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소울 1 블랙 캣(Black Cat) 6
가키네 료스케 지음 / 영림카디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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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대전 이후, 가난했던 1960년대에 남미로 이민 정책을 펼친 일본. 농사만 잘 지으면 부를 가져다줄 거라는 이민자들의 꿈과 달리, 그들에게 남미는 결코 약속된 땅이 아니었다. 무거운 사회의식으로 출발하는 이 소설은 오랜 세월에 걸친 그들의 한과 복수전을 그리고 있다. 여러 주인공의 다층적인 시각으로 그리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두 권을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일본과 브라질 두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데 브라질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도 잘 그려져 있고, 남성적인 분위기의 소설이지만 약간의 로맨스가 이를 보완해 준다. 일본인이지만 브라질의 정글에서 태어나고 자란 케이의 캐릭터도 꽤 매력 있다.

비슷한 문제(멕시코 이민)를 다룬 우리나라 소설 김영하의 <검은꽃>과 같이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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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 킹 걸작선 4
스티븐 킹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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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나온 스티븐 킹 전집을 1-9권까지 모아놓고(그 중 몇 권은 중고) 맨 먼저 펼쳐든 책. (최고 걸작인 <그것(It)>은 예전에 읽었기에 제외하고.)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걸로 아는데 줄거리는 전혀 알지 못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인지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첫 장을 펼치면 나이든 아주머니가 끝도 없는 수다를 펼친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술하는 전개로, 무려 400페이지 가까이를 채우다니 놀라운 글쓰기 솜씨 아닌가! 몇 장 넘기지 않아 독자는, 주인공이 살인 피의자로서 경찰서에서 진술하는 상황임을 눈치채게 된다. 참으로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그 입담이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녀는 일하는 집의 여주인 베라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그 자리에 와있지만, 몇십 년 전 남편이 죽은 사건의 의심도 받고 있다. 과연 그녀는 사람을 죽였나? 죽였다면 누구를 죽였나? 이걸 밝혀내는 재미도 있지만, 왜 그녀는 그럴 수밖에 없었나라는 주제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그리하여 괴로운 가운데서도 인생은 가끔 놀라운 선물을 주기도 한다는 걸- 작은 교훈으로 남긴다.  

덧붙여, 서로 죽일 듯이 괴롭히며 평생을 살아온 돌로레스와 베라- 그 둘의 뒤틀린 우정이 이 소설의 핵심 아닐까 싶다. 

   
  우리가 서로에게 익숙해졌다는 건, 늙은 박쥐 두 마리가 전혀 친하지도 않으면서 같은 동굴에서 나란히 거꾸로 매달려 있는 데 익숙해진 거 같았다고나 할까.   -25P  
   

 

   
  '잘 만들어야 돼, 돌로레스. 저 인간이 좋아하는 빨간 양파도 좀 넣고, 톡 쏘는 맛이 나게 머스터드도 충분히 넣고. 잘 만들어야 돼. 저 인간이 이 세상에서 먹는 마지막 음식이니까.'  -2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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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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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전작 <섀도우>는 나의 최악의 미스테리 중 하나였다. 불완전한 아이를 주인공(피해자)으로 내세워 책을 읽는 내내 불안감을 조성하는 방식이나 독자를 기만하는 듯한 서술 트릭도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색다른 미스테리일 거라는 기대감을 한껏 안겨줬다. 결론적으로 절반의 만족이었달까. 

여전히 소설의 화자는 9살 남자아이 미치오. 왕따를 당하는 친구 문제로 고민하고 엄마의 차별로 괴로워하는 보통의 소년. 그러다가 친구 S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게 된다. 아이는 불완전한 존재다. 주위의 어른들, 부모나 탐정, 형사, 교사의 도움도 없이(도움은커녕 엄마와 이마무라 선생의 방해와 위협을 무릅쓰고) 미치오는 3살짜리 여동생 미카와 사건을 해결하려고 애쓴다. 

이 소설은 추리물의 외피를 쓴 호러물이라고 보인다. 죽은 친구는 거미로 환생하고 이런 장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고 독자에게 강요하며, 계속해서 무슨 새로운 사건이 벌어질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실 1/3 지점까지는 상당히 무서웠다. 뒤로 갈수록 무서움보다는 '도대체 어떤 결론을 내려는 거야?'라는 조급함이 더 커졌지만. 다른 독자들의 리뷰처럼 이 소설에서는 결론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에 나오는 아래의 대화는 지금 독자가 읽고 있는 건 소설이고, 이야기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대놓고 뻔뻔하게 서술한다.  

정통 추리물이 아닌 환상적인 스토리와 호러가 가미된, 온다 리쿠 류를 좋아한다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가장 비슷한 분위기의 책으로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아시하라 스나오의 <물총새의 숲 살인사건>을 꼽고 싶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아주 단순한 질문을 했다. "너는 이대로, 만족하냐?" (중략) "만족하지 않아요." 나는 대답했다. "그래." 할아버지는 약간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대로 만족하지 않다면?" "부숴야겠죠." " 뭘 말이냐?" "이야기를요." "이야기를 부술 수 있겠냐?" "할 수 있어요. 간단해요." 나는 천천히 일어섰다.  -4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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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산책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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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코미조 세이시의 국내 출간작 7권째로, 나한테는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1948~1949년에 씌어진 소설이라니 참 놀랍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특유의 애정과 원한, 끈끈한 혈육간의 근친상간 분위기, 병질(꼽추, 몽유병), 머리 없는 시체 같은 기괴한 분위기가 잘 녹아들어 있다.

2. 특이하게도 긴다이치 코스케 1인칭 시점이 아니다. 탐정은 후반부로 접어들어야 등장하고 이 소설에서의 비중은 좀 낮은 편이다. 그래서 더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범인을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마지막의 반전은 놀랍다. 그리고 그 반전에는 공감이 간다. 물론 독자에게 알려주지 않는 불공평한 과거의 히스토리가, 늘 그렇듯 여기도 숨어 있다.

3. 이 책의 원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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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2 : 출장 편 -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명탐정 홈즈걸 2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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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의 매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곧 구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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