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처
카밀라 레크베리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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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북유럽 추리물의 여왕'이라는 홍보문구를 클릭하니 작가의 신작이 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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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 하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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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코가 받아들여 준다면, 살짝 젖은 듯한 습기에 이렇게 감싸여 있으면 확실한 형태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 예감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현실의 시간은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배워 왔다.
영원 따위는 없다. 자신이 만들 수밖에 없다. 영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만 생겨난다.-739쪽

쇼이치로는 유키를 바라보던 시선을 끊듯이 마리코에게 고개를 돌렸다.
"엄마, 처음으로 돌려보내 줘요. 제일 처음의 어둠이라면 혼자서도 견실 수 있을 거예요. 사람은 반드시 혼자 태어나니까. 게다가 머지않아 밝아질 어둠일 테죠. 엄마니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엄마니까 날 처음으로 돌려보낼 수 있어요."-803쪽

오랫동안 기다려 준 당신, 설령 두 분일지라도, 고마워요. 진심으로.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삼 년밖에 걸리지 않은 것도 두 분의 성화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 봅니다. 이렇게 후기를 마치면 진짜 끝인가요? 기쁘군요. 농담이 아니라, 정말 구원이라도 얻은 기분입니다.-발행인후기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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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 상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7월
절판


"부모는 자식을 위해설고 말하지만 실은 자기 편할 대로 자신의 요구나 바람을 우선하지. 그런데도 모든 것은 아이를 위해서라고 변명하면서, 아이가 고마워하지 않으면 은혜를 모른다고 화를 내. 오히려 아이 쪽에서 참고 부모에게 신경을 쓸 때도 많은데,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면서 꾸짖는다고. 부모도 사실은 잘 모르는 거겠지. 결과적으로 무엇이 행복한지....... 누구나 배운 것 이외의 일은 못 해. 아무래도 어릴 때 배우거나 환경을 통해서 익힌 걸 되풀이하게 된다는 말이야. 부모도 어릴 때 계속 그들의 부모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참고, 따르고, 부조리한 명령에도 싫다는 말을 못 하고 지내 왔겠지. 부모가 해 주는 것이 아무리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해도 고마워해야 했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했을 테니까....... 그런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 이번에는 자신이 아이에게 사랑을 줄 힘도, 빼앗을 힘도 갖고 있으니까 그 힘을 무의식중에 휘둘러 아이를 지배하려고 하지. 그래서 아이가 말대꾸를 하거나 반항하면 화가 나는 거야. 자신을 억누를 수가 없게 되고. -661쪽

특히 어머니는 불쌍해. 남자는 밖에 나가서 마음대로 해도, 남자는 어차피 어린애니까라는 핑계로 용서를 받지. 여자는 그렇게는 안 돼. 부모가 되어도 누구의 아이인 건 틀림없어. 응석을 부리고 싶을 때도, 완전히 기대고 싶을 때도 있을 텐데, 모두 어머니로서의 역할만 요구하거든. 나이에 상관없이, 부모가 되는 순간 그렇게 되는 거야. 결국 어머니에게는 자신이 안심하고 응석을 부릴 수 있는 상대가 아이가 되고 말아. 어린애로 돌아갈 수 있는 상대가 자기 자식밖에 없는 거야. 그러니까 아이의 반항이 더욱 부조리하게 느껴지겠지. 하지만 아이도 계속 당하기만 하는 건 아니야. 참기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웃기지 말라고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잖아? 부모도 확실히 힘들겠지. 고생만 할지도 몰라. 그렇다고 해서 입장이나 감정을 무시한 취급이 계속되면, 아이도 애정을 품지만은 않아. 사실은 사랑하고 싶은 게 당연한 부모가 애정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없는 부모라면....... 아이 역시 울면서 반격할 거야."-6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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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3 : 사인회 편 - 완결 명탐정 홈즈걸 3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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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배경으로 한 소소한 사건을 다루는 이 시리즈는 읽다보면 정말이지 사랑스럽다. 그 이유는 교코와 다에 콤비의 절묘한 조화 때문이기도 하고 서점을 배경으로 했을 때'만' 가능한 사건들이 가득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같은 계열 일상 미스테리라도, '나선계단의 앨리스' 류보다 현실감이 살아 있는 건, 서점에서 실제로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구체적인 장치들을 가지고 그려냈기 때문이다.

이번 권에는 단편의 묘미를 잘 살린 5편의 연작이 실려 있다. 1. 이상한 주문, 2. 너와 이야기하는 영원, 3. 가나모리 군의 고백, 4. 사인회는 어떠세요?, 5. 염소 씨가 잃어버린 물건-. 가장 좋았던 건 1, 4, 5였다. 1은 색다른 주문에 얽힌 의혹을 풀어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4는 사람의 작은 불만이 어떻게 진화하고 번져나가는지 인간 심리를 잘 보여준다. 5는 소품이지만 참 훈훈하다.

'서점 직원이었던 경험을 살려' 이런 재기 넘치는 작품을 쓴 작가는 마치 작가의 분신 같은 교코를 통해 얼마나 책을 사랑하는지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고객으로 들르는 서점의 풍경과, 직원으로서 느끼는 서점의 일상은 참 다른 것 같다. 책을 주문하고 분류하고 나르고 사은품을 전시하고 고객 응대를 하고 책을 찾아주고 사인회를 하고 영업사원을 상대한다. 이런 소소한 일들 덕분에 우리는 쾌적한 분위기에서 책을 고르고 즐겁게 읽다가 사들고 집으로 올 수 있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제목은 우습게도 <명탐정 홈즈걸 1, 2, 3>으로 통일되어 버렸다. 원래 1권은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2권은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였다. 원래부터 1, 2, 3, 시리즈로 나가고 부제를 붙였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아래 리뷰의 지적대로 먼저 책을 산 사람은 제 짝 아닌 걸 가진 꼴이 되어 버렸다. 다산책방 편집자는 반성해야 한다. ^^;

3권으로 이 시리즈는 완간된 걸로 안다. 누군가 이 시리즈를 사 읽겠다면 1, 3권을 권한다. 2권은 장편으로 재미가 좀 떨어진다.    

   
  다에는 동요를 흥얼거렸을 때와 같이 느긋한 태도였다. "'숨긴다'와 '치운다'는 어떻게 다르지?" " 치운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선행-좋은 행동이지요. 엉망으로 흐트러진 장소에 내던져진 편지를 본래 있어야 할 장소에 잘 치워둔다. 그렇잖아요? 꽤 바른 행동이죠?" 교코는 헷갈려서 머리에 손을 갖다 대고 되물었다. "'숨긴다'의 경우와 '치운다'의 경우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 그러니까 우리는 이 넓은 서점 내의 어디를 찾으면 되는 거냐구?" "그야말로 편지에 적합한 장소겠지요."  -275p  
   

 

 

 

"안녕하신가, 명탐정님." 구라모토의 말에 다에는 싱글벙글 덧붙였다. "서점에 관한 일만 취급해요."  -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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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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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이라 참 도발적인 제목이다. 긴다이치 코스케가 여름을 맞아 돌아왔다. 주문한 여러 책 중 가장 먼저 손이 간다. 왜? 재밌으니까!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은 질이 참 고르다. 오락물이 갖춰야 할 모든 걸 갖췄다. 무려 1951년에 연재된 작품이라니 놀라울 뿐. 

이야기의 시작은 이러하다. 절세의 미녀 도모코가 성년이 되어 아버지와 같이 살기 위해 월금도라는 섬에서 도쿄로 나오게 된다. 그녀를 차지하려는 남자들이 하나둘 그녀 주위에 모여들고, 마치 기분 나쁜 예고편처럼 살인이 하나씩 일어난다. 수행역을 맡은 긴다이치 코스케는 그걸 밝히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데, 아,아,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살인은 살인대로 일어나고 긴다이치 탐정은 마지막에 짠- 하고 나타나 진실을 이야기한다.  

폐쇄된 촌락을 중심으로 한 기존 시리즈들과 달리 이 작품의 배경은 한껏 열려 있어 좀더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인물들도 촌락의 답답한 분위기에서 좀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전적인 인물 묘사가 흥미로운데, 도모코의 미모는 흠 하나 없이 완벽하고 다몬 렌타로는 마치 그리스 조각상처럼 아름답다. 또 하나, 이 작품은 환상적인 분위기 연출보다는 순수한 트릭에 의존하는데 이 또한 현대적인 느낌을 더한다.

변사투의 친근한 해설이 곁들여져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은 여전하다. 자아, 긴다이치 코스케 덕분에 올여름도 시원하게 잠들 수 있으리라. 

시공사의 이 시리즈는 표지가 검은빛 유광임에도 디자인이 우아하고 심플해서 마음에 꼭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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