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가 또 이상한 짓을 해
타마고야마 타마코 글.그림,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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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외로운 걸 좋아하고 사람한테 도도하게 군다는 '속설'이 있다. 속설은 속설일 뿐, 모든 고양이가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우리집 고양이가 또 이상한 짓을 해>를 읽고 알게 되었다. 


이 책을 그린 타마고야마 타마코는 남편과 단둘이 살고 있는 30대 만화가다. 고양이가 좋아서, 개파인 남편을 설득해 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한 저자는 각각 '톤짱'과 '시노'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이들의 일상을 관찰해 만화로 그린다. 한 살 언니인 톤짱은 대체로 얌전하다 못해 소심하기까지 한데 밥 먹을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호쾌하다. 톤짱이 외로울까 봐 톤짱을 입양하자마자 바로 입양한 시노는 고양이답지 않게 사람을 잘 따르고 명랑하다. 고양이는 외로운 걸 좋아하고 도도하다는 속설과 달리, 톤짱과 시노는 혼자 있는 걸 아주 싫어하고, 주인이 화장실 가는 새도 참지 못하고 주인을 찾는다(말로만 들었던 '개냥이'가 바로 여기 있다). 


톤짱과 시노는 주인이 잘 때도 주인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본다. 어쩌다 잠에서 깬 저자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찬란하게 빛을 내는 네 개의 눈동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적도 몇 번인가 있지만, 밤이 깊어도 안 자고 주인이 잘 자나 지켜보는 고양이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나까지 마음이 찡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라면 얼굴에 엉덩이를 갖다 대고 이상한 자세로 앉아 있어도 마냥 귀여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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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안 와 웅진 모두의 그림책 13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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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아이를 낳고 복직을 포기한 친구들이 여럿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회사에 다녔고, 결혼하고 나서는 물론 아이를 낳고 나서도 회사에 다니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던 친구들인데, 막상 아이를 낳고 나니 회사에 복귀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했다. 일에 대한 욕심은 아직도 있지만 갓난 아기를 두고 나가기가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회사를 그만두거나 프리랜서로 업무 형태를 바꿨다. 그조차도 할 수 없는 친구들은 한동안 울면서 출근했고, 지금은 괜찮지만 마음 한편이 늘 미안하다고 한다.


고정순의 그림책 <엄마 왜 안 와>는 일하러 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에게 엄마가 들려주는 말로 진행된다. "엄마 언제 와?" "이런... 조금만 기다려 줄래?" 엄마는 보채는 아이에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지만, 일은 해도 해도 줄지 않고 상사는 좀처럼 엄마를 돌려보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엄마는 아이 걱정에 속이 타들어가지만 전화기 너머로 보채는 아이에게 그만 보채라고 야단칠 수도 없고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도 없다. 그저 아이가 그나마 편한 마음으로 엄마를 기다릴 수 있도록 동화 같은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는 게 전부다. 


어릴 적 일하는 엄마를 두었던 작가는, 자신이 일하는 엄마가 된 후에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하루 종일 아이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고도 아이에게 빚진 듯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엄마들에게, 엄마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고 걱정하는지도 모르고 하염없이 엄마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이 책이 조그만 위로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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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5
한혜원.김은하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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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는 예전부터 천혜의 자연환경, 쾌적한 휴양 시설, 이국적인 정서와 저렴한 물가로 인해 수많은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서 각광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발리에 가본 적 없다, 발리에 가보고 싶지만 막상 가려니 겁부터 난다 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여행서 전문 출판사 상상출판에서 만든 <발리 셀프트래블>이다.





이 책은 발리에서 놓칠 수 없는 서핑, 힐링, 파인다이닝, 리조트, 빌라, 마사지, 전통 공연 정보는 물론, 한국인의 짧은 휴가 일정에 맞춘 다양한 코스와 일정을 제공한다. 나 같은 초보 발리 여행자를 비롯해 허니문을 위해 발리를 찾은 신혼부부, 가족 여행객, 나 홀로 배낭여행자 등 각각의 상황과 취향에 맞는 정보가 담겨 있다. 


꾸따, 스미냑&짱구, 짐바란&울루와뚜, 누사두아, 사누르, 우붓 등 발리의 각 지역과 발리에서 가볼 수 있는 롬복, 길리 등 발리 주변 지역의 여행 정보도 실려 있다. 교통을 비롯한 전반적인 지역 정보, 1일 추천 코스는 물론 액티비티, 관광, 식당, 스파, 쇼핑, 숙소 정보에 발리를 처음 찾는 여행자들이 궁금해할 법한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발리 하면 대부분 고급 리조트가 즐비한 럭셔리한 분위기의 휴양지로 생각하는데, 조금만 벗어나면 배낭여행자와 서퍼가 넘쳐나는 생기 가득한 꾸따,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촌마을 짠디다사, 스쿠버다이빙의 성지 믄장안, 울창한 밀림이 둘러싼 예술인의 마을 우붓 등 다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마을이 있다. 


이 책에는 공항이나 중심지로부터는 다소 멀지만 이국적인 분위기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숙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어린아이까지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리조트, 숙소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여행자들을 위한 가성비 최고 숙소, 신혼여행객 또는 연인 또는 부부를 위한 분위기 좋은 숙소, 독채 빌라 예약하는 법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나처럼 여행 계획 세울 때 숙소 정하는 걸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자들에게 귀중한 정보가 될 것이다. 





발리 하면 맛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현지 맛집부터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로컬 식당 순위, 고급 호텔에서 럭셔리하게 즐기는 브런치 메뉴 등 음식 관련 정보도 풍성하게 실려 있다. 마침 발리의 고급 호텔에서 묵지 않아도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뷔페는 먹어볼 만하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 들었는데 그 정보가 책에 딱 있어서 반가웠다 ㅎㅎㅎ 


이 밖에도 휴가면 휴가, 모험이면 모험, 허니문이면 허니문... 여행에 대한 각종 로망을 모두 다 채워주는 여행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다. 2018년 최신 정보가 업데이트되어 있어서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다른 책 안 봐도 될 듯. 아직도 여름휴가 못 간 분들(=나)에게 이 책에 담긴 정보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발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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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홍은선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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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도 가봤고 오사카에도 가봤다. 이다음에 일본 여행은 어디로 가면 좋을까 고민이라면 나고야는 어떨까.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나고야를 찾는 여행자들을 위해 구체적인 여행정보를 담은 책 <나고야 셀프 트래블>이 출간되었다. 


나고야는 도쿄, 오사카와 함께 일본의 3대 도시로 꼽히는 대도시다. 위치도 도쿄와 오사카의 중간쯤에 있어서 도쿄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고 오사카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특유의 향토 요리도 유명해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부러 가볼 만하다. 





나고야는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일본의 3대 도시답게 역사 유적과 관광 명소가 많다. <나고야 셀프트래블>의 저자가 고른, 나고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베스트 5는 나고야성, 나고야TV타워, 오아시스21, 오스칸논, 나고야역이다. 


이 중에서 한곳만 가본다면 단연 나고야성이다. 나고야성은 나고야를 대표하는 명소이자 일본 3대 성으로 꼽힌다. 천수각의 용마루를 장식하는 긴샤치는 호랑이 얼굴에 물고기 몸통을 더한 상상의 동물로, 물을 부른다고 알려져 있으며 나고야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중심 건물인 혼마루어전은 2009년부터 복원 공사를 시작해 2018년 6월에 전체 공개가 시작되었다.





관광 명소를 최대한 많이 돌아보느라 바쁜 여행보다는, 한두 곳만 돌아보되 현지인처럼 느긋하게 유유자적하는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장소도 소개되어 있다. 메이조 공원, 가쿠오잔, 시케미치, 쓰루마이 공원, 린쿠 비치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나고야성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는 메이조 공원이다. 이곳은 관광 명소로도 유명하지만, 현지인들이 일상을 보내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인 만큼 조깅을 하거나 피크닉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 또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나고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음식이다. '나고야메시'로 불리는 나고야의 향토 음식은 밥은 물론 면류, 술안주, 디저트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나고야의 향토 음식으로는 히쓰마부시, 기시멘, 미소카츠, 데바사키, 미소니코미 우동, 안카케 스파게티, 미소오덴, 덴무스, 오구라 토스트 등등.... 아 맛있겠다!! 


이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미소카츠다. 나는 사실 돈카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몇 년 전 도쿄역에서 나고야를 대표하는 미소카츠 전문점 '야바톤'의 미소카츠를 먹고 홀딱 반해버렸다. 미소카츠는 붉은 된장인 미소카츠를 얹은 돈카츠인데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도 있지만 내 입맛엔 딱 맞았다. 본고장의 미소카츠 맛을 보기 위해서라도 나고야에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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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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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존중감을 제대로 측정하려면 긍정적 경험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니라, 부정적 경험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봐야 한다. 지미 같은 사람은 뭔가를 시도할 때마다 자신이 성공했다고 상상함으로써 문제를 외면한다.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하든, 이런 사람들은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할 힘이 없는 나약한 자들이다. (69쪽) 


저자는 오랫동안 '최고가 아니면 최악'이라는 생각에 시달렸다. 자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므로 주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겼고, 자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기에 조금이라도 일이 잘 안 풀리면 자포자기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삶과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때를 경계로 저자는 크게 변했다. 그때까지 저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옴짝달싹 못했다. 성공을 자신하면서도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친구가 죽고 나서 저자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50일 동안 논픽션 50권을 읽었고, 미국 동부의 명문 대학교에 편입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갑자기 죽을지 모르는데 남의 신경을 쓰느라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건 정말이지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깨달은 덕분이다. 


저자는 삶은 아름답고,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식의 긍정적인 가르침을 결코 믿지 않는다. 차라리 삶은 엉망진창이고,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찾아오는 건 아니며, 간절히 원해도 안 되는 것이 많다는 걸 일찍 깨달을수록 사는 게 훨씬 편해진다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성공에 대한 기대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이런저런 생각 하지 말고 '그냥 하라'는 것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저자는 살면서 겪게 되는 모든 일을 '100퍼센트 내 책임'으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여기서 책임은 잘못의 동의어가 아니다. 부모가 나를 학대한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학대한 부모를 원망하느라 내 인생을 소모하는 건 내 책임이다. 따돌린 아이들에게 복수한다고 내 인생을 망치는 건 내 책임이다. 저자는 자신을 방치하고 급기야 이혼한 부모를 오랫동안 원망했지만, 부모에 대한 관심을 끄고 원망을 잊은 순간 새 인생이 찾아왔다고 말한다. 과거를 곱씹으며 보내기에 주어진 인생은 너무나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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