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6


끝을 보면서

사랑해야 함은

헤어짐조차

설레임으로 만든다.

헤어짐을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

그리움에 싸여 있는 것

그리움조차

잃어가야 하는 것

지독한 감기,

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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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덥다. 7월인데, 초복이 겨우 지났을 뿐인데, 낮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는 것은 기본이고, 34도 35도까지, 아니 그 이상까지 올라가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견디기 힘든 계절이 여름이 되고 있다. 무더위. 지쳐 나가 떨어진다.

 

  더위뿐이랴. 가진 것을 놓지 않으려는 자들에 의해 없는 사람들은 계속 떨어져 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에 이어서 아시아나가 한 짓을 보라. 또 최저임금을 올렸다고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더 가진 자들을 보라. 도대체 이들은 얼마를 가져야 만족하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던데... 비정규직이 어떻게 되든 정규직들이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노동자들도 많고, 국민들이 낸 세금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특활비라는 명목으로 쓴 국회의원들...

 

기껏 나라를 지키라고 세금으로 먹여살려줬더니, 나라를 결단낸 사람을 쫓아내려는 시민들을 총칼로 위협하려던 정치군인들... 더위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이다. 집단들이다.

 

이들을 물러나게 하면 이 더위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듯이 기분이 상쾌해지겠는데... 기득권이란 그리 쉽게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 쉽게 쫓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닌지, 더위에 이들이 더해 사람을 견디지 못하게 하고 있다.

 

더위를 느끼면서 '삶이보이는창 115호'를 읽었다. 읽으면서 왜 더 더워지지... 세상을 밝게 해주는 글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아닌가 보다. 세상이 더 무겁고 찐득하고 칙칙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있으니.

 

더위 탈출은커녕 더위에 더위를 더하는, 무슨 이열치열도 아니고, '삶창'에서 만나는 현실이 암울해졌다. 하지만 삶창에서 다루고 있는 일들이 해결이 된다면 무더위가 가시는 상쾌한 상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권이라는 말을 듣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고, 또 하겠지만, 그럼에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음에...

 

이번 호 처음은 제주 제2공항 문제로 시작한다. 공항 하나 만드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관광객들을 더 많이 끌어오게 되니까 제주도에 좋은 것 아니냐고...

 

제주도가 그렇게 넓은 땅이었던가. 한 해에 지금도 거의 2천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제주도를 방문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제주도 쓰레기 매립지가 1-2년 내로 포화 상태가 된다고 하는데 (27쪽), 또다시 2천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을 짓는다고?

 

한 해에 4천만 명이나 되는 관광객을 제주도로 끌어들이겠다고?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항이 문제가 아니라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을 지어야 하고, 그들이 먹어야 할 음식점을 지어야 하고, 또 그들이 여행할 차들(제주도는 버스로, 또 올레길을 걸어도 좋지만, 대다수 관광객들은 차를 빌려 운전을 하고 다닌다)을 어떻게 한다고?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제주도가 그런 자연경관을 해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본말이 전도된 생각 아닌가.

 

그런데도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누구에게 이익인가? 제주도에 살고 있는 도민들에게... 아니다. 개발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4대강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엄청난 이익으로 웃음이 넘쳐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들이 누구인지 환경운동연합에서 4대강인물열전을 내보내고 있으니, 한번 보는 것도 좋을 듯.

 

이렇게 이번 호에서 제주2공항이 얼마나 반환경적이고, 반생태적이고, 반도민적인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제주도지사나 정부는 별다른 생각이 없나 보다. 이들에게는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이 더 중요한가 보다.

 

자손 대대로 살아갈 제주도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해묵은 논쟁을 할 필요는 없다. 이미 결론이 났지 않은가. 성장, 개발로 가다가는 공멸한다는 것, 잘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이번 호에서 관광지로 유명한 보라카이가 휴식기에 들어갔음을, 그것도 관광몸살로 그렇게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으니 제주도에 좋은 참고자료, 반면교사가 있는 것 아닌가.

 

이 무더위, 무엇때문인가. 개발 때문 아닌가? 개발로 인해 땅이 숨을 못 쉬고, 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콘크리트-아스팔트가 열을 도로 뱉어내며, 내가 시원하자고 트는 에어컨이 실외기를 통해 열을 바깥으로 내뿜어대고,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이 내뿜는 열기는 또 어떤가?

 

공장을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주변에 있는 개발로 인해 우리는 이 엄청난 무더위를 겪고 있지 않은가. 이 무더위를 후손들에게 영락없이 물려줘야 할 판인데...

 

제주도에 공항이 하나 더 생기면 제주도에 가고 싶어질까? 무얼 보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보러 제주도까지?

 

이런 주장을 하면서, 이번 호에서 제주 2공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먼 얘기같지만 이것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삶창이 제일 앞에서 이 일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쟁점들을 소개하고, 시도 소설도 있어서 읽을거리가 많아졌다. 찾아서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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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행복사회 시리즈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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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된 책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세상에서 4년 전에 나온 책, 그것도 덴마크 사례를 들어서 우리나라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책이니, 어쩌면 시류에서 벗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아니다. 우리가 4년 전에서 얼마나 더 행복한 쪽으로 옮겨왔는지 생각해 보니, 그닥 많이 오지도 않았다. 남북문제에서 전쟁의 위협이 조금 사그러들었다는 것 빼고는 대부분이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그러니 다시 이 책이 제기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덴마크가 세계행복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덴마크에 가서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나라를 방문해 보니 대다수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 자기 나라에 대해서 자부심이 있다는 것, 세금을 많이 내도 불만이 없다는 것. 현재를 즐기기도 하지만 세금으로 미래 세대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에도 만족하고 있다는 것.
 
그런 내용들이다. 단지 이런 내용들을 전달해 주고 만다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다. 본래 행복한 나라는 다 그렇지 않은가. 하여 이 책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덴마크 사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를 찾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여섯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
 
이 여섯 가지가 중요하지만 읽다보면 세 가지가 더 나온다. 우선 1864년의 영토 상실이다. 독일에게 나라 땅 1/3을 빼앗긴 것. 그 전에 노르웨이를 잃기도 했지만, 독일에게 영토를 잃은 이 사건은 덴마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영토 상실로 좌절했으면 지금의 덴마크가 없었겠지만, 이들은 외부에서 잃은 것을 내부에서 찾는다는 말로 대변되게 이때부터 개혁을 시작한다. 자기들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낸다.
 
이때 등장하는 두 사람, 그룬트비와 달가스. 덴마크의 지금 교육제도는 그룬트비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고, 황무지인 국토를 비옥한 땅으로 일군 달가스는 지금의 덴마트가 있게 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리더로 이들과 함께 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 그것은 깨어있는 농민, 깨어있는 시민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덴마크 학교에서는 앞에서 이야기한 여섯 가지를 교육한다고 할 수 있다. 등수를 매기지 않는 학교, 자유롭게 사고하고 발표하게 하는 학교, 일렬로 그냥 죽 나아가게 하지 않고 중간중간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간과 제도를 마련한 교육.
 
실업자가 되어도 먹고 살 수 있게 지원해주는 사회제도. 직업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 문화, 이런 것들이 덴마크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덴마크가 왜 행복한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책이 목표로 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우리도 덴마크 사람들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즐겁게 등교하는가를 우선으로 삼는 학교 교장과 교사들, 직원들이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벼운가를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있는 덴마크와 학교 교문에서부터 시시콜콜 복장 지도를 해서 벌점을 부과하는 우리나라와,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직장들.
 
도대체 어디서 행복이 오는가. 패자부활전이 전혀 없어,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쳐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2년 동안 실업수당을 주고 재취업을 준비시켜주는 덴마크는 참 다르다.
 
다르다에서 그치면 안 된다. 우리 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율권을 주고, 그들이 입시에 시달려 늘 피곤한,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학교 생활을 하게 해선 안된다. 노동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마지못해, 먹고살기 위해 회사에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책 뒷부분에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지만, 그 제안을 우리 나름대로 다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남 제안을 그대로 따르면 그것은 벌써 행복하고 거리가 멀어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부터 행복하려고 해야 한다.
 
행복을 먼 미래로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할 수 있다. 사랑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안다고, 행복도 누린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하자. 미래를 위해서 지금 희생한다는 그런 마음 가짐은 쓰레기통에 버리자. 행복은 미래에 오지 않는다. 희생을 통해서도 오지 않는다. 
 
행복은 그때그때 내 곁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행복이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지 말자.
 
거꾸로 이렇게 말하자. 지금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나는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하자. 그리고 답을 찾았으면 그것을 하자. 그런 제도가 만들어지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나부터 행복하자.
 
이런 생각을 한다. 물론 교육과 사회 변화가 함께 해야 하지만, 그것에만 너무 의존해서도 안 된다는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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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8-07-31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로부터 행복출발..
 


   편애5






독감이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오직 믿을 건


세월과


내 의지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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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페미니즘 - 청소년인권×여성주의 청소년 벗
호야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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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뒤 갑자기 오래 전에 들었던 노래, 신형원이 부른 '유리벽'이 떠올랐다. 유리벽. 우리를 가두고 있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노래 가사에서는 아무도 깨뜨리지 않네라고 했는데...
 
'내가 너의 손을 잡으려 해도, 잡을 수가 없었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나를  슬프게 하였네. 나는 느낄 수 있었네. 부딪치는 그 소리를, 사랑도 우정도 유리벽 안에 놓여 있었네. 유리벽 유리벽 아무도 깨뜨리지 않네. 모두가 모른 척 하네, 보이지 않는 유리벽' (신형원, 유리벽 가사 일절)
 
페미니즘은 어쩌면 보이지 않던 유리벽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모두가 보지 않는 유리벽이라면 우리는 그 속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 속에, 받아온 교육 속에서 우리는 보이지는 않지만 아주 강고한 유리벽을 주변에 설치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 유리벽 속에 갇혀 절대로 나가려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유리벽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 유리벽을 깨뜨리는 사람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으로 비난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한 채, 갇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왜 나를 힘들게 하냐고 도리어 역정을 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페미니즘이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유리벽 안에서 그냥 조용히, 편안하게 살아가려 했던 사람에게 유리벽 존재를 알려주고, 그 유리벽을 깨라고 하고 있으니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유리벽을 깨기 위해서 자신이 안 다칠 수는 없다. 다침을 각오하고 유리벽을 깨야 한다. 아니, 유리벽이 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 인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자신의 잘못을 극구 부인하면서 남탓이나 환경탓으로 돌리는 사람을 많이 보아 온 우리는 잘알고 있다.
 
남탓, 환경탓을 할 수 없게 페미니즘은 이런 일에는 바로 네가 두르고 있는 유리벽이 있어라고 말해주고 있으니, 기득권을 많이 지니고 있을수록 페미니즘을 비난할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든다. 그들이 지닌 유리벽은 더 크고 두꺼울테니, 그 안에 있으면 더 편안하고, 굳이 남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그것을 깨기에는 너무도 힘들 테니 말이다.
 
자신의 온 존재를 걸고 깨야 하는 유리벽인데, 그래서 유리벽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데, 자꾸 유리벽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으니, 깨라고 하고 있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페미니즘이겠다.
 
하여 유리벽을 깨지 않기 위해서 페미니즘을 공격한다. 역공이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페미니즘을 여성우월주의, 또는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문란한 사상으로 공격한다. 그리고 이런 공격에 기득권들이 결집한다. 한 목소리를 낸다.
 
조금도 자기들이 지니고 있는 이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이런 몸부림이 클수록 우리에게는 유리벽의 존재가 더 잘 드러난다. 그렇게 유리벽의 존재를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청소년인권과 여성주의를 결합한 책이라고 하는데,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에, 청소년이 결합하면 이들이 얼마나 많은 억압을 받고 있는지, 이들 주위에 얼마나 많은 유리벽들이 설치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글쓴이들이 자기들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차별받고 억압받아 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됐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나는 '남성-어른, 시스-젠더(성전환하지 않은), 헤테로(이성애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존재로 지내오면서 무의식 중에 얼마나 많은 편견을 담은 말들을 뱉어냈고, 또 행동을 했을지를 생각하면 -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과연 내가 그런 말들과 행동을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 내가 저질러 놓고도 전혀 알지 못하고 넘어간 일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하다.
 
내 주변에 얼마나 두꺼운 유리벽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주변에서 성소수자를 단 한 명도 발견하지 못한 지금까지 내 생활을 보면 내게 유리벽이 있었음이 분명한데... 여전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점이 부끄러운 것이다.
 
평등한 사회, 평화로운 사회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평등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다. 중간에, 또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가장 힘든 자리에 있는 사람,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
 
그런 사회야말로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평등과 자유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또는 애써 무시해 왔던 유리벽을 보여주고,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동등한 사람으로 과연 그들을 대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가 너의 손을 잡으려 내밀지도 않았는지 모른다. 유리벽을 내가 공공연하게 만들어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내 말들, 내 행동들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또 나한테 유리벽이 있는지도 살피게 해주고 있고.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특히 어른들, 나와 같은 '남성-어른, 시스-젠더, 헤테로'들은 당연히 읽어야 하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소수자들도 읽어야 한다. 그러면 위안을 얻고 해결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꽉 막힌 수구꼴통들, 보수 기독교 단체들, 정치인들 이런 책들 좀 읽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는 어른이 너무도 적은 우리 사회에서 이들은 더 안 읽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책에게 손을 내밀어도 유리벽에 막혀 책을 잡을 수가 없는 건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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