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창비시선 237
김태정 지음 / 창비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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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시인을 불렀다. 그리고 그 시인의 시집을 사서 읽게 했다. 한 시가 한 시인의 시집을 불러내다니. 시는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시들을, 다른 시인들을 불러낸다. 시인들뿐이랴. 시는 우리들 삶을 불러낸다.

 

김남주기념사업회에서 김남주 20주기 추모시집으로 낸 [자유의 나무 한 그루]를 읽다 김태정이란 시인을 발견했다. 아니, 시를 발견했다. 이은봉이 쓴 시다. 그런데 이 시가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런 시인이 있었단 말이지? 한번 그 시를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시집을 검색하니, 한 권 있다. 그래, 읽어보자. 그 전에 먼저 이은봉이 쓴 시부터 봐야겠다. 왜 이 시가 이렇게 마음에 와 닿았을까? 시인이 이렇게 산 사람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햇볕 좋은 날

               - 김태정

 

스님, 이제는 가야겠어요 견디기 너무 힘들어요

언제쯤 가시려고요 지금 가면 안 돼요

가을이 오면 가려고요 햇볕 좋은 날 가려고요

추석 전에 가면 안 돼요 추석 전에는 너무 바빠요

추석만 지나면 한가해져요 스님, 그때는 괜찮아요

그래요 추석이 지나야 가시는 길을 도와드릴 수 있어요

그냥 화장해 주세요 달마산에 뿌려 주세요

사흘장은 치러야지요 친구들도 좀 부르고요

알았어요 스님 뜻대로 할게요 좀 기다리지요 뭐

 

추석이 지나고 열흘, 어느 햇볕 좋은 날

그녀는 갔다 바짝 마른 몸뚱이만 남겨 놓은 채.

 

김남주기념사업회, 자유의 나무 한 그루. 문학들. 2014년. 110쪽.시 '햇볕 좋은 날' 전문

 

김태정 시인은 2011년에 세상을 떴다고 한다. 그가 쓴 시집에 달마산과 미황사, 해남이 많이 나오는데, 말년에 그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이란 시집을 읽다보면 서글퍼진다.무엇인지 모르는 서글픔이 차 오른다. 지나가 버린 과거가 슬픔으로 다가온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나가 버린 과거였으면 하는 것이 아직도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여서 그런가?

 

시집을 읽으며 우리가 거쳐왔던 과거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을 생각한다. 이 시집에서 이 시를 보면서 시인은 '눈물의 배후'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흘리는 눈물의 배후는 무엇일지 더 생각하게 된다.

 

  눈물의 배후

 

십년 묵이 낡은 책장을 열다가 그만

목구멍이 싸아하니 아파왔네

아침이슬 1, 어머니,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때문이 아니라

먼지 때문에, 다만 먼지 때문에

 

수염이 덥수룩한 도이치 사내를 펼쳐 보다가

그만 재채기를 했네

자본론, 실천론, 클라라 쩨트킨,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묘지

때문이 아니라

먼지 때문에, 다만 먼지 때문에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힘들다던

네루다 시집 속엔

오래 삭힌 멍처럼 빛바랜 쑥이파리 한점

매캐한 이 콧물과 재채기는

먼지 때문에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힘들다는 그 말

때문이 아니라

다만 먼지 때문에

 

바람이 꽃가루를 날려보내듯

먼지가 울컥, 눈물을 불러일으켰나

 

청소할 때면 으레 나오던 재채기도

재채기 뒤에 오는 피로도

피로 뒤에 오는 무기력함도

무기력함으로 인한 단절과 해체도

그 쓸쓸함도, 그 황폐함도 다만

먼지 때문이라고 해두자

먼지보다 소심한 눈물 때문이라고 해두자

 

그 사소한 콧물과 눈물과 재채기 뒤에

저토록 수상한 배후가 있었다니

 

꼿도 십자가도 없는

해묵은 먼지의 무덤을 열어보다가

그만 눈물이 나왔네

최루가스 마신 듯 매채한 눈물이

먼지 때문에, 다만 먼지 때문에

 

김태정,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창비. 2019년 초판 6쇄. 25-27쪽.

 

아, 이 먼지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슬픔. 그렇다. 눈물의 배후가 바로 먼지였나? 아니다. 눈물의 배후는 이미 변해버린 우리들이다. 과거로 남겨버린, 먼지가 쌓여버린 우리들 과거.

 

그 과거를 들추면 먼지가 풀썩 일뿐. 더 이상 찬란한 광채도, 어떠한 희망도 주지 못하는 그런 과거. 과거는 찬란했더라. 그뿐이더라. 그냥 그렇게 과거는 과거로만 머물고, 먼지가 쌓인 채 우리들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가고 있더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지금도 우리가 벗어나지 못한 굴레가 많은데, 이렇게 이것들이 먼지가 쌓인 채로 과거 속에 처박혀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서글픔이 밀려 왔다. 시인 역시 그러했으리라.

 

그래서 시인은 가고 없지만, 다시 시인의 시를 읽으며 눈물이 핑 도는 것은, 시인의 시 때문이 아니라 나도 '먼지 때문'이라고 하고 싶은데, 시에서 먼지는 나오지 않고 오히려 시에 있는 말들이 가슴 속으로 파고들 뿐이니.

 

하지만 슬픔도 힘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눈물을 일으키는 먼지라고 해도, 먼지를 일으켰다는 것 자체는 이미 그것을 내 곁으로 꺼내왔다는 얘기가 되니... 그래, 아직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과거.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힘들다'고, 사람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요즘, 김태정 시인의 시를 읽으며 지금의 나를 구성하고 있는 과거를 다시 끄집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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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다. 혹독한 추위가 시작되고 있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답다고,  그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말들을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힘들다.

 

  사람에게도 힘들지만, 자연의 다른 존재들에게도 겨울은 힘들다. 그래서 다들 겨울을 날 준비를 하고, 생존을 위한 적응을 해왔다.

 

  하지만 올 겨울은 더 혹독할 것 같다. 자연에게도 그렇지만 사람에게는 더더욱.

 

  코로나19. 한 해 동안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세계인을 괴롭혔다. 사라질 만도 하지만, 겨울이 되면서 더 기승을 부린다.

 

  질병도 사람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참 견기디 힘든 질병이다. 한 해 내내 이토록 사람들을 집요하게 괴롭히다니.

 

서로의 영역이 붕괴되어 벌어진 현상이라지만, 최첨단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간다는 인간들이 한 해  동안 온전한 백신을 만들지도 못했고, 치료제 또한 개발하지 못한 상태. 이렇게 다시 겨울을 맞이 했고, 없는 사람들에겐 너무도 혹독한 겨울이 될 것이다.

 

케이-방역이라고 해서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잘 막고 있던 우리나라도 점점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 한 해 동안 쌓인 피로감들이 몸과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할 이 때, 우리는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조류독감까지 유행할 것이라고 하니, 가금류들 또한 힘든 겨울이 될 것이니...

 

이때 마음의 위로를 주는 시를 하나 발견했다. 나무... 우리들에게 늘 희망을 주는 나무이긴 하지만, 이진희 시인의 시집을 읽다가 이 시를 읽고는 우리들 내부에서도 이러한 희망, 뜨거움이 간직되어 있거니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시인의 시들이 '불균형, 불완전, 불일치' (시 '저 구름 멀리 흘러가는 곳'(40쪽)에서)를 다루고 있는 반면에 이 시는 그럼에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래 희망이 있는 한 삶은 있다. 삶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희망'이라고 하지 않았나. 밖은 너무도 춥고 힘들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따스함을 준비한다. 언젠가 꽃을 피우기 위해.

 

 나무는 겨울에 뜨겁다

 

내면 깊이 상처 입은 이들이

겨울 별장에 스스로를 유폐한 뒤 상처를 덧내며

악취 풍기는 미로처럼 무자비한 계절에 대한

기나긴 비명을

간신히 썼다

지우기를 거듭하는 동안

 

뜨거워진다, 나무는

침묵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같이 보이지만

 

강철 눈보라

은박지처럼 야박한 햇빛을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붙박인

나무의 내부는 그러나

 

온종일 걷는 사람의 단단한 종아리보다

질주하는 동물의 터질 듯한 심장보다

쉼없이 노래하는 사람의 달아오른 성대보다

미친 듯 춤추는 사람의 마룻바닥 같은 발바닥보다

 

뜨겁다

 

차디찬 땅속 깊은 곳 어두컴컴한 뿌리부터 뜨거워서

매번 새로운 봄의 문장을 훌륭하게 완성한다

 

이진희, 실비아 수수께끼. 삶창. 2014년. 64-65쪽.

 

1연은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는 우리들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악취 풍기는 미로'에서 헤매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이 속에서도 준비하는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는 것. 그 준비가 눈에 잘 띄지 않더라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그래 희망은 있다. 이 겨울, 다시 봄을 생각하며 견뎌내야 한다. 아직 희망은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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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김민경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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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자런이 쓴 책 '랩걸'을 읽다가 화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단 생각을 했다. 화학이 우리들 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화학에 대해서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들 삶은 화학으로 둘러싸여 있다. 우리가 입는 것, 먹는 것, 자는 것 등등 화학이 아닌 것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화학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알려고 하지 않는다. 수포자(수학포기자)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는 과학을 포기했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다. 수포자는 결국 과포자이고, 그래서 과학은 우리들 삶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학이 우리들 삶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우리들 삶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과학에서 점점 멀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학교 교육을 받을수록 몇몇을 제외하고는 과학과는 담을 쌓고 살게 되는데...

 

담을 쌓는다고 과학이 우리 삶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 하루 생활을 이렇게 화학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니... 경이로운 책이다. 그리고 과학에 관심을, 특히 화학에 관심을 갖게 한다.

 

유튜브로 화학을 알리는 일을 한다고 하는데,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의 화학자 마이 티 응우엔 킴의 책이 쓴 이 책은 화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의 끝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과학 스피릿을 널리 퍼트리는 것이 나의 진짜 미션이다. (294쪽) ... 나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과학 스피릿이라는 단어를 썼다.

첫째, 세계를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둘째, 사물 내부의 아름다움을 알아본다. 셋째, 무작위 대조 시험을 기뻐한다. 넷째, 충족되지 않는 호기심 갈증을 느낀다. 다섯째, 복합성을 기뻐하고 단순한 대답을 거부한다. 여섯째, 숫자와 사실을 사랑한다. (295-296쪽)

 

이게 어디 과학자만이 지녀할 자세일까?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자세 아닌가. 그러므로 이런 과학 스피릿은 우리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 점을 자신이 하루 동안 만나게 되는 화학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렇게 만나는 화학 중에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었던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한다는 문제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쓰는 것에 대해선 환경단체들도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수돗물에 일률적으로 불소를 첨가한다는 것을 반대했는데... 화학자가 본 불소에 대한 생각은 바로 이렇다.

 

치약의 불화물 함유량은 철저히 통제되어, 효력을 내되 안전한 농도에 맞춰진다. ... 단, 수돗물에 이 정도의 농도로 불화물이 들어 있으면 위험하다. 명심하자. 농도는 언제나 맥락을 봐야 한다. 양치질의 경우 입안에 한정되고, 치약의 양을 조절할 수 있으며, 대부분 다시 뱉어낸다. (63쪽)

 

수돗물은 그렇지 않다. 치약보다 낮은 함유량을 넣어도 농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러니 수돗물에 불화물을 넣는 것은 위험하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지자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논쟁이 일었을 때 우리나라 화학자들이 어떤 논리를 제공했는지 궁금하다. 물론 마이의 이 주장도 검증할 필요가 있지만. 마이 자신의 주장에 의하면 말이다.

 

여기에 놀랄 만한 이야기를 읽고, 처음 듣는 말은 아니지만,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제2의 흡연이다'라는 말(83쪽)이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한다.

 

오래 앉아 있는 건 운동을 하지 않는 수동적 행위일 뿐 아니라 건강을 해치는 적극적 행위이기도 하다. (83쪽)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체육 시간을 대폭 늘리지 않았던가. 체육 활동을 주당 4시간 이상은 하라고 하는데... 이것이 너무도 당연함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알게 됐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학생들에게 운동을 권장하고 있나? 코로나19로 쉬는 시간마저 없앤 학교가 많지 않은가. 하루 5-6시간을 꼼짝않고 의자에 앉아 있으라고 강요하는 학교라니... 이 책을 읽으니 이건 정말 문제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운동량, 한번 진지하게 연구해 봐야 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단지 학생만이 아니다. 사무원들도 그렇다. 직장인들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운동할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화학이야기에서 이렇게 운동까지 나아갈 수 있다니 대단하단 생각밖에 안 든다.

 

또 이건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반려 동물과 지내지 않아서 무관심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개나 고양이에게 초콜릿을 먹여서는 안 된다는 것. 초콜릿에 들어 있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을 개나 고양이는 분해하기가 많이 힘들다는 것.

 

개에게는 초콜릿이 아주 위험하다. 테오브로민을 매우 느리게 분해하기 때문에, 아주 소량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우리 몸은 독성이 있는 각성 물질을 무해한 다른 분자로 재빨리 바꾸지만, 개의 테오브로민 화학은 그렇게 민첩하지 못해서 분자가 체내에 쌓인다. ... 고양이에게도 똑같이 위험하다. (237쪽)

 

반려 동물과 살면서 그들을 우리 처지에서만 판단하고 대우하면 안 된다는 것을 화학이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화학은 우리들 삶과 밀접하다.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새상은 온통 화학이야]다. 화학 아닌 것이 없다. 하긴 우리 몸 자체도 화학이니... 하여 화학은 내 삶을 위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

 

알아야 한다고, 그게 우리 삶을 더욱 잘살게 해준다고 마이는 말하고 있다. 유튜브는 보지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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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뉴스나 다른 방송을 보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나온다. 그 중에 한 말이 '영끌'이란 말이다. 도대체 '영끌'이 뭐야? 했는데, 세상에 집을 혼까지 어다 사는 것이란다. 

 

  자신이 가진 재산으로는 (사실 재산이라고 할 것도 없다. 젊은이들이 취업이 안 되는데, 어떻게 돈을 모으겠는가? 또 직장을 가진 30-40대라고 해도 허리가 휠 정도로 높은 아이들 교육비를 감당하느라, 집을 살 만한 재산을 모으기는 힘들다. 아니다. 재산을 모을 수는 있다. 그런데 직장인이 월급을 모아 모아놓는 재산은 산술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는데, 집값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 집을 사기란 세월이 흐르면 흐를 수록 더 힘들어진다. - 맬더스의 인구론을 빗댄다면. 그러니 영혼을 끌어다라도 집을 살 수밖에)집을 장만하기가 힘들다.

 

간단한 산수만 해도 그것은 명확하다. 300만 원 월급을 받는다 치자. (너무도 후하게 월급을 잡았다. 까짓 세금을 비롯한 공과금 모두 빼고, 순수입이라고 하자) 여기에 생활비가 얼마나 들지 계산하지 말자. 100만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하자. 그리고 200만원을 저축한다고 하면, 10년을 저축하면 2억 4천만원이 모인다. 이자도 후하게 주자. 3억원?

 

어? 서울에 3억원짜리 집이 있던가? 전세는? 있다 치자. 이왕 쓰는 거 팍팍 쓰자. 그래도 10년을 꼬박 모아야 집 하나 장만할 수 있다. 월 200만원씩 저축해서.

 

한데 월 200만원씩 저축할 수 있는 직장인이 있을까? 그들이 쓰는 생활비 중에 집세로 내는 돈이 만만치 않을테고... 식비며, 교통비며, 기타 다른 생활비용을 합치면 순수입 300만원이라고 해도 200만원을 저축하기는 힘들다. 100만원을 저축한다고 하면 2배가 되니, 20년이다. 빨리 직장을 잡아 25세에 취업을 했다고 해도 45세가 되어야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정말 영혼마저 끌어다 쓰고 싶을 지경이다.

 

한데, 집값이 3억이라고? 그것도 서울 집값이?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다. 전세도 그보다는 많다. 그러니 서울에 집을 마련하려고 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기본 재산이 없는 사람은..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사람은.

 

지방에 가서 살면 되지 않겠냐고? 처음부터 지방에서 살았으면 몰라도, 서울에 살던 사람이, 또 직장이, 아니면 먹고 살 거리를 찾을 데가 서울이나 서울 근교라면 그것도 힘든 일이다. 그러니 서울에서 또는 서울 근교에서 집을 마련해야 한다. 등골이 빠지고, 허리가 휘더라도, 생존을 위해서 서울 근처를 떠날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영끌'이란 말. 그래서 그 무게가 너무도 무겁다. 삶의 무게라고 치부하기엔 더더욱 무겁다.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고통을 주는 말이다. 그런데, '영끌'해도 안 된다고 한다. 서울에서 집 장만하는 일이.

 

하여 호텔을 개조해서 젊은세대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더니, 이것을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생활방식에 맞는 주거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보완할 생각은 하지 않고, '호텔 거지'라는 표현을 쓰는 작자들이 있다.

 

가만히나 있으면 중간은 갈 텐데, 이들은 말을 통해서 자신들의 무지를, 자신들의 오만을, 자신들의 기득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 없는 사람들을 더더욱 절망으로 이끌게 하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낸다.

 

참, 무섭다. '영끌'이란 말에서 무서움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뱉은 말에서 어찌 무서움을 느낄 수 있겠는가. 이래저래 답답한 세상이다. 함순례 시집을 읽다가 갑자기 '영끌'이 생각났다.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너무도 먼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 아니, 우리들이 다시 느껴야 할 기쁨 아닌가 하는 생각.

 

  첫눈

 

서울 모퉁이에

집 한 채 들였습니다

웃풍 심한 살림에도 찡그림 없던

시누이

저리 펄펄 납니다

십사 년 재채기 다 쏟아내어

사뿐,

사뿐,

 

함순례, 혹시나, 삶창. 2013년. 62쪽.

 

첫눈을 맞이한 것 같은 기쁨, 집을 장만했을 때의 기쁨. 그건 특정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할 기쁨이다.

 

의식주든, 식의주든, 순서와 상관없이 내가 깃들어 살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우리 삶이 유지되기 때문에.. 그런 집을 마련하는 기쁨을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하는데, 마치 첫눈을 맞듯이.

 

하여 '영끌'이란 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 전에 '호텔 거지'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혐오표현임을 인식하고 부끄러워 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첫집을 가졌을 때의 기쁨, 이렇게 첫눈을 맞이하는 즐거움과 같이 누릴 수 있는 그런 사회였으면 좋겠다. 날이 추워지고, 첫눈이라고 할 수 있게 펄펄, 그러나 사뿐, 사뿐, 눈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들 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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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라슈 2020-12-15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잘 봤습니다. 요즘은 지방도 중심지는 집값이 10억대에 근접하고 있지요..
경제는 바닥인데 유독 부동산만 불장인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모르지만 거품이 끼었다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마치 러시안룰렛처럼 언젠간 빵하고 터질지 모르는.. 실물경제에 기반을 두지 않는 재화나 상품이 얼마나 취약한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처럼 거품이 잔뜩 낀 부동산 시장은 너무 불안하죠.
이런 집값 상승이 영원히 계속된다면 참으로 더할나위 없이 이상적이고 멋진 세상이 될 겁니다.
영끌이 아니라 영혼까지 팔아서 집을 사도 끊임없이 더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무도 그런 지속적 상승에 대한 보증이나 보장을 못한다는 점이 더 무섭죠.
이번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정치철학적으로 보면 옳은데 국민들이나 시장은 정부의 올바른 정치철학과는 반대로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집이 있는 세상을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 듯해 보입니다. 옳은 길이 아니라 쉬운 길을 선택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듯 합니다. 부동산과 주식이 아닌 땀흘려 일해서 번 돈으로 집도 장만하고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는데 세상은 그와는 정반대로 반대로만 흘러가고 있네요..

kinye91 2020-12-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어요. 님 말대로 땀 흘려 일해서 번 돈으로 집을 마련하고 살아야 할 텐데요. 부동산 문제 풀 수 없는 매듭처럼 단단히 얽혀 있는 것 같아요. 쉬운 길보단 옳은 길로 가야겠지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트] 학교 안의 인문학 1~2 세트 - 전2권 학교 안의 인문학
오승현 지음 / 생각학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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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권

 

  거울, 펜과 노트, 교복, 성적표, 책상과 의자, 급훈, 가방, 출석부, 시계, 태극기, 교과서, 게시판

 

  총 12개 사물이다. 그냥 사물이 아니라 학생들과 늘 함께 있는 학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들이다. 이들 존재에 의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규정당하고 있는지, 아무런 생각없이 지낼 수도 있지만, 이들에 대해서 생각하면 우리들 삶에 더 깊이 들어갈 수가 있다.

 

  그 자체로 존재하는 사물들이지만, 그 사물들은 바로 우리들 삶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거울은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우리를 비춰주는 역할을 하니까 말이다. 단지 비춰주는 역할을 해서 우리를 반성하게 하면 좋은데, 비교를 하게 만들어 삶을 힘든 지경에 이르게 한다. 그게 문제다.

 

이 중에 학교에서 지금은 없어진 것이 무엇일까 찾아보니, 세상에 없다. 게시판 정도가 없어졌을라나? 대부분의 학교에 사물함이 들어오고 게시판을 만들 공간이 부족해지다 보니, 게시판은 아주 적게 축소되거나 없어지거나 했다. 그것뿐이다.

 

또 있나? 급훈? 내가 알기론 많은 학교에서 없어졌다.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은 급훈도 있었으니, 세상에 그런 급훈을 버젓이 걸어놓고 교육이랍시고 했다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 책에서는 그래도 유교 윤리에 가까운, 전근대적인 급훈을 예로 들어 비판하고 있지만, '미팅할래? 미싱할래?'와 같은 노동을 무시하는 급훈도 있었으니... 이런 것이 학교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반교육적이다. 그러니 이런 것들은 사라져야 한다.

 

한데 없어지지 못한 것들, 아직도 살아남은 것들, 한때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한 것들, 교복. 성적표 등등. 그래 이것들을 통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곁에 있는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그냥 받아들이고 있다.

 

그것이 아마 학교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늘 만났던 이런 존재들을 통해 각인되었을 수도 있다. 그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곁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148쪽. 오찬호가 쓴 [우리는 차별에 반성합니다]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오찬호가 쓴 책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다. 반성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영화 [동주]의 마지막 부분에 송몽규가 절규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말. 그래 차별에 반성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책 제목도 또 내용도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다. 그래서 더 슬프게 읽었던 책이다. 제목을 쓰는데, 작가인지 또는 편집자인지의 희망이 들어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214쪽. 한국에서는 만 19세가 되어야 투표를 할 수 있어..라고 되어 있는데, 이 책이 2019년에 출판이 되어서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투표 연령은 만18세로 하향 조정이 되었다. 이제는 생일이 지난 고3 학생들도 투표를 할 수 있다. 2020년 1월에 선거법이 개정되었다 *****

 

 

2권

교실, 도서관, 음악실· 미술실· 체육관, 탈의실, 교문, 운동장, 복도, 교무실, 화장실, 식당, 계단, 학교의 안팎

 

이번에는 공간이다. 학교 건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교 건축은 너무도 획일적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어느 도시를 여행해도 어느 건물이 학교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다 똑같기 때문이다.

 

이런 학교에서 창의성을 기른다고? 답답한 노릇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새겨들어야 한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건축계의 금언이 있다. 오늘날 학교 건축은 학교 교육의 딱딱함, 획일성 등을 정확히 반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9쪽)

 

'~인지도 모른다'가 아니라, 반영한 것이다라고 해야 옳다. 학교의 건축에서 창의적인 학생이 나온다는 것은, 체제에 반항하는 특출한 개인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도대체 이렇게 획일적인 건축물에서 무엇을 바라나? 아무리 발달한 기계들을 들여와도, 학교의 틀인 건축을 바꾸지 않으면 그게 그거인 교육이 될 가능성이 많다. 여기에 필요한 시설들이 다 있나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 제시한 12개의 시설 또는 공간 중에 여전히 갖추어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 특히 탈의실은 없는 학교가 많다. 있더라도 형식적인 학교도 많고.

 

체육복으로 갈아 입을 때, 교실에서 갈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탈의실은 있더라도 유명무실하다. 너무 멀리 있어 가기가 힘들다. 탈의실보다 더 심한 건 몸을 씻을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 한여름에 체육 활동을 하고 씻을 장소가 없어서 땀난 몸 그대로 다음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라니.

 

체육이 끝나고 다음 시간까지 10분. 씻을 장소가 있어도 씻을 시간이 없다. 시간 역시 너무도 획일적이어서 교과목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니 탈의실과 샤워실이 없는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교육 현실에서는.

 

계단 역시 마찬가지고. 폭력이다. 계단은. 몸이 멀쩡한 사람에겐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리를 다치거나 다른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계단은 그야말로 거대한 장벽이다. 엘리베이터가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어야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우선 구석진 곳에 있고, 또 잠가 놓는 경우가 많아, 이용하려면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렇게 누구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것이 학교 현실이다.

 

이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학교 안의 인문학이라고 하지만, 이건 인문학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당연히 갖추어야 할 것인데, 학교라면, 적어도 교육을 하는 장소라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우선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인데도 나 몰라라 한 것이 교육 당국들의 행태 아니었나 싶다. 오히려 다른 데는 돈을 물 쓰듯 하면서,...

 

머리말을 계속 인용한다. 너무도 가슴이 아픈 말이기 때문에.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삶이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깨달음으로 전해지는, 소통과 성장의 배움터여야 한다. 삶과 앎이, 생활과 배움이 겉돌지 않고 스미고 짜이는 배움터가 되어야 한다. (11쪽)

 

이런 배움터가 되기 위해선 학교에 있는 시설들, 건물들이 바뀌어야 한다. 매일매일 생활하고 있는 장소가 학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바뀌어야 하는데, 지독하게 바뀌지 않는 학교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1926-2016)는 [부의 미래]에서 "기업이 시속 100마일로 가장 빠르게 변한다면, 비정부단체는 90마일, 가족은 60마일, 노동조합은 30마일, 관료조직은 25마일, 그리고 학교는 10마일의 속도로 변한다"고 했어. (115쪽) 

 

참, 마음이 아픈 지적이다. 그럼에도 학교는 여전하다. 변하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수업이다 뭐다, 이 참에 학교를 바꾸어야 한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들 하지만, 컴퓨터 또는 온라인 화상 수업을 하겠다는 것 말고는 없다.

 

오히려 이 참에 학교 건축이라는 틀을 바꾸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숫자도 과감하게 줄여 밀집도를 낮추고, 지나치게 많은 수업량도 줄이고, 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시설들을 더 많이 들여오고, 자율적으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은 없다. 그냥 온라인 화상 수업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구조가 바뀌지 않고는 교육 혁신은 없는데... 그러니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학부모, 학생들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틀은 그냥 놔두고 예산을 좀더 줘서 혁신을 한다고 하는데, 무엇이 혁신이 되겠는가? 과감하게 학교라는 틀부터 바꾸는 것이 혁신일 텐데...

 

생각할 것이 많은 책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대다수가 거치는 학교라는 공간이 어쩌면 교육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공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 말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책을 썼지만, 사실 이런 책은 교육 관료들이 읽어야 한다. 학교에서 관리자라고 하는 교장, 교감부터, 교육청 관료들, 그리고 교육부 장관, 여기에 거의 제왕적 권력을 쥐고 있는, 장관들이 대통령이 입만 바라보고 있는 경우도 많으니 대통령이 읽어야 한다.

 

학생들 수준에 맞는 책이 아니라 그들이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관료들은 토플러의 말에서처럼 25마일의 속도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관료이기 때문에 이들은 채 5마일로 안 되는 속도록 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학생들도 당연히 읽어야 한다. 교사들도. 그리고 그들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변하기를 기다리면 절대로 학교는 변하지 않는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이어야 하는지 깨닫는 공부. 그래서 함께 그런 세상을 만들자고 하는 공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읽을 만하다. 아니, 읽어야만 한다.

 

*****37쪽 유대계 독일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라고 하는데,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나고 자랐으니, 체코 소설가라고 해야 하지 않나? 다른 자료를 찾아보면 카프카가 살던 당시의 나라를 살려 오스트리아-헝가리 국적의 소설가라고 하는데... 독일 소설가라고 하는 것은 좀 그렇다. 물론 카프카가 독일어로 소설을 썼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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