 평론가와 작가가 했다. 작가는 히데오 한국 이름을 정하지 않았단다. 히데오는 ‘나’한테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기 비밀을 말해줬다. 자기 아버지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 어렸을 때 일본에 살 때는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어서 히데오는 학교에서 차별 받고 괴롭힘 당했다. 그걸 안 히데오 부모는 다른 곳으로 떠나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걸 숨기려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부모는 헤어지고 히데오는 어머니와 한국으로 오고 한국 사람으로 살아간다. 한국에 오고는 자신이 일본 사람이었다는 걸 숨기려 했다. 히데오 같은 사람 실제 있을 것 같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이제 히데오는 어릴 때 일을 비밀로 여기지 않았다. ‘나’는 히데오를 조금 좋아한 것 같은데, 그 마음도 받아들이지 않은 거구나. ‘나’가 사귄 영도도 있는데, 그 이야긴 못했다.


 이유리는 이름이 익숙한 작가구나. ‘소설 보다’에는 처음 소설이 실렸다. <두정 랜드>는 놀이공원이구나. 처음에는 ‘두정 랜드’가 뭐지 했다. 놀이공원을 그런 식으로 이름 붙인다는 거 나중에 생각났다. 놀이공원에 가 본 적 없으니. 두정은 서울이 아닌 지방이다. 지방에 살면서 서울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 있겠지. 미화는 그런 사람이구나.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서울에 가서 살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한테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닌다고 했다. 함께 일하는 연두는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다 한다. 그런데 사귀는 사람이 서울에 건물이 있었다. 사귀는 사람 부모 것인가. 미화는 서울에 살기 무척 어려운데, 연두는 서울에 살고 싶지 않아도 결혼하면 서울에 살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어디에 살고 싶어하든 상관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서울이 좋으면 힘들어도 서울에 살고, 지방이 좋으면 지방에 살면 되지. 미화는 연두를 깔보는 것 같기도 했는데. 어디에 살든 사는 건 힘들다. 이십대에는 그런 거 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할 때겠구나. 미화가 두정 랜드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서 서울에 살 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마지막 소설은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정기현)다. 공부를 하면 시험을 봐야 할까. 중학교 3학년 아이가 나오는데, 중학생이. 승주는 전교 1등이다.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하느냐고 다른 사람이 물으면 열세 시간 공부한다고 한다. 엄청나구나. 그런 승주가 우연히 좀 노는 아이들 버들치와 어울리게 된다. 장난을 치다가. 그런 장난은 위험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 승주가 알았던 것과 다른 세계를 알아가는 건지. 승주는 늘 숫자만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좀 달라질까. 시험 문제를 다르게 읽고 답을 쓰기도 한다. 고등학교는 다른 곳에 들어가도 괜찮겠다. 이제 중학생이니. 이렇게 생각하다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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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에





흐린 하늘은 마음도 흐리게 해


늘 맑은 날이면 안 되겠지

며칠 맑다 하루 흐리면

늘 흐렸던 것 같아

이상하지


흐린 날보다 맑은 날이

더 많을 거야


파란 하늘을 보면

기분 좋지만

잿빛 하늘을 보면

언제 갤까 해


가끔 흐리고 비가 와서

분위기 좋을 때도 있어

아쉽게도 그건 어쩌다 한번이야


맑은 날,

그날을 즐겨야 하는데

맑은 날을 그냥 보낼 때가 많아


하늘이 흐려도

다시 맑은 날이 온다고 믿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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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없는 죽음





세상에 오는 데는 차례가 있어도

세상을 떠나는 데는 차례가 없지


수명은 정해졌을까


일찍 세상을 떠나면

수명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죽음인 건 분명하다


나이 들고

세상을 떠나는 건 어떨까

그 또한 슬픈 일이다


언제 죽음이 다가올지 모르니

그 날이 올 때까지

즐겁게 자기대로 살고

그 날이 오면

웃으면서 떠나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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サエズリ圖書館のワルツさん2 (創元推理文庫)
코우교쿠 이즈키 / 東京創元社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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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2

코교쿠 이즈키






 책은 사람이 보는 거니 사람이 없으면 책도 아무 소용없겠지. 그래야 할 텐데. 어쩐지 지금은 사람보다 다른 게 먼저인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 책도 그런 게 될 날 올지도 모르지. 책이 사치품이 되고 희귀한 건 문화재가 되는.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학생 교과서를 디지털 교과서로 바꾼다고 하던데, 시험으로 해 보고 그리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기를 바란다. 교과서는 디지털보다 종이가 좋지 않나.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에 드러난 시간이 아주 길다. 학교에서도 그러면 좋지 않을 것 같다. 종이로 된 책을 손에 들고 넘겨야 좋은데.


 누구나 책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야겠다. 눈이 보이지 않거나 팔이 하나라도 없으면 책 보기 쉽지 않다. 책은 눈으로 글자를 읽고 손으로 넘겨야 한다. 세상에는 그걸 못하는 사람도 있겠다. 책이 귀중품이 된 시대 이야기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두번째 이야기를 만났다. 사에즈리 도서관은 공립이 아닌 사립이다. 개인이 만든 도서관이라니. 책은 있다 해도 다른 돈은 어떻게 하려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한다. 어딘가에서 도움 받기는 어려운 시대 같으니. 이 도서관을 지은 와루츠 요시아키라가 벌어둔 돈이 있는 걸지. 와루츠 요시아키라는 뇌외과의사고 연구자기도 했다. 사람 기억을 데이터로 만드는 거였다. 책에도 빠진 사람이었다. 그러다 와루츠 유이를 입양하고 자신이 모은 책과 도서관을 와루츠한테 물려줬다.


 책 제목에 나오는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는 책이 있는 곳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특별 보호 사서관이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전자책보다 종이로 된 책을. 손으로 만지고 냄새도 맡는 책. 그렇다 해도 책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구나. 책을 여러 사람이 보고 시간이 지나면 갈라지거나 책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책을 고쳐야겠지. 이 이야기 속에서는 책이 귀중하니 다시 사기 어렵다. 책을 고치는 사람이 참 중요하겠다. 치도리 요코는 대학생으로 취직활동을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것보다 치도리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건 책 수복가(수선가)다. 책 수복가라 해야 할지 책 수선가라 해야 할지. 일본말로는 도서 수복가로 쓰여 있다.


 전쟁이 일어나고 많은 게 바뀌었다. 이 시대에 책은 앞날이 없어 보인다. 그것보다 세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런 때 젊은 사람이 책 수복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 찬성하기 어려울까. 이게 아니구나. 책 수복가 후루하타가 책의 앞날이 없다 여기고 제자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치도리가 책 수복가가 되고 싶다고 여긴 건 후루하타가 일하는 걸 보고 나서다. 그전부터 치도리는 손으로 하는 걸 좋아했다. 이 시대는 거의 기계로 한다. 누구나 단말기를 가지고 다니고 종이에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종이도 귀중한 걸지도. 실제 책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치도리는 책 수복가 후루하타를 만나려고 사에즈리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려고 한 거다. 후루하타는 70대다. 건강은 그리 좋지 않다. 자신이 할 일은 책 수복가밖에 없었다고 하면서 치도리한테는 다른 일을 찾아보라 했구나. 다행하게도 후루하타는 치도리 마음을 알아준다. 언젠가 사람이 죽고 세상이 끝난다 해도 사람은 지금을 살려고 한다. 우리도 그러는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도 그게 정말 자신이 해야 할 일인지는 모를 거다. 치도리도 그랬지만, 자신이 전자파에 민감하다는 걸 알고 책 수복가 길을 가기로 한다. 지금과 이 책속에 나오는 거 많이 다르지 않구나. 아직은 종이책이 많지만,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쓰는 건 비슷하다. 스마트폰으로 뭐든 한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건 2013년이다. 그때 스마트폰 있었던가, 없었던가. 스마트폰 막 쓰기 시작했을 때일지도. 지금도 전자파에 민감한 사람 있을까. 기계를 쓰면 고장이 난다는 사람 있다는 말 들어봤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 쓰다가 몸이 안 좋아지는 사람 있을지, 있다면 힘들겠다.


 어느 도서관 책이든 전자책으로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와루츠는 데이터보다 진짜 책을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기를 바란다. 전자도서관 사서는 AI가 될 수도 있겠다. 전자도서관 사서가 사에즈리 도서관에 전자편지를 보내서 장서를 데이터로 만들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멋대로 그런 걸 보내다니. 한두통이 아니고 하루에 삼백통쯤. 그 뒤에는 사람이 있을지도. 이런 부분은 조금 추리소설 같기도 하구나. 지난 1권에 나온 사람도 잠깐씩 나온다. 그 사람들은 여전히 사에즈리 도서관에 다녔다. 도서관에 개가 한마리 늘어난다. 와루츠는 개를 무척 무서워하는데, 자기 일을 하려면 그것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 버린 개를 아이들이 데리고 오고 와루츠는 도서관에서 개를 기르기로 한다. 이름은 포루카다. 이 말 일본말 발음은 포루카고 춤 종류인 폴카다. 이 도서관에는 특별 보호 사서관 와루츠(왈츠)와 경비원 탄고(탱고) 그리고 개 포루카(폴카)가 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탄고와 포루카는 위험에 빠진 와루츠를 구한다. 앞에서 종이책을 읽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고 했는데, 경비원인 탄고가 그랬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탄고는 백화점에 있었는데 폭탄이 터졌다. 그때 탄고는 오른손과 어머니를 잃었단다. 치도리는 탄고를 보고 눈매가 사납다고 했는데, 이제는 사에즈리 도서관 경비원으로 잘 어울리게 됐다. 탄고와 와루츠를 보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온 시오리와 고우라가 생각났다. 시오리는 책을 좋아하고 책을 아주 잘 알지만, 고우라는 책을 오래 못 봤다. 탄고는 의수로는 책장을 넘길 수 없다고 했다. 한쪽은 괜찮으니 그 손으로 넘기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지금 들었다.


 지난번에도 썼는데, 종이책이 오래오래 남기를 바란다. 사람이 세상에 있는 한은. 그 뒤는 모르겠다. 책은 사람한테 읽혀야 좋은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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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쓸쓸한데

마음을 더 쓸쓸하게 만드는 음악

자꾸 들으면

조금 위로가 돼

신기하지


기분 좋을 때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악을 들으면

한층 더 기분이 좋아


슬픈 음악도

즐거운 음악도

사람 마음을 어루만져 줘


세상에 음악이 있어서

다행이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음악 즐겁게 들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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