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야설 : 창업편
벤처야설팀 지음 / e비즈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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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보다 창업이다, 우리나라에도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같은 새로운 기업이 필요하다는 말, 많이 듣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창업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부정적인 편이다. 남이 창업을 한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당장 내 자식, 내 가족이 창업을 한다고 하면 보따리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힘들게 사업을 하느니, 대기업에 취직하여 남이 주는 월급을 받거나,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인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어디 시작이 없는 일이 있을까. 삼성, 현대 같은 국내 대기업도 한때는 어느 한 젊은이가 일으킨 벤처기업이었다. '그저 남이 시키는 일만 하며 살기에는 내 삶이 너무 아깝다', '나는 더 적극적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창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그러나 동명의 벤처 전문 인기 팟캐스트 방송을 책으로 옮긴 <벤처야설>을 읽으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에는 레인디 대표이사 겸 위시쿠폰 이사 김현진, 블로그칵테일 대표이사 박영욱, LS그룹 신사업기획 및 M&A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정석, 머니투데이 더벨 벤처투자팀 기자 권일운 등 국내 벤처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인물들이 벤처 업계의 현황과 장단점, 성공과 위기 요인 등을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 IT분야에 친숙하지 않아서 책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는데, 방송 내용을 옮긴 책이라서 그런지 대화 수준이 높아진다 싶으면 적절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환기하고, 업계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 코너도 마련되어 있어 읽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제목이 <벤처'야설'>이기는 하지만, 그저 IT 창업에 따르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업계 상황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는 '설(썰?)' 수준의 책은 아니다. 자본 조달을 위해 벤처캐피털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한국의 기업 환경에서 대기업과의 관계 맺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식의 정부 지원이 필요한지 같은 거시적인 내용부터, 직원은 어떻게 채용하고, 인사 관리는 어떻게 하며, 업무 외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국내 기업 환경에서 창업은 그저 창업주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깝게는 가족과 친구, 연인, 넓게는 대기업과 정부, 이웃 기업 등 수많은 주체들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새로 시작하는 기업은 주변에서 열심히 도와주고, 성공한 기업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좋으련만. 이런 바람은 너무 큰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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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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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무엇일까? 혹자에 따르면 책은 '가로질러 가는 길'이라고 한다. 사람은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전부 이해하고 심지어는 암기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 (그러기도 어렵다.) 눈을 따라 읽어내린 글귀들은 그저 기억에 남고 가슴에 박혀 먼훗날 문득 떠올릴 수 있을 뿐이다. 마치 발길 닿는대로 걸었던 길을, 한참 후에 아주 사소한 냄새나 소리, 비슷한 풍경에 회상해버리고 마는 것처럼 말이다.

 

김상근의 <마키아벨리>를 읽으면서 이제까지 내가 마키아벨리 관련 텍스트를 제법 많이 읽었다는 것에 놀랐다. 이만큼이나 길을 가로질러 왔다니. 그야 전공이 정치학이니 <군주론>은 학부 1학년 때 (억지로) 읽을 수 밖에 없었고, 그 후에도 수업 시간에 여러번 그에 관해 배웠지만, 그 밖에도 좋아하는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책이나, <보르지아>라는 제목의 외국 드라마 시리즈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정치라는 사회 현상을 최초로 '기술(Arts)'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며 정치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는 공직에서 쫓겨난 후 군주인 메디치에게 복직을 청하고자 글을 썼고, 그 글은 현재 <군주론>이라는 책으로 남았다. 그런데 <군주론>의 내용 중에는 당시 종교나 사회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위험한' 내용이 많았다. 결국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책은 금서가 되었으며,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은 '권모술수에 능한'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통하게 되었다. 저자 김상근은 그에 대한 평가가 박한 이유를 추적하고 편견을 바로잡고자 당대의 사료를 검토하고 현장을 고증하여 이 책을 썼다.

 

이 책에는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가로만 알려진 마키아벨리의 또다른 면모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는 학문을 사랑했다. 외세의 침략을 막고 이탈리아가 통일되기를 염원했다. 그러나 학자가 되기엔 세속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정치가로 성공하기엔 도량이 작았다. 공직에 취임했으나 그 또한 여의치 않았다. 그 시대에 공무원은 지금과 달라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아닌 '군주의 신하'에 불과했다. 따라서 군주에 대한 존경과 충성심이 개인적인 능력이나 애국심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었고, 그러기에 마키아벨리는 너무 똑똑했다. 그저 피렌체 하나만 지키려는 군주와는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비록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으나, 체사레 보르지아는 이탈리아 통일이라는 화두를 던졌고, 사보나롤라는 잠시나마 피로한 민중들의 삶을 달래기라도 했다. 마키아벨리는 생전에 밥벌이 말고 무엇을 했던 것일까. 군주 아닌 이들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그는 차라리 처음부터 희곡 작가가 되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 꿈과 이상을 일찍이 예술로 비틀어 표현했다면 후세의 평가는 지금보다 후했을 것이다. 어쩌면 세르반테스만큼 칭송받는 이름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현실주의의 시초 격인 그가 말년에는 희곡을 쓰며 민초들을 웃기고 세상을 희롱한 건 아이러니다. 마키아벨리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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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2-07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마키아벨리는 일반 대중들에게 필요한 사실을 많이 전달해주려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꿈과 이상을 일찍이 예술로 비틀어 표현했다면 후세의 평가는 지금보다 후했을 거라는 멘트가 인상적이네요 ㅎㅎ

키치 2013-02-08 14:45   좋아요 0 | URL
fabrso 님 덧글 고맙습니다 ^^
부끄럽게도 마키아벨리가 말년에 희곡작가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희곡을 썼는지 읽어보고 싶어요 ㅎㅎ
신간평가단 늘 성실히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주식투자의 정석, 수급분석 - 똑똑한 개미들을 위한 실전 매매 전략
이광호(행복씨앗)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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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을 때 제일 먼저 저자 소개를 읽는다. 저자 소개를 읽으면 책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짐작하기가 쉽고, 어려운 책,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이라도 읽기가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식투자의 정석, 수급분석>은 저자 소개를 읽어도 책 내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저자 이광호(행복씨앗) 님은 기업을 경영하던 대표이사이자 사찰에서 불교를 가르치던 선생 출신으로, 현재는 네이버 카페 '가치투자연구원'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주식 수급분석 전문가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주식에 투자한 경험도 없거니와 지식도 부족해서 책을 읽기 전부터 걱정이 앞섰는데, 저자 소개를 읽어도 내용을 짐작할 수 없어 답답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불교가 무엇인가. 어지러운 세상에서 무지몽매한 중생들이 깨달음을 얻게끔 가르치는 종교가 아니던가. 이 책 역시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고 혼란스러운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주식 시장에서 미약하고 무지한 존재인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가치관을 가지게끔 도와주는 책이었다. 불교 선생 출신인 저자의 약력이 뜬금없지만은 않은 셈이다.

 

저자는 먼저 우리나라 주식 시장을 분석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는 개인 투자자 외에도 외국인, 금융, 보험, 투신, 은행,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가 공평한 조건으로 투자를 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막대한 자본과 고급 정보, 언론 활용 가능성 등 강력한 수단을 가지고 있는 일부 세력에 비하면 개인 투자자의 상황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그것과 같다.

 

처음부터 불리한 게임을 하는 상황에 놓인 개인 투자자가 결국 투자 실패로 고율의 대출, 파산, 급기야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것을 보며 저자는 미리미리 강도 높은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공부의 대상은 바로 '수급분석'. 어려워 보이지만 경제학의 기초 중의 기초 개념인 '수요와 공급'을 줄인 말에 불과하다. 주식 시장 또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는 시장이다. 그러니 시장을 파악하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아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개인, 외국인, 기관 등 투자 주체를 분석하고, 각각의 수요와 공급을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에는 도표, 그래프 등 다양한 자료가 첨부된 설명 및 실제 기업의 수급을 분석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설명이 자세하여 초보 투자자라면 책만 공부하기도 벅찰지 모르겠다. 더욱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면 저자가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가치투자연구원'(http://cafe.naver.com/asset2080)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불교 선생 출신 답게 저자는 주식 투자를 함에 있어 먼저 투자를 하는 의미와 목적을 생각보라고 조언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물론 그런 것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들 행복해지고 싶어서, 잘 살고 싶어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투자를 해서 힘들게 번 돈으로 명품이나 고급차 같은 것을 사들이며 과시성 소비에 천착한다면,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쓴다면 아무리 벌어도 만족하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 막대한 자본을 가진 강자들이 판치는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약자에 불과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식 투자자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위험을 추구하기보다는 회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아무리 약하고 무지한 개인 투자자라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똑똑하게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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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알아야 경제가 보인다 - 경제멘토 조윤정의 파워경제교육
조윤정 지음 / 푸른영토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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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면 하루에도 남이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듣는다. 신문에서든, TV에서든, 인터넷에서든 말이다. 세계 몇 대 부자가 누구이며 그 순위가 어떻게 바뀌는지, 어떤 재벌이 재산이 얼마고 누구에게 상속을 하며, 어떤 연예인이 얼마를 벌었고 무슨 명품을 샀는지 등등...... 굳이 멀리 보지 않아도 된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얼마를 벌고, 비정규직 친구의 연봉보다 많은 보너스로 어떤 명품을 샀는지, 동창 누구가 벌써 집을 샀다느니,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니 등등... 궁금하지 않은데 귀에 들어오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는 잘 알고 있는 걸까? 월급쟁이야 매달 통장 입금 내역을 보면 알겠지만, 요즘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주머니'가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정확히 내가 한 달에, 또는 일 년에 얼마를 버는지 알기가 어렵다. 얼마를 쓰는지는 더 모른다. 그야 가계부를 쓰고, 매달 날아오는 카드 내역서를 보면 알지만, 가계부를 쓰지 않는 사람도 많고, 대출 이자에 마이너스 통장 같은, 다른 지출원까지 고려하면 지출 내역을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게다가 내 지출 내역이 내 소득 수준에 비추어 적당한 것인지, 덜 쓰고 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그런 것까지 일일이 챙기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성인도 이럴진대, 경제 관념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은 어떨까? 친구나 연예인들이 소비하는 모습에 영향을 많이 받기가 더욱 쉬울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어린 시절 친구가 새 옷을 입거나 새 신발을 신으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고 내 것이 초라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내 것도 아직 쓸만하고 좋은 제품인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새 것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조른 적은 없지만...) 그래서 나중에 돈을 벌게 되었을 때는 어릴 때 사고 싶었던 옷이나 신발을 먼저 사고 싶어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은데.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제대로 알고 현명하게 벌고 쓰는 습관은 어릴 때 들일수록 좋은 것 같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경제교육. 그래서 나는 이 책 <가치를 알아야 경제가 보인다>를 읽었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저자 조윤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화투자증권(구 푸르덴셜투자증권)에 입사하여 18년을 재직했고, 재직 중 경기대학교에서 청소년학을 공부하며 교육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현재 저자는 경제와 교육, 두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경제교육 전문가로 변신, '파워경제교육센터' 대표직을 역임하며 초등학생, 청소년 대상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총 다섯 챕터로 되어 있지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첫 부분에는 경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요즘 아이들은(사실 어른들도 마찬가지) '커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스스럼 없이 하지만, 정작 돈을 벌고 부자가 되서 하고 싶은 일은 없다. 그저 돈을 벌기만 하면 되는 줄 안다.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사람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 건강하게 살고, 가족,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서이다. 이런 '진짜' 목적을 모르는 채로 무작정 돈만 벌면 어떻게 될까? 불행한 구두쇠, 우울한 월급쟁이로 고독한 인생을 살뿐이다.

 

그 다음에는 경제교육을 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일기 쓰기, 용돈기입장 쓰기 같은 고전적인 방법도 있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활용하여 저축, 투자, 경매 등 경제의 중요한 개념 몇 가지를 배우는 방법은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흥미로웠다. 경제교육을 통해 그저 돈을 잘 벌고 잘 쓰는 방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 효도하고, 친구와 잘 지내고, 이웃과 나누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까지 배우니 교육적인 효과도 클 것 같다.

 

마지막 부분은 저자의 이야기다. 저자는 형편이 넉넉지 않은 가정의 막내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때로는 왜 친구들처럼 걱정 없이 용돈을 쓰고 원하는 것을 살 수 없는지 고민하다가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명한 어머니로부터 돈의 진정한 의미를 배웠고, 이제는 저자 자신이 알뜰하게 살면서 학생들에게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마치 어머니가 어린 시절 저자에게 가르쳐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어떤 책에서 보니 아껴 쓰는 것은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진 돈을 더욱 가치있게 쓰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남이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든, 그것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 시간에 내가 가진 돈을 어떻게 하면 더욱 가치있게 쓸 수 있을까 궁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부모 자신의 경제 생활도 돌아보고, 내 아이도 돈만 아는 아이가 아닌, 돈의 가치를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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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열심히 살아도 본전인생을 면치 못할까? -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개인의 전략
이건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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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아버지가 힘들어 보인다. 갱년기라서 그러신지, 정년 퇴직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해서 그러신지, 짐작이 가는 바는 있지만 바로 여쭤보기는 어렵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아버지는 젊은 시절 건축가가 되기를 꿈꾸셨다. 그러나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마음 가는대로 건축 공부를 하기보다는 당장 취업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들어간 직장에서 이제까지 삼십년 남짓 근무하신 것이다. 딸로서는 그저 감사하고 자랑스럽지만, 아버지 본인은 어떻게 느끼실까? 가족 때문에, 생계 때문에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실까?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저릿하다.

 

생계에 쫓겨,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는 삶도 물론 값지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생계 때문에,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은 예전만큼 많지 않다. 그런데도 삶을 핑계로 꿈을 버리고 '본전인생'을 사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카드값 내고 대출빚을 갚기 위해 수능을 보고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나온 건 아니지 않은가. 청소년, 청년 시절에 포기한 시간만큼 대가가 주어지길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레 겁먹고 스스로 꿈을 져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건호의 <왜 나는 열심히 살아도 본전인생을 면치 못할까?>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꿈에 대해 생각했다. 저자 이건호는 삼성,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현재는 오픈타이드차이나에서 상임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략 컨설턴트다. 그는 2000년대 초 근무하던 외국계 컨설팅 회사가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본의 아니게 직장을 잃고 실업자 신세가 되는 경험을 했다. 그 때 처음으로 그는 '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때부터 직장의존도를 줄이고 1인 기업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고, 어느덧 그 꿈을 이뤄 전략 컨설턴트이자 작가로도 활동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나 역시 언젠가 1인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마흔 살 정도에는 조직을 떠나 내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에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조언이 담겨 있다. 저자는 먼저 경쟁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잘 하기'가 아니라 '다르게 하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확실한 변수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캐치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가지는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고 한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인생을 넓게 관망하며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고, 경쟁우위가 있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체적인 설명에 동서양의 고전에서 추출한 사례와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서 읽기 쉬웠고 훨씬 마음에 와닿았다.

 

열심히, 성실히 사는 것도 좋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그저 열심히, 성실히 사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먼저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략을 세우면서 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꿈대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열심히, 착하게,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ㅡ, 어쩌면 그것은 성공에 필요한 전략을 몰라서가 아닐까. 죽어라 노력해도 보람이 없는 '본전인생'으로부터 탈출하여 '진짜 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언제까지 세상이 만든 프레임 속에 자신을 맞춰가며 '순응적인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일까? 이제 평범한 개인들도 세상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전략을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세상과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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