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로 갈 바엔 젊은 만화가 테마단편집 2
재활용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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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젊은 만화가 테마 단편집 첫 번째 책 <여자력>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책이다. 이번 책에는 재활용, 약국, 서글, 각종모에화, 하양지 이렇게 다섯 분의 작가님들이 참여했다. 작화와 작풍이 워낙 달라서 각각의 작품들을 연결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는데, 나중에 주제가 '일탈'과 '땡땡이'라는 걸 알고 다시 생각해 보니 정말 작품 하나하나가 '일탈' 또는 '땡땡이'의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재활용 작가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은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남매와 자매가 땡땡이를 치고 벌이는 연애 소동을 그린다. 약국 작가의 <명왕성의 기억>은 K-장녀가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최초의 일탈을 벌이는 일화를 선보인다. 서글 작가의 <토하시는 대로>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언니와 그런 언니를 동경하는 여동생이 그들을 억압하는 이모로부터 벗어나는 이야기이다. 


각종모에화 작가의 <언제나 인생의 밝은 면을 보세요>는 낙관을 강요하는 세상의 이면을 보여준다. 하양지 작가의 <추억의 왕>은 평범한 사무직 여성이 평소에 다니던 길 대신 새로운 길을 걸으면서 발견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러브 코미디 풍의 상큼하고 발랄한 만화부터 현실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는 만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다섯 작가의 서로 다른 스타일로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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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교의 별 3
와야마 야마 지음, 현승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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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교의 별> 3권은 여름 감기에 걸린 호시 선생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공교롭게도 나 역시 여름 감기에 걸린 상태로 이 만화를 읽었다.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쉬는 호시 선생님의 모습과 함께, 호시 선생님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핑계로 놀 궁리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만화에서처럼 병가를 낸 선생님을 위해 종이학을 접은 기억은 없지만,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매일매일이 똑같고 지루해서 뭐라도 이벤트로 만들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시 선생님이 시험 감독하는 에피소드가 은근히 웃겼다.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오히려 더 지쳐버리는 모습에 깊이 공감했다 ㅎㅎ 호시 선생님과 나카무라 선생님이 남자 교사 화장실 청소하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여고 때 남자 교사 화장실은 누가 청소했나 하는 의문이 새삼 들기도 했다. 교무실 청소도 직접 안 하는 (남자) 선생님들이 설마 화장실 청소를 직접 했을까. 그렇다고 여학생들에게 시키는 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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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문화센터 1
난다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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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웹툰에서 연재 중인 난다 작가의 만화 <도토리 문화센터>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대기업 '유니버스그룹'에서도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고두리 부장이 어느 날 사장실로부터 호출을 받는다. 그룹의 향후 핵심 사업인 대형 쇼핑몰 건설을 위해 부지 매입을 해야 하는데 그 부지에 위치한 '도토리 문화센터'의 소유주이자 수강생 네 명이 아무리 높은 금액을 제시해도 부지를 팔지 않는다며, 직접 이들을 설득해 양도 동의를 받아내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날부로 고두리는 사장실 직속 비서 오소운과 함께 도토리 문화센터의 신입 수강생으로 위장해 그곳으로 출퇴근하며 소유주들에게 접근한다. 먼저 고두리는 여성 병원 원장이자 사군자 교실의 고인물인 정중순에게 다가간다. 정중순은 쉬는 시간에 쉬지 않고 연습에 몰두할 정도로 시간도 마음도 함부로 쓰지 않는 캐릭터다. 고두리는 그런 정중순이 병원에서 두 시간을 달려서 이곳으로 와 사군자를 배울 정도면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뒷조사를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고두리와 오소운이 소유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력을 알게 되면서 직장인으로서의 책임과 야망, 인간으로서의 연민과 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가 앞으로 이어질 것 같다. 개별 에피소드가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이고, 등장 인물들이 매력적이고 (좋은 의미로) 기상천외해서 앞으로 쭉 따라 읽게 될 것 같다. 약간의 미스터리와 스릴이 있는,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힐링 그 자체인 휴먼 드라마 풍의 만화를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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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가타리 10
오니군소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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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가타리>는 사람의 몸으로 츠쿠모가미를 다스리는 '현인신'이 될 수 있는 소녀 보탄과 츠쿠모가미를 황천으로 돌려보내는 '사에노메' 집안의 소년 효마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보탄에게는 어릴 때부터 자신을 키워주고 돌봐준 가족 같은 존재인 '혼수품'이 있다. 츠쿠모가미에 의해 누나와 형을 잃어서 츠쿠모가미를 미워했던 효마는 혼수품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세상에는 착한 츠쿠모가미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10권에선 그런 혼수품들이 위기에 처한다. 지우산의 습격으로부터 보탄을 지키기 위해 사에노메 3대 가문의 차기 당주인 스미레와 시라유리가 동거하게 되었는데, 스미레가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하고 효마와 혼수품들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심문 결과 혼수품들에게 '멸각' 처분이 내려지는데, 스미레의 아버지이자 야치마타 가문의 현 당주인 코쿠탄에게 직접 심문을 받고 있던 효마는 스미레를 공격하고 이 모든 일을 벌인 흑막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흑막'의 설명은 타당하게 들리는 면이 없지 않다. 물건이 생기는 한 물건에 깃드는 영혼인 츠쿠모가미가 계속 생겨날 것이고, 츠쿠모가미를 통제하기 위해 원치 않는 인간이 가문의 명에 따라 사에노메가 되는 일도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효마는 흑막의 설명이 '자신의 야망을 덮기 위한 허식에 불과'하다며, 대의라는 명분으로 나가츠키 가를 해체시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항변한다. 만약 효마가 나가츠키 가에서 생활하지 않았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효마의 변화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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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의 마왕성에 어서 오세요 6
미타카 호즈미 지음, 카이도 j1 그림, 유미토리 아오이 콘티 구성, 유우히 캐릭터 원안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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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의 마왕성에 어서 오세요>는 용사 파티에서 쫓겨난 흑마도사가 마왕의 측근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화다. 적이었던 마왕 측에 가담한 후 용사와 파티원들에게 피의 복수를 하는 내용은 전혀 아니고(용사와 재회해 대결하는 에피소드가 있기는 하다), 새로운 직장에서 전보다 높은 지위에 올라 훨씬 더 큰 권한을 가지고 다양한 일을 하면서 겪는 일을 그린다. 어떻게 보면 판타지 만화의 탈을 쓴 경영 전략+성장 모험 만화 같기도 하다. 


6권에선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 마왕 루시는 선대 마왕 페로가 '던전 공략'을 파괴한다는 일념으로 한 던전의 매수를 시도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레메(게톤)에게 그 던전을 흑자로 전환하라는 명을 내린다. 출장을 떠난 레메는 문제의 던전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저곳을 누비며 문제점을 파악한다. 곧이어 던전 마스터를 만나 던전을 살리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고, 던전에서 일하는 마물들에게 자신이 던전을 지키겠다며 사기를 높여준다. 


던전이 바뀌었다는 소식이 퍼지자 각지의 모험가들이 모여든다. 레메는 던전의 레벨을 낮춰서 모험가들에게 '이기는 기쁨'을 알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던전의 마물들 역시 어느 정도 이기는 기쁨을 맛보아야 던전의 수준이 유지되고 모험가들의 관심도 지속된다는 걸 알게 된다. 다시 말해서 던전이 너무 쉽기만 하면 안 되고, 도전해 볼 가치를 느낄 만큼 어려운 면도 있어야 한다는 것. 이는 게임이나 콘텐츠 제작 및 관리에도 적용할 만한 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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