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수 없는 사람들 - 또 다른 용산, 집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 평화 발자국 8
김성희 외 5인 글.그림 / 보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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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이 살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이 책은 "내가 살던 용산"의 2부라고 보면 된다.

 

용산 참사가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고, 사실, 힘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제2, 제3의 용산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도대체 이들 보고 어디로 가라고 하는지.

 

단지 서울만이 아니다. 수원, 부천 등등 우리나라 도심이라면 어디에서든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고, 발생할 수 있다.

 

남의 일이 아닌 셈이다.

 

주택보급률은 너무도 높은 나라인데, 자기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또 왜이리 많은지.

 

최소한의 주거권이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라면, 국가라는 존재는 국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공권력을 이용해서 이들의 주거권을 박탈하는 경우가 많으니...

 

처연하고도 슬픈 만화다.

 

그럼에도 희망이 보이는 만화다.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이 살아있어서인지 몰라도, 세상, 삶의 가장 바닥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터에서 쫓겨난, 또는 쫓겨나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만화가들이 만화로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는 마냥 슬픔만으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다.

 

힘든 가운데서도 자신들의 의지를 다독이고 있는 사람들.

 

그건 어쩌면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또 그런 절박함 속에서 용역들이나 공권력과 투쟁하는 가운데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시장은 이러한 원주거민을 내쫓는 개발을 중지하겠다고 했으니 세상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려나?

 

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이 단지 남의 일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려나?

 

만화가 세상을 향해서 소리를 치고 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이 사람들을 보라고. 그들은 남이 아니라, 바로 우리라고.

 

볼만한 만화가 많이 나오는 요즘...

 

슬프지만, 즐겁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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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 거짓말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고노 다이스케 옮김 / 녹색평론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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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 있으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때가 된다.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우리는 모두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고 지내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직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우리나라에서도 방사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고민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다들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무관심하게 원자력을 방치해도 될까? 원자력은 남의 얘기에 불과할까? 원자력 발전소가 20기가 넘는 우리나라인데...

 

이 책은 이 책보다 조금 일찍 나온 "은폐된 원자력-핵의 진실"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 내용이 겹치지만, 오히려 더 쉽게 쓰여 있어 이해하기는 이 책이 더 편하다. 그 책이 조금 더 과학적인 자료와 근거를 제시한다면, 이 책은 그 근거들을 토대로 대중에게 원자력의 실상을 알려준다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기에 조금 더 쉽게 원자력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

 

몇 가지 생각할거리가 있다.

우리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할까? 후쿠시마에서 나온 방사능이 우리나라엔 오지 않았을까? 글쎄... 도무지 연구소들에서 발표를 하지 않으니 알 수가 없지만, 이 책의 내용을 보면,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건 때 방사능이 일본에까지 왔다고 하니까, 지금의 폭발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참, 그럼 그 때 일본에서도 체르노빌 폭발사고의 영향을 받았다면, 우리는? 나도 그 영향을 받았을텐데..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지 않았나? 아니 그런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지 않았나...

 

지금 우리나라 방사능으로부터 결코 안전하다고 봐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먹을거리들이 많이 오염될 수도 있지 않나? 특히 해산물 같은 경우는 일본과 우리가 가까운 바다를 이용하고 있는데... 무엇 하나 밝혀진 것이 없으니... 답답하기는 한데... 충격적인 사실 하나. 이 책의 저자는 방사능에 감염이 된 먹을거리들은 인정을 하자고 한다. 다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먹을거리를 먹이지 말고, 어른들이 특히 나이 든 어른들이 먹자고 한다. 방사능에 오염된 먹을거리들을 우리가 모두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는 불가능한 일이고, 그렇다면 방사능에 그래도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른들이 먹어야 하지 않겠나 하고 주장하고 있다. 참, 주장도 주장이지만 섬뜩하다. 언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닥칠지 어떻게 하나. 해결책은 만에 하나라도 철저하게 준비하는 일.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만에 하나가 아예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가동하지 않으면 된다.

 

그 일환으로 일본에서 한 사람이 광고에 원자력발전이 '깨끗하다'는 표현을 써서 하는 광고에 문제제기를 해서 일본광고심사기구에서 '깨끗하다'란 표현은 잘못된 광고 표현이라는 결정을 얻어냈다는 얘기가 있다. 사람들의 의식을 호도하는 광고를 소비자의 힘으로 막아내려는 노력을 했다고 보는데... 이런 노력들이 하나하나 뭉쳐지면 원자력발전을 막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 학교에 위대한 과학자로 가르치는 퀴리 부인 얘기를 해도 되겠다. 노벨상을 받고, 그 자식까지도 노벨상을 받은 위대한 과학자인 퀴리 부인이 죽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방사능이라는 사실. 그런 사실을 학생들이 알게 된다면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인식하게 될테니... 미래에는 원자력 발전 운운하는 일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또한 녹색평론 2012년 1,2월호에도 실리기도 했지만,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치료하는 엑스레이부터 컴퓨터단층촬영(일명 씨티)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미미한 양이라고 하더라도 방사능임에는 틀림이 없고, 그 촬영실 앞에는 노란색 경고표시가 늘 붙어 있으며,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엄격한 통제구역임에 틀림이 없다는 사실. 그러한데도 우리는 일이 있을 때마다 무슨 소화제를 먹듯이 엑스레이를 찍고 씨티 촬영을 하고 있으니, 과연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을까 하는 생각. 의사들은 그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봤을까 하는 생각.

 

또 방사능 폐기물들 처리 문제.. 이거야 도대체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이니. 좋은 말로 방사능폐기물이지 그냥 일반적으로 말하면 핵쓰레기이다. 이 핵쓰레기 처리가 문제가 되어 우리나라도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준위 폐기물 말고 몇 백만년이나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 폐기물은 또 어쩔건가? 원자력 발전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폐기물들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처리 방법은 없는데... 있더라도 확실하지 않고, 후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데.. 오죽했으면 이 책에서는 방사능 묘지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에서는 이런 방사능 묘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 하고 주장하는데...

 

방사능 묘지... 바람의 계속 나우시카를 보면, 방독면 없이는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모든 것이 오염되어 있는 부해가 나오는데... 왜 그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지...

 

이 책... 너무도 쉽게 쓰였다. 잘 읽힌다. 그리고 원자력의 문제점을 너무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문제이니, 이런 책을 읽고 원자력에 대해 자꾸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야기를 해서 대책을 세우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도, 우리의 후손들도 안심하고 이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다.

 

원자력은 단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 원자력은 그 발전소 자체 하나만으로도 이미 세계적인 문제이다. 그러니 한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문제로 원자력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먼저 우리나라에서 이 원자력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더 읽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해야 한다. 원자력에 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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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엄청나게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직 후보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말, 저 말이 나오고...

 

그 말들 중에서 우리 가슴에 다가오는 말은 얼마나 되며,

 

또 그 말들 중에서 현실에 자리잡고 자신을 실현할 말들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말들은 허공 중에 떠돌다가 사라져버리고 말텐데...

 

너무도 많은 말, 말, 말들

 

진실은 사라지고 말만 남은 상황이 되지 않나 싶기도 한데...

 

이럴 때 시를 읽어 보자.

 

최소한의 말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

 

자신과 세상을 가장 적은 말로 파악하고 있는.

 

그래서 가슴에 다가오는 그런 말로 쓴 시들.

 

박의상의 시집을 읽었다. "누군가, 휘파람"

 

우리가 흔히 보는 시집들과 달리 행의 변화가 심하다.

 

왜 행의 변화를 두었는지, 잘 모르겠으나, 이런 시집은 말로도 하고 싶은 말을 하지만,

 

눈으로도 하고 싶은 말을 파악하게 한다.

 

                                        코카콜라

 

한국을 너무 사랑하는 우리 한 청년은 코카콜라병을 쥘 때마다 미국제 수류탄을 느낀다고 한다.

 

      이것이 터지면 어쩌나......

            나는 ......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나

                      ...... 어떻게 ......하나

 

                 안타까워져서

재빨리 안전핀을 뽑고 마셔버린다고 한다

                

                 그래도 목은 타고 가슴 더 뜨거워져

자꾸 마셔버린다고 한다

 

             그런 친구가 많다고 한다

 

                          점점 많아진다고 한다

 

박의상, 코카콜라, 전문("누군가, 휘파람", 63쪽)

 

허. 이런 친구... 자신의 말과 행동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친구. 지금, 우리, 이 난무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라를 위한다는 그 말들이, 그 행동들이, 진정 나라를 위하는지...

 

말의 홍수 속에 진실한 말을 찾아내기 위해 우린 시를 읽어야 한다.

 

말의 진정성, 시에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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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1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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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재밌다. 그리고 언제든지 보고 싶어 진다. 어린이만이 아니라, 청소년만이 아니라, 어른도 보고 싶어하는 것이 만화다.

 

그림과 글이 어울어져 있는 존재. 사실,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은 존재. 그 그림들이 하나하나 끊어져 있는 듯한데도, 읽다보면, 아니 보다보면 하나로 마치 영화처럼 죽 이어지는 그런 존재.

 

게다가 한 번 죽 보고 난 후, 다시 보았을 때, 만화 컷들 속에 숨어 있는 유머들은 또 어떤지... 글로도, 그림으로도 만화가들은 무언가를 여백에 남겨 놓는다.

 

다 차지 않은 존재, 마치 우리나라 동양화의 아름다움을 여백의 미라고 하듯이, 우리나라 건축의 아름다움을 비움이라고 하듯이, 만화에는 꽉 채움보다는 어디를 조금이라도 비운 그런 아름다움이 있다.

 

그 비움을 채우는 즐거움. 그래서 만화는 비움을 채우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기에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만화를 보면, "공부는 안 하고 뭐해?"하는 잔소리와 함께 만화는 더이상 봐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 버리고, 이는 학교에 가면 더한 대접을 받는다. 마치 봐서는 안될 것을 보는 사람처럼 취급당하기도 하는데...

 

학교 도서실에 만화가 들어오게 된 지도 얼마 안되었고...

 

어떤 만화가 이렇게 인식을 바꾸었을까?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그다음에는 와이 시리즈 물, 또 살아남기 시리즈, 보물찾기 시리즈, 실험왕 시리즈 등등, 하다못해 영어 문법에 관한 만화책도 있고, 요즘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다시 재구성하기도 했으니...

 

이제 만화는 학습이라는 힘을 얻어 곳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소설같이, 또는 다큐멘터리같이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만화들이 필요해졌고, 청소년들이 보는 만화가 대부분 일본만화이고, 또 어른들은 만화를 무슨 벌레 취급하듯이 보지 않고 있었는데... 만화도 소설과 같은 문학, 또는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만화가 있었으니...

 

이희재의 "간판 스타", 그리고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 또 박흥용의 만화들... 감동을 받으면서 봤던 만화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최규석의 만화, 고래가 그랬어에 실린 만화들...

 

이 만화들이 단행본으로 그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고래가 그랬어에 실린 만화들은 제외하고, 그런데 고래가 그랬어는 어른들이 보기보다는 청소년들이 주로 보니 여기서 어른들이 보는 만화에만 국한한다면) 이런 계보의 만화가 나왔다.

 

시즌1이란 제목을 달았으니, 또 내용을 보니 1회, 첫회인 것들이 많았으니, 이는 계속 연재된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얼마 후에는 이런 만화를 또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니... 즐거워졌다. 이제는 만화도 예술로 자리를 잡고, 어른들이 당당하게 볼 수 있는(예전에도 이는 가능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철 안에서 만화를 당당하게 보는 어른을 찾기는 힘들다) 만화 잡지가 나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즐거워진다. 

 

어렸을 때 "보물섬"이라는 만화 잡지를 애타게 기다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이 만화 "다큐멘터리 만화"를 기다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만화 잡지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들을 만화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노동 문제, 청년 문제, 역사 문제, 세계 문제 등등

 

인문학, 사회학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일들을 만화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진지하지만, 만화의 특성답게 유머가 살아있는 그런 다큐멘터리를 말이다.

 

시즌2가 언제 나올지 모르고, 또 시즌2가 너무 빨리 나와도 그건 우리 사회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 문제 없는 세상은 없으니, 시즌2를 기대해 본다.

 

이 만화책들, 우리가 생각하는 너무도 멋진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는다. 그림체들이 예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냥 친숙한 그림체이고, 인물들이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더 다큐멘터리 같다.

 

이제는 어른들도 당당하게 볼 수 있는, 또 남에게 추천할 수 있는 그런 만화 잡지가 나왔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제목도 사람 사는 이야기다.

 

이젠 만화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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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뇌
리처드 레스탁 지음, 임종원 옮김 / 휘슬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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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로운 뇌라고 하지만, 이 책도 이미 2003년에 발간된 책이고, 우리나라엔 2004년에 번역이 된 책이니, 새롭다기보다는 오래된 뇌 이야기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예전에 읽고 다시 읽어보니, 뇌에 대해서 이렇게 간략하게 쓰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에 뇌에 대해 알려진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으니, 뇌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하는, 똑똑한, 산만한, 불안한, 행복한, 현대의, 우울한, 고장난, 새로운이라는 관형어로 뇌를 수식하는 장들이 펼쳐지는데, 뇌는 죽을 때까지 변하기 때문에 어떤 고정된 무엇으로 인간을, 또 뇌를 판단하지 말라는 얘기는 이제는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둥, 변하면 죽을 때가 다 되었다는 둥 하는 말들을 하니,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말인지 알 수 있고, 뇌는 정말로 똑똑하다는 사실, 그리고 산만한과 불안한은 우리의 지금 현실과 연결지어, 우리의 환경이 우리를 얼마나 산만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하고, 뇌가 이러한 환경의 영향을 받기에 우리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현대의, 우울한, 고장난도 환경과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뇌가 결정한다는 식으로 이끌어가고 있지는 않다는 데 있다. 만약 뇌가 전부라면 우리 인간은 무엇이겠는가? 뇌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기계덩어리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새로운 뇌라는 마지막 장에서 윤리와 뇌과학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뇌과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윤리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마지막 부분에서 제기하고 있으니...

 

한 때 유행했던 게놈프로젝트(유전자지도 발견 및 만들기)와 인간 복제를 생각해 보면, 과학은 윤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예전에 도대체 우리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심장일까, 뇌일까 하는 고민을 한 적도 있고, 그러한 것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한 과학자도 있다는데...

 

많은 부분을 우리는 뇌에 의지하지만, 우리의 모든 것이 뇌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뇌과학은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학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고 본다.

 

뇌에 관한 입문서 정도라고 할 수 있는 책이지만, 오히려 뇌와 인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덧말

 

이런 이런, 이 책이 절판이란다. 헌책방에서나 구해야 하나 보다.

혹시 다시 나올 때면 78쪽 중간부분의 "생각하는" 뇌와 "느끼는" 뇌 사이의 균형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문장이 있는데, 한 단어가 빠졌는데...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또는 작용하는 정도의 말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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