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조각 -교육

 

천 조각 퍼즐을 맞출 때,

모양이나 색깔이 눈에 탁 띄어

제 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조각,

도무지 그 모양이 그 모양 같고

그 색깔이 그 색깔 같아

어디에 놓아야 그림이 되는지,

온 신경을 써도

찾지 못하고 버럭 짜증을 내게 하는 조각,

한데 이 조각 하나하나가, 천 조각이,

모두 모여 제 자리에 있어야만

퍼즐이 완성되는 것.

남이 알아보지 못할 뿐이지

조각들은 누구에 의해서도 모양이 바뀌거나

망가져서는 절대로 퍼즐을 완성하지 못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것을,

이들이 주변 조각들과 바른 관계를 맺어야만

그림이 되는 것을,

교육 또한 그런 것임을,

 

퍼즐 그림이야 완성되어 나오지만

아이들은 관계를 통해서

그림들을 만들어 가는 것임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귀중한

존재 그 자체임을,

아픈 허리를 도닥거리며 깨닫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미학의 거리를 걷다 - 전승미술 사랑의 토막 현대사
김형국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미학의 거리를 걷다"라고 해서 우리나라 도시를 여행하거나 어떤 특정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특정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옛것의 아름다움과 그것을 지켜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산업 쪽에서 60-70년대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어내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렸다면, 이 시기에는 또 문화 쪽에서도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수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상한 아이러니를 발견하게 된다. 경제가 발전하면 이제는 문화 쪽으로 관심이 이동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양 문화 쪽으로 나아가지만, 몇몇 사람들이 우리 옛것 쪽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우리 옛것들을 잘(많이) 모으고 보존하게 되는 계기 중의 하나가 바로 '새마을 운동'으로 헐려나가는 초가집, 기와집들 때문이라니, 발전의 양면이다 -

 

이 때 거의 병적이다시피 우리 옛것을 모은 사람들의 이야기,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 문화를 지탱해 왔던 우리 옛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쓴 짧막한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어떻게 해서 우리 옛것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과거와 단절되지 않았으며, 그렇게 노력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전통과 수구라는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무조건 옛것이라고 추종하는 것은 수구에 불과하지만, 옛것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 또는 동력을 얻게 되면 옛것은 전통이 된다.

 

이런 전통을 살리는 사람들이 우리 문화의 맥을 잇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이들의 노력과 감식안에 의해서, 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기증하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 문화는 면면히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로 옛것의 모든 것이 부정당할 위기에 처해있을 때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우리 것을 지켜낸 사람들, 그 옛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간혹 나와는 생각이 다른 글들이 있지만, 옛것에 대한 글쓴이의 애정에는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글쓴이를 포함한 그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처님 오신 날.

 

우리나라는 종교과 정치가 분리된 나라인데... 그럼에도 세계4대 종교 중에 성탄절과 더불어 공식적으로 휴일이 된 날이다.

 

그만큼 제정분리사회라고 해도 종교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 전통 이념이자 종교라고 할 수 있었던 유교가 쇠퇴하고, 이제는 철학이나 도덕 또는 대학에서 강의하는 학문으로만 남아 있게 된 반면에, 오래 된 종교인 불교는 아직도 많은 신자들이 있고, 근대에 들어 전래된 기독교 역시 많은 신자들이 있으니, 이 두 종교에 대한 기념일만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는 상태이다.

 

부처님 오신 날.

 

왜 부처님이 오셨을까? 예수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인간의 죄를 대신 갚기 위해 이 땅에 왔다면, 부처님은 우리들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왔다고 할 수 있을까?

 

신과 인간이 엄격하게 분리된 서양 종교와 달리 불교는 인간도 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으니...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우리 모두 부처가 되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랐기 때문...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했기 때문.

 

전례없이 종교인들이 늘어난 때이기도 싶은데...어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종교 신자들의 수를 모두 합하면 우리나라 인구수보다도 훨씬 많다고 할 정도니...

그러면 세상은 좀더 행복해져야 하지 않나? 종교인이 많으면 배려, 관용이 넘치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대해야 하지 않나.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자신의 일처럼 돌보아야 하지 않나. 군림하기 보다는 함께 하는 그런 삶들로 넘쳐나야 하지 않나. 그런가? 과연 지금 세상이 그런가?

 

유진택의 시집을 헌책방에서 구했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아직도 낯선 길가에 서성이다"

 

종교에 대입하면 나는 아직도 낯선 종교의 길에서 서성이고 있을 뿐인데... 이 시집은 우리나라 농촌, 자연에 대해서 읊고 있는데... 그렇지만... 처음에 나온 시 '동구(洞口)'

 

                           동구(洞口)

 

나무들이 굵어 있다

마을에는 이미 젊은이들이 없다

 

유진택, 아직도 낯선 길가에 서성이다. 문학과지성사. 1996년. 11쪽.

 

마을 입구인데... 나는 종교의 입구에 서 있는가 하는 생각.

 

종교는 이미 성장했고, 더이상 성장할 수 없을 정도로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그런데 그 종교에 사랑이 없으면, 배려가 없으면 어떻게 되지.

 

진정한 신자들은 없고 오로지 자신의 행복만을 기원하는 신자들만 있다면, 그 종교는 젊은이들이 떠난 마을과 같지 않을까.

 

마을에 있는 나무들은 아름드리 나무가 되었으나, 그 나무들과 함께 할 젊은이들이 없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랴.

 

종교가 외형적으로 성장하면 무엇하랴? 그 종교를 살아가는 사람들, 진정한 신자들이 없다면 말이다.

 

이 시를 이렇게 읽으면 안 되는데... 부처님 오신 날과 겹쳐 읽으니... 종교가 연상이 되어 버렸다.

 

종교라는 마을 입구에 서서, 참 많이도 자란 그 종교들을 보면서 그러나 종교 교리를 실천하려는 신자들이 점점 줄고, 없어지는 현실이 떠올랐으니..

 

아직, 나는 마을에 들어서지 못했다. 그냥 입구에 서 있을 뿐이다. 종교도 마찬가지지. 그 입구에서 서성이기만 하고 있을 뿐.

 

이런 나를 마을로 인도하려면 마을의 젊은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듯이, 종교가 함께, 서로를 보듬으며, 서로 도우며,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위가 아닌 낮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떠나고 나무들만 커가는 마을이 아닌, 젊은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지내는, 그래서 젊은이 늙은이 할 것 없이 모두 웃으며 지내는 그런 종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 날. 부처님 오신 날. 세상이 자비로 충만해지기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5-05-25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교가 사유하는 종교인데....오늘날 불교는 거의 기복신앙급입니다.
절에 가면 대부분이 할머니 아줌마들....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아들 취직 좀..우리 며느리 아들 낳게...서방님 사업 잘 되어 돈 벌게....우리 딸래미 시험 잘 보게...등등등의 신앙은 종교라기 보다는 저급한 샤머니즘이죠.
부처님이 사람의 심장을 바치면 다 이루게 해줄거다..라고했으면 어쩔뻔 햇을까나.ㅎㅎㅎㅎ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 - 로마, 바티칸,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미술관 순례
최상운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가 이탈리아가 아닐까 싶다.

 

서양 문명의 중심이었던 로마시대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탈리아는 로마라는 도시 하나로도 매력있는 나라인데, 여기에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과 또 물의 도시로 알려진 베네치아까지, 정말로 한 번은 꼭 여행을 하고 싶은 나라다.

 

여기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이 있고, 로마의 유적도 풍부하게 남아 있으니, 더더욱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한데...

 

이런 이탈리아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이 책은 이탈리아를 미술관을 중심으로, 즉 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많은 도시 중에서 다섯 곳을 골랐는데, 로마-바티칸-피렌체-밀라노-베네치아가 선정되었다.

 

이 도시들에 있는 성당, 미술관, 궁전들이 다 예술이라고 하는데, 이탈리아 관광을 할 때 미술에 중점을 둔다면 참조할 내용이 많은 책이다.

 

시간과 돈이 된다면 도시를 하나하나 집중적으로 돌고, 미술관들을 천천히 관람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이런 책을 읽고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잡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치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여행 계획을 짜듯이 이탈리아 주요 도시의 미술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이탈리아를 미술을 중심으로 여행을 할 때 여러모로 도움을 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러나 굳이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방 안에 앉아서 이탈리아 미술을 볼 수도 있으니, 이 책에 실린 칼라 사진들이 이런 여행을 돕고 있다.

 

하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화가들, 아니 르네상스 시기부터 그 이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 조각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방 안에서 세계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데... 다만 그림의 비율을 맞추려고 했는지 가끔 그림이 너무 작게 들어가서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그림이 있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눈에 이탈리아의 미술을 훑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어떤 곳은 사진으로 보았을 때가 더 좋고, 어떤 곳은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좋은데, 미술은 사진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 좋으니, 한 번은 이렇게 읽고 본 작품들을 보러 이탈리아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기회가 되면, 직접 눈으로 보는 경험을 해보리라 다짐하면서... 지금은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탈리아 미술을 접하는 것에 만족했다고나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간송미술 36 : 회화 - 우리 문화와 역사를 담은 옛 그림의 아름다움
백인산 지음 / 컬처그라퍼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간송미술관.

 

예전에는 한 해에 봄, 가을 두 번만 일반인들에게 개방을 했다. 작년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몇 달 동안 전시를 했었고.

 

그렇지만 여전히 상설 전시는 되지 않고 있으니, 우리가 간송 미술관에 있는 작품들을 보려고 하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거나, 보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책은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으로 있는 저자가 그림 36점을 골라 해설을 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 대담한 부분에서도 나오지만 상설 전시를 하면 좋겠지만, 그런 전시는 그림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고 하고, 보존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니, 문화재 보존 및 연구와 홍보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도 이런 연구사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송이 우리나라 문화재를 막대한 재산을 쓰면서도 열정을 가지고 지켜냈듯이, 그가 지켜낸 소중한 문화재들을 오롯이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몫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점에서 간송미술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책을 펴낸 것이 반갑다.

 

조선시대 그림들을 시대순으로 모아 해설을 해 놓은 책이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확대를 해서 자세히 보여주고 있고, 작품의 의미와 작가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으면 조선시대 그림을 이해하는데, 특히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 그림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사임당으로부터 시작하여 민영익으로 끝나는데... 조선 중기부터 조선이 사라지는 시기까지, 저자의 안목으로 36편을 골랐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너무도 유명한 작가와 그림으로부터 처음 듣는 이름, 그림까지 다양하게 선택하여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책의 겉표지에 있는 '우리 문화와 역사를 담은 옛 그림의 아름다움'을 잘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저자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제가 아는 만큼만 보게 된다'고, 그래서 섣불리 미술관에 와서 그림을 볼 때 해설서를 먼저 읽지 말라고 한다.

 

해설서를 읽게 되면 그 해설에 따라서 그림을 보게 되고, 거기에 그림을 한정시키기 때문에 그림에 남아 있는 다른 면들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좋은 말이다. 사실 우리는 전문가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 내가 그림을 잘못 보고 있지 않은가 걱정도 하고, 남들의 의견에 따르려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림은 다양하게 볼 수가 있고, 다양하게 다가온다. 그럴 때 이론에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눈에, 자신의 마음에 기대는 것이 그림을 더 잘 감상하는 법이 된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그림을 보는 하나의 눈을 제시한 것이지,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 36점을 이런 식으로 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림에 대해서 어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눈으로 보는데 참조하라고 한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이제 이 책을 읽었으면 한 번 간송미술관에 가 보자. 거기서 우리 옛 그림들의 아름다움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마음으로 느껴 보자. 그러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