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반할 민화 - 생활의 단면 유쾌한 미학, 오천 년 K-민화의 모든 것 알고 보면 반할 시리즈
윤열수 지음 / 태학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화.


전문적인 화가가 그린 작품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냥 예술적 가치보다는 실용적 가치가 더 큰 작품이라고 해도 좋고.


주로 조선시대에 그린 민화가 많이 남아 있는데, 작가를 알 수 없는 작품이 많다. 그럼에도 민화는 당시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이었는데...집 안을 꾸미는데 이런 민화들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민화의 정의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종류의 민화를 소개하고 있다. 민화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예전에 본 민화도 있지만, 처음 보는 민화, 또는 이런 그림도 민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림들도 있다.


그만큼 다양하고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는 그림들이 민화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민화에 대한 정의와 특성에서 민화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그 소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민화는 장식적 필요에 의해 그린 그림, 토속신앙과 세계관이 반영된 그림, 주술적 신앙이 반영, 집단적 감수성의 표현,'뽄' 그림


이 특성을 보면 우리들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그냥 두고 감상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그림에 담아 곁에 두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예술을 특정 집단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향유할 수 있음을, 또 향유하고 있었음을 잘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또한 민화 그림을 많이 소개해주고 있어서 많은 민화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기도 한 책이다. 무엇보다 민화를 종류별로 나누어서 설명해주고 있으니, 그 민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왜 그렇게 그렸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류의 소설이 최근에 많아졌다. 어떤 특정한 장소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마음을 열어가고, 위로를 받는 그런 소설들.


일본 소설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우리나라 소설로는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책들의 부엌], [불편한 편의점] 등이 그렇다.


이 소설 역시 그렇다. 츠바키 문구점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른 소설들이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있다면 이 소설은 문구점 주인인 포포가 자신이 하는 편지를 대필해주는 일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마저도 치유한다는 데서 차이점을 보인다.


그만큼 편지란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편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물론 내용이겠지만, 내용만큼이나 글씨 역시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츠바키 문구점에 들러 편지를 대필해 주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을 읽은 포포는 그 사람의 마음을 편지에 오롯이 담으려 한다.


감정이입. 포포는 그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그 사람이 되어 편지를 쓴다. 단순히 대필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 마음을 전달하는 일.


편지는 그런 역할을 한다. 또한 편지는 즉각적이지 않다. 동시성이 아니라 시간의 차이가 편지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이다.


자신이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 상대에게 가 닿는 시간이 꽤 걸린다. 이메일로 전송하면 거의 즉시 상대에게 도달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 시간의 차이만큼 편지는 쓰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시간을 준다. 


그런 편지가 이제는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데, 빨리빨리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느긋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손으로 편지를 쓰면서 온몸으로 자신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고, 그런 마음이 편지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하는데...


이제는 거리에서 우체통도 찾기 어려워졌으니, 편지를 쓰는 일이 더욱 힘들어지긴 했지만.


이 소설은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잔잔한 물결, 또는 부드러운 바람이 몸을 감싸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포포를 따라가면서 마음을 다독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좋다. 미술관을 빌려준다는. 그림을 빌려주는 경우는 있지만, 미술관을 빌려준다? 어떻게? 사실 미술관을 빌려줄 수는 없다. 고정된 건물을 이동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동할 수 없는 미술관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는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구글에서 미술관을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책을 통해서 미술관을 우리 앞으로 가져온다.


자, 이제 미술관을 친절한 안내에 따라 관람하면 된다. 선인들이 책 속에는 모든 것이 있다고 했는데,미술관까지 빌려올 수 있으니, 그야말로 책에는 없는 것이 없다. 


이 책은 프랑스 편이다. 프랑스 미술관이 한둘이 아닐테지만, 그 중에서 우리에게 소개할 만한 미술관을 빌려주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셰 미술관, 지베르니 정원과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 이렇게 네 곳을 소개해주고 있다. 소개가 아니라 그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친절한 도슨트와 함께 미술관을 걷는 느낌을 준다. 루브르 박물관을 다 돌 수는 없으니, 안내에 따라 구경하면 된다.


광대한 루브르 박룸관을 어떻게 관람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먼저 읽으면 좋겠다. 관람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동선까지도 계획하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리 책을 통해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니, 책을 통해 만난 작품을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난다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박물관 관람. 설명과 더불어 하는 관람은 눈을 즐겁게도 하지만, 뇌도 즐겁게 한다. 그만큼 미술에 대한 안목이 높아진다. 이 책은 그 점을 잘 살리고 있다.


이제 루브르 박물관을 돌아보았다면 철도역을 고쳐서 만든 오르셰 미술관에 가면 된다. 이 오르셰 미술관은 어떤 미술 작품으로 유명할까? 바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인상파 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


인상파의 역사를 이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인상파 전이라고 할 수 있는 밀레와 바르비종파 화가들도 만날 수 있고, 마네, 모네, 드가 등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모네를 따로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지베르니 정원. 모네가 말년에 살았던 곳.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수련 그림들.


그림을 떠나 조각을 만나고 싶다면 로댕 미술관이다.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또 그곳의 정원이 아름답다고 한다. 책으로 보아도 좋지만, 실제로 보면 더 좋을 것이라고 하니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들을 여정에 넣어도 좋겠다.


멀리 가기 힘든 사람. 특히 프랑스는 우리나라에서 가려면 힘이 든다. 시간과 비용, 체력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힘든 사람들, 이 책을 통해 미술관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


적어도 나에겐 좋았다. 미술관을 빌려준다는 말답게, 좋은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작품들에 대한 설명도 좋았고.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잡아주고 있어서 지식 면에서도 도움을 받게 된다.


이런저런 것 다 떠나서 그냥 이 책에 나와 있는 그림들만 봐도 좋다. 별다른 생각없이 작품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미술관 관람 아닌가.


그러니 그냥 이 책에 나온 그림들을 찬찬히 보아도 좋다. 거대한 미술관을 작은 책 안에 담아서 우리 눈 앞으로 끌고 왔으니 말이다. 이처럼 이 책은 눈이 행복해지고 뇌가 편안해지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를 하나의 생태계로 보면, 모든 존재들이 연결되어 있다. 어느 하나도 존재 의미가 없지 않다.


  모두가 나름 자기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다. 존재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살아갈 장소가 필요하다.


  그런 장소들을 적절히 나누고, 공유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곳이 지구다. 


  이 지구, 과연 적절한 공생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지구온난화란 말이 나온 지 꽤 되었듯이, 인간이라는 종에 의해 지구 환경이 바뀌었는데, 단지 기후 변화만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의 영토를 잠식해 들어가, 다른 종들이 살아갈 수 있는 장소를 없애고 있기도 한데.


이제는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단 질병들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만큼 서로가 살아가는 공간이 구별되지 않아 질병들이 사람과 동물에 공통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라고 하는 것들.


경계가 허물어지고, 자신들의 영토에서 쫓겨날 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생존의 위협을 받아 멸종 위기까지 처한 생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미 많은 종이 사라지기도 했고. 동물만이 아니라 식물도 그러한데...


이 시집은 동물을 우리에게 불러왔다. 우리와 함께 살던 동물들을 시로 표현함으로써, 그들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함을 생각하게 한다.


일명 생태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시를 통해서 생태 감수성을 깨우치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시집에는 생태시란 무엇인지, 생태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글도 함께 실려 있다.


인공지능 시대, 변화가 막심한 이 시대에, 인공지능에 의해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런 일들이 우리 인간에 의해 밀려난 종들이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역시 우리 스스로 우리 영토를 없애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수많은 내륙동물과 바다동물에 관한 시들이 실려 있다.


그 중에 웃음을 머금게 하는 시 한 편. 꼴뚜기...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시는 이 속담을 비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꼴뚜기


         멸치에 뒤섞여

         멸치볶음으로 볶아지다

         망신이다


최계선, 은둔자들, 강. 2021년.117쪽.


꼴뚜기도 꼴뚜기의 삶이 있다. 다른 존재에 딸려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모든 생물이 마찬가지다. 기생하는 생명체들도 숙주의 생명을 완전히 끊지는 않는다. 기생 또한 어찌보면 공생이다.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남의 삶에 종속되는 삶은 망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과 함께하는 삶 - 사람과 동물이 공유하는 감정, 건강, 운명에 관하여
아이샤 아크타르 지음, 김아림 옮김 / 가지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물과 함께 하는 삶.


공감이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 때 동물과 교감을 하기 쉽다는 사실은 '샬롯의 거미줄'이란 동화를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해도 알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은 동물과 대화를 한다. 그리고 동물과 함께 있으면서 정서 안정도 얻는다. 그런 모습이 과연 아이들에게만 해당할까?


이 책은 아니라고 한다. 동물과 교감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은 아이고 어른이고 마찬가지다.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를 동물과 함께 하면서 얻는 경우가 많다.


자, 이 경우를 보자. 태풍이나 허리케인 또는 지진과 같은 재난상황이 닥쳤을 때 함께 지내던 동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구조대원들은 동물을 외면하고 사람만을 구하려 한다. 동물을 구할 여력까지는 없다고 하면서. 그런데 동물과 함께 피난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에 또다른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또 가정폭력을 겪는 사람들이 대피소에 가지 않는 이유가 자신과 함께 사는 동물에게 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자신만 대피소에 가면 함께 있던 동물이 학대를 당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그 동물과 함께 남아 있기를 선택한다고...


이 두 경우의 해결책은 힘들지만 단순하다. 사람을 구조할 때 동물도 함께 구조할 방법을 훈련하면 된다. 또한 대피소에 동물도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된다. 비록 쉽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밖에 군대에서의 폭력으로 겪는 트라우마 문제도 동물과 함께 지냄으로써 심신의 안정을 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 폭력적인 심성을 지니고 그를 행동으로 옮긴 교도소의 재소자들에게도 교도소에서 동물을 함께 지내게 했을 경우 재소자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다.


그렇게 동물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힘이다. 그 점을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세상에 아름다움과 친절함, 웃음을 선사한 이런 사람들이 나를 구한다. 그들이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구할 것이다.' (266쪽)


'공감능력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 우리는 서로 공감하면서 신념과 자신감, 용기가 생긴다.' (311쪽)


이 점을 거꾸로 살피면 동물학대는 살인으로까지 가는 경우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폭력에 대해서 둔감해지기 때문인데, 자신이 동물학대를 하지 않더라도 동물을 죽이는 도살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트라우마는 물론 폭력성을 노출하기도 한다고 한다.


동물학대나 도살장에 근무할 경우, 그 동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합리화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인간은 동물에게 해를 끼칠 때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고자 자신의 공감능력을 짓밟는다. 우리는 이런 공감이 약점이라 여기고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하지만 문제는 공감능력이 실제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죽였다고 여겼지만 아직 살아 있는 잡초처럼, 공감능력은 우리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뿌리를 내린 채 다시 모습을 드러낼 시기와 장소를 기다린다.' (248쪽)


'슬픔과 절망, 트라우마는 전염된다.' (262쪽)


이 책은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언젠가는 트라우마로 드러나게 되니, 동물학대를 하지 못하도록 사회가 막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지금 동물은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 가족을 학대하는 경우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이런 학대를 막는 길이 바로 공감이며, 동물에 대한 공감능력을 높이고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동물학대만이 아니라 사회를 폭력으로부터 막는 방법이 된다.


'모든 학대는 공통점을 지닌다. 학대는 침묵 뒤에 숨는다. 침욱을 깨고 목소리를 내야만 그것은 가면을 벗고 정체를 드러낸다.' (311쪽)


저자는 동물과 함께 하면서 그 동물로 인해서 자신이 부당한 일에 목소리를 내게 된 과정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동물과의 공감이 자신을 사랑하게 하고, 부당한 일에 저항할 수 있게 했으니, 이것이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