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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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을 기획한 사람은 세 가지를 작가들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그것이 이 소설의 기본 방향인데...

 

1.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합니다. (중학생이어도 좋습니다.)

2. 르포 문학을 추구합니다. 가능한 직접 겪은 일이나 실제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자기 시대에만 잠시 있었고, 그래서 내 세대만 알았던 무엇인가를 기록해 주세요.

3. 르포를 추구한다 해도 당연히 소설입니다. 자신의 학창 시절을 소재로 단지 한 편의 소설을 써 주세요. (401-402쪽)

 

얼핏 보면 2와 3은 모순되는 것 같은데, 사실 중심은 3에 있다. 소설이다. 그런데 소설은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르포 문학의 성향을 지닐 수밖에 없다. 특히 학교를 소재로 소설을 쓴다면 어떤 것을 써도 르포 문학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 학교는 지금도 비정상이 정상인 곳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 학교다. 그러므로 이상한 일을 써도 소설이 된다. 픽션이 된다. 그 픽션이 팩트와 결합해 팩션이라는 독특한 말을 성립시킨다. 이게 학교다.

 

아홉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고 한다. 소설집은 시대를 역순으로 배치했다. 2015년에서 1990년으로 25년, 약 한 세대를 거슬러 가면서 학교를 이야기한다. 아니 그런 비정상의 학교에서 살아남은 학생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읽으면서 학교는 여전하구나, 여전히 비정상이구나 하는 생각, 나 역시 살아남기에 급급했구나 하는 생각. 그러면서도 살아남았음을 안도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여전히 학교에서 살아남으려 기를 쓰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라는 좁은 문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고, 그 좁은 문으로 와 몰려들고 있는 현실에서, 학교는 좁은 문에 한 명이라도 더 들어가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다른 것들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데, 달랑 1년을 두고도 쉬지 못하는 아이들, 갭이어(gap year)는 상상도 못하고, 기껏 자유학년제라고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나라. 아마도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입시에서 가장 멀리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여전히 좁은 문은 통과해야 할 문이고, 이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도 허용이 되는 사회인 것이다. 이런 학교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정상적이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자기가 발음을 잘못하면서 잘못된 발음을 따라한다고 야단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무시무시한 학교 현실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는데, 어떻게 하나같이 교사들이 비정상으로 나오는지... 그나마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사들은 학교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쫓겨나거나 자신의 발로 나가거나. (전혜진, 1995년. 비겁의 발견에서 송선생, 김상현, 1990년. 나, 선도부장이야에서 오선생)

 

이 두 소설에서 나오는 그나마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소수의 교사말고는 모두가 체제에 순응하거나 오히려 학생들을 억압하는 존재로 나온다.

 

('장강명. 2015년.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에서 급식비리를 저지르고 그를 무마하려는 학교의 모습, 이사장을 비롯해, 교장, 교감 등등 정말 비리 덩어리 교사들이 나온다. '이서영, 2001년. 3학년 2반'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교사들이 나오고, '김보영, 1992년. 11월 3일은 학생의 날입니다'에서는 학생회 활동에 대한 탄압, 또는 학생 자치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는 교사들이 등장한다. 25년이라는 편차에도 자신들만이 겪었던 일이라는 게 없다.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무슨 데자뷰를 보듯이 비슷한 일을 겪고 그 곳에서 벗어난다. 그래서 소설집 제목이 [다행히, 졸업]이다.)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는, 학교에 갇혀 지내는 학생들 모습이 우리에 갇혀 사육되는 가축들을 연상시킨다. 이들은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서로가 서로를 공격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는 학교에서는 눈에 보이는 폭력이, 공부를 잘한다는 부유하고 능력있는 집안의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 난무함을 (정세랑, 2000년. 육교 위의 하트) 알 수 있는데, 이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쉽게 폭력을 쓰진 않았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비열했다. 정교한 방식으로 비열했다. (224쪽)

 

비정상적인 학교에서 비정상적인 존재는 교사만이 아니다. 학생들도 비정상적으로 물들어간다. 그것이 단순하냐 복잡하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사회에서 다시 나타나게 된다. 결국 학교는 우리 사회의 비틀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라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살아남으려는 아이들, 그것도 인간답게 살아남으려고 하는 아이들. 그런 모습을 작가들은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자신들이 겪은 학교에서 그치지 않고, 그럼에도 우리는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함을, 그런 결심을 하는 아이들이 있음을, 그렇게 우리가 지내왔음을 이 소설집은 보여주고 있다.

 

언급 안한 작가들도 있어서 그 작가들과 시대, 제목을 언급하며 글을 마친다.

 

김아정, 2010년. 환한 밤.

우다영, 2004년. 얼굴 없는 딸들

임태운, 2002년. 백설공주와 일곱 악마들

 

임태운의 소설은 명랑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야자에서 도망쳐 길거리 응원을 하는 모습을 경쾌하게 담아내고 있는데... 김아정과 우다영의 소설은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그들이 겪는 내면의 모습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한편 한편 읽으면서 학교로 과거 여행을 떠나게 되지만, 그럼에도 과거 여행이 아니라 현재 학교와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이게 현실인 것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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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은 정말 무섭다. 음성으로 된 말이든, 문자로 된 말이든 사람에게 칼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잘못된 말은 사람의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의 엄중함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수많은 댓글들을 보면 도대체 이 난무하는 칼들, 총알들을 어떻게 피해갈지 막막하다.

 

  신경 쓰지 않는다는, 무시하라는 방탄복을 지급해도 소용이 없다. 방탄복도 뚫고, 철갑도 뚫는 총알처럼 사람의 가슴에 와 박힌다. 그리고 그 사람이 살아갈 힘을 잃게 한다.

 

아무리 말이 중요하다고, 조심해서 하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이들은 자기들하고 상관없다고 말한다. 내가 그런 게 아니라고. 나는 말도 못하냐고. 이렇게 쉽게 말하지만, 쉽게 말하고 끝날 일이 아니다.

 

김기택의 시를 읽다 이 시를 보면서 섬뜩해졌다. 이렇게 무서운 말을 왜 함부로 할까? 말의 무서움을 생각해 보는 시다.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녜요

 

당신이 모욕당한 게 내 혀 탓인가요?

당신이 짓밟인 게 내 말 때문인가요?

당신은 속이 뒤집히고 펄펄 끓었다지만

먹을 수도 잘 수도 없었다지만

숨 한번 제대로 쉴 수 없었다지만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녜요.

당신의 근육은 스스로 부들부들 떨었고

당신의 눈에는 저절로 핏발이 섰어요.

자다 말고 일어나 벽을 치며 악쓴 것도

당신 몸이 스스로 저지른 짓이지

내 말이 그랬다는 증거 있어요?

설사 내 혀가 그런 말을 했다 해도

나는 혀에게 그런 말을 시킬 생각이 없었어요.

뱉고 싶은 침이 자꾸 고이는 걸 어쩌라고요.

내 말이 설사 당신 몸으로 들어가

갖은 행패를 부렸더라도

뉴런과 신경망과 핏줄을 속속들이 들쑤셨더라도

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어요.

내 말이 아직 당신 귀에 남아 있더라도

내 입에서는 아주 오래전에 떠났고

지금은 아무 흔적도 없어요.

당신은 이미 그때 죽었다지만

먹고 싸는 거죽만 남기고 죽어버렸다지만

내 말은 절대로 당신을 죽일 뜻이 없었어요.

 

김기택,  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 현대문학. 2018년. 44-45쪽. 

 

요즘엔 특히 이런 말의 무서움에 대해서 생각한다.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예전 우리나라 사람들도 인식해서 많은 속담이 남아 있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든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오늘날 말은 더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 사람의 생명까지 좌우할 수 있는 말, 제발 자기 입에서 나오기 전에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내보내도록 하자. 그래야만 서로가 웃으며 지낼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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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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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주는 떨림이다. 정지한 모든 것들은 떨고 있다.' (5쪽) 정지와 떨림. 떨림은 운동 아닌가. 그렇다면 우주는 운동을 하지 않을 때가 없다는 말이다. 우주는 쉬임없이 운동하고 있고, 그것을 우리가 느끼든 느끼지 않든, 또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우주는 운동하고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눈에는 정지한 것들은 운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수학, 물리학이 필요하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를 연구하고 그들의 떨림을 수치와 같은 방식으로 우리 눈에 보여주는 것이 바로 수학, 물리학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들 삶에 수학과 물리학은 가까이 다가오게 된다.

 

물론 이 책은 수학 이론이나 물리학 이론을 설명해 주지 않는다. 우주부터 시작하여 원자까지를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인간도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로 이야기하지만 이 세포 역시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니 - 또 아주 거대한 우주도 결국은 원자들의 결합일 뿐이라는 것, 그러니 결국 만물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물리학이 우리 삶에서 뗄 수 없는 존재이기에 '물리학이 인간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7쪽)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물리학 하면 연구실에 있는 특정한 과학자라는 직업을 가진, 하얀 옷을 입은 그런 사람들의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과 더불어, 물리학이 얼마나 아름다운 학문인지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썼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발로 제목에 나타난다. 떨림이라는 말이 물리학이라면 울림이라는 말은 인문학에 어울리는 말이다. 공명한다고 해야 하나, 함께 울리는 것, 함께 떨리는 것, 떨림을 함께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울림이 있으려면 물리학을 멀리해서는 안 된다. 강단에서만, 연구실에서만 물리학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왜 물리학이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가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설득이라기보다는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 사람 마음을 울려야 한다. 아, 물리학도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이 책은 우주부터 시작한다. 광대한 우주, 약 138억년의 역사를 지닌 우주부터 시작하는데, 빅뱅에서 시간과 공간의 탄생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우주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광활한 우주를 보면 신비한 마음을 느끼는데, 그것을 인간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 매력적인 일이다. 본다는 것은 안다는 것, 안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것, 기억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니, 우선 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본다는 것이 꼭 눈에 보이는 것을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우주를 보지만 우주의 아주 적은, 또는 아주 작은 부분만 볼 수 있다. 또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실체로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본다는 것이 명확해지도록 해야 한다. 그게 바로 과학이자 수학이다.

 

시간과 공간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레 미래가 나오고 미래가 나오면 예측가능성이 나온다. 즉, 불확실성을 확실하게 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종교, 철학에서도 추구하지만 물리학에서는 원자들을 중심으로 추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여 다양한 이론들이 나오지만 그 이론들을 암기할 필요는 없다. 그런 물리학 이론들이 우리들 삶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된다. 뉴턴의 역학에서 아인슈타인, 그리고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불확정성의 원리도 나오고 또 끈이론과 같은 말도 나오지만, 그것들에 대해 깊게 설명하기보다는 우리들 삶과 관련지어 설명하기에 과학이 우리들 삶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다른 말로 하면 물리학이 우리 삶에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삶을 해석하고 더 잘 알게 해준다는 것, 그리고 우리 인간 자체를 설명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물리학 이론들을 통해 알게 된다.

 

과학을 왜 배우는지 고민하는 학생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또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이니 과학 역시 과학으로만 존재하지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말에서 그것을 생각하게 된다.

 

'과학자가 자신이 하는 일의 사회적 결과에 대해 과학적 의심을 하지 않을 때, 그 과학은 재앙이 될 수 있다.' (266쪽)

 

과학은 이렇게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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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보이는 창 2020.봄호를 읽다.

 

  봄은 봄이되 봄이 아닌 상태로 여름을 맞이하는데, 이것이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영향이라면, 삶창에서는 이 사태를 어떻게 볼까 궁금하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재난은 누구에게나 다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그 영향의 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재난에 대응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대응하기 힘든 사람이 있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그런 재난 상황에서도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

 

  삶창은 주로 어쩔 수 없는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더 고통을 받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음을, 재난으로 인해 그들에게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됨을 삶창이 보여주고 있다.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다. 코로나19는 누구나의 관심사였다. 오랜 철탑농성은 언제부턴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삼성해고자 김용희씨의 서울 강남역 사거리 농성이라는 사진이 책의 앞부분에서 마음을 끈다.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코로나19에 쏠려 있다.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삼성부회장인 이재용이 대국민사과를 한 것은 방송으로 내보내면서도 삼성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고공농성을 하는 것은 다루지 않는다. 이들의 외침이 허공에 머물고 있다.

 

이토록 절박한 외침이 코로나19라는 재난에 묻혀버리면 이것은 이들에겐 이중고가 된다. 이들은 이중, 삼중, 사중으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질병으로, 해고로, 탄압으로, 그리고 사회적 무관심으로. 이게 바로 이들이 나아갈 수 있는 한계다.

 

이들은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위로 위로 올라가지만 그만큼 사람들에게서도 멀어진다. 절박함이 자꾸 자꾸 멀어지고 사람들은 당장 자신에게 닥친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만다.

 

재난시대에 더 고통받는 사람이 있음을, 박일환 시인이 쓴 '시인의 시선'에서 더 절박하게 느낄 수 있다.

 

죽어서도 차별받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것도 열사들의 묘역이 모여 있는 마석 모란공원에서도 있음을 이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모란공원에서 만난 차별의 경계 지점'이라는 글이다. 장애인 운동가 우동민 열사가 숨졌을 때 묘지를 마련할 돈이 없어 화장을 하고 모란공원에 그의 유골을 묻으러 갔을 때, 휠체어를 탄 장애인 동지들이 갈 수 있는, 딱 거기에서 우동민 열사를 묻을 수밖에 없었다는... 묘지가 아니라 유골을 묻고 팻말을 세워둘 수밖에 없음을...

 

다행히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전국민에게 재난기금을 주기로 했다. 재난기금이라는 말보다는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더 좋을 것 같다. 기본소득 논의로 더 나아가면 좋겠다. 누구나 생계는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그렇다면 기본배당이라고 하자.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배당.

 

우리 모두는 이 사회가 유지되게 하는데 꼭 필요한 사람이니 그에 대한 배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 여기에는 어떤 차별도 필요 없다는 것. 누구나 똑같이 배당을 받으면, 그것으로 생계가 해결이 된다면, 재난 상황에서도 좀더 버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다른 글들도 많지만 이 사진과 이 글이 마음을 울린다. 재난은 평등하게 다가오지 않음을... 다른 글들도 읽을 만하다. 삶이 보이는 창을 우리들도 지녀야 함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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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 문명의 기반이 된 '철'부터 미래를 이끌 '메타물질'까지!
사토 겐타로 지음, 송은애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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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꾸었다는 말보다는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재료들을 다루고 있는데, 세계를 바꾼 것이 어느 순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열두 가지 신소재가 무엇일까? 지금은 신소재라고 하지도 않지만 처음 우리 곁에 왔을 때는 신소재였을 것이다.

 

금, 도자기, 콜라겐, 철, 종이(셀룰로스), 탄산칼슘, 비단(피브로인), 고무(폴리아이소프렌), 자석, 알루미늄, 플라스틱. 실리콘

 

이 물질들의 이름만 보고는 무슨 신소재야 할 것이다. 그만큼 이제는 우리 생활에 익숙한, 아니 필요불가결한 존재가 된 물질들이다.

 

금, 철, 종이, 비단, 고무야 지금도 널리 쓰이고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고, 도자기는 요즘은 신소재 또는 세라믹이라고 해서 새로운 요소로 더욱 발전하고 있으며, 콜라겐은 동물에게서 추출한 것으로 우리 인간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쪽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흔히 음식을 먹을 때 콜라겐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최근에는 재생 의료의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동물에게서 재료를 얻어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했다면, 식물에게서 얻은 것이 바로 셀룰로스다. 종이의 재료가 되는 것.

 

이 말은 인간은 다른 존재들의 도움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는 것인데, 지금처럼 자연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우리 삶을 유지해 간다면 우리들 생존에도 문제가 생김은 분명하다. 그것을 가장 잘 알려주는 것이 플라스틱과 실리콘이 아닌가 한다.

 

언제 어디서고 만날 수 있는 재료, 우리가 쓰고 있는 재료가 플라스틱인데, 그만큼 플라스틱은 잘 사라지지도 않아 유기체에 계속 축적되고 있다고 한다. 환경단체에서 보여주는 끔찍한 사진으 플라스틱의 위험성이 보도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우리 몸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알 수 없는 물질.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물질이 자연 속에 분해가 되어 사라지지 않는 현상, 신소재를 사용할 때 이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플라스틱이 보여주고 있다.

 

실리콘은 접착제로 쓰는 실리콘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생각해야 한다. 탄소가 인간이라면 실리콘의 재료가 되는 규소는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들 삶을 위협하는 존재로까지 부상한 인공지능. 그 인공지능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실리콘이라고 하니, 신소재들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측정하기는 무척 힘들다.

 

탄산칼슘이 뭔가 했더니, 진주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게 된 것이 이 탄산칼슘의 도움이기도 했다고 하니, 이산화탄소가 공중을 가득 메우지 못하고 석회암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는 물에 쉽게 녹으므로 바다에 흡수되어 탄산이 되고, 더 나아가 바닷물 속에 풍부한 칼슘이온과 만나 불용성의 탄산칼슘이 되어 가라앉는다. (121쪽)

 

여기에 탄산칼슘은 알칼리성 물질이기에 토양에도 도움이 되어 인류가 식량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탄산칼슘 중에 진주가 보석으로 우리에게 귀중하게 다가왔지만, 지금처럼 환경오염이 지속되면 탄산칼슘이라고 할 수 있는 산호초가 대량으로 사라진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들의 생존에도 위협이 되는 것이다.

 

알루미늄도 마찬가지다. 철보다 가볍고 산화에 강한 물질. 이 물질을 사용하게 되면서 기계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 등등.

 

새로운 물질에 대한 이야기, 지금 우리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는 물질들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내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많은 물질이 있음을 또한 그러한 물질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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