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녹색 이슈 - 미세먼지에서 탈원전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환경 논쟁
김기범 지음 / 다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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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도 녹색 이슈가 아니라 늘 녹색 이슈여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녹색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녹색을 무시하고 또는 생각하지 않고 달려오기만 했는데, 이제는 녹색이 우리에게서 사라져 가면서 녹색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제논리에 갇혀서 녹색을 경시하는 경우가 있다. 녹색 성장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용어를 쓰는 경우도 있고, 여전히 원자력이 가장 싸고 환경적인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기후변화가 거의 없다고, 지구 온난화는 몇몇 환경운동가들의 억지 주장이라고 하는 과학자들이 있고,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서 갯벌을 메워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여기에 온갖 개발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니, 관광할 수 있는 권리를 내세워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많고, 빠르게 이동한다는 명목으로 산에 구멍을 내는 일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게다가 주택난을 해결한다는 이유로 고층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으니... 아직도 녹색은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녹색이 점점 늘어나도 인간이 살아가기는 힘들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녹색을 계속 줄여나가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 중이니, 이 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은 녹색 이슈들이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음에 마음이 편치는 않다.

 

하긴, 녹색당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여전히 꿈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참...

 

이 책은 5개 장으로 구분되어 있고, 각 장마다 세 개의 이슈가 제시되어 있다.

일상, 개발과 보존, 기후 변화, 동물과 생태, 자원과 소비라는 각 장에 녹색 이슈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모두가 우리 일상생활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이슈들을 가지고 사회적 논쟁이 일어나야 하고, 합의가 이루어지게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그것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태양광 발전이 오히려 환경을 해친다고 주장하면서 태양광을 비롯한 자연 환경을 이용한 발전을 반대하는 집단이 있기도 하고, 온실가스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경제 논리로 막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이 책에서 제시한 15가지 논제들을 가지고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논쟁 거리가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또 우리 후손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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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오공훈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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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즈음 독일 동쪽, 보헤미나 지방에서 일어난 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군대에 끌려가 왼손을 잃고 돌아와 우편배달부 일을 하는 요한이다.

 

이 요한을 통해 전쟁의 비참함이 드러나는데, 전쟁 장면이 나오지 않아도 전쟁으로 인해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전쟁은 모든 익숙한 것을 파괴했고, 안전을 잠식했고, 희망을 으스러뜨렸고, 육신을 괴롭혔고, 영혼을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전쟁은 기억하려는 의지도 앗아간 것 같았다. (37쪽)

 

이것이 전쟁이 불러오는 결과다. 평화는 어디에도 없다. 평화로운 것 같은 겉모습이지만 이들에게는 모두 이러한 상태가 곧 찾아온다. 대표적인 사람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다. 이 할머니에게는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이 전쟁이다. 손자가 죽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이로 인해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이것이 바로 전쟁이라는 듯이.

 

주인공 요한이 우편을 배달하는 지역에는 건장한 남자들은 남아 있지 않다. 이들은 모두 나치 지도자급들 제외하고는 모두 징집당해 전쟁터에 있다.

 

마을에는 여자들과 아이들만 남아 있는데, 이들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것이 요한이 하는 일이다. 평화로운 마을이 되어야 하는데, 전쟁은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는다. 전쟁은 바로 자신의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일이기 때문이다.

 

가족들 중 전쟁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들은 남편을, 아들을, 애인을 전쟁터에서 잃는다. 요한이 전달해 주는 검은 편지, 이것은 곧 이들의 사망선고서거나 실종을 알리는 편지다. 이 편지들을 받는 사람들은 대개 여성이다.

 

후방에서 살아남아 있지만, 전쟁의 비극을 온몸으로 그것도 지속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사람들, 여성. 그러나 여성들은 꿋꿋하게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요한의 어머니 말을 빌려 작가는 전쟁을 일으키는 국가의 남성성을 비판한다. 미래세계에는 이런 남성성이 우위에 있지 말고 여성성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산모와 산파는 작은 개구쟁이를 세상으로 밀어넣으려고 애쓰는데, 나라는 개구쟁이가 성인이 되자마자 만사 제쳐놓고 세상을 떠나게 만드는구나 ... 나라는 '남자'가 분명해. 여자라면 그런 짓 안 하지. 여자는 그저 아이를 낳고 키을 뿐이야. (89쪽)

 

이래서 요한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 또다른 산파인 이르멜라를 만난다. 이르멜라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다른 세대를 위한 길이 보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르멜라가 받은 아이들은 전쟁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 요한은 그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그가 살아남아 전쟁의 참상을 전달해줘도 되겠지만, 그러기에 요한은 전쟁 반대를 위해 한 일이 없다. 착하디 착한 요한도 어찌보면 전쟁 가담자에 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그가 우편배달 일을 하면서 점점 성장해가기는 하지만.

 

작가가 마지막 부분에서 요한을 표현한 부분은 전쟁에 대한 책임이 모두에게 있음을 알려주려 한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히틀러나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도 있다.

 

국가의 안녕을 위해 네 손이나 네 목숨을 바치길 기대하는 빌어먹을 국가가 도대체 아버지 노릇을 한 적이 있긴 하니? (212-213쪽)

 

그러나 이들은 카페 혁명가처럼 이런 생각을 실천으로 드러내지 못한다. 이들은 침묵하고, 몇몇에게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전쟁을 막지 못한다. 이들에게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전쟁이 끝난 뒤 이 마을이 겪게 되는 일들은 전쟁의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작가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휴전 중이지 않은가. 우리는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전쟁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기도 하고.

 

그만큼 이 소설이 우리에게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전쟁이 얼마나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편배달부를 통해 전쟁이 사람들에게 비극으로 다가옴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반전 소설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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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오스트롬, 공유의 비극을 넘어 컴북스 이론총서
강은숙.김종석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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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가 비극이라니... 누구에게나 속하기 때문에 누구나 막 사용해서, 결국 누구나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공유재의 비극.

 

공유재의 비극은 우리들 삶을 힘들게 한다. 공유재는 우리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유재를 사적으로 (시장 원리) 쓰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공유재이기 때문에 국가권력이 공유재를 관리하는 것도 역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국가권력이 관리한다고 하지만 이 관리에는 너무도 많은 단계와 비용, 그리고 관리하는 사람에 대한 또다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유재의 비극을 어떻게 막아야 할까? 누구도 쓸 수 있기에 누구나 써서는 안 되는 그런 공유재를 다함께, 또 오래도록 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노력을 한 사람이 엘리너 오스트롬이라고 한다. 공유재에 대한 연구, 단순한 강단 연구가 아니라 현실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노력한 사람.

 

이 책은 오스트롬이 쓴 "공유재의 비극을 넘어서"을 읽기 쉽게 해설해 놓은 책이다. 요약본이라고 해도 좋은데, 우리나라 학자 두 사람이 오스트롬의 책과 논의를 정리해주고 있다.

 

오스트롬의 논지를 요약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까지 생각하게 하는 책인데... 작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유재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는 새만금, 강정 마을, 4대강을 들 수 있겠다. 이 공유재를 국가 주도로 개발해 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었던가.

 

이런 공유재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려 할 때, 또는 공유재를 국가가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추진해 나갈 때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말고도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공유재 개발을 추진할 때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를 이들 문제가 잘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문제가 심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역시 공유재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공기는 인간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인데, 이를 오염시키는 문제에 대해서 공유재의 비극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오스트롬이 쓴 책 "공유재의 비극을 넘어서"을 읽기 위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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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감기


꽃 몸살을 앓으면

온 마음에 꽃비가 내리고


세상 모든 것이

새롭게 출발하는 이 때


연둣빛 새싹이

푸르른 여름을 향해 가듯


한 때 겪은 몸살이

튼실한 열매를 맺는다.


꽃비는

축복이리라.


새로운 나를 알리는

세상의 외침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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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일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는 일.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사는 일이 간단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살아보면 누군가에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를 주게 된다. 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피해를 주고 피해를 입고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사람만이 아니라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 삶이란 이 피해들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피해ㅡ상처, 그 다음에 그 상처를 어루만지거나 대체할 수 있는 삶들. 그런 삶을 살아가려 노력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내 목숨이 남 목숨으로 유지되는 현실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김종철의 "못에 관한 명상"을 읽었다. 시집이 "못"으로 모두 전개되고 있다. 그래 못, 내가 박은 못, 내게 박힌 못.

 

못은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남과 나를 꼭 붙들어매는 역할도 한다. 내가 받은 상처와 남이 받은 상처가 못으로 묶여 하나가 되는데...

 

이 시집에 있는 시들 중에 '사는 법-못에 관한 명상·6'을 소개한다.

 

사는 법

  - 못에 관한 명상·6

 

마흔다섯 아침 불현듯 보이는 게 있어 보니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못들이 박혀 있었다

깜짝 놀라 손을 펴 보니

아직도 시퍼런 못 하나 남아 있었다

아, 내 사는 법이 못 박는 일뿐이었다니!

 

김종철, 못에 관한 명상, 문학수첩.  2001년 재판 1쇄.  20쪽.

 

이렇게 평생을 못을 박고, 못에 박히며 산다. 상처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못으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겠지만, 그 못으로 인해 하나가 될 수도 있으니.

 

삶은 이렇게 상처들을 통해 하나로 엮이는 그런 과정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상처가, 남에게 주는 피해가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해서는 안 되니, 여기에는 자기 행위에 대한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못을 박을 일이 없는데도 못을 박으면 그것은 상대에게 피해만 주는 행위이고, 못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데에 박힐 때 서로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니...

 

상처 없이, 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는 삶이 불가능하다면, 꼭 있어야 할 곳에만 있어야 하는 못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남을 고통으로만 이끄는 못이 아니라, 남과 내가 하나가 되게 연결해주는 못이 되는 삶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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