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 - 미국의 우주 경쟁을 승리로 이끈, 천재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
마고 리 셰털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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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히든 피겨스'라는 책이 두 권이다. 한 권으로 나온 책을 청소년용과 원문을 살린 번역으로 냈다. 출판사가 다르고, 출판한 목적이 다르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게 좀 유명해진다 싶으면 청소년판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또 나온다.

 

청소년들은 어려운 책을 읽기 힘들어할 것이라는 어른들의 배려인가?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언제 어려운 책을 읽지? 그냥 청소년용을 읽다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레 성인 수준으로 올라가나?

 

그건 아니다. 물론 청소년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청소년판을 내는 것은 좋다.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고. 오죽했으면 조선시대에도 청소년용 교육 책으로 '동몽선습'이니, '격몽요결'이니, '사자소학'이나 하는 책이 있겠는가.

 

그렇지만 거기서 끝나면 안 된다. 예전 조상들이 청소년용 책에서 끝내지 않았듯이, 청소년용 책을 읽었으면 성인용 책도 읽어야 한다. 즉, 읽기 편하게 요약 정리, 또는 발췌나 윤문을 한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원문을 최대한 살린 책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정신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이 책은 어른용이라고 할 수 있다. 저번에 읽은 책이 청소년용이라 쉽게 읽어갈 수 있다면 이 책은 내용도 더 많고, 더 많은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게다가 유리천장을 깬 이 흑인여성들 말고도 여성이기 때문에 인종 불문하고 차별을 받았던 백인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여기에 흑인 남성들 이야기도 나오고.

 

민주주의가 잘 발달된 나라라 여겨지던 미국에서 인종 차별이 얼마나 극심하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들의 인종차별 철폐가 내부의 노력도 있었지만 외부를 의식하기도 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알려준다.

 

전쟁으로 흑인들이 참전을 하게 되니, 흑인 남성들의 발언권이 강화되고, 남성들의 영역에 여성들이 진출하니 여성들의 발언권이 강화되고, 또 흑인 여성들이 일에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은 외부의 변화에 기인한 경우도 꽤 있다.

 

소련이 먼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쏘아 올리나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이 인종통합 교육을 실시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게 되는 것.

 

유리 천장을 깬 흑인 여성들이 있음에도 인종 차별은 여전하다는 것,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중류층 이상의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과연 많은 흑인들이 그런 삶을 살아갔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항공산업의 발달로 흑인들이 거주하던 곳이 이들이 떠나면서 슬럼화 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전히 인종 차별이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미국이 달에 한 발을 내디디면서 인류의 위대한 걸음을 시작했지만, 그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

 

이 말은 히든 피겨스에 나오는 인물들이 위대한 한 걸음을 내디뎠고, 이 걸음이 인종 차별을 없애는 위대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청소년 판에서는 이들이 한 일이 영웅적으로 부각되었다면, 이 책에서는 이들이 내걷는 걸음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걸음이 인종 차별을 철폐하는 일로 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동참이 있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성과와 한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기에 청소년 판을 읽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인종 문제에 대해서 좀더 깊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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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3 -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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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로마는 급격하게 쇠퇴기에 접어든다. 그렇다고 한번에 와르르 무너지지는 않는다. 제국은 하루 아침에 건설되지도 않지만,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도 않는다.

 

우리나라 조선시대를 생각하면 된다. 초기 전성기를 거쳐 두 번의 전쟁을 거치면서 쇠퇴기에 접어들지만 영,정조기에 부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로마도 마찬가지다. 이제 로마의 쇠락은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조금은 늦추려는 노력은 지속된다. 두 황제가 로마를 지속시키려는 노력을 하는데, 디오클레티아누스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바로 그들이다.

 

두 사람은 로마를 부흥시키려는 노력을 하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권력 분산을 통해서 로마를 재건하려 했고,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권력 집중을 통해서 로마를 재건하려 했다.

 

이렇게 방향이 다른 두 사람은 종교 문제에 관해서도 정반대의 길을 간다. 특히 기독교에 관해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철저하게 기독교를 탄압한다. 그에게 기독교는 로마를 위협하는 존재다. 기독교도는 같은 마을 사람보다는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을 더 형제처럼 여기기 때문에, 로마라는 공동체에 위협이 된다고 황제는 판단했다.

 

이런 판단 아래 그는 기독교를 철저하게 탄압하는 정책을 펴는데...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종교는 탄압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굳건해 지고, 그 종교인들끼리 더 단합을 한다는 사실. 이런 탄압을 거쳐 콘스탄티누스 황제 시대에 공인이 되니... 그의 정책은 실패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왜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와 반대되는 정책을 폈을까? 그는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하기 위해 기독교를 이용했는지도 모른다.

 

신의 권위에 의지에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모습. 인간이 인간에게 권력을 주면 언제든지 인간이 그 권력을 회수할 수 있지만, 신에게서 받은 권력은 인간이 회수할 수가 없다.

 

콘스탄티누스가 원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을 것이다. 신에게 받은 권위. 자신은 정당한 권력을 행사한다는, 권력 투쟁을 통해 얻은 권력이 인간이 준 권력이 아니라 신이 준 권력이라는 것.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는 콘스탄티누스 황제부터 중세가 시작된 것으로 서술한다.

 

이제 고대 로마는 없어졌다. 중세로 접어드는 것이고, 기독교가 국가 종교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부터 신정분리에서 신정일치로 나아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 두 황제의 노력에 최후의 노력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왜 최후의 노력일까? 그들이 아무리 노력을 했어도 로마 사회는 이미 빈부격차가 커졌고,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서서히 멸망해가는 길만 남아 있는 셈이다. 그만큼 일반 서민들의 삶은 더욱 퍽퍽해지고...

 

아마도 권력자들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로부터 권력을 스스로 놓아버렸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를 배웠는지도 모른다. 특히 독재자들은. 그래서 그들은 후계자 양성보다는 자신이 끝까지 권력을 쥐려고 하는지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20년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물러나서 정치에 관여를 하지 않으려 했다. 자신이 고안한 4황제 체제로 로마가 안정될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4황제시대는 얼마나 가지 않는다. 6황제가 되고, 그들끼리 치열한 권력 싸움을 벌인다.

 

이 와중에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권위는 점점 떨어지고, 권력 없는 전임 황제는 자신의 가족들조차도 지키지 못한다. 이런 결과를 역사를 통해서 알게 되는 독재자들은 스스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권력을 놓은 권력자들의 말로를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으므로.

 

소수에게 권력이 독점되어 있는 사회의 문제가 바로 이것일테니...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권력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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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준 시인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가 지리산 자락에 산다는 것으로 인해 든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에게는 어떤 순수함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연 속에 사는 사람이 악당일 리는 없다는, 그것도 시인이면 더욱 그러하다는 믿음.

 

  박남준 시집을 읽는 이유는 마음에 자연을 들이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그가 쓴 시들 속에 나오는 수많은 자연들을 나도 함께 하고 싶어하기 때문인지도.

 

  그러다 시집 제목처럼 박남준 시에 중독이 된 '중독자'인지도 모르겠는데...

 

이 시집을 읽다가, '햐, 이런!'하며 충격을 받은 시... '보고 싶네' 작은 제목이 '시인 김남주 생각'인데.. 

 

구절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3연이다 (85쪽)

 

보고 싶네 형,

이 나라는 아주 끔찍해

가끔 슈퍼에서 총을 팔았으면 싶어

온통 날라리 공사판으로 파헤쳐 놓은 쥐새끼들

탕탕탕 해버리고 싶다니까

협잡과 기만과 위선과, 시인들도 마찬가지야

형이 살았으면 지금 같은 쓰레기

썩을 놈의 세상에 대갈일성 뭐라고 호통을 칠까

야 이~

 

박남준, 중독자, 펄북스. 2015년. '보고 싶네 3연' 85쪽

 

정말 개판인 나라지... 여전히 말을 막 하는 인간들이 있으니... 그런 인간들이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시인이 시집을 낸 지 4년이 지났지만, 아마 시인은 김남주 시인을 생각하면 이 시구절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시인은 순수하게 살고 싶은데, 그런 순수한 사람들이 살기 더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으니... 막말을 하고, 큰소리를 치고, 남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으니...

 

'어부의 집이라고 대답하네'라는 시와 '민복이네 인삼 집' 그리고 '성공하지 못했다'라는 시를 보면 '보고 싶네'라는 시와 반대되는 감정이 드러나 있다.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다움이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집을 읽어가면서 마음을 다독이고, 마음이 따스해졌는데... 시집의 앞부분에 나온 시가 팔당에서 한강을 따라 걷던 길을 떠올리게 했다.

 

길을 걸으며 보았던 벌들... 시인은 나비를 노래하고 있는데, 나는 꽃잎에 앉아 있던 벌을 떠올렸는데...

 

  나비의 체중계

 

목욕 끝내고 날아왔느냐

산 호랑나비 표범나비 긴꼬리제비나비

저마다 몸무게를 달아보느라 수선을 떤다

나는 도라지꽃 저울 너는 구절초꽃 저울

휘청~  바르르 르

꽃 체중계들 바늘 끝이 간지럽다고 몸살을 친다

 

박남준, 중독자, 펄북스. 2015년. 13쪽.

 

체중계는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주로 올라간다. 사람의 체중계는 그렇다. 자신의 몸을 초과해서 들어온 것들을 다시 내보내기 위한 측정 도구. 얼마나 내게 불필요한 몸들이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도구.

 

그런데 나비와 벌들의 체중계는 내게 필요한 것이 얼마나 더 있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도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

 

내 몸에 넣어 다른 곳에 주기 위해서 얼마만큼 더 먹어야 할지, 내 몸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판단하게 하는 체중계가 바로 꽃들... 그리고 그 체중계에 올라앉은 나비와 벌들.

 

이들은 쓸모없는 것을 버리기 위해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쓸모있는 것을 더 받아들이기 위해 체중계에 올라간다.

 

'휘청 바르르 르' 체중계가 이젠 되었다고, 다른 존재에게 나눠주라고 말해줄 때 미련없이 떠나는 나비, 벌들.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너무 받아들여서 얼마나 덜어내야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눠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를 알기 위해 체중계에 올라가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준 시...박남준 시집을 읽으며 세상에 떠도는 더러운 말들로 지저분해진 내 귀,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나 할까...

 

막말을 하는 사람들, 특히 자기 생각에만 빠져 있는 인간들, 제발 시집 좀 읽어라. 제 말이 얼마나 냄새나는지 깨닫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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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 이왕이면 뼈 있는 아무 말을 나눠야 한다
신영준.고영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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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다. 그러나 아무 말이 아니다. 뼈가 있는 말이다. 그러니 명심해야 한다. 하나하나가 모두 새겨들을 말이지만, 몇 가지만 언급하겠다. 그만큼 이 책은 허황된 소리가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말들이 많으니 직접 읽는 것이 좋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행복한 삶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살아온 내력과 경험과 생각들을 정리해서 들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들만이 지닌 특수한 상황을 다른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하라고 하지 않는다.

 

그와는 반대로 이 책은 자신만의 해결책을 지녀야 한다고 한다. 자신만의 해결책을 지니기 위해서도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역설이 성립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몇가지 그래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말들이 있었는데... 개중에 몇 개만 추리면...

 

첫째는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세상을 다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제가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이룬다고 해도 세상을 떠나면, 또 건강을 잃고 너무도 힘들게 살면 행복해 질 수가 없다. 그러니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 작심삼일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결심이지만, 너무 어렵게 잡지 말고 자신의 생활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 된다. 그것도 꾸준히. 처음 하는 것은 어렵지만 계속 하다 보면 하지 않으면 이상해 진다고 하니.. 그런 수준이 될 때까지 꾸준히 한다면 건강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몸이 건강해지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 행복해지는 것이 더욱 쉽게 된다.

 

둘째는 문해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문해력. 이것은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사실 글자를 읽는다고 문해력이 높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말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잔디밭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 또한 드물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지 마시오'라는 말을 읽으면서도 여전히 뛰거나 걷는다. 오히려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그만큼 문해력이 낮다. 정치인들을 보라. 그들의 문해력은 이제 문맹 수준이다.

 

이렇게 낮은 문해력으로 어떻게 행복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니 행복해지기 위해서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바로 경청과 독서다. 다른 사람 말을 들을 때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듣기 능력은 곧 말하기 능력과 비례한다. 경청을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공감한다는 것이고, 공감하는 사람의 말은 잘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공감해주는 사람의 말을 내가 듣지 않을 수가 없으니, 듣기와 말하기는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책을 읽으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모습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생활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다. 그러니 경청과 독서만큼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또 어디 있겠는가.

 

셋째는 앞의 것들과 연결이 되는데, 바로 핸드폰 사용을 자제하고, 적는 것을 생활화 하는 것이다. 핸드폰, 스몸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제는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다. 길을 걸을 때도 핸드폰을 보면서 걷는다. 그러니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도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핸드폰을 보고 있을 때가 많다.

 

핸드폰을 보고 있지 않아도 이야기 하다가도 핸드폰이 울리면 곧장 핸드폰으로 손이 가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겠는가. 그런 사람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적어지면 자연스레 행복과도 멀어진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자꾸 적어야 한다. 자신의 하루 일상을 적어도 좋고,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적어도 좋고, 자신이 한 일을 적어도 좋다. 적으면 자연스레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행동도 변하게 된다.

 

이런 행동들을 통해서 끈기를 키운다. 끈기야말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질이 중요하다고 해도 질은 결국 양이 넘쳐 변하게 되는 것이다. '양질전환의 법칙'운운하지 않아도 양이 매우 중요함을, 그래서 공자도 '학이시습(學而時習)'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마지막으로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갈 세상만이 아니라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 내가 인생을 막 살 수 없다. 내가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만 그 행복이 과연 자식들의 희생을 담보로 생길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보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신의 삶도 행복해 진다.

 

이렇게 여러 말들이 이 책에 나오고 있다. '아무 말'이 아니라 꼭 생각해야 할 말들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수긍하고,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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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의 비극을 넘어 - 공유자원관리를 위한 제도의 진화
엘리너 오스트롬 지음, 윤홍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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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면서 공유의 비극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서로 함께 어울리는 생활을 해야만 하는 인간이 함께 써야만 하는 공유재를 망가뜨리는 모습은 전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모두 공유재를 자기 것처럼 아낀다는 말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는 존재라는 뜻일 뿐이기 때문이다. 최적의 조건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고...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가 있고, 그것이 바로 공유재다. 그런 공유재를 함부로 했을 때 공유믜 비극이 일어난다.

 

이런 공유의 비극이 인간에게 본질적인 것인가? 공유재가 있으면 이 공유재는 남용되어 결국 누구도 사용하지 못하게 망가지게 되는가?

 

오스트롬은 이런 공유의 비극은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공유의 비극을 피하기 위한 제도를 탐구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오스트롬은 이렇게 말한다.

 

'성공적'인 제도란 무임 승차와 의무 태만의 유혹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에게 생산적 결과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 (43)라고 말이다.

 

공유의 비극은 바로 이것이다. 무임 승차와 의무 태만, 공적인 것보다는 사적인 것을 우선하는 사람들의 존재 등등. 그러나 이것들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제도가 있다. 이 제도들이 바로 공유의 비극을 막는 제도이기도 하고.

 

공유 자원을 제공하고 사용화하려는 사용자들의 결정과 행동은 복잡하고 불확실성의 상황 하에 놓여 있는 광의의 합리적 개인들이 취하는 결정 및 행동과 같다. 특정 상황 속에서 개인의 행위 선택은 그가 행위의 편익과 비용, 그리고 행위와 결과와의 관계에 대하여 어떻게 학습하고, 어떠한 관점을 취하고,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서 비용과 편익은 선택한 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행위가 초래하는 결과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76쪽)

 

이런 공유의 비극을 막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 오스트롬이 제시한 요소는 모두 8가지다. 이것을 제도의 디자인 원리라고 하면서... 소개하고 있다.

 

1. 명확하게 정의된 경계

2. 사용 및 제공 규칙의 현지 조건과의 부합성

3. 집합적 선택 장치

4. 감시 활동

5. 점증적 제재 조치

6. 갈등 해결 장치

7. 최소한의 자치 조직권 보장

8. 중층의 정합적 사업 단위

 

이것을 정리하면

 

공유 자원의 사용자들이 스스로 실행 규칙을 고안하고(디자인 원리3), 이 규칙이 사용자들이나 이들에게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집행되며(디자인 원리4), 규칙의 집행을 위해 점증적인 제재가 행해지고(디자인 원리5), 자원 유량을 인출해 갈 수 있는 권리를 누가 가지고 있는지가 규칙에 의해 분명히 정해져 있고(디자인 원리1), 현지 조건의 특성에 따라 만들어진 규칙이 사용 활동을 효과적으로 제한할 때(디자인 원리2), 이행 약속 문제와 감시 문제는 긴밀히 상호 관련된 방식으로 해결된다. (188쪽)

 

이 정도만 되어도 공유재의 비극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보다 큰 단위는? 이 책은 좀더 큰 단위에서의 공유재도 다루고 있다. 실패한 사례도 있고,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성공한 사례에서는 8가지 디자인 원리가 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국가간에는? 이것은 아직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지구라는, 우주라는 공유재를 각 나라가 과연 고갈되지 않게, 비극에 빠지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까? 그런 제도를 만들 수 있을까?

 

그 점에 대해서 이 책에서 제시된 원리들을 중심으로 더 고민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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