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4 -철길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를 정해 놓고

풍경을 음미하며

내면을 응시하며

글자 하나하나가

침목이 되고

문단 하나하나가

철로가 되고

글을 나누는 장들이

역을 이룬다.

잠시 멈췄다 가는 역,

한참을 정차했다 가는 역,

휙 스쳐지나가기만 하는 역,

많은 역들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며

과정을 잊고

미련도 없이

빠져나간다.

탁!

문 닫히는 소리.

책 덮이는 소리.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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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건 길거리에서 빅이슈 판매원을 만나면 무조건 구입하려고 한다.

 

격주로 나오니, 구입하는 데 비용 부담도 별로 없고 또 정기구독을 하지 않으니 격주로 매번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가끔, 아주 가끔 빅이슈 판매원을 만나게 되기 때문에... 한 해에 몇 번 되지도 않는다.

 

이렇게 우연이라도 만나게 된 기회를 그냥 보내면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구입하게 된다.

 

이번 호는 표지가 카카오 친구들이다. 캐릭터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을 다른 것에 빗대어 표현하는데 더 친숙한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의 감정을 대변해주는 캐릭터를 지니고 있는 것도 괜찮을 듯.

 

이렇게 카카오 프렌즈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유용한 정보를 얻었고, 내 마음을 다른 대상을 통해 표현하는 일, 그렇게 소통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게도 됐다.

 

이밖에도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는데, 생각할거리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다. 단지 노숙자들의 재활을 돕는다는 의미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들에게도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교육, 사회, 인권, 책 소개 등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소개글들이 있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글을 읽고 함께 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어서 좋은 책이다.

 

읽는 사람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 파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좋은 빅이슈.

 

자주 만나자. 이런 잡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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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6-06-2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기분 좋은 정보를 접하게 되어 행운입니다! 그냥 지나쳤었는데 다음부터는 꼭 구입하겠습니다

kinye91 2016-06-21 09:11   좋아요 0 | URL
이번 호에 `응답하라1988`로 유명해진(?) 배우 김선영 씨 인터뷰가 있는데, 김선영 씨도 빅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었더군요. 그때는 3천원이었다는데... 지금은 오천원으로 즐거워질 수 있어 좋아요.

blanca 2016-06-2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티비에서 보고 저번에 지하철 역에서 구입했어요. 많은 분들이 이런 좋은 정보를 알았으면 좋겠네요.

kinye91 2016-06-21 10:24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 좋겠어요.
 
퓰리처 - 권력의 감시자는 왜 눈먼 왕이 되었는가
제임스 맥그래스 모리스 지음, 추선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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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다. 언론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고 알고 있었다. 심심치 않게 올해의 퓰리처상은 누구누구라는 말이 나왔고, 또 어떤 사람을 소개하는 글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누구라는 말이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이 몇 가지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잘 알려진 상이 노벨상이고, 수학분야에서는 필즈상이 있다고 하고, 최근에는 소설가 한강이 딴 상이 또 인구에 회자되고 있었으니...

 

상을 만든 사람은 자신의 이름도 영원히 남기고 또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도 하는 일석이조의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퓰리처. 그냥 언론부분 상을 제정한 사람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그 사람의 평전이다. 그것도 최근에 나온.

 

세월이 흐르면서 한 사람에 대한 기록이 더 많이 밝혀지곤 하는데, 그런 사실들을 토대로 평전을 쓰면 후대로 올수록 좀더 정확한 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언론 분야에서 활동한 사람을 다루는 전기는 정확해야 한다. 언론은 첫째도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고, 둘째도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면, 셋째도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이 책에 여러 번 나온다. 퓰리처가 언론사를 운영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지만, 그만큼 그는 상이름으로만 내게 존재했지, 구체적으로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런데.. 그가 신문사를 운영했고, 그 신문사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사실, 그 부의 일부가 상을 제정하는 비용으로 쓰였다는 것... 그 신문사를 운영하면서 퓰리처가 늘 주장하는 것, "정확, 정확, 정확")

 

많은 자료들이 발굴되었을테니, 퓰리처란 사람에 대한 진실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고 믿고 이 책을 읽어도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책의 내용도 방대하다. 퓰리처란 사람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으니... 방대할 수밖에 없겠지만...

 

언론인으로서 퓰리처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명확하게 드러냈고, 그렇다고 사실을 왜곡하는 보도를 하지는 않으려 했으며 (이것은 정확하지 않다. 두고두고 밝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진실 보도를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은 이 책 곳곳에서 강조되고 있다) 힘이 없는 약자의 편을 들려고 했다.

 

신문에서 자본가들, 부패한 관료들, 정치인들을 가차없이 비판하는 모습에서 이 점을 알 수 있는데... 그럼에도 자본가가 된 퓰리처는 자신이 비판한 행동들을 따라하게 된다.

 

개인의 신념과 자본가로서의 행동이 일치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참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강조하지 않았던가. 개인으로서의 자신의 사상을 사회적 공인으로서의 자신과 일치시키려는 모습. 그래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남들보다 권력을 지닌 사람이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 점에서 퓰리처는 존경받을 만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나중에 엄청나게 번 돈을 가지고 자신이 비판했던 재벌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다. 일반 서민이라면 엄두도 못 낼 행동들을 하니.

 

하지만 이런 점들을 떠나 딱 한 가지 이 책에서 왜 퓰리처상이 권위 있는 상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점이 있다.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정치적 위협으로부터 언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아 그에게 명예훼손으로 기소를 당하고도 끝까지 싸우는 모습, 그래서 연방법으로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기소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

 

결국 언론은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언론을 통해 정치 개혁을 할 수 있고, 그것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그런 변화는 특히 힘이 없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개인적 삶이야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독선적인 성격과 운영방법도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어떤 외적인 압력에도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 그것믄 본받아야 한다. 그래서 더 퓰리처상이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엄청나게 방대한 분량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언론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언론인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퓰리처가 활약했던 1880 - 1900년대에도 이런 선정적인 기사만으로 쓰는, 확인도 안 된 기사만을 쓰는 기레기들은 있었다. '기레기'들이 판치느냐 아니냐가 바로 언론이 제대로 섰느냐 서지 않았느냐의 기준이 될 뿐이지)

 

적어도 언론인은 이래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언론인들이 있었고, 그분의 이름을 딴 언론상도 있지만.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너무도 잘 읽었다. 알아간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 퓰리처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 책이기도 하고. 그리고 언론인 퓰리처와 사업가 퓰리처, 개인 퓰리처가 참으로 다른 삶을 살았음을 알게 한 책이기도 하고. 감사한 일이다. 이런 책을 받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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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고흐가 자신의 삶으로 인해 더 유명해졌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이중섭이 삶으로 인해 그림이 더 유명해진 사람이 아닐까 싶다.

 

가족과 헤어지고, 온갖 고생을 하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만 화가. 생전보다는 사후에 더 많은 인정을 받은 화가, 그가 바로 이중섭 아니던가.

 

유명한 그림 중에서도 아이들 낙서 같은 그림이 얼마나 많은가. 그 그림들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절절하게 담겨 있는가.

 

그런 이중섭에 대한 전시회가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열렸다. 서울의 덕수궁 안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다른 매체에서 보았던 유명한 그림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그동안 알고 있었던 이중섭의 그림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감상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역시 사람들은 많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이리도 높았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 손바닥만한 이중섭의 그림, 특히 은박지에 그린 그림(은지화라고 한다)을 볼 때는 몸이, 특히 눈이 피로하기도 했다.

 

그 작은 그림에, 은박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이게 하기 위해서 조명을 강하게 비추었으니, 눈이 피로하지 않을 수가 없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림을 남겼던 이중섭의 치열한 모습을 느낄 수도 있었다.

 

여기에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들... 그의 친필 편지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더욱 그의 가족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눈이 피로할 즈음 만나게 되는 그의 '황소' 그림들. 박력있는 황소들에게서 어떤 힘을 느끼기도 했다.

 

책에서 본 그림들을 전시회에서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고나 할까. 예전에 읽었던 책이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니... 좀더 이중섭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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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 풍경과 함께한 스케치 여행, 개정증보판
이장희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을 보면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로 되어 있다. 시간을 그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서울의 시간을 그린다는 의미는, 그림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드러낸다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즉, 공간을 지금의 시간에 보이는 대로 평면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에 존재하기 위해 겪어왔던 풍상들까지 그림에 나타내 보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전우용의 '서울은 깊다'라는 책이 있다던데 이 책에서도 '서울은 깊다'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지금까지 존재해온 건축물들에 역사가 담겨 있으니, 건축물을 공간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서 볼 수 있어야 하고, 그렇다면 그런 건축물을 지니고 있는 서울은 깊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렇다. 서울은 깊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있어도 서울은 참으로 길고 긴 역사를 지닌 도시이다. 아무리 막개발, 난개발로 예전 역사가 사라져 가고 있다지만, 한 순간에 그 깊은 역사를 모두 없앨 수는 없는 일.

 

우리에게 남겨진 일은 그런 역사를 찾아 기억하고 보존하게 하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이 책의 저자가 한 일은 의미가 있다. 사진으로 찍어 책으로 내어도 될 것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스케치를 해서 그 건축물의 역사와 현재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

 

서울이 깊은 만큼 그 서울을 대하는 태도가 가벼울 수가 없다. 그만큼 서울에 대해 설명할 때도, 또 알아갈 때도 시간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대충 알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역사적인 건축물들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것들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마음으로 느끼며, 자신이 직접 스케치하는 과정을 통해서 서울의 깊이를 더욱 더 잘 느낄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느낌을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을테고, 이는 사진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자신의 그림과 함께 제시하는, 그때 그때의 심정도 함께 만화처럼 표현해 내는 방법이 더욱 더 친근감있게, 그리고 깊이있게 다가온다.

 

내가 아는 서울은 겉모습뿐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저자는 자세하게 서울을 안내해 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들고 이 책에 나와 있는 장소를 찾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직접 발로 찾아가 눈으로 보며, 이 책과 비교해 보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한다. 지금껏 그냥 스치듯 지나쳤던 많은 곳들을 다시 한 번 가보고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문화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세상에 도로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내어준 문화재가 한둘이 아님을, 그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지금도 혹 그러지 않을까 생각하게 해주고도 있으니...

 

서울 관광 안내서라고 해도 이 정도로 서울의 깊이를 담고 있지는 않겠다는 생각. 사실, 서울에서 관광안내서를 받아들면, 다른 어느 곳과도 차이가 없는 거의 똑같은 안내서만 보게 되지 않던가.

 

이 점에서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서울의 역사, 서울의 깊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잘 찾지 못했던 곳을 찾을 수 있게도 해주고 있으니.

 

서울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으면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들고 서울의 거리를 천천히 걸어보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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