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941 | 942 | 943 | 94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매일이, 여행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여권보다 약간 큰 정도의 책 크기가 아담하고 귀엽다. 책의 내용도 소소하면서 정겹다. 결코 넉넉하다고 할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자식들에게 음식만큼은 최고급으로 먹였던 부모님, 호텔에서 기르는 거북이인 줄 모르고 바다에 돌려보내자며 저자와 둘이서 무거운 바다거북을 들어 올리려고 했던 일곱 살 위의 언니, 아이스티 타는 솜씨가 일품이었던 아주머니, 점원들에게 맛있는 소바를 사주었던 점장님 등 저자에게 좋은 영향을 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져 나까지 마음이 훈훈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학창 시절 단짝 친구였던 사쿠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와 사쿠마에게는 각각 짝사랑하는 남학생이 있었고,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자신들이 짝사랑하는 남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지금은 서로가 짝사랑했던 남학생들의 얼굴이 어땠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사쿠마와 함께 들떠서 이야기를 나눴던 그 시간만큼은 분명히 기억한다고. 저자와 사쿠마는 서로를 꽉 끌어안으며 '충전'하는 습관 내지는 의식 같은 걸 종종 했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아직도 종종 생각난다고 한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보니 여행 에세이인데 여행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여행에 관한 이야기도 (물론!) 있다. 처음엔 썼지만 일본으로 돌아온 지금도 자꾸만 생각나는 남미 마테차의 맛, 노곤한 몸을 풀어주었던 이탈리아 토스카나 온천 마을, 인도에서 산 베네통 티셔츠에 관한 추억, 언니가 오랫동안 즐겨 신었던 파란색 비치 샌들 등... 12년간 함께 산 강아지와 마지막 산책을 한 이야기가 정말 슬프다. 사랑도 많고 추억도 많은 저자라서 그렇게 아름답고 따뜻한 소설을 쓰나 보다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 홍익 / 201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GUCCI, 인천공항, 삼성전자, LG전자, 서울시 등 국내외 유수의 브랜드 전략을 담당한 최장순의 책. 스스로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칭하는 저자는 기획의 원천이 되는 '크리에이티브 인사이트'를 어디서 어떻게 발견하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이 책에서 자세히 알려준다. 


세일즈를 하려면 남자보다 여자를 설득해야 한다. 저자는 모 자동차 회사의 SUV 차량의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네임, 세일즈 아이디어를 기획할 때 이를 잘 활용했다. SUV는 남자들의 장난감, 남자들의 로망이지만, 가정에서 구매권을 쥐고 있는 건 남편이 아니라 아내인 경우가 많으므로 아내의 욕망을 공략해야 한다. 저자는 타깃으로 선정한 고객군의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한 결과 여성들이 스토케(Stokke)라는 고급 유모차를 선호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세일즈를 할 때 '트렁크가 넓습니다'라고 말하지 말고 '이 차에는 스토케가 들어갑니다'라고 말하라고 제안했고, 그 덕분인지 이 차는 출시한 지 4개월 만에 1년 양산 목표의 두 배 가까이 판매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여성의 마음을 간파한 세일즈 아이디어를 제안해도 조직의 의사결정권이 남성에게 있으면 소용이 없다. 저자는 한 온라인 티켓 판매 회사를 컨설팅 할 때 고객들이 SNS에 올린 사진과 해시태그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객 대부분이 여성이며, 공연을 보고 나서 티켓 사진을 SNS에 올릴 때 네일 아트를 받은 예쁜 손을 같이 보여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저자는 VIP 회원에게 네일아트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는데, 불행히도 이 조직의 의사결정권은 50대 남성에게 있었고 결국 다른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다. 조직의 의사결정권자가 여성이었다면 저자의 아이디어를 채택해 대박 쳤을 텐데. 내가 다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 마사지를 시작하자 핑크빛이 살아났습니다 - 아름다움·탄력·건강을 되찾는 질 케어법
하라다 준.다쓰노 유리코 지음, 최말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여러 가지 이유로 논란이 분분한 책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제목이다. 일단 이 책의 원제는 <질 사용법 : 열화는 멈춘다(ちつのトリセツ 劣化はとまる)>이다. 사전에 따르면 '열화(劣化)'는 '상태나 성능, 품질이 나빠지다'라는 뜻이다. '핑크빛이 살아났습니다'가 좋은 번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제의 '열화'에 비하면 차라리 나은 것 같다. 원제에 '핑크빛'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처럼 책에도 '핑크빛'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질 마사지를 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냉증이 해소되고, 질구, 회음, 소음순, 대음순 등에 일어난 색소침착이 완화된다는 식의 내용은 있지만 그 부위가 핑크빛으로 바뀐다는 내용은 없다(내가 찾아본 바로는 그렇다). 


질 마사지를 통해 '핑크빛'이 살아난 건 저자의 '생식기'가 아니라 저자의 '인생'이다. 1954년생인 저자는 자신의 생식기를 만지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만지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탓도 있고, 성에 관해서는 무지한 쪽이 고상하다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스터베이션하는 법도 몰랐고, 자신의 생식기를 직접 본 적도 없었다. 남편과 별거하고 20년 넘게 섹스리스 상태여도 문제없다고 여겼다. 그러다 질 마사지를 시작하고 자신의 몸을 긍정하게 되면서 저자는 마침내 남편과 이혼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내용이다. 이 책의 내용이 의학적,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일개 독자인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저자가 질 마사지를 통해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변비 해소'다. 오랫동안 변비로 고생한 저자는 2010년 NHK의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 배변 시 과하게 힘을 주면 골반저근이 긴장하고 경직되어 직장항문각이 둔각으로 바뀌지 않으면서 변을 배출하지 못하게 되고, 출구를 잃어버린 변이 직장 속에 곁주머니를 만들어 그곳에 쌓인다는 내용을 접했다. 저자는 질 마사지를 하다가 질 벽 너머에 직장 곁주머니가 생긴 걸 알 수 있었고, 결국 노력 끝에 변비를 해소한다. 가능한가 싶기는 한데 의사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닌 나로서는 아무 근거 없이 거짓이라고는 못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혼자 벌어서 산다 - ‘돈 좀 모아본 언니’가 알려주는 혼자서도 여유로운 삶을 위한 1인용 재테크 수업
정은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의 저자이자 네이버 오디오클립 '정은길 아나운서의 돈, 말, 글'을 진행하는 정은길의 신작. 월급쟁이였던 저자가 100만 원대 월급으로 서른 전에 1억 모아 내 집을 마련한 후 퇴사를 결심, 1년 간의 세계 일주를 마치고 귀국해 프리랜서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저자가 20대에 1억 원을 모아 내 집 마련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과,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후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변신해 1인 기업으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으로 나누어진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돈에 민감했던 저자가 일찍 생활 전선에 뛰어 들어 100만 원대 월급을 아끼고 아껴서 1억 모으기에 성공, 서른 전에 자기 명의의 집을 마련하기까지의 과정은 전작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과 대체로 겹친다(그러니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을 먼저 읽고나서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과감히 퇴사를 결심한 저자가 1인 기업으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은 이 책에만 있다.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장이 없어지는 바람에 여러번 이직해야 했던 저자는,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후 집 걱정 없이 살게된 것처럼 내 일자리를 스스로 마련해 평생 일 걱정 없이 살기로 결심했다. 잘하는 일(방송, 글쓰기)과 좋아하는 일(자기계발, 재테크 등)을 중심으로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직업군을 파악한 저자는 진행자, 작가, 강사, 사업가, 오디오클립 제작자 등에 도전했고 몇 년 안에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고 다양한 수입원을 확보했다. 돈 걱정, 일 걱정 달고 사는 비혼 여성으로서 배울 점이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같은 말도 듣기 좋게 -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의 말하기 비밀
히데시마 후미카 지음, 오성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상대방의 말을 부정하는 내용이라도 일단 문장을 ‘네‘,‘그래요‘,‘맞아요‘로 시작하면 부드럽고 완곡하게 들린다는 팁이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941 | 942 | 943 | 94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