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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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는 많은 일들에 대한 책임이 결국 우리에게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나는 풍요로웠고라는 말에서 이때 나는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적어도 선진국이라고 하는, 또는 그에 준하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 중에 먹고 살 만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이야기다.

 

지구 상에 인류가 나타난 이래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 풍요를 지구 상 모든 존재들이 함께 누리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인류는 다른 종들, 다른 존재들 위에 군림하면서 그런 풍요의 혜택을 누려왔다. 이것만이라면 인간이라는 이유로 평등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인간 중에서도 어느 나라에 사느냐,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풍요의 정도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은 넘쳐나는 풍요로 자신들의 삶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하루 먹을거리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풍요로워진 만큼 불평등 또한 심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 풍요가 지구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동의하지 않는 정치가, 과학자들도 있지만, 이 책에서 제시된 통계를 보면 기후위기는 명백하다. 거기에 대해서 더 이상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한다. 문제는 이 기후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이냐로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런 호프는 많은 사례들을 자신의 경험과 연관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자가 쓴 책이라기보다는 이웃 사람이 차분하게 기후위기에 대해서 들려준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다.

 

또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몇 년 내로 지구는 위기에 처하고 인류에게는 커다란 재앙이 닥칠 것이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하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과학을 하는 여성이지만, 대중이 두려움을 느끼도록 만들려면 대중에게 두려움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만든다.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두려움이 좋은 결정을 내리게 해주지는 않으며 적어도 가끔은,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191쪽)

 

이렇게 자런 호프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기보다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한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참 멀게 느껴지는 변화겠지만 개개인의 변화는 결국 집단의 변화를 일으키게 됨을 명심하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풍요롭게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한다. 자신에게 꼭 필요하지도 않는 것들을 얼마나 많이 소비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순간부터 행동은 변화한다. 그렇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사회정책의 변화도 함께 가야 하지만, 자신의 변화와 더불어 가야 한다. 사회정책이 변하기만을 기다리면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나치게 풍요로워졌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말이 유행한 적도 있는데, 적게 갖고 적게 쓰는 것. 자신의 삶을 부풀리려고만 하지 말고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여야 하는 것.

 

당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책의 말미에 제시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거대한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읽어야 한다. 이런 책을. 그리고 변해야 한다. 우선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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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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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작품을 읽는데 마음이 불편했다. 여성을 성상품화 시키는 사회에 대한 비판? 시작은 이런 생각이 들게 했다. 자신도 모르게 음란 사이트에 나오게 되는 그런 이야기? 한데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소설이 약하다. 이미 그것은 현실에서 비일비재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범죄다. 소설에서 이런 일이 범죄로 다뤄지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작품집에 실린 첫작품 '세실, 주희'는 그런 생각이 들게 하지만, 아니다. 읽어보면 다른 사건들이 겹치게 된다. 아무런 의도도 가지지 않은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아니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집단의 흐름에 말려 들어가 있게 된다는 사실.

 

삶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 이루어지는데, 이 소설에서는 등장인물들에게 불리한 환경으로 자신도 모르게 들어가 있는 사건이 등장한다. 하나는 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겪은 일. 또 하나는 일본인이 우리나라에서 겪은 일.

 

그래서 두 사건은 염연히 다르고 또 수동적인 존재도 다르지만 하나로 겹쳐지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휩쓸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사건이 있다는 것. 문제는 그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이 소설은 단편이어서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에게 보여준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 다른 사건이지만 두 일이 너무도 비슷하고, 우리가 삶 속에서 겪는 일이기도 하다. 이 두 사건을 보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읽는이가 정해야 한다.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이기도 하다.

 

총7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이 중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은 '그들의 이해관계'와 '더 인간적인 말',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다.

 

내 복이 내 복으로만 끝날까? 오히려 총량이 있어 내 복은 다른 사람의 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들의 이해관계'라는 소설을 보면 남이 받는 피해에 전적으로 동감하지 못하고, 그가 입은 피해가 내게는 복으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역으로 내가 받은 복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이는 내가 잘 나간다고 해서 내 능력이야, 내 복이야 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함을 생각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더 인간적인 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고담준론을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의 삶과 관련지어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을 결심한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그에게 건네주는 말들이 어쩌면 내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이지는 않을까 생각하게도 하는 소설인데, 이 소설에서는 그보다는 이상적인 논쟁이 실제에서는 효용성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많은 논제들을 가지고 논쟁을 하던 인물들이 막상 자신들의 눈 앞에 닥친 논제 앞에서는 제대로 말도 못하는 현실. 그래 인간적인 말은 논리와 합리, 그리고 이상에서만 오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현실에서 올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는데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가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움'이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피해자다움, 여자다움, 소수자다움... 이게 뭐란 말인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늘 다른 사람일진대, ~다움이라니. 그 말은 사람을 한 틀에 가두고 그 틀에 맞추려고 하는 짓이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다움에 사람을 맞추려고 하는 것, 그것은 폭력에 다름 아님을 이 소설은 생각하게 한다.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다움'은.

 

다른 소설도 읽을 만하지만 위에 언급한 소설들이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소설을 통해서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했고.

 

가끔은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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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오랜만 빅이슈.


  가까이 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소원했다. 이것도 코로나19 영향이라고 해야 하나. 잘 돌아다니지 않으니 빅판(빅이슈 판매원)을 만나는 일이 가물에 콩 나듯을 넘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빅이슈를 읽지 않았는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다시 빅이슈를 읽기로 하다.


  코로나19. 전세계를 공황으로 몰고간 감염병. 함께 라는 말이 민폐가 되게 만든 질병. 이제 수도권에서는 4명까지만 모이라고 한다.


가족 모임도 가능하면 삼가라고 하고. 함께, 더불어, 이런 말들은 잠시 잊고 비대면, 온라인, 랜선 등등 직접 얼굴을 맞대는 만남이 아닌 접촉을 하지 않는 만남을 하라고 한다.


접촉이 얼마나 사람들의 유대감을 형성하는지 잘 알면서, 그것을 한 해 내내 하지 못하게 하면 이 삭막한 세상을 어찌 살아가라고.


이런 감염병의 시대에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이다. 세상에 자신의 몸을 편히 누일 집조차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한 고통을 주는 것이 이 코로나19다.


그들은 사람을 만나야 자신들의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데, 그것이 힘들어진 세상에서 기댈 것이 무엇일까? 


스스로 자립하게 도와주는 빅이슈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호를 읽게 되었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집이 없는 사람들, 그들의 자립, 자활을 돕는 이 잡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어서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감염병의 시대에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디딤돌이 되는 잡지이기 때문에.


이번 호 표지 사진이 박세리다. 우와, 박세리가 빅이슈 표지에 나오다니... 그냥 표지만 보고서 [타임]지를 생각했다. [타임]지 표지 모델이 되면 영광이라고, 대단한 일이라고 추켜세우던데... [타임]에서 선정한 100인에 들면 자랑스런 일이라고 하던데.


빅이슈 표지 모델이 된 것을 그만큼 자랑스러워해도 되겠단 생각을 했다. 빅이슈에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일환으로 올해의 000을 기사로 내었던데... 그것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타임]지처럼 꼭 인물을 100인 선정할 필요가 없다. 이미 빅이슈에서는 표지 모델로 인물들을 이미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박세리 선수. 대단한 선수였다. 지금은 예능 방송에도 나와 자신의 얼굴을 많이 알리고 있기도 하지만. 그가 한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누구에게나 해주고 싶은 말이다. 박세리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한 말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관대해져라'


그렇다. 어려운 시대에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자책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다.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어느 계기로 지금 이 자리에 있을 뿐이다. 이 자리에 있는 나를 부끄러워하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 나는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으니까. 


그러니까 자신에게 인색하지 말고 관대해져야 한다. 이 말. '자신에게 관대해져라'는 힘있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자신을 합리화하라는 말이 아니다. 있는 자가 아닌,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열심히 살아왔으니 노력의 보답을 아직은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또는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 네 잘못이 아냐 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니 너무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라고.


연말, 박세리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마음에도 와 닿으리라. 


이렇게 표지에 나온 박세리 말고도 다른 글들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 중에 올해의 000을 읽어보라. 한 해 우리 생활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 사건, 물건 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


힘들게 지냈던 한 해다. 그럼에도 빅이슈 241호를 읽으며 새해에는 지금보다 나은 생활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손을 기꺼이 다른 사람을 위해 내어줄 줄 알기 때문이다. [빅이슈]는 그러한 손을 내어주는 잡지니까 그 손에 조금이라도 온기를 보태주고 싶은 마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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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쫌 아는 10대 - 세상의 가장 작은 것이 만들 가장 큰 세상 과학 쫌 아는 십대 6
장홍제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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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쫌 아는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과학책이다. 화학에 관한 책인데, 원소에 관해서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 각 과목과 관련된 다른 책들을 학생들이 얼마나 읽을까 하는.

 

교과서는 기본을 가르쳐주는 책. 교과서만 공부한다는 것은 기초지식만 익히고 만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는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거기에 더해서 참고서라고 해서 교과서 내용을 좀더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까지 달달 외운다. 그러고는 공부 끝.

 

더 나아가지 않는다. 교과서에서 원소를 설명한다면 원소에 관한 다른 책들을 읽고 정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한때 슬로리딩이라고 해서 한 학기 책 한 권 읽기라든지, 책 한 권으로 끝내기 등등의 교육방법도 있었지만...

 

책 한 권으로 끝내기라는 것은 교과서가 한 권이라는 뜻이지 달랑 한 권만 읽는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소설 한 편으로 한 학기 동안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들을 공부할 수 있다는 방법이었는데...

 

수많은 교과서를 통해서 얻는 지식이 교과서에만 국한되면 실력은 더이상 늘지 않는다. 교과서를 기본으로 그와 관련된 책을 읽고 지식의 범위를 깊게 하고 넓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공부라고 할 수 있을텐데... 지금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과연 그럴 시간이 있을까?

 

성적순으로 주욱 줄을 세우는 이 나라에서. 수능 점수가 거의 평생을 따라다니는 이 나라에서. 그러므로 청소년을 위한 이런 쉬운 과학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정작 청소년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읽을까다.

 

화학을 어렵게만 여기는 사람들에게 화학은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역사적으로, 또 동시대적으로 살피면서 알려주는 책인데, 학생들이 잘 읽지 않을 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데... 주기율표. 사실 주기율표를 외우기 싫어서 화학을 포기한 경우도 많은데, 왜 주기율표가 중요한지, 주기율표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들이 우리가 찾은 원소들의 전부이고 앞으로 더 찾으면 주기율표에 첨가된다는 것.

 

참으로 중요한 화학에서 사전 역할을 하는 것이 주기율표라는 것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러면서 흥미진진하게 원소들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 원소들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어떻게 발견이 되었는지, 현대 사회에서 어떤 쓰임새를 지니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화학에 흥미를 갖게 한다. 또 화학이 실험실에만 박혀 있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화학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사람들이 찾아낸 모든 원소가 주기율표에 있고, 이 주기율표는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 채워질 수 있음을,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이라고 한다는데, 이를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것도 우리의 과제임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과학, 화학에 관심 없는 학생들에게는 화학도 참 매력적이고 쓸모있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앞으로도 연구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원소 쫌 아는 10대에서 화학에 관심을 가지는 10로, 거기서 더 나아가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과학을 하는 사람으로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니까.

 

화학의 발달 역사에서 원소들이 지니는 장단점,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있는 책이기에 더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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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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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유명한 소설이다. 꼭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을 때 권하는 소설이다. 여기에 구두쇠의 대명사 스크루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니, 이 소설은 엄청 성공한 소설이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많이 있지만, 아이들에게 이 소설만큼 많이 읽힌 작품이 있을까 싶다. 어제 크리스마스. 아마도 역대 성탄절 중에서 가장 조용하게 보낸 날이지 싶다. 나가기도 그렇고, 세상이 흉흉한데 뭘 하나 싶기도 하고.


집에서 이 책을 꺼내 들었다. 그래, 어렸을 때 읽었던 크리스마스 캐럴을 다시 읽어야지. 스크루지가 어떻게 개과천선 했는지 다시 살펴야지. 여전히 재미 있다. 유령이 나오고, 과거-현재-미래를 보고... 사람이 변하고.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데, 변하려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하면서 읽게 되었는데, 구두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빼면 우리는 어제 성탄절을 스크루지가 평소에 보내던 성탄절처럼 홀로 보내지 않았나 싶다.


5인 이상 집합 금지니... 즐거운 날도 함께 하지 못하고, 비대면이라는, 화상으로 서로 얼굴을 보고 안부를 묻고 그렇게 보내야만 했으니, 본의 아니게 스크루지처럼 성탄절을 보내게 됐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유령이 와야 하지 않나, 우리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고치려고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상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유령이라면, 그 유령은 우리에게 과거를 보고,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예측하게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과거 유령... 꼰대에서 탈출하는 길


스크루지에게 과거는 자신을 반성하는 길이다. 나때는 말이야 라는 소위 꼰대들의 말이 아니라, 그때는 나도 그랬었지, 그런 일들을 힘들어 했었지 하면서 현재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눈을 갖추게 되는 것.


과거에 잘나가던 나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 했던 자신을 찾고, 그 힘듦을 현재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반복하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과거 유령이 하는 일 아니겠는가.


이미 과거 유령을 통해 스크루지는 변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 과거를 본다는 것은 현재를 성찰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꼰대에서 탈출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과거는 그래서 잊어서는 안 될 그 무엇이다. 우리가 초심을 유지하라는 말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유령... '나'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는 길


내 세계에 갇혀 있는 스크루지에게 다른 사람을 살필 수 있는 눈은 없다. 그는 오직 자신만을 본다. 창문이 없는 완결된 단자다. 소통하지 않는, 그 자체로 막혀 있는 존재다. 그런 존재에게 다른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그는 홀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에 힘입어, 다른 존재들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다른 존재가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닫힌 세계를 열기 위해서는 다른 존재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현재 유령은 스크루지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존재를 인식하게 한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인식하는 순간,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 자, 스크루지는 이미 변할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행동으로 나아가려면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


미래 유령... 수정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길


예측이다. 막연한 짐작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면, 그 길로 가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 길로 가면 반드시 파멸할 텐데, 누가 가려고 하겠는가. 그래서 정확한 예측은 행동을 변화시킨다.


누구에게도 뻔히 보이는 길을 제시하는 것. 지금처럼 살면 당신이 맞이할 미래는 이렇다라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 


스크루지는 제게 예정된 미래를 본다.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그렇게 그는 자신의 행동을 바꾼다. 그리고 그의 미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도 바꾸게 된다.


나만의 변화가 아니라 내 변화로 다른 사람도 변하고, 사회도 변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스크루지는 즐거운 성탄절을 맞이하게 된다. 그가 지내왔던 칙칙한 삶에서 밝고 명랑한 삶으로 나아간다.


자, 코로나19라는 유령은 과거-현재-미래 유령의 결합체다. 이 유령은 현재 우리들 삶에 나타나 과거 우리 삶을, 우리가 진정 추구했던 삶의 모습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렇게 살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살펴보게 한다. 


혹 우리 삶이 지구에게는 스크루지처럼 살아가는 삶이 아니었는지, 코로나19라는 유령이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그렇게 이 소설을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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