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 중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5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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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 중단편 소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다편소설이 11편, 중편소설이 1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편소설은 단편대로, 중편은 중편대로 읽을 만하다.


무엇보다도 모옌 소설에 나타나는 중국의 모습을 이 소설집에서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중국이 한참 발전을 하려고 하던 때, 중국 인민의 생활 모습이 모옌 소설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첫소설인 '영아 유기'는 모옌 장편소설인 '개구리'를 연상하게 한다. 계획 생육이라는 이름으로 한 자녀밖에 낳게 하지 않던 시대. 그럼에도 힘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들은 여러 아이를 낳고 그냥 벌금을 으로 끝내는 경우, 또 힘이 없는 사람들은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는 모습. 여기에 더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은 여자 아이가 태어났을 경우에는 그 아이를 버린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이 소설에서는 그렇게 버려진 아이를 데리고 와서 겪는 일이 짧은 분량에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소설과 연결지어서 '개구리'를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다룬 소설도 있는데, 단편 소설답게 결말에서 전환이 일어난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웃음을 머금는 결말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문화대혁명 시기에 출신성분에 따라서 억압을 받던, 그럼에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그 시절을 견디어낸 민중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들이어서 좋았다고 할까.


반전이 일어나는 소설도 좋았지만, 가족간의 사랑, 특히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겪었던 경험을 풀 한포기를 통해서 공감으로 흐르게 하는 '큰바람'이란 소설도 좋았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라도 그 시절을 함께 겪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존재들이 있다.


그리고 그 존재들로 인해 과거 경험이 환기되고, 서로가 서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큰바람'이란 소설이 그랬다. 그냥 읽으면 따스해진다. 마지막에 할아버지가 왜 풀 한포기를 가져와 남겨주었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 과거와 현재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그런 경험, 그런 존재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집에서 어떤 소설들은 환상적인 장면이 나오게 되는데, 이는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는 방법, 즉 현실의 어려움을 환상을 통해서 버티어나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년에게는 그런 어려움이 환상을 통해서나마 극복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현실을 견뎌내겠는가... '철의 아이, 한밤의 게잡이, 후미족'과 같은 소설이 현실과 환상이 섞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모옌 소설에는 문화대혁명기의 어려운 민중들의 삶도 나타나지만 현실에서 벗어난 환상적인 장면도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점이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을 소재로 삼은 모옌 소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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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09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옌 좋아해요^^
글에 유머가 있는것은 아닌데, 글의 구성이랄까 소재, 제목에서 위트가 느껴지는 작가!

kinye91 2022-04-09 10:44   좋아요 1 | URL
중국 소설가 위화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가고, 무어라 딱 꼬집을 수 없지만 이상하게 매력을 주는 작가예요.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 중국어 교사들이 제안하는 중국 바로 알기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중국을읽어주는중국어교사모임 지음 / 민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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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이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크듯이,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풍습에 대해서 어찌 책 한 권으로 정리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중국어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중국에 대해서 알려주기 위해서 책을 내도, 한 권으로 끝낼 수가 없다. 


2권에서도 다양한 중국의 모습을 알려주고 있다. 내용별로 짤막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읽기에 편하다. 그리고 그런 지식들을 모아 중국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2권에는 주로 문화에 관련된 내용이 많다. 1권과 연결지으면 중국인들은 색깔로는 빨간색을, 숫자로는 8을 좋아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은 관계를 중시하는데, 이를 꽌시라고 한다고... 이 꽌시를 잘 맺으면 중국인들과 지내는데 실패하지 않는다고.


하긴 어느 나라인들 관계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마는, 중국인들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게 체면을 중시하고, 그 체면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말한 내용은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하니, 그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관해서는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많은 시간을 두고 관찰을 한다고 하니, 만만디라는 습성이 사람 사귀는데 장점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중국 남자들이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금도 그들은 요리를 즐겨하고, 요리를 못하는 남자는 결혼하기도 힘들다고 하니, 그 점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 남자들도 이제는 요리를 하기 시작했으니, 곧 비슷해지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얼마나 요리를 못했는지 알려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예전에 했던 '집밥 백선생' 아니었던가. 남자들이 집에서 요리를 못하고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집에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게 가르쳐주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에 이어서 '삼씨세끼'라고 시골에 가서 살면서 남자들이 요리를 해서 살아가는 모스블 방영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많이 달라져서 배우 차승원같이 요리를 잘하는 남자, 최근에는 조인성같이 요리를 하는 남자들도 많아지고 있으니, 이런 모습들이 중국처럼 일반화될 때가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저런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 중국의 술자리 문화라든지, 결혼 풍습, 입시제도, 그리고 주거문화 등등에 대해서 간략하고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다민족 국가인 중국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렇듯 이 책은 1권과 더불어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내용이 많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도 바로잡아주기도 하고. 천천히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어차피 중국은 역사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또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 아닌가. 알아야만 하는 나라니, 이런 책을 통해서 중국에 대해서 접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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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1 - 중국어 교사들이 제안하는 중국 바로 알기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1
중국을읽어주는중국어교사모임 지음 / 민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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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광대한 나라다. 이번에 동계 올림픽을 통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우리 이웃나라고, 또 우리에게는 중요한 무역 상대이기도 하다.


오랜 역사를 통하여 우리나라와 관계를 맺어온 나라이기도 하지만, 한때 중국이 공산화 된 다음에는 교류가 끊기기도 했었다. 그러다 아주 활발한 교류를 해 중국 관광객들로 인해 호황을 누리다가, 코로나로 인해서 또 사드 배치로 인해서 갈등이 일어나 지금은 예전만 못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다. 지리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그렇다. 중국을 도외시하고 지낼 수는 없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들어오는 조선족들과 더불어 중국 국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졌고,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는 입학생 대다수가 중국계라고 하기도 했으니, 이래저래 우리는 중국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중국어 교사들이 제안하는 중국 바로 알기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역사나 문화, 정치, 경제를 전문적으로 풀어서 설명하지 않고, 우리가 궁금해 할 만한 중국에 관한 일들을 알려주는 형식을 택하고 있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바로잡아 주기도 하고, 잘 몰랐던 사실을 자세하게 알려주기도 한다. 가령 우리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이나 부조를 할 때는 흰봉투에 돈을 넣어서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흰색은 죽음과 관련된 색이라서 축하하는 자리에서는 흰봉투에 돈을 넣어 주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빨간봉투에 넣어서 준다고 하니... 생활에서 우리와 다른 점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또 중국에서는 모자를, 특히 녹색 모자를 선물하면 안 된다고... 이는 부인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는 경우에 "남자가 녹색 모자를 쓴다"는 표현을(234쪽) 한다고 하니... 명심해야 할 일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와 다른 점은 병문안을 가서는 사과를 선물하면 안 된다고...이는 상하이 말로 사과의 발음인 '핑구'와 '병으로 죽다'는 뜻인 '삥구'가 비슷하기 때문(235쪽)이라고 하니, 이런 것들은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거기다 중국 지폐에 왜 마오쩌둥만 있나 했더니, 여러 인물로 했을 경우에는 액수에 따라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고, 중국 학생들의 대학입시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어서 우리나라 입시와 비교할 수도 있다. 


이렇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짤막하게 중국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와 인접해 있는 나라, 우리가 모르고 지낼 수 없는 나라. 그러니 이 두 나라에 대해서는 알아두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것들도 많기 때문에 이 책은 중국을 바로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1권은 빠르게, 흥미롭게 읽었는데, 2권은 어떨지... 여전히 모르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많은 사실을 알려줄 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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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욤비 -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
욤비 토나.박진숙 지음 / 이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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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에 떠오른 책이 있었으니, 그것은 홍세화가 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다. 오래 전에 나와 많은 사람에게 읽힌 책. 우리나라와 프랑스를 비교한다기보다는,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가, 프랑스로 망명한 홍세화의 삶 이야기에서 느낀 바가 많았다. 


그만큼 우리나라도 민주화가 되기 전에는 탄압을 받고 이 땅에 살지 못하고, 다른 나라로 도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독재시대만이 아니다. 6.25전쟁 때도 마찬가지 아니었던가. 남과 북에 남기를 거부하고 제3국을 선택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도 난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망명자들은 난민이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기가 살던 땅을 벗어난 사람들.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간 사람들 이야기에는 공감하면서도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망명신청을 한 사람들에게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온갖 핑계를 대면서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난민을 받아들여 난민으로 인정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난민 숫자도 많지 않고. 


이 책을 읽어보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와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난민이 되면 자기 나라에서 누렸던 지위를 누리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최소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욤비 씨의 경우는 난민으로 인정받는데도 몇 년이 걸렸고, 그 동안에는 취업도 제대로 하지 못해,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박해를 받아 탈출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에 왔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랜 세월동안 소송을 해서 결국 난민 지위를 얻고, 가족들까지 우리나라에 오게 했지만, 이는 욤비 씨가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가 없다. 그는 우연히도 좋은 사람들, 또 법에 능통한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욤비 씨와 같이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난민 심사에 통역관조차 제대로 배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또한 심사 기간 중에 거처할 장소나 생계를 유지할 수단이 없다면? 암담하다. 살기 위해서 다른 나라로 왔는데, 그 나라에서 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여기에 차별이 겹친다면?


욤비 씨가 겪은 일 가운데 초반은 이런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그는 무척 힘든 일을 겪었다. 다행히 큰부상을 당하지 않았고, 법조계에 있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서 난민 인정을 받았지만, 욤비 씨의 경우가 특별한 경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가 다른 난민들을 위해 일을 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운이 아니라 자기 나라에서 탄압을 받아 살기 힘든 사람들은 당연히 난민 지위를 받아야 하고, 다른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이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우리나라로 난민 신청을 해서 지금은 난민 지위를 얻고 난민으로 살아가는 욤비 씨. 그들을 난민으로 인정한 순간부터는 자국 사람으로 인정하고 함께 살도록 해야 하지 않나. 


비록 지구가 여러 국경으로 나뉘어 각 나라마다 일정한 벽이 있지만, 그 전에 우리는 인류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류다. 그러니 이동의 자유가 있어야 하고, 이동했을 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그 나라에서는 제공해야 한다. 억지로 막고 추방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나라는 난민 인정에 인색하다. 그러나 난민에 대한 인식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의 일원이기 때문이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때 이런 난민 생활을 겪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욤비 씨는 다시 콩고로 가서 콩고의 민주화를 이루고 싶어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그는 우리나라에서 더 열심히 살아간다.  이 책에 나온 욤비 씨의 삶을 통해 난민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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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한 재판 - 소년부 판사, 소년법을 답하다
심재광 지음 / 공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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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주로 해야하는 역할이 무엇일까? 처벌일까? 교화일까? 법을 통해서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경우가 많고, 구치소, 교도소는 그런 목적으로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소위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서 다른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그러나 그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언젠가 교도소에서 나온다. 사회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교도소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가둬두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해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코스타리카에서는 교도소가 거의 호텔급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그들에게 사회에 대한 반감을 갖도록 하지 않고, 다시 사회에 나가서 생활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도록 한다고 하는데... 반대로 그냥 가둬두기만 하는 교도소는 그들이 출감했을 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라. 감옥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사람이 출옥을 했을 때 사회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많은 사람들은 적응을 하지 못해 같은 범죄를 또 저지르거나 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음을 그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성인들도 그런데, 아이들은? 소년들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마냥 격리시켜 가둬두는 방법이 좋은 방법일까? 소년에게는 무기징역도 없는데, 그들이 길어도 20년이면 나올 수 있는데, 그냥 가둬두기만 한다면, 나중에 어떻게 될까? 


사회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그들은 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들을 변하게 해서 사회에서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서 소년법은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격리, 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한 반성, 그리고 새로운 삶을 찾도록 기회를 주는 일. 어쩌면 성인 범죄를 다루는 일보다 소년들의 범죄를 다루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냥 법대로 딱딱 자를 수 없기 때문에...


이 책은 소년부 판사가, 소년법을 설명하면서,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만났던 소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있다. 소년부 판사가 직접 썼기 때문에 소년을 위한 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절차나 결과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소년들에게는 성인과 같은 형사처벌보다는 소년법으로 재판을 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소년들의 범죄에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결코 그렇지 않다고... 지금 소년법으로 처벌을 받는 소년들은 성인과 같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보다 더 강도 있게 처벌을 받고, 또 변화가능성을 이끌어 내어 사회에 유익하다는 점을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촉법소년이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린 적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의미로 촉법소년이란 말을 썼는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법소년이라도 이들에게 합당한 징계를 하고, 또 촉법소년이 행동에 변화를 일으켜 사회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소년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각종 교육이 이루어지고, 그 교육의 결과가 재판부에 통보가 되며, 통보 내용에 따라 소년들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이 달라진다는 점...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소년들의 범죄를 처벌하려고만 했지, 그들이 반성하고 행동을 교정하도록 하는데는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재판부에서 교육을 보내려고 해도 마땅히 보낼 교육기관이 많지 않고, 또 성과가 있는 교육기관은 이미 포화상태인 경우가 많으며, 소년이 지내게 되는 소년원이라든지, 위탁시설 역시 열악하다는 내용을 읽으며, 또 만14세가 지나 소년부로 배당이 안 된 소년들은 어른들과 같은 공간에 갇혀 지내면서 안 좋은 쪽으로 더 변해가기도 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소년들의 행동을 교화할 수 있는 기관이 더 확충이 되어야 하고, 그런 시설 쪽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해자에 대한 징계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더 이상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는 일, 상처를 이겨내도록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다. 피해자가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소년법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소년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징계 조치들, 1호부터 10호까지.. 그 조치들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소년법에서 미진해서 개정했으면 하는 부분들까지, 이 책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면 왜 소년법이 있고, 그 법으로 소년들을 대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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