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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다운 애장판 2
사이토 타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8월
평점 :
<브레이크다운>은 <고르고 13>, <생존 게임> 등의 명작을 그린 사이토 타카오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생존 게임>의 뒤를 잇는 아포칼립스 재난물로, <생존게임>과 장르나 설정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다. <생존 게임>이 갑자기 일어난 대지진으로 혼자가 된 중학생 소년이 혈혈단신으로 생존에 도전하는 내용이라면, <브레이크다운>은 소행성 충돌로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에서 기자 출신인 주인공 오토모가 또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내용이다.
대지진 직후 생존자들은 곧 도와줄 사람들이 올 거라는 희망을 품고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하지만 식량과 물자가 동이 나고, 불안을 틈타 각종 유언비어가 퍼지고, 도와줄 사람들이 올 거라는 희망이 옅어지면서, 생존자들 간에 불화와 다툼이 늘고 급기야 유혈 사태가 벌어진다. 기자인 오토모는 일단 사람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서 유언비어를 잠재우려고 하지만, 공포와 불안이 극도에 달한 상태이다 보니 사람들은 좀처럼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생존 게임>을 읽으면서 자연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브레이크다운>을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 살아야 한다며 다른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 아마도 상황이 급박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겠지만 - 대지진 이전에도 똑같이 살지 않았을까. 장르와 주제, 내용 면에서 요즘 개봉 중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생각도 많이 났다. 이런 만화, 이런 영화를 볼 때마다 분명 허구인데 현실과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는 점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