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않을 편지 2

- 산에서


  산에 갑니다. 가파른 언덕을 헐떡이며 오르다 문득 당신이 곁에 있으면, 함께 했으면 이토록 숨차지는 않고, 오히려 기쁨일 것을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르고 내리고, 세상살이도 이와 같이 굴곡이 있는 것을, 당신에 대한 사랑도 굴곡이 있어야 함을 느낍니다. 마음만이 오직 마음만이 당신에게 가고, 당신 마음만이 그 마음만이 내게 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금 흙을 밟고 오르듯 당신의 몸을 내 곁에 두고 싶지만, 그건 더 힘든 일, 이제는 마음도 놓아 보내야 한다고 가쁜 숨을 내쉴 때마다 그 숨결에 마음도 내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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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 그들의 14가지 특성에 대한 탐구
토드 휘태커 지음, 송형호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의 핵심 내용도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교사라면, 교사들이 훌륭해야 교육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고 온갖 교육정책에 대한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이 교육정책들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교사다. 훌륭한 교사는 어떤 자질을 지니고 있으며,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다른 교사들이 배운다면 교육이 실패할 일이 없다.

 

그렇다면 어떤 자질, 어떤 행동을 하는 교사들이 훌륭한 교사일까? 이 책의 저자는 교사, 교장, 교수로서 자신이 경험한 바에 의해 훌륭한 교사의 특성을 14가지로 정리했다.

 

책의 뒷표지에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의 해법을 사람에게서 찾는다.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 발생시 예방에 집중한다.

학생에게 높은 기대치를, 자신에겐 더 높은 기대치를 갖는다.

교실 안의 최대 변수는 교사임을 알고 있다.

모두를 존경으로 대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공유하려 애쓴다.

관계개선에 힘쓰며 먼저 사과할 줄 안다.

사소한 소란은 무시할 줄 안다.

매사에 계획과 목적을 갖고 행동한다.

우수한 학생을 항상 염두에 둔다.

노력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결정은 피한다.

학력평가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변화를 이루는 감정의 힘을 안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꽤 중요한 것들이다. 다들 알고는 있지만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좋은 교사도 있었지만, 어떻게 저런 사람이 교사가 되었을까 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그런 교사들을 통해서 생겨나게 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질이 부족한 교사들이 많다. 여전히 발생하는 성추행, 폭력, 비리 등을 저지르는 교사들이 학교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교사들만 보고 학교 현장을 비판하면 교육은 더욱 나빠질 뿐이다. 드러나지 않아도, 또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좋은 교사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보아야 할까? 좋은 교사들을 보아야 한다. 그들에게서 희망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그들로 인해서 다른 교사들도 변하게 해야 한다. 그것을 누가 할까?

 

단위 학교에서는 학교장이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능력있는 교장, 이 책의 저자와 같은 교장이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 나온 훌륭한 교사의 예를 교장에 적용하면 훌륭한 교장이라고 알려진 사람들이 어떻게 학교를 운영하는지, 교사를 대하는지, 학생을 대하는지, 학부모를 대하는지를 알게 해야 한다. 그런 점을 전파해서 자연스럽게 그런 자세와 행동이 자리잡게 해야 한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 교장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는 글들이 많이 실려 있다. 저자가 교장으로 근무했던 경험들이 좋은 사례가 된다.

 

이와 함께 좋은 교사들의 특성을 알려야 한다. 그들이 힘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좋아진다.

 

어떤 교사가 훌륭한 교사인지, 이 책이 명확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꼭 이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14개의 특성은 기본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들이 이런 책을 읽고 자신의 행동, 자세를 돌이켜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어차피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하니, 또 교육의 책임은 교사에게 있으니...

 

학부모 역시 마찬가지다. 교사들의 단점을 보지 말고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학부모의 긍정적인 태도가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사 역시 학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겠지만.

 

결국 이 책에 있는 14개의 특성을 지닌 교사들, 모두를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개를 지니고 있는 교사들은 학교에 충분히 있다. 이렇게 충분히 있는 교사들을 우리가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될 때 교육은 좋은 쪽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된다. 교사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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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대의제를 꼽지만 우리나라 대의제의 현재 모습을 보면 이는 직접민주주의의 대안이 아님이 확실하다.

 

  지금과 같은 대의제는 있는 사람이 뽑힐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또한 선거제도의 승자독식에 의해 국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대변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그것이 바로 '공론조사'이다.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정부는 핵발전소 건설 중단에 대한 문제를 공론조사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공론조사로는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 수 없다고, 전문가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오히려 더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 아닌가? 국민 대다수의 이익이 아닌 자기 분야(영역)의 이익에 더 관심이 많으니, 이들의 결정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나와 같은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여러 차례 학습과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더 국민들 대다수의 뜻에 맞게 될 것이다.

 

녹색평론 156호에서 이런 공론조사를 다뤄주고 있다.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김종철의 '한국의 '촛불혁명'에 대하여'와 오현철의 '공론조사에 대한 이해와 오해', 밀렌코 마르티노비치의 '몽골의 헌법개정과 공론조사'라는 글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공론조사가 필요함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김종철의 글에 달린 [추기]가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핵발전소 문제에 대해서는 공론조사를 한다고 한 정부가,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배치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하나하나의 조치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안타깝다. 녹색평론의 발행인인 김종철 역시 이 점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뺨 때린 다음에 위로해주면 무슨 소용인가? 성주 시민들을 그렇게 끌어내고 다치게 하고 기습적으로 사드 배치를 한 다음에 국무총리가 내려가서 성주 시민들을 위로한다고? 어떻게 위로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공론조사에 대한 글과 더불어 이번 호에는 <생태마을과 적정기술>에 관한 글이 세 편 실려 있다. 공동체가 절실하게 필요한 요즘인데, 이런 공동체는 결국 생태주의를 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생태주의는 첨단, 거대 기술이 아닌 그 지역에 필요한 적정기술을 필요로 한다.

 

둘이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하는 것, 이 점을 이번 호에서 잘 짚어주고 있단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안보가 불안하다. 안보가 불안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리는 공론조사를 안보 분야에서는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들이 사랑하는 나라, 존중하는 나라만큼 안보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나라는 없다.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 않았던가. 안보 역시 무기가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 자기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 나라 안보는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러니 아무리 몇몇 집단들에서 안보 운운하면서 압력을 넣어도 진정한 안보는 국민들의 신뢰에서 온다는 것,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아끼는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공론조사를 통한 민주적 방법에 의해서 결정한다는 정책을 다양한 분야에서 견지해야 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돌아가라는 것이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가장 근본적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녹색평론은 이렇게 우리에게 필요한, 우리가 행해야 할 근본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근본이, 뿌리가 튼튼하다면 줄기와 잎들은 굵고 무성해질 것이다.

 

진리는 단순하다. 민주주의 역시 단순하다. 정책은 이렇게 단순함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이번 호를 읽으며 사드 배치에 관한 뉴스를 들으며 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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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천재 이제석 - 세계를 놀래킨 간판쟁이의 필살 아이디어, 개정판
이제석 지음 / 학고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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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이다. "NEW"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초판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절반 정도는 겹친다.

 

그래도 개정판 답게 그 후의 활동이 책에 실려 있다. 특히 공익광고에 대한 생각이 들어있고, 공익광고 사진들이 많이 있다.

 

그 광고 사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쩌면 글보다도 사진이 먼저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런 재미, 이 책을 읽는 재미다.

 

초판과는 다르게 개정판에서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1부는 초판과 거의 같다. 그러나 2부에는 초판에는 없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광고계에 대한 비판과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도 학력이나 어떤 끈들로 연결된 우리나라 사회에서 이방인처럼 들어온 그가 자리잡게 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아직도 우리는 여전히 벗어던져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광고라는 것을 특정한 분야로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야라는 것.

 

그는 광고를 통해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그렇다. 광고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는 분야이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한 것이다.

 

2부의 제목이 '홍익인간 하리라'라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광고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가려고 하는 것.

 

그것이 잘 나타나 있고, 사진으로도 볼 수 있어서 좋다.

 

초판과는 다른 맛... 개정판. 초판과 함께 읽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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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관한 시들이 많이 실려 있는 시집이다. 시집에 실려 있는 '시인의 말'에 의하면 시인은 산에 다니면서 산을 즐긴 지가 30년이 된다고 한다.

 

  그만큼 시인은 산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그 발견을 시로 표현한다. 우리는 시인의 시 속에서 산을 함께 오르고 내리며 또 산을 느끼게 된다.

 

  어린 시절 산을 그리면 참 단순하게 그렸다. 그냥 세모꼴의 형태에 색깔은 초록으로 아주 단순하게 그린 것. 그런데 산은 멀리서 보면 이렇게 단순하지만 가까이 들어갈수록 너무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함, 변화무쌍함. 이것을 품고 있는 것이 산이다. 이런 산에 대해 알면 알수록 사람들은 삶에 대해서 알게 된다.

 

자연과 삶이 어떻게 분리될 수 있겠는가. 그런 점을 이 시집에서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하산(下山)

 

내려가는 일이 더 높은 곳에 이르는 길이라고

산이 나에게 가르친다

 

깊게 생각하므로 말수가 적어지고

낮게 밑바닥에 숨어서 지내므로

아래로 아래로 스며드는 물처럼 흐르다가

겸손하게 잦아지거나 앙금으로 남거나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 없어 진흙 밭에 뒹굴다가

그때마다 내 영혼은 몸에서 빠져나가

별에 가 닿았음을 알아차리므로

차분하게 사람 사는 모습내려다 보는 이 기쁨!

 

이성부, 도둑 산길, 책만드는집, 2010년. 초판2쇄. 95쪽.

 

이 '하산'이라는 시를 거꾸로 읽는다. 시인은 '내려가는 일이 더 높은 곳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는데, 이는 '올가가는 일이 더 낮은 곳에 이르는 길'이라고 해도 된다. 산에 오르면 오를수록 낮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산행은 오를 때나 내릴 때나 모두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혼자만이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삶을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산행은 자신을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산이라는 거대한 존재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일, 그것이 바로 산행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을 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산처럼 묵묵하게 그러나 모든 것을 받아들이되, 결코 자신을 잃지 않는 그런 존재, 사람들이 꿈꾸는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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