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
라종일 지음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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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철.

기억하는 이름인가? 아는 이름인가? 이 사람을 안다면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리라.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몰랐다. 도대체 강민철이 누구인지... 그의 본명이 강영철이라는데, 무엇을 한 사람인지. 우리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한 사람인지, 어느 시대에 활동한 사람인지...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북한 사람인지, 남한 사람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어느 날 광고에서 "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이라는 책이 나왔다. '어, 아웅산 사건!' 이것은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내 기억에도 또렷이 남아있고. 물론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대형 사건. 그리고 너무도 많은 희생자들. 너무도 아까운 인재들을 한 순간에 잃었던 그 사건. 그것을 모를 수는 없다.

 

그렇다면 강민철은 아웅산 사건의 주범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가 그 때 안 죽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고, 한 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래도 큰 사건이었는데, 도대체 누가 왜 어떻게 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기억은 역사에 대한 의무 아니던가, 책임이 아니던가, 기억을 해야 반복을 방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여기에 출판사를 살펴보니 '창비'다. 그렇다면 함부로 책을 내지는 않았겠구나 하는 믿음도 있고. 벼르고 벼르다 도서실에서 책을 빌려 읽게 되었는데...

 

그는 아웅산 사건을 일으킨 세 명 중 한 명이다. 북한 특수부대 공작원이고, 버마(지금은 미얀마)까지 와서 사건을 일으켰다. 그 덕에 우리나라 각료들이 많이 죽었고, 그 상처는 지금까지도 아물고 있지 않다. 그러니 이런 테러리스트에 대한 책을 쓴다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죽어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책을 쓴다는 일,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럼에도 지은이는 그에 대한 글을 썼다. 그가 아무리 죽어마땅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행위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비도덕적인 행위이지만, 그것이 그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한반도의 상황을, 정치권력들의 힘겨루기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그 개인의 행위는 용서할 수 없지만, 어릴 적부터 세뇌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의 행위는, 그렇게 하도록 교사한 사람들에게 더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를 용서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제2의 그가 나오지 않게 우리는 그에 대한 일을 확실히 알고 기억해야 하고 대처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취지에서 이 책이 나왔다고 본다.

 

하여 이 책은 한반도의 상황을 먼저 이야기한다. 남북으로 분단이 되어 얼마나 많은 폭력들이 일어났는지, 서로 폭력을 조장하고, 일으키고 상대방을 죽이려고 했는지 이야기한다. 이 정점에 광주민주화운동이 있다. 이런 광주민주화운동이 아웅산 사건을 일으키는 간접적인 계기를 제공한다고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통령을 제거하면 혼란이 오고, 그 때 자신들이 개입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오판을 북의 지배자들이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오판에서 아웅산 사건을 일으켰는데, 결과적으로 아웅산 사건은 북한을 고립되게 하였고, 이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은 사살되고, 한 명은 사형을 당하고, 나머지 한 명인 강민철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하다 죽게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강민철 그는 국가의 명령으로 사건을 저질렀다. 그러나 국가는 그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끝까지 외면한다. 하여 그는 머나먼 이국 땅인 버마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토록 그리던 조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임종 순간 조국의 말을 하는 사람도 곁에 없는 상황에서.

 

남과 북, 어디에서도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했지,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했던 그. 그는 바로 우리 민족 비극의 중심에 서 있다가 비극의 급류에 휩쓸려 죽어갔다고 해야 옳다.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훈련된 살인 무기로써 대우받았던 그. 끝내 그는 사람 대우를 받지 못하고, 버림받고 말았다. 그런 그를 아무도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철저하게 잊혀져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그를 굳이 우리 기억 속으로 불러내는 이유는, 우리 민족의 비국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

 

사람보다는 정치적인 고려를 앞세우는 경우가 아직도 많기 때문. 이제는 이러한 정치적인 고려와 더불어 경제적인 고려도 사람의 앞에 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 어떤 이유로든 사람을 앞설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분단현실로 인해 정치적인 고려보다는, 우리 민족 구성원인 사람들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칼기 폭파범이었던 김현희는 "이젠 여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는 그리고 여자가 되었다. 정치적, 군사적 목적을 행하던 기계에서 사람이 되었는데, 강민철은 그는 결국 남자가 되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누구도 그에게 남자가 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결혼하고 싶어했다던데... 사람으로서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했다는데.

 

이런 그의 비극. 이것은 그에게 우연히 닥친 비극일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에게 언제든 닥칠 수 있는 비극이기도 하다. 이 점이 바로 그를 다시 불러내어 기억하도록 하는 이유이기도 하리라. 이렇게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게 우리 자신이 깨어있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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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려면, 녹색 - 좋은 삶, 다른 사회, 녹색 정치를 꿈꾸다
하승수.서형원 지음 / 이매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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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색이 녹색이다. 자연이 녹색을 띠고 있을 때 우리 사람도 가장 편안한 마음을 지니게 된다.

 

그래서 지구는 본래 녹색이다. 이를 통틀어 푸른색이라고 하자. 우주에 외로이 떠 있는 푸른 행성. 그것이 지구 아니었던가. 왜 외로이 떠 있다고 표현할까? 그것은 푸른색을 지닌 행성이 지금까지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우주 탐구가 더 발전하면 지구와 비슷하게 생명체들이 살아 푸른색을 띤 행성을 발견하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지구가 우주에서 유일하다. 그리고 그 지구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끼면 살아왔다.

 

그런데 인간의 지식이 늘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푸른색을 점차 회색으로 바꾸어가기 시작했다. 푸른색을 없애기 시작했다. 기계문명... 기계로 대표되는 회색도시가 건설되고, 녹색은 점차점차 줄어들기 시작해서 우리의 삶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런 점에서 환경, 생태 운동이 탄생했고, 녹색당이 건설되었다.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미리 경험한 나라들에서 녹색당이 만들어지고 그들의 운동이 지지를 얻어 정치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게 되었는데...

 

후발국이라는 우리나라도 역시 심각한 환경파괴를 겪고, 몇 년 전에 녹생당이 창당되었다. 비록 첫선거에서 녹색당은 2%미만의 표를 얻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녹색당이 존재해야 한다는 당위와, 존재할 수 있다는 현실성을 보여준 일이었다.

 

그리고 다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온갖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그 많은 공약들이 공약(空約)이 되기 쉬운데...그 중에 가장 신선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정당이 녹색당이다.

 

어떤 이들은 현실불가능하다, 공상이다 하면서 녹색당을 폄훼하는데, 인간이 지금까지 세상을 이루어왔던 힘은 바로 상상력이다. 그러한 상상력이 지금의 인간을 만들었는데, 지금 힘들다고 해서 앞으로도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옳지 않다.

 

책의 제목이 "행복하려면, 녹색"이다. 우리 헌법에도 행복추구권이 있듯이 행복 추구는 인간이 지닌 당연한 권리이다. 이런 행복이 최근에 신자유주의의 전개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세계최장의 노동시간, 세계최장의 학습시간, 세계최고라는 자살률, 세계에서도 높은 노인빈곤율, 급속도로 늘어나는 비정규직에 난개발로 인한 자연파괴 등등.

 

환경파괴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데... 녹색은 단지 환경 생태에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녹색은 우리의 삶 전반에 관심을 둔다. 그리고 생각을 전환하자고 한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자연과 공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과도 공존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는 생각을 녹색은 한다.

 

그래서 녹색은 기본적으로 "기본 소득"에 대해서 고민하자고 한다. 국민 모두에서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 주어 적어도 생계에 위협을 받지 않게 한다면, 국민들이 좀더 창의적인 일자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자리를 찾게 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이들은 노동시간 단축을 이야기한다. 지금 기술력으로는 하루 4시간만 노동해도 충분하다고 한다. 아직도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인 우리나라에서 하루 4시간 노동이 너무도 파격적이란 생각이 들면 하루 6시간 노동도 충분하다.

 

다만, 이를 강제하게 해야 한다. 지금도 하루 8시간 노동, 주당 40시간 노동이 법제화되어 있지만, 그 조항은 법에만 있을 뿐이다. 하루 6시간 노동을 철저히 지키게 할 사회적 기구가 있다면, 그래서 하루 6시간만 노동하게 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 나아질 것이다.

 

이것과 더불어 아이들의 학습시간.. 지금의 교육제도... 국민 대다수가 힘들어하는 교육제도를 손볼 것을 주장한다. 어쩌면 기본소득과 노동시간 단축이 먼저 이루어지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대학에 안 가도 자신의 삶을 잘 살 수 있다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다면... 정말로 교육은 달라질테니 말이다.

 

이런 저런 문제... 타이타닉 현실주의를 벗어나기 위해서 성장이데올로기를 던져버리고, 이렇게 조금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녹색은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정치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한다. 풀뿌리라는 말이 있듯이 지역에서부터 실천하되, 동심원을 넓혀가듯이 세계로 넓혀가야 한다고. 정치는 사회적 인간인 우리가 지닌 기본적인 행동이라고.

 

하여 이번에 녹색은 정치에 참여한다고 한다.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이런 사회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진정,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지구에서 푸름을 없애가면서 더불어 우리의 행복도 없어지는 그런 사회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지구에서 푸름을 다시 만들어가면서 사람끼리도, 자연과도 함께 어울리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제기한다고 한다.

 

분명 다르게 살 수 있음을, 그 다르게 삶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줌을 "녹색"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이렇게 "녹색"을 통해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찾아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다. 새겨들을 말이고, 나부터 실천할 일이다.

 

나는 연약한 존재지만, 우리는 강한 존재다. 그렇지 않은가?

 

훈데르트 바서라는 사람이 했다는 말, '나 혼자 꿈꾸면 꿈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함께 꿈꾼다면 현실이 됩니다"

 

그런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지게 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세대들에게 더이상 죄짓지 않고, 우리만의 행복이 아니라 미래세대들의 행복까지도 만들낸 정말로 행복한 세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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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우리학교 작가탐구클럽
박일환 지음 / 우리학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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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이름만 들으면 남잔지 여잔지 헷갈린다. 잘 몰랐던 시절에는 그의 시를 읽고 또 이름을 보고 여자네 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 아이들도 김소월이라는 이름과 '진달래꽃'이라는 시만 주고서 남잔지 여잔지 생각해 보라고 하면 여자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다.

 

아마도 소월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 때문에 그러리라 생각하는데, 김소월에 대해서 배우면서 그의 본명이 '정식'이라고 하면 '아, 남자구나!'하게 된다.

 

그래도 김소월은 김정식이라는 이름을 묻히게 했고, 우리는 그를 김소월로 기억하고, 그의 '진달래꽃'은 우리나라 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애송하는 시 순위를 매긴다면 윤동주의 '서시'와 더불어 1,2위를 다투는 시일 것이다.

 

이렇게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김소월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냥 시인이구나 일찍 죽었구나 하고 말뿐이다.

 

하지만 작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지식은 그의 작품에 대해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의 말미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를 쓴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문학작품은 작가의 경험이 밑바탕에 깔려 있으니까요. 이 책을 읽고 김소월의 삶과 시에 대해 조금이라도 잘 알게 되었다면 다행이에요.(195쪽)

 

김소월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많이 알면 알수록 그의 시에 대해서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의 작품이 단지 '한'을 다룬 것이 아니라는 점, 단지 사랑타령의 시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의 시에는 민족의 아픔과 현실을 노래한 시들도 많다는 점... 그가 나름대로 철저한 민족의식을 지니고 살았다는 점 등등을 말할 수 있게 된다.

 

하여 이 책은 김소월의 생애를 작품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냥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김소월에 대해서 많은 자료들을, 특히 김소월의 숙모가 쓴 글을 토대로 내용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여 청소년들이 읽기 쉬운 어투를 선택해서 어렵지 않게 책을 읽어나가게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정신이상, 그래서 어머니가 아버지의 간호때문에 김소월에게 정성을 쏟을 수가 없었고, 이 자리를 숙모가 대신했다는 사실. 돈을 많이 번 할아버지는 민족의식이 없어서 김소월과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그가 오산학교에 다녀서 민족의식이 깨우쳐졌다는 것. 존경하는 조만식 선생에게 바치는 시 '제이 엠 에스'를 쓰기도 하고... 일본 유학을 갔으나 관동대진재로 인해 공부를 하지 못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현실.

 

그리고 문단에 데뷔해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는 이야기, 기껏 어울려야 스승인 김억과 동년배인 나도향과 어울렸는데... 나도향이 요절하는 바람에 충격을 많이 받았을 거란 이야기.

 

20년대에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지만 30년대에는 거의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고, 일제의 감시를 많이 받았다는 점 등이 소상하게 설명되어 있다.

 

김소월에 관해서 논란이 되었던 많은 점들을 짚어보면서... 최근의 성과들을 수용하여 정리해주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결코 현학적이지 않게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게 써내려 갔다는 점이 더 큰 장점일테고.

 

책의 끝부분에 김소월에 관한 여러 생각거리를 제공해주어서 청소년들이 김소월의 작품에 대해서 다각도로 생각해 보게 했다는 점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은 교과서에서 질릴 정도로 들었던 김소월. 글쓴이의 말처럼 그의 삶을 안다면 그의 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김소월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덧글

 

정말 소소한 오타다. 책을 읽은 사람이면 너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그러나 그렇더라도 이런 년도는 조심해야 한다.

1932년 12월 23일 밤에 술을 마시고 돌아와서 자리에 누운 소월이 다음 날 아침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사실 (185쪽) --> 소월의 죽음은 1934년으로 나와 있으니... 이런 오타는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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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 우리 시대 작가 49인이 차린 평온하고 따뜻한 마음의 밥상
성석제 외 지음 / 뜨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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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식천(以天食天)

 

이 책을 읽으며 이 말이 떠올랐다. 동학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또 굳이 불교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뭇생명들을 먹는다. 뭇생명들의 생명으로 우리의 생명을 이어간다. 그러니 하늘로써 하늘을 먹는다는 말이 밥에 들어있는 것이다.

 

내 생명은 다른 뭇생명들의 죽음의 대가라는 사실. 이 사실을 마음 속에 명심한다면 어떻게 음식 하나하나를 허투루 대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음식을 버릴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음식을 막 대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굳이 절에서 절밥을 먹을 때 쌀 한 톨, 김치 한 조각 남기지 않는 모습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음식을 대할 때는 이렇게 경건하게 대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밥을 우리에게 영양분을 주는 물질로 대할 것이 아니라, 밥은 곧 우리인 것이다. 하늘이 하늘을 먹는 것, 우리가 우리를 먹는 것, 우리가 우리로서 생명을 유지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밥인 것이다.

 

이 책은 절에서 먹은 밥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굳이 절밥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된다.

 

음식 하나하나 어떻게 함부로 대할 수 있겠는가. 특히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오관게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 받기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절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암송하는 말이라고 한다. 음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말이다. 이 말이 이 책에서는 도처에 나온다. 한자어로 된 말이라 약간씩 번역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음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늘 명심하면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세를 지닌다면 음식을 남길 수가 없다. 함부로 버릴 수도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음식에게 지녀야 할 자세다.

 

다들 사연이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절밥을 경험하게 되었지만, 절밥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절밥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깨우쳤다는 의미도 있고.

 

49인의 절밥 경험.

 

난 비록 절밥을 단 한 번밖에 먹어보지 못했지만... 절에서 먹은 절밥이 아니더라도 내가 먹는 밥을 하늘로 여길 것이다. 하늘을 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모든 음식을 하늘로 섬겨 나를 하늘로 만들 것이다.

 

마음이 참으로 따뜻해지는 책이다. 그냥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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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불감증 사회.

 

이게 우리 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좋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치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도대체 벌써 몇 번째 소를 잃었는데... 외양간을 고치기는 커녕 그냥 놓아두고, 거기다가 다시 소를  키우고 있었던 말인가.

 

대형참사가 일어난 다음에 이래선 안된다 근본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들을 많이 하지만 이상하게도 대형 참사는 연이어 일어나고 만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을 고칠 사람이 없는 상태. 어쩌면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는 소를 잃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는 자본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근본부터 철저히 고치는 것은 당장 표나지 않고 자본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그때그때 대증요법만 난무하고 있으니... 거기에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려고 하지 않으니, 소도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참사가 일어나고 제대로 해결도 되지 못했는데..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전면 금지한다는 그런 대책만 나오지, 더 큰 사고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 전반에 걸친 철저한 점검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 그것은 우리 사회의 지향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녹색평론 이번호 특집은 5월에 영면하신 이 땅의 스승의 기리며인데... 그 중에서 무위당 장일순 선생에 관한 글이 실렸다. "무위당의 삶과 사상"

 

그는 사회운동이 한창일 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태운동을 시작했고, 협동조합운동을 시작했다. 그 때는 그게 무슨 운동이냐고 지금 그렇게 한가한 운동을 할 때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운동이 한 시대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삶을 제대로 영위하게 하기 위한 사회를 건설한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면 무위당은 그런 운동은 단지 사회변혁운동으로 국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명, 생태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주장해 왔다.

 

그런 그의 사상이 그가 세상을 뜨고 나서 주목을 받게 되고, 그의 사상을 이어받아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다시 재건된(?) 녹색당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렇듯 무위당은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야 한다고...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는데.. 그의 사상을 제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대형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터.

 

이런 사고도 사고지만 이제 세계화다 자유무역협정이다 뭐다 해서 우리 사회는 정말로 외양간조차 지키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말 위기에 처했는데...

 

정치권은 나 몰라라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언론에서 다루어주지 않으니 그냥 싸게 외국 물품을 구입해서 좋은 것 아니냐고 하고 있는데...

 

녹색평론 이번 호를 읽어보면 이런 자유무역협정이 우리의 먹을거리에까지 엄청난 파장을 미친다는 사실... 우리의 삶을 유지시켜 주는 농업이 고사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우리는 지금 더 큰 위기에 처해 있는 셈이다. 보이지 않는 위기. 그러나 분명 우리에게 닥칠 위기. 그렇게 위기는 닥치고 있는데... 힘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들 외면하려고만 하고 있다.

 

녹색당이나 기타 다른 시민단체, 농민단체에서 그러면 안된다고 외치고 있는데..이 외침이 멀리멀리 퍼져나가지 않고 있다. 더 멀리 퍼져나가야 하는데.. 그래서 이번 지방자치 선거에 녹색당 후보로 나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당선보다는 녹색당이 지향하고 있는 점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선거 운동을 한다고 하는데...

 

위기다. 위기다. 이것은 양치기 소년의 외침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타이타닉호를 타고 있다는 말을, 세월호를 타고 있다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재앙을 막지 않음으로써 얼마나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는지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데... 우리 사회 전체가 그런 위기에 처해 있는데... 왜 모르쇠로 일관하지... 모르쇠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녹색평론이 이렇게 강조하고 있는데...

 

제발, 이제는 외양간이라도 고치자. 소 잃었다고 외양간 고칠 필요없다고 하지 말고, 다시는 소를 잃지 않게 외양간을 튼튼하게 고치자. 외양간보다도 더 중요한 우리 사회... 우리의 삶을 잃지 않도록 정신차리고 고치도록 하자.

 

사고가 난 순간, 그 순간부터는 더 힘들어진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우리의 삶을 위해서 우리가 정신차리자. 그러기 위해서 깨어 있자. 우리 사회의 진로를 우리가 깨어 있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녹색평론은 지금 우리 사회의 파수꾼이다. 이 파수꾼이 위기라고, 위험하다고 외치고 있다. 결코 카산드라의 외침으로 만들지 말자. 그래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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